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여인의 마을 3권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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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44회 작성일 17-02-12 11:26

본문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늦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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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의 연정

엔타로는 5학년 학생 긴또 요시겐과 기생 지유끼가 1년 전에 결합한 이야기를 듣고 혼자 생각했다.
'4년 뒤에 나도 그처럼 멋지게 행동할 수 있을까. 아니야, 그 사람이니까 가능했겠지.'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러나 나는 4년씩이나 기다리지 못할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부오는 3학년 가을에 요시코와 관계를 맺었고, 동급생 다찌바나 기요미는 중학교 합격자 발표 며칠 뒤에 와까에의 몸 속에 들어갔다.
엔타로가 애무하는 법을 아레에게 배운 지도 반 년 이상이나 지났다. 따라서 그는 여자와 살을 섞고 싶은 욕구가 날로 강렬해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아레가 약혼하지 않은 몸이었다면, 어떻게든 엔타로에게 여체의 희열을 체험시켜 주었을지도 모른다.
아레와는 다르게 경험이 풍부한 센은, 엔타로와 린의 결합을 부추겨 놓기만 했다. 그것은 그녀가 린과 엔타로가 관계를 맺어도 좋다고 판단하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아레는 가정 주부가 되어 만날 수 없고, 린은 견습 공부 하기 위해 멀리 떠나고 말았다.
엔타로가 자기 욕망을 풀어 볼 길은 지금 기꾸뿐인데, 기꾸는 아직 어려서 잠깐 시험해 보는 것조차 두려움을 느끼가 있는 형편이다.
그런즉, 지금의 엔타로는 체험하려고 해도 적당한 상대가 없는 것이다. 결국 시기와 기회를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무리는 하지 말자.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길은 스스로 열릴 것이다.'
엔타로는 스스로 그렇게 다짐했다. 쓸데없이 노부오나 다찌바나를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 생활은 특별한 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노부오와의 관계도 원만하게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4월 하순에 들어선 어느 날 저녁, 요시코가 자전거를 타고 왔다.
뜰에 자전거를 세워 놓고, 요시코는 노부오의 방에 들어갔다.
엔타로는 자기 방에서 그 새로운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옆방의 노부오를 큰 소리로 불렀다.
노부오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왜 그래?"
"노부오 형, 요시코 씨에게 부탁해 주세요. 나, 자전거 연습 하고 싶어요."
"자전거를 빌려 달라고?"
"예."
엔타로는 시계를 보고 나서 사정했다.
"지금이 4시 반이니까, 2시간만 빌려 달라고 하세요. 아까하라 초등학교에 가서 6시 넘어서까지 연습할게요. 네, 부탁드려요."
이런 경우, 사랑사는 사람들을 위해 외출하겠다는 말은 입가에 맴돌아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 그래? 너 아직 자전거 탈 줄 모르니?"
"예."
"그럼 연습해야지. 내가 부탁해 볼게."
마을에서는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어린이가 없다. 어른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노부오는 기숙사 생활을 해서 자전거를 탈 줄 알 것이다.
노부오의 부탁을 받고 요시코는 그 자리에서 승낙했다.
그래서 엔타로는, 여자용이지만 번쩍번쩍 빛나는 자전거를 빌려 가지고 학교까지 끌고 갔다.
학생들이 돌아간 초등학교 운동장은 조용했다.
자기가 졸업한 학교는 아니지만, 중학교 제복을 업었으니 비난받을 염려는 없을 것 같았다. 남들 눈치 안 보고 우선 옆으로 타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빌린 자전거이기 때문에 흠집을 내거나 더럽히면 안 된다. 그래서 조심조심 연습하고 있는데 바로 뒤에서,
"붙잡아 줄까요?"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돌아보니 아레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
'아레 누나다!'
이렇게 속으로 부르짖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른 사람이었다. 아레로 착각할 정도로 닮아 있었다.
그 여자는 머리를 매고 단정한 차림으로 서 있었다. 얌전하게 웃는 얼굴이다.
교모를 쓰고 있었기에 엔타로는 거수 경례로 인사를 했다.
'분명히 이 학교 여선생이다.'
"허락 없이 운동장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전거를 배워도 괜찮을까요?"
아직 신입생이기 때문에 품위 있는 말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그런대로 중학생다운 인사를 했다.
"그래, 좋아요. 혹시, 싱헤이에이 씨 집 별채에 사는 중학생이 아닌가요?"
여자는 노래하는 어조로 그렇게 말하고, 다가와 자전거를 붙잡아 준다.
"자, 타봐요. 내가 밀어 드릴게."
엔타로는 그녀에게 자기 소개를 하였다.
"싱헤이에이 씨 집 별채에는 중학생이 두 사람 살죠. 그 중 제가 신입생입니다."
여자는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2학년 사까이 선배를 알고 계세요?"
엔타로는 갑자기 생각난 듯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여자가 대답했다.
"알고 있어요. 머리 좋고, 솔직하고, 좋은 학생이지요."
이 여자가 초등학교 시절 사까이를 가르쳐 준 모양이라고 엔타로는 생각했다.
"저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대단한 선배입니다."
단숨에 그렇게 잘라 말하고는 또 물었다.
"선생님 성함을 알고 싶습니다."
"미야가와 유리라고 해요. 나도 학생과 마찬가지로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서 세를 얻어 살고 있어요."
아레보다 키가 좀 크고, 얼굴은 가늘고 볼이 작다. 나이는 더 많아 보인다.
'24∼25세? 독신일까, 기혼일까?'
"고맙습니다."
엔타로는 이름을 알려 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꾸벅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합니다."
처음 차전거를 배우는 사람은 뒤에서 잡아 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옆으로 쓰러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엔타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예쁜 여선생에게 용기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그대가로서 땅에 굴러 옷을 더럽혀도 할 수 없다는 각오였다.
엔타로는 아직 키가 작고, 자전거는 보통 어른이 타는 것보다 소형이다. 그래도 자전거를 타면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그래서 올라타기 전에 왼발로 페달을 밟고, 오른발로 땅을 밀면서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가속도를 붙여 거기에 맞춰 유리 선생이 민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범하게 마음먹고 올라탔다.
자전거는 전진했고, 핸들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마구 움직인다. 엔타로는 페달을 밟는다.
"좋아요, 좋아요. 그런 식으로 쭉쭉 나가요. 더 밟아요."
뒤에서 따라 달리며 유리가 소리쳤다. 속도가 붙자 자전거는 똑바로 전진했다.
"자, 이제 손을 놓을게요."
유리가 이렇게 말한 것은 교정 한 가운데에 다다랐을 때였다.
"예, 놓아보세요."
엔타로는 즉시 대답했다.
그 직후, 자전거는 오른쪽으로 넘어지려 했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자 차체는 오른쪽으로 계속 돌게 된다.
1분도 되지 않아 자전거는 옆으로 쓰러졌다. 그 순간, 엔하로는 왼쪽으로 점프했으며, 몸이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면서 땅에 쓰러지는 것을 면했다.
"잘했어, 잘했어."
유리는 짝짝짝 손뼉을 쳤다.
엔타로는 자전거로 다가갔다.
자전거를 일으켜 세워 살펴보니, 핸들이 비틀어졌을 뿐 다른 데 이상은 없었다. 핸들의 꼬임은, 앞바뀌를 가랑이에 끼우고 핸들을 틀면 된다.
유리가 다가와 핸들 조정하는 것을 도와 주며 말했다.
"마가키라고 하는 사람의 별채에 살고 있어. 한번 놀러와."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 유리는 엔타로가 맘에 든 모양이었다.
"정말 놀러가도 돼요?"
"암, 되고말고."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될 수 있으면 사까이하고 함께 와요. 이제 그 정도면 자전거 금방 배우겠어요."
유리는 엔타로의 어깨를 두 번 두드려 주었다.
"고마웠습니다."
엔타로는 다소곳이 머리를 숙였다.
"기다리고 있을게."
유리는 웃는 얼굴로 말하며 손을 흔들고 엔타로 곁을 떠났다.
'정말 아레 누나를 쏙 빼닮았어.'
엔타로는 멀어져가는 유리를 바라보다가 아랫도리가 갑자기 불처럼 뜨거워지고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엔타로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아무도 없는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엔타로는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날 밤, 엔타로는 노부오가 요시코를 배웅 나가 조용는 집 안에서 남근을 잡고 '가죽 마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해 보다 금방 중단하려 있으나, 유리 선생의 웃는 얼굴과 아레 누나의 웃는 얼굴이 겹쳐 떠오르면서 좀처럼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 아레 누나!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엔타로는 결국 자기 손으로 처음 쾌감에 도달하여 공중에 정액을 분출시켰다.
그후 아레나 기꾸, 린의 손에 의해 사정했을 때에 나타나지 않았던 '허무함', '자기 혐오','죄악감'등이 한꺼번에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아아, 아레 누나! 나는 충고의 언약을 깨고 말았어.'
엔타로는 바닥에 깔아 놓은 종이에 발사된 다량의 걸쭉하고 허연 액체를 치워 버렸다. 그러고는 방 안을 뒹굴면서 자책감에 젖어 있다가, 나중에는 마음 속으로 얼토당토않은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절대로 혼자 하지 않겠어. 다음번엔 오늘 만났던 유리 선생에게 부탁해 보자. 얼굴뿐만 아니라 성격도, 냄새도 아레 누나와 꼭 닯은 여자니까 내 부탁을 거절하진 않겠지.'
4월 하순의 그 즈음 엔타로와 노부오는 아침이면 방앗간 앞에서 사까이와 만나 함께 학교에 가는 것을 습관화하고 있었다.
유리 선생과 만난 그 다음날, 사까이와 만난 엔타로는 어제 있었던 일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뭐, 유리 선생을 만났어? 나와 함께 자기 집에 놀러오라고 했다구? 그것 괜찮은데. 야, 오늘 밤 빨리 가 보자. 가서 초콜릿을 얻어 먹자."
"초골릿?"
"그래, 그 선생의 집 찬장에는 초콜릿이나 여러 종류의 사탕, 과자가 많이 있어. 그것은 선생이 먹는 것이 아니고 놀러오는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있어."
1년생인 엔타로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유리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데 반해, 2년생인 사까이는 순진한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차이를 엔타로는 확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유리 선생은 어떤 분인가요?"
엔타로는 사까이에게 물어 보았다.
사까이가 대답했다.
"후꾸자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집 딸이야. 아버지는 얌전한 사람이고 어머니는 계모지. 그래서 선생은 집을 나와 마가키 집에서 세를 살고 있어. 집에서 아까하라 학교까지 통근이 가능한데도, 계모에게 구박받기 싫어 집을 나온 거겠지. 동네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며 그 선생을 동정하고 있어. 학교 학생이 된 것도, 계모신세 안 지고 혼자 살 수 있는 길을 택했다고 볼 수 있겠지. 어쨌든 얌전하고 예쁘고 좋은 선생이야."
그러자 그때까지 말이 없던 노부오가 불쑥 끼어들었다.
"이쁘다고?"
"예, 이 근처에 사는 여자 중에서는 가장 빼어난 미인입니다."
"호, 그래? 아레와 닮았다고 엔타로가 말하는데, 그럼 대단한 미인이겠구먼. 오늘 밤에라도 가서 초콜릿을 얻어와."
요시코와 열애 중인 노부오는 유리 선생이 미인이라고 해도 욕심을 내지 않고 초콜릿에만 관심을 두었다.
"아, 잠깐만!"
엔타로가 별안간 손을 내저었다.
"어제 만났는데 오늘 간다는 것은 너무 염치 없어. 며칠 지나서 가고 싶어요."
"나 아무 때고 좋아."
사까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 사람 더 데리고 가자. 셋이 가는 거야."
하고 제의했다.
그 말을 듣고 엔타로는 금방 싱헤이에이의 딸 게이의 말을 떠올렸다. 사까이를 소개해 주러 왔을 때,
"그 여자의 이름은 오까 미도리야."
하고 말했던 것이다.
'그 오까 미도리를 데려가려는 것일까? 선생 집에 놀러가는 것은 좋은 구실이 된다. 여자도 집을 나오기 쉽겠지.'
그러나 상급생에게 꼬치꼬치 캐물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엔타로는,
"그래요, 그렇게 합시다."
하고 사까이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 날 귀가하는 길에 엔타로는 동네 한가운데에 있는 식품 가게에 들렀다.
등교할 때는 셋이 함께 가지만, 돌아올 때는 각각이었다.
엔타로는 식품 가게에서 미역을 샀다.
이 가게에는 30세 되어 보이는 여자가 두 명 있으며, 둘 다 아주머니라고 언젠가 초등학생이 알려 주었었다. 그래서 관심있게 살펴보니, 너무나 닮은 얼굴인데 한 여자는 뚱뚱하고 다른 여자는 마른편이었다.
언니, 동생을 한 남자가 사랑하고 있는 것 같으나, 어느 여자가 정식 마누라인지 엔타로는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 비밀을 그에게 알려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미역을 판 여자는 마른 편인 여자였다. 그런데 이 여자가 예상외로 예뻤다.
"너도 힘들겠다. 공부하랴, 상급생 밥까지 지어 주랴, 너무 고단하지?"
여주인은 거스름돈을 내주며 그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식사 준비는 교대로 해요. 지금 저는 부엌 일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엔타로가 이렇게 대답할 때, 여주인의 눈은 엔타로의 등 뒤를 보고 있었다.
"어머,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그 목소리는 언젠가 들어 본 목소리였다.
뒤돌아보는 엔타로의 어깨에 유리의 손이 얹혀졌다.
"지금 돌아오는 길이니, 엔타로?"
유리는 다정하게 물었다. 자기 이름을 외고 있다는 감격으로, 엔타로는 낯이 뜨거워졌다.
"예, 선생님. 지난번에는 고마웠습니다."
엔타로는 꾸벅 머리를 숙였다. 어깨에 얹어진 유리의 손도 따라 내려갔다.
아네 누나 손의 감촉과 비슷하다고 엔타로는 생각했다.
'서지 마! 서지 마! 지금 여기서 서면 곤란해.'
엔타로는 자기 남근에게 경고를 내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발기하면 바지에 천막을 치게 되고, 그러면 두 여인의 눈에 띄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몸은 전혀 그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전거에서 뛰어내리던 추태를 생각하고 얼굴이 뜨거워질 따름이었다.
"어머, 선생님! 이 학생 알고 계셨어요?"
여주인은 갑자기 흥미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요. 아주 친해요. 엔타로, 가까운 시일 안에 우리 집에 놀러와."
유리는 오른손을 떼지 않고, 왼손까지 어깨를 짚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동시에 어깨를 꽉 잡아 본다. 그리하여 고개를 앞으로 꼬아 엔타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자세를 취했다. 둘이 친하다는 것을 여주인에게 과장해 보이려는 듯한 의도임이 분명했다.
"어머, 역시 선생님은 다르시네. 동네 아가씨들은 곁에 갈 수도 없는데……."
엔타로는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며칠 안에 사까이 선배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하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허둥지둥 가게를 빠져 나왔다.
어젯밤 혼자 있을 때 엔타로는 유리에게 남근을 주물러 달라고 부탁해 보자는 등 대답하고 불손한 망상까지 했었다. 그런데 막상 만나 보니 있을 수 없는 짓이라는 깨끗한 마음이 고개를 처들어, 엔타로는 멍청한 사람처럼 피할 도리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엔타로는 계속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느낌이었다.
식품 가게가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무례하다. 상대는 순수한 여선생이 아닌가.'
하고 자기를 나무랄 수 있는 여유를 찾았다. 그러나 볼의 열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하숙집에 돌아와 자기 방에 들어간 엔타로는 책상 앞에 앉았다. 그러고는 식품 가게 아주머니와 유리의 약간 이상한 대화를 되새겨 보았다.
가게 아주머니는 유리 선생과 마을 처녀들을 같은 수준으로 보고있다. 그런데 정작 유리 선생 자신은 자기를 어른으로 생각하여, 중학생과 친해도 자연스럽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유리 선생은 애도 어른도 아닌 중간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엔타로가 보기엔 금년 3월에 시집간 아레보다 두세 살 많아 보인다. 유리를 이성으로 느끼는 자기 심리는 이상할 게 없다. 그렇게 판단하고 싶은 것은 가게 아주머니의 말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의 토요일 아침 사까이가 말했다.
"어때? 오늘쯤 유리 선생 집에 놀러가지 않겠나?"
"안 돼요. 토요일엔 시골 본가에 가야 해요."
엔타로는 토요일 오후 집에 갔다가 일요일 밤에 하숙으로 돌아온다. 또는 월요일 새벽에 집을 나서서 하숙에 잠깐 들렀다가 학교에 간다. 엔타로는 그것이 습관이 되어 있음을 새삼 설명했다. 엔타로는 어김없이 그것을 지키고 있으나, 노부오는 집에 가지 않는 때도 있었다.
사까이가 다시 말했다.
"그럼 일요일 어때? 일요일 일찍 시골에서 돌아와 셋이 함께 선생 집에 가자."
그러자 노부오가 고개를 저었다.
"난 안 간다. 그렇게 젊은 선생과 만나면 큰 문제가 돼."
사까이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노부오 형에겐 강요하지 않을 테니 안심해요. 사실, 다른 사람이 었어요."
"그게 누구지?"
"제 소꿉친굽니다. 여학생이에요."
"그래? 넌 벌써 그런 여자가 다 있니?"
"예, 여자 친구라 하지만, 그저 어릴 적 친구일 뿐이에요."
사까이는 얼굴이 벌개져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하급생으로서 엔타로는 끼어들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게 내버려 둘 필요가 있었다.
한참 뒤에야 엔타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요일 저녁이 좋겠어요."
"좋아, 됐어. 그 선생은 토요일에도 본가에 가지 않고 혼자 마가키네 별체에 있어. 셋이 가면 좋아할 거다."
그 날 토요일, 엔타로는 혼자 나까이 마을로 떠났다.
노부오는 친구들과 무엇을 계획하느라 바빠, 엔타로가 하숙집을 나설 때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엔타로는 집에 가기 전에 노부오네 집에 들렀다.
마당에서 기꾸가 마침 빨래를 걷고 있었다.
엔타로를 보자, 하얀 세탁물을 안은 채 달려왔다.
"별다른 일 없었어?"
"없었어. 엔타로, 몸이 커진 것 같네."
두 사람은 나란히 마루 쪽으로 걸어갔다.
기꾸가 마루에 빨래를 내던지고, 겨우 손을 맞잡을 수 있었다.
"우리 오빠는?"
기꾸가 문득 물었다.
"이번 주에 안 와. 뭔가 큰일을 꾸미는가 봐. 밤 늦게까지 애쓰고 있어."
기꾸는 얼굴을 찌푸렸다.
"어머니가 또 실망하겠네."
"자식이 부모를 떠나 커가는 것은 자연스러워. 나도 내일 3시 지나서 집을 떠나야 해."
"뭐? 그렇게 일찍?"
기꾸와 서로 애무해 본 것도 입학식날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로는 집에 올 때 만나곤 있지만 그저 얼굴만 본 정도였다.
두 사람은 비밀 장소를 마련할 수가 없었다.
물론 엔타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충분히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겠지만, 그는 애써 자기를 억제하고 있었다.
기꾸는 아레와 다르다. 자기가 갑자기 흉폭하게 되어 어린 기꾸를 강제로 짓밟을 우려가 있다. 엔타로는 자기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더러운 욕망이 두려웠던 것이다.
엔타로는 자기가 내일 일찍 집을 나설 거라는 말을 듣고 기꾸가 얼굴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당혹감을 느꼈다.
'노부오 형은 오늘 분명, 그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슨 일을 꾸미느라 고향 집에 오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일찍 아까히라에 간다는 것은 그와 같은 훌륭한 일 때문이 아니라, 여선생을 만나기 위해서다. 게다가 나는 요즘 그 선생만 생각하고 있다. 이것 또한 기꾸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
엔타로는 꺼림칙한 생각이 들어,
"우리 내일 산으로 흰색 진달래나무를 찾으러 갈까?"
하고 제안했다.
"응, 같이 가."
기꾸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제의를 수락했다.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별나게 반짝였다.
엔타로는 그것을 보고 가랑이 사이가 뜨거워졌다.
'산에서 기꾸의 관음님을 만지고, 내 것을 주물러 달라고 해야지.'
엔타로는 속으로 그렇게 다짐하고는,
"9시에 가자."
하고 말했다. 그 목소리는 무척 상기되어 있었다.
그때 기꾸 어머니 사요가 나타났다. 엔타로는 씩씩하게 인사했고, 노부오가 오지 못한 사유를 기꾸가 보고했다.
그 이야기 끝에 한 마디 덧붙였다.
"내일 9시에 엔타로와 함께 산으로 흰색 진달래를 찾으러 가도 돼요?"
산에는 붉은 진달래나 분홍색 진달래가 무더기로 자라고 있지만, 웬일인지 깨끗한 흰색 진달래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어머니는 기꾸의 요구를 분명하게 허락하고는,
"우리 애는 어쩔 수 없어."
하고 고개를 저으며 노부오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엔타로는 기꾸의 집을 나와 길에 나섰다.
아까하라 마을에서 걸어 다닐 때와는 달리, 중학생 제복 제모 차림으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쑥스러웠다. 그러나 고개를 들고,
"아저씨, 안녕하세요? 토요일이라서 왔습니다."
하고 인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엔타로는 다섯 명의 아저씨 아주머니에게 그런 인사를 하고 난 후 전방에서 걸어오는 여자 한 사람과 마주쳤다. 앞에 보따리를 안고 있었다.
"어머, 정말 멋진 교복이다."
여자는 눈을 크게 뜨고 엔타로 앞에 와 서서 위아래를 훓어보았다.
마을에서 얼굴 잘생기기로 1, 2등을 다투는 '나미'라는 여자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엔타로는 린과 둑에서 같이 걷다가 만나 그녀에게 합격 축하의 말도 들었다. 한때 시집갔으나 남편이 시어머니와 불륜 관계를 맺는 현장을 목격하고 천장으로 돌아온, 마음이 착실한 여자다. 친정으로 돌아온 그 이유를 그 날 린으로부터 듣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미가 자기를 자세히 살펴보자, 엔타로는 볼이 붉어졌다.
엔타로의 인사를 받은 나미는,
"귀엽기도 하지."
하고 소리칡는 보따리를 오른손으로 들고 두 팔을 벌리며 엔타로에게 달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엔타로는 그녀의 두 팔에 안기게 되었다. 오랜만에 여자의 화장 냄새를 맡았다.
"정말 교복도 교모도 잘 어울리는구나."
그렇게 말하는 나미의 목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힌다.
여기는 마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엔타로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얼굴이 불덩이처럼 뜨겁게 느껴진다.
그런 느낌 속에서도 30대 젊은 아주머니에게 껴안긴 행복감은 부정할 수 없다. 황홀한 기분으로 그녀의 품에 꼼짝없이 안겨 있는 것이다.
나미의 팔은 금방 풀렸다.
"아까하라에서 싱헤이에이 씨 집 별채에 살고 있다며? 내가 언제 한번 카스테라를 들고 집 구경 하러 갈게. 그럼 안녕."
나미는 다시 보따리를 가슴에 껴안고 걷기 시작했다.
엔타로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렇게 알고 기다리겠습니다."
나미는 걸어가면서 고개를 돌려,
"내가 꼭 갈 테니까 기다려."
하고 당부했다.
엔타로는 집을 향해 다시 걸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선생보다도 예쁜데.'
엔타로는 웬일인지 유리 선생과 비교해 보게 되었다. 껴안는 나미의 팔 힘이 세다는 데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를 어린애로 보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
엔타로는 나미나 유리에게 얼마든지 응석을 부릴 수 있다. 엔타로는 그렇게 느끼고 넉넉한 기분이 되었다. 응석을 받아 줄 연상의 이성이 나타났다는 것은, 비록 응석 부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해도 마음 든든한 일이다.
다음에 엔타로가 만난 것은 구보 요루마쯔였다. 요루마쯔도 다른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고등과 3년에 진학하고 있었는데, 좋아하고 있는 소 아까를 몰고 지나가다가 엔타로에게 말했다.
"어이, 엔타로, 저녁 먹고 놀러갈게."
"그래, 와라."
엔타로는 흔쾌히 승낙했다.
요루마쯔가 찾아온 것은 7시가 지나서였다. 이미 식구들이 저녁을 먹고 마주앉아 한창 이야기를 피우고 있을 때였다.
"요루마쯔, 목욕해라."
"예, 고맙습니다."
"목욕물 따뜻해. 지금 불을 때고 있다."
어머니 다에노는 가벼운 마음으로 현관에 내려서서 뒤쪽으로 갔다.
요루마쯔가 목욕을 마치고 돌아왔다.
"엔타로, 요시가와 선생은 결국 축하 속에 결혼을 했어."
"음, 그래? 도쿄에 가는 것은 단념했나 보지? 거, 안됐구나."
"그렇진 않아. 중요한 것은 입신 출세나 학문이 아니야. 조그마한 행복이면 된다는 것이야."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그렇게 말하는 요루마쯔의 얼굴에는 이상하리만큼 씩씩한 기상과 어른스러움이 있었다. 엔타로는 그 모습을 보고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중학교에 진학한 자만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당연한 사실을 새삼 느끼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반론할 기력을 잃고,
"선생도 그렇게 결론을 내린 모양이지."
하고 타협의 말을 했고, 어머니가 끓여다 놓은 차를 요루마쯔에게 권했다.
요루마쯔는 자고 갈 작정으로 왔다.
이 요루마쯔가 엔타로와 한 이불에 들어간 것은 9시 가까이 되어서였다.
그때까지는 부모 앞에서의 대화였기 때문에 비밀 이야기는 꺼낼 수 없었다. 친구끼리 한 방에 있게 되면 그때부터 밀담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등불을 끈 방 안은 밖에서 비춰오는 불빛뿐이다. 둘은 나란히 엎드렸다.
우선 엔타로가 다찌바나의 이름을 숨긴 채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금년 3월에 2년 연상의 여자와 첫경험을 한 것 같아. 도시엔 대단한 놈들이 있더라구."
엔타로는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하지만 그 방면엔 요루마쯔가 자기보다 월등히 앞선다고 느끼고 있는 엔타로였다. 아니나다를까,
"그 정도는 신기한 일이 아니야."
하고 요루마쯔는 분명하게 말했던 것이다.
"이누쯔까 사요시도 경험자야."
요루마쯔는 뜻밖의 이름을 거명했다. 사요시는 작년 4월부터 금년 3월까지 1년간 엔타로가 앉던 맨 앞줄에 있던 학생으로서, 지금은 요루마쯔의 동급생이다.
집에는 논이 없고 약간의 밭을 경작하고 있을 뿐이다. 그의 부모는 다른 집에서 일을 하거나 행상을 한다. 산나물, 약초를 캐거나 새나 짐승을 잡아 생활비에 보태기도 한다.
엔타로가 보기엔 사요시의 아버지는 요루마쯔의 아버지보다 더 자유분망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사요시는 고등과에 진학해 있으며, 살림은 궁색한 편이 아니다. 사요시 자신은 작지만 얌전한 소년이다.
"사요시가?"
"그래, 얼마 전의 사건인가 봐. 상대는 2년 위의 여자인데, 사요시는 그 여자의 이름까지 내게 말했어. 나나 엔타로도 아는 여자야. 하지만 그 이름을 말해 줄 순 없어. 비밀을 지키기로 사요시에게 약속했으니까."
엔타로는 멍해지고 말았다. 그처럼 얌전하고 작은 사요시와 여자와의 불놀이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흐흐흐, 어린 사요시가 해 보았다는 거야. 엔타로, 사람은 나름대로 좋은 일을 하고 있어. 우물쭈물하면 뒤떨어지고 말어."
그러면서 요루마쯔는 엔타롱어깨를 붙잡고 흔들어 댔다.
"이봐, 지금 사요시를 불러오자. 사요시도 여기서 재우자구. 뭐, 이불은 이것이면 충분해. 사요시한테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해서 함께 듣자구."
엔타로는 잠시 생각하다가 승낙했으며, 요루마쯔와 함께 거실로 나갔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등불 아래서 밥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었다. 밥상 위에는 숫자를 적은 장부가 놓여 있고, 어머니가 수판을 튕기고 있었다.
엔타로가 말했다.
"사요시를 불러다 함께 자겠어요. 이불은 지금 덮고 있는 것으로 충분해요."
어머니가 승낙하자 요루마쯔는 부리나케 밖으로 나갔고, 엔타로는 어머니 옆에 앉아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힘든 계산이 있어요?"
"아니다."
부모의 얼굴은 밝았다. 아버지는 수판을 털고 다시 놓기 시작했다.
"생각지 않은 돈이 들어왔어. 그래서 지금 밭을 살까 생각 중이다."
10분 정도 지나 이누쯔까 사요씨가 왔을 때, 어머니 다에로는 그 학생을 위해 목욕물을 데구고 있었다. 요루마쯔처럼 몸을 깨끗이 씻고 이부자리에 들어가길 바래서일 것이다.
목욕탕은 요루마쯔나 사요시네 집에도 있으나, 계절이 일러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사요시는 금방 목욕을 끝내고 목욕탕에서 나왔다.
그는 엔타로 아버지에게 인사도 대충 하고, 엔타로와 요루마쯔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갔다.
엔타로와 요루마쯔는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오늘람의 주인공 사요시의 잠자리를 위해 가운데를 크게 비워 놓고 있었다.
키 작은 사요시가 정해진 자리에 드러눕자, 요루마쯔는 그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네 멋진 첫경험 이야기를 엔타로에게 들려 줘라."
대개 키 작은 소년은 야무진 데가 있으나, 사요시는 그렇지 못하고 어딘가 아둔한 데가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여러 면에서,
"좀 모자라지 않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말도 느리고, 대답의 내용도 상식에서 좀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엔타로나 요루마쯔는 사요시가 수준 이상으로 똑똑하고 정확한 결단력과 실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악을 있었다. 학업성적은 초등학교 1학년 이후 계속 상위에 속하며, 요루마쯔를 훨씬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둔해 보이는 것은 공상 세계를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 탓이고, 동작이 느린 것은 신중한 생각 때문일 것이다. 요루마쯔와 정반대의 개성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사요시는 편한 자세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역시 엔타로네 집은 천장 목재도 좋은 것을 썼구나."
중대한 고백을 강요당하고 있는 판에 사요시는 여유만만했다.
요루마쯔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천장 같은 것이 무슨 상관이야. 어서 지껄여 봐."
그래도 사요시가 본란을 꺼내지 않아, 요루마쯔는 엔타로에게 말했다.
"이 녀석에게 맡겨 두면 다 말할 때까지 열흘은 걸리기다. 게다가 중요한 대목은 얼버무릴 게 틀림없어. 옳지, 내가 질문하지. 1문 1답으로 나가자. 어때?"
"좋아. 그렇게 하자구."
엔타로는 얼른 동의했다.
요루마쯔가 입을 열었다.
"상대가 누군지 엔타로에게 말 못하겠어?"
"말 못해. 엔타로에게 말하면 그 여자가 부끄러워할 거야. 어차피 중학생인 엔타로에게는 인연이 없는 이야기니까."
"그래. 여자 이름 자체는 아무 이름이나 관계 없어."
엔타로가 동의했고 요루마쯔도 끄덕였다.
"하지만 이름 없인 불편하지. 여자 이름을 하마로 하자. 가명으로 말이야."
"그래."
"너는 하마와 어떻게 해서 둘이만 함께 있게 되었어?"
"난 그때 배탈이 나서 학교에 못 갔어. 그 후 어머니 아버지는 일나가고, 집엔 나 혼자 있었어."
요루마쯔는 엔타로에게 설명했다.
"얘네 형은 린 아가씨와 나이가 같아. 금년 고등과를 나와 3월에 취직했어."
"응, 알고 있어."
엔타로는 사요시 형의 얼굴을 떠올리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배탈은 오전 중에 멎었어. 그래서 나는 소화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며 점심을 먹었어."
"당연히 먹어야지."
요루마쯔는 사요시의 그 선택을 시인하고 한 마디 덧붙였다.
"난 설사를 좀 하거나 배가 아파도 역시 밥은 먹어."
사요시의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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