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여인추억2부-3권(미로) -> 8.약한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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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881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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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약한 여자.

아끼꼬는 마사오의 입을 빨면서 눈을 똑바로 뜨고
그를 본다.
그리고 점점 강하게 빨면서 혀끝을 내민다.
마사오도 혀끝으로 응한다.
점점 관능적인 키스가 된다.
" 너, 여전하구나."
하고 나무라는 눈을 한다.
" 응?"
" 정열이 들어있지 않아. 기교도 없어. 인사 정도의 키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 미안해."
" 날 사랑하지 않는 건 알아. 나를 흥분시키려고 하지도
않아. 그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조금은 반겨줘."
" 반가워하고 있어."
" 아냐. 할 수 없이 입을 내밀고 있어. 그런 느낌이야."
" 그건 내가 서툴러서 그래."
마사오는 그녀를 꼭 끌어안고서 다시 입술을 댄다.
아끼꼬가 눈을 감았기 때문에 마사오도 눈을 감고 키스에
열중한다.
혀와 혀가 얽힌다.
키스가 길어지고 처음부터 팽창해 있던 페니스는 그녀의
손이 잡아주기를 원하고 있으나 그는 그것을 참았다.
' 또 불평을 듣게 되면 면목이 없어.'
그저 아끼꼬의 입에 애정을 쏟으려고 노력한다.
얼마 후 자연스럽게 입을 떼고 눈을 뜬 아끼꼬는 말한다.
" 넌 참 다정해."
이번엔 뺨을 비빈다.
그런데 그녀의 입과 얼굴이 조금씩 움직이며, 낮은
신음소리가 나서 왜그러나 하고 보고 있자니까 그녀의
관자놀이와 뺨이 축축해 있었다.
" 이봐, 왜 그래?"
아끼꼬는 울고 있었던 것이다.
" 미안해."
목메인 음성이다.
" 슬퍼하고 있는게 아냐. 기뻐서 그래."
" 울다니, 아기꼬답지 않아."
" 그래."
뜻하지 않은 아끼꼬의 변화 때문에 그의 사타구니는
죽고 말았다.
" 왜 이혼했어?"
" ............."
" 동급생 중에서는 이혼 제 1호군."
" 아냐, 두번째야."
" 그래?"
아끼꼬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이 거기서 발견됐다.
그 첫 번째 이혼 얘기를 하면 된다.
" 그 첫 번째는 누구야?"
" 역시 여자야. 넌 모를거야. 얌전해서 남자 아이들과는
전혀 사귀지 않았던 아이니까."
" 언제 결혼했는데?"
" 졸업한 해 가을에 농가의 장남과 결혼했어.
그 애도 농가의 딸이었어."
" 그래, 농가에서는 빨리 하지."
" 금년 정월에 친정으로 돌아왔다가 그대로 눌러앉고
말았어. 오사카에 갔다는 소문이야."
" 이름이 뭐지?"
" 이름을 대도 모를거야. 남자들은 미짱이라고 불렀지.
그 애는 시집을 뛰쳐나올 만큼 용감한 여자가 아니었어."
" 어쩔수 없는 일이 있었나.......좋은 남자가 생겼어?"
" 그게 아냐. 아기 때문이야. 시집 간 지 1년이 돼서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가."
" ........"
두 사람은 다시 끌어안았다.
아끼꼬는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 그 아기가 말이야, 남편의 아기가 아니었대."
" 허, 대담한 여자군."
" 그게 아냐.대담하고 의지가 강한 여자라면 그런 아기는
낳지 않아. 중절해 버리지. 설사 낳았다고 해도 뛰쳐
나가지는 않아."
" 버텨?"
" 그래. 태어난 아기의 생부가 바로 남편의 아버지란
말이야. 농가의 그 색골 영감이 며느리에게 손을 대서
아기가 생겼던 거야."
" 그 아기가 영감의 아기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
" 아버지에게 여편네를 빼앗긴 그 23세의 남편이 취중에
친구에게 털어놓았어. 친구들이 자세히 물어보고, 아기가
청년의 아기가 아니라 그 아버지의 아기라는 것을
단정한 거야."
" 그때 이미 아기는 태어났어?"
" 그래, 태어난 뒤야. 하지만 호적에는 남편의 아이로
됐지."
" 그 집안 호색한 영감이 실권을 잡고 있군."
' 아끼꼬는 왜 나에게 본 적도 없는 여자의 이혼 얘기를
할까?'
" 그래, 아직 50세 밖에 안됐고, 나도 봤지만 호색적이고
정력적으로 생겼어. 나를 보는 눈도 이상했어. 미짱이
그런 노인을 좋아하다니.... 의외로 그걸 좋아하는
여자였나봐."
" 실권이 있는 호주의 아이를 낳았으니, 집을 뛰쳐나오지
않아도 되잖아?"
" 그게 미짱의 단점이야. 자기의 비참한 신세를 견딜 수
없었고 두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와야겠다고 생각
했겠지."
" 아이는?"
" 놔두고 나왔어."
" 불쌍하군."
아끼꼬는 그의 어깨를 짚고 일어서서, 두 팔로 목을 감고
무릎 위에 타고 앉아 두 발이 그의 뒤로 가게 했다.
가슴과 가슴이 닿았다.
" 그녀는 자기의 희생으로 한 집안의 파멸을 막았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아끼꼬의 원피스 옷자락이 치켜올라감에 따라 넓적다리가
드러났다.
그녀의 두 다리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 미짱이 시아버지를 유혹했을 리는 없어. 그 색골영감이
강제로 범했을거야.
그 뒤에 관계를 계속하는 가운데 어떻게 됐을까. 미짱이 영감과의
관계를 좋아하게 됐다 해도 그건 미짱 탓이 아냐."
" 그건 그래."
" 그런데 그 영감은 버젓하고 왜 미짱만이 벌을 받아야 하지?"
" 아기를 낳기 전에 처리했어야지."
" 그래서 걔는 약하다는 거야. 임신하자 영감은 그것이 자기 아이
라는 것을 눈치채고 무섭게 감시하며 중절을 하지 못하도록
의사에게 갈 때는 꼭 따라 갔다는 거야."
" 그럼, 이미 낳기 전부터 그 집안 사람들은 그게 누구의 아이인지
알고 있었다는 말이군."
" 그래. 그리고 집안이 합의해서 낳은거야. 아들도 그것을 알았어.
그런데 낳은 후에 서서히 미짱을 구박하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어."
" 아들도 괴롭겠지."
" 자기 아버지의 아기를 임신한 여편네와 당장 이혼했어야지.
그런데도 그뒤 여편네가 아버지와 자는 것을 모른 체 하고, 가끔
자기도 했던 모양이야.
그런 놈은 조금도 동정할 수 없어."
" 그것도 그래."
" 마사오."
아끼꼬가 그의 이마에 이마를 댔다.
" 그런 자들의 희생물이 된 미짱을 불쌍하다고 생각했지?"
" 그래."
" 그럼, 그 반대로 자기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이혼한 나를 인정해
줘."
마사오로서는 아끼꼬의 강한 성격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마를 부딪치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 인정해. 그랬군, 비교시키기 위해서 미짱의 얘기를 했군.
네가 택한 길이니까 너에게 최선의 길이었다고 믿겠어."
" 고마워."
거기서 다시 그녀가 키스를 요구했다.
마사오는 그것을 받아 키스하고 또 불만을 늘어놓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빨았다.
그러자 입술을 뗀 아끼꼬가 웃으며 말했다.
" 억지로 하는 거지?"
" 뭐?"
" 억지로 하는 것인지 아닌지 다 알아."
" 아냐, 억지로가 아냐."
" 거짓말. 넌 서툴러서 알 수 있어. 그래, 서툴긴 하지만 억지로는
아냐."
" 후흐흐, 좋아. 이제 됐어."
또 입술을 맞추었으나 이번에는 형식적이었다.
" 난 말이야, 내 행복만을 위해서 살아."
그녀가 마사오의 눈을 들여다 보면서 힘있게 말했다.
" 알고 있어."
그는 끄덕이며 이상한 기분이 되었다.
' 나에게 이 여자는 뭐지?'
아끼꼬의 그런 강한 개성을 느낄 때마다 생기는 의문이었다.
몇달을 만나지 않아도 별로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안든다.
마사오에게 아끼꼬는 그냥 친구인 동시에 아끼꼬에게 있어서
자기는 그냥 지나쳐가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서 친숙하게 얘기를 하면 전혀 거리가 없는
사이가 되고, 순간적으로 농후한 키스를 하는 사이가 되는 것도
서로 속깊은 정이 얽혀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 미짱은 말이야."
마사오를 약올리려는 듯이 그녀는 다시 이혼한 여자의 얘기를 했다.
" 남편과의 성생활이 즐겁지 않았던 거야."
" 어떻게 그걸 알지?"
" 알 수야 없지. 들은 말이 없으니까.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해.
미짱은 결혼하고 처녀를 잃었지만, 아직 남편과의 성생활에
익숙하지 못할 때 산전수전 다 겪은 영감에게 당하고, 그 영감에
의해서 비로서 여자의 기쁨을 알았던 거야."
" 네 상상이지?"
" 근거가 없는 상상은 아냐. 남편이 술에 취해서 한탄하며 그렇게
생각할 만한 말을 했던 모양이야."
" 어떤 말을?"
" 남편과 할 때는 한번도 기쁨을 못 느꼈던 모양이야. 그런데 영감이
부를 때는 들뜬 표정으로 가곤 했나봐. 그대로 갔다간 그 집안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지도 몰라. 미짱은 자기가 희생함으로써
그런 파국을 막은거야."
" 영감의 부인은?"
" 있어. 아직 성적 매력이 있는 50전의 여자인데, 그 여자가 상당히
미짱을 구박한 것 같아."
" 그럼, 지금은 그 여자가 아기를 보고 있어?"
" 그런가봐."
" 자, 이젠 아끼꼬 자신의 얘기를 해봐."
" 나? 이거 무거워?"
" 음, 좀 무거워. 전보다 살이 찐 것 같아."
" 그래. 남자 맛을 못봐서 체중만 늘어."
아끼꼬는 그의 무릎에서 내려앉아 머리를 손질했다.
" 국수라도 먹을까? 국물은 이미 만들어서 식혀 놓았어."
" 좋아."
아끼꼬가 조용히 일어섰다.
방에서 나가는가 했더니 다시 들어와서 그를 덮쳤다.
마사오는 벌렁 쓰러지고 아끼꼬가 그 위에서 키스를 퍼부으며
물었다.
" 몇 시까지 있겠어?"
" 4시까지는 있을 수 있어."
" 그럼 됐어."
아끼꼬의 얼굴이 빨개졌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 저녁까지는 아무도 돌아오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마사오를 노려보았다.
" 그거 잘됐군."
" 거짓말. 귀찮지?"
" 아니, 정말이야. 어서 국수나 가져와."
" 아직 일러."
" 우리 집에서도 지금쯤 어머니가 에또에게 국수를 주실 텐데."
" 설마, 이곳에 온다고 그에게 말 안했겠지?"
" 말하지 않았어. 어머니에게도 안했어. 아무도 몰라."
아끼꼬가 그대로 방에서 나갔기 때문에 그는 안심하고 잡지를
집어들었다.
' 저 여자가 왜 이혼을 했는지 아직 말하지 않았다. 한 달만에
돌아왔으니까 그리 심각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엎드려 잡지를 들척거리고 있는데 현관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 안녕하세요."
누가 왔는지 방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 누구세요."
부엌에서 아끼꼬가 대답하며 봉당을 지나 현관으로 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 누구신가요?"
" 당신이 아끼꼬 씨죠?"
방문자는 그리 젊지 않은 남자였다.
" 네, 그렇습니다. .........."
" 난 미자끼 마을의 요시다입니다."
" 아,요시다 씨 죄송합니다. 오늘은 아무도 없는데요."
" 아니, 당신에게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 무슨?"
" 당신의 남편인 구와바따 다쓰이찌 씨로부터의 전언입니다."
" 저에게 말씀인가요?"
" 그렇습니다."
남자가 한번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 죄송합니다만 냉수 한 잔만 주십시오."
아무래도 아끼꼬가 집안에 들여놓지 않는 것이 불만인 모양이었다.
" 네, 우선 그쪽에 앉으세요."
남자를 그 자리에 앉히고 아끼꼬는 부엌으로 돌아와서 우물물을
길어올렸다.
마사오는 잡지를 들척거리며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아끼꼬가 다시 현관으로 왔다.
" 드세요. 우리 집 우물물이 차고 맛있습니다."
" 아, 고맙습니다."
남자의 음성은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 같았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사오는 귀를
기울였다.


다음은 9.'이혼의 이유' 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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