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사랑을위하여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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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456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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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어쩐지 요즘 들어 기누꼬는 차분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
히데오는 일 주일에 한번 정도 기누꼬를 사랑해 주고 있다.
그리고 절친한 인생선배가 되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오빠부부의 방에서 좀 더 참고 지내라는 히데오의 권고를 기누꼬는 이해하는 눈치다.
기누꼬가 차분하게 지내는 데는 히데오의 공이 크다.
히데오가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간격으로 그녀의 몸에 불꽃을 당겨주고 있는 것도 확실히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역시 히데오가 친절하게 얘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음탕하게 느껴지는 여자라 할지라도 그 내면을 잘 살펴보면, 육체적 굶주림보다 심리적인 쓸쓸함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그녀들은 남자에게 안겨서 일체감을 맛보는 것에 의해서 그러한 외로움을 달래려 하는 것이다.
여자의 마음, 남자는 그 미묘한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누꼬가 똘마니에게 유혹당한 것도 그 주된 이유는 역시 심리적인 데에 있다.
그것이 표면상으로는 육체적인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본인 자신도 혼란에 빠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히데오 외에 또 한 사람의 협력자의 힘도 컸다. 바로 노리꼬다. 그녀 역시 어느 정도 책임을 느끼는 모양인지 기누꼬를 위로하며 자상하게 대했다.
어느 일요일, 기누꼬만을 세 번 정상에 오르게 한 뒤 히데오는 밤에 다에꼬 속에서 절정을 맞이하기 위해서 그냥 참고 있었다. 떨어져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기누꼬가 안기면서,
“있잖아요, 아저씨……”
하고 달콤한 목소리를 낸다.
지금 두 사람은 히데오의 침실에 있다.
다에꼬는 시장을 보러 나가고 없다. 다에꼬가 나가기 전에 히데오는 귓속말로,
“기누꼬를 위로해 주어야 하니까 4시 정도에 돌아와.”
하고 부탁했다.
그러자 다에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여자 속에서 정상을 맞이하지 않는 조건은 지켜야 해요.”
하고 다짐한 뒤 나갔다.
다에꼬가 4시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기누꼬도 알고있다.
그러니까 비록 기누꼬가 기쁨을 맛본 상태지만 조급하게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히데오는 담배연기를 크게 빨아들인다.
“우리 새언니 말예요.”
기누꼬가 계속 말한다. 노리꼬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모양이다.
“나하고 아저씨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
히데오도 노리꼬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다자끼까지 알게 되면 그때는 히데오도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할 생각이다.
기누꼬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풍부한 성체험을 통해 욕망의 맛을 알아 버린 여자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요전처럼 또 나쁜 남자에게 유혹당할 게 뻔하다. 그래서 이성을 잃지 않도록 적당하게 만족시킬 도구가 필요하다.
성적 유희를 교환하는 것을 비난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기누꼬의 지금까지의 실수를 생각한다면 다자끼는 반론할 수 없을 것이다.
“어젯밤에 말이죠, 오빠는 회식이 있어서 늦게 왔어요. 토요일이고 해서 나하고 언닌 저녁식사 때 술을 조금 마셨지요.”
“음.”
“그런대 한참 얘기를 주고 받다가 갑자기 언니가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뭐라고 하던가?”
“아저씨 같은 사람을 좋아하느냐고 내게 물으면서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거예요.”
“그건 별로 심각하지 않은 질문같은데.”
“그뿐만이 아니라구요. 설령 좋다 하더라도 깊이 사귀는 것은 안된다고 했어요.”
“음!”
“그리고 나서 얼마 안있다가 아저씨는 외도를 안하는 것 같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어?”
“그냥 모르는 척 했죠, 뭐.”
“음.”
“언니는 술이 들어가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이것저것 계속 묻는 거예요. 그러면서 아저씨 같은 사람은 이불 속에서도 여자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또 내 얼굴을 살피듯 쳐다봤어요.”
“흠, 조금은 의심하고 있는 모양이군.”
“조금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까 여기에 올 적에는 책정리를 거든다고 하면서 왔어요.”
“음…….”
“내가 나올 때 언니는 오빠한테는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낮추고, ‘주인집 부인한테 미움 받지 않도록 하세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

그 다음 날인 월요일 10시쯤 히데오는 반침으로 가 다자끼 부부의 방을 들여다보았다. 노리꼬가 있었다.
‘호오, 오늘은 쉬는 모양이군.’
조금 있다가 정원으로 나와서 잔디를 손질하고 있자니 노리꼬가 옥상으로 올라가 빨래를 너는 모습이 보였다.
소리를 지르자 그녀는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오늘은 쉬는가요?”
“네, 피곤해서 휴가를 얻었어요.”
“그럼, 나중에 놀러와요.”
“고맙습니다.”
노리꼬가 찾아온 것은 1시가 지나서였다. 작은 꾸러미를 손에 들고 있다.
“시댁에서 보내온 것이랍니다.”
명란젖이다.
“오, 이것 참 맛있을 것 같군요. 난 식사를 할 때면 거의 거르지 않고 젖갈을 식탁에 올리죠. 자, 들어오세요.”
“부인도 없는데, 죄송하군요.”
“그런 생각은 버리세요. 그냥 편하게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뭘, 홍차라도 마실까요?”
노리꼬는 소파 구석에 앉아 몇 번이고 사양하지만 히데오는 차를 준비했다.
처음 이사 왔을 때의 서먹서먹함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잊고 있던 야심이 새삼 히데오의 가슴속에서 일고 있다. 몰론 그 야심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려는 생각은 없다.
자연스럽게 친해진다면 몰라도, 의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
‘이 여잔 과연 나와 기누꼬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이렇게 노리꼬를 부른 것은 물론 지루하고 심심하니까 이야기를 나누려는 뜻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 기누꼬의 추측대로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실히 해두기 위한 뜻도 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뒤 히데오는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그런데 부인, 기누꼬 양은 이미 남자를 알고 있으니까 될 수 있는 한 빨리 적당한 상대를 찾아서 결혼을 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하고 의중을 떠본다.
상당히 노골적인 표현이다. 노리꼬는 얼굴을 붉히면서,
“네…… 그런데 좀처럼 그런 사람이 없어서…..”
하고 낮게 대꾸한다.
“그렇군요. 이젠 일전의 그런 녀석말고 나이가 엇비슷하고 착실한 남자를 만나 성실하게 연애를 해야 할 텐데……”
“네, 그래요.”
“어제도 만나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지만, 생각보다 순진하고 착해요.”
“너무 미안하군요. 아저씨한테 폐를 끼쳐서요. 앞으로도 잘 좀 부탁 드립니다.”
그러면서 노리꼬는 깊이 머리를 숙인다.
히데오는 노골적으로,
“기누꼬 양은 남자의 마음을 끌 만한 몸매를 지녔어요. 겉보기에도 탄력이 넘쳐요.”
하고 말한다.
“몸매만 어른인걸요.”
“그러니까 그 몸매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어요.”
노리꼬가 얼굴을 들었다.
“아저씨, 나 남편에게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어요.”
“…”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무슨 뜻이지요?”
“어제……”
“어제?”
“아가씨가 집에 돌아왔을 때 얼굴을 본 순간 알 수 있었어요. 부인이 안계셨지요?”
“기누꼬 양이 무슨 얘기라도 했나요?
“아뇨, 그런 건 아녜요. 그러나 여자의 육감은 정확해요. 부디 부인에게는 알려지지 않도록 해주세요, 아저씨. 만약 비밀이 탄로나면 우린 이 집에서 쫓겨나게 될 거예요.”
“나는 말이죠. 사실…………”
히데오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기누꼬 양 속에 들어가긴 하지만, 그 속에서 절정을 맞이한 일은 없어요.”
“어머나!”
그녀는 놀란 소리를 내더니 잠시 사이를 두고서,
“왜 그런가요?”
하고 묻는다.
히데오는 그녀를 향해 얼굴을 내밀며,
“나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지요.”
하고 말했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에너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종점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결합하는 그 자체가 즐겁다.
“어머?”
“기누꼬 양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기 위해서 관계를 맺고 있을 뿐이죠.”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그럼요! 어느 정도 자제하는 마음을 발휘하면 되니까요.”
“그렇지만…..”
노리꼬는 놀라고 있다.
믿을 수가 없다는 얼굴이다.
“정말이라니까요. 절대 기누꼬 양이 좋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아내에게도 가끔은 그렇게 하니까요. 그리고 한 후에 철야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든지 하면,,,,”
“대단히 의지가 강하군요.”
“뭐, 그렇지도 않아요. 그만큼 나이가 든 탓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뽐낼 수 있는 일은 아니예요. 그렇기 때문에 임신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해도 되지요. 거짓말인 것 같으면, 어떠세요? 한번 나하고 즐겨볼까요?”
“농담도!”
노리꼬는 몸을 작게 움츠리면서 말하지만 그다지 기분 나쁘게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
“아니예요. 나는 전부터 내내 부인에게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걸요.”
“그런 말씀은 말아주세요.”
“아니예요, 정말이에요. 한 번 정도라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기꺼이 서비스해 드릴 테니까요. 그리고 영 의심스러우면 기누꼬 양한테 저에 대해서 살짝 물어보셔도 되구요.”
“그런 것은 물을 수 없지요.”
“나와 기누꼬 양에 대해서 당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도 아나요?”
“모를걸요?
“알리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는 편이 기누꼬 양의 기분도 편해질 테니까요.”
“그러나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하는지….?”
“바깥양반이 없을 때 술이라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괜찮겠죠.”
“……..”
“그렇게 되면 우리 집사람이 집에 있을 때라도 만일 당신 남편이 늦어지는 밤 같은 때는 내가 놀러 갈 수가 있지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히데오는,
‘이 여자가 알고 있는 이상, 다자끼부부의 방은 무리라 해도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옆방에서 기누꼬를 절정으로 이끄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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