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청춘야망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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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552회 작성일 17-0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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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첫 번째 토요일 방과 후, 가메다가 찾아왔다.
그는 1년 후배로 도요신고 도요신 여고, 미야코 여고가 연합한 미야코 문
화회를 결성시킨 대단한 추진력의 소유자이다.
미야코 여고에 다니는 고가와 기시코에게 레코드 콘서트 건으로 볼 일이
있다고 집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마사키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미나미바라의 그녀의 집으로 안내했다.
돌아서 나오는데 가메다는 명문 고가와의 격식과 엄격함을 당해내지 못하
고 문 앞에서 젊은 남자와 다투고 있었다.
안면이 있는 사람이어서 마사키가 중간에서 중재를 했다.
실랑이 끝에 그 사람은 마사키가 먼저 어머니 그 다음으로 기시코의 허락
을 받아내면 가메다를 들여보내겠다고 말했다.
결국 마사키의 도움으로 가메다는 기시코와 대화를 나눌 수는 있었지만 거
절 당하고 말았다.
<아무 것도 할 기분이 아니라나, 거만한 계집애.>
<거만하다고?>
<그래요.>
<하지만 아름답지.>
<솔직히 말하면 그래서 만나러 온 거예요. 음악 애호가라는 말도 들었구.
하지만 이제 소용없어요.>

다음 날 아침 다시 가메다가 찾아왔다.
다시 한 번 더 시도해 보기로 했다면서 함께 가달라고 부탁했다.
<후카이 레이코는 어쩌고?>
가메다가 레이코를 흠모한다는 건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다.
라이벌인 사카다는 그런 녀석 정도는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자신하지만.
그래서 마사키는 사카다를 위해 레이코를 포기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약
속을 받아냈다.
기시코에게 인사만 하고 문화회 회원이라는 오해를 할까 먼저 집으로 돌아
왔다.
얼마 뒤 가메다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어제와 달리 기시코 칭찬을 하며 수박까지 얻어먹었다고 자랑한다.
가메다가 돌아갈 때 마사키는 재차 레이코에게 흑심을 품지 않겠다는 약속
을 받아냈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빗소리가 들려왔다.
(만세! 도요신에 갈 수 있다.)
요시코의 집을 향해 집을 나섰다.
역에 도착하자 사카이가 기시코와 이야기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눈치를 보니 기시코는 전혀 상대해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카이가
추근대는 모양이었다.
기시코가 마사키를 발견하고는 다소곳이 인사를 했다.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치였다.
상대가 사카이라 망설였지만 주위의 사람들도 비난의 눈길을 퍼붓는 것에
용기를 내어 나오미의 일을 핑계로 사카이를 떼어냈다.
다행히 사카이도 기시코의 냉담한 반응에 포기하고 물러설 참이었지만 자
존심 때문에 버티고 있은 모양인지 순순히 물러나 상행 홈으로 갔다.
상행 열차가 먼저 도착해 사카이가 탔다.
이어서 하행 열차도 들어와 마사키도 열차에 올랐다.
잠시 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바로뒤에 기시코가 있었다.
기시코는 머리를 숙였다.
<아깐 고마웠어요.>
<아니, 당연한 일이지요.>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열차는 가요바시역에 닿았고 홈에서 두
사람은 헤어졌다.
도요신에 가기 위해 다가와쪼의 열차를 탔다.
마침 요시코에게 청혼을 거부당한 야마우에 노부스케와 마주쳤다.
요시코가 태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 마사키를 동행해 그에게 연인 사이임을
알린 뒤로 그는 마사키에게 심한 적대감을 나타낸다.
눈 인사만 하고 지나치려는데 그가 불러 세웠다.
그리고 동행에게,
<이 학생입니다. 사카다 요시코를 따라 다니는 불량 학생이.>
마사키는 도전적인 말에 분노를 느끼며 자리를 떠나려 했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러자 야마우에가 소리쳤다.
<기다려!>
<소개해 주지. 2학기부터 도요신의 선생님이 될 분이다. 우리 선배이기도
하지.>
할 수 없이 고개를 숙인 뒤 마사키는 멀리로 옮겼다.
그때 창가에 앉아있던 여자가,
<어머나.>
하고 놀랬다.
후카이 레이코의 언니 기코였다.
마사키는 인사를 한 후 옆 자리에 앉았다.
우체국 일로 가요바시에 다녀가는 길이라고 했다.
마사키가 사카다의 집에 가는 길이라고 하자 목소리를 낮추며 마사키의 얼
굴 가까이 다가왔다.
<요시코는 당신을 좋아하지요?>
화장품 냄새가 났다.
<지난 번 그 집에 찾아갔을 때 요시코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이상했어
요.>
<그럴 리 없어요.>
<여자들은 그런 데 민감해요. 그 애는 내가 당신을 채갈까 봐 경계하고 있
다고요.>
<설마.>
<정말이예요. 후후후. 채가고 싶어요. 당신도 그녀를 좋아하나요?>
<친구의 누나예요.>
<그럼 밤에 우리 집에 놀러 올래요? 아버지도 좋아하실텐데. 이치나리 씨
와 함께 와도 좋아요.>
<시간이 되면 가지요.>
드디어 도요신 역에 닿았다.
두 사람은 내려서 나란히 도요신 마을 쪽으로 향한다.
철도 위의 다리를 건널 때 뒤를 돌아보니 야마우에와 안경 낀 남자가 따라
오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자 기코는 우산을 접고 마사키의 우산 속으로 들어왔다.
(곤란한데.)
라는 생각과 함께,
(보여 주자.)
라는 마음도 생겼다.
비는 그다지 많이 내리지 않아 우산 하나로 충분하다.
기코는 마사키의 팔을 잡았다.
<꼭 오세요.>
<가능하면.>
기코는 팔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자지 않고 기다리겠어요.>
그 목소리에는 묘한 비밀스러움이 있었다.
언덕을 내려갔다.
오른쪽 샛길로 들어서면 헐레벌떡언덕이고 우체국과 사카다의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 길로 쭉 농가를 빠져 나가 신사를 지나면 길 가에 잡목이 우거져 비를
거의 맞지 않는다.
어슴푸레한 그 길에 남녀 둘만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비밀스러운 느낌
을 풍긴다.
그래서 곧장 가는 길이 무난할 것 같았다.
하지만 기코가 먼저 샛길을 택했다.
<이쪽으로 가죠.>
농가 사이를 걸으면서 마사키는 뒤를 돌아 보았다.
야마우에 일행은 곧장 전진한 것 같았다.
기코가 보다 몸을 밀착시켜 왔다.
<그렇게 서둘지 말아요.>
<아, 죄송합니다.>
여자의 보폭을 생각지 않고 걸은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고 걸음의 폭을
좁히려 했다.
그때 갑자기 기코의 몸이 정면으로 부딪쳐 왔다.
<키스해 줘요.>
피할 겨를도 없이 그 입술이 마사키를 덫쳤다.
(이미 늦었다. 거부하면 상처받을 거야.)
마사키는 혹시나 했던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음에 전율하면서 기코의 입술
을 받았다.
기코는 처음부터 격렬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숲속 길에 접어 들면서 마사키의 중심부는 솟구치고 있었다.
그것이 더욱 기운을 발하며 세차게 맥동쳤다.
(이 여자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오랜 키스 뒤에 입술을 뗀 기코는 마사키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뺨을 밀
착시키고 허리를 살살 흔들었다.
마사키의 성난 분신을 자극하는 은근한 동작이었다.
(이 여자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처녀가 아니다. 요구하면 들어줄
지도 몰라. 아니, 저쪽에서 그것을 원하고 있을 지도.)
<요시코는 너무 딱딱하죠? 난 그 애와는 달라요. 알겠어요?>
<네.>
<오늘 밤 우리 집에서 묵어요.>
<사카다가 뭐라 할지.>
<요시코가 두려운 거죠?>
<그래요.>
다시 기코는 키스를 해왔다.
마사키는 그에 응하며,
(이 길에서 요시코와도 이렇게 키스를 한 적이 있다.)
죄의식을 느끼면서 키스에 응했다.
기코는 혀를 그의 입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때, 어떤 느낌에 마사키는 숨을 멈췄다.
(누군가 보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자 언덕길 10미터 아레에 야마우에와 그 일행이 멈추어 서
서 이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마사키는 기코를 떼어 놓으려 했다.
그러나 기코는 거부하며 더 격렬하게 달려들었다.
마사키는 간신히 기코를 떼어놓고 낮게 속삭였다.
<뒤를 보지 말고 빨리 걸어요.>
<누가 있어요?>
<야마우에 같아요.>
(야마우에 녀석, 곧장 간 척 했던 건 속임수야. 낌새가 이상하니까 슬적 미
행한 거야. 엉큼한 녀석, 요시코에게 이 일을 말할 지도 모른다. 게다가 저
사람은 새학기부터 선생으로 부임한다고 했는데...)
길이 완만해지자 주위도 환해져 왔다.
마사키가 뒤를 돌아 보았다.
이미 비밀을 훔쳐 보았으므로 더 이상 따라 오지는 않았다.
<이젠 괜찮아요. 갔어요.>
기코는 마사키의 손을 꼭 잡았다.
<분해요. 좀더 함께 있고 싶었는데. 그보다 그 사람 요시코에게 말할 지도
몰라요. 어쩌죠?>
<할 수 없죠. 부인하겠어요. 잘못 본 거라고.>
<하지만...>
<사진으로 찍은 것도 아니잖아요? 증거가 없어요.>
<그래요. 그 편이 좋을 지도 몰라요.>
헤어질 때,
<저녁에 꼭 와요.>
라고 기코가 말했다.
기코는 곧장 우체국으로 향하고 마사키는 사카다의 집으로 갔다.
사카다가 부모님은 고쿠라에 있는 친척 결혼식에 가서 자고 온다고 하면서
그에게 오늘 함께 자자고 했고 마사키도 승낙했다.
잠시 뒤 야마우에가 일행을 데리고 나타났다.
마사키는 처음부터 각오하고 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자 요시코는 방으로 들어갔고 마사키도 그 뒤를 쫓았
다.
<저 두 사람, 왜 왔을까요? 표정을 보니 좋지 않은 일 같은데.>
그렇게 말하며 마사키는 요시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요시코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마사키에게 안겼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요. 그보다 오늘 밤 묵을 거죠?>
<네, 그러죠. 근데 그 일 가지고 시비를 걸려는 걸까?>
<무슨 일 있었어요?>
얼굴이 가까워 졌다.
정면으로 그를 보는 요시코의 눈은 갑자기 젖어 들었다.
(조금 전 기코와 키스를 했지.)
그 죄의식을 느끼면서 마사키는 입술을 포갰다.
요시코는 자연스럽게 눈을 감았다.
마사키는 곧 떨어졌다.
<열차 안에서 두 사람을 만났어요.>
<그랬어요?>
<기코 씨도만났구요.>
요시코는 얼굴을 들어 마사키를 응시했다.
<기코라니요?>
<레이코의 언니요.>
<그건 알아요. 하지만 이름을 부를 정도로 서로 친하가요?>
<아니요. 그런 심술궂은 말은 말아요.>
<알았어요.>
요시코는 웃었다.
<그리고 그녀와 헬레벌떡언덕을 따라 왔지요. 그런데 그들이 쭉 미행을 했
어요.>
미행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중에 야마우에가 사실을 말하더라도 누군가 보고 있음을 알면서도 키스
를 할 리 없다는 점을 요시코에게 일깨워주기 위해서이다.
<누가 그리로 오자고 했나요?>
<그녀가요? 이리 오는 데 지름길이잖아요? 내가 사랑하는 건 당신 뿐이예
요.>
마사키는 요시코를 안았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다워요. 게다가 레이코처럼 어린애도 아니고.>
<내게 아름다워 보이는 여자는 요시코 뿐이예요.>
평소 때라면 그런 입에 발린 말은 쉽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사키가 키스하려고 하자 요시코는 얼굴을 뒤로 당겨 거절한다.
진심은 아니다.
인적이 드문 그 길을 기코와 걸은 마사키의 행동을 꾸짖는 것이다.
그때였다.
<요시코 씨, 잠깐 나와 보세요.>
라고 부르는 야마우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예상대로 그는 마사키와 기코가 키스한 일을 말했다.
그러나 요시코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걸 분명히 보셨나요?>
<그래요, 분명히.>
마사키는 어의없다는 식의 한숨을 지어 보였다.
<난시인가 봐요. 나란히 걷고 있는 걸 잘못 보다니.>
야마우에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 둘이 분명히 봤다구.>
<인민 재판도 그런 식으로 터무니 없는 죄목을 덮어 씌우죠.>
<뻔뻔스런 녀석!>
요시코가 일어났다.
<만일 그게 사실이더라도 모르는 척 하는 게 예의 아닐까요? 이 분과 기
코 씨가 서로 사랑한다고 해서 뭐 잘못된 일인가요?>
그대로 요시코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불량아 녀석.>
<분명히 해 두자면 그녀가 비틀거려 넘어질 뻔 할 때 부축해 준 적은 있
어요. 하지만 그걸 키스로 연결시키다니 너무 지나쳐요.>
<아오야마 선생님. 이런 녀석입니다. 잘 기억해 두시는 게 좋을 거예요.>
아오야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카다가 마사키의 등을 두드렸다.
<너 정말 키스했어?>
<넌 그 말이 믿어지니?>
<아니, 네가 그렇게 인기 있을 리가 없지. 더구나 기코 씨라면 웃기는 일
이야.>
<자네나 요시코 씨도 이 녀석의 거짓말에 놀아나고 있는 거라구.>
마사키가 말했다.
<난 말이지 당신이 미행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당신이 오기
전에 요시코 씨에게 그 말을 했지. 생각대로 자네가 오더군. 나를 난처하게
만들면 요시코 씨의 마음이 당신에게 갈 줄 아나? 당치도 않아. 자신의 인
격을 떨어뜨릴 뿐이지.>
<닥쳐. 내가 본 건 분명한 사실이야. 아오야마 선생님이 증인이야. 그렇
죠?>
<나도 보았어.>
요시코가 다시 나왔다.
<야마우에 씨, 죄송하지만 돌아가 주세요. 만일 사실이라 해도 당신과 관
계없는 일 아닌가요?>
차가운 표정이다.
야마우에 일행이 돌아간 뒤 요시코는 마사키를 굳은 눈으로 보았다.
<정말 그런 건 아니겠죠?>
<네.>
<나중에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면 어쩌겠어요?>
<절대 그런 일 없어요.>
마사키는 날카로운 눈빛을 의식적으로 피하지 않았다.
잠시 후 요시코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면 됐어요.>
라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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