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포르노쟈키67-70♠제15화아랫목,윗목(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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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5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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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67-70♠제15화아랫목,윗목에서(1-4)




포르노쟈키67♠제15화 아랫목, 윗목에서(1)

"그럼 이 쪽이 술집에서 도망쳐 나온 색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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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으로 보이는 집 마당은 골목길 보다 한 뼘 정도 밑으로
내려가 있었다. 다혜가 조심스럽게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니
은자 로 된 슬레이트 지붕의 부엌문이 열리면서 육십 대 노파가
나타났다.

"할머니, 제가 말씀 드린 오빠하고 언니예요."

다혜는 노파가 민규와 혜미를 번갈아 살펴보고 있는 앞으로 걸
어가서 붙임성 있는 목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영감!"

노파는 다혜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방문 쪽으로 향하여 고
개를 돌렸다. 방문이 열리고 희색 도파를 입은 육십 대 중반으
로 보이는 노인이 마루 앞에 섰다.

"젊은 이 들이 깡패들한테 쫓기고 있다는 사람들인가?"

노인은 마루 밑으로 내려서 슬레퍼를 질질 끌고 마당 한 가운
데로 나왔다. 민규는 노인이 가까이 오는 순간 생선 비린내와,
술 냄새가 훅 풍긴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뵙겠어요. 제 동생이 말씀 드린 것처럼 어려운 일이 있
어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혜미는 다혜보다 거짓말에 능숙했다. 그는 마치 노인의 손녀나
되는 것 착착 감기는 목소리로 말하며 거리낌없이 노인의 손을
잡았다.

"그럼 이 쪽이 술집에서 도망쳐 나온 색신가?"

노인이 다혜를 쳐다보며 턱으로 혜미를 가리켰다. 민규는 다혜
의 거짓말에 속 웃음을 치면서 노인 앞으로 갔다.
"술집이 아니고, 서울 다방에서 도망쳐 나온 동생들입니다. 그
런데 다방 주인이 보낸 깡패들이 여기 까지 따란 왔다는 거 아
닙니까?"
혜미는 민규의 불량스러운 목소리에 양미간을 좁혔다. 그러나
노인은 이미 그런 말에 어느 정도 익숙해 져 있는지 별로 기분
나쁜 얼굴이 아니었다.

"방 값은 충분히 드리겠어요."

혜미는 민규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 낌새를 눈치채고 얼른 앞으
로 나가서 손 지갑을 열어 보였다.

"아니오. 우리 집이 여관도 아니고, 방세는 저 처녀가 주었던
걸로 충분해요. 그나저나 방이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네......."
"이 방 이유."

노인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노파가 기다렸다는 얼굴로 도로 쪽
으로 나 있는 방문을 열어 보였다. 바다 쪽으로 커다란 창문이
나 있는 방이었다. 도배지는 오래 된 것이었으나 깨끗했고, 누군
가 머물고 있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원양어선 타는 김씨 방인데, 그 사람은 지금쯤 사모아에 가
있을탱께 다음 달에 나 돌아 올 꺼요."

노인이 뒷짐을 진 자세로 민규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민규는
고맙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방을 얻기로 한 이상 가
능한 말수를 줄이는 게 좋다는 게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
런 습성은 어제오늘 몸에 벤 것이 아니었다. 무릇 뒷골목에 살
다 보면 낮 선 자를 늘 경계해야 하는 것은 제 일 수칙이고, 그
다음이 이 세상에서 믿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거 였다.

그 들은 저녁상을 준비 해 두었다는 노파의 말에 한껏 감사를
드리며 노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나서 혜미와 다
혜는 노파를 도와서 설거지를 했다. 그 다음에 혜미는 다혜를
방으로 들여보내고 나서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노인에
게로 갔다.

"들어 와요."

노인은 방 중앙에 있는 재떨이와 담배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
며 자리를 내 주었다.

"저녁 잘 먹었어요."

혜미는 싫다는 노인에게 억지로 식비를 지불했다. 그래야 다음
에도 부담감 없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저 할아버지........"

혜미는 민망한 표정으로 돈을 받아 쥔 노인에게 목소리를 낮추
며 표정을 살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디, 어서 말 해 봐요."

노인은 무릎걸음으로 텔레비전의 볼륨을 줄였다. 혜미는 노인
이 담배 불을 붙일 때까지 말을 않고 기다렸다. 그러다 노인이
잔기침을 하며 고개를 쳐드는 순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혹시 충무호 선장님을 알고 계시나 해서요."

혜미는 마음속으로 숨을 길게 내 쉬었다. 묵호에 온 목적은 충
무호의 선장이자, 아버지의 친구인 김성도 씨를 만나기 위해서
였다. 또, 김성도는 아버지가 죽기 전에 가장 최근에 접했던 인
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충무호......선장이라면........."

혜미는 노인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살펴보면서 마른침을 삼
켰다. 노인도 충무호 선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하긴 그녀가 알고 있는 김성도에 대한 상식은 묵호에 가
서 길가는 사람을 아무 붙잡고 물어 봐도 김성도 라는 사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유명한

깡패거나, 갑부는 아니었다. 그가 묵호에서 유명 인물로 떠 오른
것은 각 신문사나 방송사에서 대서특필한 사실이긴 하지만, 바
다에서 한 달 동안 표류를 하다 극적으로 살아난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네. 사실 이곳에 온 목적은 그 사람을 찾으로 온 것이거든요.
그러던 중에, 버스 터미널에서 나쁜 사람들을 만나 쫓기게 된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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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68♠제15화 아랫목, 윗목에서(2)

설마 창녀촌에 여자들을 팔아먹은 빨이꾼 인줄은 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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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미는 노인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입안에 침이
마르는 것을 느꼈다. 예측했던 대로 노인도 김성도를 알고 있다
는 심증이 갔기 때문이다.

"음.....그렇지 않아도. 그 점을 궁금하게 생각했었지. 깡패들한
테 쫓기고 있는 이유가 석연치 않았었거든. 이제서야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겠구먼......헌데 아가씨가 찾고 있는 그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네....."

노인은 안됐다는 얼굴로 혜미를 바라보며 길게 담배 연기를 내
품었다. 그 얼굴에서 잔잔하게 흐르는 허무의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면........"

그때 노파가 들어 왔다. 그녀의 손에는 귤 쟁반이 들려져 있었
다. 그녀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미를 눈치채고 노인을 쳐다보
았다.

"이 아가씨가 충무호 선장을 찾으로 왔다는 구먼."

노인이 짤막하게 대답하고 나서 헛기침을 했다.
"에이그......망망대해에서 오줌을 마시면서 한 달을 버티면 뭐
하누. 하룻밤 사이에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는데......."

노파는 혜미 앞에 귤 접시를 내려놓으면서 가볍게 혀를 찼다.
혜미는 그런 노파와 노인의 표정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무언가
쉽게 말하지 못할 곡절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 혹시? 사고라도......"

혜미의 예상은 적중했다. 노인은 김성도가 얼마 전에 수협 공
판장 내 창고 뒤에서 자동차에 치여 바다로 빠져 죽었다고 느릿
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구요?"

혜미는 마지막 믿었던 믿음의 끈이 어이없이 끊어지는 것을 느
끼며 허탈하게 외쳤다.

"이상 한건, 충무호 선장이 왜 그 시간에 인적이 드문 창고 뒤
를 갔느냐 라는 거여. 하긴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저승 사자가
유혹을 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말여."

노인의 말에 혜미는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김
성도 역시 아버지처럼 사고사로 위장한 타살인지 모른다는 생각
이 들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없나요? 충무호 선

장이 교통사고를 당한 시간부터 말이에요."

혜미가 심장이 졸아드는 듯한 긴장 속에 아버지 죽음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을지 모르는 김성도의 죽음에 대한 전말을 듣고
있을 때 였다. 담장을 바깥으로 한 문간방에 있는 다혜와 민규
는 어색하고 무료한 시간을 축내려고 다혜의 과거사를 캐고 있
었다.

"씨팔, 그래 니 발로 그 여자가 지정하는 장소로 찾아갔단 말
이지?"

민규는 다혜가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강원
도 산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처지라지 만 전봇대에 붙은 룸싸롱
종업원 모집 광고를 보고 전화를 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기도
했고, 스스로 창녀가 되길 원한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 때문이었
다.

"전 몰랐거든요."

다혜는 방문 앞에 앉아서 노파가 가져다 준 귤을 맛도 모르고
까먹으며 바람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월수 이백 만원을 준다
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여자는 삼십 대 초반의 여자 였다. 첫눈
에 보기에도 술집 마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여자였다. 그러나
설마 창녀촌에 여자들을 팔아먹은 빨이꾼 인줄은 꿈에도 몰랐
다. 아니 주간지나, 방송 같은 곳에서 가끔 그런 인신 매매꾼이
있다는 줄은 알았지만 자신이 인신 매매꾼 중에서 가장 지독한
빨이꾼의 마수에 걸릴지는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그 여자를 따라 우선 일반 가정 주택으로 갔겠군. 거
기서 며칠 묶었을 테구......."

민규는 그 다음 스토리는 안 들어도 뻔했기 때문에 흥미가 없
었다. 하지만 여자들이 창녀촌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은 그 유
형은 대동소이해도 열 번 들어도 질리지 않기도 했다. 약간은
스릴과 안됐다는 동정심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었다.

"어머?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쨔사, 이래봬도 내가 영등포에서 한 가닥 했잖냐. 척 하면 삼
척이라고 안 들어봐도 뻔할 뻔 자지. 그 스토리는 뻔하다. 그러
니까. 괜히 잔머리 굴려서 날 감동시킬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
대로 ㅇ어봐. 근데 혜미는 도대체 뭐 하는 거여. 저녁 먹고 나서
저 혼자 바닷가에 산책 나갔을 리도 없고......"

민규는 벌떡 일어섰다. 앉은뱅이 책상 위에 있던 이불과 담요
뭉치를 들어서 구석에 던졌다. 그 위에 비스듬히 누우며 다혜에
게 이야기 할 것을 재촉하다 잠깐 바깥 동정에 귀를 기울이다가
다혜를 바라 봤다.

"오빠가 알고 있는 그대로 예요. 그 집에서 이틀인가 더 머물
고 있는데 저하고 나이가 비슷한 영옥이라는 애가 들어 왔어요.
그리고 이틀 더 있다가 영옥이하고 천호동에 들어가게 됐어요."
"허허, 내 말은 네가 거기서 빵을 당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
지. 천호동에 입촌식 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게 아냐. 그러니 어
서 사실대로 직소해 봐."

민규는 혜미가 오는 대로 소주를 사올 돈을 달라고 해야 갰다
고 생각하며 권태스러운 표정으로 다혜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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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69♠제15화 아랫목, 윗목에서(3)

난 커피숍에 써빙 구한 다는 광고를 보고 커피숍에 들어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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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능글능글한 표정으로 다
혜를 쳐다 보는 민규의 눈빛과, 어쩌면 그 누구에게 하지 못한
뼈 아픈 아픔을 털어 놔야 할 시기가 왔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
는 다혜의 절망어린 시선이 교차되면서였다.

"빵 이라니요? 무슨 빵을 말하는 거예요? 전 거기서 빵을 먹지
않았는데......"

다혜는 차마 성수동 최언니라는 짐승만도 못한 여자의 집에서
사내 두 명에게 돌아가며 윤간을 당한 이야기는 할 수 없어서
목소리를 흐리며 물었다.

"허어! 너 거기서 곧 장 천호동으로 간 건 아니지. 내 말은 어
떤 놈인가 널 건 들였을 거란 말여. 내 말 틀렸어?"
"어머!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다혜는 자신의 치부를 보인 것 같아 귀밑을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 창녀촌으로 들어오는 많은 여자들이 어느
장소에선가 윤간을 당하고 들어오기 일쑤 였다. 그러나 대부분
그때 일을 발설하지 않고 가슴속에 묻어 두고 지내는 형편이었
다. 결코 유쾌한 기억이 못되기 때문이다.

"내가 분명히 말했지. 네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난 다 알고 있
다고 말여. 노파심에 다시 한 번 읊어 보자면 넌 거기서 적어도
두 명 이상 인 놈들에게 돌림빵을 당했을 거란 말이다. 어때 내
말 틀렸어?"

민규는 희미하게 웃으며 다혜의 눈을 응시했다. 다혜가 떨리는
눈초리로 시선을 피하며 두 번 정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이
기 때문이다.

"좋아요. 그 대신 오빠 만 알고 있어야 해요. 사실 난 거기서도
애 들한테 그 때 당한 일을 한 번도 말 한 적이 없거든요......"

다혜는 민규의 눈을 속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역시 지금은
쫓기고 있는 신세지만 창녀촌에서 기생을 했던 건달이었기 때문
이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성수동 최언니
라는 집에서 겪었던 악몽 같은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름을 말해 주지 않은 체 자신을 최언니라고 만 부르는 키 백
육십 센치 정도의 삼십 대 여자 집에서 이 틀 밤을 지내고 있을
때 였다. 그 동안 최언니와 백화점에 들려서 꽤 비싸 보이는 외
출복을 한 벌 사 입은 것을 빼 놓고는 외출을 하지 않았다. 최
언니는 직장에 나갈 때까지 우선 쉬라고 했지만 누군가 기다리
고 있는 눈치 였다. 그렇다고 섣불리 물어 볼 처지도 돼지 못해
서 불안한 기분 속에 이틀 째 밤을 보내고 있을 때 였다.

"자! 앞으로 같이 일 할 처지니까, 서로 인사를 시켜 주지."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방문이 덜컥 열렸다. 최언니가
쓱 들어오면서 밖을 향하여 손짓을 했다. 이어서 갸름한 얼굴의
비슷한 또래가 망설이는 몸짓으로 걸어 들어 왔다.

"이쪽은 대구가 고향인 영옥이, 그리고 이쪽은 강원도에서 온
다혜. 앞으로 서로 같이 지낼 처지니까. 서로 인사들 해."

다혜는 이틀 낮 동안이나 혼자 있었던 탓에 반가운 생각이 들
었다. 얼른 일어서서 영옥이라는 여자 앞으로 가 손을 내 밀었
다.

"지는 영옥이라고 부릅니더."

자신을 영옥이라고 소개한 여자는 왠지 겁먹은 듯한 눈초리 였
다. 다혜는 그런 그녀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아참! 영옥이 저녁 먹어야지?"
최언니가 방을 나가려다 갑자기 뒤 돌아서서 물었다.
"언지예, 지는 생각 없심더. 기차 안에서 김밥 하나 사 묵었더
니 생각이 없심더."
"그래, 그럼 배고프면 언제든지 거실에 있는 오빠들한테 먹
을 걸 시켜 달라고 해. 밤이 늦어도 야식을 배달해 주는 곳이
많으니까."

최언니가 묘한 웃음을 날리며 밖으로 나갔을 때 였다. 영옥이
가 얼른 방문을 닫고 나서 다혜 앞에 쪼그려 앉았다.
"니? 예가 뭐 하는 덴 줄 아나?"
"응. 최언니가 그러는데 룸살롱 같은데 소개를 해주는 직업소
개소라고 그러던데......왜 아닌 것 같니?"
"나도 그래서 여길 왔다 안 하나? 칸데 왠지 분위기가 안 좋데
이. 니는 그런 기분이 안드나?"
"글세?......"

다혜는 그때까지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방 문 앞에서 사
내 두 명이 그림자처럼 방문을 지키고 있다는 것, 화장실을 갈
때 도 직접 문을 열어 주고 밖에서 지키고 있다는 것이 좀 이상
하긴 했으나 불길한 정도의 기분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다. 최
언니의 말에 위하면 그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들 역시 룸살롱에 웨이터로 취직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 카면 넌 여기 온지 얼마나 됐노?"
"으응. 나 그저께 저녁에 왔으니까 오늘이 이틀 째 야. 너도 광
고보고 왔니?"
"광고라꼬?"

"그래. 전봇대에 붙어 있는 광고 말야?"
"난 커피숍에 써빙 구한 다는 광고를 보고 커피숍에 들어갔다
가, 주인한테 소개받고 여기로 왔데이. 그 칸데 왠지 밖에 있는
사내애 들 눈이 보통으로 안 보인데이? 니는 그런 생각 안 드
노?"
"아 그 남자들. 그 사람들도 룸 살롱에 웨이터로 취직 할 남자
들이라고 하든데."

다혜는 영옥이가 들어오면서 남자들을 잘도 살펴봤다는 생각
이 들기 전에 어쩌면 그녀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웨이터로 취직을 하러 온 남자들
치고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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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70♠제15화 아랫목, 윗목에서(4)

준식아! 얼굴을 때리면 어떻게 하니. 상품 가치가 떨어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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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옥이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연신 바깥 동정을 살
피며 확신 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니는 그렇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내는 안 그렇데이. 카니까,
우리 여기서 나가자. 어떻노? 니는 그냥 눌러있을락 카나."
"아냐. 나도 나가겠어. 헌데 어쩌지, 벌써 최언니 한테 옷을 받
았는데......."
"뭐라꼬? 벌써 옷을 받았다고 했나? 그기 무슨 뜻이고?"

다혜는 여기 온지 다음날 최언니 하고 백화점에 가서 옷을 샀
으며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는 동안 영옥이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으래?"

영옥이는 그래도 뭔가 석연치 않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천장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얼굴로 다혜
를 바라봤다.

"그 카면, 니 혼자 외출해도 되나?"
"아니......"

다혜는 생각 없이 대답해 놓고 보니 이 집에 들어 온 이후 혼
자 외출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필요 한 것은 모
두 구비되어 있고, 아직 서울 지리도 모르는 형편이라 외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탓도 있었다.

"그카모, 혹시 우리 이 집에 붙잡혀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뭐라고?"
"물론 내 예감이 틀렸는지 모르지만. 내는 기분이 영 안 좋데
이. 암만케도 여길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데이. 니는 그런 생각
안 드노?"
"하지만 난 갈곳이 없는 걸?"

다혜는 영옥이의 막연한 불안이 자신한테 전이되어 오는 것을
느끼며 두려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길 나가게 된다면 당장 갈
곳은 언니 집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형부가 있었다. 그러
나 그 곳은 갈 수가 없었다. 자칫 형부와의 관계가 언니한테 발
각이라도 되는 날이면 언니 집의 파탄을 의미하는 무서운 일이
었다.

"내 한테 여관비가 있으니까 우리 둘이 여길 나가자. 내는 암
만케도 불안해서 앉아 있지도 못하겠다 안하나. 어떻겠노? 저
옷값이야. 나가서 돈 벌면 갚아 주면 될꺼 아이고, 니 말을 들어
보니까 니가 원해서 산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래. 그럼 그러자."

다혜가 무거운 마음을 짓누르고 막 일어서려고 할 때 였다. 방
이 요란스럽게 열리면서 최언니가 들어 왔다. 그 뒤에는 거실에
서 빈둥거리던 사내 두 명이 뭔가 재미있는 일을 기다리는 표정
으로 잔인한 웃음을 흩날리고 있었다.

"호호호, 너 알고 보니 꽤 영악한 애로구나."

다혜는 최언니의 목소리가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이
웃집 언니처럼 다정하게 굴던 목소리가 아니었다. 목소리에 날
이 서 있는 게 찬바람의 쌩쌩 불고 있었다. 순간 뭐가 잘못 되
도 한 참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예감이 들며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 것을 느꼈다.

"뭐라꼬 예?"

영옥이는 다혜가 생각해도 영악할 정도가 아니고 발칵 하는 성
격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자신은 새파랗게 질려서 어쩔 줄 몰
라 하고 있는데 그녀는 그렇지가 않았다. 벌떡 일어서며 자신은
여길 나가겠노라고 선언을 했다.

"호호호, 준식아 제가 지금 뭐라고 했니?"
"흐흐흐. 누님 제 귀에는 빨리 저 좀 어떻게 주물러 달라고 애
원을 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최언니의 말에 말총머리를 한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다혜는
이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준식이의 얼굴만 보는 것으로 새파랗
게 질려서 자기도 모르게 방구석으로 가서 쪼그려 앉았다.

"니는 또 뭐꼬? 날 칠끼가?"

영옥이가 가소롭다는 얼굴로 준식이에게 대 들었다. 그때 였다.
준식이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가 했더니 썅! 소리와 함께 주먹이
날아갔다.

"악!"
영옥이가 아무리 당차다고 해도 연약한 여자 였다. 그녀는 단
한방에 얼굴을 감싸쥐고 허물처럼 무너져 버렸다.

"준식아! 얼굴을 때리면 어떻게 하니. 상품 가치가 떨어지잖아,
모레면 내 보낼 아이들인데."

최언니가 깜짝 놀라며 얼굴을 감싸고 있는 영옥이 앞으로 갔
다.
상품 가치라니!
다혜는 처음에는 최언니가 하는 말뜻이 무슨 말뜻인지 몰랐다.
그러나 조금 있다 준식이가 흐흐흐, 창녀를 얼굴보고 잡아먹습
니까? 몸매만 끝내 주면 그만이지 라는 말을 듣고 하늘이 노랗
게 무너지는 듯한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차.....창녀라니?"

다혜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늘이 노랗게
무너지는 듯한 절망 속에서 빠져 나오려고 개미 기어가는 목소
리로 반문했다.

"흐흐흐, 명호야 저 강원도 청년이 지금 뭐라고 했냐?"

아직까지 방문을 앞에서 담배를 질겅질겅 씹고 있는 청년의 이
름은 명호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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