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철의 장막을 넘어온 스파이(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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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369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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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미소는 미소가 아니다, 동토의 대지에서 뽑아낸 얼어버린 강철로 만들어진 냉소다. 툰트라의 허스키들의 입김이 서린 고소다. 비열한 그림자들이 춤추는 세계를 어린 나이부터 해메는 훈련을 받고 밤거리를 방황하며 그가 지나가는 골목에는 피의 흐름이 끊이지 않게 될 남자의 운명을 타고 난 아이의 피비린내 나는 비소다. 아마도 나의 미소도 저런 식으로 타인의 뇌에 각인되겠지. 미소를 빼앗긴 어른, 미소를 빼앗긴 아이, 하지만 나는 돌이킬 수 없을지라도 저 아이에게는 미소를 되돌려 주고 싶다.
 

“나 콘돔 있어요” 그가 배시시 웃으며 밖으로 잠깐 나가더니 라텍스로 만들어진 물건을 들고 온다. 뭔가 그의 주먹이 들어갈만한 크기라고 생각되지만 아직 끼워보기도 전에 그에게 ‘니 물건이 너무 작잖아 이게 뭐야’ 라고 말한다면 펑펑 울며 뛰처나간 다음 홍등가에 동정을 바쳐버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어 일단 그런 새디스틱한 일은 접기로 했다. 그런데 저녀석 대체 어디서 콘돔이 난건지 모르겠다, 소비에트 녀석들은 작전 중에 쓸 콘돔을 저런 병아리같은 병아리에게도 배부한다는 건가? 아니 짐 검사를 할때 없었는데?
 

병아리가 풍선을 선물받은 아이의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콘돔을 박스에서 꺼내 만지작댄다, 풍선을 불고싶은지 모르겠다. 미군이 지나간 지역에 남는 것이 세가지 있으니 먼저 홍등가가 남고, 두 번째로 초코렛을 먹어 썩은 이가 남고, 세 번째로 콘돔으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남는다.
 

“너 그거 어디서 났어?” 오늘 약국을 들린 일은 없었고, 아직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한 도시이기 때문에 이 근처에서는 약국 외에서는 콘돔을 구할 곳이 없다. “총알 들고 다니는 아저씨한테서 훔쳤어요” 생글생글 죄의식 없이 웃으며 그가 말했다. 오늘 어느 집에서는 분명히 밖에서는 그림자 세계를 울리는 남자가 집안에서는 마누라의 발에 지근지근 밟히고 있을 것 같다. 한숨이 나온다, 아무리 급했어도 그렇지 스파이의 세계에도 도덕이 있는 법이다. 죽일지언정 모욕하지 않고, 제거할지언정 기록을 남긴다, 훔칠지언정 사생활은 존중한다. 오늘 저녀석에게 매너를 좀 가르쳐야겠다.
 

“엎어” 욕조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그가 당황한 듯이 뭣 때문에 라며 항의하려 하는 듯 안약먹은 눈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단어 하나 만으로도 이제 이해를 하는걸 보니 그와 나 사이에 이해도가 좀더 깊어진 것 같다. “어서, 마구잡이로 때리기 싫어” 그의 눈이 바르르 떨리더니 욕조에서 뛰쳐나와 문으로 도망간다만, 순식간에 직업적 훈련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그의 팔목을 붙잡아 번쩍 들어올렸다. 몸은 말랐지만 팔목의 뼈마디는 굵은것 같다, 살이 조금만 더 붙고 근육이 조금만 더 붙으면 부처나 고릴라 등의 요원으로 알맞을 것 같다. 뭐 그전에 몇 대 정도 맞아서 통각을 마비시켜놓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전에 구타로 세뇌를 시켜놔야겠지.
 

“다른 사람 물건 함부로 훔치면 돼? 여기는 사유재산을 존중하는 나라란 말이야! 아니 공산주의자는 다른 사람 물건 함부로 훔쳐도 된다는 법 있어? 여기 이탈리아 공산당에서도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은 하지 않는다고!” 왼손으로 그의 팔목을 잡아 끌어올린 뒤 남은 오른손으로 나는 그의 엉덩이를 팡 팡 때리기 시작했다. 부러운 몸매와 살결이다, 천장에 올라붙은 물기가 몸에 떨어지자 마자 조르르 흘러내려 발톱에서 똑 똑 떨어진다, 그에 비해 내 몸은 이미 나이들기 시작했는지 물이 피부에 붙으면 떨어질 줄을 모른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피부가 물을 갈구하고 그래서 물이 몸에 붙으면 끌어안고 떨어질 줄을 모르나 보다.
 

“하앙, 잘못했어요 으앙” 왠지 스팽킹에 맛들린거 같다, 이러다 사드 후작이 재림하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건 아닐지 모르겠다. 하얀 엉덩이에 어제 내가 때린 붉은 흔적이 파랗게 멍들어 노랗게 번져가고 있다, 살짝 안스러워 엉덩이 한가운데를 때리기를 멈추고 아래쪽 궁둥이를 올려치기 시작했다, 앉을때 살짝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때린 데 계속 때리다 척추 허리 다 나가면 나만 원망듣겠지?
 

“잘못했으면 맞아야지!” 분명 오늘은 광기에 휩싸이지 않고 아주 어른으로써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징계만 할 뿐이다. 왠지 벽을 뚫고 마리아님이 살인 광선의 눈길로 나를 쏘아보시는 것 같지만 그건 느낌일 뿐이다. 게다가 어제는 엎어놓고 강하게 내려쳤지만 오늘은 끌어올린 다음에 아래쪽 궁둥이를 올려치기에 훨씬 덜 아프겠지. 비명이 엉엉대는 훌쩍임과 콧소리로 바뀌고 훌쩍임이 우앙 하면서 울음으로 터져나올 때 쯤 되어 나의 징계는 그쳤다. 궁둥이에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우악스럽게 때리진 않았다.
 

슬쩍 앞을 보니 그의 물건은 그의 몸과 완전히 직각을 이루고 서 있다. 분명 방금 때리기 전에 확인했을 때는 직각을 이룰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내가 혹시 이녀석 안에 숨겨진마조히즘을 깨운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팔목을 붙잡은 손을 놓자 그는 내 가슴으로 푹 쓰러져 흐느낀다, 엉덩이를 살살 만지니 뜨겁다, 이 위에서 달걀을 익힌다면 그대로 익어버릴 것만 같다. 뻣뻣해져서 죽을 줄 모르는 단단한 매직스틱이 나의 뱃살 아니 복근을 찔러온다. “너 변태야? 맞으면서 흥분해? 이거 왜 이리 딱딱한거야 엉?” 그가 눈과 코를 내 가슴에 문질러 닦으며 꿍얼댄다, 천장에 날아다니는 파리가 제발 좀 큰소리로 말하라며 윙윙댄다. 대충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하다.
 

뜨거운 물을 퍼서 그에게 끼얹자 꺅 하며 나에게서 떨어져 나간다, 병아리건 강아지건 들러 붙은 남자를 떼어 내는데는 역시 뜨신 물이 최고다. 조금씩 말라서 비로드나 벨벳이 되어 가던 머리카락은 다시 해초로 전락하고 만다. 바둥대는 팔을 살짝 진정시킨 뒤 머릴카락을 뒤로 걷어 포니테일을 만들어 줬다. 눈이 충혈되어 빨간 나뭇가지들이 하얀 도화지를 뒤덮고 있다.
 

“어른이 되고 싶어?” 그의 볼이 눈보다 더 붉어지더니 그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날아다니던 파리 모기들은 선반에 앉아 지금부터가 진짜 게임이라며 입장료를 낼 준비를 한다. 만장 하신 신사숙녀여러분 지금부터 상 상을 초월할 에로쇼를 보여드리죠~ 아이와 어른이 만드는 사랑이야기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니 특별한 이야기인가? 국적과 나이를 초월한 그림자 세계의 에로 이야기.
 

그의 목덜미의 울대가 움찔 하더니 위로 올라갔다 다시 내려온다. 분명 어제까지는 없었던 것 같은데, 죄악이 조금씩 쌓이니까 튀어 나왔나 보다. 사탄의 추종자 뱀은 이브에게 사과를 권했고, 이브는 아담에게 사과를 권했다. 이브는 사과를 완전히 삼키고 벌을 받아 여자는 죄값을 다 갚는 나이가 될 때까지 한 달이 찰 때마다, 아래로 사과 주스를 흘려야 하는 영원한 형을 받게 되었다. 아담은 사과 한 조각이 남았을 때 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아담은 너무 놀라 씹지도 않은 사과를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래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잃는 나이부터 아담의 후예들은 사과 한 조각이 목 앞으로 튀어나오게 되었다. 이제 이 아이도 어제부터 조금씩 죄를 갖게 되었나 보다, 나 때문은 아닐지 씁쓸하다.
 

“어른이 되는 과정은 아플거야, 바나나 껍질도 좀 까져야 되고, 어느 날부터 열병이 나면서 목이 타는 듯이 아플거야, 어금니가 아파서 방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엄마를 원망할 날도 있을 거고, 하지만 엄마 대신 한동안은, 아니 그것이 끝날 때 까지는, 아니 영원히 내가 함께 있어주고 싶어” 그를 살짝 안아 욕조에 들어갔다. 직각의 욕조가 아니라 정사각형의 욕조라 둘이 들어가도 충분한 것 같다. 우리 둘의 무게만큼 물이 흘러 넘친다, 씻은 다음에 어른을 만들어준 화대의 급부로 이곳을 청소시켜야겠다.
 

구타의 효과로 뻣뻣이 경직되었던 몸이 살살 풀어져 간다, 마치 뜨거운 물에 얼린 생선살을 넣으면 살 전체가 풀어져 버리듯 닭고기 살도 풀어져 가나 보다. 엉덩이를 살살 주물러 주자 내 허리를 끼고 있던 다리와 그의 매직스틱이 순간적으로 움찔하며 뻣뻣해졌지만 금새 다시 풀어졌다. 멍이 든 부분을 살살 주물러주자 쾌감때문인지 아픔 때문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병아리는 아아 하며 신음소리를 낸다. 신음을 질러도 좋다고 허락했고 사실 신음을 내 주기를 바랬다.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빨때와는 다른 느낌의 신음소리다.
 

“욕조에 기대서 엎드려 봐, 안 때릴게” 그가 가슴에 매달려 도리질을 한다, 강제로 하면 지금까지의 좋은 분위기가 깨질지 모른다. 아이를 낳는것보다 키우는게 더 어려운것 같다,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큰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살짝 아쉽지만 사내아이에게 항문애를 강제로 가르치면 동성애에 빠질지 모르니 살살 리드하면서 해야 할것 같다. 욕조에서 일어나 선반으로 가니 다행이 식초가 조금 남아있다, 따뜻한 물에 식초를 풀어 몸을 담그면 독소가 빠지고 근육이 이완되는 법이다. 남자아이 앞구멍을 열어주고 뒷구멍의 맛을 보려면 불안함을 완전히 제거해야 할것 같다.
 

아랫도리 감촉이 이상해서 내려다 보니 병아리가 내 엉덩이를 끌어안고 내 털에 얼굴을 비비고 있다, 순간적으로 골이 이렇게 띵한걸 보니 성모마리아께서 십자가를 들고 그림 밖으로 뛰어오셔서 내 뒷통수를 후려 갈기셨나 보다. 확 발로 밟아서 병아리 죽을 만들어, 버리면... 안 될 것 같다. “뭐하니 너 까슬까슬하다, 기분 이상해 그만 해” 최대한 교태와 모성본능을 끈적 끈적하게 내 말투에 버무려 거짓 교태의 소스를 뿌린 다음에 사랑스런 미소와 함께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가 뾰루퉁한 얼굴로 올려다본다, 저녀석 설마 내 다리 사이를 보려고 하는건가? 이번엔 부엌에 있는 호머 석고상까지 몸통을 날려와 내 뒷통수에 박치기를 가했나 보다. 꺅 하며 다리 사이를 오므렸다. 방금 전에 머리에서 흘러 내린 물이 이제야 엉덩이를 거쳐 흘러내린다, 머리칼을 넘어 어께선을 타고 등줄기 사이로 흘러내리며 낡은 피부와 각질과 털뿌리와 싸워가며 고향인 욕조로 돌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
 

“어딜 보는거야! 이 변태! 으억 거기 얼굴 비비지 마 기분 이상해!” 그가 입술로 음모를 자극하자 본의였는지 본의가 아니었는지 세상의 핵심이 자극된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의 세상, 천장에 붙은 타일이 춤을 춘다. 직선은 곡선이 되고 곡선은 다시 블랙홀이 되어 세상을 삼키고 당연히 나를 삼킨다. 중력이 사라지고 뼈대가 녹아버린다. 추욱 늘어지며 욕조에 주저앉았다. 이 기분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5년만인지 6년만인지, 평생 처음인지. 머리 위에서 성자와 성녀와 성령과 성신이 나를 비웃고 있다. 근데 이녀석 어디로 간거야, 당장에 잡아서 혼쭐을 내줘야겠다 아주 즐겁고도 행복한 방법을 써줘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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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씬이라 삽입하고 삽입하고 하다 보니 분량이 늘어나는군요. 많이 늘리는 걸 여러분도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여러분이 반응해 주셔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고의 독자를 얻은 것 같아서 몹시 기쁩니다. ^^
 

프란츠 카프카가 위대할 뿐 아니라 행복한 소설가였던 것은, 그의 생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설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의 친구들은 기꺼이 그의 소설을 읽으며 행복해 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저는 지금 카프카가 부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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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을 까먹었네요, 어제 고정 독자 한 분께서 메시지를 보내 주셨는데 제 소설은 18 화 +외전 및 프롤로그 에필로그 해서 총 21 개의 글로 구성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난 뒤 등장 인물의 배치만 바꾸고 몇 사람만 더 추가해서 영미식의 시즌제 형식의 소설로 구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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