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철의 장막을 넘어온 스파이(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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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206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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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겨우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다, 표피가 지퍼에 껴서 피가 나려 하기에 화장실 칸에 뛰어들어가 손에 침을 바르고 아이의 물건과 지퍼 사이에 바르자 지퍼가 살살 내려갔다. 원망하는 눈초리로 처다보기에 어쩔 수 없이 손으로 한번 더 용두질을 해주니 조금 기분이 풀린 것 같다. 살짝 칸 밖으로 빠져나와 세면대에서 물을 움켜 물건을 씻겨줬다, 다행히 피는 나지 않고, 사정이 가능한 걸 보니 이상은 없는것 같다. 병아리보다 내가 더 십년감수했다, 한번 제대로 맛보지도 못하고 일 치를뻔 했다.
 

일단 이 녀석을 떼어 놓고 긴급연락을 해야 한다, 팬티가 어느나라 것인지 알면 이녀석이 언제 어디로 어떻게 들어왔는지 추측할 수 있으리라. 소비에트나 폴란드 제품이라면 그곳에서 그제쯤 들어왔을 것이고, 이탈리아제라면 들어온지 어느 정도 되었고 잘 하면 이탈리아 내의 적의 조직망을 와해시킬 수도 있으리라. 나는 그의 손을 잡아 식당으로 이끈다, 식당 안에 줄을 서 있던 장병들이 삼지경례를 한다, 해군청 장병들의 눈에는 장관이나 시장의 아들을 내가 데려온 것으로 보이나 보다. 엉겁결에 나는 거수경례를, 그는 손바닥을 펴 경례를 한다, 콧수염만 붙이고 몇십년만 더 살려두면 스탈린도 좋아할 모습이다.
 

“여기서 밥 먹고 있어, 이거 보여주면 돼” 나는 그에게 구내식 회수권을 한 장 찢어 주고 뛰어 나갔다, 어서 누군가를 만나서 요원들을 소집해야 한다. 2층의 층계를 두 칸씩 뛰어 올라 갈 때 오른쪽을 보니 그가 상기된 얼굴로 나를 따라 뛰어오고 있다. 걸음을 빨리 하자 그도 걸음을 빨리 한다. 내가 뛰자 그도 뛴다, 이녀석 설마 이곳에서 나를 죽이기 위해 여태까지 약한 태도를? 엉덩이 뒤에 숨겨둔 나이프를 살짝 쥐고 뒤를 돌아서자 그녀석이 나에게 달려와... 안긴다.
 

“밥먹고 있으랬잖아 왜 따라와 병아리야? 내가 엄마닭이냐?” 의심을 했다는 죄책감에 살짝 미안해져 일부러 꾸중하는 태도로 말했다, 가슴 속에서 양심이란 녀석이 대바늘로 심장을 함락시키기 위한 공성전을 벌이고 있다. “두고가지 마요, 나 여기에 아는 사람 로빈밖에 없어요, 버리지 마요, 여기 무섭단 말이에요” 포옥 안긴 채로 그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하자 ‘동정심’이라는 강력한 응원군을 얻은 양심이 심장을 드디어 함락시켜버렸다. 나이프를 다시 바지 속주머니로 숨겼다.
 

순간 내 눈에도 습기가 찼다, 애써 천정에 달린 전구들의 먼지의 색을 비교하며 그의 머릿 속에 손을 집어넣어 쓰다듬었다. 아직 어린 녀석이고 이곳은 나에겐 홈그라운드지만 그에겐 적국 그것도 적의 심장부에 모든 사람은 다 적이다. 이곳에서 어떤 최후를 맞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곳의 책임자는 나이지만 그런 나를 이녀석은 신뢰하고 있다. 목이 칼칼하다, 석유를 마신것 같다.
 

“이러지 마, 졸지에 엄마가 돼버렸잖아 응?” 그가 나의 배와 가슴 사이를 축축한 무언가로 더럽힌다. 그리고는 더러워진 내 셔츠에 얼굴을 비벼대며 얼굴을 다시 더럽게 만든다. 그녀석을 쓰다듬고 있자 옆방 문에서 허밍버드가 얼굴을 살짝 내민다 입술로는 ‘때렸어요?’ 를 묻고 있다. 주먹을 쥐어 머리 위로 치켜 올리자 그녀가 힉 하며 움찔한다. 그녀에게 회의 소집을 수화로 지시하고 나는 회의실로 그를 데리고 갔다. 그러고보니 이녀석이 내 코드명을 말한건 처음인것 같다, 오늘따라 로빈이라는 내 코드명에 더 정이 가는것 같다.
 

매직 미러가 설치된 심문실(그와 첫 만남을 가진 추억의 장소) 반대편의 회의장에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우리였다. 휑 한 방에 녹음기와 영화 촬영기 뿐이다, 녹음기와 영화 촬영기를 끄고 그를 문으로 밀어붙인다. 문을 잠글 수는 없지만 누가 들어오는 것을 잠깐 막을 수는 있다. 전등불에 비친 그의 눈에 아직 습기가 남아 있다. 입술로 그의 이마와 콧날 인중을 거쳐 내려와 그의 입술과 나의 입술이 맞닿았다. 순식간에 매직스틱이 살라미의 강도와 크기를 회복하였지만 병아리의 다리 근육의 강도는 문어 다리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 같다.
 

타액의 교환 까지 하기에는 시간도 없고 병아리가 세상에서 보낸 시간도 너무 짧다. 겨드랑이로 손을 집어넣어 그를 부축하며 그의 눈을 바라보니 눈부처에 나의 눈동자가 어린다. 이제야 정말로 시선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내 눈동자가 사라지고 그의 눈이 흔들리더니 습기가 차기 시작한다, 이녀석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을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 주려고 손을 입가에 가져가니 그가 혀로 내 손바닥을 홡는다, 아까 고추 씻어주고 손 안씻었는데 꼭 말할 필요는 없겠지, 뭐 워낙 깨끗한 몸이고 어제 씻겼으니 이상한 균은 없으리라.
 

눈에는 눈물이 어려 있지만 입술은 웃는것 같다, 내 음순보다도 발간 양 입술이 살짝 떨어지더니 “처음이었어요” 라고 속삭인다. 나도 처음이었어 라고 속삭여 주고 싶지만 저승에 가 계신 내 처녀막이 나를 내려다보고 계실진데 그럴 수는 없을것 같다. 한 손으로 그의 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그의 눈꺼풀을 하나씩 덮어서 눈물을 흘려내보내 주자 그의 얼굴에 살구꽃이 두송이 핀다. 그의 눈이 좀더 다가온다 싶더니 입술이 다시 한번 맞닿는다, 볼에 열이 나는것 같다. 그가 눈을 피하더니 선물 받았으면 보답을 해야된다고 배웠며 말꼬리를 흐린다. 살짝 그의 키가 좀더 자란것 같이 보이는건 내 착각일까? 허벅지를 타고 땀 한방울이 발목으로 흘러내린다.
 

 침이 넘어 가는 소리는 누구의 목구멍에서 들린 건지 모르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 발짝 더 접근할 수 있던 그 순간 문에서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베드로 돼지 지옥 등이 언급된다. 간간히 잘그락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팔콘이다, 제발 회의중에는 총과 총알은 사양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건만. 이번엔 잘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피존의 악력기 소리다. 병아리를 문 옆 가장 가장자리에 앉히고 나는 최대한 냉정을 가장한다, 다시 주주맨의 페르소나로 화장할 때다. 문이 열리자 마자 닭으로 조금 자라난 것 처럼 보였던 나의 아가는 병아리로 돌아가 버린다. 팔콘이건 피존이건 벽으로 좀 때려주고 싶다, 무럭무럭 자라나야할 꿈나무를 베어낸 벌목꾼이 따로 없다.
 

들어왔을 때보다 방의 온도가 조금 오른것 같다, 벽에 붙은 총리의 사진은 땀을 흘리고 있다. 스파이들의 눈이 방 안을 훑더니 나에게 고개를 까딱 하고는 의자를 끌어 앉는다. 부처와 스컬 헌터 둘다 몸을 사용하는 잔혹한 전사에 속하고 가족이 있으며, 파시스트에게 부모가 살해되었던 아픈 과거를 지녔다는 공통 분모를 지녀 팔콘과 피존은 서로 친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팔콘은 총알을 왼손에 쥐고 다니고, 피존은 악력기를 끼고 다닌다는 것 정도이다.
 
 불을 붙이지 않은 빈 담배를 물고 피존이 나와 그를 살짝 쳐다보더니 빙긋이 웃는다, 라이터와 담뱃갑과 악력기가 다 한손에 들어가는 큰 손이다. 그의 오른손은 언제나 빈 채로 오른쪽 주머니에 쑤셔넣어져 있다, 언제 어느 순간에라도 권총을 뽑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그만의 법칙은 이 순간에도 유효한 것 같다. 일관성 없는 이탈리아의 법무부 장관이 좀 보고 배웠으면 한다. 나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그가 나에게 “famme fatal(팜므 파탈)”이라고 속삭인다, 자랑으로 여겨야겠다.
 

 보름달이 둥실 떠올랐다. 피닉스의 만삭의 배에 뒤따라 피콕 그리고 허밍버드가 들어왔다. 재잘거리는 소리가 복도를 관통해 이 방까지 울리기에 금방 알아차렸다. 여섯 개의 눈동자는 뜻밖이라는 듯 병아리에게 집중된다, 눈에서 열기라도 뿜어져 나오는지 병아리의 얼굴이 금새 달아오른다. 기분이 나빠져 병아리의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평소에 내가 앉던 자리가 아니라 그런지 다른 요원들의 표정에 의아함이 떠오른다. 하지만 안광을 내 등짝으로 받아주려면 그리고 이 아이의 눈동자를 보아 진실을 알아내려면 내 자리정도는 기꺼이 버려 줄 수 있다. 눈치를 보던 피닉스가 내가 앉던 자리에 앉으려 하자 팔콘이 발로 의자를 스윽 밀어내 버린다. 열기가 순식간에 냉기로 바뀐다, 땀을 흘리던 총리의 사진이 이번에는 재채기를 하려고 코를 치켜세운다. 내 관자놀이에는 지내가 한 마리 지나가는 기분이다.
 

 책상을 탕 치고 문 앞의 자리에 앉자 오늘의 상석은 문 앞 자리가 되고 순식간에 자리는 여태까지의 회의 때와의 반대의 배치를 이룬다. 거울속 세상과 화해하기로 했나보다. 스윽 병아리의 눈을 지켜보니 관료제의 분위기에 눌려있는지 점점 뻣뻣이 굳어간다, 긴장을 살짝 풀어줘야겠다. 신발을 벗어 책상 반대편의 병아리의 허벅지 사이로 뻗었다. 그의 동공이 확대되더니 그가 입을 오른손으로 틀어막는다.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으로 지퍼를 열어 발가락으로 용두질을 살짝 해주자 금새 화산이 부풀어 오른다..
 

 “긴장하지 말고 내 말 잘 들어” 그의 얼굴이 상기된 이유는 단지 그가 적국의 요원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다른 요원들에게 확신시킨다. 어께로 숨을 쉬는 것은 사신의 날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일 뿐이라고 그들은 넘겨짚은 듯 하다. 피존의 입꼬리가 신경쓰인다. 직업에 집중하자, 원톱을 이뤄 돌파? 역습? 측면돌파 후 센터링? 피존은 어느새 내 발에 패티시즘을 갖게 된것 같고(젠장), 팔콘과 피닉스 때문에 그쪽은 기압계가 터져 나간것 같고, 피콕은 오늘 밤에 보내야 할 연애편지의 개요를 짜는 것 같고, 허밍버드는 그걸 구경하고 있다. 패스고 센터링이고 생각할 수 없다, 정면승부 직구승부다. 두 발가락으로 기둥을 잡고 발바닥으로 알을 살짝 밟았다, 한동안 계란을 먹기는 거북할 것 같다. 병아리의 입술에 하얀 돌덩이들이 박힌다.
 

 “너 어째서 짐 속에 옷이 한 벌도 없었던거지? 나침반, 군사용 지도, 군용 잭 나이프 두 개, 빨간색 가발, 금테 안경, 콧수염 분장세트, 수은전지... 바늘... 먼지... 초코렛... 모래.. 코 푼 휴지... 어째서 옷 한 벌 갖고 오지 않았던 거지?” 모든 눈동자는 그의 입술에 집중된다, 정보가 없으면 사정이라는 자비도 없다. 뻘주름 하게 있던 팔콘이 탄환을 비비적대며 “스파이니까” 라고 한 단어로 문장을 끝맺는다. 저놈을 외국에 파견할 때는 저놈도 스파이니까 옷 한 벌 안주고 보내야겠다.
 

 피닉스가 입을 연다 “이 근처 어딘가에 아지트 혹은 연락망이 있으니까, 혹은 베네치아에서 하루도 안되는 곳에서 출발했으니까, 즉 갈아입을 옷이 딱히 필요치 않았으니까”. 이달의 직무 평가 ‘팔콘은 강하고 용감하고 담대하나 눈치가 없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피닉스는 상사를 함부로 대하지만 만삭의 배를 이끌고도 일을 하며 눈치가 빠르다’. “그리고 이곳은 스쳐지나가는 지점일 뿐이니까 앞으로도 옷이 필요 없을거라 생각해서 옷이 없었겠지” 병아리의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살짝 발가락을 떼자 그가 입술을 깨물던 것을 멈추고 나의 눈에 애정의 화살을 쏘아 보낸다. 파일을 하나 집어 들어 얼굴의 열기를 날려보내자 화살도 바람에 실려 날아갔다.
 

 1초 마다 한번씩 울리던 짤깍이는 생체 시계의 리듬이 멎더니 피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그의 눈길은 내 발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녀석의 속옷이 이탈리아제라면 이곳에서 가까운 거리 내에 아지트가 있다는 뜻이겠군요, 그렇지 않다면 아직 이탈리아 내에 저녀석이 온 나라의 첩보망은 없다는 것이고요”. 죽음의 위기를 숟하게 겪은 전투 요원의 육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니 그런 육감을 가지고 있기에 여태까지 전투 요원으로 살아남은 건지도 모른다, 무심결에 병아리의 알을 콱 밟자 그가 입을 다시 틀어막더니, 즉시 내 발등을 타고 용암이 흘러내린다. 어젯 밤에 내 가랑이 사이에서 흘러내린 나의 액과 그의 액이 드디어 내 무릎에서 상봉을 한다.
 

 “아무래도 정곡을 찔렀나 보군” 팔콘은 그렇게 짐작해 준다, 고맙다 이달의 업무평가에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할 줄 알며 공사를 구분할 수 있다’ 라고 추가해줘야겠다. 붉은 신호등은 그에게는 흥분보다는 진실을 뜻하는가 보다, 투우할 때 붉은 망토로 소가 돌진하는 것은 흥분해서라기 보다는 그에게는 진실을 향해 소가 돌진하는 것으로 보이려나. 정적이 방 안에 흐르고 방 안에는 땀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방 구석에서는 파리와 개미의 교미가 한창임을 귀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정적을 깬 것은 역시 모성 본능의 소유자다, 그 누구도 꺼내기 어려운 진실, 알고 싶지 않은 진실. “그럼 그 똥팬티 쓰레기통에서 누가 찾아올래요?” 안돼... 나를 보지마 왜 연애편지 쓰다 말고 내 얼굴을 보는거야... 그냥 눈 앞에 용감무쌍한 애 아버지들이 둘이나 있다고. 이봐 왜 그런 말을 꺼내는거야, 똥기저귀 갈아야 될 날이 당신은 두달밖에 안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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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또 나다, 잠깐만 엎드려 있어야겠다, 적어도 병아리 하얀 오줌이 말라붙을 때 까지만이라도. 회의는 춤췄고 결론은 빙빙 돌았으며 끝은 같았다. 이 방은 아무래도 저주받은 것 같다, 아니... 혹시 전화위복이 될지도. 애를 잡아 방 밖으로 나가니 피존이 악력기를 왼손으로 잘각거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병아리의 어께를 잡아 “잠깐 로빈과 할 말이 있으니 안에 들어가 있을레?” 라고 말하자 병아리의 눈이 악력기로 향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사라진다. 눈으로 보이는 협박보다 묵시의 협박이 더 무서운 법이다.
 

 그가 악력기를 회전시키더니 반대로 잡아 짤깍 소리를 낸다, 2초에 한번, 거꾸로 하는 악력 운동은 익숙하지 않는 것 같다. 엄지와 검지에 모든 운동신경을 집중시키는 것, 의외로 악력운동을 똑바로 하다 보면 새끼손가락만 강해진다. 그의 눈동자가 나의 신경을 꿰뚫는다, 권총 한 자루에 일생을 바쳐온 남자의 총구의 색과 같다. 왼쪽 허벅지 사이로 땀이 흘러내린다, 빨리 흘러내리는 것을 보니 진짜 땀이다.
 

 “아무리 적이라도 너무 괴롭히지 마세요” 등줄기 사이로 땀이 흘러내린다, 차갑다. “무슨 말이지?” 다행이 얼굴에 습기는 없다. “신발을 벗어달라고 꼭 부탁드려야 하나요?”. 그의 근무 평가는 앞으로 F 를 줘서 피렌체의 한직으로 보내버려야 겠다, 아니... A+ 를 줘서 입을 막아야 겠다. 적막이 흐르고 벽 안에 개미가 집을 쌓는 소리가 들린다.
 

 “부모님이 파시스트에 의해 돌아가시고 저는 여장을 해서 밀라노의 한 의상 공방에 여공으로 숨었어요, 사장은 20대의 젊은 디자이너로 미망인이었죠”.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내용으로 끝나진 않을것 같다. “그때 저는 12살이었고 지금부터 15년 전이었어요, 다행히도 군복을 만드는 회사라 일거리는 많았고 나이에 비해 월급도 괜찮았어요”. 많이 듣던 이야기다.
 

 “하지만 13살이 되고 내가 사장의 방의 비서가 되고 나면서부터 전쟁이 끝날 때 까지의 기억은 없어요” 그의 혀가 입술을 홡고 짤각거리는 소리가 멈추더니 왼손에 지내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파란 지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노란 지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파란 지내는 팔목까지. 그의 눈이에는 붉은 벌래들이 선을 이루어 지나간다. 손가락으로 긁어내 보고 싶다.
 

 “매일 밤 기억나는 것은 사장의 집의 식탁 및에 들어가 울고 있었던 것, 무솔리니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날 내가 총을 들고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는 것 밖에 없어요” 악력기의 쇠가 비틀린다. “아이는 처음엔 좋아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어딘가에서 울 수도 있어요”
 

 그가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간다, 지구가 나를 갑자기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이렇게 무거워 진 것을 보니. “잘 생각해 보세요, 시간을 드릴게요, 협박하려는건 아니에요 대신 똥팬티는 제가 찾아볼게요” 발소리가 공허한 복도를 울려 내 심실도 공명케 한다. 밤꽃냄새가 이제야 은은하게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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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팔콘과 피존이라는 케릭이 비 헨타이 케릭으로는 가장 공들여 만든 케릭입니다. 원래 추리소설에서의 주인공은 저 둘이 한 패를 이뤄서 북한의 간첩이라 추정되는 여자를 막는 거였죠. 피존에 대해서는 과거의 일로 외전격 야설을 써보려 하는데 고정독자 200명 중 얼마나 읽어주실지 ㅎㅎㅎ

어릴 때 세종대 옆 어린이 대공원에 친구 한명과 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별로 인기있는 장소는 아니죠. 그런데 동물 서커스인가 뭔가를 한다 그래서 기다렸는데 저와 제 친구 둘만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물 서커스를 연습하던 동물들과 사육사 형 누나들은 그 둘을 위해 서커스를 열어줬습니다. 두명을 위해 그 많은 사람이 서커스를 했는데 200명을 위해 글 하나 못 쓸까요? 1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저는 글을 남길겁니다, 찌질하다고 욕하진 말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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