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둥지 짓는 드래곤 22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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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883회 작성일 17-02-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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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는 자신의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유메에게 살짝 입을 맞춘 후 방에서 빠져나왔다.


뭔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숨어 있어도 소용없을 거라는 생각이 브래드를 짓눌렀다.


브래드는 특별한 목적지도 정해놓지 않은 상태로 동굴 안을 배회했다.


아직 침입자들이 동굴 내부에 잔재해 있는지 동굴 곳곳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브래드는 그 소리를 피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넌 누구냐!”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적의가 가득차 있어서 브래드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따져볼 겨를이 없었다.


소리가 들려온 근원지로 고개를 돌려보니 여마법사 한 명이 브래드를 노려보고 있었다.


[두에르나]

「정체를 밝혀라. 그 정도의 마력을 가진 자가 평범한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는 않는데?」


브래드는 여자의 얼굴이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


잠시 고민하던 브래드는 곧 깨달았다.


전단지에서 본 얼굴이었다.


[브래드]

「… 여마법사 두에르나?!」


브래드가 소리치자, 두에르나는 의외라는 표정을 내짓으며 브래드에게 다가왔다.


[두에르나]

「내 이름이 이렇게 유명했던가? 날 알아보는 용이 2마리나 있었다니… 」


그 말에 브래드는 흠칫 몸을 떨었다.


여마법사는 한눈에 자신의 정체를 꿰뚫어본 것이다.


그리고…….


[브래드]

「2마리?」


그 단어가 브래드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브래드의 눈빛에 분노가 기운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두에르나는 그런 그의 모습에 별달리 동요하지 않았다.


브래드에게 다가오던 두에르나는 2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멈춰서서 소리쳤다.


[두에르나]

「드디어 만났네요. 이 둥지의 주인을……. 꽤 오랫동안 찾아다녔다구요」


그렇게 말하며, 두에르나는 들고 있던 지팡이를 브래드를 향해 내세웠다.


[두에르나]

「비교적 좁은 공간! 일대일로 마주한 상황!

 …… 당신을 상대하기에 최적의 조건인 듯한데, 그쪽 생각은 어때요?」


[브래드]

「……」


브래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기묘한 긴박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브래드]

「……」


[두에르나]

「……」


브래드는 눈앞의 마법사를 노려보며 빠르게 작전을 생각했다.


『사용하는 무기를 보더라도 마법사는 근접전을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다.

 상대는 마이트를 죽…… 일 정도로 강력한 마법사다.

 

 거리를 두고 마법 대결을 하게 된다면 패배할 확률이 절대적이다.

 비좁은 공간에서 본모습으로 변신하는 건 마법사를 상대로 패배를 자초하는 행위다』


브래드가 생각해낸 결론은 간단했다.


『근접해서 싸워 이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피해다니며 아군의 도움을 기다린다』


이곳은 브래드의 본거지였다.


둥지 안에 침입해 온 인간들은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퇴각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눈앞의 마법사는 일 대 다수의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브래드는 그것에 희망을 걸고, 먼저 공격에 나섰다.


브래드는 빠른 속도로 두에르나에게 접근해갔다.


[두에르나]

「과연… 예상했던 그대로의 전개로군」


브래드의 예상과는 다르게…….


마법사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두에르나]

「변신하지 않은 용 따위 괜히 마력을 낭비할 필요도 없지!」


두에르나는 지팡이에 마력을 흘려 넣으며 그녀 자신도 브래드에게 달려들었다.


부웅~ 부웅~


두에르나의 지팡이가 섬뜩한 기운을 머금은 체 브래드의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졌지만,

브래드는 예상외로 손쉽게 그것을 회피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브래드]

「몇 백 년의 세월을 류미스와 함께 보내며 살아남은 나다.

  류미스의 주먹에 비하면 이정도 속도의 무기쯤이야……」


브래드는 두에르나를 도발했다.


[두에르나]

「호~ 언제까지 그렇게 큰소리 칠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


양손으로 지팡이를 휘두르던 두에르나는 지팡이를 한 손에 쥐어들고는

눈앞에 내세워놓은 채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브래드]

「뭐… 뭐지?」


드래곤 슬레이어의 명성답게 두에르나의 주문영창 속도는 경악스러울만큼 빨랐다.


지팡이에서 옅은 파랑색 빛이 뿜어져나온다 싶더니, 방안 곳곳에 얼음가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얼음 기둥들은 브래드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장애물이 되어 그를 위협했다.


[브래드]

「큭… 빠르다」


브래드가 당황하고 있을 때, 두에르나는 지팡이를 내뻗으며 소리쳤다.


[두에르나]

「죽어랏!」


보기에도 뜨거워보이는 불의 소용돌이가 브래드를 향해 휘몰아쳐왔다.


[브래드]

「뭐야, 이 마법은!!」


브래드는 정면에서 휘몰아쳐오는 불길을 피하느라 주위에 솟아나와 있던 얼음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며 소리쳤다.


동시에 두 가지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


그것은 이미 인간이 사용하는 수준의 마법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대치 상황은 이런 상태를 유지시켰다.


두에르나는 무리해서 영창이 오랜시간 소요되는 고난이도의 마법보다는

얼음가시와 불을 이용해 브래드를 궁지로 몰고 있었다.


브래드도 간간히 마법을 사용해 공격을 퍼부어보았지만,

애초에 마력의 차이가 압도적이었기에 그의 공격은 두에르나를 위협하지 못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브래드는 두에르나의 공격마법을 막아낼만한 방어마법을 갖고 있지 않아

계속해서 불길을 피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면서 얼음가시에 의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브래드가 입은 상처는 그가 지닌 회복력 때문에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다.


브래드가 본모습으로 변했을 때를 대비해 최소한의 마력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두에르나로서는 원치 않는 소모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두에르나는 딜레마에 빠져들었다.


이대로 소모전을 지속시키자니, 둥지 안의 몬스터들이 곧 이곳에 나타날 것이고,


눈앞의 상대를 일격에 멸하기 위해 영창 주문을 외우는 데 제법 시간을 소요하는

고난이도의 마법을 사용하자니, 눈앞의 상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공격을 퍼붓는 것은 두에르나였지만, 싸움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브래드였다.

브래드가 본모습으로 변신하지 않는 이상, 이 싸움은 소모전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두에르나의 마력이 고갈되어 공격이 중단되는 게 먼저인가.

브래드의 마력이 고갈되어 상처와 체력이 회복 되는 게 중단되는 게 먼저인가.


그렇게 두 사람의 대치상황은 10여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두에르나]

「인간의 모습으로는 겨우 이정도가 한계인거냐?

  그렇다면 어서 본래의 모습으로 변해라.

  …… 용의 힘은 겨우 그 정도가 아닐텐데?」


『이 정도 수준이라 미안하군』


두에르나의 도발에 브래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때, 낯익은 목소리가 브래드의 뒤쪽에서 들려왔다.


[유메]

「브, 브래드 씨!」


어느 새 들고 왔는지, 유메의 손에는 용살검이 들려있었다.


두에르나는 갑자기 나타난 방해꾼을 제거하기 위해, 불길을 유메를 목표로 내보냈다.


[브래드]

「유메!」


브래드가 그것을 확인하고 유메에게 소리쳤을 때, 유메는 브래드의 걱정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볍게 불길을 피하며, 두에르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두에르나]

「뭐, 뭐야… 이 기운은……」


두에르나는 유메의 기세에 눌린 것인지 눈에 띄게 당황해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유메가 두에르나를 향해 도약하며 용살검을 휘둘렀다.


슈아아아앙…….


두에르나는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검의 방향을 감지하고는 지팡이를 들어 막으려했다.


챙! 쩌저저적……


지팡이와 용살검이 맞부딪히는 순간, 두에르나의 지팡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두 사람의 몸이 두어걸음씩 뒤로 밀려났다.


[두에르나]

「이, 이런…」


두에르나는 다급하게 손을 내뻗으며 주문을 영창했다.


재도약을 시도하려던 유메는 두에르나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맹한 소용돌이의

기류에 휩싸여 10여 미터 (10m) 정도 뒤쪽으로 날려졌다.


두에르나는 유메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알 수 없는 기운에 겁을 먹은 듯

뒷걸음질을 하며 소리쳤다.


[두에르나]

「나, 나중에 두고보자!」


두에르나는 유메가 쫓아올 세라 빠르게 텔레포트 주문을 영창한 후,

방안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두에르나가 사라지자, 브래드는 유메에게 다가오며 소리쳤다.


[브래드]

「괜찮아, 유메?」


유메는 브래드를 바라보며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유메]

「브래드 씨… 죄송해요, 놓쳐버렸네요」



『……』


브래드의 시선이 잠시 유메의 손에 들려있는 용살검에 머물렀다.



잠시 후,

브래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무 말 없이 유메를 끌어안아주었다.






한 편, 여마법사 두에르나는.


[두에르나]

「뭐, 뭐지? 그 여자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텔레포트를 사용한 이동도 한계에 달했는지, 두에르나는 동굴 출입구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텔레포트라는 마법은 눈에 보이는 거리를 순식간에 좁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편리한 마법이었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 애용되지 않는 마법이었다.


첫 번째로 마력의 소모가 심했다.

이동하는 거리에 비례해 극심한 마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두에르나라 할지라도

급박한 상황이 아니면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주문의 영창시간이 필요했다.

이동하면서 영창을 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마법사라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무시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마력의 소모와 체력의 소모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세 번째로 위험 요소가 많았다.

확 트인 공간이 아닌, 동굴 같은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 장애물이 등장할 지

알 수가 없다.  지정된 장소로 텔레포트 하는 순간에 그 장소에 장애물이 나타난다면

텔레포트를 시도하는 마법사와 그 장소에 나타난 장애물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한참을 뛰어가던 두에르나의 시야에 저 멀리서 검을 든 채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여검사의 존재가 눈에 띄었다.


[두에르나]

「… 아직 퇴각하지 않은 모험가가 있었나?」


두에르나는 뛰어가던 발걸음을 급하게 멈춰세웠다.


눈앞의 여검사가 자신을 향해 검을 빼어든 채로 적의를 표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에르나]

「가디언인가?」


여검사의 정체는 페이였다.


두에르나가 소리쳤지만, 페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두에르나는 침착하게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대략 10여 미터까지 좁혀졌다.


주문이 영창을 끝낸 두에르나가 페이를 향해 손을 내뻗으며 소리쳤다.


[두에르나]

「죽어랏!」


그 말과 함께 두에르나의 의지가 마법의 시동어가 되어 마법을 실체화시켰다.


통로의 좌우 끝부분에서 날카로운 얼음가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뜨거운 불의 소용돌이가 페이를 향해 휘몰아쳐왔다.


피할 곳이 없었다.


페이는 그것을 깨닫고는 이를 악물며 방패를 내세우며 달려갔다.


페이의 방패가 뜨거운 불의 소용돌이와 맞부딪혔다.


그 충격으로 달려오던 페이의 몸이 멈춰 세워졌고, 천천히 페이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그 순간!


[페이]

「이야아아아아아압!!!」


페이가 기합을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몸을 내지르며 두에르나에게 달려들었다.


[두에르나]

「아니!」


순간, 두에르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자신의 마법으로 방패와 함께 재가 될 줄 알았던 페이가 불의 소용돌이를 꿰뚫으며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두에르나]

「이, 이럴수가!」


두에르나는 재빨리 텔레포트 마법의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의 공격이 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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