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아름다운 동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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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84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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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능의 문


"안 돼, 요시다!"

"싫어?"

"아니, 그렇지만……."

요시다는 다시 용기를 냈다. 손을 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더욱더 오유미의 다리가 요시다를 조여 왔다. 손가락에 힘을 넣어 안으로 안으로 움직였다.

"으…… 음!"

오유미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오유미는 지금 기분이 좋은 거구나. 남자처럼 여자의 몸에도 쾌락이 숨어 있다. 그 쾌감을 지금 오유미가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건 이미 지난날 요시꼬에게서 확인한 바 있었다. 그 체험이 요시다의 대담한 행동을 뒷받침했다.

요시다는 속삭였다.

"풀어, 힘을 주지 마."

"하지만……."

오유미의 몸은 경직된 채 그대로였다. 두 팔로 요시다를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정말 싫다면 요시다를 밀쳐 버렸을 것이다. 요시다는 발로 그녀의 한쪽 발을 바깥으로 밀었다. 오유미의 다리는 벌려지고 요시다의 손은 자유로웠다.

요시다는 자신의 손을 위로 가져갔다.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의 손은 재빨리 비경을 감싼 부드러운 옷감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녀는 역시 피하지 않았다. 몸을 비틀지도 않았다. 요시다의 손은 무성한 숲에 이르렀다.

"요시다."

그녀는 요시다의 이름을 불렀다.

책망하는 울림도 그 속에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친밀감도 내포되어 있었다.

"오유미."

요시다도 오유미의 이름을 불렀다. 요시다는 그녀의 입에 뜨거운 키스를 하면서 조금 더 내려가자, 그녀의 살이 둘로 나뉘고 따뜻한 물기가 스며 나오는 곳에서 손을 멈추었다. 그때 요시다의 머릿속에 기요미의 말이 생각났다.

"주의하지 않으면 처녀막이 상할 수 있어."

오유미는 요시다를 껴안은 채 모든 걸 요시다에게 내맡기고 있었다. 가쁜 숨소리와 한숨 소리가 섞여 요시다의 머리를 감쌌다.

'이제 됐어. 이 이상을 바라는 건 위험해.'

요시다는 조심스럽게 가운뎃손가락을 움직였다.

"아…… 오유미."

알 수 없는 나른한 액체가 한없이 흘러나왔고, 주위가 너무나 뜨거웠으며 부드러운 꽃잎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신비스러웠다. 요시다의 가운데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전신을 부르르 떨면서 몸서리를 쳤고, 더욱 요시다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요시다의 가운데손가락은 잔뜩 물기에 젖은 채 더 이상은 파고들지 못했다. 오유미는 두 다리를 힘껏 오므렸다가 늦추곤 하였다.

"요시다, 이제 그만해, 부탁이야……."

"그래, 알았어."

요시다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빼내고서 뜨겁게 키스했다.

밖으로 나오자 손가락에 바깥공기가 서늘하게 와 닿았다.

오유미의 어깨를 껴안은 채 요시다는 입술을 찾았다. 오유미가 피하지 않으면 허락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오유미의 입은 보통 때와 달리 열려진 채 요시다를 받아들였다. 그것도 격렬하게 격정적인 입맞춤이 끝나자, 오유미는 요시다의 어깨를 가볍게 깨물더니 주저하듯 속삭였다.

"요시다는 어떻게 되어 있어?"

이제까지와는 달리 친밀한 정감이 어려 있었다. 그때 요시다는 불현듯 물었다.

"만져 보래?"

오유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

"무서워."

"무섭지 않아."

"아니야. 무서워. 다음에……."

"정말, 다음에?"

"응. 그때는 용기를 낼게. 화내지 마."

"화낼 리가 있어? 오유미도 화나지 않았지?"

"지금보다 훨씬 요시다를 좋아하게 돌 것 같아."

'다음에' 안타까운 오유미의 목소리가 요시다의 귓가에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언약 때문에 오유미를 은밀한 장소로 억지로 유혹하는 건 신사다운 행동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그런 기회가 찾아오면 요구하자. 오유미의 다음이라는 말의 의미는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죽순이 한참인 계절이 지나가고 장마철로 접어들었다. 두 사람은 길가에서 서로 우연히 스쳐 지나가거나 부모님 심부름 따위로 집에서 간혹 만났을 뿐, 둘만의 은밀하게 만날 기회는 전혀 없었다. 오유미가 일부러 그런 기회를 피하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오유미는 속으로 흔들리고 있다. 억지로 끌어당겨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성의 세계로 더욱 깊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역시 그녀의 마음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퍼붓던 지루한 장맛비가 휴일 아침에는 언제 그랬느냐 싶게 말끔히 걷혔다. 오랜만에 맑고 투명한 햇살이 물기를 머금은 대지 ㅜ이에 쏟아져 내렸다. 경쾌한 아침이었다. 요시다는 서둘러 낚싯대와 그물을 챙겨 자전거에 싣고는 집을 나섰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가로 낚시질을 갈 계획이었다.

그날따라 요시다의 자전거는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힘들이지 않고 잘 빠져나갔다.

평소 눈여겨두었던 낚시터에 자리를 잡고 앉자, 반나절을 지내는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큰 수확할 수 있었다. 대나무로 촘촘히 짠 고기 바구니에는 피라미에서부터 송사리까지 갖가지 물고기가 그들먹했다. 자랑스러웠다. 오유미가 보면 좋아할 게 틀림없었다. 고기 바구니가 오유미의 집 마루에 놓인 것은 해가 막 어깨를 낮추기 시작한 저녁 무렵이었다.

요시다가 자전거를 탄 채 집 안 뜰로 지쳐 들어갔을 때, 오유미는 짧은 소매의 블라우스 차림으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와, 이게 다 요시다가 잡은 거야?"

"그럼."

"정말?"

"그렇다니까. 수영도 하고 참 재미있었어."

"수영복도 가지고 갔었니?"

"아니, 아무것도 없는데 뭐."

"그래도 그러면 안 돼. 다음부터는 꼭 수영복을 가지고 가. 알았지?"

너무나 사랑스럽고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말뜻은 평범한 여자 친구로서의 걱정이 아니었다. 요시다의 여자, 오유미만이 해 줄 수 있는 염려였다. 아니, 충고였다. 요시다는 이미 오유미의 남자니까.

요시다가 돌아오려고 자전거를 돌려세우자 슬그머니 핸들을 붙잡으며, 그의 곁으로 다가서 오유미가 나직이 속삭였다.

"다음 주 일요일에 우리 집에 올래. 할아버지 제사 때문에 집을 비우실 거야. 나 혼자 집을 지켜야 돼."

요시다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훌쩍 자전거에 올라탔다. 몸이 가뿐했으며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리고 한 가지, 약속해 줄래?"

"뭔데?"

"날 난처하게 하지 않겠다고."

"그래, 약속할게."

어떻게 일 주일이 지났는지 모른다. 오유미가 만든 기회였다.

'다음에' 라고 약속했던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난처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있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약속한 그날은 유난히 안개가 자욱했다.

그러나 요시다의 자전거는 안개를 뚫고 손살같이 오유미의 집으로 달렸다.

오유미의 몸에서 여자 냄새가 났다. 요시다를 기다리면서 엷게 화장을 했던 것이다.

열일곱 살 난 처녀의 화장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몸짓에는 여성스러움이 흠뻑 배어 있었다.

요시다는 성급하게 판단을 내렸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역시 오유미도 바라고 있다고.

거실을 지나자마자 요시다는 오유미를 끌어안으며 입술을 요구했다. 오유미도 요시다를 뜨겁게 맞았다.

처음부터 성급한 키스가 이루어졌고, 요시다의 손이 그녀의 가슴으로 뻗어 갔다.

"기다려."

"왜?"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어. 함께 먹어. 저녁때까지 있어 줄 거지?"

"응."

"책을 보든지 해."

서둘 필요는 없었다. 고분고분하게 요시다는 팔을 풀었고, 오유미가 부엌으로 가자 다다미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이렇게 의도적인 만남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유미가 어디까지 요시다에게 허락할지는 의문이었다. 이전보다 조금 깊어지는 정도일까?

'어쨌든 저번만큼까지 도달하는 게 우선이야. 그 뒤는 오유미의 뜻에 맡기고……. 결코 억지로 요구해서는 안돼.'

식사를 마치고 두 사람은 오유미의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요시다의 청이었다.

어쩐지 거실은 불안했다. 둘만 있게 딘 오유미의 방은 은밀하게 밀폐되어 있는 동굴 같았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포옹하며 키스하기 시작했다. 오유미는 전혀 경계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집 안에 두 사람 외엔 아무도 없었다. 요시다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요시다와 같은 바람을 그녀도 갖고 있는 것일까. 요시다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미 지난번에 그녀의 비경에 손이 닿았으니까 오늘은 허락을 받지 않고 손을 뻗어도 될지 모른다. 새삼스럽게 허락을 받으려고 하면, 오히려 오유미는 수줍어서 머리를 가로저을지도 몰라.'

요시다는 오유미의 귀에 속삭였다.

"만져도 돼?"

오유미는 아물 말이 없었다. 요시다의 품안에 가만히 안겨 있을 뿐이었다. 요시다가 어디를 만지고 싶다는 것인지 그건 이미 알고 있을 것이었다. 요시다는 오유미를 거세게 끌어안으며 다시 한 번 속삭였다.

"만져도 돼?"

오유미는 사이를 두고 고개를 조금 끄덕였다. 갑자기 요시다 가슴의 고동이 빨라졌고 반사적으로 손이 움직였다. 오유미는 요시다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요시다는 한 손으로 오유미를 껴안은 채 상체를 오유미를 다다미 위에 눕혔다.

요시다의 손은 곧장 오유미의 팬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고 동시에 비경에 닿았다.

다다미 위에 누워 있었으므로 지난번보다 훨씬 부드럽게 나아갈 수 있었다. 요시다의 손은 기쁨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오유미의 희생이 전제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요시다는 오유미의 기분을 확인하고 싶었다.

"좋아?"

오유미는 끄덕였다. 다행이었다. 더구나 오유미는 요시다의 손을 환영하고 있었다. 결코 요시다의 일방적인 쾌락은 아니었다. 그러자 이번에 어떻게 하면 오유미가 더 기뻐할까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건 오유미를 위해서였다.

요시다는 손가락을 꽃잎 위로 옮겼으며, 음습한 계곡 상류의 작은 싹이 손가락 끝에 느껴졌다.

'혹시 이것이…….'

요시다는 그것을 살짝 눌러 보았다. 조금은 놀라는 듯 도망치려는 것 같았다.

"싫어?"

"아니, 그렇지만……."

요시다는 다른 곳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그곳은 더욱 뜨거웠으며 손가락이 계곡의 물기에 미끄러져 안으로 들어갈 것 같았다. 요시다는 속삭였다.

"오유미도 해 볼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무서워."

"무서울 건 없어."

드디어 오유미의 한 손이 요시다의 등 뒤에서 떨어져 몸 앞으로 왔다. 그녀의 손은 요시다가 이끄는 대로 용기를 내어 움직이고 있었으나, 손길에는 호기심과 주저함이 역력했다. 몇 번을 망설인 끝에 오유미의 손이 드디어 요시다에게 닿았다. 손바닥이 바지 위에 머문 채 움직일 줄을 모르다.

요시다는 오유미의 따뜻한 계곡에 이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오유미의 손을 쥐었다 놓았다 하면서 어색해 하는 오유미의 손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오유미의 손놀림이 조금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 요시다는 오유미의 귀에 귓속말을 했다.

"더 세게……."

오유미는 요시다의 말을 따랐다.

"더?"

"그래, 더 세게."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비밀스런 대화였다.

두 사람만의 그런 대화는 둘 사이가 비밀스럽고 깊은 관계로 들어갔다는 것을 더욱 짙게 느끼게 했다.

요시다가 물었다.

"어때?"

"……."

"조금만 더 움직여 봐."

요시다는 오유미에게 그렇게 말하고 사랑의 말을 속삭였다. 오유미를 안심시키기 위함이었다. 지금의 행동이 관능의 유희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고, 또한 오유미의 손놀림을 재촉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유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오유미 스스로가 요시다를 탐험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 요시다는, 자기 자신이 오유미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은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주저할 것이 없었다.

요시다는 오유미에게 마지막 확인을 받았다.

"오유미, 너 날 좋아하지 않는구나?"

불량스러운 말투였다. 요시다는 곧 뒷말을 이었다.

"좋아하긴 하는데 무서워서 그러지?"

오유미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제 모든 건 확인된 셈이었고, 남은 건 요시다의 최후 결정만이다.

"괜찮아. 무서운 게 아니야. 난 오유미를 원해, 오유미도 날 원하고. 맞지?"

말을 마치자마자 요시다는 서두르기 시작했다. 먼저 비경을 둘러싸고 있는 좁고 부드러운 벽부터 없애야 했다. 요시다가 거칠게 달려들어 오유미의 팬티를 벗기려 하자 오유미는 저항했다.

그러나 그 저항은 약했다. 오히려 오유미의 허리놀림은 요시다를 거들어 주고 있었다.

"부끄러워."

"우리뿐일걸."

요시다는 반듯하게 누워 있는 오유미의 곁에 엎드렸다. 요시다의 몸에서 떨어진 그녀의 손이 하얗게 드러난 자신의 아랫배를 가렸다. 두 다리는 굳게 닫힌 상태였다.

"요시다, 어쩐지……."

"그냥 보기만 할게."

짧은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 이윽고 오유미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어색한 분위기를 깼다.

"나와 헤어지지 않을 거지?"

"물론."

그때 요시다는 순수하지만은 않았다. 머리 한구석에 오유미가 자기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스쳐갔다. 부부는 남자보다도 여자의 나이가 아래여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헤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결혼을 뜻하는 것이 분명했다.

"요시다, 키스해 줘."

오유미는 응석을 부리듯 요시다를 졸랐다.

요시다가 입술을 가까이하자, 그녀는 눈을 감고 격정적으로 입술을 빨았다. 자신을 벗기 위함이었다. 요시다의 요구에 따르려고 애쓰는 것이 역력했다.

천천히 팔을 푼 요시다는 오유미의 아래로 내려갔다. 오유미의 굳게 닫겨 있던 다리가 스르를 풀렸다. 구릉을 가리고 있던 손도 간단히 벗겼다.

그러자 한 포기의 어린 풀이 분홍색 꽃잎과 어울려 요시다의 눈에 들어왔다. 요시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오유미의 양다리 사이에 가져갔다.

양쪽 문이 닫혀 있는 사이로 가느다란 세로선의 틈바구니가 보였다. 요시다는 양손으로 그 문을 열었다. 작은 연못에 물이 넘쳐흐르고 수면은 잔잔하게 떨리고 있었다. 요시다는 오유미의 정원 안에서 선명한 산호색 꽃 한 송이가 숨쉬는 것을 발견했다.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리고 연못의 수면이 다시 흔들렸고 오유미가 흠칫 놀라는 기색이 있었다. 요시다는 오유미를 올려다보았다. 오유미의 입술이 오므라들어 있었다. 요시다의 입술을 요구할 때의 그것이었다.

'오유미의 정원은 날 요구하고 있어. 그것이 남자와 여자인거야.'

요시다의 입술이 부드러운 꽃잎의 안쪽에 닿았고, 맑은 샘물이 솟아 나오는 연못의 한가운데로 나아갔다.

"요시다, 아!"

오유미는 요시다의 머리를 잡아 끌어당겼다.

"이리로 올라와, 요시다."

오유미는 거의 울다시피 했다. 서둘러 아랫도리를 벗은 요시다는 오유미의 몸 위로 올라갔다.

오유미는 요시다의 등을 꼬옥 감싸 안았다.

"오유미는 이제 요시다의 신부야."

그렇게 말하고는 입술을 찾았다.

키스하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손의 위치를 바꾸어 요시다보다 밀착되게 포옹하려고 애썼다.

요시다는 얼굴을 떼고 오유미의 내려감은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눈을 떠."

까만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오유미의 갈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이제 오유미는 요시다를 향해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었다.

"날 믿어?"

오유미는 주저 없이 턱을 크게 끄덕였다.


"요시다 너도?"

"응, 믿어."

이번엔 요시다가 끄덕였다. 오유미의 눈을 더욱 그윽하게 내려다보면서,

"괜찮겠어?"

그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오유미는 끄덕이는 대신에 천천히 눈을 내리감았다. 분명히 스악하고 있었다.

요시다의 가슴은 더욱 뛰기 시작했다. 호흡도 가빠졌다.

'당황해선 안 돼. 오유미 자신은 승낙했어도 몸이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도 있어. 부드럽고 차분하게 나아가야 한다. 비참한 마음이 들게 해서는 절대로 안 돼.'

요시다는 주의 깊게 움직였다. 오유미는 소극적이었지만 요시다에게 협력했다. 이제는 모든 것을 각오한 듯했다.

방 안은 밝았으며 유리창 너머 창밖엔 오후의 태양이 비치고 있었다. 그 밝은 빛이 어쩐지 오유미를 슬프게 하는 것만 같았고 잔인한 것 같았다.

첫 번째 시도에 오유미는 요시다 밑에서 낮게 신음하며 몸을 뒤척였다. 피하려는 의도였다. 요시다는 그런 오유미를 탓하기보다도 자신의 초조함을 부끄러워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가 계속되었다. 오유미는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으며, 요시다의 몸놀림에 따라가기는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비밀의 몸을 열지 않았다.

"미안해,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아직 이르다는 암시일까? 하늘의 뜻에 따르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요시다는 다시 한 번 시도했다. 그녀는 힘겹게 소리를 지르며 몸을 비틀어 위로 빠져 버렸다. 몇 번째 인가 요시다의 몸이 오유미의 비경에 벗어났을 때 요시다는 폭발할 듯했다. 요시다는 움직임을 멈추고 자제하며 그녀를 껴안았다.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으며 간신히 참고 호흡을 고르게 하였다.

"왜 그래?"

그녀는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지금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여기저기 맺혀 있었다.

오유미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요시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요시다는 그 귓 볼을 가볍게 깨물고 나서 겨우 입을 떼었다.

"안 되겠어."

"왜?"

"지금 이대로 오유미 안에 들어가면 끝나 버릴 것 같아."

요시다의 말대로라면 육체적인 일체감에 따른 충족감을 맛볼 수 없다.

더구나 오유미는 처녀를 잃었다는 슬픔과 임신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될 것이다.

요시다는 아랫배로 오유미의 화원을 누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육체는 이제 막 불붙으려는 참이었고, 요시다는 조금만 자극을 줘도 폭발할게 틀림없었다.

오유미도 요시다가 지금은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상당히 여유를 되찾는 듯했다. 손이 요시다의 등을 어루만졌다.

"나 때문이야?"

"아니, 내가 처음이라 너무 흥분했어."

"어떻게 하지?"

"……."

유치한 물음이었다.

요시다가 처한 상황을 아직 오유미는 모르는 것 같았다.

요시다는 수치를 느끼면서 부드럽게 오유미를 껴안았다. 오유미는 요시다의 뺨에 입을 맞추면서 거듭 졸랐다.

"난 요시다의 여자가 되고 싶어."

"아기가 생길지도 몰라."

"괜찮을 거야. 알아봤어."

"정말?"

"응."

"날 좀더 가라앉혀야겠어. 실패하면 곤란하니까."

오유미는 그 '실패'의 의미도 몰랐다.

"그러면 지금 이대로 가만히 있어."

오유미의 목소리엔 역시 안도의 빛이 있었다. 또 요시다의 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내가 무겁지 않아?"

"이상하지? 조금도 무겁지 않아."

요시다는 눈을 감았다. 오유미의 꽃잎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따스한 촉감이 요시다를 촉촉이 적셨다. 가느다란 신음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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