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공황(恐皇) 외전.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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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379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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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학(?)한 선배.
젤라노라는 칼라드네이와는 처음에 좀 서먹했다. 그녀가 모르던 시절의 [주인님]의 노예였고, 무려 자신이 제일 존경해 마지않는 젤로나 언니보다 더 언니라고 했다. 게다가 그녀가 복귀하자 마자 젤로나 언니가 [서기장]자리를 내놓는 걸 보고(게다가 주인님은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걸 받아들이셨다, 젤로나 언니가 얼마나 유능한데!) 반쯤은 충격에 빠졌다.

칼라드네이가 와병중인 동안, 젤라노라도 당연하게도 당번이 되어 언니인 그녀의 병수발을 들었다.

" 저기, 저기저기... 언니님. "/젤라노라

" 음?... 뭔가 궁금한게 있나요? "/칼라드네이

칼라드네이가 방긋 웃자 젤라노라는 귀를 쭁긋거리며 놀랐다. 두르나 언니는 질문하면(대부분 쓸데없는 질문이었으므로) 눈꼬리를 치켜올리는데, 이 언니는 그러지 않는다.

" 두르나 언니가 무섭게 해요? "

머릿속을 읽힌건가! 젤라노라는 더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다시 귀를 쭁긋거렸다. 그녀가 놀란 토끼같은 반응을 보이자 칼라드네이는 입을 가리며 킥킥거렸다.

" 아...아니 그런건 아니자만... 어떻게 제 마음속을!?... "/젤라노라

" 그야 간단하죠, 두르나 언니는 필요없이 질문하는거 싫어하거든. 그래서 두르나 언니를 먼저 겪어본 후배들은 내가 웃기만 해도 놀라요. "/칼라드네이

그래도 그렇지, 한번에 자기 머릿속까지 읽다니, 무서운 언니가 아닌가 말이다.

" 그래서, 뭐가 궁금해요? "/칼라드네이

" 거시기...언니님은 코르미르의 궁정마법사셨다고 들었어요. "/젤라노라

" 그래요. 절반만 맞지만. "/칼라드네이

" 절반만? "/젤라노라

" 난 워 위저드의 수장이었어요. "/칼라드네이

코르미르의 마법적인 수호자, 워 위저드의 명성은 내해에도 유명하다. 물론 젤라노라도 잘 알고 있다. (마법 실력으론 젤로나가 위일 지 모르지만)이름값으로는 에버미트의 공주와 워 위저드의 대장이라면 무게가 다른 것이다. 비로소 그녀는 자신이 존경하는 젤로나 언니가 아무말 없이 서기장 직함을 양보한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 오오... 언니님, 대단하신 분이셨군요. "/젤라노라

" 키득키득... 별로 대단할건 없어요. 그나저나 그 [언니님]이라는 호칭은 좀 그만둬 줘요. 너무 웃기잖아요. "/칼라드네이

" 그... 그럼 언, 언, 언니. "/젤라노라

"그래요. 그렇게 편하게 불러요. "/칼라드네이

비로소 약간은 덜 서먹해지고 안심(?) 했지만, 문득 젤라노라는 칼라드네이가 왜 자꾸 자기에겐 경칭을 쓰는지 궁금하졌다.

" 저기 어, 언님... 아니 언니.  왜 자꾸 저에게 경칭을 쓰시는 건가요? "/젤라노라

" 글쎄요... 젤라노라, 올해 나이가 몆이에요? "/칼라드네이

잠깐 젤라노라는 세다가 지쳤다.

" 모르겠어요. 중간에 좀 이상한 일을 겪어서, 저도 언니처럼 살아난 지 얼마 되진 않아요. "/젤라노라

" [아바타 크라이시스(타임 오브 트러블을 이렇게도 부른다. DR1350년대를 전후해 벌어진, 신들이 필멸자들의 형태를 취하고 지상을 거닐었던 일련의 시기)]이전에 이미 성인이었다고 들었어요, 맞죠? "/칼라드네이

젤라노라는 얼굴을 붉히며 머쓱하게 뒤통수를 긁었다.

" 아... 사실은 그때는 가출 청소년이었어요 에헤헤헤... "/젤라노라

" 난 그 무렵 태어났으니까, 젤라노라는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요. 내가 주인님을 먼져 모셨어도, 젤라노라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데 어찌 함부로 하겠어요. 그러니 젤라노라가 날 언니로 대해 주면, 나도 젤라노라를 대접해 줘야죠. "/칼라드네이

" 아, 그런가. "/젤라노라

인간과 엘프의 나이 기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칼라드네이의 말발에 속아넘어간 젤라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양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슈발츠와 젤로나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주문으로 무음지대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키득거렸다. 젤라노라가 혹시 하늘같은 대선배에게 실수라도 할까봐 은신 + 염탐 중이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슈발츠도 엿보기에 말려든 것이다.

" 아. 주인님 오셨네. "

슈발츠가 어께를 들썩이면서 웃자, 덤불이 같이 요동쳤다. 그리고 그것이 그만 칼라드네이의 눈에 들어왔다. 들킨 김에 슈발츠는 당당하게 수풀을 나왔다. 그의 옆구리엔 들키지 않으려고 반항하던 젤로나가 끼워져 대롱거리고 있었다.

" 젤라노라와 대화가 재미있나 보구나. "/슈발츠

" 네 주인님, 젤라노라는 참 예쁜 동생이에요. "/칼라드네이

예쁘다는 말에 젤라노라가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는 사이, 무음지대에서 막 빠져나온 젤로나가 버둥거리며 외쳤다.

" 칼라드네이 언니는 나이가 서른이 넘었잖아요~ 나랑 젤라노라는 인간으로 치면 십대 후반이라고~ 아직 새파란 영계에게 나이가 들었다니이~ "

억울하다는 듯이 입이 만발로 빠져 나와 있는 젤로나와 조금은 무안해 얼굴을 붉히는 칼라드네이, 젤라노라는 혼란에 빠졌다.

" 우웅, 누구 말이 옳은건지 저는 당췌... "/젤라노라

" 어차피, 너희는 언제까지나 젋고 아름다운 그대로일 것이다. 나이 따위를 따져서 무엇하겠느냐? "/슈발츠

슈발츠가 웃으며 흘린 말에 세 여자는 모두 눈이 똥그래졌다. 그다음 쏟아지는 질문 공세를 슈발츠는 웃으며 넘겼다.

그리고 며칠 후, (자신을 포함한)슈발츠의 노예들이 더이상 늙지 않으며 나이먹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플로라는 아무도 모르게 구석진 곳에 가서 서럽게 울었다. 그녀는 위대한 경지를 달성한 드루이드기 때문에 이미 늙지 않기 때문이다.

" 나의 장점 하나가 사라졌어어~!!! 으아앙~ "

한참 운 후, 프리미엄이 하나 사라진 플로라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좀 더 애교를 진하게 떨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칼라드네이의 복귀는 그렇게 여러 노예들에게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파문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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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의 세계에서, 고레벨 드루이드들은 늙지 않습니다. 물론 나이는 먹고 수명이 다 되면 죽습니다만 노화가 멈춘다는 것은 대단한 이득입니다. 노화가 될수록 힘과 민첩성과 체력이 떨어지거든요. 때문에 노화는 우리 세계의 모두가 그렇듯이 이 세계에서도 되도록이면 늦추고,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때문에 많은 마법사들이 소원이나 기타 마법적인 수단으로 자신의 수명을 인공적으로 연장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명과는 상관없는 노후를 보내고 싶으신 고레벨 주문 시전자들(주로 마법사들)께서는 거의 대부분 리치가 되는 길을 택하시지요. 대표적인 고레벨 리치로는 태이의 대빵인 스자스 탐(Lv 31), 네서릴의 전설적인 영웅이자 아크메이지로, 현재는 엘더 브레인 리치(...)인 이올라움 옹(Lv 38 추정), 그리고 스자스 탐에게 조교의자를 대여해준 네서릴 출신의 아크메이지 랄록(Lv 34 추정)이 있습니다. 파트 4  막판에 신나게 털린 슌7세(Lv 33)는 리치보다 한단계 더 상위의 존재인 데미리치죠. 또다른 영생(?)으로는 웜_뎃_워크(구더기 군집형 언데드. 마법사가 달성할 수 있는 언데드화 중에 가장 심오한 수단이 필요하다)도 있습니다만, 일단 그건 졸라 혐오스럽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문 시전자들은 그걸로 변하느니 차라리 리치가 되고 말죠.

물론 이런 언데드화 공정은 성공률이 낮습니다. 하지만 그 구차한 언데드의 모습을 택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울 정도로, 이 세계에서도 세월의 힘은 무겁습니다. 아니 현대가 아니라 서양 중세가 모델인 사회니까 더더욱 더 세월은 가혹합니다. 특히 여성들에겐 더 가혹하죠. 인간이라면, 당장 여자나이 서른만 되도 (마법사가 아닌 이상)엔 [여자]로써는 퇴역할 시기가 다가옵니다.

소설에 잠깐 등장한 테티르의 여왕폐하인 자란다 여사 께서는 나이가 제법 많은데도 여전히 팽팽(?)해 주변에서 대단한 자기관리라고 칭송이 자자합니다만, 사실 이 분은 고레벨 성직자들을 동원해 성형수술을 하신 겁니다. -_-;... 게다가 [위엄]의 여주인이신 소신격 사이아모페님의 가호도 받고 있지요.

슈발츠에게 안길 때 이미 이십대 끝물이었던 칼라드네이가 가장 걱정한것도 자신의 노화입니다. 그녀도 용모에 제법 돈좀 썼지요. 그리고 그녀와 함께 노예가 될 당시에 피끓는 이십대 후반이던 알루시아는 그냥 본바탕이 인간답지 않은 동안이고. 지금도 노예중에 제일 관리 안하는데도 팔팔한 현역입니다(그리고 슈발츠가 어비스에서 돌아온 후론 아예 얼굴에서 광채가 돌고 있지요).

즉. 비범한 혈통 따위를 갖고 있지 않다면, 마법적인 방법(마법사 주문이든, 신성 마법이든)을 동원하지 않으면 수명연장은 커녕 노화에도 전혀 저항할수 없다는 것지요. 따라서 슈발츠가 자신과 관계한 여자들에게 에센스를 나누어 줄 수 있는, 그렇게 해서 불노불사의 존재로(물론 완전한 불사는 아니라서 칼빵 맞으면 바로 죽지만)은 대단한 것입니다.

아마 이 사실을 알면 그에게 안아달라고 매달리는 여자들도 많아질 겁니다만, 슈발츠는 욕심없는 비밀주의자니까요. 하렘 인원이 아니면 안아주려 하지 않을 겁니다. 이런 의미에선 참으로 겸손(?)하죠 슈발츠는.

그리고 사족, 엘프의 나이는 인간의 정신연령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우드엘프(수명 약 800~1000년의 표준적인 엘프지요)로 기준을 잡자면, 그들은 대충 4~50 정도 되면 인간의 성년에 도달한다고 간주되지요. 하지만 정말로 엘프가 하나의 성인으로 간주되는 나이는 대략 100~120살 전후 부터입니다.

이 50년의 갭은 엘프식의 [성인 기준]에 부합되지 못한 청소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보다 엘프는 성년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거든요. 엘프 사회에서 성인으로 인정받으려면 엘프식의 교양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검이나 활을 능숙하게 다루는 법과 마법을 포함한 예술(엘프들에게 있어서 마법은 그들의 예술입니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수지요. 천둥벌거숭이인 채로 성년을 시작하는 법이 대부분인 인간보다 훌씬 더 오랜 교육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것이 성년의 엘프입니다.

물론 이런 과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풍조는 엘프들의 저출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평균적인 엘프들보다 단연 출산율이 높은 드로우들도 하드한 교양교육 과정을 거치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결국 엘프들의 교육열은 사회적 전통으로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엘프는 겉보기보다 훨씬 조숙해 보이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빨리 배우고 빨리 잊어버리는 인간들은 대부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들에겐 성년이라는 것이 단순히 나이가 찬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런 과정(성년을 맞기 위한 교양과정)을 개인적인 이유로 빼먹은 부류의 엘프들은 어린아이 취급을 받지요.

대표적인 [애]라면 발더스 게이트2의 에어리가 있습니다. 그녀는 청소년기에 노예 상인들에게 잡혔던 것으로 추정되고, 그 이후로 엘프식의 성년기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때문에 나이도 어슷비슷한(끽해야 몆년 차이 안날겁니다) 하프엘프인 자헤이라에게도 애 취급을 받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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