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독천년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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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621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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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章 여왕(女王)의 위기(危機)

「 흐흐! 오 년 만에 연적의 딸과 상봉한 소감이 어떻소? 」

철목풍은 마혈이 찍힌 채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는 나유라를 내려다보며 음흉
하게 히죽 웃었다.
나유라는 창백한 안색으로 신음을 토했다.

「 오········ 오 년 전 그때 진진을 구해간 것이 네놈이었느냐? 」

그녀의 물음에 철목풍 대신 철진진이 이를 감며 대답했다.

「 바득! 그렇다. 나는 지난 오 년 동안 양부(養父) 밑에서 네년에게 복수할 기
회만 기다려왔다! 」

그녀는 표독스러운 음성으로 말하며 나유라를 노려 보았다.

양부(養父)!
그렇다. 철진진, 아니 하후진진(夏候眞眞)은 철목풍의 양녀가 되어있었다.
오 년 전, 철목풍은 철고륜이 급사하자 달단왕부의 내정을 염탐하기 위해 달
단왕부로 잠입했다. 그러다가 그 자는 우연히 하후진진 모녀가 갇힌 뇌옥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죽어가던 하후진진을 구출한 것이었다.
나유라는 자신을 향해 원한의 이를 가는 하후진진의 모습을 바라보며 처연한
표정으로 탄식했다.

「 모두가 내 불찰이었다. 진진아! 나는 미처 달단과 오이랍부 양부족의 갈등이
그토록 깊은 줄은 몰랐구나! 」

「 바득! 헛소리하지 마라! 네가 그런다고 네년을 동정해줄 줄아느냐? 퉤엣! 」
하후진진은 앙칼진 음성으로 소리치며 나유라의 얼굴에 침을 퉤 뱉았다.

「 ··············! 」

나유라의 교구가 일순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하후진진의 침이 얼굴에 튀
기자 그녀의 옥용은 굴욕과 회한의 빛으로 이지러졌다. 고귀한 신분의 그녀
가 언제 이런 수모를 상상이라도 해보았겠는가?
하후진진은 모멸감에 떠는 나유라를 노려보며 독살스러운 음성으로 외쳤다.

「 호호호! 네년이 어머니에게 저지른 만행을 네년 스스로 겪도록 해주마! 」

그녀는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고 싸능하게 내뱉았다.

그 말에 나유라는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너...너 설마! 」

그녀는 아연실색하며 하후진진을 바라보았다.

철목픙이 히죽 웃으며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 흐흐! 네 어머니가 당한대로 여왕을 여러 사내놈들이 즐기도록 해줄 작정이라
면 이 양부가 도와주마! 」

그 자의 말에 하후진진은 고개를 저으며 날카로운 교소를 터트렸다.

「 호호! 그러실 필요 없어요! 」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눈빛은 이 순간 더할 수없이 사악하게 번득이고 있었다.

「 단순히 사내들에게 겁탈하도록 시키는 것은 이 악독한 계집을 너무 봐 주는 것
이지요! 」

그녀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태연하게 내뱉았다.
이제 십 팔 세에 불과한 하후진진이지만 어렸을 때 너무나 엄청난 일을 당한지라
독해질 대로 독해져 있었다.

철목풍은 하후진진의 말에 의외라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 호! 그럼 여왕을 어찌 대접하려느냐? 설마 옛정을 생각해서 봐주려는 것은 아니
겠지? 」

「 호호! 그럴리가 있겠어요? 」

하후진진은 요악한 눈을 빈짝이며 미소 지었다.

「 지금부터 소녀가 쓰려는 방법은 아버님이 원제국을 부흥시키는 데에도 일조
하게 될거예요! 」

삐익!

말을 마친 그녀는 뒤를 향해 날카로운 휘파람을불었다.

철그럭! 철그럭!

그러자 쇠사슬 끌리는 소리가 들리며 모래 언덕 너머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다.
쇠사슬에 목이 묶인 커다란 몽고견 다섯 마리가 오이랍부의 무사들에게 끌려오
고 있는 것이다.

컹컹!

끌려온 몽고견들은 쓰러져 있는 나유라를 발견하고는 짖어댔다.

「 너...너희들은 ....! 」

그 몽고견들을 본 나유라의 안색도 하얗게 변했다.
그 몽고견들은 나유라와 잘 아는 사이였던 것이다.

-흑혈맹호단!

달단여왕 나유라가 오이랍부와의 전쟁에 대비해 길러낸 전투견들이었다.

몽고견 중 최고로 고른 놈들인 그놈들은 나유라의 총애 속에 영약을 아끼지 않
고 먹여 키운 결과 하나같이 일당백의 괴물들이 되었다.

하지만,
무슨 약물 같은 것을 먹였는지 끌려온 나유라의 흑혈맹호단의 몽고견들은 주인인
나유라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최음제의 일종인 모양이었다.


「 하하!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

철목풍이 하후진진을 향해 탄성을 발했다.
그 자는 흑혈맹호단의 몽고견들이 끌려온 것을 보는 순간 하후진진이 어떤 계획
을 세웠는지 알아차린 것이다.

「 진진아! 너...너....! 」

나유라도 바르르 몸을 떨며 신음을 발했다.
그녀 역시 하후진진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 흐흐흐! 정말 멋진 계획이다! 」

철목풍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그런 흑혈맹호단의 몽고견들과 나유라를 번갈아
보면서 사악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하후진진도 요악한 교소를 터트렸다.

「 호호호! 아버님은 제게 감사해야 하실가예요. 저 때문에 머잖아 달단부가 저절로
아버님의 수중으로 굴러 들어오게 될 테니까요! 」

그녀는 득의의 표정으로 깔깔 웃었다.

「 조금 있으면 이 계집의 부하들이 이곳에 도착하게 될 거예요. 그때 그 자들은 보게
되겠죠. 평소 그렇게 도도하고 잘난 척했던 자신들의 여왕마마께서 스스로 기른 흑
혈맹호단의 몽고견들과 재미를 보며 교성을 질러대는 꼴을.......! 」

「 핫하! 절묘하구나! 절묘해! 결국 여왕마마께서는 달단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독수공방을 달레기 위해서 흑혈맹호단을 만든 셈이 되겠군! 」

철목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소를 터트렸다.

이어,
그 자는 분노와 충격으로 치를 떨고 있는 나유라의 풍만한 몸매를 쓸어 보며 느
물거렸다.

「 클클! 여왕의 그 기막힌 치태를 보면 당신 부하들은 당신에게 정나미가 떨어지
고 말 것이오! 」

「 네... 네놈이! 」

나유라는 안색이 새하얗게 질린 채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실로 통탄할 노릇이 아닐수 없었다.

절박해진 나유라는 급기야 하후진진에게 애원하기까지 했다.

「 제발! 진진아! 이러지 말거라! 」

하후진진은 이를 바득 갈았다.

「 네 년의 남편은 가증스럽게도 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겁탈했다. 호호
호! 이제 남편이 지은 죄의 대가까지도 네년이 치루어야만 한다! 」

그리고 뒤를 돌아 보며 수하들에게 명령했다.

「 시작하라! 」

그러자 오이랍부의 무사들은 음흉하게 웃으며 나유라에게로 다가갔다.

「 아...안돼‥‥! 」

나유라는 흠칫 놀란 표정으로 다가서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 흐흣! 조금만 기다려라. 네년이 생전에 다시 맛볼 수 없는 지극한 쾌락을 만끽
하게 해줄테니! 」

그들은 비릿한 음소를 흘리며 쓰려져 있던 나유라를 잡아 일으
켰다.

「 놔‥‥‥ 놔라! 」

그들은 나유라를 한쪽 옆의 수레로 데려갔다.
그리고 수레 위에 엎드린 자세로 그녀를 뉘였다.
두 팔은 활짝 벌려 수레의 난간에 묶었으며,
두 다리는 무릎을 꿇려 수레바퀴에 묶었다.
그런 나유라의 모습은 짐승의 암컷이 엎드린 형상과 다름없었다.


이어 그들은 나유라의 그녀의 치마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치마를 거칠게 찢어냈다.

찌---- 익!

「 악‥‥‥! 」

날카로운 소성과 함께 걸치고 있던 나유라의 치마가 무참하게 찢겨나갔다.
그러자 만월(滿月)같이 희고 풍만한 나유라의 둔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피둥피둥하게 살이 졌으나,
결코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은 탐스러운 둔부,
그 풍만한 둔부 아래로는 희멀겋고 미끈한 허벅지가 보기 좋게 뻗어 있었다.

나유라의 두 다리는 좌우로 벌려 묶여 있었다,
그 때문에 그녀의 허벅지 사이의 은밀한 부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다.

그녀의 허벅지 사이의 둔덕은 풍성하게 살이 올라 있었다.
그 도독한 둔덕 전체는 온통 무성한 체모로 덮여 있었다.
그곳의 체모는 아주 숱이 많고 보드랍게 꼬여 있었는데, 색깔은 은은한 황금색을 띠
고 있었다.

새까만 중원여인의 방초와는 사뭇 다른 색이였다.
황금색의 방초숲 사이로 깊게 파인 수직의 균열과 그 균열 안쪽의 야릇한 살점들이
살짝 숨어 있었다.
지금 그것들은 두려움으로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리고,
크르릉...... 컹!

흑혈맹호단이라 불린 예의 몽고견들도 야릇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몽고견들의 몽롱한 눈은 본능의 욕정으로 벌겋게 충혈되어 있으며,
혀를 길게 내문 채 침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 몽고견들의 뒷다리 사이,
기괴한 물체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몽고견의 목끈을 쥐고 있던 흉한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 흐흐! 조금만 더 기다려라! 네 옛 주인을 맛보게 해줄테니......! 」

확실히 인간의 여자를 보며 보이는 몽고견의 반응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다.

철목풍은 잔인한 표정으로 음흥하게 웃었다.

(흐흣! 이제 달단부는 내 것이다!)

「 호호호! 풀어 주어라! 」

준비가 완벽하게 되었음을 확인한 하후진진이 다시 수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몽고견들의 쇠사슬을 잡고 있던 오이랍부 무사들은 쇠사슬을 풀어주었다.

순간,

커----엉!
크르릉!

몽고견들은 사납게 짖으며 묶여있는 나유라에게 달려들었다.
그소리에,

「 흑....! 아악! 안돼! 」

묶여있던 나유라의 입에서 공포와 경악의 애처로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몽고견들은 나유라의 엎드린 몸위로 서로 먼저 올라타려고 다투기 시작했다.

「 흐흐흐!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군! 」

크르르.....

몽고견들중 제일 커다란 놈이 다른 놈들을 밀쳐내고 나유라의 몸 위로 올라 타는
것이 보였다.

「 ......! 」

나유라는 충격과 경악에 숨을 죽이며 미동도 하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목을 물어 뜯을 듯 흉흉한 맹견의 기세에 잔뜩 공포를 느낀 것이었
다.
몽고견은 나유라가 저항하지 못하게 위협한 뒤 자신의 몸을 벌거벗은 나유라의
하체에 밀착시켰다.
검붉고 거대한 숫캐의 흉칙한 일부......

그것은 암캐같은 자세로 엎드린 나유라의 탐스런 엉덩이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이어,
나유라의 은밀한 꽃잎으로 몽고견의 그것이 파고 들었다.
순간,

「 학.......! 」

나유라는 퍼뜩 두 눈을 하얗게 치떴다.

비로소 그녀는 자신이 어떤일을 당하려는지 깨달은 것이었다.

맹견의 그것은 유난히 뜨거웠다.
나유라는 그것이 자신의 가장 예민한 부위에 접하는 순간 흡사 달군 쇳덩이로
지져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순간,

(안돼.....!)

나유라는 필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어 몽고견의 그것을 떨쳐내려했다.

뜻하지 않은 그녀의 저항에 일순 맹견의 일부는 밖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이에,
하후진진은 짜증난 표정을 지으며 나유라에게 다가갔다.

「 멍청한 놈! 그것도 제대로 못한단 말이냐! 」

하후진진은 냉혹한 표정을 지으며 몽고견과 나유라의 밀착된 몸 사이로 손을 밀
어넣어 몽고견의 거대한 물건을 움켜쥐었다.

크르르....

그러자,
몽고견은 사납게 으르렁댔다.

이어,
하후진진은 나머지 손으로 나유라의 꽃잎을 벌리고 그 곳에다 밀어넣어 주었다.

「 하악.....! 」

나유라는 하얗게 눈을 치뜨며 절망으로 몸부림쳤다.
짓눌려 꼼짝달싹도 할수 없는 그녀의 아랫도리,
그곳으로 몽고견의 일부가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파고든 것이었다.

(흐윽......!)

나유라는 자신의 가장 예민한 속살이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를 느끼며 축 늘어
져버렸다.

너무도 엄청난 충격과 수치심에 아득히 혼절해 갔다.

그런것에 아랑곳 없이 나유라의 몸위에 올라탄 몽고견은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맹렬히 몸을 흔들어 댔다.

거대한 놈의 몸이 거칠게 치받을 때마다 터질듯 풍만한 나유라의 육체가 세차
게 출렁인다.

바야흐로,
언어도단의 만행이 자행되는 순간이었다.

누구하나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는 죽음 같은 정적,
다만 그 속에서 몽고견의 거친 숨소리만이 살아 날뛰고 있을 뿐이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 카악! 」

나유라를 뒤에서 범하고 있던 몽고견이 돌연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푸학!
이어,
몽고견의 목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고 잘려진 목에서 피분수가 치솟아 나유라의
뽀얀 알몸 위로 흩뿌려졌다.

터어엉!
직후 새파랗게 날이 선 칼 한자루가 나유라가 묶여있는 수레 옆의 바닥에 반 넘
게 박혔다.

칼날이 너무 새파래 거의 반투명하게 보이는 보도가 어디선가 날아와 나유라
를 범하던 몽고견의 목을 잘라버린 것이었다.


「 흐윽! 」

이 돌연한 사태에 하후진진은 진저리를 치며 주춤 물러섰다.

「 네······· 네놈은! 」

헌데 하후진진이 미처 어찌된 일인지 진상을 알기도 전에 그녀의 뒤쪽에서
철목풍의 경악에 찬 폭갈이 터져나왔다.
쐐애애액!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하후진진의 시야로 오이랍부의 무사들이 맹렬히
한쪽 모래 언덕 너머로 덮쳐가는 것이 보였다.
그 자들의 손에 들린 칼날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번쩍번쩍 광채를 일으킨다.
콰콰쾅!

「 케엑! 」

「 크억! 」
직후 요란한 폭음과 함께 여섯 마디 단말마의 비명이 거의 동시에 터져나왔
다.

「 죽일 놈들! 」

쐐애애액!
아연실색하는 하후진진의 눈으로 분노에 찬 일갈과 함께 한 명의 소년이 모
래 언덕 너머에서 질풍같이 치솟아 올라 좌측으로 덮쳐가는 것이 보였다.
타는 듯 붉은 피풍을 걸친 건장한 체격의 그 소년이 덮쳐가는 쪽에는 새파랗
게 질린 철목풍이 몸을 돌려 달아나고 있었다.
소년은 이검한이었다.
그가 마침내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 막······· 막아랏! 」

철목풍은 좌측의 모래언덕 쪽으로 달아나며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이미 한
차례 충동해서 이검한의 무서움을 뼈져리게 맛본 그자는 이검한이 나타나는
즉시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 우웃! 」

「 이놈! 죽어랏! 」

화라락! 쏴아아아!
직후 철목풍이 달아나는 쪽의 모래구릉 너머에서 수십 줄기의 인영이 질풍같
이 날아올라 이검한을 향해 덮쳐 들었다.
그자들은 철목풍이 데려온 호위들로서 오이랍부 최강의 정예들인 그들은 개
개인이 절정에 이른 고수들이었다.
그자들은 이제껏 신강과 몽고대초원을 주유하면서 단 한 번도 좌절을 겪어보
지 못했던 고수들이다.
하지만 오늘은 운이 나빴다.

「 바득! 주인을 잘못 만난 죄다! 」

이검한은 살기 어린 일갈을 내지르며 벼락같이 양손을 동시에 흔들어냈다.
쩌어어엉! 꽈르르릉!
그러자 그의 왼손에는 톱날같이 날이 선 낭아검(狼牙劍)이 들려 허공을 그었
고, 오른손 장심으로부터는 시뻘건 섬광이 번쩍일어났다.

「 크아악! 」

「 케에에엑! 」

장내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수라장으로 화하고 말았다.
수십 명이 단번에 몰살당하며 선혈이 난비했고 잘려진 인간의 몸뚱이 파편들
이 우박처럼 쏟아졌다. 뿐만 아니라 살이 타들어가는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
러 그야마로 지옥을 연상케 한다.

-낭아살륙검법(狼牙殺戮劍法)!
-화염마강(火焰魔?)!

황역사천왕(荒域四天王) 중 천랑신붕왕(天狼神鵬王)과 적양신마(赤陽神魔)의
초마공들이 시전된 것이다.
신강무림 사상 최강자들이라는 그들 황역사천왕의 절기를 오이랍부의 졸개들
따위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일진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이검한을 덮친 오이랍부의 고수자들 중 생존자
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철목풍은 수하들이 이검한의 손에 몰살당하는 것을
보고는 사력을 다해 장내에서 달아나 버린 뒤였다.


철목풍을 추격하려던 이검한은 급히 몸을 멈추어야만 했다.

나유라를 범하던 첫 번 째 몽고견의 시체를 밀어내고 또 다른 놈이 그녀의 등 뒤로
올라가 그녀를 범하고 있는 것이 보인 때문이다.

이검한으로서는 그 몽고견들이 나유라가 직접 기른 흑혈맹호단의 몽고견들임을 알
리가 없었다.

단지 달단여왕으로 보이는 인간의 여자를 능욕하는 한낱 짐승들로만 보일 뿐이
었다.

「 감히....! 」

쩌어어엉!

분노한 그의 손이 휘둘러지는 순간 낭아검에서 시퍼런 검강이 쭉 내뻗혀 네 마
리의 몽고견의 몸뚱이를 휩쓸어버렸다.

퍼퍼퍽!

검강이 스치는 순간 네 마리의 몽고견은 비명도 못 지르고 몸이 동강나 사방으
로 쓰러져 버렸다.

「 .......! 」

갑자기 장내는 쥐죽은 듯한 적막에 휩싸였다.
장내에 살아있는 것은 이검한과 하후진진, 다섯 마리의 몽고견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피로 목욕을 한 나유라 뿐이었다.
이검한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지옥의 한가운데 우뚝 선 채 망연자실한 표정
을 지었다.

(끔찍하구나!)

그는 절로 부르르 진저리가 쳐졌다.
그로서는 이것이 두 번째 살인이었다.
첫 살인에서 십여 명을 죽인 그는 두 번째 살인인 이번에는 무려 오십여 명
이나 한꺼번에 몰살시켜 버린 것이 아닌가?

그는 격렬한 분노를 견디지 못해 최근 연마한 낭아검법(狼牙劍法)과 화염마
강을 전력을 다해 시전했었다. 그 결과로 철목풍의 수하들이 몰살 당하리라
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검한은 깊은 회의에 빠졌다.

(단 일 각 사이에 육십여 명이나 죽이다니········· 이러다가 전대미문의 살인귀
가 되는 것이나 아닐까?)

그는 밀려오는 죄책감과 혐오감에 입술을 잘근거렸다.
바로 그때였다.

「 죽엇! 」

스팟!
돌연 독살스러운 외침과 함께 한자루 비수가 벼락같이 이검한의 등을 찔러왔
다.

하후진진!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처음 이검한의 무서운 신위에 아연실색하여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그러다가 이검한이 갑자기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서 있자 독랄한
살심이 꿈틀거렸다. 해서 그녀는 극독이 발려진 비수로 이검한의 등을 찔러
간 것이다.

(죽였다!)

하후진진의 비수 끝에 닿는 육중한 느낌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독
비는 이검한의 배심의 사혈을 정확히 찌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회심의 미소는 나타날 때보다 더 빠르게 사라져야만 했다.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분명 그녀의 독비는 이검한의 등을 찔렀다.
그러나 믿을 수 없게도 그 비수는 이검한의 피부조차 뚫지 못한 것이 아닌
가?

그도 그럴 것이, 이검한이 걸친 적룡풍(赤龍風)은 도검(刀劍)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희세지보였기 때문이었다.
하후진진이 그 사실을 알 리 만무했다.
이검한은 적룡풍 덕분에 독비에 찔리고도 그저 한차례 움찔 몸을 떨었을 뿐
이었다.
하후진진은 사색이 되었다.

「 이럴 수가! 」

그녀는 경악과 불신의 표정으로 비칠 뒤로 물러섰다.

「 ···········! 」

이검한은 그런 그녀를 향해 천천히 돌아섰다.
부르르!
돌아서는 이검한의 시선과 마주친 하후진진은 몸이 얼어붙는 듯한 충격을 받
았다. 무서운 분노로 이글거리는 이검한의 눈빛을 대하는 순간 덜컹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전율을 느낀 것이었다.

「 사갈 같은 심보를 지녔군! 나이도 어린 계집이! 」

그는 자기 또래로 보이는 하후진진을 이글거리는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며 싸
늘하게 내뱉었다. 그의 일갈에 하후진진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전신을 부르
르 경련했다. 왠지 이 낯선 소년이 내뱉은 한마디가 비수처럼 날카롭게 하후
진진의 여린 방심을 파고든 것이었다.

「 인생이 가엾어서 죽이지는 않겠다! 그 대신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대가
로 혼이 나야한다! 」

이검한은 싸늘한 음성으로 일갈하며 유령같이 하후진진의 옆으로 다가갔다.
짜악!

「 악! 」

다음 순간 하후진진은 미처 피하고 어쩌고 할 틈도 없이 호되게 뺨을 얻어맞
고 비명과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애초롭게 나뒹군 그녀의 왼쪽 뺨엔 삽시에 시뻘건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 꺼져라! 두 번 다시 내 눈에 띈다면 그때는 네년의 그 악독한 심장을 으깨
어버릴 것이다! 」

하후진진은 교구를 비칠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녀의 두 볼로 뜨거운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생전 처음 느
껴보는 엄청난 치욕과 분노, 그 굴욕감은 실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 오········ 오냐! 오늘은 그냥 물러가겠다! 」

그녀는 이검한을 노려보며 바득 이를 갈았다. 그런 그녀의 두 눈은 독기로
새파랗게 변했다.

「 하지만 내 이름은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더러운 사내놈! 오늘 나 하후진진
에게 모욕을 준 댓가는 언제고 갚고 말테니까! 」

그녀는 저주의 음성을 이검한을 향해 내뱉았다.
그녀는 비칠비칠 뒷걸음치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검한은 하후진진의 독랄한 저주를 듣는 순간 왠지 가슴이 섬뜩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사이에 이검한에게 저주를 퍼부은 하후진진의 모습은 여명속으로
사라져갔다. 이검한은 사라지는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마음이
무거워 졌다.

(아무래도 장래의 여살성(女殺星)을 살려준 느낌이 든다!)

그는 침중한 표정으로 내심 탄식했다.

이어,
그는 몸을 돌려 묶여있는 나유라를 향해 다가갔다.

한데, 나유라에게 다가서던 이검한은 움찔하며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나유라의 모습은 차마 마주 보기 민망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짐승의 암컷 같은 야릇한 자세로 묶여 있는 나유라의 모습은 실로 무참했다.

아랫도리만 벗겨진 채 마차에 엎드려있는 그녀의 풍만한 육체는 여전히 그녀의
등에 타고 있는 몽고견의 반동강난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죽어마땅한 자들......!)

가까이 다가가서 나유라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던 이검한은 참담한 표정으로
눈꼬리를 파르르 떨었다.

지금,
그녀의 터질 듯 부푼 둔부 사이에는 몽고견의 커다란 양물이 틀어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한걸음 늦게 도착하여 일국의 여왕인 나유라의 고귀한 육체가 유린당
한 것이 아닌가?
이검한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비밀은..... 영원히 지켜줘야 한다!)

그는 내심 염두를 굴리며 중얼거렸다.
달단부의 결속 따위는 그가 알 바 아니다. 다만 한 여인의 행복을 위해서라
도 오늘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영원히 가슴 속에 묻어두어야만 한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나유라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몸을 더럽히기 전에 혼절하여 그 뒤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을 모른다.

이검한이 몽고견의 반동강난 몸을 나유라에게서 떼어내자 몽고견의 그것도 물기
젖은 소성을 발하며 빠져나왔다.

이어,
이검한은 찟긴 옷가지를 주워 모아 나유라의 몸을 적시고 있는 피를 대충 닦아주
었다.
피를 닦아주는 그의 손길에 나유라의 풍만한 둔부가 부드럽게 출렁거렸다.

이검한은 새삼 철목풍과 그의 수하들에게 분노가 치미는 것을 느끼며 수레에
묶인 나유라의 사지도 풀어 주었다. 그러나 나유라는 그때까지도 정신을 차
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검한은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멀리 남동쪽 지평선으로 작은
점이 나타나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 점은 아마도 철산산과 포대붕이리라.
이검한은 마음이 급해졌다.

(우선 이 자리를 피하자. 여왕의 이런 무참한 모습을 보면 포역사와 산산공주
가 큰 충격을 받을 테니·······!)

그는 급히 적룡풍을 벗어 나유라의 나신을 감쌌다.
스읏!
그리고는 적룡풍에 싸인 나유라의 알몸을 두 팔로 안아들고 서쪽으로 유령같
이 몸을 날렸다.
삽시에 이검한의 모습은 장내에서 멀어졌다.
지옥같은 참극이 벌어진 장내에도 어느덧 불그레한 아침 햇살이 번지기 시작
했다.

* * *

녹원(오아시스)!
망망한 사막 가운데 하나의 아담한 녹원가 그림같이 자리하고 있었다.
녹원 위로 막 치솟은 태양이 자색일광을 뿌리고 있었다.
그 녹원 가운데에는 그리 크지 않은 호수가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호수 위로 번지는 뽀얀 물안개.
막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는 황홀한 신비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찰박! 찰박!

그 자욱한 물안개 속에서 경쾌한 물소리와 함께 하나의 능어같은 여체가 움직
이고 있었다.
백옥같이 새하얀 피부를 지닌 풍만한 여체,
그 굴곡으로 보아 중년의 나이임을 알 수 있었다.
조심조심 호숫물로 몸을 씻고 있는 여인의 머리카락,
기이하게도 신비한 황금빛이 아닌가?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여인의 황금빛 머리카락은 실로 황홀하고도 신비한 아름
다움을 물씬 풍겼다.

----달단여왕 나유라!

그렇다.
지금 호수 속에 몸을 담근 채 온 몸을 씻고 있는 여인은 다름아닌 나유라였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몸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철목풍!)

나유라는 섬섬옥수로 풍만한 몸을 씻어내리며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진진을 저토록 악독하게 만들다니,네 놈의 추악한 죄는 열번 죽어도 부족하다!)
그녀는 내심 중얼거리며 바득 이를 갈았다.

그녀는 하후진진에게 그토록 지독한 꼴을 당했으면서도 결코 하후진진을 원
망하는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그것은 비참한 운명에 휘둘려진 하후진진이
왠지 자신의 딸처럼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반면 철목풍에 대한 그녀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사악한 짓이든 서슴지 않는 그자가 과연 진짜 인간인가
싶었다.
철목풍에 대한 분노에 치를 떨던 나유라는 흘깃 한쪽을 주시했다.

(정말 신비한 아이다!)

한쪽 호숫가에는 이검한이 나유라에게 등을 보인 채 우뚝 서 사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는 이 녹원으로 나유라를 데려와 그녀를 목욕하도록 해준 것이다.
나유라는 이검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 나이는 많아봐야 산산보다 겨우 두어 살 위인 것 같은데... 나는 물론 철목풍조
차 능가하는 내공을 지녔다니! )

그녀는 믿음직한 이검한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숨결이 약간 더워졌다.
이검한에게 나유라는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였었다.
아들같은 어린애에게 속살을 보였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야릇
한 설레임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나유라는 십 년 넘게 남자와 관계해 본적이 없었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도 부부 사이가 소원하여 남남처럼 지낸 때문이다.

비록 그동안 무공연마에 정진하며 육체적인 본능을 억눌러오긴 했지만 그렇다
고 그녀가 완전히 석녀가 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내부에는 쌓이고 쌓인 욕정이 폭발 직전의 수위로 쌓여 있었다.
그러던 차에 얄궂은 운명으로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이검한에게 모두 보이고
말았다.

그 때문일까?
왜곡된 욕망이 자신도 모르게 나유라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리며 살아나고 있었
다.
나유라는 그 본능의 야릇한 충동을 억지로 억눌러 참았다.
그녀는 자신의 주의를 애써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보다 정말 저 아이의 말을 믿어야만 하나? 내 몸이 그 아이들에게 더렵혀지기
전에 나를 구했다는 말을.....?)

그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녀의 옥용은 고통으로 이지러졌다.
숫캐의 뜨겁던 양물이 밀려들던 자신의 엉덩이 사이가 마치 불로 지지는 듯한
전율이 스쳐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맹견에게 몸을 더럽히기 전에 기절한 탓에 그 후 자신의 몸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지 못했다.
단지 인간도 아닌 짐승에게 당할 뻔 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리는 나유라였다.

나유라는 아무래도 마음 속의 미심쩍은 부분을 그냥 넘겨 버릴 수가 없었다.
과연 자신의 몸은 더렵혀지기 전에 구원받은 것일까?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어!)

그녀는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손으로 알몸을 가리며 천천히 호수 밖으로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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