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펀글]아하루전(13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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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420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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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22화 놀란의 회상(1)
"크크 네놈의 꼴이 볼만 하구나."
카페이레가 넓직한 방안의 의자에 앉아 자신의 눈 앞에 무릎 꿇려진 쿠타린과 놀란을 바라보았다.
내 성안의 가장 넓은 홀이기도 한 방안은 아레온 군이 삼엄한 무장을 하고는 카페이레의 주위에 서서 날이선 눈으로 주위를 쏘아보듯 호위하고 있었다.
얼마전의 점령전의 격렬한 전투가 이 방안에서도 이루어 졌던지 비록 시체는 치워졌지만 채 지우지 못한 핏자국과 깨진 조각품이며 상처난 벽들이 험난햇던 전투를 상징하듯이 그 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쿠타린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카페이레를 향해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았다.
"금수만도 못한 놈. 네가 그 자리에 앉앗다고는 하나 너도 얼마가지 못하리라"
쿠타린이 저주하듯 카페이레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그러자 쿠타린 곁에 잇던 병사들이 그런 쿠타린을 향해 자신이 들고 잇던 창을 거꾸로 잡고는 세게 내려졌다.
"이 자식이 감히 어디서"
"가짜 영주 주제에"
병사들의 무지막지한 매질에 쿠타린의 얼굴이 터져나가며 가뜩이나 피로 얼룩진 바닥을 더럽혀 나갔다.
잠시 쿠타린이 병사들에게 얻어 맞는 모습을 지켜보던 카페이레가 손을 들었다. 병사들이 창을 거두어선 다시금 쿠타린의 뒤에 섰다. 쿠타린의 뒤에선 병사들에게 온몸을 꽁꽁 포박당한 놀란이 분한 듯 눈물을 흘리며 카페이레를 노려 보았다.
놀란이 연신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는지 놀란의 입술 근육이 실룩 거렸지만 놀란의 입을 단단히 봉하고 있는 재갈을 뚫지 못하고 헛되이 놀란의 목안에서만 맴돌았다.
"크크.."
쿠타린이 뭐가 그리 우수운지 피를 철철 흘리는 몸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카페이레가 그런 쿠타린의 모습을 잠시 노려보더니 냉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두놈을 감옥 안에 쳐 넣어라. 내 나중에 친히 심문토록 할 것이다."
카페이레의 말에 병사들이 카페이레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는 쿠타린과 놀란을 질질 끌고 나갔다.
"고맙소 하마터면 내가 저 자리에 놓일뻔 했구려"
카페이레가 그렇게 말하며 곁에 있는 아하루에게 말했다. 아하루는 끌려나가는 쿠타린과 놀란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카페이레의 말에 정신을 차렸는지 잠시 멍하니 잇다고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별말씀을 다 백작님의 뛰어난 병사들의 수훈입니다. 저희는 그저 곁에서 잠시 도운것에 불과 하지요."
카페이레가 잠시 당황했던 아하루를 의문스런 눈으로 바라보았으나 별거 아니란 듯이 흘려버렸다. 그런것에 일일이 신경 쓰기엔 카페이레의 할 일이 너무 많앗던 탓이었다.
"각하. 짐보만을 되찾으신 것 소장 축하드리옵니다."
홀 한쪽 문이 열리고는 누군가 큰소리로 외치며 나타났다. 단치오였다. 비록 몸을 갑옷으로 감싸고 있었지만 갑옷 사이로 하얀 붕대가 삐죽 삐죽 고개를 들이밀고 잇었다.
카페이레가 자리에서 일어 났다.
"오오, 그래 잘왔소. 그래 잔당들의 소탕은 어떠하오?"
단치오가 카페이레의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추사인이 적의 잔당을 쫓는 와중에 적의 잔당 중 마몬드를 발견 힘껏 싸웠지만 적의 암계에 당해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나이다."
단치오의 말에 카페이레가 자리에서 일어나다 말고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금 주저 앉았다.
"그게.. 그게 사실인가?"
"추사인과 같이 나갔던 병사들이 방금 추사인의 시신을 메고 돌아왓습니다. 전하"
단치오의 얼굴은 슬픔으로 가득 넘쳐 흘렀다.
"이런..이런... 내 주위에서 언제까지나 같이 있겠다고 맹세한 경들이 하나 둘 나를 버리고 떠나 버리는 구려..."
카페이레의 얼굴이 슬픔으로 가득찬 듯 애잔한 어조로 말했다.
"율레스 경이 떠나더니 추사인 경마져..."
카페이레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
"내 곁에는 단치오경 그대 혼자만이 남았구려..."
"전하, 황공하옵니다."
단치오가 고개를 숙였다. 카페이레가 그런 단치오를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경만이라도 언제까지나 내 곁에 남아서 나를 보필해 주도록 하오"
"전하..."
단치오의 눈에 굵은 눈물이 잠시 어렸다가 사라졌다.
"미안하오. 내 그대 앞에서 잠시 추태를 부렸구려."
카페이레가 아하루에게 말했다. 아하루가 고개를 살며시 저으며 말했다.
"아니옵니다. 용장을 잃으신 전하께 뭐라 위로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카페이레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간 격전으로 많이 피곤했으리라 보오. 이제 그만 가서 쉬도록 하시고, 혹 필요한 것이 잇으면 무엇이든 말하도록 하시오"
"황공하옵니다, 전하. 그럼 소인은 이만 물러나겟습니다."
아하루가 카페이레를 향해 다시한번 고개를 숙이고는 홀을 빠져 나갔다. 카페이레가 홀을 빠져나가는 아하루를 향해 잠시 눈을 번뜩 이더니 고개를 젖고는 금새 애잔한 얼굴로 되돌아갔다.
카페이레가 자신의 눈 앞에 무릎 꿇은 단치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일어나게 단치오경."
단치오가 카페이레의 말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카페이레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위의 병사들과 단치오를 바라보며 엄숙한 얼굴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짐보만 성내의 모든 영민에게 고하시오. 앞으로 일주일간 그간 간적 쿠타린에게 협조하거나 그에 동조한 모든 자들을 밀고하는 자에게는 큰 상을 줄것이오.
일반 평민이라면 간적에게 동조한 자의 재산의 반을 줄것이고. 만일 노예일지라도 노에에서 해방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재산의 사분의 일을 얻게 될 것이다."
카페이레의 선언에 단치오가 몸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는지 잔뜩 얼어 붙은 눈으로 카페이레를 쳐다보았다. 카페이레는 마치 불길이 이는 듯한 눈으로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하, 그리되면 너무나... 너무나 많은 피해가 있을 것입니다. 제발 재고하심이..."
단치오가 고개를 숙여 간청했지만 카페이레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내 결정은 변함 없오, 그동안 짐보만 성민들이 나의 인내심을 시험했으니 이제 그 시험의 댓가를 받을 뿐이오. 그 모든 것은 펠리온의 뜻대로 심판의 신인 마르온이 오늘 이곳에 강림하실 것이오"
카페이레가 그렇게 엄숙히 말했다. 단치오가 앞으로 다쳐올 끔찍한 피바람이 두려운 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이시간 부터 짐보만의 출입을 금한다. 반란세력이 완전히 정리될때까지 영민들의 짐보만 통행은 일절 중지다."
카페이레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병사들의 경레를 받으며 천천히 홀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전하..."
단치오가 그런 카페이레의 뒷모습을 쫓으며 낮게 카페이레를 불렀지만 이내 병사들의 함성에 묻혀 버렸다.
"짐보만에 영광을"
"카페이레 전하에 영광을"
"이거놔"
라나가 거칠게 몸을 틀었지만 오히려 그바람에 사내에게 잡힌 옷자락이 '찌직'소리를 내며 찢겨져 나갔다. 라나가 수갑에 차인 손을 들어 자신의 드러난 알몸을 급히 가렸다.
"크크 건방진년"
카틸라가 반쯤 찢겨져 나간 옷에 비치는 채 다 가리지 못한 라나의 알몸을 바라보며 실소를 흘렸다. 카틸라의 뒤로 주춤 거리는 라나에게 다가가서는 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힘차게 라나를 향해 내리쳤다.
"꺄악"
카틸라의 손바닥이 라나의 한쪽 얼굴에 강타하자 라나의 몸이 허공에 붕뜨면서 방안을 굴렀다.
"왜? 더 까불어 보시지?"
카틸라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바닥에 쓰러진 라나에게 다가갔다.
"퉤, 네놈을 반드시 죽이고 말겠어"
라나가 입안에 잇던 피가섞인 침을 바닥에 뱉어 내고는 고개를 들어 카틸라를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호 그래? 그런데 어떻게 죽이시려나? 넌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을 텐데 말이야?"
케사인이 자신을 노려보는 라나에게 가까이 다가가선 라나의 머리를 자신의 발로 밝아대기 시작했다.
"크크 죽일 힘이 있다면 지금 한번 죽여 보시지 그래?"
"크흑"
라나가 자신의 머리를 짓밟고 잇는 카틸라의 발 밑에서 낮은 신음성을 흘렸다. 라나의 눈 에서는 분한 듯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디 빌어봐, 잘못했다고 빌어보란 말이야."
카틸라가 라나의 머리를 밟은 다리에 더욱 힘을 주어 누르며 말했다.
"크흑, 누가 네깟놈에게... 크윽 가서 뒈져버려."
라나가 극심한 고통 와중에도 케사인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카틸라가 라나의 머리를 누른 발을 떼고는 그대로 라나의 얼굴을 발로 차댔다. 라나가 피를 흘리며 옆으로 굴렀다.
"캬악"
"빌란 말이다. 이 더러운 계집아. 그때 네년과 케사인 놈으로 인해 그동안 그 멧돼지 같은 놈에게 당한 것을 생각하면 네년과 케사인 놈을 두손으로 찢어죽여두 시원치 않아"
카틸라가 연신 발로 라나를 걷어차며 말했다.
"크윽, 캬악"
카틸라의 발길질이 라나의 몸에 닿을 때마다 라나가 연신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토해냈지만 그런 라나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카틸라의 화는 쉽게 가라 앉을줄 몰랏던지 잔인한 눈빛을 더욱 빛내며 바닥을 구르는 라나에게 더욱 세찬 발길을 해대었다.
"후우~"
카틸라가 라나의 몸에 발길질을 퍼붓는 것에 지쳤는지 아니면 자신의 분노에 스스로 지쳤는지 알수 없는 숨을 내쉬고는 다시금 방 안 구석으로 뒹굴어져간 라나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라나의 몸은 어느새 거친 카틸라의 발길질 덕분에 옷과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카틸라가 그런 라나의 목을 부여 잡고는 한손으로 들어 올렸다.
"컥컥"
라나가 핼쓱한 얼굴로 숨이 막힌 듯 거칠게 숨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손과 발이 움직였지만 워낙 카틸라에게 거칠게 맞앗는지 부르르 떨리기만 할뿐 카틸라의 움직임을 제지 하지 못했다.
카티라가 손을 들어 라나의 목덜미 근처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목근처의 옷을 잡고는 길게 아래로 내리 찢었다.
'찌이익'
라나의 몸을 가리던 웃 옷이 카틸라의 손에 의해 우악스럽게 찢어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간의 용병생활 덕분인지 몸 곳곳에 작은 상처들이 남아 잇었지만 라나의 오똑 솟은 유방이나 몸은 탄탄함과 매끄러움 그 자체였다.
"아.. 안돼.."
라나가 카틸라의 발길에 채인 아품 와중에서도 그렇게 말하며 저항하려 했으나 이미 라나에게는 그럴 힘이 남아 있질 못했다.
"흐흐흐 기대하라구 내 뒤에는 싱싱한 병사들이 눈을 시뻘겋게 뜨고 네년의 몸뚱이를 기다리고 있으니깐"
카틸라가 흉소를 터뜨리며 라나에게 다가갔다.
"뭐하는 건가?"
난데 없는 소리에 카틸라가 흠칫 거리며 획 몸을 돌렸다. 그곳엔 어느새 가면을 쓴 사내가 문 앞에 기대고 서서는 상반신이 노출된채 땅에 뒹굴고 잇는 라나와 그런 라나에게 달려들려는 카틸라를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잇었다.
새로이 나타난 사내가 누군지 알아본 카틸라의 안색이 구겨졌다.
"아루 대장...."
하지만 이내 카틸라의 안색이 다시금 펴지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 괜찮다면 잠시 나가주시겠소? 지금 이 계집년을 취조하는 중이라"
"글세 내 눈이 잘못된게 아니라면 취조가 아니라 겁탈인 듯 싶은데?"
아하루가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하자 카틸라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이 년은 우리 군의 포로요. 그것을 어떻게 하든지 그것은 우리가 할 일이요. 용병은 용병답게 맡은 일만 하면 될거요"
카틸라가 그렇게 말했지만 아하루는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문에 기대고 있는 몸을 떼지 않고 카틸라를 노려보며 말했다.
"맞소 그녀는 포로요.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용병이요. 애초의 계획에 용병들의 신상처리는 우리 용병에게 맡기기로 했을 텐데?"
"만약 넘기기 싫다면?"
카틸라가 자신의 칼을 벗어 논 곳으로 살며시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
"그 후는 어찌될지 스스로 생각해보면 알게 아니요?"
아하루는 마치 딴 사람의 일인양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말했지만 아하루의 손이 어느새 슬쩍 자신의 허리춤에 찬 칼집으로 손을 옮겼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카틸라가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아, 용병대장께서도 이 계집에게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랏군요? 하하 공이 많으시니 제가 포기하도록 하지요"
카틸라가 그렇게 웃는 얼굴을 하고는 자신의 옷을 대충 매만지고는 아하루의 곁을 빠져 나갔다.
"조심하는게 좋을 거요."
아하루가 자신의 곁을 지나치는 카틸라를 향해 알 수 없는 말을 던지자 카틸라의 눈이 매섭게 아하루를 잠시 쳐다보앗다. 하나 그뿐 카틸라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고는 복도를 따라 사라졌다.
아하루가 방안 한구석에서 자신의 몸을 감싸며 두려움에 떨어대는 라나에게 다가갔다. 라나가 흠칫 몸을 웅크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하루를 쏘아봤다.
"다..다가오지 말아요"
아하루가 그녀의 말에 그녀와 고작 두어걸음 떨어진 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등을 덮고 잇던 망토를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것을 라나에게 던져 주었다.
라나가 아하루가 던져준 망토로 드러난 몸을 가리고는 의아한 눈으로 아하루를 쳐다보았다.
"일단 일어나시오. 우리 진지로 가면 안전할 거요"
아하루가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려 방을 빠져 나갔다. 라나가 그런 아하루의 넓직한 등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를 악물고는 자리에서 일어낫다.
"윽"
카틸라에게 맞은 곳에서 격렬한 통증이 전해져 오는지 라나가 작은 신음을 흘리며 비틀 거렸다. 하지만 곧 다시금 몸을 추그려서는 비틀거리며 아하루가 간쪽으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132. 22화 놀란의 회상(2)
라나가 아하루를 따라 들어간 곳은 내성에 잇는 여러 방들 중 하나였다. 제법 널찍하며 화려한 가구도 많았었음 직했지만 어제의 전투이후 거의 모든 가구들에는 예외없이 부서지거나 피자국으로 더럽혀져 잇었다.
아직 성 내의 일들 조차 정리가 되질 못했는지 그런 망가지고 더럽혀진 가구들을 정리해야할 시종들 조차 눈에 띄지 않앗다. 내성 안에 마주치는 것은 오로지 병사들의 모습과 그들의 발에 짓밟혀진 버럽혀진 복도였다.
라나가 아하루를 따라 방안에 들어서자 방안의 사람들이 아하루를 맞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은 아하루의 뒤를 따라 들어온 라나를 보고는 묘한 표정을 짓다가 라나의 옷차림과 온통 맞아서 상처투성이의 얼굴을 보고는 혀를 차댔다.
"짐보만 측 용병 대장이야. 미켈 일단 진지 쪽으로 데리고 가줄래?"
그러자 방안에서 제법 젊은 측에 속하는 용병이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네~"
미켈이 잠시 라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라나를 향해 살짝 웃었다. 하지만 정작 라나는 그런 미켈의 웃음을 차디차게 외면했다.
미켈이 라나의 태도에 멋쩍은 듯 방문 앞으로 다가갔다.
"자 날따라 오실까요?"
"잠깐요"
라나가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아하루가 말해보라는 듯이 라나를 쳐다보앗다.
"혹 제 용병단 소식은 못들었나요? 슐만은 어떻게 되었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아하루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직 용병단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오. 지금은 모든 포로들이 한데 엉켜 있으니 말이오. 아마 내일 쯤 용병단과 이곳 짐보만의 병사들을 가르는 작업을 하게 될거요"
라나가 어두운 눈으로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아까 들으니 우리 용병단을 대장님이 넘겨 받는다고 들었는데 우릴 어쩔 셈이죠?"
아하루가 잠시 팔짱을 끼고는 라나를 바라보았다.
"먼저 그쪽에서 말씀해 보시지요. 그쪽은 대개 사로잡힌 용병들을 어떻게 하지요?"
라나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이제까지의 관례로는 사로잡힌 용병들은 그에 합당하는 몸값만 받으면 풀려나는 것이 관습이었어요. 물론 몸값을 지불하지 못하면 노에로 팔리게 되지만요. 하지만 지금 저희 용병단은 그리 부자가 아니고 또한 거의 전원이 이곳에 투입됐기 때문에 몸값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요."
아하루가 고개를 돌려 미텔을 바라보앗다. 미텔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좋아요. 일단 그 문제는 나중에 논의 하도록 하지요. 그보다 먼저 내일 당장 짐보만 병사들 틈에서 용병들을 갈르는게 우선일 겁니다. 아마 짐보만 병사들의 처지가 그리 밝지는 않을 것 같군요"
아하루가 라나를 향해 말했다. 라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 말씀은?"
아하루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조만간 대대적인 피바람이 불 것 같군요"
아하루가 그렇게 말하고는 미켈을 향해 손짓했다. 라나가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겟다는 아하루의 태도에 뭔가를 더 말하려다 그만 두고는 조용히 미켈을 따라 박으로 빠져 나갔다.
아하루가 방안을 빠져 나가는 라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금 미텔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참 그 사람은 데리고 왔습니까?"
미텔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방안에 딸린 조그만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응, 지금 저쪽 방에 있네."
"고맙습니다."
아하루가 그렇게 미텔에게 허리를 숙이려 하자 미텔이 애써 그런 아하루의 행동을 말렸다.
"아냐 아냐, 자네는 우리의 대장 아닌가 대장은 함부로 자신들의 부하에게 고개를 숙이는게 아닐세, 어서가보게"
아하루가 미텔의 제지에 허리를 숙이다가 말고는 단지 고개만을 끄덕이고는 방안에 딸린 또다른 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긴장된 얼굴로 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방안에는 한 청년이 조용히 방에 난 자그마한 창문을 통해 창을 통해 비치는 성안의 풍경을 감상하듯 바라보다가 아하루가 들어오자 몸을 돌렸다.
놀란이었다. 놀란은 적개심이 잔뜩 담긴 눈으로 방안에 들어오는 아하루를 조용히 노려보았다. 아하루가 그런 놀란의 태도를 보고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가만히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을 벗기 시작했다.
"아니, 넌...."
놀란이 아하루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자 드러나는 아하루의 얼굴을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경악스러운 듯이 쳐다보았다.
아하루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하게 말했다.
"현 저예요. 아하루"
"아하루!"
놀란의 경악스러운 얼굴이 환한 미소로 변하고는 아하루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깊은 포옹을 나누었다.
"허허 그토록 여리디 여린 녀석이 이제는 정말 의젖해 졌구나"
"형..."
"하하, 지만과 데만 녀석이 널 보면 아주 놀랄게다. 네가 이토록이나 의젖해 졌다니 말이야. 처음에 볼때는 여리디 여리기만 한 네가 말이다."
놀란이 연신 아하루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아하루의 얼굴은 그런 놀란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영 펴질 줄 몰랐다.
"미안해요. 형. 난 형이 짐보만 측인줄 몰랐어요. 알았으면... 알았다면... 미안해요"
아하루가 채 말도 못끝내고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숙인 아하루의 눈에서는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떨구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아하루를 놀란이 담담하게 바라보다 아하루를 다시한번 껴 안고는 아하루의 등을 두둘겼다.
"괜찮다. 괜찮아. 난 결코 널 원망하지 않는단다."
"형...."
아하루가 오히려 놀란의 위로를 받는 상황이 되자 울먹이며 놀란에게 기대었다. 어느새 놀란의 옷자락이 아하루의 눈물에 젖어 촉촉하게 젖어들어갔다.
"형"
아하루가 갑작스레 번쩍 고개를 들었다.
"이럴게 아니라 제가 다시금 우리 용병단을 일으킬께요. 이번엔 형편에서 서서 카페이레를 몰아 낼께요"
아하루가 그렇게 말했지만 놀란이 조용히 쓸쓸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하루."
놀란이 아하루의 머리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그리고는 아하루의 귀에 대고 슬픈 듯 조용하게 말했다.
"아하루, 이미 끝났단다. 이미 우리는 패했고. 저들은 승리했어. 이미 저들은 성 안을 전부 장악했을 거다. 그리고 암암리에 너희들을 견제하고 있을 거다. 또한 설혹 카페이레가 죽이더라도 이미 저들의 승리는 변함이 없단다."
놀란이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한숨을 내셨다.
"그리고 난 네 용병단이 믿을 수 없는 용병단으로 남는 것은 싫구나."
"형...."
"후후, 얼굴 좀 펴라, 그나저나 학교는 어떻게 했니? 어떻게 용병단에 들어갔지?"
놀란이 약간 의아하다는 듯 아하루에게 물었다. 아하루가 자신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살포시 감추고는 놀란의 손에 이끌려 방안 한쪽 구석에 잇는 소파에 앉앗다. 그리고는 이때껏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그랬구나... 너두 그동안 꽤 힘들었었구나"
놀란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리곤 재차 다시 물었다.
"그럼 아직 너도 지만과 데만의 소식은 모르겠구나?"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사실 그동안 제 발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데만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이일은 분명 공작가와 관련이 잇는 듯 싶어서 지만 형과 데만 형에겐 알릴 생각도 없었구요."
"아니, 아니 그러면 안돼지.. 물론 지만과 데만의 집안이 그다지 작위가 높은 편은 아니라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테지만 그래두 둘은 수도 룬안의 귀족들이야. 따라서 그들의 힘은 왠만한 지방 귀족의 힘을 능가하지.
네가 진정으로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과 맞서겠다면 지만과 데만의 도움을 얻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무래도 조금의 힘이라도 뭉치는게 낫지 않겠니?"
아하루가 놀란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내가 형을 이렇게 만들었는데 무슨 낯으로 지만형과 데만 형을 보겠어요?"
"하하하, 걱정 마라 그놈들이 사정을 알게된다면 그리 화내지는 않을 게다. 그보다 아하루"
놀란이 진지한 얼굴로 아하루를 불렀다. 아하루가 말하라는 듯이 놀란을 쳐다보았다.
"혹 상디에에 갈일이 있으면 그곳의 아비온 신전에 들러주겠니?"
"상디에요?"
아하루가 궁금하다는 듯이 놀란을 바라보았다. 놀란은 아무런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이다가 문득 방안의 창문을 통해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다름 아닌 내 동생이 있단다."
"동생이요? 처음 듣는데요?"
놀란이 아하루의 말에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추억속에 잠기려는 양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천천히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어머님이 남긴 마지막 선물이었지. 어머님은 무척이나 아름다우셨지... 아마 아버님이 아니셨다면 어쩌면 룬의 귀족과 결혼하셨을 지도 몰랐지. 사실 처녀시절 수도 룬에서도 당시의 어머님은 그 빼어난 미모로 후궁으로까지 이야기가 오갖었을 정도니깐...
덕분에 어머님에게 청혼을 하는 귀족들과 매파를 넣는 귀족들이 무척 많았다고 하더군... 하지만 결국 어머님의 마음을 차지 한 것은 우리 아버님이었어...
기사 학교 시절 우연히 기사학교에 들른 어머님에게 아버님이 사랑을 고백했고 끈질긴 구애를 했다더군... 훗 우습지? 지금은 저렇게 숫기없는 아버님이 말이야. 어쨌건 어머님은 아버님을 사랑하게 되었고 수많은 청혼자들과 더 권세 높은 귀족들을 마다하고 백작이라고는 하지만 고작 시골 귀족에 불과한 나의 아버님에게 맘을 허락했지... 당시 어머님의 집에서는 난리도 아니었다더군...
하지만 어찌 어찌해서 내가 태어나고 그렇게 우리 일가족은 행복하게 지냈었어.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놀란이 분한 듯 주먹을 움켜 쥐었다.
"아버님은 비록 차남이셨지만 정실의 소생이셨지. 그래서 큰아들인 카페이레를 제쳐두고 장차 가문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일찌감치 낙점이 된 상황이라 영지의 크고 작은 일들은 아주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면 거의 모두 아버님에게 넘겨졌지. 그래서 아버님은 오히려 결혼한 이후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하셨어....
그때부터 일꺼야 아버님과 어머님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왠일인지 어머님의 아버님을 피하기 시작한것이지... 때로는 아버님이 외출할 때면 어머님은 집안에서 몰래 빠져 나갈때도 있었어...
그때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몰랐어....
그렇게 화목하던 우리 가족에게 불행의 그늘이 싹트기 시작한 거야.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어머님은 점차 아버님을 대하는 태도가 차가워지기 시작하고 모든 일에 짜증을 내기 시작하셨지...
아버님은 그런 어머님의 태도를 단순히 여자들이 쉽게 걸리는 우울증으로 아셨지... 어머님이 수도에 있을 때는 화려한 생활을 하다가 이런 곳으로 오셔서 맘이 우울해 하신 것으로 말이야....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아버님이 또다시 영지의 일로 멀리 출장을 가게 되었을 때였어..."
놀란은 잠을 자다가 문득 화장실에 대한 욕구로 인해 잠에서 깨어 났다. 방 안에 딸린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본 놀란은 문득 허기가 진 것을 느꼈다.
머리맡에 늘 놓아 두었던 우유와 과자도 떨어지고 없자 놀란은 살며시 부엌으로 가기로 결심하고는 소리없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살금 살금 복도를 걷기 시작햇다.
그때였다. 놀란의 귀에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린 것이다.
"흐윽, 하아"
놀란은 그 소리에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느끼고는 살며시 그 소리가 들리는 곳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 소리는 바로 어머니의 방에서부터 나오는 소리 였던 것이다.
아직 어린 놀란은 갑작스레 두려움이 밀려드는 것을 느꼈지만 그보다 더욱 커다란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결국 놀란은 발굼치를 치켜들고는 문 앞의 작은 열쇠 구멍을 통해 방안을 옅보기 시작했다.
방안에서는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하얀 나신의 무엇이 왠 사내의 무릎 앞에서 꿈틀 거리고 잇었다.
처음 놀란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몰랐다. 놀란은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고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고 방안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사내가 자신의 무릎 앞에 꿈틀거리는 하얀 무엇을 거칠게 잡아 올렸다. 기다란 붉은 색 머리탈이 사내의 손에 잡힌채 들어 올려졌다.
"그동안 많이 녹슬었군... 그것 밖에 못하나? 좀더 잘해보란 말이야"
사내가 그렇게 말했다. 사내의 음성은 놀란도 이미 잘 알고 잇는 사람의 음성이었다. 바로 놀란의 삼촌인 카페이레였던 것이다.
"돌아라 내 흥을 깬 죄값을 받아야지?"
카페이레가 그렇게 말하자 희끄무리한 물체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사내의 앞에서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카페이레의 흉한 물건이 벌떳 성을 낸채 모습을 잠깐 드러냈다.
카페이레는 어디서 꺼냈는지 자그마한 채찍으로 자신을 향해 엉덩이를 쳐든 히끄무레한 것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후려 갈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채찍이 자신의 엉덩이에 닿을 때마다 신음을 흘리며 몸을 움찔 거렸다.
"하악 주인님..."
요동치는 그것이 카페이레의 매질에 참지 못하겠다는 듯 비명을 질러대며 자신의 얼굴을 치켜 올렸다. 그러자 놀란의 눈에 희끄무리한 것의 얼굴이 비로서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놀란은 경악과 당혹감에 아무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렇다고 열쇠구멍 앞에서 떠나지도 못했다.
바로 놀란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놀란의 어머니는 몸을 약간 떨어대면서 카페이레의 얼굴 앞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치켜들며 요사한 몸짓으로 흔들어 대고 잇었다. 그런 어머니의 몸짓을 카페이레가 킬킬 거리는 웃음으로 비웃더니 어디서 구했는지 채찍으로 그런 어머니의 엉덩이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아흑"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방안을 울려퍼지며 멤돌다 놀란이 지켜보고 있는 열쇠구멍을 통해 흘러나왔다.


133. 22화 놀란의 회상(3)
놀란이 카페이레에 의해 매맞는 장면을 보고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마치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한 듯 싶었다.
평소 놀란이 매맞는 것을 본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중한 죄를 지은 죄인이거나 아니면 잘못을 범한 노에에 한해서 였다.
놀란은 몸을 앞으로 구부린 어머니의 커다란 가슴, 유방에 맺혀져 잇는 또 다른 채찍 자국을 보고는 무작정 방 안으로 난입하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놀란은 어머니의 얼굴에서 쾌락에 겨운 듯 황홀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고는 손잡이를 잡았던 손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흐응"
"이 더러운 암캐"
'짝'
"아흑... 주인님 저는 더러운 암캐에요. 좀더 벌을..."
카페이레가 채찍으로 어머니의 엉덩이를 내리칠때마다 놀란의 어머니는 얼굴에 더욱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엉덩이를 채찍의 리듬에 맞추어 살랑 살랑 흔들어 대곤 했다. 그것도 자신의 입으로 더러고 음탕한 말을 내뱉었던 것이다.
"자 내 발을 핥아라"
카페이레가 채찍질을 멈추고는 의자 한켠에 몸을 앉히고는 놀란의 어머님의 엉덩이를 발로 툭툭 치며 그렇게 말하자 놀란의 어머니가 카페이레의 말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카페이레가 내민 더러운 장화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열쇠구멍으로 비춰진 놀란의 어머니의 엉덩이는 카페이레가 내리친 채찍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엉덩이 이곳저곳을 빼곡이 채찍 맞은 자국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 자국은 금새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카페이레가 자신의 발을 마치 세상에 그보다 맛잇는 것은 없는 양 열심히 핥아대기 시작하자 만면에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놀란의 어머니 머리를 쓰다듬었다.
"후후 착하군 이젤, 그리고 넌 너무나도 음탕한 년이야. 그런 네년이 그동안 그 밋밋한 쿠타린 놈과 어떻게 지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
카페이레가 그렇게 웃으며 말하고는 놀란의 어머니 이젤을 자신의 눈 앞에서 일으켜 세웠다. 이젤은 장시간 카페이레 앞에 무릎 꿇어 있었는지 조금 비틀 거리다가 자신의 다를 벌리고는 마치 자랑스럽다는 듯 카페이레의 눈 앞에 자신의 몸을 펼쳐보였다.
그녀의 붉은 머리탈이 치렁 치렁 등 뒤를 감싸며 더욱 고혹적인 자태를 드러냈다. 카페이레가 손을 뻗어 그녀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정말 너의 몸은 일품이야. 나혼자 즐기기가 아까울 정도로... 그래! 좋은 생각이 났어... 널 부하즐중 공이 많은 녀석과 하룻밤을 즐기게끔 해주지... 하하하, 너 같은 암캐가 사람하고 즐기다니 어때? 즐겁지 않나?"
카페이레가 그녀의 몸을 주물럭 거리며 비웃듯 말했다.
"아흑, 주..주인님 뜻대로... 하악 저는 주인님의 암캐... 흐윽"
이젤이 거칠게 비릿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녀의 입에서는 연신 황홀해 하는 비음이 넘치도록 터져 나왔다.
"큭큭 기대되는군? 한번 너와 잔 녀석들은 아마 내 기를 쓰고 내 앞에서 잘보이려고 할거야. 큭큭, 네 몸은 죽이거든? 이 겉보다 속은 더욱 죽이지..."
"아흑 주..주인님. 감..감사합..."
카페이레가 어딜 어떻게 만졌을까? 이젤이 자지러지는 듯한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떨어댔다. 카페이레가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고는 끈적이는 투명한 액체가 묻은 손을 잠시 들어서 재미잇다는 듯 불빛에 비춰보았다. 그리고는 그 손을 그대로 이젤의 입에 넣었다.
'쭈웁, 쩝'
이젤이 낸듯한 뭔가를 빨아 먹는 듯한 소리가 퍼져 나왔다. 카페이레가 조금후 그녀의 입에서 손을 빼내고는 그녀를 뒤로 돌리곤 그녀를 자신의 앞에서 다시금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곤 자신의 허리춤을 풀렀다.
"네가 좋아 하는 것을 넣어주지.. 네 구멍 안으로 말이야"
"주..주인님 감사합니다..흐윽"
이젤이 야릇한 비음을 터뜨리며 자신에게 다가온 카페이레의 몸을 한껏 받아들이는지 허리와 엉덩이를 연신 흔들어 대며 몸을 요동쳤다.
놀란의 눈에 이젤의 흔드는 몸을 따라 출렁이는 그녀의 커다란 유방이 눈에 아프게 들어왔다. 놀란의 눈이 저도 모르게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놀란이 살며시 자신의 어머니 방문 앞에서 몸을 떼었다. 그리고는 살금 살금 뒤것음치고는 후다닥 자신의 방 안으로 도망치듯 물러났다.
그날 놀란은 밤새것 잠을 이루지 못했다. 놀란의 머릿 속으로는 자신의 어머니가 카페이레의 발 앞에서 개처럼 굴욕적인 모습으로 뒹굴고 잇는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 놀란은 전날 늦게 잔 때문인지 오후 늦게나 일어났다. 깨어나면서 전날의 악몽이 마치 꿈인양 다가왔다.
놀란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어젯밤의 일이 현실이 아니고 꿈이라고 믿었다. 놀란은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두려운 맘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찾았다. 놀란의 어머니는 늘 보던대로 아름답고 화사한 웃음으로 놀란을 맞았다.
"어머 놀란? 어쩐일이니? 이렇게 늦게 일어나고?"
놀란은 자신을 자애롭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어머니를 보고는 자신이 어젯밤에 겪은 일들이 꿈이라고 믿었다. 놀란을 맞이하는 그녀는 기품있고 현숙하며 자애로운 늘 놀란이 보아오던 바로 그 어머니였기 때문이었다.
"우아앙"
놀란은 잠시 주춤대다가 다시한번 따뜻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어머니의 품을 향해 안기듯 달려들었다.
"놀란? 왜 그러니? 아마 무서운 꿈이라도 꾼 모양이구나...?"
놀란은 어머니의 품안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의 옷을 눈물로 적시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주 무서운 꿈이었어"
놀란이 울먹이며 말하고는 마치 여기서 놓치면 어머니를 잃을 듯한 심정으로 더욱 깊숙하게 어머니의 품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아유~ 우리 놀란은 아직도 어린애구나? 몸만 큰 어린애야"
놀란의 어머니는 그런 놀란이 싫지 않다는 듯 자신의 품에 안긴 놀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놀란은 그런 어머니의 품에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야 말았다.
어젯밤 놀란의 눈에 아프게 들어온 채찍 자국이 어머니의 패인 드레스 사이의 드러난 가슴위로 벌겋게 자국을 남기고 잇었던 것이다.
놀란은 그것이 어젯밤 자신을 괴롭히던 바로 그 채찍자국과 똑같다는 것을 이내 눈치챘다.
"엄마... 이..이거..."
놀란이 어머니의 가슴에 난 채찍 자국을 가르키자 놀란의 어머니인 이젤의 얼굴에 잠시 당혹스런 표정이 스처가더니 이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아, 이거? 오늘 아침에 정원에 갔다가 그만 장미 가시에 긁혔지 뭐니? 아유 착해라 엄마의 상처도 걱정해 주고 우리 놀란 이제 다컸네?"
놀란의 어머니인 이젤이 놀란을 살며지 자신의 가슴에서 떼내고는 파여진 드레스를 가슴위까지 밀쳐 올리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놀란은 그런 어머니의 말을 억지로 믿었다. 아니 믿으려 했다. 하지만 정작 그날밤 놀란이 다시 보게 된 것은 여전히 자심의 삼촌 카페이레의 발 밑에서 개처럼 엎드리며 마치 꼬리가 달린양 카페이레의 눈 앞에서 엉덩이를 치켜든채 흔들어 대고 있던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놀란은 그제서야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이 꿈이 아니고 자신의 눈 앞에서 일어난 현실 이란 것을 깨닳았다.
그 다음날 놀란의 아버지인 쿠타린이 돌아왔지만 놀란의 어머니인 이젤은 오랜만에 만난 자신의 남편을 냉정하게 대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쿠타린은 그런 이젤을 그저 부드럽게 웃으며 달래줄 뿐이었다.
놀란은 그 이후 점차 말을 잃고 어두워져만 갔다. 세상 모든 여자들이 불결하고 더럽게만 여겨졌다. 놀란의 이러한 모습은 쿠타린이 집을 비우고 자신의 어머니인 이젤이 카페이레의 발 앞에 엎드려 애정과 학대를 구걸하는 모습들을 보면 볼수록 그러면서 다음날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놀란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볼수록 더욱 심해져만 갔다.
놀란의 어머니인 이젤과 쿠타린은 놀란의 이런 이상한 행동을 걱정했지만 결코 그것이 이젤의 밤의 행동 때문이란 것은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던 얼마 후 새로운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놀란의 어머니인 이젤의 임신이었다. 이젤은 자신이 임신을 했지만 한가닥 양심은 남았는지 그다지 기뻐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임신을 기뻐한 것은 놀란의 아버지인 쿠타린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임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카페이레를 만나서 그의 발앞에 노예나 개처럼 엎드리는 일은 결코 중단 하지 않았다. 카페이레 역시 나날이 배가 불러가는 그녀를 더욱 재미 있는 노리개 마냥 재미 있어하며 그녀를 학대해 갔다.
하지만 그녀의 임신이 5개월을 넘기며 배가 불룩해지고 그녀의 몸도 따라서 더욱 부어오르자 그제서야 카페이레는 그녀가 보기 싫은지 그녀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놀란의 어머니는 점차 신경질적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쿠타린이 집에 없을 때면 이젤은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직접 성안으로 들어가곤 했지만 카페이레가 만나주질 않앗던지 집으로 돌아오면 더욱 크게 화를 내며 성질을 부렸다.
그 와중에도 차마 놀란에게는 성질을 부릴 수 없었던지 놀란이 있을 때는 참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나중에는 그녀의 성질을 집안 누구도 감당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런 상황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쿠타린은 그것이 이젤의 임신으로 비롯된 우울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놀란이 여느때처럼 한밤중에 일어나 습관처럼 자신의 어머니 방으로 살금 살금 다가갔다. 그리고는 늘 하던대로 어머니 방의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옷을 입은 카페이레가 방안 한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아서 포도주를 마시며 방안 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클클 그것봐 넌 그것조차 제대로 못하잖아? 그런데 어디서 감히 나의 사랑을 바라지?"
"주..주인님 제발 제발 잘할수 있어요. 전 주인님만의 노예입니다.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놀란의 어머니의 울먹이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곧이어 방안을 만삭의 무거운 몸으로 발가벗은채 개처럼 기어다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카페이레의 비웃음을 잔뜩 들으며 필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며 그 무거운 몸으로 방안을 기다시피 하며 엎드려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카페이레가 술을 한모금 마시고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카페이레의 옆으로 낯선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좋아, 그렇다면 이 친구를 만족시켜봐"
카페이레가 자신의 앞에서 숨이 찬지 헐떡거리고 있는 이젤의 엎드린 등위로 장화를 신은 발을 올려다 놓고는 말했다.
"흠.. 이게 자네가 말한 그 암캐인가? 아깝군 임신만 안했던들 제법 괜찮앗었을 텐데 말이야..."
낯선 사내는 잠시 허리를 숙여 카페이레의 발을 자신의 등에 올려다 놓은 발가벗은 이젤의 얼굴을 손으로 들어올리며 말했다.
"아아, 제롬 임산부를 건드려보고 싶다고 한게 누구야? 자 자네 눈 앞에 잇으니 실컷 즐겨 보라구"
그러자 낯선 사내가 이젤의 임신한 배를 발로 톡 톡 차대며 말했다.
"글세? 왠지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아 말하긴 했는데 이 몸으로 될까?"
제롬의 말에 카페이레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이젤을 향해 말했다.
"들었지? 가진 것은 천한 몸뚱이 밖에 없는 암캐야. 저 친구의 입이 쏙 들어가게끔 저녀석을 만족 시켜 보라구. 안그러면 내게서 은총을 받을 생각은 아예 포기 하라구"
"주인님 할께요. 제발 시켜만 주세요. 주인님 말대로 뭐든지 할께요. 제발 저를 버리지만 말아주세요"
이젤은 울먹이며 애절한 목소리로 카페이레에게 말했다. 카페이레가 그런 이젤의 몸에 자신이 들고 잇던 포도주를 부었다.
"좋아 기대하지"
그리곤 제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자 이제 자네 맘대로 해보게, 이 암캐는 자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거야. 아마 자네의 똥구멍을 핥으라도 핥을 걸?"
그러자 제롬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봐 암캐, 정말 똥구멍도 핥을 수 있나?"
이젤이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나리 제발 저에게 나리의 똥구멍을 핥을수 잇는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이젤은 그간 카페이레에게 교욱 받은 대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제롬이 그런 이젤의 말에 킬킬 거리며 웃었다.
"큭큭, 과연 암케로군 그래?"
제롬이 그렇게 말하며 이젤의 엉덩이를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그렇지 이 암캐년에게 먹이를 주어야 겠어..."
"먹이라니?"
카페이레가 갑작스런 제롬의 말에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러자 제롬이 자신의 아랫 쪽을 가리키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아까부터 볼일 보는 것을 깜빡했다네. 내 듣기로는 저 먼 북방의 나라에서는 돼지를 변기통에 가두고는 사란의 똥과 오줌으로 키운다던데 이년도 그런지 한번 봐야지?"
제롬의 말에 카페이레가 눈을 빛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 그래? 그거 재미 있겠구만? 어때 암캐? 할수 있나?"
카페이레의 말에 이젤이 바닥에 넙죽 엎드려서 카페이레의 발 앞으로 기어가서는 그의 흙묻은 장화를 핥으며 말했다.
"저는 주인님의 암캐입니다. 뭐든지 주인님의 뜻대로입니다. 제발 저에게 주인님의 똥과 오줌을 먹여주세요"
"하하, 재미있군 재미있어 뭐 좀 더럽겠지만 그 후에 닦아서 사용하면 되겠지?"
제롬이 이젤을 마치 물건인양 그렇게 말하고는 먼저 방안 한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이 이쪽으로 와라"
제롬이 그렇게 말하자 이젤이 잠시 카페이레의 발 아래서 그의 장화를 혀로 핥고 있다가 카페이레가 장화로 그녀를 밀어대자 마지못해 방안 한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잠시후 조금 울리는 듯한 제롬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이봐 이봐 흘리면 각오하라구, 그땐 카페이레가 다신 널 쳐다보지도 못하게 하겠어"
그와 함께 희미한 오줌 소리와 그리고 그것을 삼키는 듯한 소리가 놀란의 귀가에 까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카페이레가 조금 취한 듯 붉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나도 마려운걸?"
카페이레가 자신의 허리띠를 풀르며 제롬과 이젤이 사라진 쪽으로 몸을 옮기기 시작했다.
"오옷, 잘먹는데?"
"주인님 행복해요..."
"하하"
놀란은 더 이상 그곳에 잇을 수가 없어서 누구의 웃음소리인지 귓가로 흘려버리고는 도망치듯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밤새도록 자신의 화장실에서 구토를 해대야 했다.


134. 22화 놀란의 회상(4)
다음날 이젤은 전날의 무리한 것이 원인이 되었던지 갑작스레 진통을 시작하게 되었다. 예정일 보다 무려 한달이나 빨리 진통이 찾아 온 것이다. 놀란의 아버지는 아내 이젤의 소식을 듣고는 만사를 제쳐두고 부랴 부랴 집으로 돌아왔다.
이젤의 출산은 무척이나 난산이었다. 하지만 신관들의 축복과 의관들의 노력과 그리고 산파들이 달라붙어있다시피 하면서 겨우 겨우 아이가 태어 날수 있었다.
아이는 제 어머니를 닮았는지 제 어머니처럼 온세상을 태울듯한 붉디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여자아이였다. 아이는 채 열달을 채우고 태어나지 못해서 인지 무척이나 약해져 잇었다. 또다시 많은 신관들과 의원들이 그 아이 곁에 붙어서 떠날줄을 몰랐다.
이젤은 자신의 젖조차도 제대로 빨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서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이를 품에 안고는 자신의 고통도 잊은채 연신 눈물만을 흘려댈 뿐이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이젤은 변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다시금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졋을 뿐 아니라 날마다 밤을 지새우며 자비의 신 아크레온과 치료의 신 아비온의 신상을 방안에 놓고는 매일 밤 눈물과 기도로써 보내었다.
물론 그 후로도 쿠타린은 가문의 일로 몇 번이고 출장과 외출을 되풀이 했지만 놀란이 밤늦게 몰래 찾아간 어머니의 침실 문을 통해 들려오는 것은 어머니의 기도소리와 울음 소리 뿐이었다. 놀란은 남모를 위안을 느끼며 자신의 침실로 되돌아가곤 했다.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도 푹잘 수 있었다.
놀란의 어머니는 예전의 모습으로 완전히 되돌아 와 있었다. 비록 얼굴은 밤새껏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수척해져 있었지만 자상하고 현숙하며 부드러운 놀란의 어머니 본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어머니의 그런 기도와 정성 때문이었을까? 태어나서 얼마 안있어 죽을 것 같이 병약하던 아이는 차츰 건강해지기 시작하더니 여느 아이와 다름없이 무럭 무럭 자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안에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와 재롱으로 인해 처음으로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그렇게 3개월이 흘러갔다.
모든 것은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듯 했으며 예전의 행복이 다시금 찾아 오는 듯 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작스런 날벼락이 집안을 덥쳤다.
그것은 아버님이 일 관계로 수도에 올라갔다가 그곳의 귀족 가문의 누군가와 결투를 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 소식을 듣고는 밤새도록 아버님의 안위를 위해 또 눈물과 기도로 밤을 새셔야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 결투 상대가 다름 아닌 제롬이란 이름의 사내라는 소식을 들은 순간 어머니의 안색은 창백하게 질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순하디 순한 아버님이 제롬이란 사람과 말다툼이 벌어지더니 급기야 격렬한 화를 내며 결투를 행한 이유를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떠들어 대었다. 어머니는 들려오는 소식 하나 하나에 얼굴을 갈수록 질려 하더니 급기야 혼절까지 하고야 말으셨다.
사람들은 쓰러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한때 난리를 쳐댔다. 잠시후 깨어난 어머니는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몸을 비틀 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셨다. 그리고 그날 밤 어머니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마치 다시는 못볼 것 마냥 자신이 낳은 딸을 꼭 끌어 안고는 밤새도록 자신의 젖을 물리우셨다. 밤새도록 아이를 안으며 흘리는 어머니의 눈물은 아이의 배냇 옷을 흠뻑 적시고 계셨다.
다음날 늦은 오후 아버님은 본성에는 알리지도 않고 술에 잔뜩 취한채로 집에 돌아 오셨다. 그리고는 아버님을 마중 나간 어머니를 아무런 말도 없이 잠시 노려보다간 그대로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셔선 문을 잠그고 나오질 않았다.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며 아버님이 들어가신 방문을 두드렸지만 되돌아 오는 것은 오로지 침묵 뿐이었다. 어머니는 저녘 내내 굳게 닫혀진 아버님의 방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만을 흘리셨다.
그날은 유난히 천둥과 폭우가 밤늦도록 계속 되었다. 심한 비바람은 창문을 들쑤시고 천둥은 세상의 모든 것을 파괴 하려는 듯 하늘로부터 내리쳐왔다. 사람들은 블루 드래곤이 노한 것 같다며 수근 거리기 까지 했다.
그날 밤 늦게 놀란은 여느때와 마찬 가지로 어머님의 침시로 몰래 향했다. 그리고 열쇠 구멍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
놀란은 열쇠 구멍을 통해 흔들리는 그것을 보았다. 마치 자신의 죄를 속죄하기 위하려는 듯 하얀 순백의 속옷만을 걸친채 놀란의 어머니가 공중에서 흔들거리며 춤을 추고 잇었던 것이다.
놀란은 그 모습에 비명을 질러 댔다. 사람들이 놀란의 비명을 듣고는 자신의 방에서 달려 나왔다. 놀란은 그들이 달려오는 것을 느끼며 이젤의 방문을 가리키며 혼절하고 말았다.
놀란이 깨어난 것은 다음날 늦은 오후, 사람들은 갓 깨어난 놀란에게 울먹이며 어머님이 스스로 목매달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놀란은 처음에는 그 상황을 받아 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몇일 후 어머니를 담은 관이 땅에 묻히고야 비로서 놀란은 더 이상 어머니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깨닳아야 했다.
그 후 아버님은 연일 술로써 폐인처럼 변하셨다. 보다 못한 본성에서는 몇차례의 경고를 아버님에게 내렸지만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아버님은 그런 본성의 경고를 귓등으로도 듣질 않으셨다. 결국 본성에서는 아버지의 후계자 자리를 박탈하고는 카페이레를 새로운 후게자로 내정했다.
아버님이 다시금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젤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딸 클레어 덕분이었다. 마치 생전의 어머니를 꼭 닮은 듯한 클레어는 점차 자라나면서 예뻐지고 귀여워 졌다. 비록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탓에 조금 어두운 구석이 없지는 않았지만 유난히 놀란을 잘 따르고 제법 명랑하고 밝게 웃는 클레어였다.
처음 클레어의 붉은 머리카락을 보기만 해도 괴로워 하시던 쿠타린은 점차 커가는 클레어의 모습에서 이젤의 모습을 발견하기라도 했는지 어느 순간부터 클레어를 누구보다 귀여워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카페이레를 향해 만날때마다 싸움을 걸고 이빨을 드러내던 아버님이었지만 클레어가 자란 후 마치 모든 것을 잊은 듯 오로지 클레어에게만 모든 정성을 쏟으셨지...
하지만 클레어는 워낙 몸이 약햇기 때문에 조금만 병에 걸려도 곧잘 누워 있곤 했지. 그래서 거의 매일 같이 아비온 신관이 붙어 잇다 시피했고, 나중에는 아예 아비온을 모신 신전에서 살다시피 했어.
클레어는 자라면 자랄수록 어머님의 모든 것을 닮기 시작했지... 어머님의 눈부신 미모는 물론이고 어머님의 그 자상했던 성품이나 현명함까지 말이야... 하지만 그럴수록 아버지와 나는 오히려 불안감이 더욱 커져가기 시작했지...
문제는 어머니의 색기까지 같이 닮으면 어쩌나 하고 말이야. 결국 아버님은 억지로 클레어를 성사람 모르게 비밀리에 신전에 보내셨지. 물론 치료를 위한다는 명분이엇지만 실제로는 어쩌면 이어받앗을 지도 모를 어머님의 색기를 다스리기 위함이었어...
물론 나는 수도 룬에 와서 기사학교에 다니게 되었지... 그곳에서 친구인 지만과 데만을 사귀게 되고나서부터 어려부터 어둡고 내성적이며 음침하던 성격이 많이 고쳐졌지... 하지만 여전히 여자들에 대한 불신감은 고쳐지질 못했어... 많은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 했지만 그것은 내게 기쁨을 주기보단 오히려 고통이었지...
하지만 학교에서의 생활은 내게 또다른 행복이었어 그리고 아하루 널 만난 것도... 마치 동생을 얻은 듯한 기쁨 이랄까?
방학때 집에 가면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잠시 클레어가 신전으로부터 외출을 허락 받아 나왓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그녀는 우려했던 대로 어머니의 미모 뿐 아니라 색기마져 이어 받은 듯 보였어.
누구도 그녀를 보면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할 정도였지. 우리는 행여나 무슨일이라도 생길까 그녀를 애지 중지 했지.
그러던 어느날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말앗어... 카페이레놈이 어떻게 클레어에 대한 것을 알앗던지 우리가 모르는 새에 몰래 클레어에게 접근 햇었더군 그리고는 급기야 어느날 밤 클레어를 자신의 거처로 납치해 들였던 것이야. 신전으로 되아가는 마차를 급습해서 말이야.
다행히도 아버지와 나는 카페이레의 일거수 일투족을 암암리에 감시하고 잇었기에 그의 비밀 장소에서 클레어가 겁탈 당하기 일보 직전에 클레어를 구할 수 잇었지.
그리고 아버님은 클레어를 아무도 모른 곳으로 보내셨어. 그곳이 바로 상디아의 아비온을 모시는 신전이지...
클레어를 보내고 드디어 할아버지인 백작이 죽자 아버님은 카페이레가 영주위를 물려 받는 날을 틈타 반란을 일으키셨지. 그리고 그 후는 너도 잘 아는 이야기이고..."
놀란이 회상을 마친 듯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아하루를 바라보앗다. 아하루는 놀란의 말이 너무나도 충격으로 와 닿은 듯 그저 멍하니 놀란을 바라볼 뿐이었다.
놀란이 그런 아하루의 어깨에 손을 짚었다.
"아하루... 네가 클레어를 맡아 줘, 그럼 난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잇을 것 같아"
아하루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형, 아니예요. 형은 살아야 해요. 그래서 형이 떳떳하게 클레어를 맞으러 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놀란이 아하루의 볼을 쓰다듬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니, 아하루... 난 클레어를 보면 오히려 마음이 더 아플 것 같아. 하지만 보아 하니 넌 이미 셋을 거느리고 잇더군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고 해서 해될 것은 없겟지?"
"혀..형"
아하루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하, 속일 생각은 마라. 그녀들이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과 너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금새 알수 있으니 말이다. 부탁한다. 아하루 난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가 없어, 하지만 넌 가능해 그녀가 원하는 것을 네가 해주도록 해라. 그것이 내 마지막 부탁이다."
"형..."
놀란이 다시금 성박을 내다 보앗다. 성 박 광장에선 아레온으로부터 온 병사들이 성 안 광장에서 온갖 형틀과 사형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놀란이 씁쓸하게 그런 병사들과 형틀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내일 내가 있을 곳은 저곳이야.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된다면 난 이미 죽은 병사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게다."
"하지만 형, 카페이레는 어쩌고? 그에게 복수를 해야지 않나요?"
아하루가 이미 죽음을 결심한듯한 놀란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간절한 음성으로 말했다. 놀란이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그에겐 이미 독이 들어가 있어... 그 독이 그를 최 정점에서부터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놀란이 알듯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어둡고 습한 공기는 그것을 마시는 이로 하여금 절로 불쾌감이 들게끔 만들었다. 더욱이 그 공기 안에 비릿한 피비린내와 더불어 시큼한 오물냄새 마저 섞여 있다면 그것은 맡는 이로 하여금 속을 뒤집히게 하고 더 나아가 두려움 마저 느끼게 만든다.
"저곳입니다. 저곳에 그 간적이 있습니다."
카틸라가 자신의 뒤쪽을 향해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카틸라의 굳은 얼굴에 작은 미소가 횃불사이로 희미하게 번졌다간 사라졌다.
카틸라가 몸을 일으켜세우자 카틸라의 손에 들리운 횃불이 카틸라의 몸 움직임에 영향을 받은 듯 잠시 일렁였다. 그리고 그 횃불 사이로 카페이레의 얼굴이 드러났다.
"음... 앞장서게"
"명을 받듭니다."
카틸라가 그렇게 말하고는 카페이레의 앞에서 천천히 눅눅한 습기로 이끼가 잔뜩 끼어 있는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자신이 가리킨 철문 앞에 다가와서는 철문 사이에 난 자그마한 창으로 횃불을 돌려선 그 안을 비추었다.
철문 안은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와 더불어 한 사내가 두 팔과 두 다리를 쇠사슬에 묶인채 벽에 기대워져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횃불이 비춰지는 곳을 바라보다가 눈이 부신 듯 고개를 돌렸다.
쿠타린이었다. 그의 몸은 이미 심하게 구타를 당했는지 여기저기 찢겨지고 온통 핏자국이 가득했다.
"문을 열어라"
카페이레가 나직하게 그러나 강한 어조로 말했다. 카틸라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 뒤 조심스럽게 철문을 닫고 있는 빗장을 제쳤다.
'철커덩 삐익'
철문은 녹이 슬어있었던지 굉음을 내며 조금씩 열려지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카틸라가 먼저 횃불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선 방안에 놓인 횃대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 안으로 카페이레가 조용히 몸을 옮겨 들어갔다. 쿠타린이 카페이레가 들어온 것을 보고는 이를 갈며 나직하게 말했다.
"흥, 네깟 놈이 여긴 왠일이지? 내게서 더 빼앗아 갈 것이 남아 있기라도 한거냐?"
카페이레가 그런 쿠타린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자신의 허리 춤에 매여 잇던 칼을 뽑아 들었다. 카틸라가 그런 카페이레의 모습을 보고 잠시 의아해 하다가 비릿한 웃음을 살짝 띄었다 지웠다.
카페이레가 칼을 들고 쿠타린 쪽을 향해 한걸을 내딛더니 몸을 돌려 번개같이 카틸라의 몸을 향해 내리쳤다.
"커억"
카틸라의 목 왼쪽 어깨죽지부터 가슴팍까지 카페이레의 칼에 길다란 자상이 남겨졌다. 카틸라의 몸으로부터 피가 뿜어져 올랐다.
카틸라가 급급히 뒷걸음질 치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왜... 날?"
카페이레가 자신의 칼에 흐르는 카틸라의 피를 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솜씨가 많이 녹슬었군..."
하지만 정작 카틸라의 의문을 풀어 준 것은 카페이레가 아닌 쿠타린이었다.
"멍청한 것, 비도를 안 자 치고 살아남은 자가 있더냐? 당대의 영주 외에 비도를 아는자는 이때껏 단 한명도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비도는 이미 비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쿠타린의 말에 카틸라의 얼굴에선 아차하는 표정이 흘렀다. 카틸라가 자신의 성한 오른쪽 팔로 자신의 허리에 잇는 칼을 꺼내려 애썼다. 하지만 카페이레의 칼이 더 빨랐다. 카페이레가 자신의 칼로 카틸라의 심장부근을 쑤시듯 박아 넣었다.
"크억"
카틸라의 심장 부근에서 피가 터지듯 쏟아져 내리고 입에서도 피를 흘리며 동공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칼을 잡아가는 자세 그대로 바닥으로 무너지듯 쓰러졌다.
감방안 바닥은 카틸라가 흘리는 피로 인해 금세 질척 질척해졌다. 그리고 역겨운 피비린내가 한층 더 강하게 풍겨나기 시작했다.


135. 22화 놀란의 회상(5)
카페이레가 카틸라의 피가 잔뜩 묻은 검을 바닥에 던져놓았다. '땅'하며 차디차며 맑은 공명음이 감방 안을 잠시 울리다 사라졌다.
"내 딸은 지금 어디 있나?"
카페이레가 쿠타린을 보고는 한참만에 무겁게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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