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판타지 시티 프롤로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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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614회 작성일 17-02-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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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갔어?"

발밑에서 갑자기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에?"
"무녀 아가씨는 이제 갔어, 라고 묻고 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나?"

소녀의 목소리였다. 물론 종이 울리는 것 같은 마야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좀 더 낮고 건방진 것 같은 목소리였다.
어디야?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네. 어디에선가 기분나쁜 소리가 들려올 뿐인가."
"실례다."

발밑에서, 알렉의 그림자 속에서, 콜타르로 만든 인형처럼 새까만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왓!"

알렉은 비켜서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림자를 묶고 있다. 당분간 얌전히 있어라."

인형은 일어섰지만 높이가 4피트(120cm)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다.
마술이라도 사용했는지 살짝 떠올라 알렉의 가슴을 잡고 주문을 주창했다.

"전송?"
"잘 알고 있군."

인형이 웃었다----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야가 한순간 수많은 색으로 물든 뒤, 익숙하게 보아온, 너무 봐서 익숙한 하숙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당신의 방이다. 여기서라면 천천히 이야기할 수 있겠지."

인형은 다시 웃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웃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자같은 검은색이 희미해지며, 눈이나 입이나 옷이 드러나고 있었다.
소녀였다.
승리한 듯한 진홍색 눈동자가 알렉을 찌르는 듯이 보고 있었다.
적갈색의 머리카락은 금속질의 머리장식으로 정리되어서 꼬리처럼 허벅지부근까지 늘어져 있었다. 꼬리의 끝을 정리하고 있는 하늘색 리본이 강조되어 있었다.
거기다 검은 색의 드라큘라 망토에 주홍색의 안감.
다른 색깔처럼 보이는 세가지 붉은 색이 알렉의 시각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망토 아래에는 흑은색의 갑옷. 어떤 기술로 된 것일까, 금빛의 실로 알렉이 모르는 고대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가슴부분에는 리본과 같은 하늘색이 보석이 박혀있어서, 안쪽에서 솟아나는 듯한 희미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키는 4피트(120cm)미만, 겉모습은 10세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사람이 아닌 자의 나이를, 사람의 기준으로 잴 수 있을지.

"우선 그림자를 빌렸던 것에 대해 말한다. 고마웠다.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녀는 알렉의 손에 큰 금화를 한 장 쥐어주었다.

"가져둬라. 은혜에는 은혜가 악마의 예의다."
"고마운 이야기지만 너를 숨길 생각은 없었어. 지금부터 통신마술(텔레패스)로 마야를 부를테니까 도망치려면 지금뿐이다."

말하면서 알렉은 재빨리 금화를 코트의 주머니에 넣었다. 견습 마술사는 가난했다.

"훌륭한 담력을 지니고 있잖아. 살해당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거냐?"
"너는 미계약의 악마다. 이 세계에 정당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위 성직자와 싸울 수 있을 정도의 힘은 없어. 그러니까 너는 나와 계약을 맺고 싶다고 생각할테고, 내가 실제로 텔레패스를 사용할 때까지는 나를 죽이지 않을 거다. 하지만 내가 통신 마술을 사용하면 너는 이성을 잃고 나를 죽일지도 모르고, 너도 아마 잡혀버릴 거다. 그러니까 빨리 도망쳐줘, 라고 말하는 거다. 그러면 걱정없이 마야를 부를 수 있으니까."
"과연 눈은 뜨여져 있는 것 같네. 나는 이슈티아. 친한 사람들에게는 이슈타라고 부르게 하고 있어. 나와 계약을 맺지 않겠어? 당신과 같은 사람이라면 주인으로 모시지 않아도 기쁘게 계약하겠는데."
"유감스럽지만 흥미없어. 마력도, 부도, 권력도, 아무래도 행복하게는 될 것 같지 않아서."
"흐응, 의외로 소시민이구나. 당신의 행복은----그런가, 지금은 그 마야라고 하는 아가씨를 손에 넣는 것인가. 그리고 당신은 그것이 악마의 힘을 사용하지 않아도 실현된다고 생각하고 있어."
"...........마음대로 사람의 마음을 읽지마."
"멍청이. 마음을 읽는 것은 악마의 상업수단이야. 그것은 관두고, 그 아가씨는 당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 상대인가?"

진홍의 눈동자가 알렉을 조용히 올려보았다.

"무슨 소리야?"
"확실히, 그 아가씨는 당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어. 그것은 우선 틀림없을 거야. 그러나 그 이상으로 그 아가씨의 마음속에는 '신'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예를 들어, 무녀의 사명에 반해서까지 당신과 성적 교합을 가진다고 생각해?"
"..............."

말이 막힌 시점에서 알렉은 이미 반이상 지고 있었다.

"그 아가씨를 지배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아? 신을 섬기는 무녀가 아니라, 당신을 섬기는 여자로 해버리고 싶다고는 생각지 않아? 자, 대답해라, 알렉산드르 피크스."

그 욕망은 훨씬 전부터 알렉의 가슴속에 깃들어있었다.

"나는............"

----똑똑똑

입을 열려고 한 순간 방의 문이 두드려졌다.

"마야입니다. 알렉씨, 계십니까?"

크.
의태어가 그대로 귀에 들릴 것 같을 만큼 노골적으로 목을 움츠린 이슈타는 알렉의 그림자에 뛰어들려고 했다.
그러나 작은 창을 통한 빛으로는 충분한 그림자가 만들어지지 않은 듯, 이슈타는 바닥에 얼굴을 부딪쳤다.

달칵

문이 천천히 열렸다.

"잠궈!"

이슈타의 비명과도 같은 절규.
열어둔 채로 나갔다가 전송마법으로 돌아왔으니 잠겨있지 않았다.
발밑에 누워있는 악마 소녀는 바닥에 뛰어들었을 때 망토가 넘겨져서 날카로운 꼬리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저, 벌써 자고 있습니까?"

문의 뒤에서 얼굴을 드러낸 마야는 한가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지만, 이슈타를 본 바로 그 순간 단번에 들려왔다.

"악마놈, 알렉씨에게서 떨어지세요!"

마야는 알렉의 팔을 당겨 이슈타에게서 떼어놓았다.
그대로 알렉을 삼까듯이 알렉과 이슈타의 사이에 선 뒤 무녀복의 품 속에서, 종이로 만든 인형같은 것을 꺼내 던졌다.
아마 결계를 쳤을 것이었다. 알렉은 동양마술에 지식이 없기 때문에 확실한 것이 아니었지만.

"마야, 어째서 여기에?"
"제 전속의 텔레패스로 고용할까 해서요. 연락 수단도 없이 이리저리 다니다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명예만회, 오명반납이군요. 자, 알렉씨, 교회에 연락을 부탁합니다."
"마야는?"
"정해져있는 것이 아닙니까."

마야는 주문(*원래는 종교적인 불사, 축사, 하여간 뭐 그런 단어인데........ 종교적이든 어쨌든 주문은 분명하니 주문으로 해버렸습니다-_-;)를 외우며 파사궁을 당겼다.
이슈타는, 겉모습 또래의 아이처럼 두려워하고 있었다.
조금 전의 당황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쪽이 진짜가 아닐까 알렉은 생각했다.
거리는 2미터미만, 막는 것이 없는 지근거리에서의 화살은 이슈타의 얼굴, 왼쪽 눈을 관통했다.

"쿠우우욱"

이슈타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악마라고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모습은 아파보였다.
마야는 다시 화살을 당겼다.
주문을--알렉이 모르는 이국의 언어를 외우며 흉기를 다루는 마야가 마치 딴사람처럼 느껴졌다.
왼쪽눈으로 화살이 드러나 있는 이슈타도,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쏴죽이려고 하는 마야도, 알렉으로서는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마야."

알렉은 마야의 팔을 잡았다.
마야는 알렉을 뿌리치고, 두 번째의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이슈타의 목에 꽂혀, 상처에서 청녹색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설교라도 하듯이 집게 손가락을 세우고 "알겠습니까? 상대는 악마입니다.", 그런 장면을 상상-아니, 기대하고 있던 알렉은 단 한순간, 단순한 장애물을 보는 것 같은 시선이 향해졌던 것을 '알아버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야노코지 마야는 '알렉의 것'이 되지 않을 것이었다.

"알렉산드르........"

이슈타의 남은 오른쪽 눈에 간절한 애원이 떠올랐다.
마야를 손에 넣고 이슈타를 구하는 회심의 일격은 확실히 있었다.
코트의 포켓안의 주문서에는 악마와의 계약의 주문도 쓰여져 있었다.

[.............악마 이슈티아, 너, 나와 계약을 맺겠는가?]
[OK. my partner]

왼쪽 눈과 목을 화살에 맞은 이슈타가, 그런데도 엄지를 세워보였다.
이것은 계약에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계약시 악마가 자주 폼잡을 때 쓰는 싸인이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운명을 같이하는 맹우. 혼이 썩어 사라질 때까지.]
[혼이 썩어 사라질 때까지.]

그리고 계약은 성립했다.
이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정당성을 손에 넣은 이슈타는, 그 본래의 힘을 발휘해, 몸을 관통한 화살을 푸른 불길로 불태웠다.
결계는 아직 효과가 남아있는 것 같지만, 이것도 머지않아 깨트릴 수 있을 것이었다.
마야의 3번째 화살은 이슈타의 마력으로 궤도가 바뀌어 벽에 꽂혔다.

"큿!"

마야는 다시 흰 종이 인형으로 이슈타를 결계에 붙잡아두고 알렉을 향했다.
계약 상대를 어떻게든지 해서, 다시 악마를 힘이 약한 상태로 되돌릴 생각이었다.

"알렉씨, 어째서 악마와 계약한 겁니까?"

이럭저럭 1년정도의 교제기간동안 마야가 진심으로 화내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순수하게 드러난 적의가 온 몸에서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너를 신에게서 빼앗기 위해서."
마야는 한순간 깜짝 놀란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조용히 진지한 눈으로 알렉을 응시했다.

"책임은, 지겠습니다."

마야는 화살통에서 새로운 화살을 꺼내 시위를 당겼다.
알렉은 중얼거렸다.

"역시 너는 신을 선택한건가."

알렉의 귀에도 시위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지근거리.
화살의 사거리로 볼 때 제로에 가까운 지근거리에서 그 파마시는 알렉이 내민 왼손을 관통하고 멈췄다.
알렉은 손에 든 주문서를 다시 열었다.

[야마夜魔여, 타락한 신의 사도여.]

주문서를 던지고 왼손에서 화살을 뽑아내 그것을 가상의 활에 걸었다.
이미 마야는 다음의 화살을 재고 있었다.

[너가 지닌 힘을 사용해, 이 아가씨의 마음을 내 것으로 만들어라.]

슉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피가 묻어있는 화살이 마야의 심장을 노려 꽂혔다.

"아........"

출혈은 없었다. 화살에 묻어있는 알렉의 피가 마야의 무녀옷에 살짝 스며들고 있었다.
뽑으려고 한 마야의 손안에서 그 화살은 녹듯이 사라졌다.

"마야."

알렉은 마야의 손을 잡았다.
그것만으로 마야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너는 이제 나를 상처입힐 수 없어. 나의 승리다."

마야의 손등에, 연극하듯이 알렉은 키스했다.




ps:다시 생각해보면 왜 편역(?)이랍시고 깝죽되는 것인지 스스로도
의문입니다. 안 하고 있으면 뭔가 하고 싶어지고, 그렇다고 하기 시작
하면 왜 했나, 하고 스스로에게 회의를 느끼게 되고.......-_-;

ps2:컴퓨터는 한 대 뿐이지만 쓰는 사람은 두 명이다 보면 시간이 부족
합니다. 앞으로도 틈틈히 시간 날 때, 편역(?)의 의욕이 있을 때마다 재
빨리 해치워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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