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색귀천사] 제Ⅰ장 천사들의 비역질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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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4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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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귀천사(色鬼天使)∮


제Ⅰ장 천사들의 비역질 (9) - 김 현


**(원편집자 주) 본 글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이책>에 있으며, 관련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재편집자 주) 2001년 01월에 하이텔 XDOOR에 올라왔던 소설입니다.


잘 나가다가 이게 웬 봉창에 헤딩하는 소리야? 처음이라니. 처음에 나는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망막과 의식은 분명히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고 내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얘가 처음이래. 너 똑똑히 들었냐? 그런 식으로 말이다.

거시기를 손으로 움켜잡은 해괴망측한 모습으로 나는 멍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두 눈을 금붕어의 입처럼 끔벅거리면서. 말하자면 나는 그 순간 동작이 딱 정지해버린 것이었다.
제 입으로 나 처음이에요 하고 말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처음이라구?"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지만 어째 내 목소리 같지가 않았다. 나, 무지 놀란 것이다.
그녀는 계면쩍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슬그머니 다리를 오므렸다. 아니, 오므리는 시늉을 했다.
내 몸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떡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오므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와 나는 그런 상태로 대화를 계속했다.

"정말이야? 너 정말 처음 하는 거 맞아?"
"그렇다니까요. 왜 사람 말을 못 믿어요? 내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요?"

멍청한 표정으로 나는 응, 하고  대답했다. 그녀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잡았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도 안 해봤는데,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안 그래?"
"말도 안 돼. 내가 왜 처녀도 아니면서 처녀라고 속이겠어요?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무슨 소리?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더욱이 내 말을 믿을 수 없는 건, 네 입으로 직접 이런 델 자주 들락거렸다고 말했잖아.
설마 여자들하고만 들락거렸다는 소린 아니겠지?"
"물론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하진 않았어요. 사실이에요. 나 아직 한 번도 남자하고 정식으로 그런…
그러니까 그렇게 해보진 않았단 말예요."

그녀는 항변이라도 하듯 강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정식으로는 한 번도 해보질 않았다는 소리가 무슨 뜻이야? 그럼 비정식으로는 했다는 소리냐?
도대체 그게 무슨 차이가 있어?"

굳이 추궁하고픈 생각은 아니었다. 나는 다만 그녀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잠시 망설이는 듯하던 그녀는 곧 체념하는 표정이 되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그게… 직접 한 건 아니고… 그냥 키스하고 페팅만… 정말이에요. 삽입한 적은 없었어요. 맹세해요."
"키스하고 페팅만?"

그제야 나는 머릿속에서 대앵, 하고 종소리가 울렸다.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된 것이다.
내가 만약 경험이 조금만 있었어도 단박에 눈치를 꽂았을 텐데. 나는 헛헛한 웃음을 토해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다른 남자들과도 조금 전에 나랑 한 것까지만 했다 이 소리네?"
"맞아요, 거기까지만 했어요. 더 이상은 안 했어요."

그녀의 말뜻은 이해가 되었지만 도저히 납득하긴 어려웠다.
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여관방에서 알몸으로 뒹굴면서 섹스도 안 하고 그냥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설사에 걸린 놈이 화장실에 들어가서 오줌만 누고 나왔다는 얘기와 별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한 마디로 말이 안 되는 소리였던 것이다.

"너 지금 누굴 짱구로 보냐? 그게 지금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차라리 웃는 낯으로 그렇게 말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사실이 그런 걸 나더러 어떡하란 말예요?"
"실컷 물고 빨고 하다가 이제 그만, 하니까 남자들이 순순하게 물러나더라 이 말이야?
세상에 그런 물 풍선 같은 놈들이 어디 있어?"
"물론 대부분은 안 그렇죠. 실은 강제로 당할 뻔한 적도 많아요."
"당연하지! 어떤 놈이 차려진 밥상을 앞에 두고 그냥 숟가락을 놓겠어?"
"밥상이요?"
"말을 하자면 그렇다는 거지. 네가 남자라면 안 그렇겠어?"

젠장, 근데 내가 왜 이 애랑 이런 얘기를 노닥거리고 있는 거지? 어디선가 지니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의 이야기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전히 미심쩍은 구석이 많긴 하지만.

"남자들이 그런 상황이 되면 참기가 어렵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강하게 저항하거나 말로 잘 설득하면 대부분은 또 수긍을 해요."
"얼씨구? 병주고 약주고, 노가 났구만. 어떻게 잘 설득하는데?
다음에 보면 제대로 해준다, 뭐 그런 식으로라도 얘기했나 보지?"

그냥 내뱉은 말이었는데 그녀는 의외로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런 식으로 얘기해요. 그리고 지금 만약 그렇게 해버리면 다시는 날 못 볼 줄 알라고….
그러면 대부분은 물러나요. 물론 아쉬워하긴 하지만요."

나 원 기가 차서. 어찌나 뻔뻔스럽게 이야기를 하는지 나는 연방 허허, 하는 한숨만 토해내고 있었다.
더불어 더욱 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야겠다는 열의가 솟구쳤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해서 남자 새끼들 애만 실컷 태워놓고 너 혼자만 재미봤다는 소리로군?
너 참 대단하다, 야. 정말 대단해."
"그건 아니에요!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봉사해줬단 말예요. 왜 그런 식으로 말해요?"
"봉사? 뭘 어떻게 봉사해줬단 소리야?"
"아까 선배한테 해준 식으로요. 손으로 만져주기도 하고, 입으로도… 어떻게 하든 사정만 하면 되잖아요.
어차피 남자들이 원하는 게 그거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직접 하는 것보다 입으로 해주는 게 한 차원 높은 걸 수도 있는 거라구요."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따귀라도 한 대 올려붙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참았다.
만약 그렇게 하고 나면 지니가 말한 그 트러블인가 뭔가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녀가 거쳐왔다는 그 어벙벙한 사내새끼들 꼬라지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결론이 뭐야? 하겠다는 거야, 못 하겠다는 거야?"

더 이상 그녀와 논쟁을 벌이기 싫어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순간 그녀의 얼굴에 갈등의 그림자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지니의 마법과 그녀 자신의 이성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짓누르며 말을 이었다.

"너,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지? 그랬어, 안 그랬어?"
"…그랬어요."
"그래, 네 입으로 분명히 그랬어. 그러니까 약속을 지켜. 그럴 수 있지? 아니, 그래야만 한다는 걸 느끼겠지? 그렇지?"

나는 마치 내 스스로 그녀에게 주문이라도 걸 듯 그렇게 말했다.
얼마 동안 말없이 내 얼굴을 올려다보던 그녀는 이윽고 맥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잔뜩 힘을 주고 있던 다리에 스르르 힘이 풀린 건 그 때였다. 그러면 그렇지.

"아, 모르겠어.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내 마음대로 안 돼…"

독백처럼 그녀가 웅얼거렸다. 한낱 인간이 천사에게 저항을
하려니까 그런 거야. 그건 곧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거라구.
다시 말하면 나는 지금 하늘이 부여한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고. 아, 이 얼마나 신성한 행위인가.

"자꾸 그런 생각할 필요 없어. 그러면 너만 피곤해지니까. 언젠가는 해야 될 일 아니냐?
그 시기가 좀 앞당겨진 거라고 생각해."
"나 정말 선배를 내 첫 남자로 받아들일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단 말예요.
그러니까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는 거죠. 억울해, 정말."

그녀의 얘기를 듣자 나는 기분이 좀 상했다. 요게 은근히 사람 엿먹이네?

"야, 주둥이는 비뚤어져도 대사는 바로 하랬다고, 내가 어떻게 네 첫 남자냐?
할 짓 안 할 짓 다 해놓고, 구멍만 안 뚫렸다고 처녀 행세하는 네가 더 웃긴 거 아냐?
실컷 창녀 짓 하다가 예쁜이 수술하고 시집가는 애들이 있다더니, 완전히 그짝 아냐?"
"어머, 그 경우랑 내가 어떻게 같을 수가 있어요? 어쨌든 난 누가 뭐래도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버진이란 말예요."

곧 따먹힐 년이 주둥이만 살아갖고선. 나는 속으로 그녀를
조롱했다.

"그거야 곧 밝혀지겠지. 잔소리 그만 하고 빨리 다리나 벌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옆으로 좍 벌리며 몸을 앞으로 밀었다. 그녀는 헉, 하고 신음을 씹으며 몸을 움찔했다.
마지막까지 꼿꼿하게 반항한 그녀였지만 막상 그런 순간이 되자 더 이상 저항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와 실랑이를 벌이느라 약간 풀이 죽은 내 거시기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다시 일으켜 세웠다.
내 거시기는 이내 꼿꼿하게 발기했다. 고개를 약간 치켜든 채 내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던 그녀는 절망 섞인 탄성을 토해냈다.

나는 거시기를 잡고 그녀의 골짜기 언저리를 이리저리 문질렀다. 그녀의 그곳은 어느새 바싹 말라 있었다.
대신 내 거시기에서 맑은 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그녀의 꽃잎에다 문질러 발랐다.
그러면서 그녀의 속살 사이로 거시기를 살짝 밀어 넣었다.

"아아! 아아아…"

채 삽입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미리부터 앓는 소리를 내었다. 가소로운 생각이 들었다. 요게 시작도 하기 전에 트릭을 쓰네?

"아직 넣지도 않았는데 왜 그래? 지금 신음소리 튜닝하는 거냐?"

"으으응, 아프면 어떡해? 살살해 줘요, 선배."

그 순간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는 정말이지 처음 하는 여자의 그것처럼 애절하게 들렸다.
처녀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할 길은 없지만 어쨌든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왠지 기분이 좀 이상했다. 이거 이래도 되는 걸까.

― 뭐야, 지금까지 애써서 분위기 만들어줬더니 웬 옆차기하는 소리야? 너야말로 장난하냐?
기회가 왔을 때 우지끈 뚝딱 해치워야지, 임마!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빨리 시작해. 나도 간만에 재미 좀 보자.

어디선가 지니의 전음이 들려왔다.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나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어디 다른 데 갔을 리가 없지. 그의 말을 듣고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이걸 너와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해라.
네가 정말 처녀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총각이었으면 조금은 덜 억울했겠지만 말야.

"입으로는 넙죽넙죽 잘만 받아먹더니만, 뭘 그래? 그저 입의 위치가 조금 바뀐 것뿐이라고 생각해."

나는 괜스레 심통맞은 영감처럼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살짝 눈을 흘겼다.

"선배,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이제 보니 참 못됐다. 어떻게 그런 말을…"
"평소 네가 나 같은 사람을 안중에 두기나 했냐? 너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잖아."
"선배 말하는 걸 들어보면 나랑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것 같애. 무슨 앙심 품은 사람처럼. 솔직히 말해봐요. 그렇죠?"
"무슨 소리? 지금 이걸 보고도 그러냐? 얼마나 하고 싶었는데 그래? 이렇게 말야."

그렇게 말하며 나는 거시기를 그녀의 가랑이 틈새로 힘껏 우겨 넣었다.
이내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를 막을 순 없었다.

"으으으…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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