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도깨비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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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509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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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후가 현지를 이끌고 간 곳이 나이트 클럽이었다. 스피커가 찢어져버릴듯이 큰소리를 내뿜는 음악소리와 1초에도 수십번씩 얼굴을 스쳐지나가는듯한 현란한 조명들.. 그리고 그 음악들에 맞춰 몸을 흔들어대고 있는 수많은 인파들이 현지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 요란하고 시끄러운 곳에서 현지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생각지도 못한 나이트 클럽에 온 현지를 웨이터는 룸으로 안내했고 바깥보다는 비교적 조용하고 여유로운 룸에 들어와서는 그래도 조금씩 나아졌다.


현지에게 나이트 클럽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런 문화는 현지에게 익숙하지도 않았고 이런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해본 적도 없었다. 더구나 지금같은 심정에서 그리고 지후와의 관계가 조금 어색한 현지에게 이런 곳은 불편했기에 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하릴없이 별로 마셔본 적도 없는 양주만 들이키고 있었다.


짙은 갈색의 액체가 현지의 목을 적셨지만 목이 타들어가는듯한 그 독함에 현지는 오히려 더 갈증을 느낄정도였다.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에 몇 번 그렇게 생각없이 들이킨 술은 조금씩 현지의 긴장감을 조금씩 풀어주고 있었다.


지후가 묵묵히 애꿎은 술만 들이키는 현지를 보고 살짝 웃으며 현지를 스테이지로 이끌었다. 또다시 지후의 손에 이끌려 스테이지위로 올라온 현지는 조금 당황스러워하는듯 했지만 마치 현지의 심장과도 같이 터질듯이 울려대는 음악소리와 현지를 이끄는 지후, 현지의 주위에서 그 음악에 심취해 몸을 흔들어대는 분위기 그리고 지금까지 마신 술에 취해 현지는 조금씩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지후는 현지의 옆에 바짝 붙어서 현지가 부담스럽지 않게 현지가 지후를 보고 지후를 따라 춤을 출 수 있도록 간단한 동작부터 시작해 현지를 리드하면서도 현지가 춤추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금씩 근처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몸으로 막고 밀면서 현지의 공간을 확보해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지후의 이끌림에의해 소극적으로 조금씩만 몸을 움직이던 현지는 조금씩 답답했던 것을 잊고 음악에 춤에.. 그리고 젊음에 취해 조금 더 과감하고 조금 더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선 무엇을 해도 누구도 신경쓰지 않아.. 답답하면.. 큰 소리로 소리를 질러봐 그 소리에 니 답답함을 모두 쏟아내 버려봐.. 그러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거야 』


현지를 보호하듯이 현지의 주변에서 춤을 추며 리듬을 타던 지후가 시끄러운 음악소리때문인지 뽀뽀라도 할듯이 현지의 귀에 입을 바짝대고 말했다. 지후의 말에 현지는 그 열기에 술기운에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 보았다. 지후의 말대로 밖으로 나오기 무섭게 크게 울리는 음악소리에 파묻혀버리는 현지의 외침에 신경을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현지 주위에서 춤을 추던 몇몇 사람이 현지를 잠시 돌아보았지만 아무렇지 않다는듯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듯 그들은 다시 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난 현지는 조금은 답답했던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만 같았다. 술기운에 격렬하게 몸을 움직여 더운지 현지가 입고있던 겉옷을 벗자 지후는 현지의 옷을 받아주었다. 옷을 지후에게 건낸 현지가 다시 리듬에 몸을 맡기기 시작하자 지후는 춤을 추던 것을 멈추고 그렇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춤을 추고 있는 현지를 바라보았다.


하얀색의 얇은 라운드 티에 무릎위로 살짝 올라온 베이지색 플래어 스커트를 입고있는 현지의 옷차림은 주위의 여자들에 비해 다소 수수했지만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 가늘고 하얀 손은 머리위에서 하늘거리고 있었고 하얗게 드러난 목선을 타고 흐르는 땀줄기가 현지에게 열정적인 느낌을 심어주고 있었다. 현지의 하얀티위로 흐르는 조명에 브라가 간간히 비춰보일듯 말듯했으며 수수해 보이는 면티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몸에 딱 달라붙어있는 면티는 현지의 부드러운 곡선을 살며시 드러내며 현지의 움직임을 조금 더 섹시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제각기 춤을 추고 있던 주위의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씩 현지에게 모여들고 있었다. 현지가 현란하게 춤을 잘춘다거나 테크닉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주위의 시선을 한번에 끌만한 그런 야시시한 옷차림도 아니었지만 흐르는 음악에 맞춰 정해진 어려운 동작을 기계처럼 정확히 멋들어지게 해내보이는 수준급의 춤을 추는 사람들과는 달리 모든것을 잊고 아무 생각도 없이 오직 음악 그 자체에만 심취해 그에 몸을 맡긴 사람처럼 리듬과 박자를 타고 흐르듯 움직이는 현지의 춤과 외모는 제법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었고 그런 현지의 의외의 모습에 지후도 조금은 놀란듯 추던 춤을 멈추고 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신없이 울려대던 빠른 비트의 음악이 사라지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자 춤을 추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테이블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에맞춰 현지도 추던 춤을 멈추고 스테이지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아까부터 현지를 바라보고만 있던 지후가 현지의 팔을 잡고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쓰러지듯 현지의 몸이 지후의 품안으로 안겨들어갔다. 지후와 서로를 마주보고 몸을 바짝 밀착시킨 현지가 조금은 힘이드는 듯 지후의 가슴에 이마를 기대며 낮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지후는 팔을들어 그런 현지의 어깨글 감싸듯이 살짝 안아주었다.


현지는 지후가 자신을 살짝 안아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움직이거나 지후의 품안에서 빠져나오려는 행동은 하지않았다. 모든 에너지를 한번에 쏟아부어낼듯이 격렬하게 춤을 추고나자 맥이 탁 풀린듯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고 이곳에 나오기전까진 몰랐지만 독한 양주의 기운이 격렬한 움직임에 온 몸으로 퍼져버렸는지 조금은 어지러운 느낌과 함께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술기운때문인지는 몰라도 무엇보다 현지가 지후의 품안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있는 것은 현지의 마음때문이었다. 이렇게 있는 지금 현지의 마음은 편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전 치우에게 실망하고 화를 냈지만 그 행동에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가지 일에 힘이들었던 것이 아까의 시점에서 한꺼번에 폭발하듯 터져서 그렇지 치우가 정말 싫은건 아니었다. 지후가 치우와 함께 있을때보다 편하거나 하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뭐랄까.. 치우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지낸듯한 마치 형제나 자매 또는 오랜 결혼생활을 한 부부처럼 같이 있는것만으로도 현지를 편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런 편안함이 경수와 있을때 그런 일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치우가 그렇게 편하지 않았으면 현지 역시 그 와중에 티격태격하지도 않았을테고 복수를 한답시고 그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테니까..


하지만 지금 지후에게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치우에게서 느껴지는것과는 조금 달랐다. 현지를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고마움..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을 알고 있다는듯이 포근히 감싸주려하는 느낌... 그런 느낌들이 왜그런지 오늘 갑자기 폭발하듯 현지를 답답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올 모두 받아주고 감싸주는듯한 느낌에 조금은 기대고 싶은 그런 편안함이었다.


『고마..워요... 』


지후가 현지를 잡아당겼을때의 모습 그대로있던 현지가 아직 숨이 다 고르지 못한 약간은 거친 목소리로 조그맣게 말했다. 그것을 들었는지 지후가 안고있던 팔을 조금 더 강하게 힘주어 현지를 안아주었고 현지도 그에 답하듯 손을들어 지후의 허리를 감싸안아주었다.


주위에서 서로를 부등켜안고 조금씩 움직이며 춤을 추고있는 다른 커플들과는 달리 현지와 지후은 서로를 살짝 안은채로 거의 움직임이 없는 모습으로 스테이지위에 서있었지만 주위의 많은 시선들이 지후와 현지에게 몰려들고 있었다.


다시 빠른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지후가 현지를 데리고 룸으로 돌아가려하자 현지의 몸이 스르르 지후의 몸을타고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술기운에다 지치기까지해서인지 그대로 기절하듯 잠이 들어버린듯한 모습이었다. 바닥을 향해 미끄러져내려가는 현지를 황급히 안듯이 일으켜세운 지후가 현지를 부축하고 룸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현지를 쇼파에 눕힌 지후가 현지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관능적인 느낌이 묻어날 정도로 춤을 추던 현지의 모습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듯 아이처럼 순진하고 귀여워 보였다. 한참을 넋을 놓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지후가 쇼파에 앉아서 비어있는 잔에 술을 따르고는 그대로 입안으로 털어넣었다.


『으으음.. 』


두 세잔정도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으로 술을 마시던 지후의 귀에 현지의 낮은 신음 소리가 들려오자 지후가 현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리가 조금 불편했는지 누워있던 현지가 몸을 조금 뒤척였고 그런 현지를 바라보던 지후의 눈에 가늘고 하얗게 뻗어있는 현지의 다리가 들어왔다. 지후의 손이 천천히 현지의 다리를 향해 다가갔다.


지후의 손이 현지의 발목부분에 와 닿았다. 지후는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표정으로 현지의 다리를 바라보며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발목에서 종아리로 종아리에서 허벅지위로 움직여갔다. 허벅지를 살짝 덮고있는 현지의 치마끝에서 잠시 고민하는듯 멈춰서 있던 손이 현지의 치마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잠결에 지후의 손을 느꼈는지 현지의 입이 조그맣게 벌어지면서 낮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현지는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얇은 천위로 느껴지는 검은 수풀의 느낌.. 그리고 수줍게 갈라져있는 비밀스러운 작은 계곡의 느낌이 그대로 지후의 손을 타고 전해져오고 있었다.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기라도 하듯 눈을 감은채로 현지의 치마속을 더듬던 지후의 손이 현지의 팬티밑부분을 한쪽으로 밀어내고는 더듬거리며 계곡의 입구를 찿아내기 시작했다. 간지럽히듯이 살짝 갈라져있는 계곡주위를 돌아다니던 지후의 손이 계곡 안쪽에 숨어있는 작은 동굴을 발견하고는 아주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아주 조금씩 동굴안쪽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으응... 』


아직 그 누구의 손을 타본적이 없는듯 작은 손가락 하나 들어가는데도 힘겨워하며 쉽사리 문을 열어주지 않던 동굴이 지후의 집요함에 힘겹게 안쪽으로의 진입을 허가하자 술때문인지 붉게 상기되어있는 현지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현지의 얼굴에 작은 찡그림을 그려내면서 현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갑작스럽게 현지의 동굴속을 파고들었던 지후의 손가락의 움직임이 멈췄다. 음미하듯 눈을 감고 부드러운 현지의 속살의 느낌과 작은 손가락마저 조여대고 있는 그 탄력을 느끼고 있던 지후의 눈이 떠졌다. 그리고 잠시동안 움직이지 않던 지후의 손이 현지의 팬티속에서 그리고 치마속에서 스르르 빠져나왔다.

 
『처녀의 상징이군.. 』
 


지후의 낮은 목소리가 룸안에 조용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지후가 고개를 돌리고 잠들어있는 현지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짙은 검은색의 머리카락들이 몇가닥씩 무리를지어 땀에 젖어 현지의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지후는 머리카락들을 옆으로 쓸어넘기고 돌아보고 있는 현지의 머리를 자신쪽으로 살짝 돌렸다.



조금 전에 터치때문인지 살짝 입이 벌어진 채로 잠들어 있는 붉게 상기되어 있는 현지의 얼굴을 바라보던 지후가 현지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덮어버렸다. 잠결에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불편한 호흡과 답답함때문인지 두눈을 꼭 감고있던 현지의 눈이 천천히 뜨이기 시작했다. 잠든 현지에게 키스를 하던 지후도 현지가 눈을 뜬 것을 알아차렸는지 현지에게서 입을 떼어내고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놀란듯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지를 바라보았다.


코가 서로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본 채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눈을 뜨고 자신에게 키스를 하고있는 지후를 본 현지였지만 잠들어있는 사이에 기습을 당하듯이 그렇게 지후에게 입술을 허락한 현지였지만 현지는 지후를 밀어내지도 피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놀란듯이 눈을 동그랗게뜨고 지후를 바라만 보고있었다.


바깥쪽에 비해서 룸 안쪽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벽에 의해 한번 걸러져 들려오는 음악소리는 바로 문 밖에서가 아닌 먼 곳에서 흘러들어오는 소리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낮은 베이스와 강렬한 비트만은 룸 전체를 뒤흔들듯이 강하게 들려오고 있었고 그 강렬함이 현지의 심장마저도 동요시키고 있는듯 현지의 심장은 터질듯이 강하게 뜀박질하고 있었다.


『나.. 현지 니가 좋아.. 』


둘사이에 흐르는 고요함을 깨고 지후가 현지에게 말했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지후의 말소리가 현지의 귀에 흘러들어오자 신기하게도 약하게 들려오던 음악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룸 전체를 울리고 있는듯한 비트와 베이스 소리도 함께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현지의 귀에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사라져버리고 오직 두근거리며 뛰는 현지의 심장소리만이 메아리치듯 현지의 귀에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현지가 알고 있는 지후는 좋은 사람이었다. 한번 시선을 주면 그 시선을 떼어내기가 어려울정도로 볼때마다 아름답다고.. 어쩌면 남자에게서 이렇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지후의 외모는 현지의 여심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고 그 외모뿐만 아니라 오늘도 느꼈듯이 그 자상함이나 섬세하게 상대를 생각해주는 배려심등 성격면에서도 딱히 나무랄데가 없는 말그대로 완벽한 사람이었다. 비록 현지가 지금까지 특별히 이성적인 느낌으로 생각해보거나 대한적은 없었지만 은경이가 지후를 좋아한다는걸 알기 이전에 지후가 이렇게 현지에게 다가왔다면 아마도 현지는 지후를 받아들였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지후는 현지에게도 좋은 선배였고 좋은 남자였다.


지후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현지의 얼굴위로 다시한번 지후의 얼굴이 가까워져 오기 시작했다. 슬로우모션을 보듯 천천히 현지에게 다가오는 지후의 모습을 보고 있는 현지의 심장은 터져버릴듯이 날뛰기 시작했지만 현지는 자신의 심장도 그리고 그렇게 다가오는 지후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지가 지후를 밀어내려는듯 손을 들어올려 지후의 어깨부분에 가져다 댔지만 술기운 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지후를 마음속에 두고 있었던 것인지 막상 지후를 밀어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지후의 입술이 현지의 입술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현지는 두 눈을 꼬옥 감아버렸다.


부드러운 느낌..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왠지 조금은 차가운 느낌이 지후의 입술을 통해 전해져오고 있었다. 지후의 혀가 살며시 현지의 입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연인을 찿아 헤메이는 사람처럼 현지의 입안으로 들어온 지후의 혀가 현지의 혀를 애타게 찿고 있었다. 하지만 현지는 자신의 혀로 그런 지후의 혀를 맞아주지 못하고 있었다.


왜그런지 정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후를 좋아하고 있기라도 했는지 아니면 술기운때문에 그런지 현지는 도저히 지후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지후를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지후가 현지에게서 멀어졌다. 두 눈을 꼭 감고있던 현지가 살짝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후를 바라보았다.


『처음..이니? 』
 


지후를 바라보던 현지가 부끄러운듯이 살짝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완벽한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제대로 기억도 나지않는 아주 어린시절을 제외한다면 분명 오늘의 키스는 현지에게 이성과 나눈 첫번째 키스였다.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는거니? 』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
특별히 현지가 이성으로서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현지는 지후의 대답에 곧바로 아니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확실히 이성적으로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나 사귀고 있는 사람은 없는것이 분명 하지만 왜그런지 현지의 머리속에는 치우의 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치우가 귀엽고 호감이 가는 모습으로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치우를 이성적으로 바라본 기억은 없었다. 치우를 알게된것이 불과 몇 일정도에 불과했고 더군다나 치우는 사람이 아닌 도깨비였다. 그런 치우와 이성적으로 엮이는 것은 상상도 해본적도 없었고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티격태격하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정이라도 들었는지 아니면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항상 옆에있던 은경이를 대신해서 현지의 옆에 꼭 붙어있으면서 은경이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이상하게도 오래전부터 알았던 사람처럼 마음속으로부터 현지에게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후의 질문에 현지는 잠시동안이나마 치우를 떠올렸다.



『아..아니요.. 』


치우라니.. 치우를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다니 사람도 아닌 귀신.. 아니 도깨비를..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현지는 머리속에 떠오르는 치우의 모습을 지우며 조그맣게 지후에게 대답했다.


『그럼.. 나로서는 네게 다가갈 자격이 없는거니? 내가.. 싫은거야? 』


현지는 또다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싫지는 않았다.. 아니 비록 이성적으로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지후가 좋았다. 지후가 구애해 온다면 거절할만한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이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서..선배가.. 조..좋아요.. 』
 
 
『그럼 왜..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거야? 』
 
『하지만.. 은경이가....  』
 
『현지야.. 아까 내가 그랬지? 오늘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고.. 』
 

『친구도.. 세상도.. 너도.. 나도.. 모든 걸 잊고 오늘 하루만 하고싶은대로.. 하고싶은대로... 느끼는대로.. 그렇게...  』



시간은 많은 것을 해결해준다.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의도하던 방향이던 그렇지않으면 젼혀 의도치 못한 방향이든 시간은 인간관계로 발생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머리가 복잡하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두근거리고 떨리고 조금은 무서운 생각까지도 든다. 하지만..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차피.. 시간은 오늘 일을 해결해 줄것이었다. 그것이 어떤 방향이 되었든간에...


현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듯 잠시동안 그렇게 아무말없이 현지를 바라보던 지후의 얼굴이 또다시 현지의 얼굴위로 포개어져가기 시작했다. 아직도 망설여지고 이런 지후를 받아들여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현지의 망설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후의 손이 현지의 종아리로부터 서서히 허벅지쪽으로 쓸어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느낌.. 그 부드러움을 따라오는 부끄러운 느낌.. 그리고 그런 부끄러움을 지워버리려는듯 그 뒤를 뒤이어 따라오는 뜨겁게 달아오르는듯한 느낌...


지후의 어깨쪽에 닿아있던 현지의 손이 어느샌가 가슴쪽으로 조금 미끄러져 내려와 있었다. 지후의 손이 현지의 치마속으로 들어갔을때 현지의 가느다란 손가락에의해 지후의 셔츠가 힘껏 구겨지고 있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더웠다. 스스럼없이 입고있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싶을만큼 몸이 덥혀지고 있었다. 그렇게 달아오르듯 뜨거워지는 느낌이 온 몸을 타고 흐르는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지후의 입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현지의 뜨거워져버린 몸을 식혀주기라도 하려는듯 차가웠다.


그의 몸이 차가운 것은 아니었다. 그의 입술.. 그리고 그의 입김은 따뜻하고 부드러웠지만 뭐랄까.. 그에게서 느껴지는 호흡.. 그가 호흡하면서 전해져오는 그 무엇인가는 뜨거워져가는 현지에게 오싹한 느낌까지 가져다 주고 있었다.


이게 키스라는 느낌인 걸까..?
아니면...
난 지금 술에 취해있거나..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그 오싹한 느낌 때문인지.. 처음 느껴보는 경험에 의한 두려움인지..
현지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현지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망설임만을 마음속에 담아둔채 몸을 떨고 있었다.


지후의 손이 현지의 팬티를 천천히 무릎쪽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두눈을 꼭 감은채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차마 지후에게서 떨어지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하던 현지는 팬티가 발목부분에까지 끌어내려지고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서..선배.. 』


그제서야 몽롱한듯한 기분으로 분위기에 젖어들어있던 현지가 지후를 밀어내려하며 지후의 행동을 막기 시작했다.


『충동적으로 이러는거 아니야... 네가 좋았어.. 예전부터.. 처음 널 봤을때부터.. 』
 
 
『서..선배..?? 』
 
『네가 싫다면.. 싫다고 직접 말해줘.. 그럼.. 그만둘게... 』

 


 
 

"예전부터...?"

.
.
.

"처음 봤을때 부터...?"


.
.

"그럼.........."

.
.
.

"은경이...는??"


 

새하얗게 비어있던 오직 끝없는 망설임만이 존재하고있던 현지의 머리속에 갑자기 수많은 생각의 실타래들이 얽히면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은경이는 지후를 좋아했고 지후 역시 은경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사귀기로 한 이후 우린 커플이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다니지 않는것처럼 은경이와 지후도 특별히 연인사이라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서로 연인관계이거나 그렇지않더라도 연인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했다.


비록 지금은 이 세상에 은경이가 없지만 그런 지후와 은경이를 알고 있기에 그리고 은경이는 현지에게 너무도 소중한 친구였기에.. 그런 은경이를 쓸쓸하고도 외롭게 세상에서 떠나보내야만했던 현지였기에 지후가 싫지는 않으면서도 지후를 받아들이기가 망설여지고 고민스러우면서도 은경이에게 미안한 기분에 이래도 되는지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되묻고 있었던 현지였다.


그런데....
예전부터라니...?
처음 봤을때부터라니..?
그럼... 은경이는...??


혼란스러웠다. 어지러웠다. 복잡해지는 머리속에 술기운이 침투하기라도 한듯 어지러워 이러저리 어지럽고 복잡하게 꼬여있는 머리속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현지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지후는 현지의 침묵을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한손으로 허리띠를 풀고 커다란 물건을 꺼내어 현지의 그곳으로 가져다 대었다.


『서...선배.. 자..잠깐.. 』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그리고 복잡하게 꼬여있는 머리속을 채 정리하지도 못한 현지에게 다리사이를 살짝 찌르는 이물질의 촉감이 느껴지자 현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쪽으로 물러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지후의 사타구니에서 솟아나온 물건의 최첨단이 현지의 몸안으로 침입해 들어오는 그 순간.. 그 짧은 순간에 현지의 눈에 치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현지또래의 순박해보이면서도 귀여워 보이는 치우가 아닌 그날 밤 처음 만났을때 치우의 어린 모습이... 그리고 한그루의 커다란 나무가 떠올랐다. 어디서 본듯한 커다란 나무... 보통의 다른 나무들과 달리 색색의 천들이 가지들마다 매달려 있는 나무의 모습이 현지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성황..당....?"
 
 
『아....!! 』


머리속에서 떠오른 나무의 모습을 보고 현지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새어나올 때 또다른 신음소리가 현지의 귀에 들려왔다.



『흐으윽!! 』


지후의 목소리였다. 굵고도 길다란 검붉은 기둥을 현지에게 삽입하려던 지후가 왜그런지 비명과도 비슷한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현지에게서 뒤로 물러났다. 다행히 그 덕분에 현지는 몸을 누르고 있던 지후의 밑에서 벗어나 몸을 추스리며 뒤쪽으로 물러날 수 있었다. 지후가 놀란듯한 그리고 조금은 두려운듯한 얼굴을 하고는 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너.. 』
 
 
『미..미안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


현지는 계속해서 지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이며 황급히 룸밖으로 빠져나갔다. 놀란듯한 얼굴로 현지를 바라보던 지후는 현지가 나가고도 한참동안을 현지가 나간 문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술을 한잔 따라마셨다.


 
 
 
 

쨍그랑..!!!!
 


지후가 들고있던 잔이 룸안의 벽에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산산이 흩어져 내렸다. 잔을 집어던지고 쇼파등받이로 몸을 기댄 지후의 눈에 현지가 미처 챙기지 못한 작은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현지의 냄새가 그대로 남아있을것만 같은 그것을 들고 지후는 한참동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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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경수와 현지가 소개팅을 벌이고 있던 레스토랑...
 
 
두 명의 종업원이 점장인듯 보이는 사람앞에 정자세를 하고 서 있었다.
그 중 한사람은 현지에게 계산을 강요했던 그 종업원이었다. 점장은 무척이나 화가 난듯이 그들을 무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누구냐구~ 왜 이런짓을 했냐구..!! 』
 
 
『저기.. 그러니까.. 그건 저희도.. 』
 
 
『모른다고?? 어떤 놈이 만원짜리 대신에 나뭇잎 몇 장을 집어넣어놨는데!!!! 딱 나뭇잎의 숫자만큼의 만원짜리가 비는데!! 카운터를 담당하고 있던 너네 둘 다 그걸 모른다고??!!! 나참 기가 막혀서... 왜 하필 나뭇잎이냐?? 응?? 배춧잎을 넣어놓지?? 응?? 』
 
 
『정말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 아..놔.. 정말 귀신 곡할 노릇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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