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거울에 또 한 사람이 비쳐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람은 벌거벗은 만수였습니다. 그러나 그건 착시현상이었습니다. 내가 만수에게 너무 몰입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착시현상을 실제 상황으로 여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야, 음란의 불구덩이에 깊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종의 자기 학대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다시 거울을 쳐다봤습니다. 40대 초반의 나이답게 허리통은 다소 굵었으나, 그 아래로 워낙 펑퍼짐하게 불거진 엉덩이로 하여 여성 특유의 굴곡은 이루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