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일/번] 황제 폐하는 15세! 3장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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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343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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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은 의역과 오역이 난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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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봉인되어 있었던 2천3백에 달하는 정령들의 빛이 소녀의 얼굴을 비추고 있다.

 실내는 어두웠고, 정령의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저온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푸른빛을 어지러울 정도로 깜빡이고 있는 것은, 마루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직경 오십 자 크기의 둥근 반구이다. 고대에 풍수반(풍수를 위한 나침반)으로 불리던 것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그 판 위로, 빛의 알갱이 모습을 한 정령들이, 영과 일의 무용을 춤추고 있다.

 주위에 늘어서 있는 탁자에서는, 헤이안 시대에나 입었을 법한 푸른 부인복차림의 아가씨들이, 마루의 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그녀들은 입출력을 담당하는 기관의 역할이다. 스스로의 미향으로 지배한 정령을 조종하고 있는 중이다.

 조용히 작업하면서도, 아가씨들은 방 안쪽의 높은 좌석에 반짝반짝하며 시선을 날린다. 그 눈에는, 뜨거운 동경이 담겨져 있다.

 좌석에 자리 하는 것은, 하나샤나였다. 가련한 미모를 정령의 빛이 쪼이고 있으면서도, 탁자에 팔꿈치를 찔러 무표정하게 연산 과정을 내려다보고 있다.

 대명합중 제국 타이민·엠파이어스테이트의 수도 개양, 국방성 중앙 연산실. 다수의 정령을 이용해 인간으로는 불가능한, 복잡한 계산을 실시해서 이 나라의 안위를 점치는 방이다.

 지금, 1초 동안 6만회의 계산을 실시하는 정령들에게 명령 한 것은, 징릿트 제국에 의한 식키르긴 침공의 영향을 점치는 것이었다. 단지, 점만 칠뿐이라면 아가씨들만으로도 할 수 있다.

 ‘하나’가 직접 이 장소에 온 것은, 슬슬 기다림에 지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연산반의 상공에서, 천장으로부터 쏘옥 하며 하나의 정령이 내려 왔다. ‘하나’의 근처에 서 있던 내시가 재빠르게 분광거울을 들여다본다.

「속성·단광령, 기준 강도6 190 헤이 링, 감쇠2백 25 헤이 링, 중계 식별부 58, 64, 112, 65――려호(리프)님의 「지-군」이 틀림없습니다. 록주현 국경의 초계반으로부터 받은 보고와 같습니다.」

 무사하게 도착한, 신뢰하는 오른 팔로부터의 통지에, ‘하나’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

「융통 포함 연산 개시」

「예」

 내시가 손을 흔들자, 정령은 연산반의 중앙으로 강하했다. 금세 그 주위 정령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되어, 도착한 정령에게 건네받은 정보를 해석하기 시작한다.

 파문처럼 퍼진 정령들의 움직임이 외주에까지 이르자, 몇 사람의 아가씨가 움찔 몸을 진동시켰다. 조종 되듯이 일어선다.

「 오성력 1290년, 망종의 달, 말후」 「충신려호」 「주상‘하나’님께 말씀 아룁니다.」

「 인사는 생략해」

 복수의 아가씨들이 해독해낸 려호의 말을, 안달복달하듯 ‘하나’가 자른다. 다른 아가씨들이 이어서 계속했다.

「 미하라토군 반란 유발」 「 및」 「 신구률도(징릿트)군 초래는」 「 성공」

「 양군의 전투에서」 「 사망자3만 팔천칠백」

「 특별히」 「 신구률도 주력 제일군은」 「 거의 괴멸」

「 재편한 상태이지만」 「 약체화되었음」

「 그래……훌륭해요」

 ‘하나’는 미소 짓는다. 하지만 다음의 보고에 눈살을 찌푸린다.

「 신구률도 황제」 「 전투 중」 「 적장과 직접 회담」 「 무조건 강화」

「 칠도긴(식키르긴)연합 왕국과도」 「 우호를 유지」 「 철수」

「뭐라고……」

 ‘하나’는 꽉 이빨을 깨물었다. 사랑스러운 눈동자에 증오로 가득한 어두움을 띄운다.

「 그만큼의 사망자를 냈는데, 보복 공격도 하지 않고 철수 했다니. 도대체, 징릿트의 황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거야. 무엇 때문에 나는 불씨를 뿌린 거지?」

「 발신자의 언급 없음」

 아가씨들이 허리를 숙인다. ‘하나’는 한동안 분노를 억제한 얼굴로 입 다물고 있었다가, 잠시 후 말했다.

「징릿트 황제는 뭔가 예상외의 힘에 지켜지고 있는 것 같아. 좋은 브레인이 옆에 붙어 있다고 해도, 도저히 15살의 아이로 할 수 있는 판단이 아니에요」

 아가씨들이 정령을 조정, 대답을 산출한다.

「 가능성 79퍼센트, 플러스마이너스3퍼센트」

「 도대체 무엇이!」

 정령들의 움직임이 변화했다. 일부에서는 격렬하게 달려들고, 일부에서는 곤혹한 것처럼 정체한다.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2분이라고 하는 이상하게 긴 연산 시간의 뒤, 갑작스럽게 모든 아가씨가 일어섰다. 일제히 몸을 일자로 경직시키고, 자세한 말은 아니었지만, 전원이 같은 말을 거듭해 외치기 시작했다.

「대명의 왕이여, 간악한 계획을 버려라」

 ‘하나’는 오싹 했다. 연산반이 생각해 낸 대답은 아니다. 정령의 말에는 이런 강력한 의사가 느껴지지 않는다.

「기관, 무슨 일이야! 밖으로부터 잡념이 들어왔나?」

「잡념이 아니다. 우리들은, 이 장소에 있는 정령의 수를 의지해서, 먼 곳에서부터 말하고 있다. 우리들을 찾을 의사를 느꼈기에, 여기로 연결했다」

 ‘하나’는 반구에 시선을 향하고 꿀꺽 침을 삼킨다.

「…누…누구?」

「우리들은 대륙을 지키는 존재. 징릿트 황제는 대륙을 지키는 사람. 즉, 우리들은 징릿트 황제를 지키는 존재」

「 지키다니? 도대체 왜!」

「우리들만이 아니다. 여러 존재가 징릿트 황제를 지킨다」

 아가씨들이 일제히 하나를 노려본다.

「그러니까, 대명의 왕이여, 너의 계획은 무용하다.」

「 시끄러, 시끄럽다고」

 ‘하나’는, 단순한 오만하지만은 않은 분노를 담아, 외쳤다.

「내가 징릿트에 무엇을 당했는지! 그 한겨울의 야령석 린시의 마을에서 무엇이 있었는지! 그것을 안 다음 말하는 것인가, 이형의 존재들이여!」

 아가씨들을 조정하는 누군가가, 의외로 조금 침묵했다.

「…그…그런가, 너도 그 녀석들이 만들어낸 비극의 희생자이구나」

「 그 녀석들? 그것은 누구야? 그리고 너는 누구인지, 대답하세요!」

「인간은 우리들을 이렇게 부른다. 프로세지아 점성단」

 전설로만 남아 사라진 집단의 이름에, ‘하나’는 절규한다.

「슬픔에 빠진 아가씨여, 미워하지 마라. 네가 피를 흘렸던 것이라고 해도, 손을 내린 것은 징릿트가 아니다. 적은 따로 있다」

「 미워한지…말…라…고…」

「잊지 말아라. 너는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 주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있다.」

 소리는 당돌하게도 끝나고, 아가씨들은 허리를 숙였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좀 전처럼 반구를 응시한다. 출력 단자가 되었을 때의 기관은, 그 사이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전원이 그랬던 지금의 사건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깨닫지 못했다.

 단지, ‘하나’의 근처에 있던 내시만은 그것을 보고 있다. 멍하니 있는 그는, 무서운 것을 본 것처럼 주군으로 시선을 옮겼다.

 ‘하나’는 탁자를 두드렸다.

「 왜 그러십니까!」

 내시는 몸을 움츠리고, 아가씨들도 주인의 갑작스러운 분노에 놀라, 소리 없이 얼어붙는다.

「그것을 잊어라라니……어떤 자격이 있다고……」

 중얼거리며, ‘하나’는 머리를 흔든다.

「 아니, 지금은, 징릿트에 대한 대책인가……그렇게 정해져 있지」

 당분간 정령이 움직이는 빛만이, 실내를 채웠다.

 이윽고, 또 몇 사람의 아가씨가 일어섰다.

「 동고정보」 「신구률도 국내 비고」

 ‘하나’는 나른하게 그녀들을 응시했다.

「 려호의 부가군요……좋아요, 고하세요」

「 제국부에 적대하는 세력 있음」 「이번 작전 행동 안에 접촉」 「이용 가능」

「 공포라교회」

「 이후라 교회……징릿트의 국교회가?」

 조금 생각한 ‘하나’는, 이윽고 지독한 추위를 떠올리는 것 같은 처절한 미소를 뗬다.

「 좋아요. 신의 이름을 내거는 교회가 황제를 노리다니……어떤 이유든, 재미있을 것 같군요」

 ‘하나’는 모르는체한다.

「 어느 쪽이 다쳐도 결국은 징릿트의 상처. 그렇다면 나의 손해는 되지 않아. 전하세요, 려호에게! 다음의 불씨를 징릿트에 심으라고!」

 연산반의 정령이 교착해, 아가씨들이 말했다.

「비추천」 「성공 가능성4퍼센트, 플러스마이너스--」

 ‘하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어깨의 깃옷을 휘둘렀다. 흰색사의 깃옷 그림자가 검은 물보라처럼 흩날려, 반상의 정령을 베어 넘겼다.

 부하 정령이 부수어진 아가씨들이, 사념의 역류를 받아 몇 사람인가가 넘어졌다. 거기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남은 아가씨들에게 ‘하나’가 명령한다.

「려호에 전달. 계속 임무를 진행하세요」

 아가씨들이 모여 위에서 내려온 정보를 몸에 익히고는 「지군」이 천장으로 사라진다. ‘하나’는 그것을 보며 중얼거린다.

「 설나……잊지 않아요, 결코」

 슬픈 듯이.

 

 줄선 12인의 여자들 중에서, 가장 존재감이 있는 중년의 여자가,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 후로르·팰리스가……남아 있을 거라고?

 알현을 위한 옥좌에서, 크리온이 끄덕한다. 옆에 서있는 렌다이크가 담담하게 말한다.

「 백화관은 폐쇄, 전비님들은, 타라스 령의 별궁으로 옮겨 드리지요」

「 그런 시골에!」

「 시골이라고 하시지만, 타라스궁은 전제폐하가 사슴 사냥을 하기 위해 축조한, 훌륭한 별궁입니다. 풍경도 좋지요. 살림살이의 면에서도 부자유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 분명히 말하는 게 어떻습니까, 저희들을 쫒아내는 것이라고」

「 비어 있는 시설의 유효하게 이용하는 것입니다」

「 남작 주제에!」

 렌다이크를 향해 크게 소리치며, 혼자 서있는 전비 뉴크스는, 다른 사람에게 시선을 옮겼다.

「 레자……배신했군요」

 크리온의 근처에 서있는 군청색 머리카락의 아가씨는, 오랫동안 가까이 살아 온, 같은 귀족 여자의 추궁을 받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죄…죄송합니다」

「 이 음란한 년! 그렇게나 말했었는데, 폐, 폐하를--」

「 뉴크스」

 크리온이 중간에 말을 잘랐다.

「 레자는, 짐의 시정을 때문에 협력해 주게 되었다. 그녀를 원망하는 것은 잘못된 거야」

「그, 그러나……」

 반론하려고 했지만, 과연 황제에게 항의할 수는 없다. 처리할 수 없는 분노를 담아, 뉴크스는 레자를 계속 노려본다.

「 레자」

 크리온은 작은 소리로 말했다.

「 여기는 이제 됐어. 물러가」

「……잘 알겠습니다」

 나중의 교섭을 남자들에게 맡기고, 레자는 퇴실 했다.

 필 발트성의 복도를 걸으면서, 생각한다. 뉴크스의 분노는 알고 있다. 그것은 레자 자신이 느끼고 있던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단지, 뉴크스는 너무 나이를 먹고 있었고, 자신은 아직 젊었다. 그것만이 차이였을 뿐이고, 운명도 그렇게 나뉘었다.

 이 후로, 뉴크스처럼 잘려 버릴 수 있는 귀족이 증가할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 모두에게, 자신은 이렇게 원망 받게 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던 탓에,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깨달은 순간, 탑의 내부로 향하는 나선 계단에 접어들고 있었다. 돌아오려고 하다가, 그만둔다. 후궁전의 근처에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다. 조금 걸어 다니면서 기억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긴 계단을 다 오르자, 머리 위에 종이 걸려 있었다. 정말로 탑이었던 것 같다. 아치를 빠져 나가 테라스에 나오자 , 전망이 확 트였다.

 필 발트의 성내가 한 눈에 들어 올 수 있는 종루였다. 지금까지 살고 있었던 백화관도, 안뜰 정도로 작게 보인다. 초여름의 바람과 빛을 받아, 레자는 눈을 감았다.

「레자 공주님인가」

 뒤돌아보자,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붉은색 옥빛의 머리카락을 가지는 여자 전사.

「……징피아서 장군」

「 데지에라로 충분해」

 벽에 기대고 있던 데지에라는, 가볍게 웃었다. 레자가 묻는다.

「 여기서 무엇을」

「 구경을. ――이렇게 말해도, 병졸이 없으니 설득력이 없군. 그냥 숨 돌리기다」

「 총사령관이?」

「 포니나 넴네이다와 달리, 번화가에서 계속 내보낼 수도 없으니까. 당신이야말로 어째서?」

「 생각할일이 있어서 입니다」

 레자는 성벽 아래로 시선을 되돌렸다.

「 나는 크리온 폐하의 덕분에, 몸을 추스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귀족들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 왕도에도 귀족은 여럿 있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 '아아, 그러고 보니 뉴크스들이 아래에 있군. ――폐하도 그런 것으로 손을 번거롭게 하다니, 고생스러운 일이야」

「 그것은 어떤 의미입니다」

「 새가 다른 새들과 싸운다, 이 정도의 의미일까」

 데지에라는 벽에서 등을 떼고 레자 옆에 서서 성벽 아래를 가리켰다.

「 바구니 밖에도 문제는 얼마든지 있다. 폐하는 그런 것으로 바쁘다. 현명하게 생각해봐, 그것을」

 데지에라가 가리키는 저편에는, 마을의 중앙에 우뚝 솟은, 거대한 오성가를 가진 성당이 있었다.

「……교회?」

「 전장에서 레자 공주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후라 교회가 불순한 음모를 꾀하고 있지. 교회는 심문군도 가지고 있어. 무관의 나로서는, 그 쪽이 신경이 더 쓰이지」

「…음…모」

 확실히 그것은 중대한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다루어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래 태도가 성질과는 다르게 표현된다.

 레자는 위험한 눈빛을 데지에라를 향한다.

「 장군……당신은 원래, 평민의 출신자겠지요. 귀족에 대해서 그처럼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경입니다」

「 불경? 이것이?」

 웬일인지 데지에라는, 소리를 크게 해서 웃었다. 레자는 언성이 높아진다.

「 무엇이 이상합니까!」

「 귀족에게 책임을 지웠다고 불경이라니, 레자 공주, 당신은, 왜 내가 평민출에도 불구하고 성을 가지고 있을지, 알고 있는 것이 없나」

「……성?」

「 데지에라·징피아서 동정 장군. 이 이름과 칭호를 얻을 때까지, 나는 단순한 데지에라였다. 변두리 태생의, 선머슴 아가씨지」

 레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 출세를 바래서, 15세에 군에 들어갔다. 18세라고 속여서 말이야. 여자들 일부에게 비웃음을 당했지만, 3살 때부터 싸움에서는 졌던 적이 없다. 적이든 아군이든, 모두 이 팔로 이겼지. 하지만, 어느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올라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10년 전, 내가 22살 때였다」

 데지에라는 허리의 검을 만지작거린다.

「1280년의, 제만트 폐하에 의한 대명원정. 그 동안, 어떤 착오로 인해, 징릿트군은 무고한 백성을 죽여 버렸다. 나는 그 때, 폐하에게 검을 향해서 살육을 제지했던 것이다. ――그리고 , 투옥되었다」

「…그…그래서, 벌을?」

「아니, 반대다. 전제폐하는 군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했으니까」

 데지에라는 근심이 없는 웃음을 뗬다.

「전쟁 후, 배짱을 칭찬받았다. 그때에 내려 주셨던 것이다. 동정 대장의 칭호와 징피아서의 이름이지」

 말을 듣고는 레자가 깨달았다. 징피아서 그것은, 징(징릿트)을 관통한다는 하는 의미다. 설마, 문자 그대로의 의미였을 줄이야.

「 나는 황제 폐하에게조차 검을 향했다. 하물며 어떤 귀족을 무서워할까」

 그렇게 말하면서, 데지에라는 하늘을 향해 손을 위로 올렸다. 얼굴을 든 레자는, 성의 상공을 횡단해 가는 에피오르니스 한 편대를 찾아냈다.

 조영이 깜박깜박 빛을 발한다. 우군에게로의 거울 신호였다. 붉은 머리카락이 눈에 잘 띄는 사령관에게의 인사일 것이다. 레자에게는 그 신호는 읽을 수 없지만, 이 여장군이 병사들에게 경애 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평민들의 희망의 별.

「 이번 전쟁으로, 크리온 폐하가 의외로 심지가 굳은 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분에게는 명령을 받아 실력을 발휘하고 싶은 거지. 그런데 시시한 일로 방해를 받는 것은 어떨까」

 데지에라를 응시하던, 레자는 얼굴을 숙였다.

 장군과 헤어져, 계단을 내려간다. 무엇인가 갑자기, 지금까지의 고민이 시시한 일로 생각되었다. 크리온은 기대 받고 있는 황제다. 데지에라는 그를 한껏 세우려 하고 있다. 크리온의 곁에 있을 수 있게 된 자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은 분명하게 본 기억이 있는 통로로 나올 수가 있었다. 필 발트성의 후궁전, 황제의 거실이 있는 삼각 회랑. 그, 방이 많은 이상할정도로 많이 만들어진 복도에, 떠들썩한 소리가 난무하고 있었다.

「 우와 여기에도 방이 있어. 저기, 몇 개나 있는 거야?」

「 잠깐 공주, 내 옷은 밟지 말아」

「나, 나 여기에 있는 방을 사용해도 괜찮겠습니까?」

「 죄송합니다, 거기는 에메라다님이 계속해서 사용해 오던 곳으로……」

「 엣? 거기에 체르의 짐을 넣었어요」

「 저, 정말이야」

「 뭐하고 있는 거야 시르카, 멍하니 있으니 이런 어린이들을 놓쳐버리는 거예요」

「 그러나, 저는 폐하의 호위로 바빠서」

「 실례, 시르카경. 그것은 레자님의 트렁크입니다.」

「 아아, 고마워. …아…아저씨,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어?」

「 캬하 하 하! 가게야, 가게가 열리고 있어!」

「 진정해, 마우스」

「 그렇습니다, 너무 떠들썩한 것은 흥이 깨지지요……이런, 이 방도 벌써 누군가가」 「 토토 상, 거기는 저의 방입니다! 잠깐 여러분, 마음대로 방을 선택하지 말아 주세요!」

 소류타의 절규 따위는 아무도 들은 척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귀빈실에 있던 에메라다나 키오라와 새롭게 온 체르공주가, 삼각 회랑안의 방으로 이사했었던 것이다. 물론 레자도 그 중에 하나다.

 메이드 옷을 질끈 묶은, 청소전용 복장의 소류타가,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뒤돌아본다.

「 아아, 레자님. 당신도 그 굉장한 양의 옷을, 복도에서 치워 주실 수 없습니까. 전혀 정리가 되지 않아서……」

 발끈-.

「 공주! 무슨 일을 하는 거야, 내 경대에!」

「죄, 죄송합니다. 이것 기대어 세워 놓으려고 생각해서」

「 체르공주 안돼요! 「시린가슈트」는 건드리지 마세요!」

「그러니까 옷을 밟지 말라고!」

「 내가 아니야」

「 마우스!」

 산더미처럼 복도에 쌓아올려진 몇 사람 분의 혼숫감 안을, 성큼성큼 나누어 들어가자, 레자는 시끄럽게 떠드는 체르공주의 목덜미를, 아무런 기색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잡았다.

「공주」

「 레, 레자님! 있잖아, 저쪽의 방에 재미있는 장치가--」

「 당신은 이 근처의 방을」

「…으…, 응」

「 키오라님은 폐하의 정면에. 토토, 나의 짐은 소류타 방의 반대쪽에. 익살꾼은 당분간 나가 있으세요. 에메라다, 구석의 방이라도 상관없겠지요」

「 에엣? 나는 계속 쓰던 방이」

「 불평이 있어요?」

 레자의 시선과 순간 마주치자, 정적이 찾아들었다. 격의 차이였다.

 레자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은 한숨 돌리며 쉬고 상황이었다. 크리온의 곁에 호위는 어찌되었다고 해도, 이런 신분도 성장도 뒤죽박죽인 사람들과 함께, 지금부터 살지 않으면 안 된다니.

 피할 수 없다면, 개선될 때까지다. 황제가 기거하는 곳에 꼭 맞는 분위기를 만든다. 자신의 힘으로서는 역부족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당장 어쩔 수가 없었다.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귀족인 자신 밖에 없다.

 회랑에 크리온이 들어온다.

「 아, 벌써 하고 있구나. ……무슨 일이야, 모두 잠자코 있다니. 싸움이라도 했어?」

「 그게, 들어보세요 폐하--」

 이야기를 시작한 에메라다가, 레자의 시선을 눈치 채고 입을 닫았다.

 그리고 레자는, 크리온을 뒤돌아보며, 우아하게 목례 했다.

「 폐하의 곁을 번잡하게 하거나 귀찮게 하는 일 따위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제가 있는 한」

 레자 밖에는 말할 수 없는 한 마디였다.
 
- 제 4장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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