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붉은 달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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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식은 요즘 영 기분이 좋지않다. 아내가 좀 수상하다. 생전 아내를 이렇게 의심의
눈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일이 끝나면 대부분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와 밀린 살림들을 하고
쉬는걸로 시간을 보내던 경숙이 얼마전부터 진즉 일이 끝났을터인데도 귀가가 이틀에 한번 꼴
로는 늦어진다. 자기말로는 수금이 되지않아 늦노라고 오히려 짜증을 부리지만 수금을 한두해
해본것도 아니질 않는가. 귀가를 하면 밥은 먹고 들어왔노라고 하며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는 곧장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이것 한가지만 이상한게 아니다. 골아떨어진 아내에게 닥아가
이불을 들추고 냄새를 맡아보면 집안에서는 누구도 피우지 않는 담배냄새가 희미하게 풍긴다.
아내가 담배를 배워 필리는 만무하고 배달로 사무실 같은 곳을 드나드니 그곳에서 옷에 배인것
인줄도 모른다고 자신을 설득해보지만 영 기분이 찜찜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의심이 가도록 만드는
부분은 그녀의 속옷이다. 평상시에 경숙은 속옷같은것에 크게 신경쓰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수수한 흰색이나 검정색의 아줌마팬티를 고무줄이 조금 늘어나더라도 개의치 않고 입고 다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팬티의 색깔이 변했다. 핑크색이나 보라색등 도발적인 색상의 팬티들이 수납장
을 차지했다. 팬티는 색상만이 바뀐게 아니었다. 앞부분이 망사로되어 털이 시커멓게 내비추는
모양이 있는가하면 남산만한 엉덩이가 양쪽으로 모두 들어나도록 가운데만 살짝 가리는 똥꼬팬티
까지 발견이 됐다.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 아내의 몸에 손을 대면 징그러운 송충이라도 붙은듯
매몰차게 뿌리친다. 아내는 일평생 가족만을 위하여 희생을 하며 살아온 여자이다. 이런 아내를
의심한다는 것은 천벌을 받을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의혹은 막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아내가 낮선 사내와 벌거벗고 뒹구는 상상을 하면 벌써 몇 년째 신호가 없는
좆이 뻣뻣하게 스는 것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광식은 요즈음 이래 저래 심기가 불편했다.
소심한 광식으로서는 아내의 뒤를 밟는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를 낸일이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새벽출근을 하는 아내가 집을 나서자 광식도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고 뒤를 따라 나섰다.
보급소에 도착한 아내가 물건을 받아 리어커에 정리를 하는 동안 건너편 골목에 숨어 지켜보면서
자신이 쓸데없는 의심을, 혹시 의부증 초기증상이 아닐까하는 자책까지 해가며 배달을 시작한 아내
의 뒤를 따랐다. 두어시간 아내가 구역을 도는 동안에도 그때까지는 아무일도 없었다. 아내가 힘든
코스라고 언제나 투덜거려 잘 알고있는 언덕밑에 리어커가 도착했을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왠 사내
놈하나가 아내에게로 닫아선다. 거리가 멀어 무슨 말을 하는지 소리는 잘들리지 않았지만 제법
친밀한 사이처럼 아내와 나란히 리어커를 끌며 더구나 사내는 아내의 엉덩이를 툭툭치기까지 한다.
광식은 아내의 저런 모습을 낮설어 보였다. 성격이 강하고 심지가 굳은 아내는 쉽게 외간남자에게
곁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고개위에 도착한 두사람은 잠시 땀을 식히는듯 하더니 이내 아내가 몇
개의 우유를 챙겨들고 골목안 배달을 위해 골목안으로 사라지고 리어커옆에서 서성이던 사내는
아내가 사라진 골목안으로 따라 들어가 버린다. 혹시 저 골목안에 사는 남자인가라는 의구심도
있지만 광식은 예감이 불길했다. 광식은 잠시 망설였다. 자신이 저 골목으로 들어서다 잘못하면
되돌아나오는 아내와 정면으로 부딪칠수도 있을터이다. 그러나 그런 걱정보다 아직도 골목에서
나오지 않고있는 아내와 사내에대한 의혹이 더욱 불같이 타올랐다. 광식은 재빨리 언덕을 뛰어
올라갔다. 아내의 리어커옆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려다 우뚝 멈춰 섰다. 아내와 사내가 골목
안쪽에 있었다. 사내는 환한 가로등에 등을 대고 기대어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런데
사내의 츄리닝 바지가 무릎아래까지 흘러내려와 하체를 모두 들어내 놓고 있었다. 아내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사내의 부랄을 두손으로 소중히 받쳐들고 좆을 입에 물고 고개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기분이 좋은듯 사내는 눈을 지긋이 감고 담배연기를 허공으로 내뿜는다. 밝은 가로등아래
들어난 사내는 이제 사십대 초반이나 되었을까 젊은 얼굴이다. 시간이 정지된듯 싶었다..광식은
얼음이 되어 잠시 그 광경을 넋놓고 바라만 보았다. 젊은 시절에도 어쩌다 자신이 요구를 하면 질색
을 하던 아내였다. 그런 아내가 성적으로 담백한 성격이어서 그렇겠거니 좋게 해석을 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아내는 외간 사내의 좆을 그것도 자기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사내의 좆을 게걸스럽게
쩝쩝 소리까지 내며 빠는 저 모습은 대체 무엇때문일까. 갑자기 광식은 자신의 하복부에 신호가
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화가 났다. 그런 자신에게, 믿었던 아내에게. 아내를 저렇게 만든 낮설은
젊은 놈에게 화가 났다.
; 이..잌.. 이 개 같은 것들아!;
갑작스런 광식의 고함에 경숙은 당황한듯 입에서 성철의 좆을 빼고는 고개를 돌려 광식을 쳐다봤다.
이글이글 분노로 불타는 광식의 눈과 마주치자 차마 바로 보지를 못하고 눈을 돌린다. 눈이 뒤집혀
경숙에게로 달려드는 광식을 어느결에 바지를 추켜입은 성철이 앞을 막았다.
; 아이고 뉘신가 했더니 형님이시구만!;
;형님? 이 개 같은 새끼야! 내가 어째 네 형님이냐?
길거리에서 개 같은 짓을 하는 너희가 사람이냐?;
유들유들한 성철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광식이 소리를 지르자 성철이 광식의 손을 가볍게 꺽어
풀고는 오히려 광식의 멱살을 잡아 대롱대롱 들어올리며
;이 늙은 새끼가 미쳤나? 뭘 봤다구 지랄이야 이새끼가!
난 고생하는 늙은 네 마누라 리어커 끌어 준 죄밖엔 없어
이새끼야! 이 새끼 의처증이라구 하더니 아주 중증이네..;
광식은 기가 막혔다. 우악스런 성철의 손아귀에 잡혀 대롱거리면서도 경숙을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
; 야 이 개 같은 년아..네가 말좀 해봐! 방금 전 이 새끼하고
여기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아가리가 있으면 말좀 해보라니까?;
네 그 주둥아리로 이 새끼 좆을 빨고 있었잖아!;
;어머머 이이가 미쳤나봐! 못하는 소리가 없네. 마누라가 혀
빠지게 벌어다 주면 집에 구구로 자빠져 있을게지 왜 여편네
일하는데까지 쫒아나와 패악이야, 패악이?;
아내마저 사내놈 장단에 맞춰 자신을 몰아붙이자 광식은 기함이 들어 입을 딱 벌어지는 순간
; 이런 새낀 좀 맞아야 해!;
얼굴위로 아찔한 충격과 함께 광식은 땅위로 뒹굴렀다. 성철의 폭행은 그것으로 끝치지 않았다.
땅우에 뒹구르는 광식을 향해 집요하게 발길질을 해댔다. 광식은 이러다간 맞아 죽을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휩쌓였다. 죽이고 싶도록 밉지만 이럴 때 아내가 나서 말려주었으면 하는 바램까지 들었다.
그러나 경숙은 꼼짝않고 서서 냉정한 눈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광식은 천천히 의식을 잃어갔다.
전신이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광식이 눈을 떴다. 얼굴도 퉁퉁 부었는지 눈을
떠도 시야가 뿌옇다.
;으으윽;
어디가 어떻게 되었는지 가름할수도 없을 만큼 온몸이 성한곳 없이 부서진 것 같다.
;애들 한테는 뺑소니사고를 당했다고 말해두었으니까 그런줄
알아요. 남사스럽게 주절거리지 말구.;
아내의 목소리다. 광식은 다시 분기가 치밀어 벌떡 일어서려고 했지만 몸에 힘을 주자
뼈마디란 뼈마디는 모두 아우성을 치며 통증이 퍼진다.
;여기가 어디야?;
;어디긴 어디야 집이지. 병원에선 응급처치만 해주고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고 안정이 제일 좋은 치료방법이니
퇴원하라고 합디다. 또 병원에서 당신 간병할 사람도 없구;
광식은 이가 갈렸다. 보나마나 년놈이 작당을 해서 치료가 더 필요한 자신을 응급조치만
시켜선 짐짝처럼 집으로 끌러다 던졌을것이다.
; 내 이새끼를 폭행으로 고소를 해서 콩밥을 먹일 테다!;
광식이 이를 갈며 소리를 지르자
; 맘대로 하구려, 당신 그 사람 고소하면 나는 당장 짐꾸려
이 놈에 집구석 나갈거야! 어디 고소하고 잘 살아보구려;
표독스러운 바람을 일으키며 경숙이 방을 나가 버린다. 광식은 자신의 신세에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 몇밤낮이 바뀌었는지 가무륵한 의식속에 깼다 잠들었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만 느꼈다.
; 어이구 형님! 정신이 좀 드슈? 누님 형님이 깨셨나 보네.;
;그러게요.;
남녀의 목소리에 광식은 정신이 돌아왔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내놈의 능글맞은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다. 사내의 어깨너머에서 자신을 들여다 보고 있는 아내의 얼굴도 보인다.
;네 놈이 어떻게?;
광식은 사내의 모습을 보자 분노보다는 무자비하게 자신을 폭행한 사내에 대한 공포감이 먼저
밀려와 목소리가 떨렸다.
;박사장님이 당신 병문안 오거 아니유. 치료비도 걱정말아요.
이 양반이 모두 부담한다고 하니,,,;
성철의 어깨너머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사내는 비웃는듯한 얼굴을 광식의 얼굴위에 더욱
바짝 갖다대고
;아무튼 미안하게 돼었시다. 허지만 형님 운좋은줄 아슈? 내가 옛날
성질같았으면 내게 그런 억울한 소리하고 형님 살아남지 못했을거요.
그냥 때려 죽였지. 그러니까 고소다 뭐다 주접떨지 말고 가만히
몸조리나 잘 하슈! 알았지요?;
일부러 그러는거지 광식의 부러진 갈비뼈를 여기저기 손가락으로 찌르며 성철은 험상맞게 눈꼬리를
찌푸리고 광식을 째렸다. 이 놈이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라는 생각에 전신에 소름이 돋으며
공포심이 몰려와 자신도 모르게 고개을 주억거리며
;알겠네.. 잘알겠네 걱정말게…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성철이 만족한 표정으로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경숙을 돌아다보며
;이제 걱정마세요 누님! 우리 형님이 제법 말귀가 밝네요.
자 이제 갑니다. 또 오겠요, 몸조리 잘하시구!;
성철이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배웅을 하는양 경숙도 따라 일어났다. 방문이 닫히며 두남녀
의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저쪽방이 애들 방이지? 지금 아무도 없지?;;
; 퇴근하려면 아직 멀었어요. 어쩌려구요?;
;어쩌려구는 무슨 어쩌려구. 이번일루 며칠 못 만저본 우리
경숙이 보지나 한번 만지고 갈려고 그러지! 누님도 좋치? 후후.,;
;아이구 당신 정말 못말려! 이 상황에 그러구싶어? 그리고 세상에
누가 누나보지를 만진대? 호호호..;
광식은 방문밖에서 노골적으로 서로 희롱을 하는 년놈들의 대화소리를 들으며 분노가 지나쳐 허탈
해져 갔다. 자신의 아내가 저렇게 변하리라곤 상상도 못해봤다. 아무리 젊은 사내에게 미쳐도 저렇게
미칠수는 없는것이다. 두 남녀가 건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자 광식은 움직이는대로
숨이 턱턱 막히는 부러진 갈비뼈를 방바닥에 질질 끌며 이불속을 빠져 나왔다. 방문 앞까지 기어온
광식은 방문을 소리나지 않게 빼꼼이 열었다. 건너방의 방문은 굳게 닫혀 있지만 채 세걸음도 되지
않는 맞은편 방에 소리들은 바로 옆처럼 잘 들렸다.
정적속에 찌육찌육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곧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후르룩 쭉쭉 무언가를 빠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아 여보 흐흥 여보!;
놈이 아내의 유방이라도 빠는지 아내의 억누른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하욱! 여보 오늘 거긴 안돼요!;
; 왜?;
;하잉! 나 달거리한단 말예요.;
; 달거리?;
; 생리한다구요, 세상에나 끊어진지 삼년이나 지났는데 이번에
다시 하기 시작했어요, 신기하죠?
;와! 우리 경숙이 회춘했네?;
; 다 당신덕분이예요. 나 당신만나구부터 사는게 이런거구나 알았
다구요. 고마워요 여보! 대신 오늘은 당신꺼 내가 맛있게 빨아줄게요,;
그리고 곧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는 소리와는 좀다른 소리가 들려온다. 아내가 놈의 좆을 빨아대고
있는 모양이었다. 딸아이의 침대위에 벌렁 자빠진 놈의 사타구니사이에 얼굴을 묻고선 하늘을 향해
뻗쳐있는 놈의 좆을 입에 가득 물고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을 아내를 상상하자 광식은 온 몸이
쑤시는 와중에도 자신의 사타구니에서 불끈 솟아오르는 물건이 참담했다.
;여보 정하고 싶으면 뒤에다 해요!;
;그럴까.;
광식은 귀를 쫑긋했다. 그러나 무슨 얘기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뒤에다 뭘 하라는 소린지
광식으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말이었다.
;자 들어간다!;
; 아,아아,,아아아윽,,,,아퍼 여보 아퍼 살살요,,
;어우 경숙이 네 똥꼬는 언제 먹어두 쫄깃해 어우!;
;맛있어요 여보? 조금더 깊게 넣어두 괜찮아요! 이잌잌 아응.,,;
광식은 이제야 저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지 알수가 있었다.
;철석,,,, 철얼석…철석!;
성철의 사타구니와 아내의 엉덩이가 부딪치며 내는 마찰음이 파도치듯 들린다. 아내는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사내에게 제 똥꼬까지 내주고 있었던 것이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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