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32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51회 작성일 17-02-12 11:26

본문

 


<32부>

#1- 차우, 도약을 꿈꾸다


“진심인거냐?”

“물론입니다.저는 진심입니다.”

차우는 여태까지 살면서 그렇게 간절해져 본적이 없었다.여전히 은발의 미녀와 가면의 미녀 사이에서 먼산을 응시하는 중년의 사내.차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의로 인해 무릎을 꿇었다.

“나는 제 몸을 그렇게 막 다루는 녀석은 제자로 받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그것은!”

차우는 뭐라고 변명을 하려다가 이내 입을 다물어 버렸다.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었다.김노인의 그 말이 무슨의미인지, 차우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미의 대활약으로 오너 전쟁은 준 부대의 승리로 돌아갔고, 충분히 시간이 흘렀다.하지만 차우는 조국인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이미 카드 상태로 돌아가 버린 샤이와 소소. 다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태어나겠지만,다시 그녀들을 되살릴순 있었다.하지만 차우는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그녀들이 거기까지 성장하기까지의 뼈를 깎는 노력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장본인이기 때문이었다.

차우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여겼다.자신이 조금만 더 노련했으면,샤이와 소소가 그렇게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게 내 판단 미스였다.너무 흥분했고...너무 침착하지 못했어.오히려 준 형님이 나보다 더 노련한 오너다.’

차우는 쉴새없이 그렇게 자책했다.하지만 자책한 뒤는 이미 늦어 있었다.자신은 전쟁의 공헌자라기 보다는,구조된 자에 가까웠다. 큰 활약을 하리라는 욕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렇게 짐짝같은 취급은 당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만약 세라가 마나의 폭주를 제어해주지 않았더라면,아마 자신은 그대로 송장이 되어 버렸을 것이며, 샤이와 소소는 절대로 다시 빛을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을 것이었다.

“할말이 있는게냐?설마 강신술을 나도 모르게 발동시켰다고 하지는 않겠지?”

김노인의 말 하나하나가 마치 날카로운 송곳처럼 차우를 옥죄어 들었다.음공의 고수답게, 그의 목소리에는 미세하지만 날카로운 마나가 실려있었다.

“자신의 몸은 소중한 것이다.일시적으로 혈맥을 모두 개방해서 마나를 극대화 시키는 것은 너죽고 나죽자 식의 자살행위라 봐도 무방한 거야.너는 분노 때문에 판단력을 상실했고, 강신술을 쓰지 않아도 제압할수 있는 상대에게 니 모든 마나를 쏟아붓고는 실신했다.그런 한심한 녀석을 제자랍시고 받아달라는 것이냐?”

차우는 이를 악물었다.분노해서가 아니었다.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미워서 였다.

“그런...한심한 녀석이기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목적이 무엇이냐?”

“네?”

“목적말이다.굳이 너를 갈고 닦지 않아도,이제 전쟁의 불씨는 완전히 꺼졌다.평화의 시대에서 능력을 숨기고 은신해도 모자랄 판국에 왜 도대체 강해지고 싶어하는거냐?단순한 자기만족이냐?”

“그런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평화의 존속...을 위해서 입니다.”

김노인은 지긋한 눈으로 챠우를 바라보았다.아예 결심을 한 모양인지, 자신의 페어리를 다시 개화시키지도 않은 그의 모습.그는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픈 눈빛이었다.

“너는 충분히 강하다.”

차우는 눈앞이 캄캄해지는것이 느껴졌다.김노인의 말은 완벽한 ‘거부’였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습니다.저는 나약합니다.이번 전쟁에서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할 정도로.”

“그렇다면, 네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차우는 김노인의 질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생각했다.하지만 적절한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완벽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일지도 몰랐다.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저길 보거라.”

차우는 김노인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훽 고개를 틀었다.저 멀리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준의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의 주변으로는, 알수 없는 기운들이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저녀석은 약하다.때문에 저런 기초적인 훈련을 하고 있지.하지만 너보다는 강해.무슨 뜻인것 같으냐?”

“죄송합니다.모르겠습니다.”

“마음가짐의 차이다.”

“마음가짐..이요?”

“무언가를 지키려고 하는 자와 누군가를 이기려고 하는자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전자는 한없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며 성장해 나가지만,후자는 자신의 한계를 부정하며 퇴보한다.그 차이다.”

평소답지 않은 사뭇 진지한 말투의 김노인의 모습이었지만,유희와 초희는 뒤에 시립한 채로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차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로 김노인을 바라보았다.

“너는 어떠냐? 자신의 한계를 부정했기 때문에, 몸을 상하게 하면서도 극단의 선택을 서슴치 않았다.”

차우는 고개를 푹 하고 숙였다. 평상시 장난끼가 가득하기만 했던 김노인의 표정은 사뭇 엄숙하기까지 했다.

“그럼...어떻게 하면 제가 가르침을 받을수 있습니까?”

“너...내말 안들은거냐?”

“기회를 주십시오.”

“흐음.”

김노인은 사뭇 곤란하다는 표정까지 지어 보이며 차우를 바라보았다.진지한 표정이었지만,제 버릇 개 못주는 모양인지 ‘이 놈의 인기는..’하면서 스스로의 잘남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좋다.”

“네?”

“대신 조건이 있다.”

김노인의 말에 엄청난 속도로 고개를 들던 차우는 조건이라는 말에 잠시 실망했지만,이내 두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떤 조건이던 몸이 허락하는 하에 하겠습니다!”

“싸워서 이기면 된다.”

“누..누구를 말인가요?설마...”

“네 자신과 말이야.”

“제...자신요?”

김노인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차우는 금새 멍한 표정이 되며 쉴새없이 그의 말을 곱씹었다.긍금증을 견디지 못한 차우가 그것의 의미를 물으려던 찰나,김노인의 뒤에 서있던 초희가 살짝 앞으로 나왔다.

“그래.그리고 네 자신과 싸우게 할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여기 한명있지.”

 


#2-너무나 바쁜 그녀들(?)


“선생님.수고하셨습니다!”

남녀노소를 할것없이 건물안의 널찍한 체육관을 가득매운 인원들이 단상위에 있는 한명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그들의 특징이라면, 하나같이 도복 혹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는 점이었다.그들은 흉흉한 시대에(정작 일반 사람들은 어째서 흉흉한지 알지도 못했지만)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커진 탓에, 때없는 일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격투기 도장의 회원들이었다.

단상앞에는 우락부락한 근육에 검은 피부를 가진 남성이 아닌, 놀랍게도 가냘픈 여성 한명이 서서 회원들의 인사에 답례로써 목례를 하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검은 색 머리를 질끈 묶고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그녀는 너무나 청순하고 아름다웠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리를 매운 대다수의 남자 회원들은 그저 입을 헤 벌리고는 그녀를 바라보기 바빴다.

“수고하셨습니다.돌아가시기 전에 모두 정리 스트레칭하시는거 잊지 마시구요.”

“네엡!!”

역시나 우렁찬 남자 회원들의 소리.청순한 그 미녀는 미소한번 띄우지 않고는 뒤쪽에 있는 널찍한 사무실로 들어갔다.

“저기..세라 선생님.”

뒤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그녀는 대답대신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뒤에는 무술도장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외모의 거무튀튀한 피부를 가진 남자 하나가 쭈뼛거리며 말을 이었다.

“저기...사범님들 파일 정리하는데...세라 선생님은 아무것도 없어서요.주소나 주민등록번호나 이런것도 없고.”

“아..저는 페..”

세라는 하마터면 페어리니까 신분증도 없기 때문이지요.라는 말을 할뻔했다. 하지만 그녀는 몇번이고 연습했던 그 대사를 가까스로 끄집어 낼수 있었다.

“아...저는 관장님 부탁으로 일을 도와드리는 중이라서요.”

“그..그러시군요.그럼..성이 어떻게 되시나요?다들 세라선생님 이라고만 부르니..”

“성이요?”

세라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유씨...유세라 입니다.”

“아..그..그러시군요. 성함이 진짜 이쁘세요.혹시 식사 전이신지?”

대화가 끝났다고 판단해서 다시 등을 돌렸던 세라는 어째서 그런것을 묻느냐는 표정으로 앞에 있는 사범을 바라보았다.그는 무표정한 세라의 얼굴에 찔끔했는지 이윽고 화급히 대화를 마무리했다.

“아..그..그럼 전 들어가보겠습니다.바쁜일이 있어서.”

“네.알겠습니다.”

그는 부랴부랴 트레이닝 자켓을 챙겨 사무실 밖으로 나가면서,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듣던대로 진짜 도도한 여자네.꼬시기 힘들겠어.’

 


세라는 묵묵히 소지품을 챙기고는 도장 밖으로 나왔다.준의 노력끝에 조금씩 복구가 되어가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유도,원인도 알수 없는 봉변을 당한다는 두려움에 텅텅 비어있던 거리는 조금씩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시간은 잘 맞춰 온 모양이네.”

세라는 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앞으로 또다른 느낌의 미녀가 한명 서있었다.그녀는 보기에도 두꺼워 보이는 책을 옆에 끼고 있었고,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미인이었다.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지만,짧게 커트한 머리에 중간중간 보이는 갈색의 브릿지가 눈에 띄였다.

“리미. 여긴 왠일이야?”

“우연히 지나가다가 들렀어.잘하고 있는거야?”

“별로.시간 낭비라는 생각마저 들어.”

리미의 말에 세라는 그녀답지 않게 투덜거리듯 말했다.준의 명령이라 이행하긴 했지만,세라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시시껄렁한 호신술 따위를 가르치는 것에는 전혀 적성에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별수 없잖아.주인님이 시킨 일이니까. 커피한잔 마실래?”

세라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리미는 그녀를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이끌었다.어디가나 눈에 띄는 외모탓에 그녀들은 매장 안쪽이 아닌,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커피를 마시지 않는 세라는 커피 대신 오렌지 주스를 주문했고, 리미는 커피에 맛을 들였는지 익숙하게 커피향을 음미했다.

“어째서 주인님이 이런걸 시키는 걸까.”

군말 없이 행한 세라였지만,그녀 역시 준의 의도가 궁금했다.작은 스트로우로 커피를 젓고는 살짝 한모금을 음미한 리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글쎄.난 주인님의 의도가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일단 전쟁이 끝난 시기니까 우르르 움직이고 우르르 수련하느니, 이런식으로 융합되어서 은신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게다가 그곳은 주인님의 고등학교 동창이 하는 도장이라고 하니 신분노출의 걱정도 크게 없고.”

“그거야 그렇지만...”

“게다가 세라.주인님은 널 이 사회에 대한 학습을 위해 이런일을 시키는 것일지도 몰라.”

“학습이라니?”

“넌 사회화가 가장 덜 되어 있잖아.유나나 수아 같은 경우에야 완벽하게 이세계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라고.마유미의 경우는 전 주인이 하도 데리고 다닌 탓에 잘 알고 있는 거고.”

“수긍이 가지 않는걸.”

리미는 뭐라고 설명을 하려다가, 이윽고 상대가 세라라는 점을 감안해야만 했다.

“너는?요새 뭘 하는데?”

“의학공부.”

“의학?”

“응.생각해보면, 이곳은 프로센에 없는 것들이 많아.온갖 전기제품도 그렇고,총이라고 하는 무기도 그렇고.그런데 더 신기한것은 한의학 이라는 학문이야.”

“한의학?”

“응.말하자면 긴데..침이라고 하는 도구를 이용한 의술이야. 이걸 연금술과 잘 융합하면...정말 유용한 의술이 탄생하는거야.”

“리미 너는...정말 사회화를 잘 하고 있는 중이구나.”

세라의 말에 리미는 그녀답지 않게 살짝 웃어버렸다.

“너무 그렇게 자책하지마 세라.네가 그런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잖아.”

“이유라니?”

“잊었어?넌 프로센의 모든 기억을 온전히 갖고 있는 유일한 페어리야.”

 

 


“이 모든 금액을 한국으로요?”

“네.뭐가 잘못되었나요?”

“아..아뇨.조금은 뜬금이 없어서..하하하.”

“어서 해주세요.”

은행의 지점장은 뜬금없는 고객의 요구에 머리를 긁적이면서도 열심히 이행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도 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중후한 중년의 남성은 영국에서 알아주는 재벌가의 총수이자, 자신이 다니는 은행의 특급고객이기 때문이었다.

“커트 윌리엄스씨.말씀해주신 금액 한국 송금이 완료되었습니다.”

은행장은 연신 아부성이 짙은 미소를 윌리엄스에게 내비쳤다.

“수고했어요.다음번에는 기분 상하게 하는 본인확인 절차가 좀 간소화 되었음 하네요."

“아..죄,죄송합니다 윌리엄스씨.요새 이런저런일이 워낙 많았던 지라...부득이 하게 지문으로 확인했던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됐어요.그럴수도 있죠 뭐.수고하세요.”

“아..예..옙!”

밖으로 나가는 윌리엄스를 향해 구십도로 인사하던 은행장은 문득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지?어째서 50대는 되보이는 남자의 말투가 어린 여자애 같이 느껴지는거야?’

 

 

우우우웅!

은행에서 한참이나 멀어진후, 윌리엄스는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 몇번의 수인을 맺었다.놀랍게도 작은 빛무리가 일어나며, 그곳에는 윌리엄스가 아닌 은색 단발이 너무나 섹시하게 어울리는 한 여자가 서있었다.

“히힛!역시 난 천재야.”

짧은 반팔티에 딱 붙는 반바지.섹시한 매력을 자아내는 그녀가 고양이처럼 웃었다.그녀의 밑으로는 사용해버린 스크롤이 종이조각이 되어 흩어져 버렸다.

“역시 리미의 스크롤은 믿을만 하다니까.완벽하게 윌리엄스 모습으로 변환시킬 스크롤을 만들어 주다니.”

그녀...아니 유나는 괜시리 뿌듯해 하며 킥킥 거렸다.마치 루브르 미술관을 턴 명화도둑처럼 통쾌한 미소를 짓는것으로 봐선, 분명 준의 명령없이 움직인 것이 틀림없었다.

“주인님도 좋아하시겠지?그래도 꽁돈인데..”

역시 유나는 세라와는 달리 신중함 보단 행동이 앞서는 화끈한 타입이었다.그녀는 준에게 정중하게 물어보는 대신, 리미와의 모종의 거래(?)를 통해 폴리모프와 워프의 스크롤을 얻었던 것이다.덧붙여 공중에 붕 떠버린 윌리엄스의 재산을 한국에 송금했음은 말할것도 없었다.게다가 워낙 거액인지라, 한번에 송금하지 않고 금액의 일부만을 전송하는 나름의 치밀함도 엿보였다.

‘음..그래도 개인행동을 해서 혼나면 어떡하지?며칠간 조용히 은신해 있으라고 했는데!’

유나는 잠시 손톱을 물어뜯으며 고민했지만,역시 그녀 특유의 성격은 어디가지 않는 모양인지 금새 귀여운 미소를 지어버렸다.

‘에이에이 몰라!일단 주인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얼른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꺄아아!수아!따라오지마!”

“너!진짜 잡히면 혼나아!”

산속에 위치한 작은 계곡.겹겹히 쳐져 있는 진법탓에 누구나 쉽게 들어올수 있을리 만무했지만,이정도의 소란이라면 진법이 저절로 깨질것같은 착각마져 들어올 정도였다.

“실다페!”

수아가 위협하려 쏜 화살이,노아의 외침 한방에 모두 방향을 잃고 다른곳으로 흩어져 버리자,수아는 금발 머리사이로 볼을 심하게 부풀리며 불만을 표했다.

“너!노아 치사하게 정령쓰기냐아!”

“둘다 그만..에휴!”

무슨 계곡을 정글짐 마냥 뛰어다니는 두 아동(?) 탓에, 오늘도 그녀들의 보모역을 맡은 마유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유미는 전쟁이후로 더욱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머리칼은 더더욱 길어졌고, 그것들은 모두 그녀의 어깨 부분을 넘을 정도였다.원피스 위로 드러나는 육감적인 그녀의 몸매.하지만 그녀는 연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블루블랙의 짧은 머리칼.동그란 두 눈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노아. 그녀까지는 괜찮았다.정령의 여왕이 아닌이상 그녀는 언제나 저런 어린아이같은 모습이었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뒤따르는 금발의 미소녀였다.

그녀는 이제 완벽하게 성장한 수아였다.2차개화가 끝나자 그녀는 숲의 지배자 트루피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근육으로 다져졌고 키도 훌쩍 자라 있었다.가슴 역시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그녀가 늘 즐겨 입는 민소매 티셔츠를 한껏 부풀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 역시 정신연령은 노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였다.

“자꾸들 그럴거야! 화이어 월!”

마유미는 두세번의 경고에도 아랑곳않는 그녀들의 태도를 참을수 없었는지,수인을 맺으며 소리를 쳤다.그 순간, 보통의 화이어 월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의 광범위한 불의 장벽이 노아와 수아의 활동반경을 둘러쳐 버렸다.

“앗 뜨뜨뜨!”

수아는 살갖이 벌겋게 물들 정도로 뜨거운 온도를 느끼고는 그대로 지면으로 착지했고, 노아역시 물의 정령의 비호를 받으며 땅에 착지할수 밖에 없었다.그렇게 1시간여를 날고 날며 대 추격전을 부리던 둘은 보모 마유미여사의 한방에 오늘도 굴복하고 말았다.

“노아!수아! 그렇게 위험하게 놀면 안된다고 했지!”

“그치만...주인님이 가끔 수련해도 된다고 했어!”

“맞아..”

수아의 말에 노아도 소심하게 거들었다.마유미는 머리칼을 살짝 쓸어올리며 깊게 한숨을 쉬었다.

“곧 있으면 모두들 집으로 올거야.주인님도 오실거고.저것들 너희가 다 청소할래?”

마유미는 둘이 뛰놀던 앞마당(?)을 가리켰다. 중간중간에 수아가 쏘아댄 화살이 마치 고슴도치처럼 박혀있었고, 노아의 영향으로 뿌리채 뽑힌 나무들도 보였다.그녀들은 순식간에 풀이 죽은 표정으로 마유미의 눈치를 보았다.

“잘못했어..”

“수아..너는?”

“나..나도.”

수아는 그 와중에 사과를 하는것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짐짓 먼 산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대답했다.마유미가 지끈 거리는 머리를 감싸 쥘때쯤,공간이 일그러지는 감각이 들어와 셋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순식간의 일이었지만, 상황파악이 된 세사람은 눈빛으로 의사를 교환했다.그와 동시에 수아의 몸이 빛의 속도로 어지러진 부분들 쪽으로 쏘아져 나갔다.마유미는 아직도 가만히 서있는 노아에게 다그치듯 소리쳤다.

“노아!주인님 왔나봐!어서 수아랑 같이 어지럽힌거 다 치워!빨리!!”


**************************************************************************************************

 
이제 한두번만 더 올리면 소라와 연재속도가 맞춰지겠네요. 읽어보시고 원작자인 야미님께 많은 리플 부탁드립니다.
 
네이버3에 달린 리플을 읽어보시고 작가님이 너무 행복해 하시네요 ㅎㅎ
 
감상도 좋고 앞으로 전개에 대한 의견도 마구마구 달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