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여승무원, 연인, 여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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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689회 작성일 17-02-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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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내 맘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잘 걸어가고 싶은데...

자꾸만 걸리고 넘어집니다.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며 조금씩 떨리는 입술이 부드러운 살결의 여기저기에 닿는다.

입술이 닿을 때마다 조금씩 바들바들 떨기 시작하는 그녀의 살떨림이 느껴진다.

입술이 닿는 곳마다 그 살결이 몹시 뜨거워지고 있었다.


깊고 깊은 키스...


본능적으로 내 손과 입술이 그녀의 몸의 여기저기를 정성껏 애무해 나간다.

가슴이 마구마구 떨린다…

벅찬 희열로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다.

내 불규칙하게 흔들리는 숨소리와 심장의 고동치는 소리가 귓가에 뚜렷이 들려온다.


도저히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천갈래 만갈래의 복잡미묘한 느낌들이
서로 한데 얽히고 또 얽히며 내 온 몸과 온 정신을 휘감아 간다.


아아…뜨겁다….뜨겁고 아득하다…


이 떨림….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다.


문득 눈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내 눈이 그녀의 눈과 마주쳤다.


나를 그렁그렁하게 쳐다보는 그녀의 눈…눈망울….

깊고 깊은 그 수렁과도 같은 눈빛….


그 눈 속에 부끄러움과 정이 한데 섞여 듬뿍 흐르고 있다.

그 눈에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수연이의 눈...!


부끄러워하는 듯하는….

기뻐하는 듯하는….

그러면서도 웬지 모를 슬픔이 아려있는 듯한….


그 눈에 눈물이 고여있다…

금방이라도 눈에서 비집고 나와 고운 볼을 타고 한줄기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릴 것만 같다.



수연아...

수연아...!



왜 그런 눈으로 날 바라보는 거니….

네 눈 속에 비치고 있는 내 눈빛도 그런 모습을 띄고 있는거니?


그녀의 그 눈이 점점 커다란 형상으로 내 눈 앞으로 덩어리를 지으며 다가온다.


그녀의 유니폼 자락 사이로 내 손이 애무하고 있는 길고 늘씬한 다리….

섹시한 허리의 매끈한 감촉….


다시 눈을 들어 그녀의 눈을 바라본다.



수연아….!!..?



아니야….

아니야…!



뭔가 달라….

수연이가 아니야…!!



넌....넌 누구지....??



수연이의 은은한 도도함...

섹시함과는 다소 다른....


수줍어하는 듯한 표정....

눈처럼 희고 깨끗한 계란형의 작은 얼굴....


저건....?



혜미!!



나를 바라보고 있는 저 눈은...

내가 바라보고 있는 그녀는...혜미다....


마치 그날 밤의 수연이처럼….

눈빛이…간절한 빛을 띄고 있다…


눈망울이…

그렁그렁하니 내 눈을 쳐다보고 있다.


섬뜩하다!!!

온 몸의 신경이 일시에 곤두선다.


한없이 부드럽고 슬픈 눈빛인데…

어찌 이리도 나를 오싹해지도록 만드는가.



난 눈을 피한다.


보고 싶지만...볼 수 없는 눈....

너무나 마주 보고 싶지만..봐서는 안될 것 같은 눈....



안돼!



아니야, 안돼!

여기서 또 피하면 안돼!



눈을 들어보자....

봐야만 한다.


마주 대해야만 한다.

여기서 또 피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다시 눈을 들어 올려다본다.


수연이가 아닌....

혜미의 얼굴이 날 쳐다보고 있다.


내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환하게 미소짓는다.


밝게 미소짓는 볼에 피어오르는 귀여운 보조개....



혜미야......!!!


스르르 감기는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눈을 번쩍 뜨니 내 침상에 누워있었다.

잠시 눈을 떴을 때 보였던 여명의 빛은 사라지고
어느덧 밝은 아침햇살이 비추어 들어오고 있다.


뭔가 축축하다.
고개를 돌려보니 볼 가의 베개가 축축히 젖어있다.


내가...내가 꿈을 꾸면서 울었단 말이야??!!


말없이 다시 고개를 살짝 돌려 천장을 바라본다.


휴우~~!!!

한숨을 내쉰다.....


그래...그럴 수도 있지 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몇 년동안이나 방전만 있지, 충전이 없어요.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는데…시간이 영…"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 좀 그만해. 세상에 열심히 안하는 사람이 어딨고,
노력 안하는 사람은 또 어딨어?”


"회사생활 하는 동안이 그래도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해.
학교 다닐 때는 잘 모르던 사회생활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고,
월급 받아가면서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도 쌓이잖아.
시간 있는 사람들이 어딨어? 다들 없는 시간 쪼개 가면서
자기자신을 더욱 계발시켜 나가는거지."


"말이 쉬워서 그렇지, 정신없이 바쁜 속에서 시달리다 보면
그게 또 말처럼 그렇게 쉽게 되냐?"


"뭐...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자기합리화 시키는 변명 밖에 안되겠지만....그래도..."


"자영업 하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워.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
똑같은 동양사람이라도 한국대학생들은 졸업하면 회사에 취업할 생각부터 하지만,
대만대학생들은 졸업하면 자기장사부터 할 생각 한다고."


"나라마다 풍토가 다르니...어디 우리나라 부모들이 그런거 원해요?
아들 번듯한 직장 먼저 들어가서 안정된 기반 닦는거 원하시지.
또 그렇다고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나은 것도 아니잖아요."


"이번에 돌아오는 길에 일본에 잠시 들렀는데 말이야, 확실히 격차가 많이 좁혀지긴 했더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뭔가 우리한테서 찾아보기 힘든 제품들도 많이 보이고 그랬는데,
요즘엔 좀처럼 눈에 띄는 제품들이 드물더라구. 확실히 갭이 많이 줄어들긴 했어."


"우리나라도 빨리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 넘었으면 좋겠어요, 언제 그런 날이 올까?"


"애국자 나셨네.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구나!"


"전 부장님은 너무 정치에 몰두하시는거 아냐? 너무 정치적인 이야기 자주 물어보는게 싫어.
자기는 그게 취미일지 몰라도 얼마나 부담되는지를 모르는건가?
원래 직장상사랑은 절대로 정치이야기 같은 건 나눠서는 안되는 거라고.
자칫하다간 서로 감정 상하기 쉽상이야."


"박 차장님은 항상 전국의 산들 다 깎아서 공장 하나 더 세워야 한다고,
그게 어려운 제조업이랑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나...딱 엔지니어 사고방식 그대로야."


"쓸데 없는 소리 하고있네....공장 하나 세우는 건 쉽지만,
산 하나 깎았다가 다시 세우는게 그렇게 쉬운 줄 아냐?
몇 십년 후엔 또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 어떻게 알고?"


"제가 뭐랩니까? 그런 말씀 하시더라는 거죠."


"결혼은 무슨 결혼이야?? 능력만 되면 혼자서 맘 편히 사는게 최고야!!!
결혼해 봐라, 결혼하는 날로부터 인생 끝이다 끝!!!"


"야! 바쁘냐? 안 바쁘면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하고 술이나 한잔 더 따뤄봐라."



또 다시 서로 술잔을 마주치고 시원하게 들이킨다.

다들 조금씩 취기가 오르고, 왁자지껄 떠들어 댄다.


회식자리.

늘 그렇듯이 분위기는 항상 산만하다.


서로의 업무와 생활에서 오는 에피소드들을 풀어놓느라 다들 여념이 없다.

어떤 이는 뭔가 급한 일이 있는지,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빨리 안끝나나 하는 눈치가 역력하고....


그래도 동료들끼리 어울릴 때는 잘 어울려야지.

아직 젊을 때 뭐든지 열심히 열심히, 부지런히 부지런히,
바쁘고 부지런한게 최고인 것 같다.

물론 각자 알아서들 다 잘하겠지만…….



어쨋든 나는 나름대로 이 사람 저 사람이랑 좋은 관계 유지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어릴 때부터 항상 나에게 강조하신 것이
사람이란 실력으로 자기자신을 증명할 줄 알아야 하고,
좋은 인맥을 형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생활에서는 너무 모나도 두들겨 맞아 박혀 버리고,
너무 움츠러 들어있어도 잡혀 빼여버리는 법이다.

이 사람 저 사람, 그 사람의 성격과 스타일에 맞추어가면서
카멜레온처럼 보호색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말이다.


“사람이 자기원칙을 충실히 지켜갈 줄 알면 아무 것도 두려운 것은 없다, 명심해라.”


네, 아버지.....그럼요.


요즘도 회사 업무는 많지만,
그래도 내가 스스로 좋아서 일을 찾아하는 편이니 별로 큰 문제는 없다.

더구나 요즘은 마음도 많이 안정되어 있고, 즐겁지 않은가.



내 성격이 좀 더 여유로워지고 있는 것 같다.

사고방식도 많이 완화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고.....


그래, 주변의 일들은 순조롭게 잘 풀려가고 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바쁜 생활 속에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
한 사람의 모습이 점점 뚜렷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혜미.

조혜미의 모습이 말이다.



처음 혜미를 봤을 때는 예쁘고 귀여운 모습에 단순히 엔조이 상대로 유혹해서
즐기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작업을 걸었다.


예상대로 유혹은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그녀를 가졌다.

결코 길게 갖고 놀아서는 안되니, 당분간만 필요할 때 불러내서 즐기고 싶었다.


어차피 혜미도 마음껏 즐기고 서로가 충분히 만족스러우면 그 뿐 아냐?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단순히 그런 욕구에서부터 출발한 내 마음 속에서 혜미가 그 기본욕구의 경계선을
넘어서고 있음을 느낀다.


가까이 하면 할수록 혜미에게는 뭔가 내 마음을 끌게 하는 어떤 힘이 있다.

결코 뚜렷하고 강하게 밖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잔잔하게 은은하게 조용히 내 마음을 잡아끄는 어떤 친숙한 힘 같은게 말이다.

조용한 새벽에 가끔씩 그 이유에 대해서 혼자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다.



언제부터일까....

강화에서부터.....

아무래도 강화에서 계속적으로 이어졌던 어떤 사건의 흐름 속에서부터인 듯 하다.


그 속에서 전혀 뜻하지 않던 혜미의 어떤 모습들을 접하고선
내 감정 속에 어떤 신선하고 커다란 파도가 출렁인 것만 같다.


그 곳에서 혜미가...

언제부터인가 병들고 지치고 신음하고 있던 내 메마른 영혼을 구해준 것만 같다.



따뜻하고 상냥한 마음으로....

사람에 대한 희망으로....

유니폼을 입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빛으로....

따뜻한 위로와 포근한 배려로....




그 이전에 꼬시고 어울렸던 다른 여자애들과는 다르게 말이야....

아니야...단순히 그런 것 같지도 않아...

어쩌면 그 이전부터 뭔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어쩌면 그 이전부터 뭔가 혜미에게는...

내가 아직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으으...모르겠다..무슨 소리 하는건지...


내 마음이 정말 흔들리고 있는거야??


원래 사람이 뭔가 한가지에 집착하게 되면 명확하던 판단력도 흐려져 버리곤 하잖아...

요즘엔 내 머리 속이 혼란스럽고, 뭔가 마음이 들떠 있으면서 갈피를 못잡고
횡설수설 하게 되는 것이....그 무엇인가 어떤 힘이 나를 그렇게 몰아 넣고 있는 것 같아.


에구에구 머리 터지겠다...


임재성, 그만하자, 술 취했냐?


서울로 돌아오고 나서 다시 한달이 조금 더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에 혜미의 모습을 다시 본 것은 딱 세번 뿐이다.

물론 연락은 서로 자주 하곤 하지만....이런저런 이유로....어쩌다보니..
당분간은 나도 혜미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에겐 큰 변화가 생겼다.

어쩌다 괜찮은 아가씨들을 보더라도 선뜻 유혹할 의욕이 일어나질 않는다.


그리고 어찌된 셈인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혜미의 모습이다.

점점 혜미의 모습이 다른 내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던 한 사람을
대체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수연이...채수연...


내가...그 모든 걸 가지고...간직하고...끝내 용기가 없어서 피해버렸던....

그 죄의 댓가로 메말라 갔던 내 영혼....

방황에서부터 시작되었던 일탈...

죄의 구렁텅이...



그 구렁텅이를 메꾸어 준 사람은...

혜미?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이런 나의 변화가 뭘 의미하는걸까?

내가 정말 혜미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



난 내 친구들과의 모임에 혜미를 데리고 나가기도 했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절친한 녀석들 앞에 혜미를 드러내고 싶었다.


친구녀석들은 놀라고 환호했다.

나는 그냥 친한 동생인데, 혼자 오기가 그래서 같이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화장실에서 태화 녀석이 징그러운(?)웃음을 실실 흘리며 내 팔을 꼬집는다.

이 녀석이 돌았나?


“야야, 괜히 나한테까지도 숨기고 그러지 마라. 다 보여, 이 변태 짜식아.”


“미친 놈, 뭐라고 지껄여 대는거야?”


“드디어 마음 잡은거냐?”


“...............”


“잘 어울린다…둘이 서로 닮은 거 같아, 성격까지.”


“................??”


“네 원래 성격 말이야. 잘해 봐라. 친구로서 진심으로 바란다.”


태화의 그런 놀림이 싫지 않았다.

은근히 몰래몰래 가슴이 뛰기까지 한다.



사랑일까....

사랑일까....


한가지...

내 마음이 점점 평안스러워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하지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철썩~!!!”


혜미의 고개가 옆으로 휙~꺾어진다.

눈에서 불똥이 번쩍 튀어오른다.


혜미가 왼쪽 뺨을 감싸쥐며 비틀거렸다.

뺨이 삽시간에 빨갛게 부풀어 오른다.



씩씩~!!! 거리는 흥분된 호흡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려온다.

다소 살이 쪄 보이는 차가운 안경빛의 젊은 사내가 혜미의 눈 앞에서 씩씩 거리면서
혜미를 쏘아보고 있다.


“야!~~야! 네가 뭔데 내 친구들 앞에서 날 망신 줘, 이년아!!!”


사내가 다시 오른 손바닥에 감정을 잔뜩 실어 혜미의 머리를 쎄차게 내리친다.


“퍽~!!!”


“으윽....!”


혜미가 또다시 비틀거린다.


“그게 아니라요....제가 정말 몸이 안 좋아서 그랬어요...미안해요!”


혜미가 황급한 목소리로 변명하듯이 대답한다.


사내가 어이없다는 듯한 눈으로 혜미를 쏘아본다.

손가락으로 혜미의 몸을 쿡쿡 찔러대며 다가서고,
혜미는 사내의 손가락에 찔려가며 뒤로뒤로 뒷걸음질을 치며 내몰리고 있다.


“씨팔...! 이게 그래도 뭘 잘했다고....야! 야! 너 지금 나랑 장난치는 거야??”


사내가 갑자기 다소 둔한듯한 움직임으로 발을 들어 혜미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걷어찬다.


“흐윽~!!!”

외마디 신음과 함께 혜미가 털썩 쓰러진다.



“야, 그만둬!!!”


사내의 친구녀석이 얼른 뒤로 뛰어와서는 사내녀석을 뒤에서 부둥켜 안고 말린다.

사내가 몸을 바둥거리며 악을 쓴다.


“야, 놔! 안놔?? 어휴 이 씨팔~~짜증나게시리…!!”


“야야, 그만 둬...!한 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만해 임마!!”


“어휴, 이 씨팔~!!!”


사내가 분이 풀리지 않는 듯이 씩씩거린다.

그러더니 자기를 감싸 안으며 말리고 있는 친구녀석의 팔을 잡아서는 홱 뿌리친다.


“씨팔~!!! 어휴 참자 참아….괜히 신경질 부려봤자 내 혈압만 올라가지~!!!”


사내가 심드렁하게 내뱉더니 홱 돌아서 저쪽으로 걸어가 버린다.



“아휴 새끼 성질머리 하고는…!!”

사내의 친구는 그런 사내의 뒷모습을 몹시 못마땅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혜미를 바라본다.


혜미가 비틀비틀 일어나서는 한쪽 구석에 몸을 기대고 서 있다.

남자가 혜미의 곁으로 다가가 부축하며 말을 건넨다.


“혜미씨 혜미씨! 괜찮아요??”


혜미가 고개를 올려 사내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네…고마워요…종태 오빠…”


“혜미씨….친구로서 이런 소리 할건 아니라는 거 알지만…..
성욱이 자식 성격이 좀 그런게 있어요, 워낙 다혈질이라서….
혜미 씨가 저보다 더 잘 알거에요.”


혜미가 시선을 옆으로 돌려 묵묵히 앞을 주시하고 있다.


“혜미 씨…힘내요. 사실 성욱이 자식 저런 면이 있긴 해도…”


종태가 잠시 말을 끊는다.

뭔가 어떤 생각이 드는지 그 다음 말을 잇지 않는다.


혜미가 종태의 얼굴로 다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살짝 웃어보인다.


“네....알겠어요 오빠..”


혜미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종태의 곁을 스쳐지나 저 쪽으로 살며시 걸어나간다.


종태가 혜미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혜미의 뒷모습이 쓸쓸하게만 느껴진다.

종태는 점점 멀어져가는 혜미의 뒷모습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시선을 아래로 깔고선 바닥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종태가 바닥의 캔 깡통을 발로 힘껏 들고 찼다.


“챙그랑~!!!”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가 울려퍼지며 캔 깡통이 저만큼 굴러떨어진다.


“어휴 철없는 미친새끼~!!! 혜미가 무슨 인형이냐~!!
으휴~저 순둥이 같은 년, 답답해 죽겠네!!!”


불만에 가득차 있는 종태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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