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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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312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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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양판소(……야)이므로 개념이 없고 명랑소설이므로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막장입니다^^;;; 양판소의 깽판이 싫으신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로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중에 언급되는 인물,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묘한 것이 보여도 신경쓰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이 글은 양판소이니까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을지도 모르나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판소니까요.
*이 글은 명랑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나……양판소이므로 깽판입니다.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23話 2030서울 2


  59.
  어쨌거나 서울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총 금액……억 소리가 나오는 책사냥……순화시켜서 이야기하면 쇼핑을 마치고는 할인마트를 향해 차를 몰았다. 점심은 여기에서 해결할 생각이다. 말하자면 주워 먹다보면 배부를 거라는 이야기.

  “처음보는 먹거리들이네.”
  “뭐, 그렇네.”

  라면 봉지에 새겨진 구성물품을 빤히 바라보다가 ‘쌀국 쇠고기 X%’라는 것을 보고서는 슬쩍 구성성분 중에서 위험한 것을 찾아서 정상적인 녀석으로 변환. 확률로 따지면 설마하는 정도이겠지만 위험을 알면서도 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신문기사에서 ‘인간광우병 환자 35번째로 발생’이라는 기사를 본지라 더더욱 그러하다. 설마가 사람 잡았구만.

  “그래도 안심하고 드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단 말이지.”

  슬픈 이야기이지만 한국에서 기른 소고기를 먹고도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들이 있으니 가난한 사람들은 그저 값싸고 질 좋은 쌀국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 이러나 저러나 매치나 엎어지나 죽는 건 마찬가지고 그게 확률이라면 설마하는 마음에서 먹게 된다는 이야기다. 같은 무게의 돼지고기보다 싸니까. 우울한 이야기다. 아이티에서 진흙 쿠키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동급의 씁쓸한 이야기다.

  “뭐, 일단 힘 좀 써볼까.”

  잠깐 눈을 감고 집중하여 쌓여있는 라면에서 위험해보이는 녀석들을 정상적인 녀석들로 싹 바꾸어버린다. 아무래도 맛은 좀 덜하겠지만……어쩔 수 없지.
  카트에 한 가득 식료품(주로 라면)과 김치를 쌓아서는 계산 완료.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 베스트에 들어가는 음식들이다. 일단 아공간 창고에 쌓아두고……. 역시 총 금액을 합치면 억 소리 나올 정도의 쇼핑이다. 일단 가던 길에 편의점이라거나 작은 가게라도 보이면 사들였으니 당연한 건가.

  “다음은…….”

  씨앗을 사러 가볼까. 배추라거나 고추라거나 마늘이라거나 생강이라거나……어쨌든 그리운 음식들을 언제나 사먹을 수는 없으니까.

  “구입완료!”

  이번에는 돈 별로 안 썼다.

  “다음은…….”

  백화점이다.

  “어머나, 애인 분께서 너무 미인이시네요. 딱히 옷을 갖추어 입지 않으셔도……하아, 좋으시겠네요. 동안이시라니.”
  “아내입니다만.”
  “네에?”

  기분이 좋아져서 백화점에서 누나의 옷을 따로 구입하기로 했다. 물론 111명이나 되는 부인들의 옷은 이고깽 연합 쪽에서 구입하기로 했으니 아마 최대 지출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같이 온 누나에게 성의를 표하기로 했다.
  다른 누나들이나 카틀레야, 혹은 아사가 삐진다면 나중에라도 데리고 와서 골라주면 되니까 상관은 없다. 내 정성이 가득한 선물들만 골라가면 되겠지.

  “나, 남편분도 동안이시네요.”
  “이래뵈도 삼십대입니다만.”

  뻥이지만 거짓말은 아니다. 내 신분증에는 삼십대라고 기재되어 있으니까.

  “그렇습니까? 괜찮다니 입어보도록 하죠.”

  그렇게 누나의 옷을 고르기 위한 쇼핑은 시작되었다.
.
.
  실수했다.
  여자와 함께 쇼핑을 오게 되면 이런 옷가게로 오는 것이 아니라고 경험했던 것을 잊고서는 누나에게 옷을 고르라고 권해버렸다. 그리고 나는 쭈그리고 앉아 누나의 패션쇼를 보는 중. 눈은 즐겁지만 반복되는 상황이 지속되니 여러모로 지쳐버렸다.

  “어때?”
  “좋아.”
  “이건?”
  “환상적이야.”
  “이런 건?”
  “더할 나위 없어.”

  물론 지쳤다고 해서 누나가 옷을 고르는 것에 지루함을 표해서는 안된다. 적당한 코멘트와 적절한 평가로 누나의 기분을 좋게하는 것이 포인트. 하지만 필시 누나가 고르는 것은 제일 처음 골랐던 옷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다소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슬쩍 짓는 것도 포인트다. 대개 여자들은 처음 고른 옷으로 골라보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정장인가.’

  일단 저 편의 복식에 익숙한 누나는 무릎까지의 노출이 한계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이곳의 여성들이 좋아하는 옷들을 미리 골라두도록 하자.

  “남편분께서 꽤나 센스있으시네요. 이런 옷은 보통 여성분들이 고르고 남편 분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마련인데.”
  “삼십대 초반이니 젊지요.”
  “신혼이신가 봐요?”
  “네.”

  빙긋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영업용 미소를 짓고 있던 점원의 미소도 더욱 짙어졌다. 아무래도 나와 누나가 돈으로 보인다는 것이겠지.

  “외국분 같은데 우리말 잘 하시네요.”
  “아버지께서 한국인이시니까요.”
  “네에. 얼굴을 보면 어머님께서 미인이셨나봐요.”
  “아직도 미인이시죠. 아버지에게는 아까운 분입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는 누나를 기다리는 동안 점원과 잡담. 역시 이런 식으로라도 시간을 때우면서 3시간째 이어지는 평범한 쇼핑을 참는다. 별장까지 돌아가려면 여유시간이 한 2시간 정도는 있으니까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도록 할까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누나가 처음 입었던 옷과는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은 옷을 입고 나왔다.

  “음, 역시 좋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만족, 하지만 눈빛은 어딘가 미진해라고 말하는 듯 연기를 시작한다. 그런 내 모습을 알아차린 것인지 아니면 이 매장의 옷을 다 입어본 것인지 누나는 처음 고른 옷과 마지막으로 입은 옷 두가지를 골라 계산대에 올렸다. 그리고 다시 카드질.

  “원래라면 이렇게 카드질 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지만…….”
  “애처가이시네요.”
  “뭐, 부인! 이시니까요.”

  3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친해진, 여자들이 빨리 친해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점원과 잡담을 하면서 사인을 하고 있으려니 등골에 서늘한 시선이 와 닿았다. 아, 큰일이다. 직감한다. 이것은 질투의 시선이다.

  “…….”
  “…….”

  ‘첩으로 삼을 거야?’라는 시선을 쏘아오는 누나에게 ‘내가 미쳤습니까. 이런 아주머니를.’이라는 시선으로 돌려주었다. 어딘지 모르게 냉랭해진 분위기를 깨듯 ‘모두 해서 340만원입니다.’라고 밝게 웃는 점원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누님을 데리고 저녁식사를 위해 출발한다. 아무래도 다른 여자와 친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이 삐진 누님을 달래려면 저녁식사 후의 무드 있는 밤일이 필요한 듯하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천하고 나자 한국 체류 1일째가 끝났다.

  60.
  다음날, 나는 큐브를 통해 전자기기들과 부속품들을 대량 구입해줄 것을 이고깽 연합에 요청하고서는 낚시를 시작했다. 학여울에서 열린다는 5월의 축제는 내일 있을 예정이었으므로 서울에 가는 것은 미루고 누나와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보고 싶어하지 않았어?”
  “별로……정작 보고 났더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더라고. 군대 휴가 나왔을 때 ‘고기!’를 외치다가도 정작 집에서 고기를 보게 되면 몇 점 집어먹다가 말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야.”

  가난, 절망, 애매한 희망, 시기, 질투, 좌절.
  남미나 동남아, 아프리카에서나 볼 줄 알았던 눈빛들을 어제 서울에서 보았다. 2015년에 일어났던 일들을 생각해보면 좋게 흘러가지 않았을까도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경찰들의 무장과 그에 따른 여고생들의 한강 추락, 그리고 한 명의 실종자를 제외하고는 전원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격분한 민중이 들고 일어났다. 이에 정부측에서는 기겁하면서 이를 진압할 것을 명령했고 쌍방간에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다. 그 결과는 피아구분없이 총 325명의 사망자와 1425명의 중상자. 그리고 8563명의 경상자를 내고 정부가 뒤집어지는 것이었지만. 어쨌거나 민중들의 지지로 집권한 ‘민중의 정부’는 집권한지 15년 만에 그 한계를 드러내버렸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지난 3년간의 혼란이 가장 컸다고는 하지만……민심은 다시 이반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속속 정치세력화하고 있다. 역사의 되풀이다.

  “정 안되면 도와주어도 되지 않아?”
  “나 혼자로는 힘들어.”

  느긋하게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면서 드리운 낚싯대만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해보면 이고깽 연합에서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옛 북한 지역의 안정화에 온 힘을 쏟고 있는 형편이라 큰 힘을 내기는 어렵다. 그나마도 남는 전력은 일본의 ‘하렘마스터 협회’의 한국 상륙을 저지하고 있는 형편이라 더더욱 그러하다. 옛날부터 도움은 안되면서 방해만 잔뜩하고 있는 이웃이 있어서 그런지 참 암울한 상황이다.

  “적어도 돈이라도 한껏 보내고 싶긴 하지만, 그랬다가는 국제 귀금속 시장이 붕괴할 위험이 있고……이 세계에서 함부로 마법을 썼다가는 서양쪽의 결사들이 죽자사자 달려들 위험도 있어서 말야. 결국 이곳의 사람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건데……저래서는 힘들지.”

  신도 때려잡아봐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그건 무능한 힘이다. 처연하게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자 경아 누나가 화를 냈다.

  “너 혼자가 아니잖아?”
  “응?”

  조용하던 넷째 누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화를 내는 것이 태교에 좋을 리가 없으므로 일단 진정시키고는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두었다. 그리고 나는 누나에게 감사했다. 좋은 생각이었으니까. 하긴 혼자서 할 필요는 없다.

  “큐브씨?”
  “네. 부르셨습니까?”

  나지막하게 불렀는데도 스르륵 나타나는 큐브씨의 정체가 궁금하긴 했지만 이것이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누나가 생각해낸 것.

  “모두들 재미있어 하시겠군요. 다만 이동의 제약에 그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한 브리핑이 필요하므로 조금씩의 시간 지연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하나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이곳에 방문하는 이고깽들이 수행한다. 그리고 이고깽들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고깽 연합에서는 최대한 구해주도록 한다라는 내용. 이 아이디어는 이고깽 연합 지도층까지 올라갔고 전 차원의 이고깽들에게 전파한 결과……모두들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일단 나 혼자서 계획을 세우면 어딘가 허점이 있을테니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이고깽 연합에 맡기도록 하고…….

  “누나, 사랑해.”
  “다른 사람이 보면 어쩌려고……!”

  나는 기쁨에 못이겨 누나를 안고 빙글빙글 돌았다. 남이 보면 어때.
  그런 내 행동에 경아 누나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나에게 폭 안겨들어왔다.
.
.
  “낚시는 즐거우셨나요?”
  “네. 일단 여기 낚은 것.”
  “호오. 제법 괜찮은 것들이 많군요.”
  “작은 건 다 풀어주었으니까요.”

  기분이 좋았던 탓인지 점심 무렵까지 계속된 낚시에서 꽤 씨가 굵은 물고기들을 낚을 수 있었다. 점심은 매운탕이라고 생각하며 아무말도 없이 잘 먹어주는 누나의 수저에 살점을 올려준다. 그것만으로도 무지 행복해하는 넷째누나의 모습에 빙긋 웃어주며 기분 좋은 식사를 마쳤다. 음, 조금 과식했나?

  “외출하시겠습니까?”
  “네. 죄송하지만 부탁드릴게요.”
  “제가 할 일이니까요. 죄송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의바르게 외출 준비를 부탁하자 큐브라는 집사 역시 기분 좋게 준비를 해준다. 그 전까지는 어딘가 의무감 비슷한 것이 보였다면 지금은 정말로 기뻐해준다는 느낌이랄까.

  “저녁까지는 돌아오셔야 합니다. 협회장님과 다른 분들이 찾아오실 것 같으니까요. 지금 회의중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이것저것 사들이고 놀러다니다보니 어느덧 저녁. 나는 차를 몰고 약간 피곤한 것인지 옆자리에서 졸고 있는 누나를 데리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어서오세요. 진 맥세인 아슈레이씨죠?”
  “처음 뵙겠습니다. 고길동씨. 그 뒤의 분은 권강한씨인가요?”

  권강한이라는 평범한 남자는 알아보기 힘들지만 고길동……아저씨는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독사같은 눈. 튀어나온 광대뼈. 그리고 낮은 코. 이고깽에게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외모였기 때문이다. 하긴 권강한이라는 남자도 평범하게 생긴 편이니 그 다음으로 알아보기는 쉬웠지만.

  “일단 저녁식사부터 하시죠.”
  “네, 말씀을 낮추시지요.”
  “그럴까?”

  소탈한 모습의 고길동씨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식탁에 앉았다. 큐브씨가 노력한 덕분인지 꽤 푸짐한 저녁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고길동씨는 나이를 먹었는데도 아직 철딱서니가 없는 초록색 초딩 공룡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하면서도 연신 웃었다. 이 사람, 정말 대인배다. 에피소드 중에서 보면 둘리 때문에 아마존에서 몇 달 동안 고생했던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도 ‘어쩔 수 있나. 품고 가야지.’라는 모습을 보이는 그의 모습에 정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기공룡 둘리》전편을 감상했던 누나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그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경의를 표한다.

  “일단 이곳을 방문하시는 신급 이고깽 분들의 힘으로 이 나라의 위기를 돌파하자는 제안은 잘 받았습니다. 의외로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이 계획에 찬성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랄까요. 다른 곳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 국내의 안정에 치중할 수 있는 일본쪽의 세력과는 달리 국내의 안정과 발전에 치중할 수 없었으니 저희들은 대환영입니다.”
  “다행히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셨군요. 뭐, 시간으로 따지면 대략 나흘 동안 재미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일 년에 나흘만 일하면 되는 거라서 여러 가지로 흥미만 있고, 폭주하지 않기만 하면 대개는 어떻게든 된다는 식이라서 말이죠.”
  “일단 저희도 그런 내용은 판단하고 있었습니다만……어떤 식으로 하실 생각이신가요?”
  “우선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하지만 일단 경제규모라는 것이 있으니 뒷세계를 제압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재원을 확충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재원으로…….”

  그리고 후식을 먹던 중에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나왔다. 자연히 심각한 이야기도 나오고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그런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 일단 기업을 세우고 일자리를 만드는 식으로 사람들이 돈을 벌게 한 뒤에 소비를 자극한다는 내용이었다. 주로 경제부분이었지만 경제가 제대로 설 수 있다면 나머지는 그 후에 추진해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다.

  “일단 혼혈아들도 문제가 됩니다만…….”

  그 다음은 사회현상. 미군이 북한에 진주하면서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파는 여자들에게서 나온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의가 계속 되었다. 이 경우에는 고아원를 세우고 그들로 10%정도 정원을 채운 학교도 설립한다는 식으로 해결하기로 한다. 일단 돈은 많으니까 말이지.

  “그보다는 미귀환 이고깽들을 불러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신급이 아닌 경우에는 그 의사를 물어보고 돌아오지 않을 사람들은 일 년에 며칠 정도만 출장으로 나오는 식으로 부탁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애국심에 호소할지 이익을 주고 움직이게 할지에 대해서는 판단에 맡기도록 하구요.”
  “그 미귀환 이고깽들을 찾는 것도 꽤나 힘들겠군요.”
  “그런데에 신급 이고깽들을 동원하시는 것도 괜찮지요. 주로 그런 쪽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만요.”
  “하긴, 그렇습니다만.”
  “대신에 그 이고깽들 중에서 개념없는 사람은 갱생을 시키거나 그대로 두는 편이 좋을 겁니다. 감정만으로 움직인다거나 하는 경우가 가장 골치 아프죠.”
  “그것도 그렇습니다.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시니 저희가 다 안심이 되는군요.”

  밤은 무르익고 후식을 먹는 시간은 때 아닌 회의시간이 되어 꽤나 길어졌다. 그리고 밤이 깊어져서야 식사가 끝났다. 그리고 서로가 좋은 얼굴로 좋은 낯빛으로 ‘이 회의에서 내린 결론과 생각해볼만한 방책들을 각 차원으로 보내어 투표를 한다’는 것에 합의하고는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 나는 이틀을 써버렸으므로 해야 할 일은 얼마 없다. 게다가 아직 계획이 시작되기 전이기까지 하니까. 결론은,

  “놀면 된다는 거지.”
  “사악해.”

  모두가 돌아간 밤, 나는 잠자리에서 계획대로!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런 내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머리가 좋은 넷째 누나는 바로 내 코끝을 콕 찝어당기면서 핀잔을 주었다. 뭐, 이것도 능력이니까 말이지.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데 하기는 귀찮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겠나.

  “원래 그런 거야. 누나.”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누나를 껴안고 침대에서 뒹군다. 장난 같은 공방으로 - 하지만 어지간한 녀석들 같으면 한 수, 한 수가 치명적일만한 공격 - 서로를 간질이면서 장난을 치다보니 어느새 누나의 볼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눈은 촉촉하게 물기를 띠고 있었다. 이틀 동안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니 넷째 누나만큼 예쁜 사람도 별로 없었던 것을 보면 누나들 중에서 제일 미모가 떨어진다지만 넷째 누나도 확실히 미인은 미인인 셈이다. 눈만 높아져서는, 나 자신에게 핀잔을 주면서 누나를 가만히 안는다.

  “꺄악! 어제도 애한테 좋지 않다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미안, 조심스럽게 할테니까.”

  속옷을 벗겨내면서 누나를 달랜다. 조심해야 한다고 누가 그랬지만 밤은 길고 누나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남자라면 어찌 욕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 변명같지만 지금 내 마음은 그렇다. 그러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누나에게 덤비는 거지.

  “……상냥하게 해줘야 해?”

  속옷을 벗겨내는 내 행동에 잠시 놀란 것 같다가 누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내 어깨를 부여잡아왔다. 그거야 당연한 겁니다 마님. 입이 마르는지 혀로 입술을 적시는 누나의 입에 내 입을 맞추는 것으로 대답한다. 부드러운 느낌. 달콤한 느낌. 점막과 점막이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하나가 되었다 떨어지고 안타깝게 원했다가 애처롭게 헤어진다. 전희가 필요없을 정도로 간지럼을 태워두었던지 그녀의 다리는 내 허리를 휘어 감아왔다. 따스한 느낌. 온 몸을 끌어당기는 것 같은 느낌. 나는 그녀의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미끈거리면서도 내 몸을 죄이는 그녀의 몸을 느끼면서 혀를 섞는다. 격렬하게 하지 못하니 느긋하게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음. 좀 오래 걸릴 것 같네……하아.”
  “응. 누나가 이렇게 귀엽기만 해도 좋을텐데 말야. 매일 무뚝뚝했으니까.”
  “엄마잖아. 이젠.”
  “그렇네.”

  웃으면서 느긋하고도 부드럽게 그녀의 속살을 파고든다. 매일같이 부대끼는 몸인데도 늘상 새롭다. 허리를 가만히 쓸듯 어루만지자 누나는 한기를 느끼는 듯 오소소 떨기 시작했다. 콧잔등에는 어느새 물기가 배어있었다.

  “아직까지는 괜……하아. 괜찮지마안! 나중에는 안돼! 하음!”
  “그건 당연하지만……누나는 괜찮겠어?”
  “아이잖아. 하아. 괜찮을 거야. 엄마는 강하니까. 응, 거기.”
  “아아, 엄마는 무적이구나.”

  느긋하게 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았다. 대화를 나누면서 열락을 느낀다. 마음이 움직인다면 서로의 몸을 애무도 해보고……. 뭐야 이건.

  “뭐야. 빨리 끝내고 싶은 거야?”
  “잠 못자면, 하읏! 거칠게 하지마아……흐음…… 내일 피곤할테니까. 매일같이 운전하는데…….”

  그러면서 다시 꼭 죄이는 그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핀잔을 줄 생각으로 땀이 배인 콧잔등을 톡 친다.

  “내가 언제 잠 못자서 일처리 못하는 거 봤어? 그만 조여.”
  “이러면 좋아하지 않을까……으읏……하고 생각……하아…….”
  “뭐야. 설마 누나도 불안했던 거야?”
  “다, 당연하잖아! 엉뚱하고 야하고 색골이고……그런 널 만족시키는 여자가 나오면 우리는 버림받겠구나 하는 건 당연하잖아.”

  빙긋 웃으면서 그녀의 몸을 꼭 껴안는다. 모두들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나. 어딘가 죄지은 것 같은 표정으로 내 눈을 보는 누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참 먹음직한 입술이었으니까.

  “날 만족시킬 여자가 있을 것 같아?”
  “응……분명히 어딘가에는 있을 거야.”

  어딘가 모르게 풀이 죽은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싱긋 웃는다. 있기야 하지. 좀 많이.

  “있지.”
  “저, 정말?”

  눈에 띄게 불안해하는 누나. 웃으면서 꽉 껴안는다.

  “날 만족시킬 수 없으면 나 진 맥세인 아슈레이의 부인이 될 자격이 없으니 111명 전원이 나를 만족시킬 수 있음을 아룁니다. 부인.”
  “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느긋하게 출납出納을 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미웟!”
  “아파! 꼬집지마!”

  느긋하던 분위기가 깨어지고 반쯤 우는 표정으로 나를 꼬집으려는 누나의 손을 피하기 위해 몸을 좀 움직여야 했다. 빠지지는 않았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 짧은 공방 동안 조금 많이 꼬집혔다. 반격할 생각이 없긴 했지만.

  “뭐야. 걱정할 필요없었잖아.”
  “밤이면 누나라는 생각보다는 내 암컷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짐승이라서 말이죠. 매일 부인들을 보면 짐승이 되는 남자랍니다. 저는.”
  “응. 하지만 암컷보다는 마님이라고 해줘.”
  “네. 마님!”
  “응, 꽉 안아줘. 진.”

  분위기 탓인지 평소보다 더 빨리 절정에 달한 누나를 몇 번이고 탐한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하더니 숨만 몰아쉬던 누나는 정신을 차리고는 나에게 소나기같은 키스를 선물했다.

  “괜찮아?”
  “뭘?”
  “나는 괜찮았지만 진은 한 번도 못했잖아.”

  삽입한 상태로 내 품에 안겨서 칭얼대는 누나의 모습이 예뻐보여 다시 한 번 꽉 끌어안는다. 볼을 비벼도 보고 살짝살짝 깨물어도 보고 빨아당겨도 보고……. 이 하늘 아래에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단 한 명뿐이라는, 물론 다른 하늘 아래에는 110명이 있지만, 생각 때문인지 더 좋아진 것 같았다.

  “그나저나, 진.”
  “응?”
  “노르텔 여신이 화내는 게 아닐까?”
  “왜?”

  결국 오늘은 그만하기로 하고 나란히 누워서 도란도란 대화를 하는 동안 누나는 무엇이 그렇게 걱정인지 인상을 찌푸렸다. 인상을 찌푸리는데도 왜 이리 이쁠까 생각하면서 계속 말을 들어본다.

  “황궁에서 못 나가게 되어 있는데 나왔잖아?”
  “어차피 그 세계에서 황궁 밖으로 못나간다는 거였지 이 세계로 나온다는 것은 약속한바가 없으니까.”

  그도 그렇네. 인상을 푼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어준다. 그제서야 걱정거리가 모두 사라진 듯 스르르 눈이 감기는 누나의 볼을 어루만지면서……나도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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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째 마무리 앞으로 남은 시간은 사흘.
  아래는 본격 뽐뿌질 글. 누가 써주세요. 이 소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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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12시 30분부터 관동지역 일대에 내린 대피령으로…….]
  아나운스가 울리고 있는 리니어 역에 선이 가는 미소년 하나가 내렸다. 암담한 표정으로 시계를 연방 바라보고 있던 소년은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통화불가능 지역이라는 멘트만이 연신 나올 뿐 연결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나. 소년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문득 길 한가운데 서 있는 소녀의 형상을 발견했다. 기이할 정도로 푸른 청은발. 붉은 눈. 예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바라보던 소년의 정신을 깨운 것은 갑자기 날아오른 새 떼였다.
  “어?”
  새 떼를 바라보다 다시 소녀가 있던 곳을 바라본 소년은 소녀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는 다시 한 번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소년의 오른손에는 기이한 문양을 새긴 듯한 가죽끈이 팔찌처럼 걸려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이카리 신지. 제 3신동경시에서 살고 있던 아버지가 ‘와라’라는 짧은 편지를 보내와 찾아온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친구도 이모의 부름에 답하여 의탁하러 가버렸으니…….
  ――쐐액!
  그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던 소년, 이카리 신지는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굉음에 귀를 감쌌다. 도시가 흔들리고 있었다. 대체 이건 무슨 상황일까. 소년의 생각에 답하듯 산 저 편에서 VTOL이 후진하면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군사훈련중인가?
  소년은 그런 태평한 생각을 하였지만 곧 나타난 커다란 덩치는 그의 생각을 정면으로 거짓이라고 외쳤다. 곧 미사일이 쏟아지고 거대한 몸집에 틀어박힌 미사일들은 그 커다란 덩치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하고 섬광으로 그 흔적을 지운다. VTOL이 그 커다란 덩치를 노리고 공격을 개시하였지만 결국 큰 피해는 주지 못했다. 갑자기 거대한 덩치의 손에서 나온 빛의 창이 VTOL을 꿰뚫었을 뿐이다.
  “어? 어엇?”
  평화롭던 일상에서 벗어난 광경에 넋을 놓고 있던 소년은 그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하필이면 빛의 창에 꿰뚫린 VTOL이 소년쪽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폭발했다.
  ‘이대로 죽는 거구나.’
  억울했다. 아버지와 대화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찾아왔지만 이런 정도의 폭발이라면 아직 어린 소년으로서도 죽는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최소한 파편이라도 튀어온다면 그는 죽으리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소년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친구에게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한다.
  ――끼이익!
  하지만 소년은 죽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푸른색의 자동차 하나가 그의 앞을 막아선 덕분이다. 그리고 그 자동차의 앞문이 열리더니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황급히 그를 불렀다.
  “빨리 타! 신지군!”
  “아! 네!”
  또다시 추락한 VTOL을 밟아 터트리는 거대한 덩치의 모습에 혀를 찬 그녀는 급히 후진을 시도한다. 차 앞유리 너머로 보이는 폭발에 소년은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 출발한 차의 속도에 눌려 혀를 깨물뻔한다. 그 느낌은……G라고 하는 것을 직접 체감했다는 느낌이었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다친 곳은 없니?”
  “네, 덕분에.”
  “약속된 장소에 신지군이 없어서 당황했지만 시간에 맞출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나는 카츠라기 미사토. 신지군의 아버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소년은 예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운전에 신경을 쓰고 있는 여성을 바라보았다. 모델같은 미인이었다. 길게 내려오는 머리. 요염한 입술. 커다란 눈에는 장난기가 살짝 서려있는 것 같았지만 어딘가 단단한 어른의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다. 반대로 아이같은 면이 있는 것도 같았지만 크게 드러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가슴은…….
  ‘우와아.’
  시선을 급히 돌려 앞을 바라본다. 그러고보면 보내온 사진에서도 유독 가슴을 강조하는 멘트가 적혀있기도 했었지.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생각에 잠겨들며 소년은 침묵을 지킨다. 그런 소년의 침묵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녀, 카츠라기 미사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소년을 안심시킨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대충 짐작했을 것이니 생략하도록 한다. 병원에서 눈을 뜬 소년, 이카리 신지는 혼자서 살게 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어깨를 축 늘어뜨렸고 그것에 측은한 마음을 가진 카츠라기 미사토가 소년을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는 것은 모두 미루어 짐작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소년에게 제 3신동경시의 모습, 일제히 건물들이 일어나는 장면을 보여주고 소년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그녀는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가족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소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와아.”
  고급이라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제법 괜찮은 집이었다. 소년, 이카리 신지는 집으로 들어서면서 잘 정돈된 집안을 바라보고는 감탄사를 흘렸다.
  “나도 여기에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집안이 조금 어수선해. 일단 식사부터 준비할게 신지군. TV를 보거나 하면서 기다려줄래?”
  “아, 네!”
  카츠라기 미사토는 얼이 빠진 것 같은 소년의 모습을 보고 싱긋 웃으면서 앞치마를 입고는 식사를 준비한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신지는 속으로 ‘저런 예쁜 사람과 함께 살게 되다니…….’라고 혼자서 감격하거나 하고 있었지만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집안을 둘러보면 꽤나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그리 비싸보이지는 않지만 단정하게 놓인 가구의 배치라거나 하는 것을 보면 그녀의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디의 평행세계냐고? 이런 건 카츠라기 미사토가 아니라고? 그런 거다.
  ‘대단해. 작전부장에 능력도 있고 꽤나 의지가 되는 사람이야. 미사토씨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녁식사가 준비될 때까지 신지는 TV를 시청했다. 그 나이 또래에 걸맞는 프로그램이었지만 미사토가 그를 불렀을 때, 문득 부끄럽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니까.
  “가면라이더? 나도 좋아해. 그 프로그램. 그러고보면 등장인물 중에 이름이 신지인가 있었지? 흐음, 좋은 이름이네.”
  방긋 웃는 그녀의 모습에 신지의 얼굴은 빈 곳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빨갛게 물들었다. 그런 소년의 모습에 미사토는 첫인상대로 귀여운 소년이라고 생각하면서 수저를 들기를 권한다. 맛있을 것 같은 요리를 보고 소년이 감탄하는 모습에 그녀는 마음 속에서부터 기쁨을 느끼며 방긋 웃었다.
  “응, 그렇구나. 친구가 있었어?”
  “네. 마사키라고 하는 아이였는데 저랑 비슷해서 형제가 아니냐고 놀림당하기 일쑤였어요. 처음에는 마사키의 어머니에게 신세를 많이졌는데 이지메를 당할 때 이 가죽끈을 주셨거든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셔서 이제는 뵐 수 없지만 예쁜 분이셨어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다. 뒷정리를 시작하면서 미사토는 ‘지쳤을테니 목욕이라도 하라. 목욕은 생명의 치유!’라고 말하면서 소년을 욕실로 몰아냈다. 그리고 욕실로 떠밀린 소년, 이카리 신지는 그제서야 한숨을 쉬면서 중얼거렸다.
  “저런 미인 누나랑 같이 있으면 역시 긴장되네.”
  이모댁으로 간 친구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던 중이었지만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응?”
  목욕탕에 들어가 가지런히 옷을 벗어둔 신지는 가죽끈을 풀어 옷 위에 두고 욕탕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소년은 보았다. 생전 처음보는 괴생물체를.
  “쿠엑?”
  “우, 우와아아앗!”
  뭘 보냐라고 말하는 듯한 괴생물체의 눈초리에 소년은 기겁을 하면서 욕탕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분당 150번은 뛸 것 같은 급박한 심박수에 맞추어 이제 그의 보호자가 된 카츠라기 미사토에게 구원을 청하려고 하였다. 설거지를 하고 있던 그녀도 소년의 놀란 목소리에 놀랐던지 치우던 그릇을 놓쳐 깨뜨린 상황.
  “미, 미, 미사토씨! 저, 저, 저건 대체!”
  워낙에 다급했는지 앞을 가릴 생각도 하지 못한 소년의 모습에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릇을 주우면서 그 질문에 답한다.
  “이름은 펭펭. 세컨드 임팩트로 전멸했다고 알려진 펭귄이라는 생물이야. 일단 온천펭귄이라는 녀석이라서 그렇게 뜨거운 물에 있는 걸 좋아해.”
  “아……네.”
  깨진 그릇을 줍는 그녀의 얼굴은 머리카락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녀의 리액션에 자신의 상황을 잘 모르는 소년. 다만 사춘기 소년으로서의 호기심이었는지 고개를 숙인 그녀의 몸을 한 번 훑어보는 중이었다.
  어쩐지 들킨 것도 같고 그만 봐야 하나. 아, 움찔했다.
  그런 소년의 생각처럼 그녀는 머리에 가린 얼굴을 들지도 않은채로 소년에게 말한다.
  “무엇을 보고 있는 거야? 신지군?”
  “네? 네. 그, 그게…….”
  “무엇을 보고 있느냐고 물었어. 신지군.”
  소년의 얼굴 가까이 다가와 얼굴을 들이민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리고 소년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그녀의 표정이 드러났다. 눈에는 물기가 어려있고 얼굴은 살짝 붉어져있다. 화난 눈초리는 아니었다.
  “저, 그게 저는…….”
  장난스럽던 모습도 아니고 늠름하던 모습도 아니다. 소년은 당황하면서 앞을 가릴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그녀의 접근을 용인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을 때, 소년은 다시 물었다.
  “왜, 왜 그러세요? 미사토씨.”
  “나도 몰라. 내가 왜 이러는지.”
  소년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당혹해하면서도 어딘가 모를 꺼림칙함에 몸을 뺀다. 하지만 곧 소년은 놀라운 경험을 하고야 말았다.
  “흡?!”
  입술을 뺏기고 말았다. 그리고 진한 키스로 이어지면서 소년과 미사토의 몸은 욕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당혹해하고 있으니 이것은 소년의 의지는 아니다. 필시 미사토가 그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광역자진삭제]

  다음날 아침. 소년은 아침부터 격렬했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활기찬 기분에 의문을 느끼며 에이프런 차림의 미사토와 대화를 나누었다.
  “아, 그러고보면 그 친구 이름이 뭐라고 했지?”
  “마사키요. 타카나시 마사키.”
  “아, 그랬지.”
  “어쨌든 마사키의 어머니께서 한 번은 저에게 ‘신지가 마사키보다 더 강하구나.’라는 말씀을 해서 한 번 마사키와 싸우기도 했어요. 솔직히 누가 더 세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힘이었는데 말이죠.”
  “그렇구나.”
  조사해볼 필요가 있겠어. 자신의 마음을 모두 빼앗아간 소년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그때, 모처의 타카나시 마사키 군은 카와나 사에코씨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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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서드임팩트를 저지한 소년, 이카리 신지는 NERV의 젊은 미녀들을 모두 섭렵했다는 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참고로 그의 친구처럼 연상의 여자에게만 매혹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동급생까지 매혹(을 빙자한 세뇌)이 걸렸기 때문인지 그의 곁에는 호라기 히카리라거나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는 것은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팔찌가 벗겨지지 않게 아스카라거나 아스카라거나 아스카라거나 잘 지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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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의 크로스 [에반게리온X여족예속]
써주실 분 계시면 그 분을 추앙하겠음. 뽐뿌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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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미로 번역된 것 중에 가디언이라는 글이 있는데 사도를 중심으로 해보면 에반게리온X가디언 팬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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