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티렉스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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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368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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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세 사람은 걸으면서 이동하고 있었고, 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업힌 채로 이동되고 있는 중이었다.

 

"......용...서....못......절..대...."

 

등에 업힌 남학생의 잠꼬대같은 중얼거림을 들으며, 그를 업고 있는 남자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휴.... 그럼 내가 좋아서 침이라도 흘려대길 바랬던건가? 그건 절대 아닐텐데...."

 

남자, 수의 말을 들으며 유정은 키득거렸고, 강희는 얼굴이 빨개져선 고개도 못들고 걸음을 걷는 속도에 가속을 붙일 따름이었다.

 

유정은 강희의 반응을 보면서 눈을 빛내는 중이다.

 

"헤?... 잘은 모르지만, 신기해 보일 지경이네 정말. 강희의 이런 모습..."

 

유정뿐 아니라 xx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누가 봐도 놀랄 만한 상황이었다.

 

강희는 단 한명의 이성 친구도 없는 여학생이라는걸,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정이 보기엔, 아까 설령, 진짜 아무 일도 없었을지라도, 강희의 저 얼굴을 보고 있자면, 지금 정안을 업은 채 걸음 중인 저 남자가 강희의 맘 깊숙이 파고들었다는것 정돈 충분히 지레짐작이 가능한 일이었다.

 

보이쉬한 면만을 보아 오다, 새삼스레 소녀같이 두근대는 모습을 보이는 친구를 보고 있자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질수밖에 없었다. 유정은 힐끗 시선을 옆으로 다시 움직여본다.

 

"그나저나...누굴까? 저 남자"

 

근방에선 본적이 없는 얼굴이다. 유정은 타 학교에도 나름대로 친구들이 많은 편이고, 덕분에 아는 얼굴들이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수란 남자는 그녀의 기억엔  없는 안면이었다.  스쳐지나가면서 얼핏 보기라도 한 일조차 없는 듯한 얼굴...
하긴,  그런 단기적인 만남이었다면, 애초에 기억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새삼스레 남자의 복장에 눈길이 간다. 사복 차림인것을 상기하면서 유정은, 어쩌면 남자가 학생 신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그녀의 단순한 짐작에 불과할 뿐이지만. 하지만, 역시 궁금한 건, 남자의 내력보단, 성격.


"진짜 궁금하네? 아무튼 학교 안까지 같이 들어갈순 없을테니..그담부턴 강희한테 물어보면 되겠지"


머릿속을 정리한 후에, 유정은 생글거리며 등교길에 박차를 가했다. 등교야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그녀의 고민은 자신과 같이 가고 있는 옆의 친구로부터 천천히 캐내는 재미를 음미하듯이 하면서 들으면 그만인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때문에 유정은 수 만큼은 아니더라도 강희나 정안에 비해서는 퍽이나 여유로운 심정이랄수 있었다.   

 

 

교문 근처까지 다다른 후에, 수는 조심스레 정안을 내려놓으면서, 오른손으로 정안의 오른 어깨를 슬그머니 어루만졌다. 살짝 쓰다듬기만 한 듯한데도, 움찔 하고 떨면서 정안이 눈을 깜박이며 눈동자를 틔워올리자, 유정은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그녀는 궁금한 마음에 수가 정안을 다루는 가벼운 동작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딱히 별다른 동작을 취한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정신을 통 못차리고 있던 진정안이 대번에 깨어나자 그녀로서는 수가 한 행동에 이목이 쏠릴수밖에 없었다.

 

"와...어떻게 한거에요?"

 

수는 어깨를 으쓱했다.

 

"순간적인 충격으로 몸의 근육들이 굳었어요. 그걸 풀어줬을 뿐이에요"

 

"...안마에 일가견이 있으신가봐요?"

 

유정은 연신 신기해하며 수를 보았다. 수는 유정을 보며 살짝 웃어준 후에, 고개를 움직여 정안을 내려다보았다.

 

"......여긴?......"


진정안은 아직은 좀 멍한지,  눈동자를 감았다 떴다 하며 정신을 덜 차린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막 깨어났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수는 정안을 그렇게 잠시 바라보다, 이내 괜찮겠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정안에게서 눈을 떼곤 천천히 강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갈께"
실로 간단한 대답. 아마 뭔가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이대로 그가 그냥 그렇게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자신조차 자각하지 못할만큼 빠르게 반응했으며, 입이 열린 그녀의 말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경우에 따라서 참으로 여러 가지 방면의  해석이 나올수도 있는 것이랄수 있었다.


"....핸드폰 줘봐"


강희의 느닷없는 탄같은 발언(?)에 유정은 입을 딱 벌렸고, 정안은 눈동자가 확 틔였다.


두 사람 다, 강희가!! 누나가!! 하는 시선이었다.  강희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 남자를 처음 보기 때문이었다.


수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미안하지만.. 없어"


강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안 가지고 있는거야?"


수는 고개를 끄덕인다.


"...기계와는 좀 잘 안 맞는 체질이라. 가지고 다니다 말다...후후.."


강희는, 새삼, 그가 물같은 이미지를 가진 남자라는걸 상기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납득은 한다는 입장이지만, 분명히 그녀는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었다.


"...너답네..훗..."


그렇게 강희의 얼굴에, 진정으로 아쉽다는 기색이 연신 내비쳐지자, 곁에서 지켜보던 두 사람은 이젠 거의 경악의 표정을 지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이 어떤지 알리가 없는 강희는 다시 입을 열어 간다.


"....오늘 중으로 다시 보고 싶은데.. 내 번호 적어줄까?"


"....허..."


진정안은 마침내 헛바람을 들이켜고 말았다. 수는 큭큭 하고 웃더니 입을 연다.


"걱정마. 너정도라면 금방 찾거든. 특별해서말야"


"...어떻게?"


"이따 말해줄게. 어서 들어가. 지각하겠다"


"...난 별로...상관 없..."


강희가 말을 끝마치기 전에 유정이 휙 하고 강희의 옆에 붙어 팔짱을 끼고 들어오면서 약간 과장된 웃음을 지으며 수를 바라봤다.


"아아~ 배려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나중에 꼭 또 봐요!! 꼬옥!!"


수는 유정을 보면서 살짝 미소지으며 고개를 숙여준 후에, 어느새 일어난채 불만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정안을 보았다.


"강희가 그러던데요. 아끼는 후배라고."


"...에?"


강희는, 이게 뭔소리냐는 표정으로 수를 보았고, 정안은 눈을 둥그렇게 틔웠다.

 

"...?"

 

수는 클클거리며 한마디만 더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어제도 이름 꺼내가면서 언급했어요. 연상한테 잘해줄거같아 보이는데. 그럼..."

 

".....자..잠깐....수?"

 

상황을 이상하게 만들어놓고 저리 걸음을 하며 멀어져 가는 수이다. 강희는 수를 붙잡아, 도로 해명해놓고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유정이 다시 달라붙는다.


"자자! 지각해 지각!!"


"그러니까...난 상관 없대두?"


"안~~돼~가더라도 다 불고 가야돼~"


유정과 잠시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정안마저 강희에게 달라붙어왔다. 그는 만면에 희색을 띄우고 있었다.


"누나~!! 진짜 그랬어요? 내 얘기 많이 했다구요 어제?"


강희는 인상을 확 찡그린채 외쳤다.


"빨리 가자!! 지각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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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커억...."

 

피거품을 입에서 흘려대며 바들거리는 남자. 그는 연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지만, 그의 목을 당장에라도 꺾어버릴듯이 부여잡고 있는 존재는 그의 그러한 모습을 클클대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두번 입열게 하지 말란 말야. 어디 산다고? 그것만 말해"

 

자신의 목을 한손으로 잡고 장난스레 들어올려놓고 있는 자때문에 붙박이 장식마냥 벽에 대롱대롱 매달린 남자는 부들부들 떨어대면서도, 토막토막, 말을 이었다.

 

"...그...여자는...저희 까페의...여신같은 존..재.....형이 손을 뻗으면...분명..더럽혀질...쿨럭... 제발..하지마세요...절 봐서라도... 콜록 콜록!!"

 

부탁조로 말하는 남자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는 머리를 젓는다.

 

"...싫은데? 예쁘게 생겼잖아. 그런걸 안먹고 뭐해? 여신? 그런게 어딨냐. 그렇게 치부해버리는건 장식용이나 마찬가지라고. 관상용과 같은거라고. 등신아."

 

말을 끝마치면서 그는 벽에 매달아놓고 있던 남자를 방바닥에 패대기 쳤다.

 

콰당

 

"쿠..쿨럭....커헉.."

 

쓰러진 남자를 사나운 눈매로 쳐다보면서, 그는 재차 묻는다.


"넌 알거 아냐. TBM이라는 카페도 니 소개로 알게 됐고. 넌 분명히 알거야. 빨리 말해라"


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속으로 외쳤다.


"비..빌어먹을...이 까페를 저 형한테 알려주는게 아니었는데....강희 씨가 위험해..."


그는 절망감 어린 얼굴로 바닥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그 사람을 건들면...팬까페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거에요. 몇 쳔명을 적으로 돌리고 싶진 않겠죠? 그리고..그 수는 비공식적인 수에요. 가입 하지 않았어도...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수히..."


거기까지 말했는데 그의 몸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다. 멱살이 다시 잡혔다는 증거다.


"커...컥!!"


괴로워하는 그의 소리를 클클거리며 듣다가 남자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맘대로 하라고 해. 그딴 것들. 가상공간에서나 용감하지 현실에서도 날뛰는 새끼들은 별로 없거든. 그리고말야. 너...나를 알면서도 그딴 소릴 지껄이냐? 꼬우면 나오라고 해. 몽땅 다 뼈를 빻아줄테니..."


광오스런 말을 키득거리며 말하는 남자지만, 매달려 있는 사람은, 그의 말이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임을 알기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강간은 하지 마세요...알았죠?"


"...글쎄? 큭큭...맛좋은 과일은 놔두는 법이 없어서..."


남자는 절망하면서 입을 열어가기 시작했다.

 

 

 

 


"하하. 고마워. 역시 내가 후배하난 잘 뒀다니까."


"............."

 

고개숙인채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다가, 그는 이빨이 다 드러나도록 히죽대며, 문을 나서면서 말했다.


"자...이젠 찾아가는 일만 남았나? 크크"

 

그가 나가는 것을 허망한 눈길로 뒤에서 바라보며, 남자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샤벨(Saber)이 움직였어...."


그는 눈을 꽉 감을대로 감으면서 절망어린 인상을 지었다.


"....아무리 그녀라도......샤벨 앞에선.....먹잇감일뿐......"

 

 


아무렇게나 산발한듯한 머리. 그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남자는 말했다.

 

"직전이군. 기다려라. 사과.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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