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노을과 여명의 이야기 -프롤로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2,308회 작성일 17-02-11 18:53

본문

글을 그것도 야설은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처녀작이군요.
수많은 야설을 읽었지만 생활 속 살아가는 이야기, 또는 황당한 이야기들 뿐.
성적 흥분만 아니라 소설적 재미를 느껴지게 해줄 그런 소설을 발견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글을 도전해 봅니다.  
-이글은 많은 영화에 소재가 되기도 한 좀비가 지구를 뒤덮은 그런 암울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유일하게 살아 남은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의 유일한 이브가 될 여인을 찾아 가는 이야깁니다.
노을편은 현재부터 미래까지 암울한 미래와 주인공의 성장 과정이 그려지며, 여명편은 주인공과 히로인,
두 사람의 엇갈리는 운명,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과의 싸움을 그릴 예정입니다.-
 
 -이 부분은 창작번역 방에 있던 걸 여기로 옮긴 것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노을과 여명의 이야기-
 
프롤로그
 
깊은 어둠이 깔린 저녁. 이곳은 국립 과학 연구소.
미래 공학에 일찍이 눈을 뜬 한국의 위정자들은 국립 과학 연구소를 만들어 각 분야에 걸친 과학자들을 초빙해
비싼 연금을 보장하며 최상의 시설을 설치해 마음껏 연구활동을 펼치도록 만들었다.
또한, 한국의 위정자들은 한국 국민의 특유의 국민성인 애국심이란 것을 강하게 자극해
조국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한 미래 한국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수많은 해외 과학자들까지 국내로 데려와 이곳에 모두 투입시켰다.
애국심에 감동한 과학자들은 그래서 무리한 연구 목표에도 아무런 불평없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만큼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그래서 국립 과학 연구소의 또다른 별칭은 불야의 성으로 불러지고 있었다.
 
그런 그곳도 일년 중 딱 두번에 걸쳐 불이 꺼지는 시기가 있었다.
바로 온 국민이 가장 중요시하는 휴일.
설날과 추석 연휴가 바로 그 시기였다.
오늘은 음력 8월 14일.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티익!
 
전자 신호음이 고즈넉한 정막을 깨며 울려 퍼졌다.
 
끼이잉!
 
두터운 합금 티타늄 제질로 만들어진 문이 육중한 소리와 함께 열리기 시작했다.
 
터벅 터벅
 
묵직하니 지친 듯한 발걸음 소리.
구두굽을 따라 최대한 조용히 그러나 무겁게 울려 퍼지는 소리가
지금 문을 열고 어두운 중앙 실험실로 들어선 이의 상태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아...하아..."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다시 내쉰다.
 
쿵!
 
그러다 급기야 어둠 속에서 힘들게 내딛던 검은 실루엣은
중앙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심하게 무릎을 찧으며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바닥에 손을 짚고 다시 호흡을 가다듭는 검은 실루엣은 풍채가 듬직한 중년 남자였다.
흘러내린 머리칼 사이로 붉은 선이 보이고,
며칠동안 깍지 않았는지 텁수룩한 수염이 상당히 까칠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옷도 넝마지기처럼 여기저기 너저분히 찢겨져 있었고, 곳곳에 상흔이 선연했다.
중년 남자는 최근 1달에 걸친 도망자 생활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는 상태!
게다가 오늘까지 7일간의 도주와 이곳을 잠입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에서 입은 상처들로
위중한 상태에 처해 있었다.
중년 남자의 정체는 바로 국립 과학 연구소의 유전공학 담당 선임 과학자.
그는 무엇때문에 목숨을 건 도주와 다시 정체를 들어내면서까지
호랑이굴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옛 직장에 나타나 이곳에 몰래 잠입을 했던 것일까?
 
스르르...뚝!
 
고개를 숙여 거친 숨을 고르던 그의 볼을 타고 한 줄기의 붉은 피가 망울져 코끝에 맺히다 떨어졌다.
"큭...크크크....크큭"
자신의 피를 본 남자는 나지막히 쓰디쓴 웃음을 미친듯이 터트렸다.
그는 유전공학 과학자답게 자신의 현 상태를 알 수 있었다.
"크크...이제 살날도 얼마 안 남았군! 그래도 여기에 온 것으로 난 성공한 거야...미친 새끼들! 이 게임은 내가 이겼다고! 크크큭...."
 
뚝...뚝
 
이번엔 남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며 이미 찐득하게 늘어붙은 붉은 선을 따라 흘러내렸다.
회한의 눈물일까?
슬픔의 눈물일까?
그도 아니면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생에 대한 아쉬움? 미련? 그에 대한 눈물일까?
알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남자는 눈으로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어리어 있었다.
 
"시간이 없군. 이제 시작해야지...."
 
지친 심신. 심한 출혈로 현기증이 돌았다.
게다가 그로 인해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질 않았다.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어도 자꾸만 남자의 상체는 가뿐 숨으로 인해 크게 일렁거렸다.
남자는 입술에 피가 베이도록 이를 악물며 고개를 들었다. 
생명조차 위태로운 위중한 상태에서도 남자의 눈만은 매우 선명하게 빛이 나고 있엇다.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로 자신이 이곳에 찾은 그리고 목숨을 걸고 찾은 바로 그 목표물이 눈에 들어왔다.
목표물을 보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남자는 자꾸만 감기는 눈을 극한의 의지로 크게 치켜뜨며 
실험실 탁자를 부여잡고 일어섰다.
 
철썩
 
남자는 무너지듯 중앙 컴퓨터 앞에 놓인 의자에 몸을 실었다.
 
티익...푸우웅
 
컴퓨터를 구동시키자 정적을 깨고 까랑한 소리를 내며
중앙 전자 실험실의 모든 기기들에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눈 앞에 놓인 모니터에는 실험실 내부 상황판이 비춰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마우스를 이용해 모니터에서 최근 실험 내역을 살펴보곤 다시 실험 모델에 관한 프로그램을 리셋시켰다.
"후...모델 KHI-1은 아직 건재하군"
그리고 남자는 자신이 중얼거린 모델이 숨쉬고 있는 캡슐을 바라보았다.
그 캡슐은 처음 남자가 쳐다보앗던 그 목표물이었던 것이다.
남자는 캡슐 안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평온히 숨을 쉬고 있는 모델 KHI-1을 바라보며 감회에 사로 잡힌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탄생시킨 첫 모델인데 어찌 남과 같겠는가!
캡슐안에는 전라의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이 7개의 호스에 생명을 의지한 채 잠들어 있었다.
곱게 감긴 눈,
일필휘지로 그려넣은 듯 초승달 같은 눈썹,
오똑하니 솟은 콧날과 마치 한쌍인 듯 곱고 탐스럽게 다문 입술,
바로 갓 태어난 듯한 아기같은 뽀송뽀송한 보드랍고 눈부신 새하얀 살결.
봉긋 솟은 가슴은 탱탱하니 만지면 금방이라도 터질 듯 했고,
여인의 곡선을 따라 시선을 밑으로 내려보면 그와는 반대로 가냘프도록 가는 허리가 애달펐고
곡선은 다시 둔부에 이르러서는 더없이 풍성할 정도로 천상의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모든게 너무도 완벽한 외모...
그리고 이 여인의 생체적 능력은 탄생시킨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워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과 함께 마약처럼 정신 없이 빠져들게 만들기 충분한 전라의 몸.
그러나 그 여인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엔 어떠한 욕망도...흥분도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의 눈가에 서서히 차오르는 습한 물기.
여인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은 오히려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
바로 그것이었다.
 
"이제 너를 보는 것도 마지막이겠구나...미안하구나. 너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그리고 너에게 몹쓸 짓을 하는 이 애비를 용서해다오. 너에게 너무도 큰 짐만 안겨주고 가는것 같아 미안하구나...크흐흑!"
급기야 어눌하게 터져나오는 울음소리.
그러나 남자의 손은 거침이 없었다. 
남자는 실제로 모델 KHI-1라 불리는 모델의 여인을 딸처럼 대했고 그렇게 키워왔다.
 
모델 KHI-1은 무엇일까?
그것은 국립 과학 연구소에서 탄생시킨 최초의 유전자 인간이었다.
당대 최고의 두뇌와 유전적 우열인자를 지닌 정자와 난자를 선별해 실험관 아기로 키워
거기에 각종 유전적 장치로 최고의 생체능력을 극대화 시킨 모델이었다.
국립 과학 연구소에서 그가 한 실험은 인간의 보이지 않는 능력. 즉 무의식의 능력인 초능력에 관한 것들이었다.
거기에 인간의 생체 면역에 관한 실험 단계로 접어들면서
남자는 우연히 바이러스 연구에 관한 기밀 장부를
보게 되었는데 그 장부에서 남자는 끔찍한 연구 계획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죽은 사람에 대한 재생성에 관한 연구였다.
위정자들은 착한 성직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해마다 엄청난 돈을 잡아먹는 국립 과학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이상적인 홍익인간의 꿈으로 유지해온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들은 과학적 연구를 미래 한국의 무력으로 키우는 생각으로만 가득했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정도 초능력에 관한 모델과 연구가 성공을 거두자
그들은 KHI-1을 비롯한 유전자 모델들에게 바이러스에 관한 실험을 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을 우연치 않게 남자가 보게 된 경우였다.
유전공학자답게 그는 정부에서 꿈꾸는 이 엄청난 실험이 얼마나 무모하고 허황된 것인지 직감했다.
그리고 그 잔혹한 실험을 자신이 깊은 애정을 쏟아 만든 모델 KHI-1과 다른 모델에게 시도하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기밀 장부를 본 까닭에 상부에 항의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넋놓고 자신의 딸이 저런 엄청난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갖은 핑계를 대며 지난 1년간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실험을 몰래 진행시켰다.
그리고 그 항체에 대한 면역유전자를 배양할 수 있었다.
 
"이 손에 든 이 정자들이 그것이야...이제는 네 몫구나...부디 나의 염원을 들어다오"
 
남자는 손에 든 손가락 만한 액체를 주사기에 주입시켰다.
 
부우웅
 
전자음이 흐르며 액체가 든 주사기가 캡슐쪽으로 이동했다.
남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동해 캡슐을 개방하고 주사기를
모델 KHI-1에 꼿인 호스 중 붉은 색 호스에 주입시키곤 
호스를 조정해 아무것도 모른 채 잠이 든 여인의 하복부쪽으로
이동시켜 검은 숲 밑으로 사라지게 했다.
 
강제로 행한 인공수정이었다.
잠시 후 모든 과정이 끝나자 남자는 모델 KHI-1의 생명 재계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자신의 메세지를 두뇌 전자파에 맞는 대역폭으로 변환해 직접 쏘아 보냈다.
이제 그녀는 깨어나면 자연스레 자신의 메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도...
 
"...쉬고 싶구나..."
 
남자는 옆에 놓은 붉은 비상레버를 누르며 힘겹게 버텼던 눈꺼풀을 내리 감았다.
 
 
2016년 국립 과학 연구소는 커다란 폭발과 함께 수많은 사상자와 
지적 재산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