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유흥가 견문록 [1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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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본 글에서 등장하는 업소명과 등장인물들,혹은 사이트의 이름은 실제가 아닌 가상으로 꾸며진 것임을
밝힙니다.
13부- 가상현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존재이다. 무언가를 애타게 원하다가도, 막상 원하던 것을 마음껏 누리게 되면 금세 그것
의 소중함을 잊어 버리기 때문이다. 관심을 갖던 무언가에 대해 열망을 하다가도, 막상 그것에 대해 통달을 하
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쪽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화장실 갈 때와 올 때 마음 다르다라는 말이나, 또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는 남자보다는 적당히 거리를 두며 차갑게 구는 "나쁜 남자"따위의 말들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이런 분야에 초심을 들이대는 것도 참 우스운 일이지만, 처음 유흥가를 갈 때의 나를 떠올려 보면 참 많이 변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난 아직 유흥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수원에 있는 빨간 집을 처음으로
갔을 때의 박강우는 많이 사라진 뒤였다. 이제는 지명 아가씨들도 생겼고, 능숙하게 밤문화 용어들을 사용하여
대화를 하고, 나아가 아가씨들과의 대화나 분위기를 이끌 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까? 오피스텔과 안마방,
핸플 등등 유수의 업소들을 섭렵하고 나서 내가 기웃거린 곳이 다름아닌 페티쉬 업소가 되었나 보다. 늘 새로
운 것을 갈망하는 그 인간의 간사한 유전자가 평범한 내게도 당연하게 흐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페티쉬 업소는 한 줄로 정의하기가 애매하다. 딱 잘라 말하자면 섹스는 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 정도? 이 말을
듣고 실망하는 사람이 대다수라 생각되지만, 사실 매력이 있기 때문에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게 아니겠는
가? 페티쉬 업소...속칭 "페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황하기 그지 없는 설명을 필요로 한다.
페방은 다수를 위한 곳이라기 보다, 특별한 성향을 가진 소수를 겨냥한 업소이다. 치마를 들추거나, 혹은 야릇
한 복장을 착용한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완전 탈의보다 더 짜릿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페방에서는 뷰 포
인트라 하여, 메니져(한 마디로 아가씨)가 여러 포즈를 취하며 손님의 페티쉬즘을 자극하는 플레이를 기본적으
로 제공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페방에서는 각종 상황극이 가능하다. 페티쉬즘이라는 것이 신체의 일부나 복장에만 연연하는 것
이 아니기 때문일까? 지하철 상황극이나 직장, 학교 등등...평소 꿈꿔왔던 페티쉬즘을 마음껏 플레이 할 수 있
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따라서, 페방은 신체 자극도나 수위가 낮은 편이다. 그나마 핫메니져를 만나야 핸드 플레이 정도가 가능하며,
만일 정말 말발이 끝내줘서 메니져를 살살 구슬려 "입싸"까지 갔다면 그건 페방에서 홈런을 친 것이나 진배없
다. 조금 비약적으로 설명하자면...핸플 업소에서 아가씨를 잘 구슬려 삽입에 성공한 정도와 같은 격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랬거나 저랬거나.
나는 생애 첫 페방 탐방에서 신선한 충격에 휩쌓여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너무나 미소가 잘 어울리
는 순수한 얼굴을 한 아가씨였기 때문이었다. 나를 보고 살며시 미소짓는 그 모습에 몸이 얼어 붙는 듯한 착각
이 들었다. 단순히 얼굴이 예뻐서가 아니다. 얼굴이 예쁜 아가씨야 유흥가에 널리고 널렸으며, 나는 이미 그녀
들을 충분히 "탐방"했기 때문이다. 그녀...마리에게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프로필에서 처럼, 그녀는 정말 키가 컸다. 힐을 신으면 나 정도의 평범한 키 따윈 금세 내려다 볼 수 있을 것
만 같다. 묶어 올린 까만 머리칼덕에 하얀 얼굴이 더욱더 눈이 부셨다. 경천이 동지할 만한 미인이라기 보다,
너무나 순수하고 귀여운 그런 오밀조밀한 얼굴이었다.
"복장을 미리 선택 안하셨길래...그냥 오피스 걸 처럼 정장을 입었어요. 괜찮나요?"
그녀의 물음에 나는 그저 고개를 거세게 위 아래로 흔드는 것 빼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블랙 엔 화이트
톤의, 전형적이고 흔해빠진 정장이 이렇게 곱고 화사해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오피스 레이디라고 하기엔 치
마가 지나치게 짧았지만, 검정색 스타킹이 다리를 감싸고 있어 천박하거나 노는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은근한 섹시미로 다가왔다. 아마도 이런게 페티쉬즘 이라는 녀석인가 보다.
"몰랐어. 사실 페방이 처음이라...복장 선택할 수 있는지도 몰랐지."
"어머..정말요? 페방 처음이에요?"
"응."
생글생글 웃는 그녀 앞에서 "그래도 다른 업소는 통달했어.."따위의 쓸대없는 허세는 부리지 않았다. 내 옆에
꼭 들러 붙은 마리의 샴푸 냄새가 좋았고, 시선을 떨구면 보이는 그 까만 스타킹과 다리가 좋았다. 용기를 내
어 손으로 어깨를 감쌌을 뿐인데, 그간 느끼지 못했던 진정한 설레임이 가슴을 두드렸다.
"처음 온 사람이 핫메니져를 어떻게 알고 지명해요?"
"으응? 아...사실 페방에 대해 공부를 하고 왔어."
"푸힛...말도 안돼. 이걸 어디서 공부를 해요?"
나는 한동안 어색한 표정을 짓다가, 고민 끝에 사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
었지만, 호기심에 똘똘 뭉쳐 있는 듯한 큰 눈동자를 보니 무슨 말이라도 해야만 할 거 같아서였다. 이게 맞선
자리나, 혹은 소개팅 자리도 아닌데 마리를 지루하게 해서는 안될 것만 같았다. 어째서지? 나는 그런 강박관념
없이 여자를 만날 수 있어서 유흥가를 찾는 것인데...
"우와..정말이에요?"
"그럼."
사공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에게 생소한 모양이었다. 물론, 사공에 가입해서 손님들과 대화를 하는 업소 아가씨
들도 많았지만, 그녀들은 대부분 안마나 오피에 근무하는 여성들이었다. 대부분 한 아가씨만 장기 고정으로 지
명하는 "고수"들이 득실거리는 곳이 바로 페방 후기란이었지만, 사실상 페티쉬 업소 아가씨들은 사공에 접속을
할 이유가 없었다.
"와..그럼 제 이야기도 있던가요?"
"당연히 있지. 나도 후기를 꼼꼼히 읽어보고 왔는걸."
"에에..궁금해! 뭐라고 적혀 있나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그 표정은, 정말이지 20대 초반의 풋풋함 그대로라 설명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다. 사실 그녀의 후기가 사공에 많이 남겨져 있다. 페방 자체가 업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몇 개의 업소 후기만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리를 탐방한 사람들이 후기를 남길 확률도 굉장히
높아진다. 나 역시 사공의 회원인 녀석에게 그녀를 추천받고, 그 후기도 찾아 읽었기 때문에 내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냥 말 안해주고 있을래."
"왜요?"
"그 사람들보다 나에게 더 못해주면 항의 하려고."
"우아..너무해요!"
"에이..농담이야.."
재미있을리 없는 농담에도 가슴 떨릴 만큼 예쁜 미소를 지은 마리는, 살짝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그럼 오빠 조금 보여드릴게요. 어떤게 좋아요?"
"음?"
페방이 처음이니 그녀의 말이 이해될리 없지만, 아무래도 뷰 포인트라는 서비스를 하려나 싶었다. 아무리 그
래도 경험이 전무하니 뭐라고 할 말이 없어 조금 망설이자, 그녀는 괜찮다는 듯 웃으며 내 앞에 섰다. 졸지에
나는 쇼파에 앉아, 마리의 긴 기럭지를 감상하는 형상이 되었다.
"그럼 제가 알아서 포즈를 잡을게요. 좋은 포즈가 있다면 스탑! 이라고 하세요. 알았죠?"
"응. 그럴게."
업소를 다닐만큼 다녔는데 이상하게 쑥쓰러운 이유는 왜일까? 나는 그녀 앞에서 자켓 하나 벗지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창피하고 쑥쓰럽다. 하지만 가슴 한 켠이 콩닥 거리는 것을 보니, 지금 이 상황을 나도 꽤나 즐기고
있나 보다.
방금 전까지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던 주제에, 마리는 삽시간에 모델처럼 관능적인 표정을 지으며 서서
히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우선 얇은 자켓을 벗어 흰색 브라우스와 검정색 치마만 드러나게 한 그녀는, 한 쪽
다리를 테이블 위로 살짝 올리며 나를 응시했다. 더이상 부끄러워 하면 그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마리의 포즈를 감상했다.
말해봐야 입 아프지만 콜라병을 보는 듯한 예쁜 몸매였다. 물론 옷이라고 하는 겉껍데기를 벗겨놓으면 어떨지
벗겨 본 놈만 알겠지만 어쨌든 옷 위로 드러나는 라인은 정말 일품이었다. 아아. 이제서야 페티쉬즘이 무엇인
지 알 것만 같다. 다 벗은 것은 상대적으로 더이상 볼 것이 없는 완전체의 상태가 아닌가? 오히려 완전체가
되기 전...그러니까 옷을 입고 있음으로서 더 기대감을 주고 설레게 하는 것이다.
멍해져 있는 내 얼굴이 우스울 만도 한데, 마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다음 포즈를 준비했다. 한 쪽 다리를 테이
블 위에 올리고, 브라우스의 단추를 하나 정도 푼 것뿐이지만 그 포즈의 변화가 준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옆트임으로 되어 있는 치마 덕분에 붉은 빛깔의 실크 팬티가 어렴풋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검정색 스타킹에 쌓
여있는 탄력있는 허벅지와, 일상 생활에서는 절대 훔쳐볼 수 없는 젊은 여성의 치마속이 내 얼굴 바로 앞에서
펼쳐진 셈이다.
"스타킹 벗겨 볼래요?"
야한 말인데 천해보이지 않는다. 귀여운 얼굴에서 흘러나온 그 말은 그 어떤 짜릿한 유혹보다도 충동적이었다.
나는 대답대신 손을 뻗었고, 마리는 내가 스타킹을 잘 벗길수 있도록 슬쩍 다리를 올려주었다.
스으윽..하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타이트한 검정색 천이 탄력있는 다리를 슬슬 미끌어져 내려가면서 여
인의 얇은 발목에 걸리는 것을 본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기분좋은 일이었다. 게다가 스타킹의 안쪽을 잡고 끌
어 내려야 하기 때문에, 내 손가락은 그녀의 긴 다리를 쭈욱 훑어 내려가는 호강을 맛보고 있었다. 참으로 신
기한 일이다. 오피스텔에서는 알몸의 여성들을 마음껏 주무를 수 있으면서, 왜 여기에 이렇게 떨리는 건지 말
이다.
컨셉인지, 아니면 고객 서비스 인지, 마리는 굉장히 수줍어 하는 듯했다. 아니면 전혀 수줍어 하지 않고 있는
데, 저 귀여운 얼굴과는 수줍음이 어울린다며 내 스스로 그렇게 최면을 걸고 있는지도 몰랐다.
"오빠는 하고 싶은 상황극 있어요?"
"상황극?"
"네. 아무거라도. 제가 맞춰 드릴게요."
글쎄. 상황극이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페방에 후기를 올리는 고
수들은 머리속에 있는 성적 환상들을 실컷 체험을 하고 오던데... 나처럼 페방이 전공이 아닌 사람은 상황극이
라는 것에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나를 보며 생긋 웃고 있는 마리를 잠시 바라본 후, 나는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냥..애인."
"네?"
"상황극이라 할 것도 없겠지만..그냥 애인사이가 해보고 싶은데?"
페방까지 가서 애인모드를 원하는 나를 사공의 고수들이 본다면 저게 뭐하는 짓인가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지
금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그것 뿐이었다. 더욱더 솔직하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업소녀와 손님이 아닌, 일
반적인 관계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열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리같은 아이와 사적으로 아는 사이라면, 정
말 소원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아마도 부던히 애를 썼을 테지? 아니다. 어쩌면 박강
우가 원래 그래왔듯이 그냥 그림의 떡이라 생각하며 아예 다가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지도.
"좋아요. 그렇게 해요."
잠시 의외라는 듯 나를 바라봤던 마리는, 금세 내 의도를 알아 채고는 쇼파 위 내 옆자리로 와서 붙어 앉았다.
페방에 처음인 나에 비해, 그녀는 프로인 것이다.
"오빠. 좀 있으면 엄마 아빠 올지도 모르니까 조금만 있다가 나가자. 알았지?"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움찔 했지만, 나는 곧 그것이 상황극의 시작을 알리는 그녀의 대사임을 알아채었다. 민망
할 만도 한데 생글생글 웃으며 "연기"를 해주는 마리의 모습이 굉장히 귀여워 보인다. 정말이지, 이런 여자친구
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흥가 탐방이후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었다. 그녀의 말에 뭐라고 대답이라도 해줘야
겠다고 생각한 나는, 잠시후 어색한 대사를 내뱉고 말았다.
"언제쯤 오시는데?"
"음...한 이삼십분 후면 오실껄?"
그녀는 영리하게도 내가 끊은 시간이 끝나는 시점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내가 완전히 상황극에 몰입할 수 있도
록 도와주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도 즐길수 있어야 했다.
"아이...오빠.."
내가 살며시 끌어 안자 마리는 내 품에서 귀여운 애교를 부린다. 안아 보니 더 가냘픈 몸이었고, 스타킹이 벗
겨진 다리는 더욱 더 예뻐 보인다. 업소에 온 놈 답지 않게 너무나 건전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던 오른손은, 이
윽고 그녀의 애교에 힘입어 살짝 허리로 내려갔다. 브라우스의 보들보들한 감촉이 느껴지자 마자 손가락에 살짝
힘을 주니, 정말이지 상상했던 것처럼 움푹 들어간 허리 곡선이 느껴졌다.
"아잉..간지러워.."
"엄마 아빠 오시기 전에 끝낼게."
"그래두..."
마리가 뻘쭘해 하지 않고 능숙하게 이끄니 나도 부끄러운게 단숨에 사라졌다. 지금만큼은 마리와 연인사이가
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었다. 나는 용기를 얻어 그녀의 입술에 내 얼굴을 가져갔고,
마리는 정말 연인의 입술을 받아주는 것처럼 부드럽게 키스해 주었다.
"음..."
아가씨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오피스텔도, 안마방도, 핸플업소도 키스는 가능했다. 뭐 흔히들 그것을 애인모드
라 칭하기도 했지만 지금 마리와 하는 키스는 그때들과 달랐다. 당시에는 그저 성적 욕구를 위한 키스, 혹은
지불한 만큼 되돌려 받기 위한 키스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말 연인과 키스를 한다는 생각으로 마리의 입
술을 빨아 들였다. 보드라운 혀가 내 입가에서 몇번이고 움직였다. 능숙하진 않지만 나 정도 되는 사람을 충분
히 아득하게 할 만한 키스다. 기분좋은 향기에 심취해 있는 나에 대한 배려인지, 그녀는 꽤 길게 내 키스에 응
수를 해주었다.
"음...으음..."
마리의 리드에 힘을 얻어, 나는 브라우스 위로 그녀의 가슴을 더듬어 보았다. 브라의 와이어가 잡혔지만, 브라
부분이 움푹 들어가지 않는 걸 보니 정말 보이는 그대로의 볼륨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가슴을 움켜쥐
는 바람에 키스를 하는 마리의 몸이 살짝 움찔 하지만, 그 역시 나를 위한 세심한 연출의 일부인 모양이었다.
정말로 여자친구와 한 방에 있는 것처럼, 정말로 그녀의 부모님이 들이닥치기 직전인 것처럼 스킨쉽의 진도는
빠르게, 하지만 무언가에 쫓기듯 긴박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브라우스의 단추는 하나하나 풀려갔고, 몇 번의
설왕설래가 이루어지고 난 뒤에는 탄력있는 가슴이 내 손아귀 가득 잡혀 있었다.
"아이 참...오빠 다 벗기려고 그래? 좀 있으면 부모님 오실텐데.."
"너무 하고 싶어서 그래."
"오늘은 안된대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제는 아예 치마속 허벅지 까지 더듬는 내 손을 그녀는 구태여 말리지 않았다. 귀여운 얼
굴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탄력있는 몸매 때문인지, 나는 벌써부터 잔뜩 흥분하여 그녀의 상의를 벗겨내려고
하고 있었다. 토실한 두 개의 가슴이 탄력있게 솟아 브라우스에 닿아 있는 모습은 페티쉬즘이 없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환장하게 만들 법한 비쥬얼이었다.
"그럼 오빠. 옷을 둘다 벗고 지금 그거 하다가 걸리면 어떡해?"
"그러면...."
뭐...원래가 섹스가 되지 않는 업소인 것을 나도 잘 알고 있지만, 마리는 그런 업소 방침 마저도 상황극 속에
녹여내고 싶은 모양이다. 내가 애인 사이의 상황극을 원했다면,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환상을 충족시켜
주어야만 한다는 프로의식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손으로 해줄게. 어때?"
"손으로?"
"응. 그러면 누가 갑자기 들어와도 금방 대처할수 있지 않겠어?"
애교있게 생글생글 웃는 그 모습을 보면서 누가 고개를 저을 수 있을까? 나는 조금의 반항없이 고개를 끄덕였
고, 그녀는 능숙하게 내 벨트를 끌르며 살살 바지를 벗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미 속옷의 앞섬은 잔뜩 불룩해
져 있는 상태였고, 마리는 정말 애인이 된 것처럼 사랑스러운 눈으로 내 팬티 속에 손을 넣어 더듬기 시작했다.
"으음..."
"우리 자기 너무 하고 싶었지? 오늘은 안돼니까 다음에 집 비면 꼭 하자. 오늘은 이걸로 만족해 줘."
"으읏..."
상황극이고 뭐고, 대답할 정신줄 마저 놓고야 말았다. 팬티까지 내린 마리의 부드러운 손이 우뚝 솟아 오른 자
지를 잡고 흔들어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호흡이 거칠어 지자, 싱긋 웃어보인 그녀는 고개를 숙여 내 자
지 쪽으로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많이 당해본(?)임에도 불구하고, 귀두에 그녀의 입술이 닿자 온 몸이 찌릿찌
릿 떨려 오는 듯했다.
"윽..."
내 몸이 베베 꼬이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녀는 열심히 손을 흔들며 나를 애무해 주기 시작했다. 분명
핸플업소에서도 겪을 수 있는 서비스지만, 정말로 뭔가가 다른 느낌이다. 말하자면, 업소에 온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
"오빠 좋아?"
"아앗...응..."
"오빠가 쌀 때 엄마 아빠 오면 어쩌지?"
정말로 저 문이 열리고 마리의 엄마 아빠가 들어올 확률은 오랑우탄이 국정원 공채 시험에서 합격할 확률보다 낮아
보였지만, 정말로 그녀의 겁에 질린 표정은 나를 더욱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정말 마리가 내 여자친구 이며, 나
는 그녀의 집, 그녀의 방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바보같고 위험한 상상 말이다.
그 순간, 후기로 미리 공부를 했던 페티쉬 업소에 대한 모든 것이 머리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꼼꼼하게 체크
를 해보며 "이런 저런 서비스를 다 해봐야지" 했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말았다. 그게 무엇 때문인지는 정
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것은 마리라는 이름과 페방이라는 업소를 조금 더 머리속에 오래 기억해야 겠
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었다.
"나..나올것 같은데.."
"정말...?"
마리는 재빨리 테이블 위에서 티슈를 꺼내어 내 귀두 부분에 살며시 대어 주고는, 더욱더 세게 내 자지를 잡고
흔들어 주기 시작했다. 사정이 시작되며 내 몸이 움찔 거리자, 그녀는 내 입술에 입을 맞추며 살며시 아랫입술
을 빨아 주었다. 몇 번이고 그녀의 손아귀 안에서 팔딱거리던 내 분신은, 그녀의 손목 부분에 하얀 정액의 흔적
을 남길 정도로 많은 양을 분사하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잉...오빠 진짜 많이 쌌다. 오랜만에 하는 거에요?"
"아...응.."
"잠깐만요."
하체를 완전 탈의한 채 쇼파에 앉아 있는 나를 놔둔 채로, 마리는 몸을 일으켜 어디선가 물에 적신 수건을 가
져오고 있었다. 내가 마음껏 만진 탓에 브라우스와 속옷은 거의 벗겨진 것이나 다름 없지만, 마리는 굳이 그것
을 추스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끝까지 내 눈을 즐겁게 해주겠다는 표시인 듯하다.
"읏..따뜻하다."
"그쵸? 뜨거운 물에 적셔둔 거에요. 오빠 살짝 엉덩이 들어봐요."
존댓말을 썼다는 것은 상황극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겠지? 너무 아쉬운 것은 어쩔수 없지만, 열심히 내 하반신을
닦아 주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인다. 핫 메니져라서 이런 일련의 행위들과 상반신 노출이 가능한 것이겠
지만, 왠지 모르게 마리가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여자애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째서지?
"어때요? "
"응? 뭐가?"
"페방 처음이라면서요. 마리는 어땠어요?"
"정말 최고였어."
"에이..말루만?"
"아냐. 진심이야."
억울하다는 표정까지 지어 보인 내가 우스워서 일까? 마리는 베시시 웃으며 내 목을 끌어 안아 주었다. 부드러
운 가슴이 내 상체에 맞닿아 일그러지는 느낌이 포근하고 좋았다.
뚜뚜뚜..뚜뚜뚜..
아무말 없이 그녀를 안고 있었을 뿐인데 야속하게도 인터폰이 울리고 있었다. 어느 업소나 마찬가지로 종료 준
비를 해달라는 실장의 독촉 메세지인 셈이다. 전에와는 다르게 다급한 마음까지 들어왔다.
"연장 하면 안돼?"
"음? 연장이요?"
사실 나는 한 번도 시간 연장을 해본 적이 없다. 오피스텔은 연장이 가능하기 했지만, 대부분 60분 타임에 만
족하고 나왔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나가기 너무나 아쉬웠다. 끝나고 나서도 집에 가기 싫은 것
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마리는 내 기대와는 달리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어떡하죠 오빠? 나 다음 타임에 예약 있는데..."
"아아...그래?"
"다른 메니져 언니 알아볼까요?"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아. 그냥 다음에 와서 마리를 예약할래."
"치...그거 립서비스죠? 어차피 다른 메니져 분도 만나보고 싶을거 아니에요."
"아냐. 진짜 아냐. 다음에 두고봐 내가 곧 또 만나러 올거니까."
그냥 덤덤하게 농담으로 받아 쳐 주면 될 것을. 나는 손사레까지 치며 그녀에게 결백을 토로하고 있었다. 마치
유흥가에 발을 들이기 전 답답이 박강우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 모습이 뭐가 웃긴지 한참을 쿡쿡 거린 마리는
그제서야 옷을 여미기 시작했다.
"그럼 꼭 오빠 얼굴을 기억해 둬야 겠네요. 다음에도 마리 찾는다고 했으니까요."
아마도, 그녀는 핫메니져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일반 메니져들이 페티쉬즘
을 충족시켜 주기는 해도, 그녀처럼 쉽게 탈의를 하거나 핸플을 해주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반 메니져들
에게 수위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혹은 본인이 시도하게 되면 페방 자체내에서 지정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업소 이용이 어려워 진다 들었다.
"오빠 여기 자켓."
내가 일어나자마자, 그녀는 친절하게도 내 자켓을 들어 입기 편하게 도와주었다. 마지막 까지 내게 눈을 맞추어
주며, 영업용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미소를 내게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무언가 말을 하려 할 때쯤엔, 마리는
그 잘뻗은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출입구 쪽을 향하고 있었다. 정갈하지만 뭔가 모를 야함이 묻어 나는 듯한
뒷모습이, 그녀가 고개를 돌리니 깜찍하고 애교스런 모습으로 돌변해 있다.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넋이 나가
있는 나를 보며 싱긋 웃으며, 마리의 귀여운 입술이 오물거린다.
"그러면...다음에 또 봐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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