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겨울이야기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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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63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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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30화 10/27 17:30 267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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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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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30화 나는 바보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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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1차 필기고사 합격자 발표일.수많은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리
는 합격자 발표 게시판속에서 현화는 자신의 수험번호를 발견하고는 피식
웃으며 뒤돌아섰다.두번정도 게시판과 수험표를 번갈아 확인해본 현화는
삼수만에 합격이라는 기쁨에 피식웃으며 발표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

그러다 현화는 누군가를 보고 웃음을 멈춘채 그 자리에 멈춰섰다.롱 코트
를 입고 정장을 한 현화의 아버지가 교문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아버지는 언제나처럼 근엄한 표정으로 현화를 바라보고 있었다.현
화는 문득 자신의 수험표를 다시 들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금새 수험표
를 주머니에 쑤셔넣으며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아버지와 현화 사이에
차가운 바람이 살며시 스쳐지나갔다.

가까운 레스토랑에서 마주앉은 아버지와 현화.현화는 아무말없이 빵을
집어들어 먹기시작했다.부드럽게 구은 빵... 그러나 마치 돌처럼 입안에서
씹힐줄을 몰랐다.

"의사회....?"
"....?"

갑작스런 현화의 퉁명스런 말에 아버지는 무슨말이냐는듯 피고있던 담배를
재털이에 털어넣으며 현화를 바라보았다.

"그렇지않으면 어딘가 큰 병원 선생님들과의 모임이었나요?"
"...."

아버지는 현화의말에 잠시 침묵을 지키며 현화의 숙여진 얼굴을 내려보았
다.어두운 그늘이 깊게 깔려있는 딸의 얼굴..

"축하한다......그리고 수고했다.."

아버지는 담배를 다시 입에 물며 묵묵히 말을 꺼냈다.현화는 아버지의 말
에 놀란듯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일부러 ...?"
"..그래...."
"발표... 일부러 보러 오신거예요? 수원에서..?"
"으응..그래.. 네 연락 기다리면 답답하기도 하고........"
"......."
"집에있어서 안정되지를 않아서..."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물고있던 담배를 재털이에 던져넣었다.현화는 아
버지의 미소를 정말 오랫만에 본다고 느꼈다.진심인듯한 아버지의 표정...
그러나 현화는 머릿속을 파고드는 기억의 말때문에 다시 아무말 없이 고개
를 숙였다.

"엄마에게도 이미 전했다...."

-모잘라...현화는...-

"네 엄마가 오늘밤엔 푸짐하게 차려놓는다고했다."

-모잘라.....그러니..적당한 대학을 골라서 보내..-

"현주와 현경이도 모두 불러서....."

아버지의 1년전 목소리와 현실의 목소리가 엇갈리자 현화는 고개를 들어
단호하게 한마디로 거절했다.

"됐어요."
"........."
"별로 축하 받을 일도 아닌걸요.."

현화는 나즈막히 말을 하며 찻잔을 입가에 가져갔다.

"삼수해서...삼수해서 겨우 합격했을 뿐이예요....아시죠?"
"........"

현화의 말에 아버지의 얼굴에서 미소를 사라졌다.들고있던 컵잔을 내려
놓으며 약간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뜻이냐....? 그건 .... 무슨 뜻이냐?"
"......."

현화는 아버지의 말에 아무대답없이 눈길을 창밖으로 돌렸다.

"현화! 너...."
"죄송하지만 , 저 갈께요. 친구와 약속이 있어요.."
"현화야!"
"엄마에겐 적당히 말해주세요...그럼.."

현화는 아버지의 무서운 눈길을 뒤로한채 레스토랑을 빠져 나왔다.그리고
흐릿한 눈빛으로 창가를 바라보았다.아버지는 굳은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그냥 그자리에 앉아있었다.현화는 떨쳐버리려는듯 고개를 돌렸다.
`뭐가..뭐가 축하해야?! 뭐가..수고했다는거지?! 뭐가...'

현화는 울려오는 마음속의 울부짖음을 뒤로한채 공중전화박스에 들어가
종범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종범이 집이죠? 저 현화인데... 종범이 있나요? 아..종범?
지금 시간 있니? 그럼....잠깐 나오지 않을래? 5시.. 어때? 좋아!
좋아! 그럼 국민문고 앞에서 기다릴께."

현화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어깨를 들썩이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후 노량진의 어느 생맥주집에서 종범의 놀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뭐야?! 저..지금 뭐라고 했지?"

현화는 종범의 물음에 별로 큰일도 아니라는듯 맥주를 들이키며 취한듯
떠들어댔다.

"그러니까...뭐..합격했다고... 고려대 의예과..."
"국문학과가 아니고?? 의예과??"
"응....."
"도대체 무슨일이야? 그건?"
"뭐가?"
"언제...시험쳤지?"

종범의 물음에 현화는 피식웃으며 다시 맥주를 들이켰다.

"그런게 무슨상관이야...어쨌든 합격했는걸... 그뿐이야.."

현화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있었고 별로 대단히 여기지도 않았다.그것은
종범에게는 너무나 이상한 일이었다.종범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흔
들어 보았다.그러다가 맥주잔을 현화의 술잔에 가까이 가져가며 미소지었
다.

"와아~ 그래.. 잘은 모르겠지만 어찌했든 축하해!"
"......뭘?!"

현화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종범을 무서운 눈길로 노려보았다.

"뭘 축하한다는거지?!"
"뭐라니? 합격했다며..?"

종범은 현화의 태도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 했다.그러나 현화는 여전히
신경질적인 어투로 소리쳤다.그리고 그 어투는 점점 목이 매어가기 시작
했다.너무나 슬픈 감정이 벅차오르듯..

"무슨말 하는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혀..현화...?"
"너 따위가 뭘 알아?!"
"그..그만둬!"
"그래! 난 바보야.. 나는 바보라구!! "
".......?!"
"난 바보라서.. 바보라서 삼수한거야! 남들 다 한번에 붙는대학 바보라서
삼수해서 겨우 들어간거라구! 그런데 뭐가 '축하해'야?! 뭐가 '수고했어'
야?! 이제와서...이제와서 무슨말을 하는거야?! 도대체...이제와서..."
"너..너 무슨말을 하는거야?"
"시끄러워!!!"
"그..그만둬.."
"시끄러!!! 시끄럽단 말이야! 시끄러워! 시끄러워!!!"

현화는 절규하듯 계속 소리쳐댔다.종범은 놀란채 아무말도 못하고 현화의
울먹이는 얼굴만을 바라보았다.
어둠은 도시에 내려앉고 슬픔은 소용돌이처럼 지나쳐갔다.현화는 공원에서
방금 먹은것들을 토해냈다.아니 어쩌면 여태까지의 모든 감정을 토해내는
지도 몰랐다.종범은 안스러운듯 현화를 내려보았다.

"괘...괜찮아..?"
"....."
"쥬스라도 사올까?"
"아냐...괜찮아.."
"...그래.."

종범은 알겠다는듯 현화 옆에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현화는 흘끔 종범을
쳐다보다가 쑥스러운듯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미안....."
"....?"
"미안해....헤헤 이상한 모습을 보였잖아...?"

현화는 웃으며 손가락으로 뺨을 튕기듯 톡톡 쳐댔다.

"무슨일...있었던거야?"
"아..? 응... 그래...조금...있었어..."
"그래...?...."

현화는 종범의 얼굴을 한번 보고는 피식 웃어보였다.

"왜?"
"응?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왜그래..?"
"아무일 아니라니까....이상해?"
"아..아니.. ... 집에까지 바래다 줄까?"
"아냐..혼자가도 돼.."
"그렇지만..."
"괜찮아..괜찮아..."

종범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현화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럼....잘가...."
"응....고마워...."
"아..아참...나...결정했어.."
"응??"
"가지대 다니기로 말이야..."
"아......? 그..그래?"
"응..자세한 일은 나중에 말해줄께..그럼 정신차리고 돌아가.."
"아..응..."

현화는 잠시 얼떨떨한 분위기에 휩쌓여 열차에 몸을 실었다.종범이 가지대
학 가기로 결정했다면....
현화는 에레베이터에서 내려 복도 끝에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문득 문
앞에 서있는 누군가가 현화의 눈에 비춰왔다.아버지였다.아무말 없이 묵묵
히 걸어오는 현화를 보는 아버지의 모습.현화는 눈길을 돌리며 아버지를
지나쳐 열쇠로 잠긴 문을 열었다.그때 아버지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마셨구나..."
"....나쁜가요?"

현화는 뒤돌아보지도 않은채 한미디 던졌다.아버지의 눈가에 주름이 잡혔
다.그 엄한 표정이 현화를 향하고 있었다.

"...제가 마시면 나쁜가보죠?"
"....."

아버지는 이말에 무언가 누그러지듯 눈길을 돌리다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잠깐, 방에 좀 들어가자..."
"죄송하지만...."
"할얘기가 있다.."
"저는 없어요!"

현화는 문을 세차게 닫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아버지는 잠시 멍하니 문을
바라보다 체념한듯 눈을 감으며 뒤돌아서 에레베이터로 향했다.어두운
복도안에 아버지의 발자욱 소리만이 여운을 남기며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현화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얼굴을 돌리지도 않은채 옆
모습 그대로였다.그녀의 눈길마저 머리카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은 침묵
에 휩쌓인 그대로였다.아버지는 뒤를 돌아보았다.그리고 현화의 복도를
낮게 울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저...가지 않을거예요...."
"....."
"고려대 따위는 가지 않아요. 의예과도 가지 않아요...모두..."
"....."

아버지는 묵묵히 현화를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에레베이터로 향했다.

"알았다... 너 좋을데로 하거라...."

현화는 고개를 들어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시죠? 그래요... 난 바보에요.. 난 바보
라구요....아버지가..아버지가 더 잘아시고 계실거예요......아버지가.."

현화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오자 아버지는 놀란듯 뒤를 돌아보았다.현화
는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내려고 하지도 않고 입술을 깨물며 울
먹이고 있었다.언제부터 울고있었을까? 어쩌면 이미 아버지를 처음본 그
순간부터 울고있었을지 모른다.아버지는 놀랐다.현화가 이렇게 울먹이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그저 항상 생각해왔던 현화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현화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비잉 하니 복도를 둘러쌌다.

"아버지가..아버지가 말했으니까... 나는 바보라는걸..."
"혀..현화야... 너...???!"
"바보예요! 현화는..현화는 바보예요!!"

현화는 `바보'라는 외침과 함께 문을 세차게 닫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아버지는 멍하니 움직일줄 모른채 현화가 닫고 들어간 갈색 문만을 바라
보고 있었다.멍하니..

현화는 침대에 누워 베개위에 얼굴을 파묻고 울며 소리치기 시작했다.그
동안의 쌓인 감정과 수많은 일을 떨쳐버리듯 .. 흘러내리는 눈물에 뺨이
따스했다.소용돌이 처럼 다시 몰아치는 슬픔과 분노의 외침은 방안을 깊
게 울렸고 현화는 한없이 따스함의 눈물을 잊어버리려 애쓰며 손으로 침
대를 꼭 잡아쥐었다.

어둠은 그렇게 그날 저녁의 폭풍우 처럼 휘몰아치다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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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31화 11/01 22:14 145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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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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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31화 서울대 합격자 발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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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역을 지나 하영은 무표정하게 서울대로 향하고 있
었다.지나치던 공중전화 박스에서 누군가가 합격했다며 기뻐 집에 전화하
고 있었다.전화라는 생각에 어제일을 생각했다.

-내일 함께 보러 갈까?-

어제 저녁 걸려왔던 철규의 전화...

- 미안하지만.. 혼자가고싶어.. 혼자서 ... -

하영은 잠시 서울대 정문앞에 멈춰서서 어제일을 떨쳐버리려는듯 높은 정
문을 올려보았다.
`나는..... 나는 왜 서울대를 지망했었지? '

하영은 문득 지난번 종범과 같이 왔을때 일을 생각했다.종범의 가슴에 안
겨 흐느끼던...

-난...난 어쩌면 좋지? 응? 가르쳐줘...가르쳐줘 종범...-

그때 하던말이 왠지 아직도 귓가를 울리는것 같았다.하영은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발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러나 내내 왠지 모를 회의를 떨쳐버
리지 못했다.
`왜...? 왜... 시험을 쳤지? 무엇때문에 서울대를 지망했던거지? ...무엇
을 위해...난..무엇을 위해 여지껏...'

불현듯 떠오르는 철규의 목소리를 기억해냈다.
`...자.....신을 위해....'

어느새 시험 발표가 되고있는 게시판 앞까지 다다랐다.게시판 앞에서는
합격해 즐거워 떠드는 사람,낙방한채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서는 사람,무
표정하게 게시판에서 자신의 수험번호를 찾는사람.... 모든 사람들이 모
여있었다.하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문득 철규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있는...

"......?!!"

하영은 깜짝 놀라 멈춰섰다.순간 그 철규의 뒷모습이 뒤를 돌아보았다.
철규가 아니었다..하영은 잠시 움직이지 않은채 멈칫 서있다가 무언가 그
리운듯 뒤돌아섰다.
`바보....저혀 닮지 않았어..... 게다가 혼자 보러오겠다고 한건 나였잖
아...!'

"만세!!!!!!!!"

순간 하영은 누군가의 비명같은 기쁜 함성소리에 깜짝 놀라 뒤로 몇발작
물러서서 함성소리가 나는곳을 바라보았다.거기에는 키작고 안경낀 한
고교생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쌓여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
다.

"만세!!! 만세!!! 만세!!!!!"

함성은 더욱더 커져갔고 하영은 무언가에 짓눌린듯 뒤돌아섰다.순간 누군
가가 하영앞을 가로막았다.

"....누..누구?"
"저..잠깐 얘기좀 들어주실래요?"
"네...?"
"저는.......그린테니스 동아리에서....."
"아...아니요.."

하영은 기겁하듯 뒤돌아섰다.그때 또다시 다른 학생들이 그녀를 막아섰다.

"저...얘기좀 들어주세요..1분이면 됩니다.1분!"
"돼..됐어요..."
"잠깐..잠깐만..기다려요..."

하영은 황급히 그들을 피해 건물 뒤쪽으로 뛰었다.
`뭐야...? 이..이건..?'

하영은 한참을 뛰다가 문득 벤치를 발견하고는 거기에 걸터 앉아 가쁜
숨을 내쉬었다.문득 철규생각이났다.
`철규도.... 이런일 하고있을까?'

하영은 잠시 철규생각을 하다 손가락을 들어 이마를 톡톡 치며 생각을 떨
쳐버리려했다.그때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

하영은 소리나는 쪽을 돌아보았다.한 여학생이 벤치에 앉아서 울고있었고
남자 하나가 그자리에 우뚝 서서 그녀를 달래고 있었다.

"울어도..소용없어...이제는..."

그 남학생의 말에 하영은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음을
안정시키려는듯 숨을 깊게 내쉬며 발표장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어떻게...되는걸까? 나는...나는 어떻게......'

하영은 잠시 수험표를 바라보다가 발표장으로 뛰어갔다.
`나는..나는..서울대에 가고싶어... 철규와 함께...철규와 함께 서울대에
다니고 싶어...'

한참을 뛰어 발표장 앞까지 다다른 하영은 갑자기 우뚝 멈춰서서는 떨리
는 손으로 수험표를 들었다.
`만약...만약 떨어지면... 그때는 단념해야지.... 만약 떨어지면 단념하는
거야..서울대....하지만...하지만....만약 합격한다면 다시한번...다시
한번 철규와....'

하영은 철규의 뒷모습을 그렸다.그리고 용기를 내는듯 고개를 들어 합격
자 게시판을 올려보았다.수많은 번호들이 나열되어있는 합격자 게시판..
사람들은 울고 또는 웃고... 하영은 제발...제발 이라는 생각에 휩쌓여
여기저기 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16703,16711,16725,16727,16739,16762..........

하영은 잠시 어느한곳에 멈춰선채 시선을 땔줄 몰랐다.

16711 이경휘,16725 정상기,16727 민혜영.......

번호는 더욱더 시야 깊이 들어왔다.

16711 이경휘,16725......

더욱더...깊이.... 그 짧은 공간 사이를....

사람들은 어둠에 가려진채 지나쳐갔고 하영은 멈춰섰다.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발표장 앞에서 자신의 수험번호 16720을 못찾은채...

한두방울씩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비는 점점 굵어져 세차게 내리치기
시작했다.모두들 비를 피해 돌아가기 시작했다.그러나 하영은 움직이지
않았다.모두들 떠났지만 하영은 그자리 그곳에 멈춰서있었다.한없이 떨어
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자신의 수험번호를 보고 다시 게시판을 올려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가 하영의 머리위로 우산을 받쳐주었다.하영은 멍한 표정으로 옆을
돌아보았다.철규가 우산을 든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철규는 놀란듯
혹은 절망적인듯 그녀를 바라보았고 하영은 다시 고개를 돌려 게시판을
올려보았다.그러나 아무것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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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김준혁입니다.
죄송하게도 31편을 기점으로 16일까지 연재가 중단되겠습니다.
^_^...저도 공부해서 시험 잘봐야 하기때문에..종범이꼴 나면 아되므로
공부를 해야하므로...15일간 연재를 중단하겠습니다.또 만화스토리상
으로도 31편을 기점으로 약간의 시간이 흐른뒤 내용이 전개되므로 시는
데 큰 문제가 없을것으로 생각됩니다.(다음편은 종범이 입학후 1학기
초부터 시작합니다.)
그럼...많은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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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32화 11/17 16:38 240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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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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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32화 새로운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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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결과는 어떻게 되었지? 종범.. 나는... 서울대..떨어졌어......
이렇게 될지는 몰랐는데...서울은 이제 완연한 봄이겠지? 여기... 속초는
이제야 겨우 늦은 봄이 찾아들었어....-

`하영...'
나른한 봄날이 차가운 땅속 깊숙히 스며들어오고 있었다.종범은 하영에게
서 온 편지를 접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영의 힘없는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서울대에 떨어지다니...... 종범이 잠시 하영의 생각을 하고있던
순간 어디선가 날라든 책뭉치가 종범의 머리를 세차개 강타했다.

"쁘아아아악~~!!"
"켁!!!!"
"야! 종범! 뭐해? 뭘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는거야?"

종범이 아픈듯 머리를 쥐어감싸고 있는데도 친구들은 뭐가 좋은지 싱글 벙
글 해했다.한명은 담배를 입에물고 안경을 코에 걸친채 키득키득 웃고 있
었고 다른 한명은 그냥 종범앞에 우뚝서서 미소만 짓고있었다.

"이봐? 종범.. 너 한가하지?"
"...아니..뭐 별로..."
"아냐..아냐..너 심심하지? 다음 어학시간도 휴강이니까..같이 나가자!"
"어디를??"
"한잔 하러가야지... 한잔하려... 미영이랑..."
"미영이가 누구야?"
"바보... 요전에 반 친목모임때 그..되게 귀여웠던 애 있잖아!"
"...그...그런애가 있었던가..?"

종범은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며 모르겠다는 표정을지었다.두 친구는 한
심 스럽다는듯 종범을 바라보다가 곧 그들앞에 나타난 세명의 여학생을 보
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미영이라는 긴 머리에 예쁜 여학생이 손을 흔들자 두 친구는 헐레벌떡
그녀에게 다가가 실실 웃으며 말을 걸었다.

"자..한잔 하러가야지?"
"음...어디로 가죠?"
"요..앞에 있는집 어때? 분위기도 괜찮고...또..."
"거기는 싫어요.."
"이봐요 미영씨~ 어디 가고싶은데 있어요?"
"글쎄...난 전부터....."
"맡겨둬!! 좋은 장소가 있으니까...이녀석이 이 부근을 잘 알고있다구!!"

안경을 코에걸친 친구가 손가락으로 종범을 가리키며 떠들어댔다.종범은
별로 탐탁치 못한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다가 뒤돌아섰다.순간 두 친구들
이 종범을 잡았다.

"야 임마! 모처럼 미영씨랑 친해질수 있는 기회인데 왜그래?"
"그래도 별로 기분이 내키지 않는걸 어떻게 해? 도저히 안돼..약속이 있
어서 말이야..그럼 다음에 또보자.."

종범은 힘있게 그들의 손을 뿌리치고는 손을 흔들며 멀리로 사라져 버렸
다.두친구는 좀 어이없는 표정으로 사라지는 종범을 보며 중얼거렸다.

"약속이라니...? 여자인가..?"
"설마..그럴리가 있겠어?"
"바보같은 녀석이군..모처럼 미영씨와의 약속인데.."
"누가 아니래?"

그때 뒤에서 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하고 있는거예요? 빨리 가자고요~~"
"으앗! 알아받들어 모시겠습니다!!"

두 친구는 황급히 뒤돌아섰다.
서울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종범은 가만히 아까의 미영이라는 여학생의
얼굴을 떠올려보았다.

-이봐! 요전에 반 친목회에서 보았던 되게 귀여운애 있잖아!?-

`되게....귀엽다고.....?'
종범은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신촌의 어느한 커피숍에서 읽다가
만 하영의 편지를 다시 꺼내들었다.

-미안해... 아무말 없이 속초로 돌아가서..정말 미안해... 시험볼때 그렇
게 폐를 끼쳤었는데...제대로 인사라도 하고 내려왔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 후회하고있어....-

"......."

종범은 묵묵히 편지를 계속 읽어나아갔다.그때 뒤에서 현화가 손을 흔들며
종범쪽으로 다가왔다.그러다 문득 종범이 정신없이 읽고 있는 편지를 보고
는 멈칫 손을 내리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종범은 여전히 편지읽는대 정신
이 없었다.

-앞으로....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전혀 모르겠어... 지금은 아무것도
할 생각이 나지 않아...정말 한심하지 나란 아이는...? 하지만 어떻게해.
그럼..이만 줄일께....몸 건강히 잘있어... 속초에서 하영이가....-

종범은 아무말없이 커피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갔다.왠지 우울해지는 느낌
이 들었다.잠시 아무말도 없이 편지를 보고 있을때 현화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하영이가 속초에서 편지 보냈어?"
"엑?!!"

종범은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현화가 옆에 의자에 앉아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종범을 말똥 말똥 쳐다보았다.종범은 당황하며 얼머부리기 시작
했다.

"으아...저..아..그러니까 이것은..그..아냐..."
"뭘 그렇게 허둥대는거지?"
"그..그러니까..아 별로...."
"그래..?"

현화는 이상하다는듯 종범을 바라보다 옆구리에 끼워놓은 잡지 하나를 꺼
내 종범앞에 내밀었다.

"아참..있잖아.. 이거 봐! 이거!"
"이게 뭐야?"
"아파트 가격 시세가 나온 잡지야! 이 아파트 봐...새집...."
"그래...? 어?"

종범은 아파트 가격을 보고 놀라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거 3천만원이나 하잖아?"
"아...둘이서 함께 살려고..함께 지불거야...."
"켁!!"

종범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
다.

"두..둘이서라니....서..설마?"
"너랑 말고!!"
".....윽..."

현화가 냉정히 고개를 돌리자 종범은 무안한듯 천정을 올려보았다.
곧 둘은 커피숍을 나와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오늘따라 사람도 별로 보이
지 않았다.거의 텅빈 자리에 둘이 달랑 앉았다.

"친구가 함께 살지 않겠냐고..해서 한사람보다 둘이서 돈을 부담하는 편이
훨씬 넓은 방을 빌릴수 있으니까..."
"아..그래..."
"지금 시간이 나서 말야...우선 방을 보고 오려고 해...흐음..."
"아..."

종범은 즐거운 표정으로 잡지를 들여다보는 현화의 옆모습을 보며 나즈막
히 말을 꺼냈다.

"저....."
"응...?"
"앞으로...앞으로 어떻게 할거지?? 고려대학을 그만둬 버리고.....이제 어
떻게 할거야...?"
"........몰라..."
"모르다니....? 그런 무책임한..."
"모르면 모르는거야! 뭐 일단 지금 살곳을 찾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 다
음 일은 천천히 생각하려고 해..."

종범은 말없이 현화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반대편 창가의 흘러가
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엇때문에....고려대에는 가지 않은거지? 왜.. 그때 살던 좋은 집에서
나오려고 하는거야? 왜..집에 돌아가지 않고 딴 방을 구해야만 하는거야?
...."
".....글쎄...훗.."

현화는 별말없이 미소를 지으며 눈길을 잡지로 돌렸다.
지하철에서 내려 얼마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현화가 살 아파트로 향했다.
그래도 비좁지 않고 제법 깔끔한 곳이었다.종범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현화를 바라보았다.

"어때...?"
"음..뭐..그런데로 괜찮은데..."
"조용하구...경치도 괜찮고...."
"그런가?"
"좋은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칫..사치스런 말 하고있네... 그건 그렇고 종범 뭐 먹으러 가지 않을래?"
"아..그래... 어디로 갈까?"
"신촌으로 돌아가자.....그쪽이 좋겠어.."
"그래.."

현화와 종범은 아파트에서 나와 다시 역으로 향했다.몇몇 사람들이 지나치
는 역의 매표소 앞에서 현화가 잠시 손을 들어보이며 화장실로 향했다.

"아..미안...잠깐만..."
"아..그래.."

종범은 현화가 화장실에 간사이에 역 구내에 배치된 몇몇 책들을 둘러보았
다.그러다 문득 속초관광지가 눈에 띄었다.종범은 그 책을 집어들어 잠시
쳐다보았다.현화는 화장실에서 나오며 종범을 찾다가 문득 종범이 속초
관광지를 보고 있는것을 보고는 잠시 무표정하게 제자리에 멈춰섰다.

"......"

현화는 고개를 숙여 무언가를 생각하다고 곧 싱긋 웃으며 종범을 불렀다.

"와아~ 기다렸지? 종범?!"
"아..응.."
"자..가자! 배곺아서 죽을 지경이야! 근데 뭘 먹지?"
"아..그래..음.."

신촌의 어느 음식점... 현화는 맥주 한잔을 금새 비우고는 젓가락으로 음
식들을 집어 먹었다.

"와~ 맛있다!!!"
"......"

하지만 종범은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다.현화는 또다
시 웃음을 멈추고 아무말없이 종범을 바라보다 곧 눈길을 돌렸다.저녁이
깊어지자 종범과 하영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서로
엇갈리는 장소에서 하영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다녀와...."
".....?"

종범은 무슨 소리냐는듯 현화를 바라보았다.

"다녀오라구.. 속초에..."
"...에?!"

종범은 당황해하며 현화를 쳐다보았다.

"마음에 걸리는거지...? 하영이가..."
"...아.....저.."
"그래서 기운이 없는거지...?"

현화는 싱긋 웃어보였다.

"그러니까...다녀와...응?"
"......."

종범은 아무말도 못하고 망설였다.현화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
다.

"그럼 다음에 보자..."
"...아..."

현화는 곧 수많은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종범은 그 자리에 멈춰서서 현
화의 뒷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바라보다가 곧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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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33화 11/19 20:49 296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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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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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33화 속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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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대학 중앙현관 앞 게시판에 붙어있는 '경제학 개론 휴강'이라는 글자
를 보고는 종범은 눈살을 찌푸렸다.

"모처럼..왔는데...또...?"

그때 뒤에서 친구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어~ 종범! 차 마시러 가는데 함께 안갈래? 네내 휴강이지?"
"아...그래..."

종범은 별로 할일도 생각나지 않아 그들을 따라갔다.근처 커피숍에서 한참
친구가 떠들어 대는데도 종범은 별 말 없이 `일간 아르바이트'책자를 뒤져
보고 있었다.한참 떠들던 친구녀석은 멈칫 종범이 보던 책을 보더니 고개
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던졌다.

"뭐야? 아르바이트 구하는거야?"
"아...응... 뭐 잠깐 일해서 돈을 벌수 있는거 없을까?"
"바~~보! 있었다면 내가 먼저 했겠다! 그런데 어디 급한데라도...?"
"아니...뭐 별로..."
"얼마 정도 필요한데..?"
"몰라..."
"뭐야? 도대체 뭐야?"
"그러니까..속초까지 갔다오는데 얼마정도 들까?"
"뭐? 너 속초에 가려는 거야? 뭐하러?"
"뭐하긴 여행이지..여행!!"

그러자 미영이 얼굴을 불쑥 내밀었다.

"여행이라니? 이런 시즌에?"
"뭔까 까닭이 있는것 같은데..."
"아냐...별다른 이유 없어...아무것도..."
"이녀석! 뭐야? 어서 밝혀라!"
"글쎄..여행이라니까..."
"아니야! 뭔가 있어! 빨리 고백하는게 좋을껄?"
"으...."

종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화의 이삿날이라 현화의 집으로 향하며 종범은 내내 하영이 보냈던 편지
봉투를 보았다.내내 마음 깊이 하영의 어두운 옆모습이 맴돌고있었다.
`속초라.....'

종범은 하영의 걱정을 하며 현화의 집 앞에 섰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자 갑자기 현화가 불쾌한 표정으로 얼굴을 불쑥내밀며 불퉁
거렸다.

"늦었어!"
"아...미안.... 잠깐 친구들하고..."

종범은 대충 얼머부리며 안으로 들어섰다.안에는 이미 영덕과 대장이 머리
를 휘날리게 짐을 싸고 또 옮기고 있었다.

"아! 왔구나! 왔어! "
"오랫만입니다."

종범은 영덕과 대장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모두 와 있었네?"
"그래! 모두 친절도 하셔라~!"

현화는 한껏 맑게 웃으며 커다란 박스를 들어 이미 두박스를 들고 옮기며
비틀거리는 영덕에게 안겨주었다.

"으악!! 너무해! 무리야 무리라구!! 어떻게 세개나 한꺼번에..."
"어머나..여자에게 힘든일을 시키려는 것은 아니겠죠?"
"으아..너무했다!"

영덕이 비명이 들리는동안 대장이 싱긋 웃으며 종범에게 말을 건냈다.

"정말 축하합니다. 가지대학에 붙었다지요?"
"아..예...그런데 그쪽은..?"
"아..그저..단군대 영화과에 간신히..."
"와아..대단하군요."

종범이 감탄하듯 외치자 현화가 총채로 종범의 머리를 툭툭 치며 장난스럽
게 웃어댔다.

"히힛..정말 대단하죠? 누군가랑은 달라서 말야!"
"현화..너..."
"현화! 여기있는 이 책은 어떻게 할까?!"
"아..그거 필요없어요! 버려요 버려!"
"에? 그래도 아까운데...?"
"이번에 이사할방은 여기처럼 넓은곳이 아니거든요..필요없는 물건은 이번
에 과감히 버려버려야 해요."

현화의 말에 종범이 툭 한마디 내뱉었다.

"방은..알아본거야?"
"아...응... 요전에 봤던 그곳으로 정했어... 조금 좁긴하지만 방 배치가
좋으니까..."
"아...그래.."

현화는 박스 하나를 집어 들고 밖으로 옮겼다.대장이 문득 잔뜩 쌓아놓은
영화책자들을 둘러보다가 현화에게 말했다.

"저어..현화.. 버릴거라면 이 책들 나 가져도 될까?"
"에? 좋아요! 필요한것 있으면 가져가세요!!"

순간 영덕이 옆에있던 대형 TV에 달라붙었다.

"와~ 그럼 난 이 TV 가질래!!"
"슈우우우우웅~ 퍽!"

영덕과 대장,종범은 방 정리를 하고 여러가지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사이 현화는 자기 방에서 옷가지등을 정리하였다.

"......"

종범은 문득 현화 방앞을 지나치다 현화의 뒷모습을 보고는 문득 그 자리
에 멈춰섰다.

-다녀와... 속초에... 마음이 걸리는 거지? 그래서 기운이 없는 것이지?-

어제 말했던 현화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려왔다.속초로 다녀오라는 현화의
목소리...

"......?"

현화는 뭔가 좀 이상하다는것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종범은 어리둥절
해 하며 현화를 바라보았다.

"짐들고 뭐해..? 다녀와...뭐해?"
"아....별로....."

그때 영덕이 종범을 불렀다.

"이봐! 종범!!! 좀 도와줘!!"
"아..알았어.."

종범은 급히 거실쪽으로 향했다.현화는 이런 종범을 보다가 뭔가 이상하다
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리고 다시 옷가지를 정리하려 고개를 돌렸을때
종범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다녀오려고..해..."

현화는 뒤를 돌아보았다.뒤에서는 종범이 미소를 짓고있었다.

"가다니...? 어디?"

현화는 무슨 소리냐는듯 되물어왔다.

"에?? 어디라니...속초 말이야..."

종범의 물음에 현화는 무슨소리냐는듯 말똥히 눈을 뜨고 종범을 쳐다보았
다.

"왜...?"
"왜라니...?"
"왜 그러는데..? 무엇때문에..?"
"무엇때문이라니...? 하..하영이가..."
"하영이가 뭘..?"

현화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니까...하영이가 속초로 돌아가 버렸으니까..."
"그것이 어쨌다는 거지?"
"펴..편지도 왔고..."
"그것이 어쨌다는 말이야?"
"그..그러니까..."

종범이 당황해하자 현화가 손가락으로 종범의 턱을 찌르며 불퉁거렸다.

"너... 좀 이상하지 않아? 이미 끝나지 않았냐고?"
"갔다오라고 말한건 너잖아?!"
"갔다 오란말 하지 않았어... 다녀오라고 했지..."
"같은 말..아냐?"
"같지 않아!!!"

현화는 화난듯 뒤돌아서며 주위에 떨어진 옷가지들을 집어들었다.

"게다가...그때는 그때, 지금은 지금..."

종범은 현화의 뒷모습을 보며 망설이듯 우물쭈물 말을 못하다가 다시 나즈
막히 말을 꺼냈다.

"매듭 짓고 올께.... 분명히 매듭 짓고 올테니까..."
"그래."

현화는 필요없다는듯 건성으로 대답했다.종범은 현화의 태도에 더욱더 어
쩔줄 몰라했다.

"그러니까..네가 생각하는...그게 아니야..."
"좋아..좋아.. 알았어! 알았다고!! 가면 될것 아냐? 가면!!"
"그..그런식으로 말하다니......"
"시끄러워!!!!!"

현화는 갑자기 옆에있던 베개를 집어들어 종범에게 던졌다.

"왜...왜그래?!!!"
"시끄러!!!"
"그..그만해..!"

영덕과 대장은 이 소리에 깜짝놀라 현화의 방안을 들여다 보았다.

"뭐야? 뭐...? 무슨일이지?"

순간 책 하나가 날라와 영덕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종범은 황급히
현화방 밖으로 빠져나왔다.

"시끄러웟!!!!!!!"

현화의 신경질적인 외침이 방안을 깊게 울려왔다.영덕과 대장은 무슨일이
냐는듯 종범을 바라보았다.

"뭐..뭐야?"
"무슨 일입니까?"
"모르겠어!! 물어보지 마!!"

종범은 눈살을 찌푸렸다.
가까운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며 영덕과 대장,종범은 좀전의 일을 이야기
했다.영덕은 맥주를 들이키며 말했다.

"종범이..네가 나빠.. 절대적으로 네가 나쁘다구.."

대장도 영덕의 말을 거들었다.

"맞아요.현화가 화내는것도 당연해요."
"하지만....그녀가 먼저 다녀오라고 해서...그래서..."

종범의 말에 영덕이 고개를 내저었다.

"바보! 너 정말 바보구나?! 현화가 진심으로 그런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하지만..."
"하지만이 아니예요! 심했어요! 심했어!"
"........"
"네가 나빠! 전적으로 네가 나쁘다구..."
"......."

종범은 영덕과 대장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인채 더이상 아무말 못했다.영덕
은 잠시 입에 물고있던 담배를 재털이에 털어넣었다.

"그렇지만... 너도 끈질기구나..."
"뭐가..?"
"하영 말이야...그렇게 괜찮은 아이야?"
"......"
"하하... 자! 그럼 힘내서 다녀와!!"

영덕인 피식 웃으며 종범의 어깨를 도닥여주었다.

"에??"
"다녀오라구..속초에.."
"영덕......"
"잠깐..잠깐.."

대장이 놀란듯 영덕을 쳐다보자 영덕은 장난스럽게 종범에게 말했다.

"그래..다녀오라구! 가서 네가 말한대로 매듭을 짓고 와.. 하영이와의 일
을 깨끗히 털수있게 하고 오라구!"
"...너!!"

종범은 부들 부들 떨며 영덕을 노려보았다.

몇일후.. 종범은 서울역에서 속초행 기차표를 끊고는 현화의 집으로 전화
를 걸었다.

-뚜우... 뚜우....뚜우....뚜우....뚜우......철컥.-
"여..여보세요? 현화..? 지...금.."
-........-

종범은 현화가 아무말없자 잠시 말하는것을 망설였다.

"그러니까...지금 서울역인데....속초 갔다올께.."
-.......-
"여보세요? 듣고있어?"
-..........-
"미안...미안해... 모레까지는 돌아올거야..."
-......-
"뭔가..좀 말해봐..."
-.........-
"현화..."
-........-
"저어.... 나.... 나말이야..."
-..철컥.-

갑자기 전화가 끊기자 종범은 놀라 들고있던 수화기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곧 수화기를 전화기에 내려놓고 역의 플랫포옴으로 향했다.

현화는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베개를 전화에 신경질적으로 던졌다.그리고
는 화난듯 몇번 동동 구르더니 그대로 침대에 누워 신경질적으로 투덜거
렸다.

"바보.....정말 바보...."

기차는 속초로 향했고 어둠은 밤 깊숙히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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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34화 11/24 19:35 281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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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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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34화 그녀가 사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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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범이 속초역에 도착한것은 저녁이 깊어질때 쯤이었다.사람들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우선은....잘곳을 찾아봐야겠군...'

종범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곧 공중전화박스를 발견하고는 안으로 들
어섰다.그리고 가져온 속초 관광지를 뒤져 여관 전화번호를 찾았다.

"아...여보세요? 저...빈방있습니까? 혼자인데요.... 아..다 찼습니까?
죄송합니다..."

종범은 그렇게 몇군데를 전화걸었다.하지만 모두 방이 찼다는 이야기 뿐
이었다.

"이런...나참... 어떻게 하지? 어디나 만원이군... 하긴 이런 안내책자에
올라와 있는곳은 금방 차겠지....어쩔수 없군..전화번호부에서..."

종범은 옆에 달려있는 전화번호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역 가까운 곳의 어두운 골목길에 흐릿하게 쓰여진 `여관'이라는 글자를
보며 종범은 좀 불안한 마음으로 삐걱거리는 여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섰다.
`다행하게도.... 방이 남은게 있기는 하지만.....다른 여관과는 좀 달라
보이는데.....?'

"실례합니다.저... 아까 전화드렸던 사람이거든요?"
"예 어서오시죠."

갑자기 이상한 할머니가 얼굴을 불쑥 내밀며 무표정하게 종범을 쳐다보았
다.

"숙박료는 3만원입니다.선불이니...."
"아..아..예.."
"화장실은 2층 끝에있고.. 아침 10시까지 나가시고.. 그때 스토오브불만
주의해주시면 됩니다."
"예..예..알겠습니다."

종범은 주인이 나가자 작게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아 잠바를 벗어
던졌다.문득 잠바에서 떨어진 하영의 편지를 집어든 종범은 잠시 하영의
모습을 그렸다.
'오고 말았어...와버렸어 하영...'

종범은 곧 가방에서 지도를 꺼내들어 하영의 주소를 찾기 시작했다.손가락
으로 쭈욱 도로를 따라가다가 어느 한곳에 멈춰서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여기..여기구나. 비교적 가까운데 있었구나.. 그래..내일이면.."

종범은 갑자기 뭔지 모르는 즐거움에 휩쌓여 방바닥에 벌렁 누워 킥킥 웃
어댔다.그러다 잠이 들었고 아침은 일찍 찾아왔다.

"크아아아아~"

종범은 기지개를 키며 여관을 나왔다.푸른 하늘과 새들의 지저귐..사람들
의 바쁜 움직임...

"좋은날씨구나!!"

종범은 하영을 만난다는 즐거움에 들떠서 가뿐한 걸음으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부르르릉...부릉,.."

종범은 버스의 귀따가운 소음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창
밖을 내다보며 오직 한가지 생각에 몰두해 있어다.
`만날수 있어.... 만나는 거야...만날수 있는 거야....'

그러다 종범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하영의 편지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그런데..갑자기 가면..난처해 하지 않을까? ...아니.. 하영이는 그런 아
이가 아니지... 부담스럽다는 생각따위는 하지 않을거야.어쨌든 만나는
거야... 만날수 있는 거야...'

"부르르르릉~"

버스는 다시 시끄러운 비명을 지르며 도로 끝을 향해 달렸다.
하영이 살고있는 동내에 도착한 종범은 하영의 편지를 들고 그녀의 집을
찾기위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걷기 시작했다.그러나 그렇게 걷기를 1
시간.. 아무리 찾아도 하영의 집을 찾을수가 없었다.찾다 찾다 못찾자
종범은 동사무소로 가서 지도를 살피기 시작했다.
`이상하군..이 근처였는데... 음..그러니까..'

종범은 길을 손가락을 짚어 보다가 곧 다시 발길을 옮겼다.
`그러니까..분명히 이쯤에서 길모퉁이를 돌면....'

종범은 막 이런 생각을 하며 길모퉁이를 돌았을때 문패 하나를 보고 그 자
리에 멈춰섰다.하영의 아버지 성함이 쓰여진 문패였다.
`여...여기인가..?'

종범은 잠시 망설이다가 벨을 누르려 손을 들었다.그러다가 다시 손을 내
리고 우물쭈물 망설이기 시작했다.
`아..드디어 와버렸구나...없으면 어떻게 하지?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만약에 없으면....으이그...도대체 뭘 생각하는 거지? 그건 그때가서 생
각하면 되겠지...이거야 원..'

종범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문득 자신을 이상한듯 바라보는 눈길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뒤에는 한 아주머니가 이상한듯 종범을 빤히 쳐다
보고 있었다.종범은 잠시 당황하듯 아주머니를 바라보다 곧 눈살을 찌푸
리며 말했다.

"뭐..뭡니까? 뭘 쳐다보세요?"
"....그런 당신이야 말로 남의집 앞에서 뭐하는겁니까?"
"에????"

순간 이 아주머니가 하영의 어머니라는 생각이 종범의 머리속을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아..저..그럼 하영이의......?"
"누구시죠?"
"네! 저..저는 조종범입니다! 조종범.."

종범은 차렷 자세를 취하며 당황하는 어투로 대답했다.이 말에 아주머니가
더 당혹스럽다는듯 종범을 바라보았다.

"어머나..세상에 그랬었군요.. 당신이 그 종범군!"

하영 어머님은 종범을 집에 들여놓은후에 차를 끌여 종범앞에 내밀었다.

"늘 하영이한테 얘기 들었어요. 하...당신이 종범군. 종범군이란 말이죠?"
"예...에...헤..."
".........."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추고 종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종범은 당황하
듯 흘끔 흘끔 하영 어머님을 바라보았다.어머님은 갑자기 손으로 입을 가
리고는 킥킥 웃기 시작했다.

"호호홋... 그 종범군이란 말이죠? 호호호..."

`하영이가 도대체 나에 관해서 어머니께 뭐라고 한거지?'
종범은 한참이나 웃고 계시는 하영 어머님을 보며 당혹스런 미소를 지었다
하영 어머님은 한참만에야 웃음을 멈추고는 종범에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던졌다.

"아..여기는 여행하러 오넌가요?"
"에..? 아..뭐 여행이라면 여행이랄수도 있고.... 하영이네 집이 이 부근
이었던것 같아서...그래서 좀 들려볼까 하고.... 그런데 하영이는...?"
"지금 없어요..."
"에?"
"친구집에 가있어요.. "
"윽..."
"자자..그러지 말고 좀더 천천히 기다려봐요."
"예....그럼 언제쯤..."
"글쎄요..아무말 없이 가버려서..."

`뭐..뭐야? 역시...생각했던대로 잖아..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올걸...'
종범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종범은 곧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오늘내로 돌아오나요? 그렇지 않으면 전...이만.."
"아아..종범군...성급하게 일어서지 말아요.하영이는 저녁때까지는 돌아
올테니까 기다리도록 해요..."
"에?...아...예"

하영 어머니는 곧 점심을 차려주었다.

"자..자 차린건 없지만 많이 들어요..."
"아..예 감사합니다."
"좋군요..늘상 점심은 혼자먹었는데.... 혼자서 먹으면 맛이 없거든요.."
"아..예..."
"그런데 이 도시는 처음인가요?"
"예... 속초에는 처음이라서요....."
"서울과는 전혀 다르죠? "
"예..."
"하영이 말로는 서울에서는 상당하다던데....요즘 젊은이들 한테는 잘
어울리는 곳이라더군요."
"예...."

어머니는 웃음을 멈추고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애..하영이도 벌써 오래전부터 서울,서울 했었죠.. 대학도 서울에있는
대학을 원했었구요...."
"........"

종범은 아무말없이 하영 어머님의 말을 듣다가 불현듯 하영의 어두운 뒷모
습이 떠올랐다.대학에 떨어지고 힘없이 뒤돌아서는 하영...

"저어..저.. 하영이는 어떻습니까?"
"어떻다뇨?"
"그러니까 기운이 없다든가..전과 다르다든지..말이 없다던지...."

그러자 하영 어머님은 어깨를 들썩이며 밝게 웃었다.

"전혀! 오히려 원기왕성인걸요? 아침엔 늦게까지 떠들어 대기도 하고...
하루종일 TV를 보는가 하면.. 또 오늘처럼 아침부터 나가서 안돌아오기
도 하죠. 하고 싶은대로 뭐든지 하고 있다우..!"
"엑....?"

`이..이럴수가... 뭔가 이미지가 다른데?'
종범은 어둡고 차분한 하영의 모습과 활동적인 웃음을 짓는 하영의 두 모
습을 그리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왜 그래요? 음식이 별로 입에 맞지 않나요?"
"아..아니예요..맛있습니다."

종범은 갑작스런 하영 어머님의 말에 당황해 하며 대답했다.
저녁이 깊어오는데도 종범은 소파에 앉아 초조하게 하영을 기다리고 있었
다.
'아이고...벌써 시간이 이렇게... 오래 기다리고 있는건 별로 좋지 못하고
내일 다시 올까?'

그때 하영 어머님이 욕탕 문을 열며 말했다.

"자! 종범군.. 목욕물을 데워놨으니 어서 들어가도록 해요."
"아..아니요.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자..자 그러지 말고..."
"아뇨..그러니까.."
"그래도 모처럼 왔는데..어서.."
"......;"

잠시후 종범은 욕탕안에서 중얼거렸다.

"도대체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저녁이 깊자 하영 아버님이 퇴근하였다.아버님은 종범에게 술을 권하며
밝게 웃었다.

"그래..그래 자네가 그 종범군인가?"
"예에..."
"그래요..여보 . 이 애가 그 조종범군이예요.."
"하하..반갑네 정말.."
"아...예.."

'이거..참..정말...뭘하고 있는거지 난...?'
종범은 하영 아버님이 따라주는 술을 받아마셨다.

"자아..자..건배."
"예...감사합니다..."

하영 어머님은 잠시 한숨을 내쉬며 문가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건 그렇고 이 애는 왜이리 늦지? 올때가 되었는데?"
"다녀왔습니다!!"

어머니의 말과 함께 갑자기 하영이 문을 열고 안으로 집안으로 들어섰다.
하영은 밝게 웃으며 다시한번 인사를 하며 들고있던 가방을 소파에 벗어
던졌다.

"다녀왔어요~"
"늦었잖니! 전화라도 했어야지.."
"혜리랑 이야기가 길어져 버렸는걸...그건 그렇고.. 아휴.. 배고프다.
밥주세요! 밥... 엄마..빨리..."

그러다가 하영은 종범과 아버지앞에 차려져있는 음식들을 보고는 깜짝놀
라 소리쳤다.

"와앗~ 이것들 다 뭐예요? 진수 성찬이네?!"

하영은 금새 젓가락을 집어 잘 차려진 음식중 전 하나를 집어 입가에 가져
갔다.

"잘먹겠습.........!!"

하영은 순간 종범을 보고는 깜짝 놀라 입에 집어넣은 전을 그대로 꼴깍
삼켜버렸다.

".......!!!!!!"

그때 하영어머니가 밝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어떠냐? 놀랐지?"
".....아......."
"아..안녕 하영..."

종범은 머뭇 머뭇 거리며 하영에게 인사를 했다.하영은 놀란 표정으로 종
범을 바라보았다.

"조..종범...어떻게....?"
"아..저..그러니까.."

종범이 당황해하자 하영 아버님이 곧 술잔을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자! 자! 얘기는 나중에 하고 어쨌든 건배나 하자! 자! 건배! 아..여보!
컵가져와! 컵!"
"예..예..알았어요.."

그러나 하영은 아무말 없이 종범을 바라만 보았다.종범은 당혹스런 표정
으로 바닥만을 내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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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35화 12/01 19:42 251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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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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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35화 매듭을 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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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자 종범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고 방 정리를 했다.
남의 집에까지 와서 단정치 못한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머.종범군 일어났어요?"
"아..네.."

하영 어머님이 방문을 빼꼼히 열고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안녕~ 잘 잤어요?"
"아..예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머나..이불을 개놓았네? 그냥 두어도 되는데...이렇게까지.."
"아뇨..저야말로 염치없이 폐를 끼쳐서...."
"무슨.. 그런 생각하지 말아요.. 자 세수하고 와요.커피 끓여놓을테니까."
"아..예 죄송합니다."

종범은 세면실로 가서 일을 보고 세수한후 이빨을 닦기 시작했다.거울을
보며 아무생각 없이 이빨을 닦던 종범은 누군가의 인기척이 나는듯 해서
아무 생각없이 옆을 돌아보았다.

"히익!"

종범은 깜짝 놀라서 입에 가득담고 있던 치약을 그대로 삼켜버렸다.하영이
속옷에 런닝샤쓰하나만 걸치고는 하품을 하며 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하영은 졸린듯 눈을 비비다가 잠시 아무말 없이 종범을 보았다.그리고는 서
서히 정신이 드는지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아..안녕..하..하영.."

종범이 당황하며 인사했지만 그전에 하영의 비명소리가 집안을 울려왔다.

"끼야아아아아악~~"
"무슨 일이지..?"

커피를 끓이던 하영 어머님은 세면실 쪽을 돌아보았다.
잠시후 어머니는 아침 식탁앞에서 하영에게서 방금의 이야기를 듣고는 웃
음 띈 얼굴로 하영에게 말했다.

"아하하.. 그건 네가 잘못했어..."
"그래두...설마 종범이가 욕실에 있으리라고는..."
"평소에 네가 단정치 못하기 때문이야."

종범은 당혹스러운듯 어쩔줄 모르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저...정말 미안해..."
"어머? 괜찮아! 별로... 신경쓸일도 아닌데 뭘.."

하영이 맑게 웃으며 말하자 어머님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러게.. 별거 아니니까..미안해할 필요없어요.."
"......엄마...!"

하영이 흘끔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하영과 종범은 외출 준비를 했다.종범은 이미 끝내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하지만 하영은 아직도 방에서 나갈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하영아~~~~!!!! 빨리좀 못하겠니?! 종범군이 기다리잖니!"
"네..잠깐만요~"

하영 어머님은 종범에게 미안하다는듯 한마디 하고는 하영의 방으로갔다.

"미안해요 항상..저 모양이예요..."
"아...네...."
"엄마~ 제 빨간 자켓 어디있어요?"
"몰라!"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그건 늘 네가 아무데나 벗어 내던져 두기때문이야!!"
"......."

종범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커피를 마셨다.
잠시후에 하영은 옷을 차려입고 방에서 나왔다.

"미안..기다렸지?"
"아..응.."
"엄마! 자동차 키 어디있어요?"
"잠깐... 자동차를 타려고? 그렇다면...."

어머니는 몇번 여기저기 뒤지다가 자동차 키를 하영에게 건내주었다.하영
과 종범은 곧 작은 승용차에 타고는 어머님께 인사드렸다.

"다녀오겠습니다~"

하영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는데도 어머니는 불안스러운듯했다.

"조심하도록 해요..종범군.."
"아...예.."
(운전은 종범이 하는게 아니라 하영이한다..)

하영은 안전벨트를 꼭꼭 매고는 여기저기 살피기 시작했다.그리고는 출발!

"언제 땄지..?"
"......"
"놀랐는걸? 하영이가 운전 면허를 땄다니..."
"......."

그 말에도 하영은 아무말없이 식은땀까지 흘리며 운전을 했다.

"..........;"
"........"
"...하..하영...?"
"...아..미..미안해.. 지금은 얘기를 할수가 없어."
"...???"
"운전 중에 정신집중이 안되면 큰일나! 미안해..."
"...에..? 무면허..?"
"안전벨트..안전벨트..."

무면허 운전자는 안전을 최고로 해야한다.왜냐하면 다른사람이 사고를 냈
어도 무면허니까... 안전 제일.^_^....;
하영과 종범은 설악산 국립 공원 근처의 작은 공원으로 향했다.공원의 경
치좋은 레스토랑에서 종범과 하영은 마주 앉았다.

"요 몇년사이에 이곳도 몰라보게 아름다워졌어. 봐. 저기 산책로에 있는
가스등있지? 저녁 무렵이 되면 저기에 등불이 켜져서 아주 좋은 분위기
가 되지.옛날엔 자주 왔었거든..."
"아...."
"그럼 또, 다음은 어디로 갈까? 어디 가보고 싶은곳 있어?"
"뭐..어디든... 별로 아는데가 없어서.."
"그렇구나.. 어디가 좋을까?"

하영은 손으로 턱을 괴며 명랑한 표정으로 종범을 쳐다보았다.종범은 잠시
망설이다가 한마디 건냈다.

"....무척 기운차 보여..."
"........?"
"시험이 끝나고 난뒤 연락도 안되고... 내 자신도 허둥지둥하고 있었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아...그럼 종범..."
"근데...그런데 뭔가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아..."
"아...."

하영은 약간 당황한듯 고개를 숙였다.

"미..미안해 . 나란 아이는..."
"아! 아냐.. 미안해 할것 없어.. 나야 말로 폐를 끼친다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와 버려서... 미안해.... 그래도 명랑해 보여서 정말 다행이야.."
".........."
"틀림없이 침울해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안심이야! 그래도
어제는 좀 놀랐거든...."
".....응..그래.."
"사실 이미지가 많이 변해있어서...."
"아..엣? 그래?"

하영은 자신의 몸을 둘러보고는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둘은 레
스토랑을 나와 산책로로 접어 들었다.

"동경하던 대학 생활은 어때?"
"동경했던 대학이라고 해도 별로 가고 싶지 않은데를 간신히 들어갔는걸..
지금은 그냥 별수없이 다니고 있다고나 할까..."
"어머나? 별 소리를 다하내? 떨어진 사람 앞에서...?"
"아? 난... 별 뜻없이.. 그냥...."
"아..아니..괜찮아.."
"미...안.."
"괜찮다니까..."

하영은 밝게 웃으며 앞으로 몇발작 걸어나갔다.

"저.. 말야 물어봐도 될까?"
"응? 무얼?"

하영은 종범의 물음에 궁금하다는듯 뒤돌아보았다.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거지...?"
"......."

하영은 그 말에 아무말없이 멈춰서서 고개를 숙였다.

"대학...어떻게 할거지...?"
"......글쎄.. 아직 어떻게 해야 좋을지....아직은 모르겠어.."

종범의 눈앞에 하영이 언젠가 슬피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젠 됐어...서울대같은건..이젠....-

"한번 더 해보지 않을거야..?"
"......"
"한번 더 대학을 목표로 해보지 않겠어...?"
"....자신없어..."
"그...그럴것 없어. 하영이라면 연세대,고려대이건 어디든 들어갈수 있잖
아? 굳이 서울대가 아니어도..."
"아..아니..그러니까 내말은......."
"역시..역시 안될까?"
"......"

하영은 아무 대답없이 고개를 돌렸다.종범의 기억속에 하영과 철규의 모습
이 떠올랐다.

"그게 아니야...."
"응...?"
"그게 아니라구...."
"아니라니..?"

하영의 말에 종범은 궁금하다는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없다고 한것... 공부 얘기가 아니야...."
"그럼....?"
"...글쎄..뭐랄까... 잘 표현은 안되지만....."
"......."

종범은 하영의 말에 번뜩 그녀의 말뜻이 떠올랐는지 침울한 표정으로 먼산
만을 바라보았다.이런 종범을 보고는 하영이 피식 웃었다.

"싫어~ 종범이까지 함께 어두워지면..."
"아..."
"후훗......여전해.."
"...뭐가..?"
"여전하다구.. 종범이는 변함없이 상냥해..."
"그...그렇지 않아.."
"아니...정말 상냥해..........당황스러울 정도로..."
"...에..?"

종범은 하영의 마지막 '당황스러울정도로'라는 말을 듣고는 다소 놀란 표
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영은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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