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 제2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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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6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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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의 결백함

제주도의 어부 한 사람이 대금을 가지고 서울에 와서 객사에 들었거늘 그 집 주인 부부는 성품이 본시 포악한지라.궤계로써 장차 그 돈을 뺏고자 하여 그 처를 시켜 나그네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가만히 나그네의 자는 방에 들어가게 하고,그 사람이 잠이 깰 때를 기다려 그 주인이 노발대발하며 가로되,
"네가 남의 처를 유인하여 객실에 이끌어 간통하니 세상에 어찌 저와 같은 나그네가 있을까 보냐."
하고 팔을 벌려 두드리며 관가에 고소하여 간통죄로써 다스리리라 하고 일부러 그 처를 때린즉 그 처가 가로되,
"나그네가 나를 꾀어 방으로 들어가 강제로 겁간하려고 하였다."
하니 나그네가 깊은 밤에 뜻 아니한 봉변을 당하는구나 하였으나 유구무언에 어찌할 수 없는지라.나그네의 결백함을 누가 능히 변명해 주며 누가 능히 증거하리오.
그 주인이 관에 고소하려고 가는데 한 사람이 들어와 나그네에게 이르되,
"관가에 고발되면 손재 망신은 의당히 받을 바이니 돈으로써 사과하고 서로 화해하는 것이 어떠하오?"
하거늘 이는 그 주인이 가만히 딴 사람을 시켜 청택함이러라.나그네가 억울하기 그지없었으므로 돈을 내어 사과하기도 억울해서 그냥 방치하고 있었더니 얼마 후에 관정의 소환을 받아 변명할 바가 없더니 문득,
"방사를 행한 양경에 때가 있겠소이까?"
한즉 사또가 가로되,
"어찌 때가 있겠느냐.반드시 때가 없느니라."
"그러면 저의 양경을 검사하소서."
하고 내어 보이는 데 사또가 자세히 보니 양경에 골가지가 잔뜩 끼어 냄새가 고약한지라.이에 곧 나그네의 애매한 것을 알고 객사의 주인 부처를 국문한즉,부부가 돈에 탐이 나서 무고했다고 자백하였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어느 시골에 역시 과부가 살고 있었다.그는 항상 말하되,
"원컨대 귀신과 더불어 상친하여 친한즉 바라는 바 물건은 가져다 주지 아니함이 없을지며,친하지 아니한즉 전야의 곡식을 거구로 심으며,뚜껑이 솥 속으로 들어가며,모래와 돌을 방 안에 던지리라."
하더니 하룻날 밤에 과부가 홀로 방 가운데 앉았는데,귀신이 한 물건을 방 안에 던지는지라.크게 놀라 자세히 바라본즉 한 개의 크고 긴 양물이었다.과부는 문득,
"귀신이 나에게 동정하였구나.'
이렇게 해석한 다음,손으로 그것을 잡고 희롱하여,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고 물은즉,그것이 문득 변하여 한 사람의 건장한 총각이 되는지라.불문곡직하고 과부를 깔아 눕히더니,드디어 운우의 즐거움을 누리다가 즐거움을 마친 뒤에 본래의 한 개 양물이 될 뿐이라.과부가 마음 가운데 크게 반가워하여 이따금 그 정희를 풀었는데,
"이렇게 희한한 물건은 세상에 없다."
하고 깊이 서랍속에 간직하였다가 필요하면 끄집에 내어,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한즉 변하여 총각이 되어서 음사를 자행하였다.
이로부터 과부의 안색에 항상 희열이 넘칠 뿐이러니,하루는 요긴한 일로 출타할 일이 있어 집을 이웃집 여인에게 부탁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웃집 여인도 또한 과부로서 가장 정사를 즐기는 여인이라.그가 우연히 서랍을 열어 본즉 한 물건이 나오는데 그것이 흡사 양물과 같은지라,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한즉 문득 하나의 건장한 사나이가 나타나더니,강제로 과부를 누르고 겁간을 하는지라.과부가 일변 좋고 또한 놀랍더니 일을 마치매,그것이 본래의 그것으로 변모되어 한 개의 양물이 눈앞에 있을 뿐이라.
"이거 참 큰 보배를 가지고 있군."
하고 부러워 하더니,주인 과부가 집에 돌아오매,
"너 좋은 것 갖고 있더구나!"
하고 얘기했던 바 두 과부는 이 물건을 가운데 두고 서로 질투하며 싸우다가 드디어 관청에 고소하니,사또가 그 물건을 가져오라 하여 자세히 본즉 한 개의 양물이라.사또가 웃으면서,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
하고 물은즉 그 물건이 여전히 총각으로 변하여 육방 관속이 보는 가운데서 사또를 겁간하니,사또가 크게 노하여 감염에 보고하니 감사가,
"어찌 이 세상에 이런 이치가 있겠는고?"
하고 곧 그 물건을 올려라 하여 본 후에,
"이상하도다.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하니 문득 변하여 하나의 장한이 되어 감사를 겁간하는지라.감사가 대노하여,
"이와 같은 요물을 방임한즉 세상을 소동케 하리라.마땅히 불에 던져 태워라."
하여 넣었는 데도 타지 아니하고,열탕에 넣어도 익지 아니하는고로 감사가,
"그것 할 수 없구나.그 과부에게 도로 돌려 주어라."
하고 명령하였다.

#무엇을 하느냐

어느 선비가 아름다운 첩을 두었더니 하루는 첩이 고향으로 잠시 다녀오겠다 하므로 선비는 남녀간의 음사를 알지 못하는 자로 하여금 첩을 호행케 하리라 하고 생각하여 여러 종들을 불러,
"너희들은 옥문이 어디에 있는지 아느냐?"
한즉 여러 종들이 웃으면서 대답치 않더니 한 어리석은 종놈이 있어 그는 겉으론 소박한 체하나 속으로 엉큼하여 졸연히 대해 가로되,
"그것이야 바로 양미간에 있읍지요."
하고 대답하니 선비가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그로 하여금 첩의 호행을 맡기게 되었다.
첩과 종이 집을 떠나 한 큰 냇가에 당도하였는데 첩은 종으로 하여금 말 안장을 풀게 하고 잠깐 쉬게 하였는데 그동안에 종은 벌거벗고 미역을 감거늘 첩이 종놈의 양물을 문득 보니 워낙 크고 좋으매 반하여 희롱해 가로되,
"네 두다리 사이에 고기로 된 막대기 같은 것이 있으니,그게 대체 무엇이냐?"
종놈이 가로되,
"날 때부터 혹뿌리 같은 것이 점점 돋아나니 오늘날 이만큼 컸습니다."
하니 첩이 가로되,
"나도 또 날 때부터 양 다리 사이에 작은 옴폭이 생겼더니,점점 커서 지금은 깊은 구멍이 되었으니 애야....그러하니 우리 너의 그 뾰족한 것을 나의 옴폭 패인 곳에 넣으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하며 드디어 서로 간통하게 되었다.
선비는 어리석은 종놈을 시켜 아름다운 첩을 호송시키기는 하였으나 마음에 일말의 의심을 어쩔 수 없어 가만히 뒤를 밟다가 산꼭대기에 올라 두 사람이 하는 것을 보니 그 첩이 종놈과 함께 숲속에서 운우가 바야흐로 무르익을쌔 분기가 탱천하여 크게 고함치며 산을 내려오면서 가로되,
"방금 무슨 일을 했느냐?"
한즉 종놈은 능히 그것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드디어 주머니 속을 더듬어 송곳과 노끈을 내어 무엇을 고치고 꿰매는 시늉을 하니 선비가,
"무엇을 하느냐?"
하니 종놈이 울면서 고해 가로되,
"낭자께서 저 끊어진 다리를 건너가지 못하는고로 소인이 낭자의 육체에 한 곳이라도 상처가 없게 하고자 하나,받들어 모실쌔 오직 배꼽아래 두어 치 되는 곳에 한 치쯤 되는 구멍이 있으니 그 깊이를 가히 측량할 수 없는지라.혹시 풍독이라도 입으시면 어쩌나 하고 겁이 나서 지금 보철하는 중이로소이다."
한즉 선비가 기꺼이 가로되,
"진실한지고....너의 어리석음이여!천생의 구멍이어늘 삼가하여 손대지 말라."
하였다 한다.

#문객질

예전에 서로 사귀어 친하기 그지없는 갑과 을 두 선비가 서울로 글 공부도 함게 왔다.이때 두 친구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여,
"우리가 큰 뜻을 세우고 마땅히 학업에 힘쓸 바에야 더욱 절차탁마의 공을 더하여 입신양명의 터를 닦을 뿐이요,지조를 옮겨 권문 세도가의 문객질은 아예 하지 말자."
하고 굳게 맹약하였다.그러나 두 선비는 여러 해 세월이 흘렀음에도 등과치 못하거늘,그 중에 한 선비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이는 들어가고 해는 저무는데 이름도 얻지 못하였으니 밖으로 활동하여 가만히 권문 세도가에 부탁하여 실리를 거둠만 같지 못하다.'
하고 하루는 새벽에 몰래 권문 세도가에 도착해 보니,대문이 처음 열리며 구종별배[驅從別陪]가 늘어선 가운데 뇌물을 가지고 기다리는 자가 많았다.
드디어 몸을 이끌어 여러 겹의 문을 지나서 멀리 대청 위를 바라본즉 촛불이 적이 흔들리고 주인 대감이 장차 관아에 나가려고 하는지라.곧 그 합하에 창황히 통명하니 청지기가 이르되,
"주인 대감께서 아직 기침치 않았으니 잠시 기다리시오."
하며 객실을 가리키거늘,갑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간즉 친구인 을이 먼저 들어와 있는지라.두 사람이 서로 쳐다보니 어이없고 놀랍고 또한 크게 부끄러워 그 집에서 나와 흩어져 가 버렸다 한다.듣는 자 웃지 않는 이 없더라.

#벌집이 많으시니

현묵자 홍만종의 장인 정상공이 관서에 안찰사로 있을 때 북경가는 사신이 평양에 왔으므로 장인이 대연을 배풀어 이를 위로할 때 흥분이 자리에 그득하거늘 한 기생이 얼굴에 주근깨가 많으매 서장관 이모가 희롱하여,
"네 면상에 주근깨가 많으니 기름을 짜면 여러 되가 나오겠구나."
하고 말하니 그때 서장관 이모는 마침 얼굴이 몹시 얽은 위인이라.기생이 응구 첩대에,
"서장관 사또께서는 면상에 벌집이 많으시니 그 꿀을 취할진대 여러 섬 되겠소이다."
하거늘,서장관 이모가 대응할 말이 없었다.
장인이 그 기생의 응구 첩대에 감탄하여 많은 상품을 주었다 한다.

#말 위에 송이가 움직인다

어느 선비가 말을 타고 빨래하는 아낙네들이 많은 냇가에 다달아 건너가고자 하니 그때 마침 스님 한 분이 다가오고 있었으므로,
"그대가 글자를 아느뇨?알면 한 수 짓는 것이 어떠하냐?"
하고 선비가 말하니,
"소승은 무식하여 능히 시를 지을 수 없소이다."
하고 겸손하는데 그 선비가 먼저,

계변 홍합개[溪邊紅蛤開]로다
시냇가에 홍합이 열렸다

이렇게 읊고 스님께 글 짓기를 재촉하니,
"생원님의 시는 이미 육물이라.연고로 산이 감히 대하지 못하겠으니,엎드려 빌진대 소찬으로써 대하여도 가히 용서하시겠습니까?"
"그게 무엇이 나쁘리오."
이때 스님이 먼저 옷을 걷더니 개울을 건너가서,

마상에 송이동[馬上松珥動]이라
말 위에 송이가 움직인다

하거늘 이는 실로 적당한 대꾸였다.

#해동하기 전에는

홍풍헌의 처가 음모가 많았더니 추운 겨울밤에 얼음 위에서 오줌을 눌쌔,그 터럭이 얼음과 더불어 함께 얼어 붙어서 떨어지지 아니하여 일어날 수 없는지라.
큰 소리로 부르짖었더니 풍헌이 놀라 일어나 머리를 낮추어 입김을 불어 얼어붙은 음모를 녹이려 할쌔,날씨가 하도 추워 풍헌의 수염마저 그만 땅에 얼어 붙어 풍헌도 일어나지 못하게 된지라.풍헌의 입이 그 처의 음문과 서로 마주 향하여 엎드려 있었다.날이 새어 이웃집 김약정이 문 밖에 찾아오거늘,
"관청 일이 비록 무거우나 나는 해동하기 전에는 출입키 어려우니 그대로 이 뜻으로 관가에 고하여 나의 소임을 같게 하라.명춘 이후로는 권농을 하라시더라도 내 마땅히 따라가리라."
하고 풍헌이 말하더라.

#어제 못올려서 죄송하구요,
내일 또 계속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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