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청춘야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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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032회 작성일 17-0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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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첫째날.
마사키는 밭으로 나갔다.
일하는 중에 작렬하는 태양은 온 세상을 달구어 놓았다.
마사키는 땀을 씻기 위해 개울로 내려갔다.
얼굴을 씻고 있으려니,
<안녕하세요?>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여자 목소리였다.
빨간 양산을 든 원피스 차림의 여인이 화사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기타니 나오미였다.
학교를 중퇴한 깡패 사카이의 애인으로 문예부 선배인 마에오까는 마사키
에게 그녀와 한 번 만나게 해달라고 그와 친한 기타니한테 말을 전해 달라
고 부탁했다.
그것은 학교 다닐 때 사카이가 기타니를 보스로 섬겼기 때문에 기타니가
말을 꺼내면 사까이도 거절하기가 곤란하다는 생각에서이다.
하여튼 끈질긴 부탁에 마사키는 기타니에게 말을 건넸고 모범생이 불량 소
녀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에 재미있어 했는지 기타니는 선뜻 마에오카의 부탁
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전에 기차에서 나오미가 마사키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을 본 사카이는
그녀에게 손대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까닭에 꺼림칙해서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시선을 피했다.
나오미는 양산을 돌리며 개울로 내려와 그의 앞에 섰다.
<당신과 얘기하면 사카이가 화 낼 거예요.>
<사카이가 모르면 되잖아요. 여기엔 다른 사람도 없는데, 뭐 어때서요?>
웃으며 나오미가 말했다.
새하얀 피부가 인상적이었다.
<그건 그렇지만 곤란해지는 건 싫어요.>
눈에 묘한 광채가 빛난다 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순간 나오미는 그의 가슴
으로 쓰러졌다.
<왜 그러세요?>
라고 말하며 그녀의 몸을 받쳤다.
나오미는 신음하며 마사키에게 안겨 얼굴을 들었다.
뺨이 스치자 당황한 마사키는 얼굴을 피하려 했다.
그러나 피할 사이도 없이 그의 입술은 나오미의 입술에 눌려졌다.
마사키는 나오미를 밀어내려 했으나 그녀는 저항하며 몸을 완전히 그에게
내맡겼다.
힘으로 한다면 밀어낼 수도 있지만 마사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오미가 매력적인 소녀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힘으로는 당해낼 수 없어
비굴한 모습을 보였던 사카이에 대한 복수심도 있었다.
(덫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신에게 말하면서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나오미는 마사키의 입술에 열정적인 키스를 퍼부었다.
드디어 입술을 떼고 젖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당신은 가만히 있죠?>
<놀라서요.>
<그럼 다시 한 번.>
위험한 불꽃놀이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매력적인 소녀의 유혹에서 비겁하게 도망칠 필요는 없다.
요시코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인 것이다.
다시 다가오는 나오미의 입술을 이번에는 정면에서 받아들였다.
긴 입맞춤이 끝나고 두 사람은 떨어졌다.
나오미는 상기된 얼굴로 부끄러운 빛을 띄고 있었다.
<오늘 밤, 만나 줄래요?>
마사키는 망설였다.
유혹은 거부할 수 없지만 왠지 마에오카의 일이 마음에 걸렸다.
<8시에 이 다리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나오미는 몸을 돌려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제방 위에서 돌아서서,
<꼭이예요.>
라고 말했다.
마사키의 뇌리에 여러 상념들이 스쳐 지나갔다.

8시 10분 전, 마사키는 친구 집에 간다는 핑계를 대며 집을 나섰다.
(덫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장 다리로 가지 않고 일단 개울의 하류로 내려간 뒤
거슬러 다리로 향했다.
희미하게 다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좀더 다가갔다.
다리 위에 하나의 그림자가 보였다.
분명히 나오미였다.
그 뿐만 아니라 다리 밑에 검은 그림자 여러 개가 웅크리고 있는 것이 눈
에 들어왔다.
(역시 함정이었구나.)
마사키는 기어서 조심스럽게 그곳을 빠져 나와 집으로 향했다.

다음 날도 마사키는 역시 밭에 나갔다.
예상 대로 나오미가 나타난 것은 11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왜 나오지 않았냐는 추궁에 자신의 안전을 생각해 사카이를 배신할 수 없
다는 정략적인 말로 대응했다.
한참 동안의 실랑이 끝에 나오미는,
<그럼 오늘 밤 만나요.>
꾹 참고 있던 마사키도 그 말에 드디어 불쑥 화를 내고 말았다.
사실을 말해 버렸다.
나오미는 눈을 반작이며 끄덕였다.
<정말 왔었군요. 그럼 오늘 밤에도 와 줘요.>
<덫인 줄 알면서도 뛰어들 만큼 난 대담하지 못해요.>
<이번에는 덫이 아니예요. 나 혼자 기다릴게요.>
마사키는 사양했지만 나오미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길 저 편에서 아버지가 오고 있는 것이 보고는 일단 약속을 해서
보내야만 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각에 마사키는 집을 나섰다.
이번에는 곧장 다리로 향했다.
나오미의 말에 진실성이 느껴졌고 게다가 똑 같은 함정을 파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나오미는 벌써 나와 있었다.
그의 곁으로 바싹 다가온 나오미는,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왔어요?>
<글쎄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얻어 맞고 싶어요?>
<좋아하지는 않아도 당신은 매력적이니까요.>
<그럼 날 안고 싶어요?>
안고 싶은 마음이 없을 리는 없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잠자코 있으려니 나오미는 마사키의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얹었다.
그 다음엔 곧 블라우스가 패인 곳으로 손을 이끌었다.
브래지어도 속옷도 입지 않았다는 것을 이내 알 수 있었다.
손이 봉오리에 직접 닿았다.
자연히 가슴을 움켜쥔 상태가 되었다.
유방은 요시코보다 다소 탄력이 부족하고 또한 작은 듯 했다.
요시코는 손바닥으로 감싸면 조금 남는 정도이지만 나오미는 딱 안에 담기
는 느낌이다.
역시 나오미보다 요시코가 매력적이라는 느낌에 마사키는 안도했다.
동시에 불량 소녀라 터질 듯이 풍만하고 요염한 유방을 예상하던 터라 다
소 의외였다.
그러나 유두는 분명 크고 길었다.
마사키는 손가락 끝으로 그것을 비비기 시작했다.
나오미는 몸을 비비꼬며 그에게 안겨왔다.
첨단이 곧 단단해지며 불룩 솟아 올랐다.
봉오리 전체의 탄력감도 더해져왔다.
<당신 여자를 아는군요?>
<아니요.>
<정말?>
<당신에게 거짓말 할 이유가 없잖아요.>
나오미는 양 손으로 마사키의 얼굴을 감싸고 그대로 키스를 했다.
잠시 뒤 두 사람은 다리를 떠나 길에서 보이지 않는 으슥한 곳으로 들어갔
다.
나오미는 격렬한 기세로 마사키를 안으며 키스를 퍼부었다.
<정말 여자를 몰라요?>
<그래요.>
<기뻐요.>
<뭐가요?>
<난 동정을 좋아하거든요.>
문득 미치코가 떠올랐다.
그녀에게도 다분히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그러나 화류계 여인도 아닌 보통 소녀에게 그런 취향이 있다는 건 다소 의
외였다.
<놀랄 건 없어요. 동정남을 상대한 건 아직 한 명뿐이니까.>
<사카이는 알고 있나요?>
<몰라요. 알면 큰 일이죠. 죽을지도 모르니까.>
무슨 말이든 서슴없이 하는 나오미는 분명 보통 소녀들과는 달랐다.
<만일 나와 만나주지 않았으면 내게 이상한 짓을 하려했다고 사카이에게
거짓말 했을지도 몰라요.>
<그런 억지를.>
나오미는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채 마사키를 끌어안았다.
밸런스를 잡기 위해 마사키는 그녀의 등에 손을 둘렀다.
나오미의 입술이 달려 들었다.
마사키는 당혹감과 기대감 그리고 자제심 속에서 그녀의 입술을 받았다.
그 뒤에 두 사람은 돌 위에 나란히 앉았다.
나오미가 기분 좋은 향이 나는 머리를 기대며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가슴을 앓으며 인생을 포기한 사카이에게서 악마적인 기운이
감도는 탕아적인 모습에서 처참미를 발견하고 거기에 빠져들었어요. 나의
내부에도 그와 같은 점이 있었으니까요.>
나오미는 마사키의 허벅지를 만지기 시작했다.
동작의 폭이 커지는가 싶더니 순간 멈추었다.
<난 가난이 지긋지긋했고 거짓말쟁이 어른들의 착한 아이 노릇이 정말 싫
었어요. 그래서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죠.>
어느 사이엔가 마사키는 그녀의 어깨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가짜예요. 사실은 겁장이고 에고이스트에다가 놀기 좋아하는
불량아에 지나지 않아요. 내가 동정남을 안은 것도 단지 나를 속인 사카이
에 대한 복수때문이죠. 권위와 관습에 반항하는 척 하지만 그건 거짓일 뿐
이예요. 단지 자신보다 힘이 약한 사람들에게 우쭐대는 비겁자들에 지나지
않아요.>
<어제 일은 사카이의 명령이었어요. 책임 회피는 않겠어요. 나도 당신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으니까.>
<적의?>
<우리와 똑같은 불우한 환경인데도 모범생인 척 하는 게 싫어요. 그들 모
두가 그렇게 생각해요. 자뭇 성실한 척 하지만 유혹하기만 하면 간단히 우
리 세계로 떨어질 거라고 여자애들끼리 얘기한 적도 있어요.>
<그럴 지도 모르죠. 그래서 오늘 밤 이렇게 나온 거군요.>
마사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저 만져봐도 되요?>
대답 대신 불쑥 그렇게 물었다.
<그만 두는 편이 좋아요.>
<만져 보고 싶어요.>
마사키의 허벅지 위에서 움직이던 손이 중심부를 향해 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움켜쥐었다.
나오미는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마사키는 물끄러미 하늘을 보았다.
새하얀 달에 요시코의 뽀얀 가슴이 떠올랐다.
이어서 마사키를 올려다 보던 그녀의 촉촉하고 순수한 눈빛이 어둠을 가르
며 달려왔다.
갑자기 마사키가 소리쳤다.
<만져도 유혹 당하지 않아.>
의외로 나오미의 목소리는 여유가 있다.
<알고 있어요. 그 정도는 하지만 만지고 싶어요. 유혹하지는 않겠어요.>
상체를 구부려 덩어리를 꼭 쥔 채 뺨을 비벼왔다.
<난 그럼 어쩌죠?>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종잡을 수 없군. 불량 소녀인가 싶으면 순정 소녀 같은 모습을 보이다니.)
마사키는 상체를 뒤로 누이고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나오미의 말 뜻을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녀가 자신을 통해 뭔가를 구해 헤메고 있다는 것은 알 수가 있었
다.
사카이에게 없는 그 무엇을...
나오미는 마사키의 가슴에 기대며 뽀얀 얼굴을 가까이 댔다.
오른손은 여전히 성난 분신을 쥐고 있다.
<이렇게 됐는데도 날 원하지 않아요?>
<원해요.>
<그럼 가져요.>
<당신은 너무 위험해요.>
나오미는 바지 단추를 풀고 덩어리를 직접 쥐었다.
<뜨거워요. 분명히 좋을 거예요. 그러니 날 안아요.>
나오미는 미치코 만큼 남자의 몸에 익숙한 것 같지 않았다.
손가락의 움직임은 매끄럽지 못하고 감각의 급소를 겉돌았다.
<위험하지 않아요. 비밀이니까.>
목소리가 떨려왔다.
마사키는 어깨를 안고 머리를 들어 입을 맞추었다.
<당신은 상대가 꼭 내가 아니라도 되지요? 사카이와 반대의 삶을 사는 남
자면 되는 거 아니예요?>
그러자 나오미는 갑자기 허리를 마사키 몸 위로 올렸다.
거친 호흡을 토해내며 쥐고 있던 덩어리를 조준하기 시작했다.
마사키의 동의에 상관없이 혼자서 그를 몸 안으로 맞으려 한다.
마사키는 힘을 주어 상체를 일으키고 나오미의 등을 안아 그 방향을 바꾸
었다.
나오미의 손은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녀는 그의 무릎에 안기게 되었다.
<왜 그래요?>
<다음에 만나요. 오늘은 정말 안 되겠어요.>
<오늘 아기가 생길 일은 없어요.>
<그런 뜻이 아니예요. 당신이 생각나면 내가 찾겠어요.>
<아직도 날 의심하는군요. 당신을 협박하기 위해 이러는 줄 알아요?>
마사키는 왼쪽 다리에 나오미를 앉히고 오른손을 그녀의 다리 사이로 가져
갔다.
나오미를 경계하거나 모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이다.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행동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차가운 느낌이었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미는 입을 벌리고 그의 어깨에 턱을 얹었다.
마사키의 손이 더 나아갔다.
다리는 점점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나오미는 그의 움직임을 돕는 자세를 취했다.
보드랍고 뜨거운 부분이 손가락 끝에 닿았다.
그곳은 이미 뜨겁고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아무 것도 비경을 덮고 있지 않았다.
(내가 모르게 벗었나? 아니면 처음부터 아무 것도 입지 않았나?)
마사키는 손바닥 전체로 수풀을 덮었다.
<아아...>
나오미는 낮게 신음하며 마사키에게 감겨왔다.
손가락 끝에 나른한 열기와 함께 복잡한 꽃잎의 촉감이 매우 선명하고 분
명히 다가왔다.
나오미는 마사키의 애무를 받으며 몸을 꼬다가 다시 그의 분신을 더듬었
다.
뜨거운 숨결이 마사키의 귀에 닿았다.
<경험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죠?>
<왜요?>
<능숙한 걸요? 아아... 거기예요.>
나오미는 한껏 타오르기 시작했다.
격렬하게.
그 느낌이 마사키의 온 몸에 전해졌다.
그러나 마사키는 정욕의 불길에 이끌리지 않았다.
나오미가 원하는 것은 순수한 관능적 즐거움 즉 성의 유희라고 생각했다.
미치코의 경우에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조금은 자신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에 비해 나오미에게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그것이 마사키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아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동시에 냉정
함을 유지하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나오미는 한층 힘주어 움켜쥐며,
<이제 손으로는 그만, 이것을, 이것을.>
이라고 재촉했다.
<안 돼요. 남의 애인을 넘보는 것은 좋지 않아요.>
<겁장이.>
<그럴지도 모르죠.>
<그럼 달리 어떻게 좀 해줘요. 난 이대로는 미쳐버릴 것 같아요.>
지나친 과장이다.
<이대로가 좋아요.>
마사키는 그녀를 안고 상체를 뒤쪽으로 기울였다.
나오미는 그가 하는 대로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그 동안에도 마사키의 불기둥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마사키는 손가락 애무의 농도를 높였다.
<이대로 있을 거예요.>
<그래요.>
<싫어요.>
나오미는 몸을 버둥거리며 마사키에게 꼭 붙어 그의 위로 자신의 몸을 얹
으려고 했다.
마사키는 그에 따르지 않았다.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 아니 안 돼. 애무 정도가 적당해. 결정적인 사이가
되는 건 장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아. 그렇게 조심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해.
이 아이는 원래 그런 아이니까 책임질 필요는 없어. 하지만 덫일지도 몰라.)
그런 자문자답이 계속되다가 결국,
(요시코에게 이럴 순 없어.)
라는 생각에 드디어 결심을 하게 되었다.
미치코와도 두 번씩이나 관계를 맺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마사키는 자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단순한 불량 소녀의 유혹에 진다면 요시코에 대한 배신
행위를 하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마사키는 나오미의 정념과 더불어 자신의 정욕과도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드디어 나오미는 관계를 맺는 걸 포기한 듯 손가락의 애무를 즐기는 자세
를 취했다.
그와 더불어 나오미의 마사키에 대한 애무도 변했다.
그대로 정상으로 이끌려는 듯 했다.
그녀의 예민한 계곡은 미치코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감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반응으로 짐작할 수 있다.
나오미는 갈라진 틈새 상부의 꽃봉오리보다도 비너스 주위를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이 어루만지면 더욱 좋아했다.
여러 가지 시험을 한 뒤 마사키는 손가락으로 계속해서 가장 민감하게 느
끼는 부분에서 맴돌았다.
나오미의 다리가 격렬하게 상하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애무도 중단하고 자신의 감각만을 쫓기 시작했다.
나오미의 호흡이 급해졌다.
애무를 계속하면서 마사키는 객관적인 눈으로 나오미를 관찰하고 있었다.
또한 여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하는 남자로서의 자신감과 자존심이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눈 앞에 있는 것은 이미 불량 소녀가 아니다.
순수한 정념에 불같이 타오르는 여체일 뿐이다.
정상을 치달은 뒤에도 나오미는 한 동안 마사키에게 매달려 호흡을 가다듬
었다.
마사키는 가만히 있었다.
<당신도 좋았지요?>
타인 사이의 목소리가 아니다.
달콤하고 은밀한 관계를 맺은 연인 사이의 친밀감 어린 목소리이다.
마사키는 끄덕였고 나오미의 손은 애무를 재개했다.
손의 움직임이 전보다 부드럽고 정성이 느껴진다.
도중에 나오미는,
<입 맞춰 줄게요.>
하며 얼굴을 그곳으로 가져가려 했다.
<그건 나중에, 지금은 이대로가 좋아요.>
나오미는 순순히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마사키도 정상으로 달린 뒤 나오미는 더욱 상냥해졌다.
일이 끝난 뒤 마사키를 안고 정감 어린 입맞춤을 한껏 퍼부으면서,
<당신을 좋아할 것 같아요. 그래도 돼죠?>
<사카이가 있잖아요.>
<헤어질래요. 헤어지면 날 좋아해 줄래요?>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
<어떻게 해서든지 헤어질 거예요. 이미 싫어졌으니까.>
욕망을 발산시킨 뒤에는 나오미에게 싫은 느낌이 들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
으나 그렇지는 않았다.
붙임성 있는 나오미의 달콤한 말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녀가 가엽고 측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사키는 저녁에 나오미의 집으로 갔다.
그날 오전에 나오미가 밭으로 찾아와 자신에게도 성실한 친구가 있다는 것
을 홀로 계신 어머니에게 알리고 싶어서라고 간절하게 부탁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막 서른을 넘긴 것 같았는데 나오미와는 많이 닮았고 마치 모녀
라기보다는 자매라는 느낌이었다.
그 어머니 앞에서 나오미는 보통 평범한 딸의 모습이었다.
인사를 나누고 두 사람은 나오미의 방으로 갔다.
벽에는 교복이 걸려 있고 책상과 책들이 있는 보통 여학생의 방과 조금도
달라 보이지 않았다.
방을 둘러보는 마사키에게 나오미는 다가섰다.
갑자기 끌어안더니 가슴을 유방으로 누르면서 입을 맞추었다.
이어서 중심부로 손을 뻗어왔다.
그 동작은 신속 정확하여 마사키는 그대로 잡히고 말았다.
마사키는 피하지 않았다.
이곳에 온 데는 그런 기대도 없지 않은 것이다.
나오미의 서비스를 마사키의 몸이 즐기고 원하는 건 사실이다.
(곧 사카다 요시코를 만난다. 그런데 이래서는 안되지 않는가?)
나오미는 요시코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이쪽은 단순한 불장난이다.
그러나 나오미에게 발산되는 악마적인 에로티즘은 요시코에겐 느낄 수 없
는 것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들게 한다.
단순한 불장난이라고 못박은 뒤의 매력이다.
교묘한 손길로 나오미는 분신을 꺼내어 직접 만지작거렸다.
이미 그것은 힘차게 맥동하고 있었다.
그의 귓가를 나오미의 향기로운 숨결이 간지럽힌다.
<오늘은 여기에 키스하고 싶어요.>
<어머니가 계시잖아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이 방엔 오시지 않으니까.>
마사키를 누이고 나오미를 다리 사이로 입을 가져갔다.
잠시 후 입을 뗀 나오미는,
<맛있어요.>
하고,
<난 남자가 좋아요.>
라고 덧붙인다.
다시 핑크빛 첨단을 입에 문다.
마사키는 황홀한 감각과 관능의 세계를 헤매었다.
눈을 감고 도취한다.
그때 어떤 느낌이 스치고 지나갔다.
눈을 뜨니 문이 열리며 나오미의 어머니가 막 들어오려 했다.
순간 몸 전체가 굳어졌다.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나오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오른손으로 덩어리를 잡고 왼손으
로 허리를 누르면서 입술과 혀를 계속 움직였다.
(이미 늦었어.)
마사키는 감당할 수 없는 당혹감에 그만 일어나는 것을 포기하고 눈을 감
았다.
나오미의 혀와 입술의 움직임이 정지 되었다.
그녀도 가만히 있다.
마사키가 다시 눈을 떠보니 문은 닫혀 있고 방 안엔 두 사람 뿐이다.
(환상인가?)
그러나 곧 현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 바로 앞에 수박이담겨진 둥근 쟁반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나오미는 마사키에게서 입을 떼었다.
쇼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사키는 흥분 상태 그대로였다.
나오미는 그의 가슴으로 파고들며 거친 입맞춤을 퍼부었다.
<보신 것 같아요.>
마사키는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새삼스럽게 나오미를 탓할 수도 없다.
나오미는 자신에게 헌신한 것이고 쾌락을 맛본 것은 마사키 자신인 것이
다.
<난 이대로 집을 나가겠어요.>
<그럼 안 돼요.>
<하지만 어떻데 낯을 들고 어머니를 대해요?>
<하지만 가출은 안 돼요.>
<이곳에 있을 순 없어요. 잠시 이별이예요. 연락할게요.>
라고 말한 뒤 나오미는 다시 마사키의 덩어리를 잡고 대담하게 입 안으로
삼켰다.
마사키는 상체를 일으켜 나오미를 떨어지게 한 뒤 나오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어머니께 사과하고 오겠어요. 도망치면 안 돼요. 여기 가만히 있어요.>
<어떻게 사과하려고요?>
<내가 알아서 할테니 당신은 여기에 있으면 돼요.>
자신이 먼저 유혹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나오미는 사카이는 물론이고 다른 남자들과도 육체관계가 있어왔
다.
그런 점에서는 나오미를 두고 훌쩍 돌아가 버려도 그만이다.
하지만 오늘 밤의 상대는 바로 자신이다.
남자답게 행동해야 한다.
나오미에게 도망치지 않겠다고 확답을 받은 뒤 마사키는 옆 방으로 향했
다.
<실례합니다.>
<네, 들어와요.>
마사키는 세츠코 앞에 정좌한 뒤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변명의 여지도 다른 말도 필요 없었다.
게다가 자신의 흥분한 몸을 보인 것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었다.
<제가 나빴어요. 나오미를 야단치지 마세요.>
세츠코의 손이 마사키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난 사카이와 나오미의 관계를 알고 있어요. 물론 당신도 모를 리는 없다
고 생각해요.>
마사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나오미가 어떤 마음으로 당신에게 접근했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하지
만 내가 나오미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 비밀로 해줘요. 나오미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아니까.>
<네.>
<그보다 당신이 걱정이군요. 사카이는 위험한 아이예요.>
세츠코의 팔은 마사키를 부드럽게 감쌌다.
그리고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니까 이제 나오미가 유혹해도 거절하도록 해요. 당신을 위해서예요.
그 애는 점점 나의 젊은 시절을 흉내내는 것 같아요, 마치 그 옆에서 지켜
본 것처럼. 내게는 나오미를 설교할 자격이 없어요. 도리 없지요. 다만 저
아이는 내가 자신을 평범한 아이로 알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아까의 일은
내게는 쇼크이지만 흔히 아이들이 하는 의사 놀이를 하던 걸로 생각하는 척
하겠어요. 자, 이제 나오미에게 돌아 가세요.>
세츠코의 눈은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마사키는 다시 나오미의 방으로 돌아가 어머니가 일러준 대로 설명했다.
그러자 나오미는 금방 어린애 같은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다.
<날 아직 어린애로 생각하시기 때문이예요. 오히려 다행이네요.>
나오미의 내부에는 퇴폐적인 어른스러움과 순진한 어린 양이 동거하고 있
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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