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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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6,022회 작성일 17-02-12 06:30

본문

 
 
 
 
제34장
 
집으로 돌아오니 한 줄기 짙은 삼계탕 냄새가 그윽했다. 그 속에는 또 들큼한 붉은 대추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 주방으로 가서 보니 엄마는 이미 안에서 바빴다. 심홍색의 니트 원피스가 그녀의 신상을 감싸고 있었다. 양 다리에는 커피색의 얇은 스타킹을 신고 매력 있는 몸매에는 하얀색에 푸른 꽃이 그려진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긴 웨이브진 머리는 간단히 머리 뒤로 묶고 있었다. 나는 다가가 손을 엄마의 어깨에 갖다대며 부드러운 말투로 불렀다.
 
“엄마. “
 
“너는 얘도 어제 그렇게 피곤했어? 너무 많이 잔 것 아냐? “
 
엄마는 내가 다가온 것에 놀라지 않고 다만 고개를 돌려 생긋 웃었다. 정이 담겨 있는 웃음이었다.
 
“엄마 걱정 마. 내 건강은 좋으니까. 아침에 나가서 먹을 것 좀 사서 돌아왔어. “
 
나는 자신감이 충만한 웃음을 내비치며 다른 한 손 역시 그녀의 어깨 위를 잡았다. 비록 니트 원피스에 가로 막혀 있었지만 그 옷 아래 피부가 부드럽고 매끈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마치 나의 연속된 동작이 약간 급작스럽다는 듯이 조건반사적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만 분명 뿌리치지는 않고 나의 양 손이 그녀의 어깨를 마음대로 하도록 놔두는 것이었다. 내가 서 있는 각도에서 내려다 봄에 따라 그녀의 결백하고 긴 목이 약간 불안하게 몇 번 떠는 것이었다. 뒤이어 바로 평정을 회복했다.
 
“석두야, 먼저 식탁에 가서 앉아 있어. 엄마 이 탕 빨리 끓여서 금방 가져다 줄께. “
 
엄마의 말투는 평소와 일관되게 따듯하고 차분했다. 내 손동작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 같았다.
 
“엄마, 이렇게 많이 할 필요 없어. 나 방금 뭘 먹고 왔어. 배 안 고파. “
 
나는 엄마의 평정에 물러서지 않았다. 도리어 진일보해 얼굴을 엄마의 귓가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내 입안에서 내뱉는 숨은 추호도 틀림없이 그녀의 오른쪽 귓속으로 불어 들어갔다.
 
눈을 감은 채 엄마의 묶은 것을 풀어 주었던 그 때를 제외하고 나는 또 처음으로 이렇게 엄마와 가깝게 접촉한 것이었다. 엄마의 귀는 마치 백옥을 사용해 빚은 것 같았다. 윤곽은 작고 깜찍하고 형상은 정교했다. 물방울 모양의 귓불에는 새끼 손가락 크기의 진주 귀걸이가 걸려 있었다. 몇 가닥 검은 머리가 귓가 부근으로 드리워져 내가 말하며 내뱉는 숨에 따라 살짝 흔들렸다. 몰래 엄마의 신체로 다가갔다. 그녀 신상의 그 사람의 마음의 문으로 스며드는 방향이 더욱 더 짙어졌다. 주방 안의 닭도리탕이 끓는 향기 속에서도 조금도 손색없이 나로 하여금 취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사실상 이미 엄마의 개인 거리를 침입한 것이었다. 의식적이든 아니든 간에 이러한 접근은 엄마를 번민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과연 내 입안에서 내뿜는 숨결을 참지 못하고 어깨를 돌려 내 양손으로부터 벗어나며 몸을 돌려 살짝 꾸짖었다.
 
“너 내 옆에서 귀찮게 좀 굴지 마. 엄마 일을 할 수가 없잖아. “
 
엄마는 말을 하며 섬세한 손을 나의 가슴 위로 갖다 대고는 힘을 주어 나의 몸을 밀었다. 나는 떠밀려 주방 밖으로 쫓겨났다. 비록 그녀 손의 힘은 크지 않았지만 나는 말을 들어 식당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착하게 식당에 앉아있어. 엄마 빨리 끝내 가져올 테니. 다시 들어오면 안돼. 알았어? “
 
엄마는 양 손을 앞치마를 두른 허리 위에 얹은 채 아이를 나무라는 말투를 하는 것이었다. 홍색의 니트 원피스 속 불룩하게 부푼 가슴이 이따금씩 흔들리며 나로 하여금 시선을 돌리지 못하도록 했다.
 
엄마는 말을 마친 후 자신의 태도가 약간 과하다고 느꼈는지 참지 못하고 “푸훗” 하는 소리와 함께 쑥스러운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 절색의 얼굴이 웃자 마치 모란 꽃이 활짝 핀 것 같았다. 문득 실내에 봄이 가득했다. 하지만 뒤이어 그녀는 곧 웃음을 삼가며 손으로 주방의 문을 끌어 닫았다.
 
나는 식당의 그 백색 대리석 식탁에 앉아 주방의 유리문을 통해 엄마의 고운 신영이 안에서 바쁜 것을 바라 보았다. 방금 나의 거동은 일부러 한 행위였다. 하지만 거두어 들인 피드백은 아주 나를 만족시켰다. 엄마의 나에 대한 태도는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욕실의 그 일막 이후부터 나는 계속 엄마가 나를 일개 어린아이로 대우하는 것 같아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방금 일련의 반응으로 보아 그녀의 이전의 태도는 다만 가장해서 나온 것에 불과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향이 펄펄나는 붉은 대추 산약보계탕 한 그릇을 엄마가 내왔다. 나는 면전 탁자 위의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보고 얼굴에 화색을 노출하며 말했다.
 
“엄마, 나 방금 아침 먹었는데 이렇게 많이 가져오면 내 배 터지라고? “
 
“바보 아들, 너 어제 모습을 보니 분명 지쳐 있던데 요즈음 네가 아주 고생 많았잖아. 반드시 이런 보양음식을 먹어둬야 돼. “
 
엄마는 젓가락과 국스푼을 내 손안에 쥐어주며 의미심장하게 권유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국스푼을 들고 떠서 한 입 맛을 봤다. 삼계탕 특유의 향미에 더해서 붉은 대추의 단맛이 약간 느끼하지만 더해서 성격이 부드러운 산약과 조화되어 맛이 아주 적절하게 들어 맞았다. 엄마의 솜씨는 또 트집잡을 데가 없었다. 나는 비록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재촉에 마지못해 다만 먹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석두야, 네가 비록 이미 어른이지만 일을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는 엄마 말을 좀 들어줘. “
 
엄마는 내 옆에 앉아 국수픈으로 내가 탕을 휘젓는 것을 도우며 한 편으로는 잊지 않고 내게 교육을 하는 것이었다.
 
“네가 비록 현재 신체가 아주 건장하지만 남자의 정력은 유한한거야. 그런 일을 너무 빈번히 해서는 안돼. 몸에 안좋단말야. 알아 들었지? “
 
엄마의 교염한 붉은 입술 속에서 나오는 말은 나에게 의외였다. 엄마의 이 말은 분명 나의 이전 이틀간 벌인 일을 암암리에 지적하는 것이었다.
 
“엄마… 나 모두 말한게 아니잖아? 그 때는 시이윈의 입을 막기 위해서였을 뿐 내가 그런 사람을 좋아하리라고 보여? “
 
나는 약간 불만스럽다는 듯 항의의 표시를 했다. 비록 마음 속으로는 엄마가 자신의 신체를 걱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나 당연히 자기 아들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지. 그렇지만 그녀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너 꼭 그런 식으로… “
 
말이 여기에 이르자 엄마는 비로서 자신의 언행이 부적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급히 양 손으로 자신의 작은 입을 틀어 막으며 얼굴 가득 난감한 표정을 떠올렸다.
 
나도 약간 할 말을 잃었다. 엄마의 이것은 왜란 말인가? 말을 하면 할수록 경계가 없었다. 나와 시이윈의 일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사람이 마치 아주 많이 변한 것 같았다. 예전에는 그녀의 입 밖으로 나올 수 없었던 말들이 현재는 튀어나오고 있었다. 이전 엄마에 비해 아주 풀어진 기색과 언행뿐만 아니라 내 면전에서 이름 모를 기묘한 긴장과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또 불시에 어느 정도는 소녀와 같은 표정과 태도를 노출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비록 이와 같았지만 나는 이러는 것이 그렇게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필경 우리 사이의 거리는 가면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너 이 나쁜 자식, 엄마 말실수를 하게 하잖아. 넌 정말 골치 아픈 화근이라니까. “
 
엄마는 내가 조금도 반응이 없는 모습을 보고는 약간 골을 내며 젓가락을 들어 나의 머리를 두드렸다.
 
“엄마… 어째서 무슨 일이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이러는 것이 무슨 천상의 계율을 범한거야? 그냥 한 여인에 불과할 뿐이잖아. “
 
나는 자못 억울함을 느끼며 대답했다.
 
“뭐가 한 여인에 불과해? 설마 너 아주 많은 여인을 원하고 있는 거야? 시이윈 한 명으로는 만족을 못한다는거야? “
 
엄마는 내 말을 듣더니 도리어 한층 격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 말투 또한 모친의 신분으로는 너무 불합당한 것이었다.
 
“엄마, 이건 너무 터무니 없는 궤변 아냐? 내가 언제 아주 많은 여인이랬어? “
 
나는 실재 엄마의 재잘재잘 핍박을 당해내지 못해 다만 양 손을 들어 투항할 뿐이었다.
 
“알았어, 알았어. 시이윈은 물론이고 또 시이은이라도 이후에는 나 그녀들 전부 거들떠도 안볼께. 엄마 이제 만족해? “
 
“진작 그래야지. 넌 엄마 말을 들어야해. 시이윈은 정말 그렇게 좋은 여자가 아냐. 게다가 그녀는 나이도 엄마 만큼이나 많아. 또 너랑 별 차이 없는 아들까지 있어. 정말 너한테는 부적합해. “
 
엄마는 나의 말을 듣더니 문득 눈을 치뜨며 웃기 시작했다. 고개를 다시 들더니 간곡하니 잔소리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엄마, 무슨 말을 하는거야? 나 시이윈과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말했잖아. 그녀 나이가 많고 아들이 있고 없고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
 
나는 약간 웃지도 울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엄마의 말은 조리 없이 뒤죽박죽으로 시작이었다. 여인의 심리상태는 정말 나로서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당연히 상관이 있지. 너는 내 유일한 보물 아들이야. 네가 장래에 찾아오는 상대는 분명 엄마에게도 만족해야만해. “
 
엄마는 일순 아주 엄숙하고 진지한 모습이었다. 나는 정말 그녀의 얼굴색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다. 이 속도는 너무 빠른 것이 아닌가?
 
“찾아오는 상대? 엄마 너무 많은걸 생각하는 것 아냐? 난 현재 근본적으로 그런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어. “
 
“허튼 소리, 남자가 크면 여자를 만나 장가를 가야해. 엄마는 네 나이 때 이미 아이를 낳았어. 현재 사회가 가면 갈수록 혼란해져서 여자 아이들 적령기가 가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데 이게 이치에 안맞아. 24살이 지나도록 시집을 안가면 모두 노처녀야. 노처녀가 남자가 없는 것은 자기 신상에 하나씩 결함이 있어서 그런거야. 너는 천부당 만부당 늙은 여인과 노처녀랑은 안돼. “
 
엄마는 말을 하며 마치 경전을 인용하는 듯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말하는 내용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엄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어. 난 현재 근본적으로 상대를 찾을 생각이 없어. 늙은 여인이든 노처녀이든 난 모두 흥미없어. 됐지? “
 
나는 서둘러 엄마의 말을 가로 막았다.
 
“넌 현재 이미 다 큰 남자야. 상대를 찾아야 할 때야. 엄마는 또 너보고 즉시 결혼하라는게 아니야. 먼저 적합한 상대를 찾아 사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거지. “
 
엄마는 또 끝까지 잔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너 말해봐. 네가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는지. 엄마가 널 도와 찾아 볼게. 내가 이 몇 년간 알게 된 사람이 적지않아. 그들은 모두 본시에서 일정한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야. 이런 가정에서 자란 여자아이라면 분명 나쁘지 않을 거야. “
 
“내가… 좋아… “
 
나는 아무렇게나 입에서 나오는대로 대답을 하려다 막 말을 시작하고 보니 갑자기 약간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황급히 뒤의 두 글자가 입에서 나오는데 엄마의 표정을 보아하니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야 뭐… 엄마가 알아서 해줘. 어차피 나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현재는 여자친구를 찾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엄마 그 때 되서 내가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고. “
 
나는 급히 말을 바꿔 보충했다.
 
“좋아, 좋아. 엄마가 너에게 분명 네 마음에 들만한 여자아이를 소개해 줄게. 기다리고 있어. “
 
엄마는 대단히 기쁜 모습으로 마치 내가 흥미 있을 만한 대상을 찾느라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여인은 정말 기괴한 동물이었다. 방금 전에 그녀는 또 이팔 청춘 소녀와 같은 모습이더니 이번에는 또 집안 일을 챙기는 모친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었다. 이렇듯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엄마에 대해 나는 다만 깊이 탄복할 뿐이었다.
 
엄마의 성격이 비록 온유하고 조용했지만 그녀가 일단 결심을 정하면 그녀로 하여금 바꾸게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계속 완강하게 저항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정력을 면전의 음식물로 돌려 머리를 파묻고 붉은 대추 산약보계탕 한 그릇을 전부 들여 마셨다. 그런 후 엄마의 득의양양한 눈빛을 뒤로 한 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이 대화는 비로서 이렇게 일단락이 될 수 있었다.
 
이 며칠 간 이런 식으로 평탄하게 지나갔다. 나는 한 편으로 엄마가 직접 요리해준 각종의 맛있는 영양식의 보양탕을 맛보며 다른 한 편으로는 그녀가 나의 대상을 찾아주는 마치 혼사를 고르는 것 같은 일을 받아들여야 했다. 게다가 한 번 일이 벌어지자 엄마는 열정이 조금도 줄어드는 기색이 없었다. 그녀는 즉시 본시의 아는 인맥 관계망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여자를 찾아 나섰다. 또 아주 많은 여자들의 사진을 나에게 가져와 보여주며 그녀들과 만나보라고 강요하는 것이었다. 이 일에 대해서 나는 정말 골머리를 싸매야 했다. 하지만 또 감히 엄마의 호의에 거절을 할 수도 없어 다만 그녀가 꺼내는 여자아이의 사진이 이쁘던 추하던 관계없이 나는 모두 “별로야” 한 마디로 얼버무리며 발뺌하며 도망가 일시간 엄마 역시 나를 어쩔 방법이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며칠간 나의 심사는 완전히 엄마 이쪽에만 있지 않았다. 한 편으로는 정욱이 매일 보고하는 곽기의 동향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 며칠간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것들은 큰 가치가 없었다. 곽기는 마치 행동을 개시하는 것이 급하지 않은 듯 했다. 또 여전히 그는 수요일 오전에 내가 전화를 한 통화 받을 때까지 은둔 생활 방식을 반복했다. 정욱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에게 너무나 의외의 소식이었다.
 
철괴리에게 사고가 났다. 나는 제일 처음 이 이름을 듣고는 즉시 정욱의 보고를 끊었다. 아울러 그에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정욱은 처음부터 이 사람을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그는 다만 곽기를 언급하며 말하다 그가 오늘 막 그 단지에 진입하는데 단지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말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듣건대 철괴리가 오늘 아침 문을 나서 노점을 가다가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이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급히 그에게 그 병원이 어딘지 아냐고 물었다. 정욱은 생각을 하더니 나에게 말하길 부근에 있는 장청 병원일 것이라고 했다.
 
비록 정욱은 내가 왜 이 철괴리에게 관심을 갖나 궁금해 했지만 나는 그에게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다만 그에게 행복가원 단지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라고 명령했다. 그런 후 전화를 끊고 엄마에게 간단히 외친 후 곧장 문을 나섰다.
 
아주 빠르게 나는 정욱과 마주쳤다. 그는 얼굴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내가 어째서 철괴리를 주시하는지를 모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또 분명히 들었다는 듯 나를 장청병원으로 데려갔다. 나는 병원에 도착하자 서둘러 그를 돌려 보냈다. 계속 곽기의 동정을 주시하라고 했다. 그는 분명히 이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활력이 가득해서는 아주 의욕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장청병원은 이 지역에 최근에 생긴 민영병원이었다. 보아하니 개업한지 이미 얼마간의 시간이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건축구조나 내부시설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는 공립병원과는 또 차이가 있었다. 당연히 비용이나 수준이 공립병원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이 도시의 중하류 계층의 의료 수요에 맞춘 병원이었다.
 
진료 데스크에 물어서 나는 아주 빨리 철괴리가 목전에 입원한 병실을 찾아냈다. 수많은 병원 사람들을 뚫고 지나자 2층 8호였다. 이 병실의 크기 구조는 의대부속병원의 여천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병실이 비좁을 뿐만 아니라 안에는 바짝 붙어 두 개의 병상이 놓여 있었다. 벽 위에는 값싼 백색 타일이 발라져 있는데 문 쪽의 병상은 비어있고 철괴리는 다른 침상에 누워 있었다.
 
그 지체다리를 제외하고 철괴리는 신상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마치 형상이 기괴한 쫑쯔 만두 같았다. 하지만 이러자 반대로 그의 추한 얼굴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보고 있으려니 오히려 눈에 거슬리지가 않는 것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핏기가 가신 후의 청색이 스며 있었다. 양 쪽의 평소 흉살그럽게 밖으로 드러나있던 삼각형의 눈이 약간 어슴푸레 막막했다. 두둠한 입술은 핏기가 없이 아주 뚜렷하게 회백색이었다.
 
내가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철괴리의 추한 얼굴 위에 보기 어려운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는 목이 잠긴 목소리로 내게 인사를 했다. 나는 방금 밖에서 이미 그가 비록 전신에 모두 같지 않은 정도의 상해를 입었고 게다가 피를 아주 많이 흘리긴 했지만 생명의 위험은 없다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오늘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물었다.
 
“고군아, 절룸발이의 현재 이런 모습을 보니 아주 속이 후련하지 않아? 절룸발이가 비록 아주 많은 떳떳하지 못한 짓을 저질렀지만 그게 모두 ‘누가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누굴 건드리지 않는다’ 였는데 오늘 뜻밖에도 이런 일을 겪을 줄은 생각도 못했지. “
 
철괴리는 한 편으로 이야기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입 안으로 이를 가는 것으로 보아 아주 기분이 안좋은 모습이었다.
 
“오늘 이른 새벽에 절룸발이는 일어났어. 너도 알겠지만 나야 이 손기술로 자신을 먹여 살리는 것이니 만일 6시 이전에 노점을 늘어 놓지 않으면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뺏기거든. 그래서 난 5시반에 집을 내려왔어. 내 공구니 뭐니는 평상시에 모두 삼륜 오토바이에 놔두거든. 정부가 이 몇 년간 우리 이런 장애인들을 돌봐줘서 평시에 내가 노동을 하러 나가는게 모두 이 삼륜 오토바이 짐차 덕분이야. 또 교통경찰에게 딱지를 뗄 걱정도 안하고 말야.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차를 집 앞 도로에 세워 놓는데 경비들도 감히 내 차는 안건드리거든. “
 
“나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삼륜 오토바이를 타고 문을 나섰어. 길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 십분쯤 후에 차가 터미널 문입구에 도달했는데 이 때 브레이크가 뜻밖에 들지를 않을 줄은 생각 못했지. 내 그 때 차의 속도는 60좌우였고 전면에는 두 대의 막 나오는 버스가 통로를 틀어막고 있었어. 절룸발이의 한쪽 다리로는 또 차에서 도망칠 방법도 없었어. 마음 속으로 이제는 여기서 끝이구나 싶었지, 아무튼 전후로 모두 사로 밖에 없었어. 나는 눈을 감고 차 머리를 한 켠으로 틀었어. 그대로 버스의 측면을 들이 받았어. 삼륜 오토바이는 직접 버스 밑으로 깔려 들어갔는데 다행히 오토바이가 버스와 부딪칠 때 절룸발이는 팅겨 나간거야. 그런 후 나는 버스 언저리를 쳐박고 직접 팅겨져 나가 바닥에 나가 떨어져 몇 바퀴를 구른거야. “
 
“이게 충격이 가벼운 것이 아니라서 절룸발이는 당장 정신을 잃어버렸어. 깨어나니까 이미 병원 안에 누워 있더라고. 의사 말을 들으니 터미널의 기사가 도와서 나를 병원으로 보냈대. 비록 전신의 부상이 가벼운 것은 아니고 남아 있는 한 쪽 다리도 골절을 당했지만 간신히 목숨은 돌아올 수 있었대. 말해줘. 절룸발이의 이 것이 운이 좋은거야 나쁜거야? “
 
철괴리는 이렇게 말하며 약간 자조하는 듯 웃는 것이었다.
 
“삼륜 오타바이가 어떻게 된거에요? 당신 자신은 어느 곳에서 문제가 생긴건지 알아요? “
 
나는 입으로는 물으면서 마음 속으로는 사실 이미 대략의 답을 알고 있었다. 며칠 전 정욱의 동영상 안에 적지않은 음미할 가치가 있는 정보가 있었던 것이다. 곽기는 일찍이 이미 준비를 다하고 이 며칠간 차가 되었든 무엇이든 무슨 일을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원래 곽기가 차를 사용하거나 공구를 이용해 사람을 해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철괴리의 차에다 수작을 부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철괴리의 삼각 눈이 갑자기 빛이 났다. 눈빛 속에 흉광이 크게 일며 묵직하게 말했다.
 
“절룸발이인 내가 비록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지만 오토바이는 좀 잘알거든. 이 차는 내가 아주 안전에 주의를 해서 평소에도 험하게 타지를 않았어. 안전 성능도 계속 아주 좋았고 절대 갑자기 브레이크가 고장날리가 없는데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보면 분명 누구인가 차에다 손을 쓴 것 같아. “
 
“누가 이런 일을 했을까? 누구에게 죄를 지은 것이 있어요? 당신을 사지로 몰아 넣을 만큼의 일이 있는 거예요? “
 
나는 철괴리의 얼굴을 노려보며 계속 물었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종소정과 곽기의 이 일을 알고 있나를 알아낼 생각이었다.
 
“절룸발이의 죄를 지은 것이 적지 않으나 만일 수를 세려면 셀 수야 있겠지만 하지만 이 사람들이 진정 절룸발이의 개 같은 목숨을 취하려 했으면 내 오토바이에 손을 쓸 필요도 없었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일을 저지를 만한 사람이 안 떠올라. “
 
철괴리는 나의 두 눈을 바라보며 아주 소심하게 한 마디 한 마디를 말했다. 그의 눈빛 속에는 작위의 흔적은 없었다.
 
나는 마음 속으로 암암리에 생각했다. 철괴리는 과연 아직 모르는구나. 그의 최대의 적이 바로 신변에 있는 보기에는 가장 유약한 종소정이라는 것을. 이 여인이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아끼지 않고 이용해 다른 남자에게 이런 일을 시킨 것이라는 것을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다른 남자는 바로 곽기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종소정과 곽기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니 자연히 곽기가 암지에서 그의 오토바이에 수작을 부렸다는 것을 짐작 조차 못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오늘 아침과 같은 위험을 초래한 것이었다.
 
비록 종소정이 새로운 생활을 하려는 심리상태를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내가 그녀의 비밀을 지켜줄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 그녀와 철괴리 사이의 일을 나는 간섭할 생각이 없다. 게다가 곽기로 하여금 까다로운 상대를 붙여 놓는 것은 나에게 있어 다만 이익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 두 사람의 사적인 정분과 밀모에 대해 관건이 되는 것만 골라서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게 어린 정욱과 그 사이의 공헌에 대해서는 알게 하지 않았다. 아울러 내가 일찍이 곽기와 정소정의 이 일을 알고 있었다는 것도.
 
아주 분명하게 철괴리는 이 일을 처음 알게 된 것 같았다. 내가 과정을 묘사하는 중에 그의 근본적으로 아주 검은 얼굴이 파래졌다. 종소정의 배반과 창 끝을 돌려 자기 편을 찌르는 행위는 마땅히 그를 분노케 했다. 내가 사정을 모두 말하길 기다려 그는 즉시 마치 부엉새와 같은 날카로운 웃음 소리를 폭발했다.
 
“생각 못했네, 원래 이 천한 창녀 년이 몰래 개수작을 부릴 줄이야. 절룸발이 매일 같이 기러기를 쓰다듬었더니 오늘 뜻밖에 기러기에게 눈을 쪼였구나. 이런 씨발 년이. “
 
철괴리는 약간 참을 수 없는 듯 손을 들어 침상을 내리치려 했다. 막 손을 들어 올리고는 비로서 손에 붕대를 칭칭 감은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드는 것 만으로도 상처가 쑤셔 아픔에 그는 이를 악물었다.
 
“그럼 현재 정황은 어때요? 언제나 퇴원이 가능한거예요? “
 
“의사가 말하기를 계속 누워서 휴식을 하면 두 주 정도 걸릴거래. 절룸발이의 몸이 아직 건강해 별 문제는 없대. “
 
내가 봐도 철괴리는 역시 한 번 넘어졌다 해서 못 일어날 모습은 아니었다. 이 사람의 그토록 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은 것을 생각하면 현재 이 정도 부상은 그렇게 엄중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는 다만 일시적인 부주의로 암산을 당한 것이었다. 매우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었다. 고개를 돌려 걱정되는 것은 도리어 종소정과 곽기 이 두 남녀였다.
 
“병원비는 어찌 하기로 한거예요? 간병인이라도 불러 드릴까요? “
 
“하하, 고맙습니다. 절룸발이가 얼굴이 얇은 사람이 아니지만 현재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있어. 진짜 방법이 없게되면 널 찾아 도움을 받을게. “
 
철괴리는 내가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니 아주 완곡하게 거절을 하는 것이었다.
 
기왕에 그렇다는데 나도 더 이상 강요를 할 수는 없었다. 이어서 그는 나의 핸드폰을 쓸 수 있냐고 물었다. 그의 양 손이 모두 붕대를 감고 있어 다만 나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전화번호에 따라 통화를 하니 상대방 쪽에서 귀에 익은 여인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들으니 종소정 같았다.
 
나는 들고 있던 핸드폰을 철괴리의 입에 대주고 그의 머리를 받쳐주어 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철괴리 역시 사양하지 않고 즉시 쉰 목소리로 입을 열어 욕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입으로부터 튀어나오는 각종 악독한 어휘들은 구구절절이 위협적이었다. 저속하기 그지없는 욕에 나는 안계를 넓히기 까지 했다. 상대쪽 종소정은 철괴리가 오늘 뜻밖에 그녀에게 전화를 할 줄은 생각치도 못했을 것이었다. 이미 완전히 철괴리에 의해 겁을 먹고 얼이 빠졌다. 게다가 철괴리는 그녀를 찾아가 계산을 하겠다고 협박을 하며 또 말하기를 그녀의 아들 정욱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종소정은 철저히 심리적으로 붕괴되어 연연히 용서를 빌었다. 애원하며 비는 것이었다. 비록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나는 변함없이 그녀의 말투 속에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
 
불의 상태를 보고 자신의 협박이 이미 성과를 거두자 철괴리는 비로서 그치는 것이었다. 그는 명령적인 어조를 사용해 종소정에게 즉시 병원으로 달려오라고 했다.  오는 김에 그에게 돈과 생활용품을 가져오라고 했다. 상대방은 자연히 분주하게 답을 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철괴리는 한 마디를 보충했다. 만일 그녀가 감히 계속 기타의 사람을 통해 자신 몰래 수작을 부리면 바로 직접 아들 정욱을 찾아 계산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나자 철괴리의 원래 푸르스름했던 얼굴이 약간 불그스름 해졌다. 방금 종소정과의 대화에 너무 힘을 쓴 것 때문인지 몰랐다. 또는 이어서 벌어질 일에 흥분을 느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는 입으로 나에게 천번 만번 감사를 하며 양쪽 삼각눈을 끊임없이 병실 문 쪽을 노려 보았다. 마치 종소정이 당장 문 앞에 출현하지 않는 것이 분한 듯 했다. 그가 이렇게 빨리 신상의 상세에도 불구하고 기타의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니 이러한 회복능력은 정말 적지 않게 강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은 관심이 없고 오늘의 주요 목적은 철괴리가 곽기에게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려 온 것이었다. 소식을 들은 후부터 병원으로 들어오기까지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계속 철괴리가 이번 암산을 피하지 못했을까 걱정을 한 것이었다. 내 심중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혹 덩어리들은 그의 게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그 상실된 기억의 회복에 대해서 목전에 그보다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만일 철괴리가 차사고 중에 사망하거나 혹은 식물인간이라도 되었다면 나는 그의 입 속에 담겨있는 가치 있는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는 것이었다.
 
현재 내 눈 앞의 철괴리는 팔도 잘리고 다리도 잘린 채 였지만 정신만은 아주 좋은 상태였다. 나 역시 기타 무관한 일을 더 말할 필요없이 딱 잘라 명쾌하게 철괴리를 향해 내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들을 탐색했다.
 
철괴리는 도리어 주저함이 없이 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아주 기꺼이 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그의 서술에 근거하면 백리원과 정양의 관계가 급작히 변한 이후 그의 백리원에 대한 관계 역시 이전에 비해 아주 적어진 것이었다. 게다가 삼항공사의 수익이 매년 못해짐에 따라 철괴리와 같은 이러한 유휴인원의 월급 또한 점점 감해진 것이었다. 최후에는 심지어 가속 단지 또한 그가 문을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그는 몸을 의탁할 곳이 없으니 다만 자신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밖으로 삯팔이를 다닐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더욱 백리원의 생활과 남자 관계에 대해 정력을 쏟을 시간이 없어졌다.
 
아마 버스 종점의 그 일이 있은 후 일 년, 그는 비로서 정양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죽었는지 세간이 아무 많은 말들이 나돌았다. 누구는 말하기를 그가 바람이 나서 한 아름다운 여인에게 복상사를 당했다 하고 누구는 말하길 그가 평소에 악행을 너무 일삼아, 남자를 괴롭히고 여자를 빼앗으니, 그래서 누구 피해를 입은 사람의 가속이 보복해서 죽였다는 것이었다. 누구는 또 말하기를 그가 회사에서 구조조정기간에 유관부문인원들에게 너무 많은 이익을 챙겨 기위감찰부문이 개입해 조사를 받아 처벌을 두려워해 자살을 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누구는 말하기를 그는 여강이 고용한 사람에게 살해됐다는 것이었다. 그가 이전에 여강을 도와 너무 많은 나쁜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여강이 입을 막기 위해 죽였다는 것이었다. 총괄하면 이들 설들은 모두 일정한 도리가 있는 것 같이 보였다. 모두 일정 부분 가능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모두 확실한 설은 아니었다. 마치 모종의 세력이 기간 중에 개입하여 상관된 증인과 단서들을 모두 소멸시킨 것 같았다. 아무도 사실의 진상을 알지 못하게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정양이 죽은 후 백리원은 아주 빠르게 이 가속 단지에서 이사를 떠났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공안기관에서 그녀의 집에 조사를 하러 와서 정양과 유관한 단서를 찾으러 온 것 같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밖으로 그녀의 남녀관계 상의 유언비어가 퍼지고 아울러 가속 단지 내의 남의 말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방정과 눈치에 백리원 모자 두 사람은 견딜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만 밖으로 집을 얻어 나가 살게 되었는데 이후 또 들려 온 것이 내가 무슨 치료하기 힘든 중병에 걸려 백리원이 사방을 분주히 뛰어다니며 용한 의사와 약을 찾으러 다니더라는 것이었다. 그 시기에는 누구도 그녀가 어디로 간지를 몰랐고 그녀의 생활이 어땠는지를 몰랐다고 한다.
 
“3년전이 되서야 난 비로서 다시 네 엄마를 만났어. 그 때 삼항공사는 일찍이 여강의 집 회사가 되었지. 너네 집이 있던 동도 철거 이주를 당했는데 아주 으리으리한 큰 빌딩이 세워졌어. 나와 몇몇 오래된 삼항공사의 직원들은 계속 상급기관에 민원을 넣고 있었지. 우리는 이 회사 직원 신분의 구체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아주 많은 기관을 쫓아다녔고 심지어 경성에도 한 번 다녀왔어. 하지만 나서서 처리해주는 청렴한 관리는 없었어. 그래서 우리는 상의한 끝에 빌딩 준공식 당일 날 분명 아주 많은 기자들 같은 사람들이 현장에 올 테니 우리 형제 조직원들이 함께 가서 싸우기로 했어. 사회 각계가 모두 여천이 우리 이들 공인 계급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알 수 있게 일을 아주 시끄럽게 벌려서 유관부문이 개입해 들어 오도록 하려는 것이었지. “
 
“그 날 아침에 우리가 막 빌딩 광장의 인파에 섞여서 들어갔더니 광장 앞에는 이미 아주 큰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어. 무대 주위에는 모두 제복을 입은 공안들이 지키고 있고 위에는 아주 많은 치파오를 입고 다리를 노출한 젊은 모델들이 서 있었어. 당시 유행하던 음악이 울려퍼지고 또 무슨 한국가수인가가 무슨 춤을 추고 있었어. 광장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시끌법적했어. 모두들 흥분이 되서 아주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어. 나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이해가 안되는거였지. 저들 개발 장사꾼들의 돈은 그들이 한평생을 벌어도 못 버는 것을 그들이 입고 먹는 것을 아껴서 모은 돈을 개발 장사꾼들에게 갖다 바친거잖아. 개발 장사꾼들이 그 중에 몇 푼을 뿌려서 이런 이벤트를 여는 것에 그들이 그렇게 즐거워하니 정말 바보같은 병신들이지. “
 
“그 가수의 공연이 끝난 후 한 늘씬하고 아주 아름다운 여자 사회자가 올라 왔어. 오랜 동료들이 내게 말하기를 이 여자가 본시 방송국의 수석 아나운서라는거야. 아무튼 나야 그녀를 모르니 그녀가 이쁘든 안 이쁘든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이 여자의 목소리는 참으로 듣기 좋더라고. 그녀는 간단히 이 빌딩이 나중에 개발 된 후의 이점에 대해 소개를 하고 더욱 큰 소리로 오늘 준공식의 시작을 선포했어. 그런 후 그녀의 소개하에 몇몇 잘 차려 입고 배가 불룩한 남자들이 걸어 올라와 무대 중간에 일렬로 늘어서는 것이었어. 이들은 무슨 장이니 무슨 주임이니가 아니었어. 어쨌든 모두 지위가 있는 관가의 사람들이었어. 그중에 한 사람은 우리의 한이 골수에 맺힌 여강이었어. 이 자식은 우리의 회사를 뺏아 먹었을 뿐 아니라 또 무슨 시인대 대표가 되었더라고. 우리들 공인 계급들은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패가망신을 했지만 이 관가 사람들과 함께 서 있는 것은 여전히 여강이었어. 우리는 영원히 다만 무대 밑에서 그들에게 박수를 칠 뿐이었어. 이 하늘 밑에 무슨 정의가 존재하겠어? 무슨 주의니 무슨 개혁이니 모두 개소리지. 모두가 백성들에게 공갈을 놓아 최종적인 이득은 또 저 놈들 것이고 밑지는 것은 항상 백성들이지. “
 
철괴리는 가면 갈수록 화를 냈다. 말투 속에 흉포와 불평의 기가 가득했다.
 
“이들이 함께 붉은 테이프를 끊고 난 후 여자 사회자가 다시 무슨 첫 번째로 입주할 합작상가들을 소개하기 시작했어. 그런 후 바로 일단의 기세등등하게 차려입은 남녀들이 올라왔어. 이들을 보아하니 모두 사회의 무슨 사장 부류들이었어. 그 중에 한 명 날씬한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아주 낯이 익었어. 그녀는 무대 아래쪽으로 등을 보이고 서서는 여강과 아주 친숙하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여강은 이 여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얼굴에는 음탕한 눈빛을 띠고 있었어. 손은 또 이 여자의 손을 놓지 않고 잡고는 끊임없이 만지작 거리고 있었어. “
 
철괴리는 여기까지 말하고 얼굴의 신색이 허다하게 누그러졌다. 마치 당시의 기억 속에 잠기는 듯 했다.
 
“여사회자가 이어서 다시 의식을 선포했어. 현장의 귀빈들이 이들 입주 상가에게 증서를 수여하는 것이었어. 이들 사장님들이 모두 증서를 받고 몸을 돌려 기념사진을 찍을 때 나는 비로서 이 여자의 정면을 자세히 볼 수 있었어. 그 얼굴 그 몸매는 완전하게 바로 네 엄마였어. 비록 몇 년간 못봤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렇게 아름다웠어. 게다가 피부는 또 하얗고 또 매끄럽고 마치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젊어지는 것 같았어. 하지만 나는 그녀 신상에 과거와는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 그 날 그녀는 머리를 높이 틀어 올리고 일신에는 백색의 정장 스커트를 입고 있었어. 다리에는 검정 스타킹을 신고 발에는 10센티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 서 있어 일군의 남녀들 중에서도 특별히 두드러져 보였어. 절룸발이가 비록 돼지고기를 먹어 본 적은 없지만 돼지가 뛰는 것을 본 적이 있거든. 그녀 신상의 의복을 보아하니 아주 고급이었어. 이전에는 너네 엄마가 입어본 적이 없는 것이었어. 그런데 그 날 그녀는 정성껏 화장을 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치 돈 꽤나 있는 집의 여인 같았어. 당시 그 무대에 있는 여인이 진짜 네 엄마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였어. “
 
철괴리의 목소리는 점차 느려졌다. 하지만 그의 입 속에서 나오는 내용은 나를 기분 좋게 하지는 않았다.
 
“이 사람들이 사진을 찍은 후 무대를 내려가자 의식도 거의 끝난 것 같았어. 우리 패거리들은 시기가 가까워지자 몇 명이 이끌고 고함을 치기 시작했어. 현수막을 펼치고 무대로 올라가려 했어. 거기에는 모두 여강을 폭로하는 구호가 적혀 있었어. 우리들 몇 십명은 아주 단결적이고 또 속도가 아주 빨랐어. 그들 공안들은 우리의 결심이 이렇게 크리라고는 예측을 못하고 있었어. 순식간에 우리에게 방어선이 돌파 당했지. 나와 십여명이 무대 위로 뛰어 올라 모두들 상의했던 대로 상의를 벗었어. 가지런히 무대 위에 무릎을 꿇고 카메라와 기자들을 정면으로 바라봤어. 우리들은 어제 저녁 이미 신상에 말만큼 큰 글자로 ‘원통할 원(寃)’ 자를 써놨다가 이 순간 함께 드러내 놓은거지. 이어서 일진 떠들석한 소리가 사람들 속에서 울려 퍼졌어. 그들은 모두 군중들 속에 섞여 있던 우리 가속들이었어. 누구는 욕을 하고 누구는 하소연을 외치고 또 몇몇 아낙들은 우는 것을 책임지고, 곧 바로 광장 안은 모두 일대 혼란이 일어났지. “
 
여기까지 말하고 철괴리는 마치 득의한 모습으로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무대로 뛰어들 때 그 사장님과 관원들은 아직 무대로 채 내려가지 못했었어. 결과적으로 우리들에 의해 통로 입구가 막혀 버렸어. 그들과 아직 빠져 나가지 못한 여사회자와 모델 들이 모두 의식용 탁자 뒤에 모여 있었어. 나는 당시 마음 한 구석을 너네 엄마가 있는 그 곳에 둘 수 밖에 없었어. 그래서 계속 너네 엄마의 정황을 주의 깊게 바라봤어. 그녀가 우리들에게 무슨 놀라움이라도 줄까 두려웠지. “
 
“그런데 이 때, 공안이 이미 반응을 보여 왔어. 그들은 무대 위로 뛰어 올라 사람을 끌어 내렸어. 우리들 무대 위의 사람은 수가 얼마 안되고 설상가상으로 공안은 모두 훈련이 된 사람들이야. 그들은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서 한 명씩 붙잡아 아래로 끌어 내렸어. 그들에게 잡힌 후에는 질질 끌려 내려가는 것이었어. 나는 장면이 이미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보고 한 편으로는 공안을 피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너네 엄마의 신영을 찾았어. “
 
“무대 위의 공안이 가면 갈수록 많아짐에 따라 나의 그 동료들은 한 명 한 명 모두 제압되어 바닥으로 끌려 내려왔어. 원래 막혀 있던 통로도 열렸어. 여사회자의 소리에 따라 그들 사장, 관원들과 모델들이 모두 무대 아래로 내려 흩어졌어. 나는 너네 엄마의 그 백색의 신영 또한 군중 속에서 볼 수 있었어. 서둘러서 옆에 있는 공안 그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었어. 몇 번인가 또 내 눈에 띄였어. “
 
“내가 무대 아래로 뛰어 내렸을 때 형세가 우리에게 말하자면 이미 가면 갈수록 열악한 것이었어. 멀리서 귀를 찌르는 경찰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어. 이미 일단의 위장복을 입은 무장경찰들이 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것이었어. 그들은 모두 투구와 방호 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손에는 방패와 경찰봉을 들고 있었어. 우리 오합지졸이 어찌 이런 정규부대의 상대가 되겠어? 즉시 단숨에 분해가 되었지. 이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상관없이 인색하게 방망이를 휘둘렀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는데 울고불고 여자들이라고 봐주지도 않는 것이었어. 원래 상관없이 구경하던 관중들도 우리를 위해 박수를 쳐주니까 그제서야 그들도 감히 욕은 안하는 것이었어. 개개인이 모두 도망갈 겨를도 없었어. 그 장면은 내 이 평생에 이번 딱 한 번 본 지옥도였지. “
 
철괴리의 목소리 속에는 처량한 빛이 서려 있었다. 그와 같은 사람도 공포를 느꼈다면 당시 현장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만했다.
 
“그런데 나는 너네 엄마를 쫓아갈 생각이었어. 그녀에게 이 몇 년간 어떻게 지냈냐고 묻고 싶었지. 그래서 무경들이 아직 군중들을 포위하기 전에 앞으로 달려나갔어. 나야 한 쪽 다리뿐이라 달리는게 늦었어. 멀리 다만 보이는 것이 너네 엄마가 여강의 부축을 받는 것이 보였어. 그녀가 우리 패거리에게 놀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하이힐이 망가진 것 같았어. 양 쪽 다리가 부자연스럽게 전후로 걷는 것이었어. 몸을 반쯤 여강의 신상에 기대고 있었어. 그녀는 여강을 아주 신임하는 것처럼 거의 반쯤 그에게 안겨서 한 흑색 차량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어. 그런 후 그 차량은 아주 빠르게 자리를 뜨는 것이었어. 내가 어떻게 차를 쫓아 갈 수 있겠어? 그냥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 “
 
“고개를 돌려보니 광장은 이미 물샐 틈 없이 각종 경찰차로 빽빽했어. 각종 장비며 각종 제복의 경찰들이 안쪽의 사람을 완전히 원을 그려 포위를 하고 있었어. 나는 이 형세가 심상치 않다 싶어 서둘러 외발을 절뚝이며 현장을 떠났어. 가서 TV를 보고나서야 비로서 그 날 운수대통했다는 것을 알았어. 원래 당일 현장에 800여명의 경찰과 500여명의 무경, 100여대의 경찰차와 각종 특수 장비들이 투입되어 우리 패거리 80여 명을 모두 포위한 것이었어. 뒤에 천천히 들으니 그 날 60여명이 체포가 됐대. 단지 이십여명의 노약자와 아낙들만 잡히지 않았을 뿐 무법 시위를 한 가속들을 체포 했을 뿐만 아니라 통지도 없이 구금을 하고 삼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서 잇따라 풀려나올 수 있었어. 개개인 모두 마치 저승에서 돌아온 귀신 같았어. 거의 모두들 맞아서 반쯤 죽은 후에 채석장과 모래 치는 곳 등에 보내져 고통을 당하다 자기 스스로 용서를 빌거나 또 다시는 민원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지장을 찍어야 비로서 풀려날 수 있었던 거야. 다행히 나는 그 날 일찍 현장을 떠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나중에 분명 나도 이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었을 거야. “
 
철괴리는 말을 하며 아직 공포심이 남아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얼마나 그를 두려움에 떨게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후 우리가 비로서 안 것인데 원래 이렇게 많은 공안과 무경은 당시 시공안국 국장이며 무경 총대정위인 여도(呂濤)가 데려온 것이었어. 이 여도는 바로 여강 그 개자식의 친동생이야. 자기 형의 일이니 당연히 신경을 쓴거지. 그는 아주 빠르게 무경을 출동 시켜 우리를 진압했을 뿐만 아니라 또 현장의 경찰을 지휘하여 군중들에게 폭력적으로 구타를 한 것이지. 이 사건은 당시 시 안에서 아주 시끄러웠어. 하지만 그렇게 많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 모두 단 한 명도 감히 사실대로 현장의 정황을 보도한 사람은 없었어. 시 안에서는 계속 불법분자들이 점포를 약탈하는 공포 행위를 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여도가 반응을 적절히 조치해서 제압한 것으로 시장과 부위원회의 표창까지 받은 것이었어. 우리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피눈물을 흘려서 반대로 그들의 군공훈장만 받게 해준거지. “
 
철괴리는 이 대목을 말하며 다시 화가 나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정서가 다운되어 일순간 다시 목을 드높이기 시작했다.
 
“먼저 우리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기타는 나중에 또 말해요. “
 
나는 그가 말을 하면 할수록 격동하는 것을 보고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우리 이 패거리들은 철저히 흩어졌어. 누구도 감히 다시는 이 잔학무도한 염라대왕을 건드리려 하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마음 속으로 계속 너네 엄마가 걸렸어, 언젠가 그 빌딩으로 달려가보니 너네 엄마가 그 곳에 점포를 하나 열었다는 것을 들었어. 아주 큰 PC방을 열었다는거야. 그래서 나는 인터넷을 하는 것처럼 가장을 하고 그녀와 좀 더 가까이 할 기회를 갖을 생각이었어. 비록 그녀는 일주일에 PC방을 두세 번 오는 것이었지만 나는 다만 멀리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어. 한 번도 감히 앞으로 다가가 그녀에게 인사를 못했어. 그녀는 현재 부잣집 마나님 같은 모습에 보안이 지키는 큰 집에 살고 있는데다 나갈 때 보니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나 이런 불구자에 늙은 절룸발이는 완전히 그녀의 생활에 걸리적거리면 안되겠다 싶었지. “
 
철괴리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말투 속에 무궁한 낙담이 실려 있었다.
 
“다만 나는 계속 알 수 없는 것이 너네 엄마가 어찌 그렇게 사치스러워졌을까? 이 몇 년간 그녀는 무엇을 한 것일까? 그녀는 왜 여강과 그렇게 좋게 지낼 수 있을까? 절룸발이의 능력은 미미하니 비록 나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밝힐 능력도 없는 것이었어. 다시 말하지만 절룸발이는 자신의 생활 문제도 해결 못하면서 다른 사람이 어쩌느니 관여할 수는 없는 것이잖아? 그래서 점점 나 역시 그 PC방에 가는 것이 적어졌지. 다만 때때로 길에서 그녀의 차를 보면 즉각 한 편으로 피하는 것이었어. 그녀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입장이 난감해질까봐. “
 
철괴리는 비록 속시원히 완전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다. 요즈음 종소정 이 여인을 만나 바로 그녀를 일개 성노리개 및 정감의 기탁물로 삼은 것은 엄마에 대한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그의 성격으로 보아 분명 무슨 짓을 벌였음이 아주 분명했다.
 
“이것이 절룸발이가 알고 있는 것들이야. 네가 막 돌아왔을 때 나는 네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두려웠어. 그래서 완전히 네게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거야. 하지만 현재 보아하니 네가 이 모든 것을 부담해야 할 것 같아. 그래서 절룸발이의 이 몇 년간 보아온 것과 의문을 모두 너에게 이야기한거야. 남은 일은 모두 너에게 넘겨줄게. 이제 네 자신이 알아서 잘해봐. “
 
말을 마치자 철괴리는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가 오늘 확실히 활짝 마음을 열고 이렇듯 많은 것을 진술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의 후반부 기억은 가치가 별로 크지 않았다. 그 시기의 그는 엄마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근본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모자 두 사람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몰랐다. 다만 엄마와 여강의 일반적이지 않은 관계를 옆에서 본 것은 이것들은 내가 일찍이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일절 모든 것이 돌아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나는 여전히 그 즈음의 일을 알 수 없었다. 엄마의 신변에는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이런 갈림길에 선 것일까? 이러한 일들이 내게는 또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약간은 실망한 심정을 안고 나는 철괴리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몸을 돌려 그의 병실을 걸어 나왔다. 문을 밀고 나오는데 총총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 종소정과 맞닥뜨렸다. 그녀는 오늘 단아하고 아름답게 단장을 했다. 얼굴에는 담담한 화장을 하고 일신에는 검정색 원피스로 그녀의 풍만한 육체를 감싸고 있었다. 양 다리에는 검정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짐작컨대 오늘 도착할 희소식을 경축하기 위한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애석하게 희소식은 더할 나위 없는 악몽으로 바뀐 것이었다. 그래서 이 순간 그녀의 미려한 얼굴에는 일층 어두운 구름이 잔뜩 깔려 있었다. 심신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내가 병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종소정은 의아해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마치 내가 이 시각에 이 곳에 출현한 것에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열며 무엇인가를 말하려 했다. 나는 손을 휘저으며 그녀를 멈추게 했다. 다만 병실을 향해 그 손가락을 가리켜 그녀에게 서둘러 들어가라고 시의했다. 종소정 역시 더 이상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어두운 신색으로 고개를 떨구며 묵묵히 문을 열고 병실로 들어갔다.
 
다음에 병실 안에서 어떤 일이 발생 했을지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철괴리로서는 탈출을 시도하려는 자기 손바닥 안의 여인을 분명 포기하려 들지 않을 것이 뻔했다. 더군다나 오늘 그는 이 여인의 암산 아래 목숨을 잃은 뻔 까지 한 것이다. 이것으로 보면 종소정은 성노예의 신분으로부터 빠져 나오려는 시도는 실패한 것이다. 그녀는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뿐 아니라 어쩌면 원래보다 더욱 심한 경지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들과의 일은 내가 우선적으로 정력을 쏟을 만한 가치가 없었다. 나 역시 철괴리가 어떻게 종소정을 조교하며 벌을 주는지 엿보는 것에 싫증이 났다. 나의 뇌 속에는 계속 다음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철괴리 이쪽 루트는 이미 막바지였다. 다시 새로운 자원을 찾아 파낼 수가 없었다. 나는 다음으로 어느 방향을 겨냥해야 하는 것일까? 최대한 빠르게 판단을 해야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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