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붉은 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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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숙의 얼굴이 꽃이 피듯 갑자기 환하게 펴졌다. 갑작한 무게의 감소에 반갑게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성철이 리어커를 밀어주고 있었다.
; 잘 잤어?;
성철의 말투가 제 여편네에게 하듯 자연스럽다.; 그런 성철의 말투에 경숙은 간 밤에 일들이
새삼 꿈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지금 리어커를 당기는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그러나
기분좋은 둔통 또한 간밤을 증거하고 있질 않은가.
;어제 밤에는 잘 들어가셨어요? 당신?;
어젯밤을 다시 한번 확인 받고 싶은 마음에 말을 했지만 끝에 말은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워
경숙은 우물거렸다. 어젯밤 그렇게 몇시간이나 광란의 시간들을 보낸 둘은 성철이 택시로
경숙을 집앞까지 데려다 주고야 끝이 났다. 열시가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경숙의 집대문 앞
에다 차를 세워 놓고도 두 사람은 대담하게 차안의 전조등을 끈채 또 얼마동안 끈적한
입맞춤으로 작별을 아쉬워했다. 경숙은 간밤에 두어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출근을 한 셈
이었다. 그런데도 몸은 이상하게 날아갈것처럼 가벼웠다.
; 피곤하지 않아?;
; 후흣 전혀!; 당신은요?’
; 나야 무쇠팔 변강쇠잖아!;
;호호호..;
고개위에 도착하자 경숙은 우유하나를 꺼내 성철에게 건넨다음 또 골목안에 있는 몇집의
물건들을 챙겨 들고
; 기다릴거죠?;
성철이 우유팩을 뜯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경숙은 골목안으로 들어갔다. 서너집의 우유를 모두
주머니에 넣어주고 골목 어귀를 빠져나오는 경숙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막아섰다.
;에구 깜작이야! 놀랐잖아요. 개구장이처럼..’
그림자의 주인은 성철이었다. 성철은 다짜고짜 경숙을 가로등 전신주옆으로 밀어 붙쳤다.
; 으읔 왜…;
경숙의 입에서 말이 다 새어나오기도 전에 성철의 입술이 경숙의 입술을 덮쳤다. 경숙의 입술
두개가 커다란 성철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다렸다는 듯 경숙의 혀가 자신의 입속에서
빠져 나와 영활하게 성철의 입속으로 들어선다. 경숙의 혀를 반갑게 맞이한 성철의 혀가 춤을
춘다. 성철의 목을 휘감은 두팔에 힘을주며 경숙이 매달린다. 단 한번의 키스로 간 밤에 맛
보았던 모든 쾌락들이 한꺼번에 되살아나고 있다. 경숙의 코에서 달작지근한 열기가 쏟아지고
있다. 성철의 우악스런 손이 자신의 엉덩이를 아프도록 움켜 쥐자 경숙은 하지에 맥이 쏙 빠져
주져 앉고 싶다. 그때 성철이 경숙의 어깨를 밑으로 지긋이 눌렀다.
;빨아 봐!;
성철의 손에 눌려 쪼그리고 앉은 경숙이 성철을 울상으로 올려다 보며
;사람들이 다닐텐데…;
더군다나 환한 가로등밑이 아닌가.
; 허어..내가 어제 그랬지? 이세상에 우리 두사람밖에는
없는것처럼 사랑하고 살자며..;벌써 약속을 안지키려고
하는거야?;
경숙은 애처럽게 성철을 올려다보며 도리질을 쳤다. 이 사내말이 옳다. 이 사내와
함께라면 지옥엘 가도 행복할 것이다. 우유아줌마가 길거리에서 젊은 사내의
좆을 빨더란 소문을 누가 보고 내더라도, 그래서 손가락질을 받고 돌팔매질을
당하더라도 이 사내와 함께라면 어디라도 행복할것이다. 경숙은 자신의 이런 생각
이 스스로에게도 대견해 눈물이 핑돌았다. 그리고 허겁지겁 사내의 츄리닝 바지를
벗겨 내렸다. 자신이 가졌던 일순간의 주저됨이 성철에게 미안했다. 성철의 거대한
좆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경숙의 붉어진 뺨을 때렸다. 자신을 이토록이나 사랑하는
물건을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던지 해야한다는 결심을 한다. 묵직하게 중량이 느껴지는
성철의 부랄을 한손으로 소중하게 받쳐들고 또 한손으로는 델 듯 뜨거운 좆을 잡은
경숙은 천천히 입에 머금었다. 앞부분이 얼마나 거대하던지 입주변이 얼얼해진다.
이렇게 커다란 물건이 어젯밤 자신의 밑을 휘젖고 다녀섰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보지가
옴찔거리며 물이 나오는 것 같다. 워낙 성철의 좆이 경숙의 입속에 가득 물려 있는지라
혀의 움직임이 원활치 못하자 성철은 자극이 신통치 않았는지
; 꺼내서 앞에를 핧아봐! 앞에 오줌구멍!;
성철의 좆을 입에서 꺼내든 경숙은 그의 말대로 귀두 앞부분 갈라진 틈을
입술로 쪽쪽소리가 나도록 빨고 혀를 길게 빼물어 핧아준다. 으윽 성철이
기분좋은 신음을 뱉으며 몸을 움찔거리고 구멍에서는 맑은 분비물이 흘러나오자
경숙은 진기한 음식을 맛보는 것처럼 혀로 찍어 먹는다.
;이번엔 당신 목구멍 깊숙이 넣고 빨아줘!;
성철의 또 다른 요구에 경숙은 지체없이 이번에는 성철의 좆을 입에 가득 담고
목구멍 끝까지 삼킨다. 목구멍이 막혀 숨을 쉴수가 없어서 얼굴이 붉게 상기되고
기침이 쏟아지면서도 경숙은 필사적으로 성철의 좆을 목구멍으로 삼켰다..경숙이
남자의 성기를 입에 담아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서방이라고 알량한 남편이
젊은 시절 술이라도 취해 들어와 집쩍대던 날이면 간혹 제 좆을 경숙의 입앞에 밀어
넣곤 하던때도 있었다. 경숙이 마지못해 남편의 좆을 입에 넣고 조금 빠는 시늉이라도
해주면 이 변변치 못한 위인이 금방 사정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 성철의 좆은
너무 달랐다. 온 몸을 마비시키는 숫컷의 냄새를 지독히도 풍기며 잇빨도 튕겨져 나올 것
같은 단단함을 자랑하며 자신의 경배와 복종을 요구하고 있는 것같다.
;옆을 하모니카 불듯이 핧아봐!;
숨이 넘어가는 기도막힘에서 겨우 벗어나 기침을 하고 있는 경숙에게 내린 사내의 또 다른
명령이었다. 경숙은 자신을 질식사 시킬만큼 괴롭힌 사내의 좆이 원망스럽다는 듯 사내의 자지를
두손으로 잡고 자신의 얼굴에 문질렀다. 눈, 코, 입. 턱 할것없이 얼굴전체를 사내의 좆으로 마사지
하듯 문질렀다. 그리고 옥수수처럼 좆을 옆으로 물고 빨아대기 시작한다.
골목끝집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리며 사람이 나오는 인기척이 들린다. 성철은 후다닥 바지를
올리고 경숙을 일으켰다. 학원을 가려고 나왔는지 고등학생 차림에 여자아이가 골목길에서
나와선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곤 지나쳐 언덕을 내려간다. 두사람은 마주 보고 깔깔 웃었다.
; 오늘 몇시에 끝나?;
성철의 물음에 경숙은 기대에 찬 눈빛을 반짝거리며
; 빨리 빨리 하면 두시까지는 끝낼 것 같은데..;
;그럼 한시까지 끝내고 어제 지하철역앞으로 와. 차 대놓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배달을 한시까지 마치기에는 어림도 없는 시간이었지만 경숙은 대충대충 일을 끝낼 궁리를 한다.
; 그런데 당신…오늘 비번이어요오용!;
경숙은 생전 해본적이 없는 코맹맹이 소리를 내자 성철이 피식 웃으며
;비번은 무슨 비번! 오전중에 일하고 오겠다는거지. 대신 당신이
나 일당쳐줘야 해.;
; 일당이 아니라 수고비까지 두둑히 쳐드릴게요;
;무슨 수고비?’
; 호호호 다 아시면서!;
;그렇다면 오늘 아주 죽여주지. 기대하라구!;
;호호호,,, 무서워요!;
사실 성철은 아침을 먹고 나와 경마장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오늘도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오전에 경마장에나 잠깐 들렸다가 대낮부터 경숙을 만나 질펀하게 낮거리로 몸이나 풀 요량
인것이다. 성철의 아내인 인애가 바람이 낫다는니 보증을 잘못 섰다는지 하는 소리들은 모두
성철이 꾸며낸 거짓소문들이었다. 툭하면 일을 제키고 경마장에서 살다싶이 하는 성철에게
참다 못한 아내가 잔소리를 늘어놓자 포악한 성격의 성철이 참을리가 없었다. 그래서 두들겨
팼다.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패고는, 몸져 누운 아내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말로
사실을 은폐시켰다. 집으로 돌아와 이제는 조금씩 거동을 시작한 인애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는
성철은 집을 나섰다. 화가 안 풀려 앙탈은 부리겠지만 끝내는 못이기는 척 몸을 벌려줄 아내를
한번 탈까 고민을 했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외식을 나가는데 미리 집밥으로 배를 채우고 가는
모양새가 될 것 같았다.
경숙은 어떻게 일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스펀지가 발밑에 깔린 듯 허청허청한
걸음으로 골목길을 누볐다. 그러면서도 내내 입안에서는 새벽에 맛봐던 성철의 비릿한 좆맛과
코끝에 감도는 시큼한 향취가 맴돌아, 일을 하는 동안에도 연신 사타구니가 시큰거렸다. 이 나이에
내가 왜 이렇까, 이게 허튼소리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색독이 든것일까라는 자문을
해본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어제의 자신이 오늘의 자신이 아니라는 것 만은 분명했다. 더 이상
일이나 가정이나 남편, 심지어 자식조차도 성철과는 견줄수가 없는것들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몸과
마음 모든 것이 사내 하나를 바라보며 집중되어 있고 스스로도 어쩔수 없는 상태라는 사실을 자각
하며 경숙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도 이런 기분이 싫지 않고 달콤하고 사춘기 계집애처럼
설레는 것이다.
헐레벌떡 달려온 경숙이 지하철입구에 세워진 성철의 개인택시를 발견하고는 옆으로 닥아갔다.
앞문을 두드리자 성철이 돌아보고 조수석의 문을 열어준다.
; 많이 기다리셨어요?;
; 아니 이쪽 손님이 있어서 금방 도착했어.;
; 일을 하다가 갈아 입고올 시간이 안되서…;
허름한 우유작업복을 입고 있는 자신이 민망했는지 경숙이 중얼거리자
; 아니 이뻐! 당신은 이 모습이 제일 이뻐!;
성철이 경숙의 뺨을 만지며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하자
; 정말? 그런데 점심 아직 못하셨죠?;
자랑스럽게 무릎위에 올려 놓았던 봉투를 들어 보인다.
;뭔데?;
; 나두 아직 점심 못먹었구, 당신하고 둘이 먹으려고
햄버거하구 콜라!’
; 어디가서 먹으려구?’
성철이 놀리듯 눈을 게슴츠레 뜨고 묻자
; 피이…몰라 몰라! 짖궂기는…
성철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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