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습작]경계에 머무는 달 ; 魔具師 - Stradivar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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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277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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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TYPE-MOON 社의 비쥬얼 노벨인 '월희', 'Fate/stay Night',
  나스 키노코 씨 원작의 '공의 경계'를 기반으로 한 SS(Suplement Story)입니다.
  '2차 창작물 저작권법'에 근거하여, 본 창작물의 1차적인 저작권은 TYPE-MOON 社에 귀속되며,
  무허가로 타 사이트 내지 블로그로 퍼가는 행위에 대한 모든 불이익은 행위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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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具師 - Stradivarius

'- 오래간만이다, 이런 느낌은.'
 
불꽃이 휘감긴 팔을 휘둘러 상대의 칼을 쳐내며,
키시마 코우마는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어떤 감정에 당황했다.
 
아, 정말로 오래간만이다.
이 정도의 고양감, 이 정도의 공포, 이렇게나 살해당하는 일이 싫다고 느낀 것은.
그러나, 만약 생이라고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면, 이 전장에서 주저할 이유가 있을까!!
 
상대는...아주 오래전 자신에게 공포를 불어넣어주었던 그 사내와 비슷한 동작으로,
여태까지 좌측에서 부딪혀오던 칼날의 회전방향이 아닌, 그 반대쪽으로 돌아서 날아왔다.
 
그 순간, 무표정을 가장하고 있던 코우마의 얼굴에,
과거를 그리워하는 회한의 감정이 떠올랐다.
 
어쩌면,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서있는 청년도,
그 때의 사내와 같이 자신의 죽음과 가까운 곳에 서있는지도 모른다.
그 사내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이만큼의 '기쁨'을 주고 있으니까.
 
코우마는 마지막 일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좌측만을 노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른쪽으로 짓쳐들어오는 공격에 반응하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거기에 더해 오른쪽 눈을 다친 코우마에 있어서 그곳은 절대적인 사각지대였다.
 
피부를 져며내는 것 같은 느낌이 코우마에게 경고성을 발하고 있었다.
살기가 향해오는 그곳을 향해, 코우마는 혼신의 일격을 때려넣었다.
 
그 순간 청년은 오른쪽으로 들어가던 칼날을 머리 뒤로 젖혀 그대로 양손을 겹쳐,
스스로가 거대한 한 개의 팽이가 된 것처럼 회전한다.
 
좌우 대칭으로 계속 가해지는 일격,
보통의 상대라면 옛날에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그러나,

" ───── !!!"
상대는 보통이 아닌, 귀신의 영역에 들어간 존재.

"......!!"
청년은 낮은 신음을 흘린다.

코우마의 귀완(鬼腕)이 청년에게 폭풍처럼 몰아쳐온다.
청년이 죽음의 각오를 결정한 듯 눈을 감는 순간,
서걱 - !!
 

의외로 둔한, 청년이 몇번이나 몇십회나 들어 온 소리가 코우마의 양 팔로부터 섀어나왔다.

자신의 미간과 코우마의 마수의 사이에는 겨우 머리카락 한올 굵기의 차이.
그러나 그 차이가 모두를 결정지었다.

그 수밀리의 차이로 코우마의 두 팔이 먼저 잘려나간 것이었다.

잠시 자신의 팔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조용히 코우마는 지면에 무릎을 꿇는다.
청년은 난폭한 숨을 고르면서도, 그것을 조용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문득 코우마의 입이 열렸다.
"이름을...가르쳐다오."
"나나야...나나야 시키"
 
붉은 귀신은 소리높여 웃었다.
"크하하하!! 과연...이레째의 밤인가.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나를 죽음에 대면시키다니,
흉거미의 이름은 죽지 않았군."
 
그 웃음소리에 청년, 나나야 시키 역시 씁쓸한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이 쪽으로부터의 질문이지만, 당신 정도의 남자가 어째서 일반인을 납치했는지?"
"납치한 것이 아니야. 찾아온 것은 그녀.
더군다나 다짜고짜 내 팔을 달라고 하는 이를 일반인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군."
 
그 말에, 시키는 자신들이 서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눈이 풀린 채로 누워있는 소녀를 흘깃 쳐다보았다.
분명 기억에 있는 얼굴이다. 그래, 아키하의 클래스 메이트라고 했던가.
 
그러나 이내 시선을 눈 앞의 상대에게로 되돌리는 시키였다.
이렇게 까지 목숨을 내놓고 싸우다 보면 서로에게 존경심 비슷한 감정을 품게 된다던데,
그 말이 완전히 틀리지만은 아닌 것 같다.
 
나나츠요루의 날을 아래로 세우며, 시키는 코우마에게 물었다.
"이만 보내드리겠습니다. 남기고 싶은 말이라도?"
"없어. 다만..."
 

자신의 이마로 짓쳐들어오는 싯퍼런 칼날에도 기죽지 않고,
붉은 귀신은 씨익 -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다만 더이상 싸우게 되지 못한게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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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자신의 손에 쓰러진 붉은 마(魔)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연갈색 머리카락을 한 교복 차림의 소녀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던 그 소녀는 -
싱긋, 웃어보였다.
"안녕, 아키하의 오빠."
 
마치 이웃집에 놀러오기라도 한 사람의 태평한 목소리여서,
나는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인사에 대답해주었다.

"안녕. 그러니까...이름이......"
"하네이, 미사와 하네이에요, 아키하의 오빠."
"그래, 미사와 씨."
 
하아 - 한숨을 내쉬며, 우선 그녀에게 다가가 몸을 일으켜 주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어요. 단지 그의 투기에 눌렸을 뿐이니까."
 
미사와 씨의 말대로, 그녀의 몸에는 긁힌 상처 하나 없었다.
아마도 코우마는 전투능력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그녀를 건들일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싱글 거리는 그녀의 얼굴에 독기가 다 빠져나갔을 지도 모르지.
 
그래도 꾸짖여야 할 것은 꾸짖여야 한다고 다짐하며, 나는 언성을 조금 높였다.
"왜 이런 곳에서 헤매고 있었던 거야?
아키하도 그렇고, 또다른 룸메이트...츠키히메 씨였나? 하여튼 모두들 걱정하고 있다고?"
"흥미있는 재료가 있다고 해서요."
 
높아진 내 목소리에도 당황하지 않고,
툭툭 스커트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미사와 씨는 알쏭달쏭한 말을 내뱉았다.

"귀신의 팔은 도장(刀匠)들에게 있어 신목의 가지, 이무기의 비늘과 더불어 정말로 탐나는 재료이니까."
"......뭐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들의 나열에, 당혹스러워 하는 나를 보며
미사와 씨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정식으로 인사드릴께요, 아키하의 오빠.
저는 미사와 하네이, 마술도구제작사 슈트라디바리우스의 이름을 잇는 자입니다."
"슈트...라디바리우스?"
 
...분명 들어본 이름이다. 그래, 분명 타타리 사건 때 시온이 내게 들려줬었지.
'최고의 무구를 만들어내는 장인', 그렇게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가."
어디에선가 납득해버리는 자신이 있다.
아니, 그것보다 저렇게 싱글거리는 얼굴로 그런 엄청난 발언을 하는
 그녀의 천연적인 태도에 더 놀라서 그런 것일지도.
 
빙글 빙글 웃으며 다가오면서, 미사와 씨는 내 손에 들고 있던 나나츠요루를 가리켰다.
"그 칼, 이제 한계겠죠? 아무리 좋게 봐줘도 앞으로 두 세번."
"...그렇겠지?"
 
쓴 웃음을 지으며 날에 금이 가있는 나나츠요루를 바라본다.
어렸을 때부터 지녀왔고, 삼백 여년 간 나나야 가문의 당주에게 전해져내려온 이 단도에
아무 미련도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나의 반신과도 같은 칼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있는 내 귀에,
무엇보다도 감미로운 유혹이 들려왔다.

"고쳐줄까요?"
"......뭐?"
"고쳐줄까요 라고 물었어요."
 
소녀는 여전히 빙글 거리고 있었다.
마치 노래하듯이, 산책하러 나온 사람마냥 가볍게 발을 옮겨 주저없이 코우마의 시체에 손을 대며,
말을 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귀신의 팔은 모든 도장들이 바라마지 않는 재료이니까요."
 

고칠 수 있어?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듯, 내 머릿 속이 하얘지며 고칠 수 있다는 그 말만이 맴돈다.

고칠 수 있다. 나나야 가문의 마지막 유산이자, 내 반신인 나나츠요루를 고칠 수 있다.
그것도 모든 도장들이 탐내는 우수한 재료를 사용해서 - !!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양하겠어."
"호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고개를 갸웃 갸웃 하며 내게 다가오는 미사와 씨의 모습이,
시체가 나뒹굴고 있는 이 검은 숲과는 지독히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현실에 가깝게 느껴지는 그녀의 목소리.
 
"아니, 딱히 미사와 씨의 말을 믿지 못 하는 건 아냐."
그럼 어째서? 하는 의문을 담은 채, 미사와 씨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그 눈빛이 마치 자신을 꾸짖는 것 같아서, 나는 눈을 감았다.
 
"우습게 들리겠지만...난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어.
이 나나츠요루는 그런 나를 이상(異象)으로 부터 지켜줬지.
만약 나나츠요루의 수명이 다 했다면...나의 일상도..."
"응, 거기까지."
 
어느새 미사와 씨는 내 바로 앞에 서있었다.
순간, 뒤로 물러서지 않은 것은 그녀의 두 팔이 내 허리를 붙들어 안았기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미사와 씨, 무슨..."
"막무가내로 진행...일까나. 아키하의 오빠는 오늘 하네이를 구해줬어요.
그에 대한 보답, 으로 하네이는 아키하의 오빠에게 선물을 준다, 그런 걸로는 낙듭 못 할까나?"
 
장난스레 웃으며 하네이는 빙글, 몸을 돌렸다.
"무엇보다도 하네이는, 아키하의 오빠가 계속해서 일상에 머물러줬으면 하니까."
 

코우마의 팔을 주워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공터에 뭔가의 준비를 하는 그녀를 눈으로 쫓으며,
나는 낮게 헛웃음을 날렸다.

"저주를 응용한 석화라니...정말 막무가내로군."
 
기습적으로 접근해 눈이 마주친 그 짧은 순간에 저주를 걸어버린 미사와 씨의 실력에 솔직히 감탄하며,
나는 몸을 움직이려는 시도를 포기한 채 그녀의 작업을 지켜보기로 마음 먹었다.
적어도, 그녀가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지기 직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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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잘못되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하네이는 자신의 몸이 옆으로 쓰러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용량 부족이었구나.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파악하면서도, 하네이는 자신의 몸을 점검하는 것을 늦추지 않았다.
 
마술사가 아니라 마술도구제작사로 자라온 그녀는,
지니고 있는 마력 회로의 수가 무척 적었다.

더군다나 키시마 가문의 당주는 귀신의 피가 매우 짙은 존재,
그런 대용량을 흘려넣다 보니 넘쳐버린 것이었다.
 
"하하...그렇게 강한 마는 내게 좀 무리였으려나..."
굳어지고 갈라지고 찢어지고 메말라가는 느낌 속에서도,
하네이는 헤실 헤실 웃었다.
 
그녀의 손 안에 목표로 했던, 새로운 나나츠요루가 들려있어서만은 아니었다.
저주를 풀어 휘청거리는 걸음을 하고서 하네이에게로 달려오는 시키 때문 만도 아니었다.

남성의 건장한 팔이 자신을 들어올리는 걸 느끼며,
하네이는 화를 내려다 차마 화를 내지 못하고 입을 닫아버린 시키에게 싱긋, 웃어보였다.
 
"역시 아키하의 오빠는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이상에 휘말려 버리는걸 견디지 못 하네요."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이마가 굉장히 뜨거워."
 
속으로 화를 삭이고 있는 건지, 당황해서 그런건지
굳어버린 시키의 목소리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며
하네이는 지금 시키가 놓치고 있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래서?"
"그래서 라니! 지금 당장 병원으로..."
"이 수해(樹海)에서?"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굳어져 버리는 시키가 귀여워서,
하네이는 다시 싱긋 웃었다.
 
"농담이 아니야. 나나야의 체술을 쓴다면 어떻게든 1시간 안에..."
"아키하의 오빠."
 
반쯤 자신의 몸을 안아들고 뛸 준비를 하는 시키의 뺨을 어루만지며,
하네이는 삐걱거리는 마력 회로를 돌려 오늘 두 번째의 저주를 발동시켰다.
 
"미사와 씨...이건..."
"아키하의 오빠."
 
또 다시 석화되어버린 시키의 가슴을 더듬어 단추를 풀어내며,
하네이는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응......안아줘요."
"......미사와 씨?"
"안아서, 나와 path를 통하게 해."
"잠깐― 미사와 씨!"
 
느닷없는 하네이의 발언에 정신까지 굳어져 버린 시키를 밀어 넘어뜨린 후,
하네이는 자신의 스커트를 넘겨,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방해하는 팬티를 옆으로 제친다.
 
"...미사와 씨."
여기까지 오자, 시키의 사고는 되려 침착해진다.
 
방금 그녀는 열이 펄펄 끓고 있었다.
본래대로라면 병원으로 데려가 해열제를 주사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겠지만,
지금 하네이가 하려는 행위는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다면 하네이 역시 일상에서 벗어나있는 존재라는 뜻일 터.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하자.
지금 자신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인가를.
 
"미사와 씨..."
그래, 다정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천천히 해도 괜찮으니까."
다정한 목소리로 이끌어주고,
 
"...긴장을 풀어."
지금 이 순간만은 그녀를 사랑해주자.
 
"하으읏……!!"
시키의 목소리가 자극이 되었는지,
하네이가 허리를 내려 아래의 무성한 음모로 시키의 축 쳐진 자지를 비벼왔다.

몸을 앞으로 숙여 입을 맞추며 진한 타액을 밀어넣는 하네이.
시키도 가볍게 그녀의 혀를 빨며 응답해주자 하네이의 움직임은 점점 격렬해졌다.
 
"하아 ― 오빠, 격렬해..."
약간 붉어진 볼을 하고서, 평소의 느긋한 목소리보다 높은 톤으로 하네이가 속삭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쓴웃음을 짓다가, 문득 시키는 자신이 볼을 긁적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자신의 얼굴과 손을 번갈아 쳐다보는 소년의 모습에,
하네이는 헤헷 - 하고 웃으며 먹이를 조르는 새처럼 시키의 입술을 쪼았다.
 
"타액으로도 path는 통하니가, 그래서 저주가 풀려버린 거야."
"...그런가."
"그래서 아키하의 오빠는 어떻게 해? 하네이를 거부해? 아님..."
 
하네이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시키는 아직은 잘 움직이지 않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자신에게 안겨드는 하네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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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와 씨의 혀가 서툴게 나마 내 아랫도리를 입에 머금었다.
민감한 귀두에 이빨이 살짝 살짝 와닿는 것이 오히려 애교스럽다.
 
배 위로, 가슴 위로 늘어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에 감아 빙글 빙글 돌리자
미사와 씨가 고개를 털며 내 위로 올라탔다.

그리고는 이미 성날 때로 성난 내 그것을 자신의 입구에 맞춘 후 ―
"흐으으으음 ― !!!"
 
미사와 씨의 질의 입구는 좀 전까지 정성들여 애무해주었음에도 아직은 비좁았다.
하지만 이내 순조롭게 나를 받아들여 그녀 안으로 끌어들였다.
 
나는 몸을 일으켜 미사와 씨와 서로 얼싸안았다.
부들 부들 몸을 떨면서도 애써 웃음짓는 그녀가 안쓰러워,
그녀의 몸을 꿰뚫은 채로 가만히 있자니 오히려 그녀 쪽에서 허리를 움직여왔다.
 
"하우으, 오빠 ― 깊어 ― !!!"
아픔을 참아내면서도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하는 미사와 씨의 등을 쓸어주며,
나는 조금씩 허리를 흔들어 내 모두를 미사와 씨 안으로 집어넣어갔다.
동시에 그녀의 분홍색 유두에 혀를 굴려, 손가락으로는 엉덩이와 허리 쪽을 간지럽히듯 훑어나간다.
 
"아, 아 응―"
미사와 씨의 귀여운 허덕임이 들렸다.

점차 허리의 움직임이 격렬해지면서도, 위로 향한채 무너지지 않는 그 가슴이 귀엽게 흔들린다.
그런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상하 좌우로 손을 놀려 마치 빵을 반죽하듯 힘을 주어 주무른다.
 
"오빠, 조금만...조금만 더...!!"
미사와 씨가 흐느끼듯이 울며 팔에 힘을 주어 내게 몸을 밀착해왔다.

그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나는,
조금 격렬하게 허리를 튕겨올렸다.
 
이내 미사와 씨의 목소리가 째지듯이 높아졌다.
"아, 오빠...하네이, 가요...!!"
 
그녀의 몸이 순간 경직되었고, 그 순간,
부르르~퓨우우웃~
 
미사와 씨의 질이 팽팽하게 수축했다.
그에 맞춰 나 역시 내 욕망의 덩어리를, 허연 정액을 쏟아내었다.
 
"하아, 후우우...에헤헤. 오빠, 하네이와 함께 가주었다..."

쾌감의 여운에 잠겨 눈을 뜬 미사와 씨가, 수줍게 그러나 기쁜듯이 내게 입술을 요구한다.
당연히 내가 응답하자 혀를 집어넣어 이빨 안쪽을 톡톡 건드린다.
 

하지만 나도 지지 않고 그에 맞선다.
내 입 안에 들어온 미사와 씨의 혀를 빨아올려 타액을 그녀에게로 밀어넣는다.

이윽고 입이 떨어지자, 가는 은빛실같은 것이 거미줄처럼 걸쳐진다.

그것을 보는 순간, 미사와 씨가 귀여운 소리를 낸다.
"아, 아, 하아앙…"
 
그 소리가 또 부끄럽게 볼에 띄운 미소에 영향을 주어
한층 그녀의 모습에 색기를 더한다.
 
"미사와 씨...기분 좋았어?"
나는 가쁜 숨을 누르고는 그녀와 얼굴을 마주 본다.

거기에는 여동생의 동급생이라는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완전히 여자의 눈동자를 한 미사와 씨가 있었다.
 
"기분 좋아요...하우으그으~"
이제 어느 정도 감정의 폭풍이 가라앉았는지,
예의 헤실 헤실한 미소를 보여주는 미사와 씨가 새삼 새롭게 느껴져,
나는 다시 얼굴을 내려 입을 맞추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얼싸안은 채로,
성교 뒤의 여운에 잠겨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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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으세요."
"아...으응."
 
좀 전까지의 치태는 언제적 일이었느냐는 듯이,
헤실 헤실한 웃음을 날리며 하네이는 시키에게 좀 전과 별다를 것 없는 나나츠요루를 건내주었다.
 
아니, 다르다.
받아드는 순간 깨달았다. 이것은 나나츠요루이면서 나나츠요루가 아니다.
침착하게 가라앉은, 그러나 결코 꺼지지 않을 투기(鬪氣)...
 
시키는 고개를 숙여 하네이에게 감사를 표시하려 했지만,
하네이는 그런 시키의 어깨를 밀어 세우며 웃었다.
 
"고마워 할 필요 없어. 아키하의 오빠가 하네이를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니까."
"하지만 미사와 씨, 이 칼의 제련때문에 미사와 씨가..."
"음, 정 그렇다면 오빠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할께요."
 
그제야 시키의 얼굴이 펴졌지만, 뒤이어 나온 하네이의 말에 다시 이상하게 변했다.
"아키하의 오빠가 아키하만의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내 바램...이지만."
"......"
"알고 있어. 아키하의 오빠에겐 그 누구도 특별한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그것은 결국 누구도 특별한 사람은 없다는 얘기죠?"
"......미사와 씨."
 
시키의 얼굴에 조금씩 표정이 사라져갔다.
그러나 하네이는 개의치 않고 제자리에서 한바퀴 빙글 돌고는 시키의 등에 매달려 속삭였다.
"아까 내 권유를 거절하는 것을 보고 당신이 생(生)에 대한 집착이 없음을 알았고,"
 
시키의 등 뒤에서 손을 뻗어 그의 가슴 앞에서 깍지를 끼며,
하네이는 약간 눈물 젖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날 치료하기 위한 더이상의 방법이 없자 망설임없이 날 받아들이려는걸 보고,
다른이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당신의 일상은 포기할 수 있는 신념이 있음을 알았어."
 
그러니까 ―
"내가, 하네이가 사슬이 될께요.
당신 자신의 생이 언제 끝나도 상관없다는 당신을 우리들 일상에 묶어놓기 위해."
"미사와 씨..."
 
파앗 - !! 하고 시키에게서 몸을 떼어내며 하네이는 평소의 미소 띈 얼굴로
시키 손에 들린 나나츠요루를 가리켰다.
 
"그러니까 이 칼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투쟁심으로 가득한 이것은, 분명 당신이 저편으로 가버리는걸 막아줄 벽이 되어 줄테니까."
 
그런 이유에서 였던가, 이 소녀가 이런 곳까지 찾아온건.
시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하네이의 호의에 화답했다.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 이 녀석의 이름은 오직 하나 뿐."
 
뭘까, 뭘까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네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며,
시키는 손에 쥐어든 나나츠요루, 아니 그 안에 잠들어 있는 아직 이름없는 존재를 주목했다.
 
차가운 대기를 두른 푸른 밤하늘 안에 교묘히 감춰져있는 광기의 붉은 달,
거기서 연상되는 것은 자신과 남매처럼 지내온 아이의 이름 첫자와 발음이 같은 색.

그리고 시키는 자신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놓치지 않고 말로써 구현화시켰다.
"...시로우."

칼의 울음이 점차 심해진다.
그에 따라 시키 안에 떠오르는 심상도 구체화되어 간다.
 
아아, 이 얼마나 멋진 관경인가.
보라빛 노을 속에 물들어 가는 이슬 -
그래서 이 심상세계는 온통 보라빛 노을로, 상대의 목숨을 이슬처럼 앗아간다.
 

"...보라빛 노을 속에 물들어가는 이슬. 그래, 꼭 그대로의 이름이구나..시로우(紫露)."

이름이 불리자 은은히 보라빛을 흘리는 양날의 몸체를 드러낸 칼을 쓰다듬는 시키의 모습은,
마치 오래전 헤어진 연인을 대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하네이는 울며 웃으며 그 풍경에서 한 걸음 떨어져 섰다.
 
그래, 나는 마구사(魔具師). 도구를 제작할 뿐 도구를 쓰는 것은 사용자가 결정할 일.
내가 사슬을 만들어냈다 해도 사용자가 그걸 묶는 용도가 아니라 벽을 넘는 용도로 쓴다면,
그것은 자신의 능력이 닿지 않는 범위이다.
 
'미안, 아키하 짱.'
하네이는 헤실 거리는 웃음을 지우지 않은채로 눈을 감았다.

눈꺼풀 쪽으로 고인 눈물이 점점히 발치로 떨어졌지만 다행이 시키는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시키가 눈치채지 못하길 바라며 하네이는 그대로 계속 미소 지은채 서있었다.
시키에게서 한 걸음 거리를 둔 채로, 시키가 모든 것에서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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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습작은 모두 소진.
새해 새마음으로 새 야설에 도전해보겠심돠...
 
네이버3 여러분,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기축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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