야설 나의 하나뿐인 그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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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들린 폭음에 나와 미젠느는 하던짓을 멈추고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폭음이 들린쪽은 내가 처음으로 여기에 붙잡혀오던 쪽.
내가 뛰는것보단 미젠느가 움직이는게 빠르기에, 미젠느의 뒤에 탔다.
나무사이를 휙휙소리를 내며 지나가는동안, 그 폭음을 들은 많은수의 라미아들도 하나 둘 나타났다.
폭음이 들린 장소로 유추되는곳에 도착했을때, 이미 마을전체의 라미아가 다 모인듯 했다.
그녀들의 앞에는 매캐한 연기와 함께, 불이 치솟았다.
이대로 가다간 숲 전체가 불타버리겠지만, 선뜻 불을 끄기위해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 앞에는 은빛갑옷을 입은 대량의 기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왕궁기사단이 여기까지 온건가.
"근처의 나무들을 부러뜨려!"
"어..? 아..알았어!"
앞의 기사들을 보고 아무짓도 못하고 있는 녀석들을 보곤, 얼른 지시를 했다.
내 말을 알아듣는 녀석은 미젠느밖에 없기에, 미젠느가 다른애들을 이끌고 나무를 부러뜨리기 시작했다.
나무가 부서진 곳을 경계로 불이 더 이상 번지지 못하고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보병들은 궁병들을 지키고! 궁병들은 활시위를 당겨라!"
"나무라도 던져! 활을 쏘는걸 방해해!"
저쪽의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서, 나도 대응을 했다.
역시나 다른놈들은 알아듣지 못하기에, 미젠느가 먼저 통나무를 집어던지자 따라하기 시작했다.
활시위를 당기던 궁병들도 날아오는 나무들에 허겁지겁 피하기 바뻤다.
저런건 보병들도 막았다간 깔려죽기 쉽상이다.
"우리가 먼저 싸워야해!"
"알았어. 넌 여기서 기다려."
미젠느가 먼저 앞으로 튀어나가자, 다른라미아들도 따라서 나갔다.
그러고보면 미젠느가 제일 커다란게 인간으로치면 족장이라도 되는건가?
무너진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라미아들이 공격해 들어오자 기사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라미아의 꼬리질 한번에 두세명씩 날아가서 엎어졌다.
"마법사!"
잠깐 마법사라고?!
지휘관의 외침과 동시에, 아까들렸던 굉음이 다시한번 들려왔다.
라미아들의 밑에서 커다란 폭발이 여러개가 일어났다.
그 폭발에 휘말린 십여마리의 라미아들은 사방으로 날아가서 바닥에 엎어졌다.
그중 기사들쪽으로 날아가 기사몇명을 깔아죽인 라미아도 몇마리 있었다.
마법사라니? 이제까지 한번도 몬스터토벌에 마법사를 데리고 나온적이 없었잖아!
"대체 얼마나 대단한 지휘관이길래 마법사를 붙여줘?"
폭발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라미아와 기사들.
그틈에 라미아들 사이로 지휘관을 찾아보았다.
분명 꼴에 지휘관이라고 망토를 두르거나 갑옷에 금장이 칠해져있을게 뻔했다.
틈새로 혼자서 말을 타고 있는 기사가 보였다.
이런 나무가 많은 곳에서 기마병을 쓰는건 무리일테니 저자가 바로 지휘관이리라.
망토도 없고, 금박도 없는 소박한 모습.
겉멋만 든 기사는 아닌것 같았다.
"보병들은 궁병을 지키지말고 돌격해라! 궁병은 뒤에서 스스로 화살을 쏴!"
보병으로 궁병을 지킨다고해도, 통나무는 막을 수 없을터.
"미젠느! 넌 뒤에서 애들을 데리고 나무를 던져!"
앞에서 꼬리를 휘휘 젓고 있던 미젠느가 나의 부름에 얼른 뒤로 물러났다.
보병과 라미아가 맞붙었고, 궁병들은 날아오는 통나무를 피하기 급급했다.
여기서 문제라면 마법사.
얼마나 자주 마법을 쓸지는 모르지만, 그 한방한방이 위협적이다.
그때 일어나는 두방의 폭발.
그 두방의 폭발은 라미아들의 뒤쪽에서 일어났다.
폭발에 휘말린 라미아는 사방으로 날아가면서 앞쪽의 라미아를 밀어내서 서로 엉겨붙었다.
그 사이 기사들이 몇마리의 라미아의 몸에 칼을 꽂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강한 돌풍이 몰아쳤다.
그 돌풍에 라미아들이 눈을 뜨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동안, 다시 몇마리가 죽어버렸다.
"이대로 밀어붙여! 저놈들의 사기는 많이 떨어졌을거다! 지금이 기회다!"
지휘관의 말대로, 마법의 힘에 겁을 먹은 라미아가 대다수였다.
이 뒤론 일방적인 학살이 이어졌다.
기사들의 검에 라미아들이 서서히 쓰러져가기 시작했다.
남은수는 50마리 남짓.
그에반해 기사들은 100여명이상이 남아있었다.
"미젠느 애들을 데리고 도망가."
"도망칠 수 있을까? 쫓아올텐데."
"내가 막을게."
분명 이들도 인간을 나를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길을 막는다면 날 무시하고 지나가기는 하겠지만, 그사이 이녀석들이 도망칠 순 있으리라.
"너 강해?"
"어?"
"혼자 막을 수 있을만큼 강하냐고."
"어...아마?"
"알았어. 믿을게."
미젠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뒤로 빠졌다.
그게 퇴각신호였는지 다른 라미아들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런 라미아를 쫓으려고 하는 기사들앞에 내가 막아섰다.
"뭐..뭐야 이놈은?"
"비켜!"
역시나 내가 막고서자 기사들은 멈칫했고, 그사이 라미아들이 충분히 도망갔다.
"하콜!"
"어?"
누가 내 이름을 부르기에, 그쪽을 쳐다보니 거기엔 말에 타고 있던 지휘관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참견하기 좋아하던 내 친구. 크로커였다.
크로커녀석은 허겁지겁 말에서 내리더니 나를 덥썩 끌어안았다.
"하콜! 무사했구나!"
"어..? 어어..뭐."
"그래 다행이다."
뭐야? 크로커가 지휘관이었던건가? 그 사이 승급이라도 했나보네.
크로커는 너 어깨를 탁탁치고는 죽어있는 기사의 검을 주워서 내가 쥐어주었다.
"자 가자 하콜! 널 찾으려 온거지만 기왕온거 라미아들을 싹 쓸어버리자고."
"어? 아니..굳이 죽일 필요있나?"
"하하하! 자식 농담은 여전하네. 얼른가서 복수해야지!"
크로커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훌쩍 자기말에 올라탔다.
녀석들이 충분히 도망가긴 했겠지만, 아마도 숲안에 있을터.
자기집을 버리고 도망가긴 힘들테니.
이렇게된거 먼저가서 녀석들을 대피시켜야겠다.
나는 크로커을 놔두고 먼저 달려갔다.
"어어? 하콜! 그렇게 급할거 없잖아!"
크로커의 말을 무시하고는, 허겁지겁 호수로 달려갔다.
역시나 호수근처에 숨어있었는지, 내가 달려오자 어디선가 라미아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콜!"
그때 미젠느가 튀어 나와선 나를 끌어안았다.
얼마나 세게 끌어안았는지 갈비뼈가 다 나가는줄 알았다.
"큭..미젠느. 여기서 이러고 있을시간 없어! 도망쳐!"
"어? 어째서? 네가 다 막는다고 했으니까 죽인거 아니야?"
"그 말을 진짜로 믿은거야?"
미젠느는 응? 하고 물음표를 띄웠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기에, 나는 미젠느의 품에서 벗어났다.
"지금 녀석들이 너희 죽이려고 쫓아오고 있으니까! 마을을 벗어나서 도망치라고!"
"너 미쳤냐?!"
그때, 발이 빠른녀석이 있었는지 뒤에서 한명의 기사가 소리를 질렀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것 같은데. 나보고 너 라니?
"너 이자식.."
그녀석은 죽일듯이 나를 노려보더니 뒤돌아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마 크로커에게 말하러 가는것이리라.
나는 급히 녀석을 쫓아가서는 펄쩍 뛰어서 녀석을 쓰러뜨렸다.
그리곤 칼로 목을 찔렀다.
붉은색의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서 내 몸을 적셨다.
"하아..하아.."
우발적으로 일어난 행동이긴 했지만, 내가 사람을 죽였다.
몬스터를 죽인것과는 다르게 몸이 떨려왔다.
"하..하콜?"
"빨리 도망쳐!"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미젠느는 움찔하더니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그리곤 다른 라미아들을 데리고 호수너머의 숲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밤이라 숲이 어두우니 기사들이 잡기는 힘드리라.
"아..시느!"
분명 밤잠이 많은 시느는 아직 자고있을게 분명했다.
사람을 죽였다는 두려움에 몸이 떨렸지만, 얼른 칼을 들고는 시느의 집으로 뛰었다.
시느의 집앞에 도착하니, 발자국 여러개가 보였다.
"제발제발!"
훌쩍하고 뛰어서, 굴을 미끄러지듯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기사들이 들고온 횃불로 환하게 밝혀져있었다.
쿠당탕하고 바닥을 구르며 들어왔을때, 두명의 기사가 내쪽을 보았다.
"어라? 여긴 우리가 벌써 끝냈다고."
"그렇게 급할것 없잖아."
두명의 기사는 하하하고 웃으며 말을 했다.
그런 두명의 기사 너머로 시느가 보였다.
바닥에 쓰러져있는 시느의 등에는 키다란 칼이 박혀있었다.
그리고 피비린내 이외의 다른비린내가 나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시느의 생식기.
시느의 보지에 칼집으로 보이는게 끝부분만 남기고 박혀있었다.
그 칼집밑으로 피와 같이 멀건액체같은게 흐르고 있었다.
"라미아는 입으로 알을 낳는줄 알았는데, 이녀석들도 보지가 있더라?"
"그러게말이야! 칼집을 쑤셔넣었을때 빠각하고 부서지는게 손끝에서 느껴졌다고!"
그래, 너희가 나의 자식까지 죽였다이거지.
"으아아!"
머리끝까지 열이 확 받쳐서, 눈앞에 보이는게 없었다.
괴성을 지르며 녀석들한테 달려들자, 그놈들은 당황한듯 했다.
그사이 내 칼이 한녀석의 목덜미에 박혔다.
이번에도 피가 뿜어져 내몸을 적셨고, 녀석을 가래 끓는 소리를내며 뒤로 쓰러졌다.
그 피묻은칼로, 남은 녀석의 목을 찔렀으나 녀석은 얼른 칼을 뽑아서 내 칼을 막았다.
"뭐..뭐야? 너 미쳤어?!"
"그래 나 미쳤다."
한쪽발로 퍽 하고 녀석의 다리사이를 찼다.
녀석은 끄윽하고 손에 힘이 빠졌고, 그 사이 녀석의 칼을 밀쳐내고는 목을 베었다.
털썩하고 쓰러지는 녀석옆으로 칼을 던지고는 얼른 시느의 상태를 살폈다.
이녀석들이 몬스터를 죽이는게 처음이라서 그런지, 칼이 심장이나 폐를 찌르진 않았다.
"시느시느!"
"하코르..하코르."
시느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그래 나야 시느."
나는 시느의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자기가 죽는다는게 뭔지 모르는지, 시느는 울거나 슬퍼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내가 좋은듯, 양손으로 내 허리를 끌어안고 얼굴을 부빌 뿐이었다.
"하코르.."
"시느. 조금만 참아."
의사도 아닌 내가 여기에 이러고 있는다고 시느가 건강해지진 않는다.
나는 시느를 바닥에 눕혀두고는 칼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서 기사들과 마주쳤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
녀석들은 내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느의 집앞을 지나갔다.
그런 녀석들의 뒤를 따라가자, 도망친 녀석들을 잡는걸 포기했는지 기사들이 다 모여있었다.
거기엔 크로커도 있었다.
"미안하다 하콜. 그만 놓쳐버렸지 뭐냐?"
"아아..괜찮아."
"그런데 말이야. 호수근처에 누가 칼에 찔려죽었더라."
크로커는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미아가 칼을 쓰진 않았을테고, 그녀석이 우리중에 발이 제일 빨라서 우린 쫓아가지도 못했어."
"..그래서?"
"그렇다면, 제일먼저 뛰어간 너밖에 없는데..네가 죽이진 않았을테고."
아무래도 크로커는 대충 짐작이라도 하는것 같았다.
여기서 내 말한마디에 내가 죽느냐 사느냐가 달렸다.
"라미아가 칼을 주워서 찌를수도 있지."
"그래 맞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역시 넌 천재야 하콜."
크로커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내 등을 퍽퍽하고 두드렸다.
크로커는 그만 가자며 말에 올라탔다.
일단은 이녀석들을 따라서 여기서 벗어난뒤, 몰래 다시 여기로 돌아와야 겠다.
그때, 한명의 기사가 크로커에게 말을 걸었다.
"저..제 친구 두명이 보이지 않습니다."
"친구? 아까전에 싸울때 죽은거 아니야?"
"아닙니다. 분명 라미아들을 쫓을때 저보다 앞서 달려나갔습니다."
크로커는 고민을 하는듯 턱을 괴었다.
"크로커. 내가 찾아올게. 여기 지리라면 내가 더 잘 알테니까."
"오! 그래줄래 하콜?"
크로커는 고맙다며 먼저 가 있을테니 따라오라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는걸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녀석들이 가는걸 지켜보았다.
크로커가 끌고온 기사들이 지평선너머로 사라지는걸 확인하고 난 뒤에, 시느의 굴로 향했다.
시느의 굴앞에는 언제 왔는지 미젠느와 라미아들이 모여있었다.
미젠느의 품에는 시느가 안겨있었다.
"미젠느! 왜 다시 돌아온거야!"
"이녀석이 없다는걸 알았거든. 임신도 한 녀석을 버리고 갈순 없잖아."
미젠느는 짐짓 정색을 하고는 대답을 했다.
그런 표정을 지은 미젠느에게 뭐라고 할 수 없었기에 나는 침묵을 유지했다.
"가자 하콜. 여기서 같이 도망가는거야."
"그래."
미젠느는 시느를 등에 업었다.
시느의 성기에 박혀있던 칼집은 어느새 뽑았고, 등에는 여전히 칼이 박혀있었지만 함부로 뽑을 순 없었다.
나보다 라미아가 더 빠르기에, 근처에 있는 라미아의 등에 올라탔다.
"역시 하콜! 이럴줄 알았어!"
그때 나무사이에서 크로커와 기사들이 나타났다.
"너 혼자서 다 잡으려고 하다니. 우리한테도 나눠주라고."
크로커는 허리춤에서 칼을 뽑았다.
그를 따라서 뒤의 기사들도 칼을 뽑았다.
"자, 하콜! 너에게 먼저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줄게. 바로앞에 있는 커다란 녀석의 목을 따버려!"
크로커는 내앞의 미젠느를 가리키며 말했다.
미젠느는 나와 크로커를 번갈아가면서 보았고, 나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왜 그래 하콜? 그녀석은 너무 큰가? 그렇다면 저 녀석은 어때!"
크로커는 내가 아무런 대답도 없자, 차츰차츰 다른녀석을 지목해갔다.
그러다가 어느새 자기혼자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콜. 라미아가 칼로 사람을 찌르다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알고 있었냐?"
"하콜...난 너를 구하러 이렇게 많은 병사를 이끌고 왔는데.. 네가 이럴줄은 몰랐다."
크로커는 슬픈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꾸욱하고 칼을 쥐고는 크로커에게 달려갔다.
크로커의 목을 노리고 칼을 휘둘렀으나, 어느새 녀석의 칼에 막혀버렸다
"미젠느!"
"..."
"미안하지만 여기서 같이 죽자!"
미젠느는 내 말에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부웅하는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뒤쪽의 있던 기사몇명이 미젠느의 꼬리에 휩쓸려 날아갔다.
"시느는 다른녀석이 데리고 도망쳤어."
"고맙다."
미젠느는 툭하고 내 등을 치고는 크로커 뒤쪽의 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다른 라미아들도 나와 크로커는 내버려두고 기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콜. 넌 내 손으로 죽여주마."
"넌 나보다 직위가 낮았어 크로커. 내가 더 강해!"
탁하고 칼을 쳐내고는 어깨로 크로커의 가슴을 밀쳐냈다.
뒤로 밀려난 크로커에게 칼을 휘둘렀으나, 크로커의 칼에 막혀버렸다.
"넌 머리회전이 빨라서 직위가 나보다 높았던것 뿐이야!"
퍼억하고 크로커에게 발로 차여서 뒤로 밀려났다.
배를 부여잡고서 크로커를 보자, 어느새 칼을 내려치고 있었다.
급히 뒤로 물러나서 칼을 피했지만, 또 다시 날아오는 칼에 급히 칼로 막았다.
그 뒤론 크로커의 칼을 막기에 급급했다.
"하콜! 왜 이러시나!"
"큭.."
스피드도 힘도 전부 크로커에게 밀렸다.
변화무쌍한 크로커의 검술에 내몸에는 자잘한 상처가 늘어갔다.
라미아들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라미아와 기사들만 있었다면 이길수 있을테지만, 마법사의 방해가 있었다.
펑펑하고 터지는 굉음에 라미아들은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거 우리의 승리같은데?"
크로커는 바닥에 주저앉은 나를 보며 말을 했다.
뭐라고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마법사! 큰거 한방 날려버려!"
크로커의 말에 순간, 기사들의 뒤편에서 노란빛이 뿜어져나왔다.
뭔진 몰라도 엄청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잘가게 하콜!"
크로커는 높이 들어올린 칼을 내려쳤다.
옆으로 피한다고 피한것이 그만 어깨에 맞아버렸다.
"그럴수록 고통만 늘어나네 친구여."
녀석은 어깨에 박힌 칼을 쑥 뽑으며 말했다.
왼쪽어깨를 다친거라서 오른손을 멀쩡했다.
어느새 기사들뒤쪽에서 뿜어지던 노란빛이 점점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뻥하고 터질꺼야. 뻥하고."
크로커는 뭐가 좋은지 크게 웃었다.
마법사만 있었더라면! 마법사만..
그때, 후웅하고 돌풍이 몰아쳤다.
그 바람은 마법사들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했다.
"그런 위험한 마법을 쓰면 안 되지."
그와 동시에 바람이 더욱 강해지더니, 노란빛이 펑하고 사방으로 흩어져버렸다.
나는 급히 목소리가 들린쪽을 쳐다보았고, 거기에는 검은 실루엣의 사람이 공중을 걸어서 내려왔다.
마치 계단이 있는것처럼.
모든 생명체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쏠렸고, 그 실루엣은 내 옆에 착지했다.
"안녕 하콜."
"너..내 이름을 알아?"
"그럼. 내가 널 이곳으로 초대한건데."
그 검은 실루엣은 검은 망토를 걸친 남자였다.
뺨까지 올라올정도로 빳빳하게 깃을 세운 망토.
그 망토안에는 뽀얀 속살이 들어났다.
"뭐야?! 왜 홀랑 벗고 있는거야?!"
"시원하고 좋잖아."
내 말에 그녀석은 뭐가 문제있냐는듯 어깨를 으쓱였다.
"뭐 어쨌든, 방금걸로 마법사들은 쓰러졌으니 너희가 이길 수 있을거야."
"저..정말?"
"그럼. 그 늙은이들 바람에 짓눌려서 기운도 없을걸?"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럼, 넌 이 녀석이랑 잘해봐. 난 저쪽을 도와줄테니."
그녀석은 훗하고 웃고는, 라미아들 쪽으로 날아갔다.
녀석의 말대로 마법사가 쓰려젔는지, 마법이 더 이상 날아오지 않았다.
라미아들은 마법사가 쓰러진걸 알고는 신나게 기사들을 죽이기 시작했고, 그녀석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라미아들을 도와주었다.
나만 여기에 가만히 앉아있을순 없기에 주춤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로커, 이거 우리의 승리같은데?"
"이이..! 너만은 죽이겠다!"
크로커는 화가 났는지 부웅 하고 칼을 휘둘렀다.
챙하고 칼을 맞붙였지만, 역시나 힘에 밀려서 칼이 날아갔다.
간신히 칼을 놓치진 않았다.
그렇게 다시 일방적으로 크로커의 공격을 막기 급급했다.
"하하하! 하콜! 다친몸으로 잘도 버티는구나! 그만 편안하게 해주마!"
크로커는 내 목을 노리고는 힘껏 칼을 뻗었다.
칼로 녀석의 칼을 쳐냈지만, 힘에 밀려서 튕겨나버렸다.
쑤욱!
크로커의 칼을 목에서 빗나가 나의 오른쪽 어깨를 꿰뚫었다.
"아이고 빗나갔네."
"그러게.."
"이번엔 제대로 찔러줄게."
"뒤조심해 크로커."
크로커는 내 말에 뒤를 돌아보았고, 거기엔 어느새 기사들을 전부 정리했는지 미젠느가 서있었다.
미젠느는 꼬리로 크로커의 몸을 조이더니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그 사이 크로커는 칼을 놓쳐버렸다.
"이..이거놔! 이 몬스터야!"
"그래 나 몬스터야."
미젠느는 빙그레 웃고는 입을 쩌억 벌렸다.
그렇게 공중으로 들어올린 크로커를 머리부터 천천히 삼켜나갔다.
서서히 미젠느의 몸안으로 사라지던 크로커는 버둥버둥거리다가 결국엔 축 늘어졌다.
신발까지 몽땅 삼켜버린 미젠느는 작게 트림을 했다.
긴장을 풀린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미젠느가 깜짝 놀랐는지 내게 다가왔고, 아까전의 그 남자도 내게 왔다.
"하콜! 괜찮아? 죽는거 아니지?"
"그래 안 죽어."
안절부절못하는 미젠느를 달래고는 그 남자를 보았다.
"넌..누구야?"
"난 하피들의 남편. 넌 라미아들의 남편."
"하피들의 남편..?"
나를 라미아들의 남편이라고 칭했으니, 하피들의 남편이라고 하면 저녀석도 나와 같은 처지라는건가?
그러고보니 하피도 남성체를 본적이 없었기에 가능성은 있으리라 본다.
"그래? 고맙다."
"고맙긴, 서로 돕고 사는거지. 그보다 너 그러다가 과다 출혈로 죽는다?"
녀석은 내 몸을 가리켰고, 아까전에 베인 왼쪽어깨와 찔린 오른쪽 어깨.
그리고 자잘한 상처에서 많은 피가 흘러내렸다.
"어쩐지..어지럽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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