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21세기 방중청년(4) - 소년, 어른이 되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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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362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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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험... 간만에....라는 말을 또 쓰게된 방중입문자입니다. (구석으로...)
이번에는 저의 농땡이 때문이기에 비겁한 변명의 말을 할 수 없을 듯 하군요...(먼산)
전편에서 어떤분께서 "아이 앞에서 넌 앞으로 쾌감을 못느껴! 라는 분위기라니 ㅎㄷㄷ" 이라고 하셨는데,
사내(할아버지)가 자기 혼자 심취하는 열혈 캐릭터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될 듯 싶습니다.
(만화에서는 이 장면에 보통 혼자 일어나서 열변을 토하는 것 정도로 처리되는....그런 씬이죠..)
주인공이 좀 과도하게 나이든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스스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저 스스로는 꽤 가능성 있다고 생각중입니다.(사실 이녀석 50%는 제 어릴적이 모티브라서;; 물론 능력은 아닙니다만...)
사실 자기합리화죠. 허허허허허허....
아무튼 재밌게 봐주셨으면 그걸로 만족을.....
4화 시작하겠습니다.
아참. 가끔 작은 따옴표가 큰 따옴표로 나오더군요.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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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한참을 망설이더니.... 기어이 첫 마디를 내뱉었다.
 
"음양....인이 된다."
"예?"
또 전문용어가 튀어나왔구나...정도로 그는 생각했다.
그는 "전문용어"의 뜻도 모르지만 대충 "내가 알지 못하는 말"정도면 현 상황에서 그리 틀린것도 아니리라.
아무튼, 그는 "저의 나이를 고려해 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정도의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사내는 그 눈망울을 회피했다.
 
"어허, 저 아해가 괘씸하도다....이 대목은 그냥 넘어가지 좀..."
이런 종류의 생각을 하며.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사실 말 안하고 설렁설렁 넘어가면 될 것을 긁어 부스럼 한것이 본인이거늘....
대한민국 가문에는 결자해지의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다.
 
"무릇, 사람은 음양...으음....뭐라고 설명을 해야할까....서로 반대면이 있느니라."
"반대면이요?"
"그래. 불은 뜨겁고 물은 차고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같은 빛이지만 태양빛은 따갑고 달빛은 시리느니....."
"근데요?"
"…이럴때는 진지하게 묻는게 예의니라..커험. 아무튼, 서로 뭔가 반대인 것이 있다는 이야기니라... 그 두개가 서로
작용을 하는 것이지..."
"전기의 플러스 마이너스처럼요?"
"…괜히 풀어서 설명한 것 같구나... 아무튼 이해 했느냐?"
"예. 과학책에서 봤어요."
"……."
이건 뭔가 아닌데-정도의 생각이 든 사내였지만 뭐, 비슷하게 이해는 하지 않는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사내의 말이 이어졌다.
 
"아무튼!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니라. 하지만 완전히 그렇지는 않지."
"왜요?"
"그냥 그렇게 만드셨다. 궁금하면 원시천존께 따져 보든지."
"……."
"원시천존은 또 뭐지?"라는 의문을 품은 그를 무시하고 사내는 계속 말했다.
 
 "아무튼, 이 할애비가(그는 이 대목에서 할애비라는 말이 매우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 나이에 낮부끄러운
이야기를 너에게 한 이유가 여기 있단다."
"이유가 뭔데요?"
그는 알고 싶어졌다. 대체 내가 왜 이런 이해 못할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뭔지!
"음양은 사춘기때 발현된단다. 그전에는 음양의 조화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루어져있지. 사춘기가 뭔지는 아는고?"
"네. 생식 가능해지는 시기요."
사내는 잠시 침묵했다.
 
"끄응- 대체 이 녀석 어미는 뭘 읽힌 것인고.... 내 아무리 유가의 고리타분함에 반하며 살아온 인생이라 하지만
이 녀석은 수치심이란 것이 좀 필요한 듯 보이니..."
뭣도 모르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이리라.....라고 애써 위안을 하며 사내는 말을 이었다.
 
"흠흠.. 생식을 하려면 그 음양이라는 것이 나타나야 한단다... 물론 사춘기 이후에도 인간의 몸이
조화를 이루기는 하지만 그것은 조금 다른 의미의 조화이니.... 우리 일맥이 추구하는 조화와는 다르단다.
우리일문의 심법은 음양 조화를 이루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 것은 기억하느냐?"
"예.(아니요. 까먹었어요. 하지만 그런 것 같기는 하더라구요-의 함축적 표현이다)"
"그래. 그렇기에 남자와 여자의 교합이 필요하지.(교합? 이건 또 뭐야? 라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내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릴때, 정확히는 사춘기가 완료될 때 까지는 불완전하지만 음양의 조화가 있어서
교합 없이도 벽을 넘는것이 가능하단다. 다만…"
"…다만?"
"…사춘기가 늦게, 천천히 오게 된단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은 심공의 성취가 높을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 한계는… 3성까지! 3성을 넘게 되면… 그 무엇이냐... 몸의 성숙?"
"이차성징이요?"
"그래... 이차 성징이라고 하는구나..(대체 뭘 본거야. 이놈 아버지 되는 녀석이 의사였나?
직업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네..).. 그게 멈추지. 그래서 음양인이 되는 거란다. 흔히 말하는 음양인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
"그럼....혹시 할아버지가...."
"……."
 
사내는, 고개를 돌렸다.
잎새는 떨어진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불었다. 차가웠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눈이....내리진 않고 우박이 갑자기....쏟아졌다. 하늘도 그의 비통함을....
바로 이 타이밍에, 딱 우수에 차려는 순간! 치고들어오는 그의 질문!!
"그렇군요. 할아버지가 그 형들이 말하던 고...."
"고수!!! 고수!!! 고수란다. 할애비는 고수지. 그렇게 무(武)에 모든것을 바친 사람들은 고수가 되는 법!!
그렇게 음양인이 되면 교합은 필요 없단다. 어떠니. 대단하지 않니?"
"네. 그렇군요. 그런데 그 고...."
"고수!! 고수라니까!! 하지만 무인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단다. 앞으로는 무인이라고 하거라. 고수는 쓰지 말고!"
"네... 그런데 저는 그게 아니라 할아버지가 말한 음양인이라는게 그 형들이 말하던 고..."
"무인이라니까!!!"
부릅-!
 
"…네.."
떨떠름한 표정으로 입을 다무는 그였다.
"우씨... 그냥 같은 말인지 물어보려는 건데..."
속으로 꿍얼거리는 그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할아버지)는 드디어 본심을 꺼냈다.
"아무튼, 너는 명심하거라! 사춘기가 끝나기 전에 3성을 넘지 말거라!!!"
"왜요? 좋다면서요. 고…"
"…무인이랬지! 아무튼,
덕분에 이 할애비는 고...아니 무인으로서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지만…"
문득, 이 열혈 사나이의 얼굴이 뭔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더니, 갑자기 슬퍼 보이는건 왜일까.
잘못봤겠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잃은것이 더 많은 듯 싶더구나...."
어느새 격양되었던 어조가 차분해져 있었다.
사내는 찬찬히, 느릿한 어조로 말했다.
"…너는 아직 모를것이다.
과학으로는 아직 설명치 못하는 것이 있단다.
단순히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기에는…너무도 복잡한 것이 있단다.
간단히 치부하기에는...........너무도 힘들고 아픈것이 있단다. 알겠느냐?"
"예."
"예끼 이놈!!!"
 
콩-
 
"아얏!!!"
"네놈이 알긴 뭘 안다고 그러느냐? 괘씸한 놈! 애늙은이 녀석!! 할애비 말을 대충 듣는 괘씸한놈이로고!!!!"
"아코코-! 아프다구……
…요......."
알밤에 대한 반항-의 뜻을 나타내려 사내-할아버지를 향해 고개를 들어올린 그는, 알 수 있었다.
아니, 알 것만 같았다. 뜻은 몰라도 느낌은 통했다.
 
그곳에는 미소가 있었고,
 
그로서는 짐작할 수 없는 세월이 있었고,
 
한 사내의...
..추억이 있었다.
 
"…울어요?"
"…울긴. 무인은 안운다.. 할애비는 저 나쁜 관동군녀석들 때려잡을때도 안울었다. 친우들이 쓰러졌어도 안울었어!"
"그럼 눈 옆에 있는 물은 뭔데요?"
"너라면 잘 알지 않더냐? 눈이 뻑뻑해지지 말라고 나온 눈물이니라."
"그렇군요...."
"…거짓말좀 잘 좀 하세요. 할아버지."
무언가, 가슴이랑 어깨가 무거워지는 알 수 없는 기분에, 그는 잠시 문지방 밖 산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언제 우박이 내렸냐는듯,
 파랬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 뒤에도 할아버지의 가르침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존재감 상실의 원인도 알게 되었다.
심법에 방중술처럼 은잠술도 녹아나서 표출된 거라나?
경지가 낮아서 통제가 안되는 거란다.
심법의 성취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거라고....
"몇성이면 가능한데요?"
"으음.... 7성?(이 대목에서 그는 좌절했다) 그리고 은잠법에 대해 익혀야 너의 의지대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둘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통제가 되지 않겠지."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걸 왜 예전에 가르쳐 주시기 않은 거죠?"
"…별로 안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좋잖아? 숨어다니기. 산에서 살 때 얼마나 좋은데. 호랭이도 안만나고."
"……."
대충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나날.
 
그것은 일상.
계속되는 반복.
언제까지나 유지될 것 같던 수레바퀴의 흐름이 깨진 건,
그가 고등학에 들어가면서였다.
 
"할아버지!!!!"
"…이놈아. 나 청력 좋아!"
"아- 죄송해요. 출석 크게 부르는게 습관이 되서..."
"쯧. 업보라고 생각하거라. 인연이 너를 택했는데 어찌하겠냐? 나이가 차길 기다려야지 뭐. 그나저나 2성이냐, 3성이냐?"
"깨달음은 3성입니다."
"허- 부조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놈이?"
"별 수 없죠. 완성된 3성은 언제건 4성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으니...."
"그거야 그렇다만... 어느정도 되면 균형을 맞추거라. 몸에 무리간다."
그는 고개를 숙여 긍정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물었다.
 
"예. 그런데 대체 언제 끝나는 겁니까? 사춘기."
"음..3성이면... 고3까지? 대학 입학때쯤이면 끝나있을거다. 끝나면 자동으로 1계단 성취가 올라가니까 알 수 있을게야."
"느리군요."
"쯧. 그렇다고 네가 여자를 품을 녀석도 아니지 않느냐. 느낌이 없다고 사념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너는 좀 심한듯 하구나. 남녀가 붙어있는데 정분하나 나지 않으니(남녀공학이다)"
"사춘기가 느려서 그런가 봅니다."
"글쎄다.... 그건 아닌거 같구나. 네 나이때 12대 조사님의 주요 여가생활이 춘화수집이였다고 하니까 말이다...
뭐, 그분은 애초에 그냥 음양합일쪽으로 가신 분이기는 하지만...."
"전, 별로 내키지 않더군요. 지금도 편하구요. 사실…인간관계라는거 귀찮기도 합니다."
그 말에 사내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인간 관계라곤 가족 말고 딸랑 하나 있는 놈이 그런말 하니까 우습구나."
"뭐,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만, 저는 그렇습니다."
"쯧, 사람하나 버린 거 아닌지 모르겠구나....뭐, 더이상 내가 고민할 문제는 아니지. 알아서 하거라. 난 갈테니."
"예."
 
그는 그냥 할아버지가 어디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보이지 않았다.
 
며칠 뒤, 상심한 그의 눈에 띈 건 한권의 책과 그 위에 놓여진 한장의 편지였다.
그는 위의 편지를 뜯어 읽었다.
[이놈아. 내 수련일지이니라. 아니, 정확히는 역대 우리 무맥의 수련일지라고 하는게 정확하겠지.
이거 보면 웬만한 궁금증은 풀 수 있을게다. 물론 직접 부딪힌 경험을 다 전하지는 못하지만....네놈이라면 잘 하겠지.
난 우화등선 할거다. 사실 좀 미룬거다. 덕분에 나는 상선에서 바둑판이나 나르는 따까리 하선되게 생겼어 이놈아!!
뭐, 마선(魔仙)들은 따로논다는 이야기도 있다만, 안가봐서 말이다. 그럼 `제자`야. 수고하거라.
-추신: 내 아이디에 있는 아이템은 우리 공격대에서 알아서 나눠가지라고 해주거라.]
"……아이템 걱정하시면서도 용캐 등선하셨군."
 
하늘을 보았다.
그날처럼 파 랗 다.
 
그렇게, 점점 세월이 흐른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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