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겨울이야기18-23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33회 작성일 17-02-12 11:26

본문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18화 09/11 16:14 261 lin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18화 어긋나는 기분.
=====================================================================

현화의 집.. 문은 닫혀있었고 종범의 신발은 짝을 찾지못한채 바닥에 구르
고 있었다.검은종범의 가방이 차가운 바닥에서 가쁘게 뛰는 심장의 박동소
리를 듣는듯 고요를 지키고있었다.종범은 현화를 안고있었다.두근거리는
가슴을 느끼며 현화를 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현화도 아무말없이
종범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현화는 몸을
종범에게서 떨어트린후 종범을 올려보았다.둘의 시선이 잠시동안 마주치고
서로를 다시 안은채 키스를 나누었다.

-La Cafetiere-

레스토랑의 문앞에서 철규는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뒤에있는 친구들에게로
걸어갔다.
`이상하군...이 시간이면 하영이 집에 있을텐데.....'

"뭐해? 어디에 전화하고오는거야?!"
"아..잠깐..."

친구의 물음에 철규는 얼머부리며 자리에 앉았다.

"아..알았다! 그녀에게?"

여자친구 하나가 웃으며 이렇게 소리치자 옆에있던 장발의 친구가 철규의
허리를 팔꿈치로 툭툭 찔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뭐어?~ 너한테 애인도 다있어?"
"뭐야? 그런 말투는!!"
"아...아..미안.."

친구는 철규가 돌아보자 당황한듯 미소를 지었다.

"어떤 사람이야? 그녀는..?"
"틀렸어..지금은 그냥 친구에게 잠깐 전화를 건것뿐이야..용무가 있어서"
"정말이야?"
"그래....그만둬.."

안경을 쓴 단발의 여자친구가 꼬치꼬치 캐묻자 철규는 손을 내저으며 담
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이번에는 제법 예쁘게 생긴 여자가 손가락 사이
에 낀 담배를 흔들어보이며 궁금한듯 물었다.

"정말...애인 없는거야?"
"그래..유감이지만 말이야..."

그러자 아까의 그 장발친구가 또다시 장난스럽게 소리쳤다.

"뭐야?! 역시 없는거였어?! 싱겁기는..."
"야..."

철규가 다시 그를 쳐다보자 친구는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그렇니? 의외인데?"
"그래...?"
"인기는 많잖아..철규는.."
"정말이야? 누구에게? 누구에게?"
"글쎄..."

여자들은 고개를 잠시 다른곳으로 돌렸다.철규는 잠시 두 여자를 살펴보
다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앗! 어쩌면 미애일지도 모르겠는데?"
"뭐어? 웃기지마.."

아까의 그 예쁜 여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담배꽁초를 재털이에 던져넣었다.

"미안..하지만 철규는 내 타잎이 아니야!"
"너무 가벼워!"

두 여자의 말 덕분에 철규는 또다시 장발 친구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볼수
있었다.

"히히힛... 내 수준과 비슷하잖아.."
"야...!"
"켁..."

철규는 주먹으로 친구의 머리를 쥐어박고는 다시 두여자친구를 바라보
았다.

"그래? 내가 그렇게 가벼워?"
"물론...그렇게 가벼운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는 않잖아?"
"맞아...무거운건 병철이가 더..."
"....나?"

혼자 말없이 술잔을 기울이던 병철에게 두 여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장발
의 친구는 화난듯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바보들아! 병철이의 경우는 무거운게 아니라 어두운거야!!"
"......."

그 말에도 병철은 별 말없이 다시 컵잔을 입에가져갔다.미애는 잠시 철규
와 병철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한마디 건냈다.

"확실히 두사람 고교동창이라고 했지? 그렇게 성격이 다른데 어떻게 서로
마음이 잘 맞지?"
"글쎄...어딘지 모르게...병철 이녀석은 고등학교때부터 이런 느낌이였
다구..."
"이봐..너야 말로 옛날에는 조금 진지한 구석이 있었잖아.."
"그런데..지금은 안그래?"

병철을 흘끔 쳐다보는 철규에게 두여자가 입을 맞추며 밝게 소리쳤다.

"맞췄습니다!!!!!!!!!!!!"
"윽..."
"헷..너무 심했나?"
"뭐...괜찮아 보기에도 그래보여.."

두여자친구는 서로를 보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자 장발친구녀석이 다시
얼굴을 내밀며 소리쳤다.

"야! 너희들끼리만 재미있게 놀지말고 나도 끼워줘!!"
"으아..정말 시끄럽군.이녀석!"
"술버릇 안좋은데? 너?"
"에이..모르겠다..그런데로..살지.."
"와~~~"

오랫동안의 이야기들이 끝나고 져녁이 깊어지자 서로 헤어질때가 되었다.
미애는 백을 둘러메고 작별인사를 하며 뒤돌아섰다.

"자..그럼 여기서 헤어지자..안녕.."
"아..미애. 바래다 줄까?"
"아냐..괜찮아..철규는 좀 위험한걸..."
"그럼...위험한지 어떤지는....."
".....?"
"다음에... 데이트 해보면서.... 시험해 보지 않겠어?"
"음..?! 글쎄...생각해 볼께.."
"....그래.."
"응.. 안녕~"

미애가 손을 흔들며 사라지자 철규는 오랫동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병철은 이런 철규를 묵묵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철규!"
"응?"

지하철 열차안에서 병철은 철규를 흘끔 흘끔 쳐다보았다.

"왜그래?"
"잘...되어가지 않니? 하영이와..."
"...무슨소리야?"
"아까..얘기했잖아! 친구인데 전화하니까 없더라구.."
"아...뭐 특별히 모두에게 얘기할 필요는 없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도대체...왜그래?"

철규의 질문에 병철은 잠시 서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역앞에서...미애에게 그런식으로 말해서 혹시나..하고 생각했어..."
"...하핫..여전히 순진하기는.."
"뭐가?"
"그건..일종의 사교술 같은 거야.. 미애도 반쯤은 농담이었는걸..뭐.."
"그럼 나머지 반은 진심이었어?"
"글쎄....그렇게 되어도 특별히 나쁘지는 않겠지..."

병철은 그말을 듣자마자 철규앞 가까이에 얼굴을 내밀어보이며 눈살을 찌
푸렸다.

"야~~~!!!!!!"
"아...농담..농담이야! 난 농담도 못해?"
"정말 모르겠어! 하영이에게 들켜도..."
"바보! 들킬일도 무슨일도 아직 아무것도 없었어!"
"그럼 이제부터 뭔가 할거야?"
"너..지금......"
"정말 너란 녀석은 모르겠어..그렇게 좋은애가 있는데...나타나면 다른 여
자에게 눈도 한번 안돌릴텐대... 그 애가 서울대를 목표로 했던것도....
일부러 서울의 학원으로 왔던것도 모두 너 때문이잖아? 그런데 너는..그
런 하영이에게 너무 심하잖아.."
"........"

`그건...나도 알고있어...'
철규는 잠시 아무말없이 반대편 창가에 비춰오는 어둠의 빛들을 바라보았
다.
`그건...나쁘지 않지만..하영이 그런것은 좋지만...무언가..무거워...
나는 조금더 편하게...'

철규는 병철과 헤어져 하영의 집으로 향했다.그녀의 집앞에 우두커니
서서 머뭇거리다가 문에 노크를 했다.

"똑..똑.."
"아..네.."
"나야..철규.."
"철규..?"
"안녕~"

다소 놀라하는 하영에게 철규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보였다.

"왠일이야? 이런시간에..? 특별히..."
"힛.. 왠지 얼굴이 보고 싶어서...!!!"

철규는 이러면서 하영을 와락 껴앉았다.

"잠..잠깐....술 마셨군?"
"크윽...싫어?"
"싫어! 술냄새.."
"싫어? 크윽..크윽..크윽..싫어? 술냄새 싫어?!"
"싫단말이야!!"

하영은 장난스럽게 술냄새를 뿜어대는 철규에게서 떨어져 냉수를 잔에
담아 건내주었다.

"아..고마워.."

철규는 냉수를 마시면서 흘끔 공부책들이 널려있는 탁자를 보았다.

"공부하고 있었어..?"
"아니..조금 쉬고 있었어.. 아참! 조금 모르는 부분이 있어..여기!"
"어디....? 그래..이건...음.. 엣..안되겠어! 모르겠다!"

하영이 내민 노트를 귀찮다는듯 내던지고는 철규는 다시 방바닥에 드러
누웠다.

"아함...."
"안돼..철규! 여기서 잠들면 싫어!"
"재워주라!"
"안돼!"
"왜...?"
"왜라니? 빨리 일어나 철규...!"

철규는 슬적 뒤돌아보더니 하영의 손을 잡아끌었다.

"싫어..."
"괜찮지?!"
"안돼 철규! 그만 두라니까.. 제발... 그만둬!! 제발!!"

하영이 미친듯 소리치자 철규는 눈을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적당히좀 해! 하영!!"
"...........!!"
"너...어쩔거야? 나는 너에게 어떤 의미지?"
".......그..그건.."
"왜..?! 왜?! 이런 식으로 참지 않으면 안되는 거지?! 왜? 너의 제멋대로
인 말만을 들어야 하는거지?!!!"

철규의 말에 하영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눈이 흐릿해짐을 느꼈다.그리
고는 돌아누워 훌쩍였다.

"....이젠..."

철규는 외투를 집어들고 문을 열었다.하영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를 불렀다.

"철규!!"
"......나도...어떻게 될지 몰라...다른 여자를 안아도 모른다..."
"....!!"

철규가 문을 세차게 닫고 나가자 하영은 멍하니 서있다가 고개를 숙였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억제치 못한채....

`하영...이제는 어떻게든 해주렴....어떻게든..'

철규는 밤거리를 걸으며 별을 바라보았다.모든게 이렇게 엉망인 저녁...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작자: 우와..여기 되게 힘드네..특히 이거..키스신..앞으로 더 심한거
막 나오는데 어쩌남..음....여태 한 1/4 썼나? 긁적..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19화 09/13 14:32 284 lin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19화 그러니까.. 한마디로 어느쪽 ??
=====================================================================

"때앵...때앵...때앵..."

교차하는 나무틀앞을 빠르게 지나치는 열차...

"빠아아아앙...철컹...철컹...철컹...철컹......"
"......"

종범은 가만히 멈춰서서 방금전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현화를 안았었다.
그리고 키스도 나누었었다....

"부우우웅..."

옆에 서있던 차는 차단이 풀리자마자 급하게 연기를 내뿜으며 멀리로 사라
졌다.종범은 자신이 어디를 가고있는지도 모른채 걸으며 현화를 생각했다.
그녀의 말들..

-내가..싫어?-
-왠지 오늘 내가 좀 이상하지..?-
-내가..싫어졌으면 어쩌지?-

종범은 육교위에서 서로 교차하는 자동차들의 불빛을 바라보며 작게 숨을
내쉬었다.
`아...어떻게...할까..? 나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성격인가...? 하지
만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꼬르르륵.."
"...윽.."

종범은 뱃속에서 일어나는 3차대전소리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며 육교를 내
려가 근처 분식점으로 들어갔다.

"어서옵쇼!!!!"

주방장겸 바텐더(?)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얼 드시겠어요??! 손님?!"
"..아..라면..하나.."
"아예!! 알겠습니다!!!"

주방장은 이렇게 소리치며 냄비를 꺼내 가스렌지에 올려놓고 물을 부었다.
능숙한 솜씨....
`.....정말.....현화는...'

종범은 현화의 입술과 부드러운 살결을 생각하며 냉수가 담긴 컵잔을 입가
에 가져갔다.

"자!! 라면 하나 여기있습니다!!"
"에..?"

어느사이엔지 주방장은 라면을 종범 앞에 내려놓고 활기차게 소리쳤다.
`하영이는..라면을 좋아해서 매일 맛있게 먹었는데..그녀석은..현화는..
매일 술만 마시니...'

종범은 라면을 먹으면서 현화를 생각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작은 웃음소리
를 내며 미소지었다.그때 주방장의 목소리..

"손님! 손님은 조금 더 웃는 낯으로 먹어주시지 않겠습니까?!"
"푸욱..."

종범은 깜짝 놀라 먹던 라면을 뱉어내고는 주방장을 올려보았다.주방장은
안경을 코에 걸치고 아주 이상한 눈초리로 종범을 쳐다보고 있엇다.

"다른..손님이 보면 왠지 음식이 맛없이 보일것 아니예요?"
"아...네...죄송합니다..."

종범은 주방장에게 사과를 하고는 고개를 숙여 라면을 꾸역 꾸역(?)먹기
시작했다.그런데도 주방장은 여전히 종범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고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만 있었다.종범은 갑자기 속이 개운치 않았다.
`뭐야? 이녀석은....?'

"......어?"

한참 종범을 바라보던 주방장은 이상하다는듯 한마디 던졌다.

"어이?! 종범! 아직도 나를 몰라보는거야?!"
"에???"
"나야! 나! 고3때 같은반이었잖아!!"
"어?!...너...영덕?!!"
"그래!! 전혀 몰랐어?"
"응...근데 여기서.....?"
"아르바이트야!!"

영덕은 이렇게 활기차게 대답하고는 막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 활기
차게 소리쳤다.

"어서오십시오!! 뭘드시겠습니까?!"

또다시 손님 하나가 더 들어왔다.

"어서오십시오!! 뭘드시겠습니까?"

갑자기 손님이 밀려들기 시작하자 영덕은 종범에게 윙크를 하며 손을 흔들
어 보였다.

"나...30분 정도하면 끝나니까 기다려!"
"아...그래..."
"자..손님..뭘 드릴까요? 안되는거 빼고 다있습니다!"
"......"

종범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영덕을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다.
영업이 끝나고 영덕은 가계문을 닫은후 종범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정말..놀랬어..."
"이봐! 종범... 놀란쪽은 나라구..나! 어두운 표정의 손님이 들어왔구나..
하고 보니까 너잖아?"
"내가..어두웠나?"
"헷..첫눈에 알아볼수 있어! 그 어두운 표정 전혀 안변했는걸?"

영덕의 장난스런 말투에 종범은 자신은 별로 그렇지 않다는듯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런 영덕이..너는 상당히 변했군?"
"내가 변했다고? 음.... 아! 여기가 우리집이다!"
"어? 옛날엔 대방동쪽....?"
"아..응 전근이야! 전근!! 아버지가 속초로 전근가셔서 나만 서울에..혼자
남아..이렇게..."

영덕은 이러면서 문의 자물쇠를 따고 안으로 들어섰다.방안은 거의 거지소
굴과도 같을정도(?)로 지저분했다.여기저기 널려진 깡통들부터 시작해서
버리지 않고 쌓아둔 쓰레기 더미만 두뭉치..

"종범! 두리번 거리지 말고 아무데나 적당히 앉아!"
"아..그래...정말 더럽다.."
"그래? 헤헤..남자 혼자인데 별수있냐? 음...맥주할래?"
"그래...."

영덕은 냉장고에서 맥주캔을 꺼내 종범에게 건내주며 컵잔처럼 캔을 위로
들어보였다.

"자...오랫만의 재회를 축하하며..건배!!"
"그래! 건배... "
"...아참....종범 너는 지금 뭐하고 있니? 아..대학생인가?"
"아...아니..."
"그럼..?"

영덕은 담배를 물고 궁금한듯 종범을 쳐다보았다.종범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재수..."
"윽......"

영덕은 잠시 당황하다가 다시 히쭉 웃으며 활기차게 말했다.

"아..그래? 재수생이구나?"
"응..너는?"
"나? 나는...연극!"
"연극...?"
"응...나는 극단에 들어갔어...뭐 작은 곳이지만... 다음달에 대학로 소극
장에서 첫 공연이 있어... 괜찮으면 보러와!"

영덕이 이런말을 하며 팜플렛을 건내주자 잠시 팜플렛을 흩어보던 종범은
영덕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활기차게 소리쳤다.

"정말? 정말이네..? 여기 이름이 나와있군...?!"
"뭐...일단은 단역이지만...."
"웅..그래? 굉장한데?!"
"그렇지만도 않아..뭐...훗.."
"아..그러고 보니 넌 연극을 좋아했었지? 고3때 축제때에도..."
"임마! 너도 잘했잖아...연극은...아! 여기 앨범에 나와있다..!"

앨범을 뒤적이던 영덕은 축제때 함께 찍은 사진을 종범앞에 내밀었다.

"와~ 젊은데?"
"뭐야? 아직 일년도 안됐는데..."
"창피해...그래 정말 옛날일 같아...."

종범은 앨범을 흐뭇한 표정으로 살펴보다가 문득 윤정의 모습이 비춰오자
굳은듯 멈춰섰다.

"아참..최윤정 잘 지내고 있니?"

영덕의 물음에 잠시 종범은 놀란 표정으로 그에게 되질문했다.

"응? 뭐..뭐가?"
"최윤정! 네 마누라 말이야!"
"아..응..그게..아...저..헤어졌어.."
".....그래..?"

영덕은 피고있던 담배꽁초를 재털이에 던져넣은후에 종범에게 다가섰다.

"지금은...?"
"지금...이라니?"
"지금 말이야..지금..."
"........."

종범이 아무말없이 영덕의 눈길을 피하자 영덕은 히쭉 웃으며 말했다.

"너는 어떤생각을 하는지 금방 얼굴에 나타나거든? 그래..지금은 어떤데?"
"....."

종범은 잠시 망설이다가 하영과 현화의 이야기를 영덕에게 들려주었다.영
덕은 종범의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응...과연...."
"........"
"너..뭘 고민하는거지?"
"응...?"
"좋지 않아..?"
"뭐가?"
"그러니까 말이야...그 하영이라는 애한테 채인거아냐?"
"채였다면 채인거지...애인이 있으니까..."
"그걸 사람들은 채였다고 하는거야! 그리고 네 이야기만을 듣고 판단하면
그 현화는 너를 좋아하는것 같다 이거지?"
"아..아마 그럴거야.."
"그래..?"

영덕은 잠시 천정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다가 종범에게 다시 말을 건냈다.

"그럼 현화쪽으로 가는게 어때?"
"음..?"
"싫지는 않지?"
"응..그거야.....그게.."
"이봐! 종범! 확실하지 안잖아?"
"......."
"너...? 말하자면 너는 어느쪽과.....?"
"너......!!!"

영덕이 궁금한듯 질문하자 종범은 상당히 당황해했다.

"너...말이야 하영쪽이야?"
"......;"
"아니면 현화쪽이야?"
"......;"
"뭐야? 그 침묵은...."
"아..아니..."

종범의 붉어진 얼굴을 보던 영덕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종범의 멱
살을 잡아쥐며 소리쳤다.

"너!!! 설마..이미 해버린건 아닐테지?!!!"
"아...안했어....키스뿐이었다구..."
".....에?"

영덕은 잠시 멍하니 종범을 쳐다보다가 다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런 멍텅구리! 할일은 했군 그래!!"
"그런 분위기가 되어서..."
"그래? 언젠데? 그게?"
"조금전...."
"뭐?! 돌아가라! 돌아가! 이 바보야!!"

영덕은 한심스럽다는듯 빈 맥주캔을 종범에게 던졌다.그리고는 다시 맥주
캔을 꺼내들었다.

"그래도...좋았지?"
"뭐가?"
"좋아했겠지? 현화도 좋아했겠지? 그러니까..키스까지 했겠지만..좋았겠
네?"
"그..그런가?"
"뭐야?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거야?! 바보같이!!"
"....."

영덕은 다시 담배만을 뻑뻑 피워대며 담배연기를 바라보다가 장난스런 표
정으로 종범을 쳐다보았다.

"너..종범! 그딴짓만 하고 있으면 또 삼수다..킬킬.."
"....윽....흐구.. 난 이만 가볼께.."
"아...그래? 그럼 또 놀러와라?! 나쁜 이야기만 기대하고 있을께!!"
"시끄러웠!!!"

종범은 영덕의 집을 나와 영덕의 말을 생각하며 현화의 모습을 그렸다.

-싫지는 않았지? 좋았지?-

종범은 잠시 옆 공중전화박스앞에 멈춰서서 전화번호메모지를 꺼내들었
다.전화메모에는 현화와 하영의 전화번호가 나란히 적혀있었다.종범은
현화와 하영의 전화번호를 번갈아보며 망설이다가 이내 수화기를 들고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여보세요.....-
"나...야...."
-아? 종범이...?-
"응...."

전화를 걸면서도 종범은 어두운 얼굴을 펴지않았다.무엇때문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20화 09/15 21:15 263 lin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20화 슬슬 정하지 않으면 안돼! 지망 학교
=====================================================================

"음...지금 성적대로라면 인상대와 아수대 수준인데... 글쎄 그렇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예상이니까..."

컴퓨터에 나온 종범의 성적 도표를 보던 선생은 볼펜으로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기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음..이제부터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바뀔수 있으니..지금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군....."
"네....그렇군요..."

종범은 별로 큰 반응없이 머리를 긁적이며 학원 상담실을 나왔다.
`인상대와 아수대..그것도 커트라인에서 간당 간당이라....그때하고 똑
같군...'

종범은 1년전 담임선생과 상담할때가 기억났다.

-지금 수준으로는 인상대와 아수대 수준이로구나..-

"윽..."

종범은 잠시 벽에기대며 고개를 푹 숙여 한숨을 내쉬었다.
`그..그렇다면 작년하고 똑같은 결과가 나온단 말인가...? 삼수...'

"에비!!!종범군!!!"
"윽.."

갑자기 대장이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뭐야?"
"기운이 없어 보이네?"
"그냥..그래.."
"그럴때는 영화지! 영화!! 좋은게 있어!!"
"싫어! 그런게 아니라구..정말..."

종범이 신경질을 내며 뒤돌아서 복도끝으로 사라지자 대장은 고개를 갸웃
거리며 그가 사라진쪽을 바라보았다.

"왜 화가 나있는거지?"

종범은 학원 자습실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하지만 모든 자습실마다 학생
들로 가득차서 종범이 공부할 자리를 얻을수 없었다.
`모두...열심이군..'

종범은 하나같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뒤로한채 한숨을
내쉬며 뒤돌아섰다.
`그...그만두자.. 오랫만에 공부좀 하려고 했더니...'

"에비!!! 종범!!!"
"윽..."

아까 대장처럼 갑자기 현화가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뭐..뭐야?"
"왠일이야? 기운이 없어 보이네?"
"..별로 기운 없는건 언제나...같잖아.."
"음...? 앗!! 알았다!! 그럴때는 뭔가 먹어야 돼! 식당에 가자 식당!!"

현화는 집개손가락을 흔들어보이며 발걸음을 식당으로 옮겼다.
`누구하고 같은 말을 하고 있군?'

"자..어서! 그럴땐 뭔가 먹어야 한다구!!!"

`역시 같은 말이야...'
현화와 종범은 식당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식당에서도 아이들은 책을
보며 열심히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한손엔 숟가락을 한손엔 책을...
현화는 까닥 까닥 숟가락을 입에물고 아이들을 둘러보았다.

"모두들... 모두들 눈빛을 빛내며 열심히 하네? 식당에 와서까지 할 필요
는 없는데...자습실이......응?"

현화는 막 종범을 돌아보다가 다른 아이들처럼 열심히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종범을 보고 잠시 당황해했다.

"왜? 현화?"
"아..아니야.."

현화는 종범이 돌아보자 다시 숟가락을 입에물고 고개를 휙 돌렸다.

"으음..JHD대...(중암대,한영대,동건대)네...괜찮지 않아?"
"응?"
"들어갈수만 있다면...어디라도 좋지?"
"그야 물론.."

현화의 물음에 종범은 잠시 숟가락을 손으로 휘휘 돌리다가 뭔가 쑥스러운
듯 말을 꺼냈다.

"사실..작년에...시험 쳤었어...JHD대..."
"에??? 그..그래서 결과는?"
"너참 이상한 성격이다!! 붙었으면 내가 여기있니?"
"그..치만 이제 슬슬 대학을 정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응..?"
"그게 정해지지 않으면 아까 말했던 그 대학에 또 시험을 치루는 수 밖에
없어..."
"응...."
"그렇게 정하지 못하면 또 떨어져서 삼수하게 돼! 삼수!"
"뭐야? 현화 뭐가 그렇게 즐거운거야?"
"히힛..삼수.."

현화는 식사하는 동안 내내 종범을 약올렸다.
식사가 끝나고 종범과 현화는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역시 식후에는 신선한
공기..(?)...

"저..현화.."

종범이 나즈막히 부르는 소리에 현화는 흘끔 뒤를 돌아보았다.

"응??"
"지금부터라면 무리일까?"
"뭐가?"
"고려대.."
"누가?"
"흐...내가..."

종범이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 순간 현화는 벽에 손을 짚고 키득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농담이야! 농담! 현화.."
"킬킬킬...킬킬....킬킬킬..."
"......씨이...."

종범은 현화가 계속 웃자 씩씩 화를 내며 뒤돌아섰다.

"잠깐! 잠깐 기다려 종범! 웃어서 미안해.. 내가 나빴어!! 히힛.."
"너...진심으로 사과하는거 아니지?"
"진심이야..진심...그건 그렇고 정말이야?"
"뭐가?"
"고려대..."
"농담이야! 붙을리가 없잖아?"
"모르는거잖아? 그건..붙을지도 모르잖아.."

현화의 진지한 말투에 종범은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진지한 얼굴 하지마! 괜히 그러고 싶어진단 말이야!"
"그럴 기분이 되면?"
"하..하지만.. 고려대잖아? 연고대하는 걸로 유명한...체육대회라던지 법
대라던지..."

종범의 말에 현화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그럼.. 역시 농담인거야?"
"아..?"
"뭐야? 도대체!!"

현화가 신경질을 내며 몇발작 앞서나가자 종범은 뚝 멈춰서서 앞질러 가
는 현화의 뒷모습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뭐..뭐야? 왜 화를 내는거지?'

"하하하하....호호호호.."

종범은 갑자기 옆 풀밭에서 들려오는 남여 목소리에 눈길을 돌렸다.여자의
무릎에 머리를 올려놓고 즐겁게 장난치는 남자의 모습.. 두 남여의 모습에
종범은 잠시 붉어진 얼굴로 그자리에 서있었다.

"뭘 보고 있어?! 바람둥이 같으니라구!!!"
"왁!!...왜..?!?!"

갑자기 현화가 얼굴을 불쑥 내밀며 귀에다대고 소리치자 종범은 깜짝 놀라
어쩔줄 몰라했다.현화는 흘끔 무릎베게를 하고있는 남여를 보더니 씨익 웃
었다.

"아... 그게 그렇게 부러워서 보고있던거야?"
"아..아니야...괜찮아..무릎베게 정도는..."
"음..그래? 어때?"

뒤돌아서려던 종범은 현화의 말에 깜짝 놀라 현화를 돌아보았다.현화는
치마를 잔뜩 위로 치켜들고 늘씬한 각선미를 종범에게 보여주었다.

"윽..."

종범은 당황스런 얼굴로 현화의 다리를 보다가 문득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현화는 아주 장난스럽게 종범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싫어!!"
"싫어?"
"그런일은 안해!!"
"그래?? 그럼 관두지 뭐.."

`당했다..'
종범은 현화의 말에 다시 고개를 푹 숙이며 앞으로 걸어 나아갔다.현화는
종범을 뒤따라 걷다가 문득 팔장을 하고 지나치는 남여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
"뭘보고 있어? 바람둥이처럼!! 아니면 저렇게 하고 ... 아..! 철규씨.... 에? 지금..? 응..알았
어.. 지금 곧
갈께... 다섯시에 신촌에서...응 알았어...-

하영은 철규의 전화를 받고는 급히 신촌으로 달려갔다.약속장소에서는 이
미 철규가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는지 벽에 기대어 시계를 쳐다보고 있
었다.

"여어~ 하영.."
"아...왠일이지? 이렇게 빠르게...해가 서쪽에서 뜰일이네?"
"음? 왜그러긴...뭐 별로..."
"아무튼 철규씨가 이렇게 먼저 나와 기다린건 처음봐.."
"그런가..?"
"틀림없다구...."
"아구..알았어..알았어..그런게 무슨 상관이야? 그보다 뭐좀 먹으러 가자"

철규가 이런말을 하며 하영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자하영은 잠시 뭔가 이
상하다는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미안했어....내가 술취해서...어제는...정말 미안..."

포장마차 앞에 앉아 담배를 입에물고 철규는 조금은 낮은 어조로 말했다.

"그..그랬어요? 그래서..."
"응..?"
"그래서...일찍 와서 기다려준것......."
"바..바보!! 그건 말이야...그건 가끔.."
"헤헷......룰루루.."
"으..."

철규가 쑥스러운지 애써 변명하려 했지만 하영은 딴청을 하며 즐겁게 미
소를 지었다.그러다가 무슨생각이 들었는지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저..실은....이제 전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철규씨가..
그래서...그래서..아까.. 무척 기뻤어.."
"......"

철규는 잠시 눈을 낮게 깔고 다른곳을 바라보았다.

"왜...그래?"
"아...아니 별로.... 공부는 어때?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어...? 말은 잘하네? 사람을 꼬셔놓고선..."
"아...그....그건 때로는 휴식도 필요하니까.....서울대..열심히해..
그래서 꼭...꼭 합격해야해..."

철규의 진지한 말투에 하영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을 올려 철규의 이마
를 짚었다.

"철규....? 열있어...?"
"무..무슨 말이야?"
"그러니까..오늘...뭔가 이상해..."
"이상..하다니?"
"뭐랄까..왠지 너무 부드러워서...."
"그....래?"

철규는 하영의 말에 난처한듯 하늘을 올려보았다.

"무슨일 있었어?"
"아..아니 별로..."
"어? 얼버무리네! 역시 무슨 일 있었군!?!"
"없었어!!"
"있었지?! 있었지?!"
"으아..너무 그러지마!!"

하영의 장난스런 말투에 철규는 난처한듯 웃으며 손을내저었다.하영은
철규의 손을 잡고 신촌의 밤거리를 걸었다.

"우와~ 이젠 정말 춥네?"
"이정도 가지고 뭘 그래?"
"나....손가락에 종약을.."
"그게 뭔데?"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끊어질 정도로 아파지는거..."
"흐음....어디?"

철규는 하영의 손을 들어 눈가에 가져갔다.

"아..정말 차갑네?"
"......"
"그래도 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다고 옛부터 그러잖아?"
"맞아요! 맞아..철규씨 말이.."
"그래서..."

철규는 잠시 말을 멈추고 하영의 손을 꽉 쥐었다.

"그래서...아마....내 손은 따뜻할거야...."
"에..?"
"그..그래서...."

하영은 무슨소린지 이해가 안가는듯 철규의 얼굴을 한번보고 다시 철규의
손을 쳐다보며 씩 웃었다.철규와 하영은 어느사이에 이대 근처 여관이 밀
집한 지역까지 와있었다.하영은 잠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무엇이 생
각났는지 고개를 숙였다.

"저기......하영.."
"...에?"

하영은 철규의 부름에 그를 올려보았다.철규의 시선은 어느 모텔의 간판에
가있었다.하영은 잠시 머뭇머뭇 거리다가 곧 철규의 손을 놓았다.

"........"

철규는 다시 하영의 어깨를 잡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왔다.그러나 하영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
"철규..."
"......."

하영의 낮은 부름에도 철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그렇게 역
으로 향했다.역안에서 철규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이젠...이젠 끝내기로 할까..."
"....!!"

그의 말에 하영은 놀란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분명히...말해서 이젠...한계야...내겐..... 이런 식으로...
이제 계속할수 없어..자신이 없어!!"
"그....그런... 그런..."
"미안해..하영... 느닷없이 이런곳에서..그런말을 해서...그렇지만.."
"잠깐...조금 더... 조금 더 기다려줘... 부탁이야..."

하영의 말에 철규는 차갑게 고개를 내저었다.

"조금더..? 얼마나? 일개월? 반년? 일년?"
"너..너무해... 그건... 너무 심해...철규..."
"심한건 어느쪽이지?.. 이런 상태로는... 난 반은 죽은 상태야.."
"철규..."
"미안..심한말을 해서.. 그렇지만......"
"싫어..철규....난...난 싫어! 이젠 끝이라는 말따윈 싫어!! 절대로...
절대로 싫어!!"

하영이 고개를 돌리며 흐느끼자 철규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럼... 그럼 지금부터 함께 갈수있겠니? 호텔..."
"......"
"갈수있어?"
"..........."
"...있겠어?"

철규의 질문에 하영은 아무대답 없이 고개를 돌렸다.

"전에....네게 말했었지... 다른 아이를 안을지도 모른다고...정말로..
정말로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거라고 지금 생각하고 있지만... 네게
탄로 나지 않게 잘했으면...그랬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지 모르
지만... 그렇지만 역시 할수 없어...내게는... 미안해...하영..."
"......."

하영은 여전히 아무말없이 돌아있었고 철규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뒤돌
아 섰다.

"...!!"

뒤돌아서는 철규의 옷을 하영이 붙잡았다.하영은 아무말없이 철규의 옷만
을 붙잡고 있다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건강하세요....."
"그래...수험준비 열심히 하고...그리고..무리는 하지마...몸 건강해..
안녕..."

철규는 이런 말을 하면서 옷을 잡고있는 하영의 손을 떼어 놓았다.그리고
철규는 더이상 아무말없이 뒤돌아서 멀리로 사라졌다.하영은 손으로 얼굴
을 가리며 울먹였다.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못한채 계속
철규의 이름을 부르며..

"철규.....철규...처...철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음..이번엔 퇴고를 한번 밖에 못해서..흐...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22화 09/22 16:00 345 lin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23화 어두운 새벽
=====================================================================

"찌르르르릉...찌르릉.."
"........"

아침부터 울려오는 시계종소리에 하영은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하영
은 잠시 멍하니 무언가를 생각하며 어제 저녁 벗어둔 외투와 가방을 보고
는 무언가 생각난듯 어깨를 움추렸다.

- 이제.... 끝내기로 할까....-

철규의 말이 혼동스런 기억과 함께 귓전을 울려오고 있었다.하영은 다시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꿈이....꿈이 아니었어.....'

"종범아!!!"
학원복도에서 여기저기 자습실 자리남았나 둘러보던 종범을 현화가 불렀다

"음...? 왜그래?"
"뭐야? 서둘러서 어디가는거지?"
"어디긴...? 자습실에...."

종범의 말에 현화가 의외라는듯 눈을 크게뜨고는 놀란목소리로 말했다.

"에? 자습실..?! 네가?? 뭐하러..?"
"야... 너 지금 시비걸고 있는거야?"
"에..? 아... 아니... 어쩌다가 갑자기 공부벌레가 되버린거지?"
"칫.. 이렇든 저렇든.. 누구나 이시기가 되면 공부벌레든 아니든 하게되는
거 아니야?"

현화는 종범의 말을 듣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헤... 하지만 넌 이미 늦었잖아?"
"뭐..뭐야?!"
"앗..농담! 농담이야..농담!"
"으...."

씩씩 거리는 종범의 팔을 현화가 낚아채서 학원밖으로 끌고나갔다.

"아참..저기.. 우리집 근처에 맛있는 음식점을 발견했다!! 거기가자!!"
"어? 이봐! 이봐! 나는 지금부터 공부를...."
"괜찮아.. 내가 가르쳐줄께... 우리집에서 해..."
"...헤??"

현화의 밝은 웃음에 종범은 어쩔수 없다는듯 그녀를 따라갔다.현화의 집으
로 가는 열차안에서 종범은 흘끔 흘끔 현화의 옆모습을 쳐다보았다.
`아..맛있는 음식점으로 끌려가는 건가.? 아니면 공부하러 끌려가는걸까?'

종범은 현화의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녀가 고개를 자신쪽으로 돌리자 재
빨리 눈을 다른곳으로 향했다.
`그렇지...않으면....현화에게....'

"어라? 맛있는 음식점이 바로 여기야?!!"
"어? 알고있어? 종범?"
"아.. 아니 별로....."

종범은 현화가 맛있다고 찾아온 음식점이 영덕이 아르바이트하는 그 가계
인것을 알고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현화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영덕
은 언제나처럼 즐겁게 흥얼거리다가 문여는 소리와 함께 소리쳤다.

"어서오세~~~~~~~~~~~~~~"

그러다가 종범과 현화를 보고 황당한듯 ..

".....요..."

종범과 현화가 앞자리에 같이 앉자 영덕은 계속해서 흘끔 흘끔 종범의 표
정을 살폈다.

"음... 차슈면(구운돼지고기와 버섯을 넣은 중국국수)이..괜찮을듯..."
"아..나도..."
"그래? 그럼 여기 차슈면 둘이요!!"

현화는 차슈를 시켜놓고는 군침을 삼키며 떠들어댔다.

"여기 차슈는 정말 최고라구..."
"아...그러니?"
"글쎄 한번 먹어보면 알거야.."
"아...그래..."

종범은 계속 현화와 영덕의 얼굴을 번갈아살피며 말을 어찌할줄 몰라했다.
영덕은 흠짓 종범의 얼굴을 보더니 씨익웃고는 차슈면 두그릇을 앞에 내
놓았다.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현화의 놀란 표정이 지나쳤다.

"어? 왠일이지? 평소보다 차슈가 훨씬 많잖아?"
"아...그..그래.."

놀라는 현화앞에 영덕이 얼굴을 불쑥 내밀며 히쭉 웃었다.

"서비스예요 현화!!"
"예???"

현화가 놀란 표정으로 영덕을 쳐다보자 영덕은 손가락으로 딴청을 피고있
는 종범을 가리켰다.

"종범이가 언제나 폐를 끼치고 있군요?!"
"에..?"
".....;"

그날은 영덕이 영업을 일찍 끝내고 종범과 함께 현화의 집에 갔다.언제나
처럼 현화는 앞에다가 맥주켄을 놓고는 꼬치 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동급생??"
"아..예.. 전 박영덕이라고 합니다.."
"음..? 그럼 종범이와는 동갑인가요?"
"아..아뇨.. 저는 2월생이라서...아직 열여덟인데요..."
"오호,.... 근데 꽤 늙어보이는 18세군요?"
"푸욱...켁!"

현화의 말에 영덕은 마시고있던 맥주를 뱉어내며 작게 비명을 질렀다.

"야..종범... 굉장히 확실한 여자구나?"
"그렇지..?"

현화가 두사람이 쑥덕이자 이상한듯 눈살을 찌푸렸다.

"두사람만 뭐라고 중얼거려요?"
"아..아니 상당히 귀엽다고....."
"상당히...?"
"아..아니 매우..매우 말이죠..(우욱..)"

영덕은 맥주켄을 마시다 문득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히쭉 웃으며 종범을
가리켰다.

"이녀석 한테 현화씨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 많이 들었어요..."
"으악..어렵쇼! 어렵쇼! 어렵쇼!!"

영덕의 말에 종범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현화가 싱긋 웃으며...

"여러가지...?"
"아..아니 그러니까..그 여러가지가..그..."

`뭐가 여러가지야?'
현화의 질문에 영덕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던 종범은 벼말없이 맥주켄을
들이켰다.순간 현화의 무감각 한 말투..

"키스한 일말인가요?"
"푸욱....켁!!"
"커억..."

영덕과 종범은 거의 동시에 마시던 맥주를 뱉어내며 고개를 쳐들었다.

"그럼.. 그 후에 한일도 말했겠네요?"
"컥....."
"큭...."

둘은 그대로 탁상에 이마를 박았다.이런 둘을 보며 현화는 재미있다는듯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봐!! 현화... 누..누가 했다고? 누가?!"

당황한듯 소리치는 종범에게 현화는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그럼...아니야?"
"키스 뿐이라구!! 키스뿐.."
"싫다... 그런일 한걸 그렇게 큰소리로 떠들면..."
"아.....미안.....그렇지만 대체 오늘 공부 안하는 거야? 공부 가르쳐
준다고 끌고 와 놓고선...."

그러자 현화가 손가락으로 V표를 해보이며 웃었다.

"괜찮아! 괜찮다구!! 고려대 정도는 합격할거야! 아무렴.."
"그... 고려대학을 삼수하면서 그런말을 하다니...."

영덕이 의아스런 표정으로 종범을 쳐다보았다.

"야! 너 고려대학 시험볼거냐?"
"에..?"

현화가 방긋 웃으며 종범 대신 대답했다.

"내년에 함께 치룰 거예요.."
"아..잠깐..종범 너 한테는 무리아니야?"
"아...아니...그러니까..그저...난..."
"아니야! 분명히 무리야!! 넌 네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지? 그런데 고
려대라니...더군다나 이런때에 술이나 마시고 시험치겠다고 생각하는 거
야?"
"그..그래서 그냥 치기만 하려는 거야..."

담배를 물고 가까이 다가서며 묻는 영덕에게 종범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
다.그때 현화가 탁자를 주먹으로 쾅! 치며 소리쳤다.

"염려없어요!!!!!!!!"
"에...?"
"내가 붙어있으니까!! 괜찮아요!!! 제가 합격시킬거라구요!!!"

그녀의 외침에 영덕과 종범은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지 종범?"
"아..그래...잘부탁....."
"어? 근데 이제 맥주가 없네? 버본은 있는데 마실래?"
"아..아무거나......"

현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그사이 영덕은 담배를 입에 물고
벽에 등을 기대었다.

"그런데 괜찮겠어? 종범?"
"뭐...뭐가?"
"너희들 잘 붙어 다니는데???"
"아..."

영덕이 팔꿈치로 옆을 툭툭 찌르는데도 종범은 무안한듯 다른곳을 쳐다보
았다.

"아참...그건 그렇고 현화에게 똑바로 설명해줘..."
"여기...서?"
"하영이에게 하지 않는게 좋았을일!!"
"칫.. 바보! 어쨌든 하영이에게는 이미 그사람이 있어!"

종범이 머리를 획 돌리자 다시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하영이에게 그가 없었다면?"
"그야 당연히!!!"

종범은 고개를 다시 돌리며 소리치다가 어느세 옆에와서 턱을 받치고
궁금한듯 자신을 바라보는 현화를 보고는 그만 입을 딱 다물고 말았다.

"흐음....서울대를 목표로 하고있는 아이라...머리가 좋네.."
"머리만이 아니예요..귀엽고 성격도 좋고..."
"헤...대단한 여자군?"

`화제가 재미없어졌다..'
영덕과 현화가 하영얘기를 하는동안 종범은 컵잔만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러자 영덕과 현화가 조금더 큰소리로 종범에게 소리쳤다.

"야야! 종범!! 그런 여자라면 남자가 있는게 당연해!!"
"그래요..정말!!"

`으....;'
종범은 그들에게서 좀더 떨어져 탁자끝에서 벽을보며 컵잔을 기울이다가
문득 하영과 철규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지만..그렇지만 만약 하영이에게 그 사람이 없었다면...'

종범은 이런 생각을 하며 흘끔 현화를 바라보았다.현화는 턱을 괴고는
밝은 표정으로 종범을 주시하고 있었기에 종범은 당황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아... 아참! 나 연극... 하고 있는데 이번에 보러 오지 않을래?"
"뭐 연극?"
"와..되게 재미없겠다~"
"뭐야?!!"
"킬킬..."

`지금쯤 뭘하고 있을까....?'
웃고 떠들면서도 종범은 여전히 하영의 생각이 떨쳐지지 못했다.
그 밤.. 철규의 집에 찾아온 병철은 하영과 헤어졌다는 이야기에 크게 놀
라 소리쳤다.

"뭐야?! 헤어졌다고?? 언제?"

이 물음에 철규는 뒤돌아누워 담배만을 뻑뻑피워 댈뿐 아무말 없었다.

"왜...?"
"......"
"이것봐......"
"....어쩔수 없었어...."
"어쩔수 없었다니...? 너...."
"여러가지 있지...후훗...지금은 괜찮아...하하.."
"정말 모르겠군....대체...너는.... 뭐가 불만이야? 그렇게 좋은 사람에게
무슨 불만이 있었던거야?"

이 물음에도 철규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봐...너를 위해 서울대를 지망한거잖아? 너를 위해 이곳 서울까지 올라
온거잖아? 너를 위해서.....그런데..."

병철의 말에 철규는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필요없어!!! 그런것은...그따위것은 관계 없어!!!"
"너....."
"이...이 이상은 이제 무리야... 이 이상 하영에게 좋은 사람 역활을 할수
가 없어... 나를 위해 서울대 지망...나를 위해 상경... 확실히 기쁘긴
해... 하지만...하지만 이대로..이런 상태로 계속 된다면 ..... 이대로
계속 된다면 하영이가 내게는 무거운 짐이 되버리고 말거야.... 나는 그
것이 싫어... 하영이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것이 싫어서... 그래서...
그전에...나는..."

철규는 더이상 말을 잇지못하고 다시 담배를 입에 물었다.병철은 잠시동안
아무말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지나친 생각이야.."
"그래..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이봐! 이제는 어떻게 하지? 하영말이야..."
"어쩌다니...?"
"시험이잖아? 서울대 시험이야!"
"....응..?"
"하영이는 너와 같인 대학에 가고 싶어서 서울대를 치는거잖아? 그런데...
이런식으로 된 지금..하영은 어쩌지? 하영이 시험을 볼까?"

-하영...수험준비 잘해.....-

철규가 하영과 헤어질때 하던 말을 떠올리는 동안 병철은 수화기를 집어들
었다.

"하영 전화번호가 몇이야?"
"응?"
"하영이 전화 번호 말이야!"
"어...어쩌려고?"
"걸어!"
"...싫어..."
"걸어! 걸란말이야! 어쨌든 걸어!!"
"...."

철규가 대답이 없자 병철은 아까보다도 더욱더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어서!!!!"
"...."

철규는 담배를 물고 고개를 돌렸다.

-띠리리리리리....띠리리리리리.....띠리리리리리..-

하영은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철규의 모습이 떠올
라 손을 들어 수화기를 들려했다.

-띠리리리리리...띠리리리리리..-
"......."

하영은 수화기를 들려다가 갑자기 손을 떼고 침대에 도로 누웠다.그녀의
표정은 굳어있었다.얼마있지않아 전화벨 소리는 멈추었다.....

"때래랭.."

현화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안돼.. 하영이 전화를 받지 않아요..."
"하영이가....음 모처럼 모두 함께 놀려고 했더니.."
"으....."

현화와 영덕의 말을 들으며 종범은 손을 부르르 떨며 빈컵잔을 계속 입가
에 가져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이고 손아파...우리모두 손병 직업병 조심합시다.
<공익광고위원회와 아무 관련없는 사람이>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23화 09/25 19:29 247 line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23화 먼 창공
=====================================================================

"퐁....퐁....퐁..."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던 물방울은 가득 물을담궈놓은 플라스틱 대야위로 깊
은 여운을 남기며 떨어졌다.하영은 잠시 멍하니 물방울을 바라보다가 다시
손을 물속깊숙히 담궈 접시를 꺼내 닦기 시작했다.

"쪼르르르륵.."

하영은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다듬었다.그리고 옷을 챙겨입고는
문밖으로 나섰다.

"......!!"

하영은 잠시 멍하니 하늘을 올려보았다.멀고 먼 창공.. 푸르르지만 끝은
보이지 않았다.하영은 잠시 멍하니 하늘만을 올려보다가 짧은 한숨을 내
쉬며 가던발길을 재촉했다.

-지금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모두 한발짝실 물러나주시길...-

역내에 우글거리는 사람들을 비집고 하영은 바쁘게 앞으로 나아갔다.너무
나 많은 사람들이 있던 탓에 하영은 그만 누군가의 발을 밟고 말았다.

"아얏..!"
"아앗...죄..죄송합니...."

하영은 사과를 하려고 밟은 사람얼굴을 바라보고는 깜짝 놀라 작게 비명을
질렀다.

"아?! 조..종범?"
"아...아...하영..안녕....?"
"아..안녕.."

둘은 잠시 머뭇거리며 서로를 마주보다가 곧 열차로 몸을 실었다.열차안에
는 언제나처럼 사람들이 꾸역꾸역 차있었고 종범과 하영은 문쪽으로 밀려
있었다.

"음....?"

종범은 바로앞에 서있던 하영의 머리부근에서 멀뚱히 앞만을 바라보다가
향긋한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햐...정말 좋은 냄새다....'

"응...?"

하영이 이상한듯 올려보자 종범은 금방 당황해서는 다른 말을 꺼냈다.

"아..음...에...오늘은 차가 굉장히 느리군..."
"응...?"
"저...나는 매일 이시간에 타는데..."
"아...그래..? 잠꾸러기...."
"으흐.....그건.."

종범은 잠시 변명을 하려다가 하영의 눈길이 어느사이에 열차 차창밖으로
향해있는것을 보고는 자신도 그곳을 쳐다보았다.

"뭘...보고 있는거지..?"
"하늘....푸른 창공말이야..."
"아...음...."

종범은 잠시 하영의 힘없는 표정에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번 정차역은 노량진. 노량진 입니다.-

종범과 하영은 열차에서 내려 출구로 향했다.종범은 오늘따라 왠지 하영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뭔가 좀...

"으음...? 하영..?"

종범은 하영이 움직이지 않고 플랫포옴에 서서 머언 하늘을 올려 보고있는
것을 보고는 잠시 머뭇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리고는 그녀가 도대체
왜 하늘을 보는지 궁금한듯 자신도 흘끔 하늘을 쳐다보았다.

"저...종범....어디..갈까?"
"뭐..?"
"가자...."
"아...그..."

하영의 제안에 종범이 잠시 머뭇거리는 동안 다시 열차가 도착했다.그리고
열차가 지나칠때 쯤엔 그들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아~~~~함.."

종범과 함께 명동으로온 하영은 손을 쫘악 펴며 기지개를 켰다.
쳐지나갔다.종범은 급히 하
영에게서 떨어졌다.그 순간 하영이 종범의 팔을 잡아끌었다.

"와~~ 봐! 종범!! 이거 보라구!!"
"...아..윽...?!"

종범은 하영에게 이끌려 크리스마스 트리를 전시해놓은 어느 옷가계의
윈도우 앞에 섰다.크리스마스 트리는 빨간색 파란색 전구를 달고는 불을
밝히며 깜빡이고 있었다.

"와아~ 이렇게 귀여운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다니!!"
".....?"
"와아~ 쨘..쨘.. 깜빡이도 들어오네? 와아 귀여워라...!"
"아..그...그런가...?"

종범은 하영이 밝게 웃으며 가까이 다가오자 붉어진 얼굴로 다른곳을 돌아
보았다.
`아...왜 두근두근 거리는거지? 바...보 같으니..'

하영은 윈도우에 진열된 겨울옷들과 목도리를 바라보다가 문득 철규에게
둘러주던 목도리를 생각했다.즐겁게 서로 웃던...

".....아....!"

하영은 문득 종범이 자신을 이상한듯 쳐다보는것을 느끼고는 몸을 일으켜
다른곳으로 향했다.

"종범.. 어디가서 차나 마실래?"
"아...그래..."

`하영.....?'
종범은 하영의 뒷모습을 보며 연신 고개를 갸웃 거렸다.
가까운 커피숍.. 작게 일어나는 김을 보며 종범은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하영.... 무슨일 ... 있었던거야?"
"......."
"무슨...일...있었던거지..?"
"아..아니..별로...그냥 왠지.."

하영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더이상 아무말 하지 않고 컵잔을 입가에 가져
갔다.

"그런데...정말 빠르다.. 아차하는 사이에 벌써 12월이라니..시험까지는
이제 2개월 남았어...아! 하영이는 앞으로 1개월 정도던가..?"
"....."
"하영이는 1차 시험을 언제보지..?"
"......."

`어? 내가...뭔가 재미없는 얘길했나?'
종범은 자신의 질문에 하영이 무표정하게 커피만을 마시고 있자 당혹스러
운듯 다른곳으로 눈길을 돌렸다.그때 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범....은 정했어?"
"응..? 뭘?"
"지망학교 말이야..."
"아.....일단은 인한대에....."
"그래?"
"아...니... 경계선을 위하여....하영이는 여전히 서울대지..?"

종범의 말에 하영은 아무말없이 길다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그러다가
는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자리에서 벌떡일어서며 싱긋 웃어보였다.

"잠깐...같이 가줄래?"
"같이..? 어디를?"

종범은 고개를 갸우뚱 해보았다.
서울대로 가는 지하철 열차안... 하영은 여전히 힘없는 표정으로 앉아있었
고 종범 역시 여전히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기..기억나?"

예전에 함께 왔었던 그 서울대 입구에선 하영과 종범..

"전에 한번 같이 왔었던.....?"
"응...그래..."

하영은 미소를 지으며 서울대 입구에선 기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놀란듯
중얼거렸다.

"어라..? 서울대 문이 이런 색이었나? 좀더 검은색 아니었나?"
"에? 아..아니 글쎄..."
"이상하다..이상해...."

하영이 기둥을 이리저리 만저보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종범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하영...무슨일....있었지...?"
"..........."

하영은 종범의 질문에 아무말 없이 머뭇거리다가 서울대 입구기둥중간에
등을 기대었다.그리고 한발로 입구 안쪽을 가리켰다.

"서울대가...대체 뭐지? 여기서 부터...여기가 서울대이고..."

다시 발을 입구 바깥쪽으로 옮겼다.

"여기서 부터..여기는...서울대가 아니고....나는...나는 무엇때문에..
서울대에 가려는 걸까? 무엇때문에?"

하영은 천천히 시선을 종범에게로 옮겼다.그리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
했다.

"나...나...말이야... 속초로 돌아가...."
".....!!"
"짧은 시간이었지만...여러가지로 고마웠어..종범..."
"자..잠깐... 무슨말을 하고있는거야? 도...돌아가다니? 서울대는 어쩌고?
좋아하는 사람은 어쩌고?"
"이젠 됐어....서울대는.... 이젠 ....."

하영의 힘없는 말에 종범은 그녀에게 다가섰다.

"무슨소리지?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고있는거야? 안돼..돌아가는건 안돼!"
"아니...이제...이 대학이 무엇인지 모르겠어... 그리고 모든것들... 어쩌
면 좋을지 모르겠어...."

하영은 종범에게 한발 두발 다가서며 종범의 옷을 잡았다.

"난...난 어쩌면 좋은거지? 가르쳐줘... 종범...?"
"하영....."

어느사이에 하영의 눈은 흐릿해져 깊은 눈물이 고여있었다.하영은 더이상
울음을 참지못하고 종범의 가슴에 안겨서 울기시작했다.부르르 떨리는 손
으로 종범의 옷을 부여잡고 소리죽여...

-잃어버렸어... 그러니 이젠 모든게 됐어... 서울대는 이제 필요없어...
나는..속초로 돌아갈꺼니까...-

종범은 집에와서 한참을 멍하니 책상앞에 앉아있었다.하영의 눈물을 흘리
는 모습과 그녀의 뒷모습을 기억하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