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백면투신 1권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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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19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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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면투신(百面鬪神)
제1권 투신(鬪神)의 탄생(誕生) 편


제1장
귀역(鬼域)에서의 야릇한 꿈


콰르릉!
시퍼런 뇌부(雷斧)가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을 박살내며 내리꽂혔다.

-북망산(北邙山)!

동주(東周) 이래 낙양(洛陽) 일대의 공동묘지로 쓰여 망자(亡者)의 귀역(鬼域)이
된 이 북망산은 지금 초여름 폭우(暴雨)의 횡포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작렬하는 벼락의 섬광에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크고 작은 무덤들의 그림자
는 한층 귀기스럽게 보였다.
헌데,
『헉헉!』
폭우에 잠긴 북망귀역을 연신 넘어지고 엎어지며 달리는 소년(少年) 서생(書生)
이 한 명 있었다.
나이는 십 팔구 세 정도, 이목구비가 수려하고 일신에 걸친 의복도 값비싼 비단
옷이었다. 한눈에 명문가(名門家)의 귀공자임을 알아볼 수 있는 용모의 소년 서
생이었다.
『큰…큰일이네. 길을 잃은 것 같으니…!』
소년 서생은 연신 흘러내리는 빗물을 훔치며 앞으로 내달렸다.
이미 방향감각을 상실한 지는 오래였다. 그저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무작정 달리
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어이쿠…!』
콰당탕!
소년은 무언가에 발이 걸려 진창속으로 나뒹굴었다.
『허억!』
헌데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몸을 일으키던 소년은 다음 순간 두 눈을 찢
어져라 부릅떴다.
시체(屍體)-!
그가 걸려 넘어진 것은 한 구의 시체였기 때문이다.
소년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만큼 놀랐다.
하지만 본래 대범한 성품의 그는 이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 시체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보이는 사내였다.
헌데 그 시체에는 몇가지 기이한 점이 있었다.
먼저 그 시체의 얼굴은 아주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극도의 희열(喜悅)을
맛보다가 죽은 듯한 표정인 것이다.
두 번째로 기괴한 것은 그 시체의 몰골이었다.
본래 건장했던 그 사내의 몸은 흡사 바람 빠진 풍선같은 것이다. 마치 누군가
그 사내의 정혈(精血)을 남김없이 뽑아먹은 한 형상이었다.
자세히 보니 사내의 하의는 무릎까지 벗겨져 있었다. 그통에 쪼그라든 사내의
상징이 빗물에 흠뻑 젖은 채 볼품없이 드러나 있었다.
(북망산에 사내의 양정(陽精)만을 빨아먹는 여귀(女鬼)가 출몰한다는 소문이 사
실인 것일까?)
소년은 전율하며 급히 시체에서 물러섰다. 북망산에 오르기 전에 낙양의 시중에
서 들었던 소문이 그를 오싹하게 만든 것이다.

-흡정여귀(吸精女鬼)!

소문에 의하면 북망산중에는 밤마다 한 명 무시무시한 여귀가 출몰하여 사내들
의 정기를 빨아먹는다는 것이다. 이미 수백명의 사내가 그 여귀에게 희생되었다
고 한다.
하지만 본래 미신을 믿지않는 소년은 한 명의 시종만을 대동하고 북망산에 올
랐었다. 북망산에 산재한 동주시대 이래 비석(碑石)들의 오래된 비문(碑文)들을
읽어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갑작스런 폭우를 만나게 되었고, 비를 피하던 도중에 수행하던 시종과
도 헤어져 헤매는 중이었다.
(흡…흡정여귀의 소문은 사실이었어! 이 사람도 분명 그 여귀에게 정혈을 갈취
당하고 죽었을 거야!)
소년은 부르르 몸을 떨며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흡정여
귀가 덤벼들 것만 같은 기분이 든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에는 을씨년스런 무덤들이 빗물에 씻기고 있을 뿐 살아움직이는 것
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무언가 있기는 있었다.
(불빛이다!)
소년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의 앞쪽에서 희미하게 불빛이 불빛이 펄럭이고 있
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살았다! 저곳에서 하룻밤 묵어가자!)
소년은 기쁜 마음에 무작정 불빛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마치 불꽃에 이끌
려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인…인가(人家)가 아니었군!』
소년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앞쪽을 바라보았다.
지금 그가 서 있는 곳은 오래된 고묘(古墓) 앞이었다. 돌을 쌓아만든 고묘의 묘
실(墓室)은 흡사 거대한 괴물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듯한 형상이었다.
소년이 발견한 불빛은 바로 그 고묘의 묘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텅빈 묘실의 중앙,
화르르르…!
목관(木棺)의 부서진 조각등을 쌓아 피운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소년
이 멀리서 본 불빛은 바로 그 모닥불의 불빛이었다.
소년은 잠시 묘실 밖에 서서 안쪽을 살폈다. 하지만 묘실의 안쪽에는 모닥불만
타고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일단 들어가서 젖은 옷이나 말리고 보자! 어쩌면 산패(山覇)가 피워놓은 것인
지도 모른다!)
소년은 뼈골까지 파고드는 한기에 견디지 못하고 묘실 안으로 주춤 주춤 걸어
들어갔다. 이 모닥불이 자신의 시종(侍從) 산패가 피워놓은 것이길 바라며…!

묘실안은 의외로 아늑하고 따뜻했다.
처음에는 바싹 긴장했던 소년도 이내 몸과 마음이 풀려 느긋해졌다.
(후후! 덕분에 경성(京城)으로 돌아가서 아버님께 해드릴 얘기거리가 하나 더
늘었군!)
소년은 모닥불가로 바짝 다가앉아 본격적으로 옷을 말리기 시작했다.
헌데 바로 그 때였다.
휘이잉!
한줄기 세찬 비바람이 묘실 안으로 들어쳤다.
(허억!)
그 바람에 오싹한 한기를 느끼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던 소년의 두 눈이 다
음 순간 찢어질 듯이 부릅떠졌다.
여인-!
한 명 여인이 언제부터인가 묘실의 문간에 유령같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귀…귀신?)
쿵!
소년은 너무 놀라 뒤로 주저앉았다.
『호호! 이게 웬 길잃은 어린 양이신가?』
그 때 문간에 서 있던 여인은 깔깔 웃으며 한 걸음 성큼 묘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기이했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흐르는 듯하여 소녀의 그것
같이 해맑은가 하면 요요하고 끈적끈적하여 사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여인의 웃음소리에 소년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와함께 모닥불의 불빛 덕분에
여인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헌데 여인의 모습을 살피던 소년의 얼굴이 다음 순간 새빨갛게 물들었다.
여인은 오랫동안 빗속을 헤맨 듯 온몸이 흠씬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서른 전후일까?
삼단같은 머리를 풀어헤쳤고 몸에는 얇은 분홍색 나삼을 걸치고 있었다.
그 분홍색 나삼은 빗물에 젖어 온통 여인의 살갗에 찰싹 휘감겨 있었고…, 젖은
옷을 통해서 육감적이고 뇌살적인 여인의 몸매가 그대로 내비쳤다.
다소 살이 찐 듯이 보이는 풍만한 몸매에 상아같이 뽀얀 목덜미, 그 아래로 무
겁게 매달린 한 쌍의 육중한 젖무덤…,
커다란 수박을 반으로 쪼개어 놓은 듯한 한 쌍의 젖가슴은 여인이 숨을 쉴 때
마다 물결치듯 아래 위로 출렁거렸다.
여인이 묘실로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육향(肉香)이 사방에
가득찼다.
이 여인이 걸친 나삼은 너무 얇고 비에 젖어 있어 속살이 그대로 내비쳐 보이
기까지 했다.
여인은 젖은 치마를 일부러 살짝 벌려 보이며 도발적인 미소를 흘렸다. 그 통에
상아빛의 미끈하고 통통한 허벅지가 드러나 보였다.
그 한 쌍의 옥주(玉柱)가 모이는 곳에는 거뭇거뭇한 수림이 안개에 젖어 몽롱한
형상을 드러내고 있었다. 보일 듯 말 듯한 그 삼각형의 수림지대는 소년의 숨을
멈추게 만들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여체의 신비에 소년은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와함께 그의 몸에서는 이해 못할 현상이 벌어졌다. 아랫배에서 뜨거운 무엇인
가가 불끈 치솟으며 다리 사이로 그의 순양지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 느껴
진 것이다.
(안 돼…!)
소년은 실색을 했으나 그럴수록 그의 남성이 자라는 속도는 더 빨라졌다.
그는 이미 한 명 사내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나이인 것이다. 마침내 그의 일
부는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자라났다. 무쇠같이 단단해진 그것은 흡사
끊어져 나가는 듯이 아프게 느껴졌다.
『호호! 이 누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도련님!』
무서운 염기와 육향을 흘려내던 나삼여인은 소년이 자신의 의도대로 극한까지
흥분한 모습을 보고는 득의의 교소를 흘렸다.
『호호! 고통스럽지? 하지만 걱정 말아라! 누나가 곧 편하게 해줄 테니…!』
미소부는 요염하게 허리를 하느적거리며 소년에게 다가섰다.
그녀가 다가서자 그녀의 육체에서 풍기는 달콤한 육향은 한층 더 짙어졌다. 그
것은 흡사 잘 익은 미주(美酒)의 주향같아 소년을 몽롱하게 취하도록 만들었다.
(정…정신을 잃으면 안 돼!)
소년은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앞으로 다가서는 무르익은 여체에서 시선을 돌리
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거미줄에 걸린 가엾은 나방에 불과했다. 눈앞에 압도해오는
여체에 전율하면서도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어떤 기대감이 그를 열기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그의 하체에는 뜨거운 기름이 부글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어디론가 후련하게 토
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그 들끓는 기름을 어디로 어떻게 배설해 내야 할지 알지를 못했다.
그리고 그것을 나삼의 미소부가 가르쳐 주었다.
여인은 소년을 모닥불 옆에 뉘였다. 나무토막같이 뉘어진 그의 하의에 여인의
섬섬옥수가 닿았다.
사라라락!
젖은 자신의 바지가 무릎 아래로 벗겨짐을 느끼며 소년은 전율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불끈 튀어오르는 뜨거운 육괴! 소년의 일부는 누가 보아도 이
미 훌륭한 성인의 그것이었다.
보기에도 싱그러운 소녀의 상징을 본 미부는 흥분과 기대로 바르르 몸을 떨었
다.
『호호! 도련님은 물론 아직 동정지신(童貞之身)이겠지?』
미부는 몸을 떨며 소년의 그것을 탐욕스런 눈길로 노려보았다.
『호호! 극락이 지상에도 있음을 이 누나가 알려주겠어요!』
미소부는 할딱이며 섬섬옥수로 소년의 순양지물을 보듬어쥐었다.
(헉!)
소년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불에 달군 무쇳덩이같은 실체를 움켜쥐는 더할
수 없이 보드랍고 서늘한 여인의 섬섬옥수…! 그 강렬한 느낌에 소년은 눈앞에
찬연한 불꽃이 튀는 것을 느꼈다.
그와함께 아랫배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맹렬히 들끓어 올랐다. 그것은 일제히
비등하여 출입구를 향해 맹렬히 돌진해갔다.
『호호! 이렇게 빨리?』
미부의 눈꼬리가 상큼 올라갔다. 그녀는 한눈에 소년이 어떤 상태인지를 깨달은
것이다. 여인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년의 일부를 더욱 교묘히 쓰다듬었
다.
『큭!』
마침내 소년은 그 자극에 견디지 못하고 눈을 까뒤집었다. 강렬한 전율이 정수
리에서 일어나 등골을 타고 꼬리뼈로 빠져나갔다.
눈앞이 캄캄해지며 무수한 불꽃이 명멸했다. 그는 화려하게 종말에 이른 것이
다.
거의 같은 순간 미부는 한껏 입을 벌려 소년의 하체에 얼굴을 묻었다.
소년으로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엄청난 쾌락의 폭주속에
자신의 실체가 뜨거운 어딘가에 들어갔음을 느꼈을 뿐이었다.
물을 마시는 듯한 야릇한 소리, 하체를 간지럽히는 여인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의
감촉, 불기둥을 휘감고 도는 미끈덩한 연체동물같은 물체…!
그의 양정은 한 방울도 밖으로 흐르지 않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한차례 폭발을 일으켰던 그의 민감한 실체는 힘을 잃고 위축
되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미끈덩한 살점이 휘감고 어르자 다시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
다.
바로 그 때 여인이 자세를 바꾸었다. 그녀는 하체를 소년의 얼굴위에 두는 자세
를 취하며 열심히 머리를 움직였다.
『…!』
소년은 전율했다. 자신의 얼굴 위에 무릎을 꿇고 다리를 벌린 여인의 자세로 인
해 튿어진 치마속으로 그 안쪽이 적나라하게 보인 것이다.
그곳에 모든 사내의 동경이 있었다. 미끈하고 탄력넘치는 허벅지, 벌어진 그 백
옥기둥 사이로 깊고 깊은 계곡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기 젖은 수림이 빙기옥골
같은 새하얀 피부에 달라붙어 그 안에 숨기고 있던 여인의 비역을 내보이고 있
었다.
깊숙이 갈라진 그 부분은 이미 흥건히 온천수를 머금고 있었다. 그것들이 마치
별개의 생명체처럼 숨쉬는 모습은 동정의 몸인 소년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아…아름답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언제부터인가 목타게 갈망하던 궁극적인 대상이 무엇이
었는지를…!
소년은 분기했다. 그는 그 깊고 유현하며 본능적인 비역을 한시라도 빨리 경험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삼미부도 그것을 깨달았다.
『호호! 원하는대로 해주겠어 도련님!』
그녀는 요요하게 웃으며 소년의 하체에서 얼굴을 떼었다.
『지난 십 년 동안 어떤 놈도 나 칠색화모의 보물을 즐기지 못했단다. 그럴 자
격이 있는 사내가 없었던 탓이지!』
미부는 간절한 눈길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소년의 뺨을 쓰다듬었다.

-칠색화모(七色花母)!

그것이 미부의 이름인 듯했다.
『너란 아이는 묘한 구석이 있단다. 이 누나를 이렇게 뜨겁게 만든 것은 네가
처음이야!』
칠색화모는 할딱이며 몸을 떨었다. 그녀 역시 욕화(慾火)에 몸이 달아오르고 있
는 것이다.
칠색화모는 단내를 풍기며 소년의 손을 쥐어 자신의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
다음 순간 소년은 전율했다. 미끈덩한 감촉과 함께 마치 열탕같은 곳으로 그의
손가락이 들어간 때문이다.
『흐흥! 모두 네탓이다! 나를 이렇게 흥분하게 만들다니…!』
소년의 손가락을 자신의 비역에 밀어넣은 채 칠색화모는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호호! 그 벌로 너는 내 안에서 녹아 버려야만 한다, 귀여운 것!』
그녀는 할딱이며 치마를 걷어올렸다. 그러자 어둠속에서 허옇게 떠오르는 성숙
한 여인의 하체!
칠색화모는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올린 자세로 소년의 하체위에 다리를 벌리고
섰다.
소년은 눈을 부릅뜬 채 그녀의 중심부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안개를 머금은 검은 수림으로 뒤덮인 계곡 안에서 생경한 형태의 괴물이 탐욕
스럽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칠색화모는 흥분으로 할딱이며 천천히 소년의 몸 위에 걸터앉았다.
쪼그려 앉은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그 부분을 개방하고는 다른 손으로 소년
의 터질 듯이 충혈된 일부를 쥐어 자신의 중심부로 이끌어갔다.
퍼득!
소년의 몸이 작살 맞은 물고기처럼 경련을 일으켰다. 불덩이같은 그의 예민한
실체 끝이 미끈덩한 점막에 닿은 것이다. 그곳은 흡사 뜨거운 뻘같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칠색화모도 전율적인 쾌감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아주 천천히 엉덩이를 내리
눌렀다. 난숙한 여인의 육중한 둔부가 소년의 아직은 빈약한 하체 위로 짓눌려
졌다.
한 치 한 치 결합되는 두 개의 육체!
여인은 아끼는 과자를 먹듯 조금씩 소년을 음미하며 받아들였다.
뜨겁고 미끈덩하며 꼭꼭 옥죄어드는 늪지의 긴축감에 소년은 몸부림치며 허우
적대었다.
그런 그의 손에 잡히는 것이 있었다. 탄력 넘치며 더할 수 없이 따뜻하고 보드
라운 한 쌍의 살덩이가 그것이었다. 소년은 미친 듯이 그 육괴를 주무르고 이지
러 드렸다.
『귀…귀여운 것! 흐응 좀더 거칠게…!』
칠색화모는 뜻밖의 반격에 기꺼워하며 자신도 힘있게 둔부를 내리눌렀다.
(허억!)
소년의 눈이 허옇게 뒤집어졌다. 그의 실체는 일거에 뿌리까지 여인에게 수용당
한 것이다.
사실 칠색화모는 오랫동안 천하제일요부(天下第一妖婦)로 불리어온 희대의 탕녀
였다.
그녀의 방중기교는 가히 일품(一品)이며 육체는 천하명기(天下名器)라고 할 수
있었다. 동정의 몸인 소년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자극인 것이다.
꿈틀꿈틀 제멋대로 옥죄어드는 칠색화모의 그것은 흡사 별개의 생명을 지닌 연
체동물같았다.
『호호! 너는 십 년 만에 처음으로 나를 소유한 것이다! 내 치마 아래 고혼이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해주마!』
그녀는 소년의 몸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결처럼 움직이는 그녀의 둔부가
어둠속에서 달덩이처럼 허옇게 떠올랐다.
소년은 여체에 깔린 채 극락경을 헤매었다.
연분홍 꽃잎은 연신 강인한 붉은 기둥을 깊이 머금었다가 토해 내기를 반복하
였다.
두 사람의 숨결은 점점 가빠오고 쾌락의 파고도 높아만 갔다.
(오냐! 어서 동정지체인 너의 순양지정(純陽之精)을 내게 다오! 네 덕분에 나의
소녀잔양신공(素女殘陽神功)은 십 년 앞당겨 완성될 것이다!)
칠색화모의 눈빛이 희열과 기대로 물들어갔다.
그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육체의 쾌락이 아니었다. 그녀는 한 가지 상고
마공(上古魔功)을 연마하기 위해 사내들의 양정(陽精)이 필요했다.
그녀가 바로 북망산에서 출몰한다는 흡정여귀(吸精女鬼)인 것이다!
사실 칠색화모는 지금껏 입으로 사내들의 양정을 갈취했었다.
그녀가 직접 자신의 육체를 사용한 것은 실로 예외적인 일이었다.
이제 잠시후면 소년은 자신의 순양지정의 마지막 한 모금까지 소문속의 흡정여
귀에게 갈취당한 뒤에 말라죽을 것이다. 그가 방급전 걸려넘어졌던 시체처럼…,
실로 절대절명이라해야 할 위기의 순간이었다.
헌데 바로 그 때였다

『요망한 것!』
슁!
돌연 고묘 밖에서 침중한 일갈이 터지며 무엇인가가 벼락같이 날아들어왔다.
찬연한 광휘에 덮인 채 흡정여귀의 등판으로 날아든 물체! 그것은 한 자루 보검
(寶劍)이었다.
『학!』
소년의 몸 위에서 열심히 둔부를 흔들던 칠색화모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소년의 몸 위에 납짝 엎드렸다. 그통에 소년의 얼굴은 거대
한 육봉에 짓눌려 버렸다.
스악!
그사이 어검술(馭劍術)로 날아든 보검은 간발의 차이로 칠색화모의 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검기에 스친 그녀의 머리카락이 우수수 흩어져 흩날렸다.
직후,
『뇌정어기검강(雷霆御氣劍剛)! 뇌정천황(雷霆天皇)이냐?』
화라락!
칠색화모는 공포에 질린 음성으로 외치며 질풍같이 묘실 밖으로 튕겨나갔다. 그
녀의 그 운신법은 가히 절정에 이르른 것이었다.
그러나,
『본좌의 눈에 띈 이상 달아날 곳은 없다 칠색화모! 네가 비록 마교사흉신(魔敎
四凶神)의 일인이라 해도…!』
쩌쩡! 콰아아아!
예의 사나운 폭갈이 다시 일며 스쳐 지나갔던 보검이 맹렬히 방향을 틀어날아
왔다.
『흑! 회륜어검술(廻輪馭劍術)까지…!』
막 묘실 밖으로 뛰쳐나갔던 칠색화모의 입에서 자지러드는 비명이 터졌다.
그 사이 찬연한 광망에 휩싸인 보검은 그녀의 옆구리로 와락 들이닥쳤다. 칠색
화모의 육감적인 육체가 영낙없이 보검에 산적꼬치가 될 판이었다.
바로 그순간,
쩌어어엉!
휘청이던 칠색화모의 교구가 돌연 한 겹 은은한 핏빛을 띤 금광(金光)에 뒤덮이
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마치 저녁무렵의 낙조(落照)와도 같은 빛이었다.
『소녀잔양신공(素女殘陽神功)!』
어디선가 놀람에 찬 경호성이 들렸고, 그 직후 어검술로 날아든 보검과 칠색화
모가 일으킨 혈금광(血金光)의 노을이 부딫혔다.
따다당! 콰우우웅!
흡사 철벽을 두드리는 듯한 요란한 금속성이 터지면서 사위는 강렬한 돌풍에
휘말렸다.
강호무림을 통틀어도 보기드문 두 가지 절세신공(絶世神功)이 충돌을 일으킨 결
과였다.
두두두!
고묘 전체가 양대신공의 충돌여파로 무너질 듯이 뒤흔들렸다.
직후,
『바…바득! 뇌정천황 능천휘(凌天輝)! 이 빚은 곧 네 마누라가 갚아야 할 것이
다!』
장내를 휩쓰는 돌풍속에서 고통과 독기에 가득찬 여인의 교갈이 터졌다. 그것은
물론 칠색화모의 음성이었다.

(도…도대체 무슨 일이지?)
한창 환락경을 헤매다가 혼자 남겨진 소년은 급히 하의를 추스리고는 황황히
고묘 입구쪽으로 달려갔다.
막 고묘 밖으로 나서려던 소년은 움찔하며 멈추어섰다.
『…!』
고묘의 입구에는 한 명 중년장한이 그에게 등을 보인 채 거목같이 우뚝 서 있
었던 때문이다.
칠색화모의 모습은 이미 어디에도 없었다. 다만 고묘앞의 바닥을 흐르는 빗물에
검붉은 핏물이 번지고 있음이 언듯 눈에 띌뿐이었다.
이마도 칠색화모는 방금전의 일전에서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고 달아난 듯했다.
『흐음! 그 요망한 것이 이미 소녀잔양신공을 팔성(八成) 가까이 이루었을 줄이
야!』
소년에게 등을 보이고 서 있던 장한은 침음성을 내며 천천히 돌아섰다.
『…!』
장한의 얼굴을 본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추었다.
나이는 사십대 후반 정도, 한 마리 숫사자를 연상시키는 웅휘하고도 패도적인
인상이 소년을 압도한 것이다.
얼굴의 하반을 뒤덮고 있는 짙은 구레나룻은 장한의 인상을 한층 더 강렬하게
만들었다.
장한은 잠시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흡사 거미줄에 걸
린 나방이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네…이름이 무엇이냐?』
이윽고 장한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초…초천강(楚千江)입니다!』
소년은 반사적으로 대꾸했다.
『초천강이라…!』
장한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 안으로 되뇌었다.
(훌륭한 재질이다. 잘 기르면 서천검성(西天劍聖) 조사님의 경지를 뛰어넘을 수
도 있는 아이이나… 지금 내게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 유감스럽구나!)
장한의 눈가로 한가닥 아쉬운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내이름은 능천휘(凌天輝)라 한다. 강호의 친구들은 뇌정천황(雷霆天皇)이라는
과분한 이름으로 불러주고 있다.』
『아! 능대협이셨군요.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소년 초천강은 짐짓 강호인들의 흉내를 내어 포권을 해보였다.
『지금 이 주위에는 흉사(凶邪)들이 횡행하고 있어 극히 위험하다. 그러니 소형
제는 날이 밝을 때까지 이곳에 은신해 있다가 하산하도록 하게.』
뇌정천황 능천휘는 흘깃 밖을 보며 말했다.
『흉사라니요? 중원의 대시진인 낙양에서 지척에 자리한 이곳에 녹림도적(綠林
盜賊)들이 출몰한단 말입니까?』
『녹림도같은 조무라기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네.』
뇌정천황은 초천강의 되물음에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호무림을 통틀어 가장 사악한 마두들인 사대흉신(四大凶神)이 북망산에 몰
려왔다는 말이네. 사실 그 자들은 본좌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경거망동만 하지
않으면 소형제에게는 별 위해가 없을 것이네.』
『사대흉신이란 자들이 왜 대협을 해치려 하는지요?』
『강호무림을 제놈들 마음대로 하는데 내가 방해가 되기 때문이지. 그래서 이곳
북망산에 함정을 파놓고 나를 유인한 것이네!』
『함정이 있는 줄 아시면서도 이곳에 오셨단 말입니까?』
초천강이 놀라 묻자 뇌정천황은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네. 내 안사람이 그만 그 자들의 수중에 떨어져 버렸기 때문
이지!』
『아!』
『사내대장부가 되어서 마누라 하나 지켜주지 못한대서야 말이 안 되지. 설령
그곳이 지옥이라 할지라도 달려갔을 것이네!』
뇌정천황은 말하며 싱긋 웃어보였다.
그 모습에 초천강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더 이상 뇌정천황이 위압적이거나 무
서워 보이지 않았다.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없겠습니까?』
『성의는 고맙네만…!』
초천강의 말에 뇌정천황이 사람좋게 웃으며 고개를 저을 때였다.
띵! 띠딩!
돌연 어디선가 한줄기 섬뜩한 금음(琴音)이 들렸다. 그 금음은 요란한 빗줄기를
뚫고 바로 지척에서인 듯이 들려왔다.
『낙백금마(落魄琴魔)!』
뇌정천황의 안색이 일변했다.
『사흉신(四凶神)이 나를 부르고 있네. 이만 헤어져야겠다 소형제!』
뇌정천황은 초천강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날이 밝기 전에는 이곳을 나서지 말게!』
뇌정천황은 다시 한 번 초천강에게 주의를 준 뒤 고묘 밖으로 성큼 걸어나갔다.
『조심하십시오 대협!』
초천강은 빗속으로 멀어지는 뇌정천황의 뒤를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고맙네 소형제! 나중에 황산(黃山)을 지나거든 뇌정검호각(雷霆劍豪閣)에 한
번 들르게나!』
뇌정천황의 호탕한 음성이 빗속 멀리에서 들렸다.
초천강은 뇌정천황의 모습이 완전히 어둠과 폭우의 장막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고묘의 입구에 서 있었다.

오래지 않아 모닥불이 꺼져 버렸다. 묘실 안에는 더 이상 불을 지필만한 물건이
남아 있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모닥불이 꺼지자 추위가 스물스물 밀려들었다. 아직 초여름인지라 밤기온은 뼈
골에 스밀 정도로 싸늘했다.
하물며 초천강은 오랫동안 차가운 빗속을 헤맨 상태가 아닌가?
초천강은 묘실의 가장 안쪽에 쭈그리고 앉아 추위와 싸우기 시작했다.
(정말 그것이 현실의 일이었을까?)
초천강은 칠색화모에게 당했던 낯뜨거운 일막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 끈적끈적하고 관능적인 칠색화모의 무르익은 육체…! 상아같은 피부, 본능을
자극하여 그의 남성을 깨운 농만한 육향(肉香),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동경해 오던 여자의 신비! 바로 눈앞에서 여자의 그 원색
적인 색조와 충격적인 구조를 목격한 것은 소년 초천강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
할 기억이 될 것이다.
꼬르륵!
칠색화모의 흐드러진 허벅지 사이의 비궁을 떠올리던 초천강의 뱃속에서 갑자
기 요란한 소리가 일었다. 그러고 보니 음식을 입에 댄 것도 어제 낮이 마지막
이었다.
초천강은 비로소 극심한 공복감을 느꼈다. 일단 배고프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다
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헌데 바로 그 때였다.
(이게 무슨 냄새일까?)
돌연 초천강은 코를 벌름거렸다. 어디선가 한줄기 그윽한 향기가 풍겨 그의 후
각을 자극한 것이다.
그 향기는 이제껏 초천강이 먹어본 그 어떤 진수성찬의 냄새보다도 더 향기롭
고 자극적이었다.
(어디서 나는 향기일까?)
초천강은 본능적으로 향기가 발해지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잠시후,
『여기다! 이 안에서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초천강은 묘실의 한쪽 구석에 쭈그린 채 벽틈을 들여다 보았다.
그 석벽의 작은 틈바구니로부터 예의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석벽의 틈은 너무 좁고 어두워서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 사이 향기는 점점 강렬해졌고, 그에 따라 초천강의 허기도 점점 더 심해졌
다.
초천강은 어림없는 짓인 줄 잘 알면서도 석벽의 돌들을 흔들고 밀어보았다.
헌데 한순간,
그그긍!
초천강이 석벽의 어느 모서리를 건드리는 순간 돌연 석벽 전체가 옆으로 밀려
나는 것이 아닌가?
초천강이 깜짝 놀라는 사이에 석벽에는 전에 없던 커다란 문이 하나 생겨났다.
초천강이 무심결에 기관장치(機關裝置)를 건드리는 통에 오래전에 만들어진 그
비밀문이 나타난 것이다.
문의 안쪽은 아래로 통하는 계단이었다.
어두운 계단의 저 아래쪽에서 한줄기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가 번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초천강은 주저없이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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