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에리시아 전기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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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434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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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Of Ariesia War

에리시아 전기

제9장 셸메일 초원 출병


「신이라든가 하는 건 존경할 가치가 없다. 놈들이 한 일이라는 건 사람을 두 물건의
지배하에 두었을 뿐이다. 이른바 공포와 쾌락의 지배하에」
∼미스터 O 혹은 오토·폰·데어·골츠의 명언집에서∼





 ―1225년 4월 2일, 셸메일 초원 솔강-
 에리시아 연합군 사령관 바이엘라인 장군이 46000의 대군을 인솔해 이 초원의 나라
에 온지 2주가 경과하려 하고 있었다.
 알티가르드군 바이엘라인 장군이 계획한 「국토 회복 작전」에 대해, 제14대 사리스
황제 틸로즈는 칙명을 발해 그 원정에 찬동의 뜻을 나타냈다. 거기에다 웨데리아 공
국, 사이아 공국, 파르디아 왕국, 바람 공국도 그것을 모방해 지원을 표명, 군자금과
보급품의 제공을 실시했다.
 실제로는 알티가르드군 병사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명칭은 에리시아 연합군으로
해서 정식으로 에리시아를 대표하는 군대로서 파견되는 상황이 되었다.
 사령관인 바이엘라인에게는 이 이상 없을 명예이며, 또한 알티가르드 왕국에 있어서
도 에리시아의 실질적 맹주라는 걸 알리기에 더 없는 호기였다.
 바이엘라인군은 2월 25일 홀랜드항에서 대선단을 구성해 출발, 3월 15일에는 카리하
발군의 지배 도시 니도스를 공략했다.
 작전이 순조롭게 완료되나 싶었던 순간 셸메일 초원의 유목민이 군사를 일으켰다.
초원의 군대를 인솔하는 자는 아르사스·란이라 불리는 20대 젊은이였다. 그는 각지에
흩어져 상잔하고 있던 부족을 결집시켜, 14000의 병력을 갖추었다.
 양군은 솔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했다.
 하지만 전황은 금방 교착 상태로 빠져들어 갔다.
바이엘라인은 벌써 두 번의 공세를 시도했었다. 첫 번째는 대치한지 3일 후.
「병력, 물량으로 적을 압도한다」
 바이엘라인은 바람 속성을 가진 화살로 공격을 명했다. 바람 속성의 화살은 사정거
리가 길다, 그 특성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적의 화살은 이쪽에 닿지 않는다. 마음껏 쓰러트리고, 단숨에 강을 눌러 건너겠다」
 바이엘라인의 의도에 아무도 반대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이 싸움도 간단히 이긴
다 싶었을 때, 예상하지도 못한 사태가 일어났다. 아르사스군도 거의 같은 수의 바람
속성을 가진 화살을 쏘며 반격한 것이다.
 한 시간 남짓한 응수에 반격을 예상하고 있지 못했던 바이엘라인군은 혹심한 출혈을
강요당했고, 이 날의 전투는 끝났다.
 그 2일 후에 다시 공세에 나섰다. 이번엔 화살의 반격을 예상한 것도 있어 우세 하
에 화살의 응수를 억제하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지만, 아르사스군은 강 속의 군사들에
게 번개 속성의 화살을 쏘아 왔다. 감전하는 사람이 속출해서 이번에도 작전 중지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2주간 양군은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바이엘라인은 불쾌한 감정으로 초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녹색 하나뿐인 풍경도, 풀 냄새의 바람도 지긋지긋하다」
 내뱉듯이 말했다. 해를 좇을 때마다 조바심이 났다. 작전을 정체시키고 있는 원인은
생각할 것도 없이 마술화살이다. 그 출처는 명백해서 사리스 이외에는 없다. 오규스트
의 일구이언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해 온다. 뿐만 아니라 그의 부하도 마찬가지
로 스트레스를 쌓고 있었다.
「장군, 제게 1만의 군사를 빌려 주십시오」
그렇게 말한 자는 바이엘라인의 부장 뮐러였다.
「무슨 생각이지?」
「적은 어디까지나 야만족. 그것들과 정면에서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계책을 쓰는 겁
니다」
「계책이란?」
「이 강의 상류 60km 정도에 말로 건널 수 있는 얕은 여울이 있습니다. 거기를 야음을
타고 건너가서 적의 등 뒤로 돌아가 치는 겁니다 」
「으-음」
 바이엘라인은 턱에 손을 대고 생각에 잠겼다. 뮐러의 첫 말, “야만족”이 이성 밖
사고를 지배했다. 그리고 결단했다.
「좋아, 가라」
 이렇게 해서, 밤이 되자 1만의 군세가 은밀히 진군을 개시했다. 그리고 이틀 후의
밤에 얕은 여울을 건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 돌연 강의 수위가 높아졌다.
 강에 떠오르는 목재 파편을 통해 상류의 댐이 붕괴되었다는 걸 뮐러는 알아챘다. 그
리고 당연하다는 듯 나타난 아르사스군을 보며 단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하하하, 이거 한 방 먹었군」
 1만 미만의 뮐러군은 범람한 강을 등 뒤에 둔 채, 14000 전부가 기마라는 독특한 전
력에 정면으로 부딪쳐야만 했다. 일견 뿔뿔이 흩어진 것 같은 기마의 움직임이었지만,
요소 요소를 적확하게 찌르는 공격에 뮐러군은 조각조각 분단되어 갔다. 점차 뮐러군
은 붕괴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조금 먼 곳으로부터 보고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있었다.
「완벽하다 아르사스. 내가 준 무기와 책략 모든 걸 훌륭하게 전부 사용하고 있다」
「미스터 O님, 그럼 역시 아르사스도 영웅의 그릇이란?」
「아니, 아직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싸움은 지금부터다」
 미스터 O 혹은 오토·폰·데어·골츠와 세리아·크로이츠 두 사람이다.
 
 전투가 끝나자, 아르사스는 전군을 원래 진을 친 곳으로 되돌리고는 시치미 뗀 얼굴
로 다시 대치했다. 강을 흘러오는 시체로 바이엘라인은 뮐러군의 패배를 알았다.
 바이엘라인은 초조해 했다. 여기서 뮐러군의 전멸을 공표하는 건 전군의 사기와 관
계가 있고, 무엇보다 본국에 보고할 면목이 없다.
 그래서 최후의 결전을 결의했다.
「전군으로 총공격을 실시한다. 시체의 산을 쌓더라도 반드시 적진을 부숴라!」
 바이엘라인의 격문이 날고 전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난사되는 무수한 화살이 적진을 목표로 쏘아졌다. 그 밀도는 전사에 남을 정도였다.
그 점은 바이엘라인의 지휘 능력이 높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침내 아르사스군의 방위 라인이 무너졌다.
「지금이다 전군 뛰어들어라!」
 알티가르드가 자랑하는 자감기사(紫紺騎士)가 용맹하게 애마를 몰며 강 건너로 나아
갔다. 수십 명의 기사가 도중에 강의 흐름에 삼켜졌지만, 한사람의 기사가 몇 개의 화
살을 신체에 받으면서도 마침내 강 건너에 이르러 교두보를 만들었다. 거기에 이어서
차례차례로 바이엘라인군은 강을 가로질러 아르사스 진지를 격파했다.
「승리의 함성을 질러라!」
 검을 높게 드는 바이엘라인에게 일말의 불안이 지나간다.
――손쉽게 통과했다……
 불안은 곧바로 현실이 되었다.
 후방에서 불길이 화르르 솟아오른 것이다.
「무, 무슨 일인가?」
 바이엘라인이 돌아보니, 흔들리는 불길 속에, 황금 머리카락을 나부끼는 호사스러운
남자가 서 있었다.
「저것이, 아르사스·란인가!」
「저것이 바이엘라인인가, 정신이 없군」
 바이엘라인은 아연하게 응시하고 아르사스는 조롱하는 미소를 보냈다.
 바이엘라인은 즉시 군을 돌렸지만, 아르사스는 초원 저 멀리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두 달 분의 보급품과 예비 무기를 본진과 함께 잃었다.
「장군, 이제 싸울 수 없습니다……」
 참모 발터가 진언했다.
「입 닥쳐! 이대로 돌아갈 수가 있을까! 폐하에게 뭐라고 보고한단 말이냐. 너희들
에게는 무인으로서의 긍지가 없는 건가!」
 바이엘라인은 일갈했다. 그리고 니도스에 남은 식료품을 조달한 후 아르사스를 쫓아
초원 안쪽으로 발을 디뎠다.
 2주간에 이르는 추격전은 일방적으로 바이엘라인의 전력을 소모시켰다.
 아르사스군은 신출귀몰이었다. 야생마 무리인가 싶으면 측면에서 기수가 나타나 화
살을 쏜다. 안장이나 등자도 사용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말을 모는 기술은 귀신같은 솜
씨였다. 밤낮을 묻지 않는 공격은 소수의 기마로 가까워졌다 일격을 가한 후 다시 초
원으로 사라졌다. 또 일부 부대가 그것을 쫓으면 어딘가에서 대군이 나타나 각개격파
되었다. 바이엘라인군은 피폐해질 뿐 성과를 올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적
인 때가 왔다, 물이 바닥난 것이다. 사기는 완전히 땅에 떨어졌다.
「물이 없어졌습니다. 이제 여기까지입니다. 이번엔 이 생명을 앗아간다 하셔도 물러
나지 않겠습니다. 퇴각의 결단을!」
「……어, 어쩔 수 없군……」
 마침내 바이엘라인도 꺾였다. 그 얼굴은 단 수주일 만에 완전히 늙어버린 모습이었
다.
 하지만 퇴각은 진격하는 것보다도 몇 배는 더 어려웠다.

「마침내 결전의 순간이 왔다. 우리의 어머니인 대지를 더럽힌 죄를 지금이야말로 갚
게 하라」
 아르사스는 전군을 집결시키고는 그렇게 연설을 실시했다.
「조리그, 바탈, 트룸, 보르드, 총력을 다해 침략자를 친다, 출진이다」
 아르사스는 활기 넘치는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예,  하는 힘센 대답이 초원 하늘에 빨려 들여갔다.

「온다」
 바이엘라인은 마침내 모습을 나타낸 적에게 공복을 잊은 채 환희의 목소리를 질렀
다. 말단 신경의 구석구석까지 널리 퍼지는 긴장감이 전사의 긍지를 살아나게 했다.
 바이엘라인군은 재빠르게 반전, 아르사스가 등 뒤를 찌를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
만 정면에서 기마 돌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고, 마방책을 만들고 싶어도 목재는
전혀 없다. 바이엘라인의 불리는 부정할 수 없다.
「기마 돌격은 강력하다. 하지만 방어는 지극히 약하다. 포위해 버리면 문제가 안 된
다」
 바이엘라인이 강하게 말했다.
「아르사스여,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은 네가 아니라, 이 나다.」
 바이엘라인은 학익진을 펴고 아르사스군을 감싸듯 포진했다.

 한편 아르사스군은 밀집대형인 채 돌격을 감행했다.
「우리에게 약은 책략은 필요하지 않다. 생명이 있는 한 돌진을 반복하라!」
 아르사스군 14000은 전부 기병이다. 그 모두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진하는 모습은
장대했고, 한편 밀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충돌하지 않는 기마술 상쾌하기까지
했다.
 아르사스군의 공격은 단순, 하지만 효과적이기도 하다. 경갑으로 무장한 기마병은
맹렬한 스피드로 돌진하다 화살을 적을 향해 쏘고는 다시 후방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뒷줄의 기마병이 또 화살을 쏘았다. 적 정면에서의 급속 반전이라는 터무니없는 기술
에 알티가르드군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반복되는 파장 공격에도 어떻게든 참으며, 반원의 초점에 바이엘라인이 자신
있어하는 집중 공격이 작렬, 아르사스군의 군사를 줄였다.
 전투 개시부터 세 시간이 경과할 무렵, 공복 속에 계속 싸우고 있던 바이엘라인군의
집중력이 끊어졌다. 아르사스군의 분대 지휘관 보르드가 바이엘라인군의 방위 라인을
돌파, 분단에 성공했다. 그렇게 되니 굶은 군대에 승산은 없었다. 점차 밀리기 시작
해, 마침내 전투 개시 후 다섯 시간이 될 무렵 전군이 붕괴되어 퇴각을 시작했다.

「아르사스, 초원의 젊은 왕. 그 황금 갈기는 초원의 바람에 사랑받고 있다」
 미스터 O는 아르사스의 승리에 그렇게 감상을 말했다.
「또 한사람 젊은 재능이 개화했다. 시대는 많은 큰 별을 이 시대에 낳는다. 규스여,
나는 너를 넘는 인재를 반드시 찾아낸다. 그때야말로 실로 역사의 전진이라 해야 하겠
지」
 미스터 O는 마른 하늘을 향해 웃었다.
「자, 그로이트, 가자.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목격하러」
 그리고 한층 더 서쪽을 목표로 해서 걷기 시작했다.

 바이엘라인은 잔존병력을 정리해 해안선 동쪽으로 나아갔다. 그것을 아르사스의 부
하 조리그가 추격했다. 그 양자의 앞에 사리스 군기가 늘어선 군세가 나타났다.
「알렉스, 바이엘라인을 구해 줘라. 류후는 중원의 세련된 용병을 보여주도록」
 알렉스는 조리그를 견제하면서 바이엘라인과 합류, 한편의 류후는 단기로 뛰어나가
조리그에게 다가섰다.
「조리그, 모르는 이름이다」
「비장 류후, 상대로는 부족하지 않다」
 스쳐 지나가자마자 서로 일격을 차례로 가했다. 류후의 박력 있는 찌르기를 받자 조
리그의 오른팔이 튕겨나갔다.
「무쌍 삼단 찌르기!」
 무방비 상태가 된 조리그의 가슴을 류후의 필살의 찌르기가 관통했다.
 조리그를 잃은 초원의 군대는 철수해 갔다. 그것을 지켜보며 오규스트도 군사를 물
렸다.
 에리시아 중원으로 돌아온 알티가르드병은 1할에도 못 미쳤다…….


 ―1225년 5월 5일, 미드가르드, 판넨브로 궁전-
「그렇습니까, 규스는 돌아왔습니까……」
 틸로즈는 옥좌에 앉아 보고에 대해 그렇게 대답했다.
「노고를 위로하는 축하연을 개최하면 어떻겠습니까?」
 멜로즈가 말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저쪽(발하라성)에서 할 생각이겠죠」
「그러면 제가 대리로서 출석하겠습니다」
「그만 두세요. 당신은 그다지 가까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째서입니까? 그 분은 제 생명의 은인. 그 은혜에 보답하는 건 에리스의 가르침에
도 반하지 않습니다」
「……됐어요. 그러면 내가 만나고 옵니다」
 틸로즈는 그렇게 말하고 옥좌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살그머니 훌리오를 불렀다.
「당신은 저 아이의 약혼자 아닙니까. 확실히 받아들이세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한숨을 토하면서 틸로즈는 알현실을 나갔다. 남겨진 멜로즈는 쀼루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훌리오는 생각했다, 언제부터 저렇게 웃지 않는 분이 된 것일까 하고. 사람들
은 제14대 사리스 황제를 얼음의 여제라고 부르고 있었다.

 로즈메리의 붕어 후, 즉위한 틸로즈는 미드가르드로 천도 했다. 미드가르드는 샤를
르 가도와 대운하가 교차하는 위치에 건설된 새로운 도시이다. 기본 설계는 오규스트
가 했다.
 특징은 대운하의 북쪽으로 퍼지는 습지대를 파내 거대한 인공호수를 만든 점이다.
이 인공호수에는 동서의 선단이 끊임없이 뜨고, 그 인공호수를 둘러싸듯 상인들의 창
고가 죽 늘어섰다. 동서에는 광장이 있고 거기에선 시장이 열려서, 모든 물자가 여기
에 모이고 여기에서 각지로 옮겨져 간다. 에리시아 최대의 유통 도시가 탄생한 것이
다. 지금까지의 요새로서의 도시와는 완전히 달라서 도시 전체를 둘러싸는 성벽도 성
문도 없다. 24시간 언제라도 도시에 들어올 수가 있어 상인들의 활기가 밤이고 낮이고
끊기는 일이 없다.
 인공호를 조성할 때 나온 흙을 북쪽에 쌓아 작은 언덕도 만들었다. 인공호수로부터
정확히 북쪽으로 일직선 길이 펼쳐져선 언덕 위에 신설된 오딘 대신전으로 이어져 간
다. 그 산기슭의 오른쪽으로 판넨브로 궁전이 있고 왼쪽에는 재상부 등의 관공서가 줄
지어 있다.
 길의 거의 중간에는 탑이 있는데, 도시 방위의 중요점이라기보다 랜드마크로서의 기
능이 크다. 탑에서 서쪽으로 나아가면 성 로즈메리 대성당이 있고, 그 앞부터 샤를르
가도로 이어진다. 그리고 동쪽으로 나아가면 오규스트의 거성 발하라성이 있다.
 틸로즈 체제가 되면서 카프카가 사리스 공국의 재상이 되었기에, 새로운 제국 통치
기구도 탄생했다.

승상
  재상부(재상·부재상)=행정
   9경
    재무국(재무장관·재무 부장관)
    내무국(내무장관·내무 부장관)
    국무국(국무장관·국무 부장관)
    사법국(사법장관·사법 부장관)
    농무국(농무장관·농무 부장관)
    상무국(상무장관·상무 부장관)
    공무국(공무장관·공무 부장관)
    운수국(운수장관·운수 부장관)
    감찰국(감찰장관·감찰 부장관)
  원로원(원로원 의장)=입법
  대법원(대법관·법관 14명)=사법
    순회 법원
      주법원
  통수부(통수총장·통수부총장)=군사
    군무국(군무장관·군무 부장관)
    군령부(군령부장·군령 부부장)
    정보국(정보장관·정보 부장관)
  황궁부(황궁 시종장)
  금위부(금위총감)
  대운하부(대운하 총독)

[승상]직명. 재상·원로원 의장·대법관·통수 장관 위에 위치해,
   국정 전반을 통괄하는 최고직. 상설은 아니고, 임시(국가의
   비상시)에 설치된다.
[재상]직명. 행정을 통괄한다.
[원로원]제국의 입법 기관. 귀족원? 추밀원? 원로원으로 단기간에 변천.
[대법원]제국의 사법 기관.
[통수부]제국의 군사 기관.

 상기의 첫 인사는 이하와 같다.
●승상부
  수석 보좌관     : 쥬크·슬레이드
  경제 담당 보좌관    : 시라이시 토지로
●재상부
  재상         : 미카엘라·데·스피노자
  부재상        : 리슈·류
●원로원(=추밀원)
  의장        : 미카엘라·데·스피노자(겸직)
  의원        : 무파·고스펠
            : 안젤라·설리번
            : 쟌·페롱
            : 멜로즈·라·사리스
●대법원
  대법관       : 바레트·프로방스
●통수부
  통수 총장      : 펠레스·드·커티스
  부총장       : 막시밀리안·폰·오이겐
  정보 장관      : 토네 루리코
●황궁부
  황궁 시종장     : 훌리오·데·스피노자
●금위부
  금위 총감      : 쟌느·프레이아
●대운하부
  대운하 총독     : 나르세스·디안


 이러한 진용이 되었다.
 최대 요직인 재상(행정), 대법관(사법), 통수 총장(군사)은 각각 아카스인, 사이아
인, 사리스인인 모양새로, 지역별 안배가 중시되어 있다.
 재상부 아래에 실무를 담당하는 아홉 개의 국이 있어서 이들 아홉 개 국의 장관을
총칭해 「9경」이라 부르고, 임면권은 재상에게 맡겨져 있다. 부재상으로는 전 사리스
정권에서 관료로서 실무를 담당한 리슈·류를 등용했다.
 대법원은 제국법에 근거한 재판을 담당한다. 거기다 대법원은 각 주에 둔 주법원(지
방재판소에 해당) 및 순회 법원(고등재판소에 해당, 몇 개의 주를 순회하기 위해 이렇
게 불린다)을 감독한다. 대법원은 그 장인 대법관과 14인의 법관으로 구성되고 법관의
임면은 대법관에게 맡겨져 있다.
 통수부는 군사를 담당한다. 그 장인 통수총장에게는 장군의 임면권마저 맡겨져 있
다. 따라서 장군은 통수총장의 예하에 있다. 통수부 아래에는 군무국(군정)·군령부(군
령)·정보국(첩보)이 있다. 덧붙여 군무장관·군령부장·정보장관과 각 군단의 장인 장군
은 동격으로 되어 있다, 정보 장관으로는 화국 출신의 토네 루리코가 임명되었다. 그
녀는 화국 은밀 집단의 리더이며, 그녀 자신도 비범하기 그지없는 여닌자이다
 원로원이란 의주(議奏)와 귀족원을 합쳐서 발전시킨 것으로 널리 지식을 모으는 일
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만 오규스트 체제 안에선 기능하고 있지 않다. 그 전신인
추밀원이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추밀원은 재상 및 네 명의 국상(?相)으로 구성된
다. 덧붙여 재상은 의장을 겸한다. 입법은 형식적으로는 합의에 의해 행해지지만, 국
상의 임면권이 의장인 재상의 권한이기에, 실제로는 의장인 재상의 의향이 그대로 통
과된다. 국상에는 황족인 멜로즈나 오딘 대신전 사제 안젤라 설리번이 새롭게 참가했
다. 그 밖에 일찍이 세리아를 중심으로 카리하발에 저항 활동을 실시하고 있던 쟌·페
롱도 뽑혀 있다. 그는 카리하발과 싸운 것은 기사만이 아니고 일반 시민도 함께였다고
주장, 시민의 적극적인 정치 참가를 오규스트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규스트의 사적 비서관으로 루시·카요·나이트가 종사하고 있다.


 ―발하라성-
 틸로즈가 발하라성을 방문하니, 오규스트의 사적 공간인 “하렘”의 입구에서 두 여
성이 한창 말다툼하고 있는 중이었다.
「맨 앞줄은 제1부인인 제가 맡습니다」
「아니오, 지금 제일의 총애를 받고 있는 저야말로 어울려요」
 한사람은 크리스티·마르시아·데·오르테가. 또 한사람이 카테리나·티아나·라·사이아
이다. 두 사람 모두 오규스트의 측실이 되어 있다. 이 두 사람에게서 조금 떨어진 위
치에 또 한사람이 있었다. 파르디아왕 빌럼 3세의 딸 발레리·마틸다·판·르클레르이다.
그녀는 빌럼 3세가 즉위할 때에 오규스트에게 보내졌다. 이같이 왕녀만 모은 걸로 인
해서 「오규스트는 왕녀 마니아」라고 야유를 받았다.
 한참 싸우는 도중에 문이 열리고 오규스트가 들어왔다. 그 뒤를 친위대장 아프로디
스와 부관 베아트릭스가 따랐다.
「돌아오셨습니까」
 일제히 한 때의 왕녀들이 머리를 숙였다.
「무슨 소란이야. 밖까지 들리고 있었어」
「누가 오늘 밤의 봉사를 할지, 정하고 있었습니다」
 카렌이 말했다.
「그런 시시한 짓은 나중에 해」
「시시하다니 무슨 말입니까! 주인의 귀환 첫날밤을 맡는 것은 남성이 선봉을 맡는
것과 같은 가치가 있습니다. 자 어느 쪽으로 할지 결정해 주세요」
 크리스가 말을 이었다.
「상스럽기는, 무가의 명문 공주가」
「그런 규중 가인에게 못된 짓을 가르친 건 누구였을까요」
 카렌이 오규스트의 팔을 꼬집었다.
「예이예이, 어차피 전부 내가 잘못한 거지」
「 「그렇습니다」」
 두 사람이 합창을 하고는 웃기 시작했다.
 돌연 오규스트가 멈춰 섰다. 복도 안쪽에 있는 틸로즈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폐하는 아름다우시군요」
 공손하게 예를 취했다. 그것은 아무리 봐도 과장되게 꾸민 행동이었다. 등 뒤의 여
성들은 무릎을 꿇었다.
「안녕한가요, 규스. 이번 출병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밤은 연회를 준비하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나는 지금 돌아갑니다……」
「……」
 두 사람의 불화는 유명했다.
 오규스트는 왼쪽으로 꺾어 나아갔고, 틸로즈는 등을 보였다.

 오규스트는 베아트릭스에게 부재중 서류의 정리를 맡기고 세 명의 측실에게는 승리
축하연에 참석하도록 명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 자신의 방에 호위인 아프
로디스와 들어간 순간, 돌연 아프로디스의 몸에 달려들었다.
「규스님, 오, 옷매무시가 흐트러집니다……」
 오규스트는 말없이 아프로디스의 손이 벽을 짚게 한 후 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그러
자 아프로디스는 말과는 정반대로 매혹적인 히프를 쑥 내밀었다.
 녹을 것만 같이 하얀 히프에서 속옷을 벗겨내고는, 선명한 핑크색 균열에 억지로 페
니스를 꽉 눌렀다.
「윽! 흐윽, 앗, 하~……앙!」
 태내 깊숙이까지 밀어 넣자 꽉 꽉 조여 온다. 벽에 댄 긴 손가락이 발버둥 치듯 긁
고, 정돈된 눈썹이 오규스트가 찔러 넣을 때마다 치켜 올라간 미간에 주름을 새긴다.
눈동자는 텅 빈채 물기를 띠고, 가지런한 하연 이에선 허덕이는 소리가 넘쳐나고 있
다.
 그 때, 오규스트의 표정은 차가웠고, 눈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1224년 7월 14일, 기이하게도 오규스트의 생일에, 로즈메리의 장례식을 행하고 있었
다.
 그 전날, 상복으로 몸을 감싼 카렌은 은밀하게 오규스트의 침실을 방문했다.
「카프카로부터의 편지 확실히 받았습니다. 수고하십니다」
「그러면, 사이아 부흥을 양해해 주시는 건가요」
「카프카의 지금까지의 활동을 생각하면, 성도 사이아 따윈 싼 거지. 그러나, 아베이
르경이 배반하지 않는 근거를 갖고 싶은데」
「알고 있습니다」
「카프카에게 구슬려진 건가」
「네……」
 스러질 것만 같은 작은 목소리로 답한다. 로즈메리의 죽음에 의해 오규스트와 사리
스 황실과의 연결은 얇아졌다. 감히 말한다면, 오규스트가 파트너로 선택하는 상대가
사리스 황가일 필요는 없다. 세계를 사이아 중심으로 재편하는 일마저도 가능하다. 카
프카는 그렇게 카렌에게 고하며 오규스트와의 관계를 진언했다.
「와라, 한 걸음을 내디디면 네가 바라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가 있다」
 한 번 눈감고 나서 카렌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열었을 때, 그 눈
동자에는 강한 힘이 담겨 있었다.
 천천히 오규스트에게 다가섰다.
 오규스트에게 닿을락 말락 한 거리에 서자, 눈동자와 눈동자가 뒤얽혔다.
「강한 여자군」
「……안아 주세요」
 오규스트의 얼굴이 조금 움직이고, 입술과 입술이 포개졌다. 오규스트의 혀가 연분
홍색 입술을 비틀어 열고는 이 뒤편을 애무하듯이 더듬었다.
 카렌의 몸에서 힘이 빠져 자연스레 몸이 뒤로 젖혀진다. 그것을 오규스트가 왼손을
허리에 감아 지지했다. 오규스트의 입술이 떨어지자 실 하나가 주욱 늘어졌다.
 오규스트는 그녀를 안아든 후 난폭하게 침대 위에 내던졌다. 그리고 난폭하게 상복
의 가슴 부분을 찢었다.
 82 cm인 작은 가슴이 드러났다. 순간 힘이 들어가 팔을 굽혀 가슴을 숨겼다.
 그 손목을 잡은 후 오규스트는 힘껏 열더니 침대에 꽉 눌렀다. 가련한 하얀 유방이
천정으로부터의 조명을 받아 한층 더 하얀색을 강조했다.
 오규스트는 돌기를 입에 넣고 혀로 굴린다.
 그 순간 카렌의 등줄기로 전기가 달려 나갔다. 허리가 브릿지 자세처럼 휘면서 튕겼
다. 오규스트가 손을 떼자 무심결에 오규스트의 머리를 안아 버렸다.
 오규스트는 적당한 억압을 받으면서 왼손으로 가슴의 부푼 곳을 주무르고 돌기를 손
가락 끝으로 튕겼다. 그리고 오른손이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스멀스멀 다리가 흔들리고 허리 꿈틀거렸다. 불안감을 달콤한 감각이 전부 덮어 간
다. 그 둥실둥실한 감정이 너무 이상했다.
 오규스트의 손가락이 팬티 자락에 걸린다.
「안 돼―!!」
 다시 소녀의 마음이 되돌려서 오규스트의 손을 잡았다.
 그 입술을 오규스트는 탐냈다. 서로의 타액으로 입 주위가 끈적거린다. 거기다 양손
으로 강하게 유방을 비볐다.
 난폭한 오규스트의 애무에 무심결에 손의 힘이 느슨해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오규스트는 팬티를 휙 끌어내렸다. 처녀의 독특한 새콤달콤한 향기가 오규스트의 코를
자극했다. 한편 카렌은 엉겁결에 몸을 뒤집어 엎드렸다. 부끄러운 느낌에 피할 생각이
었던 거겠지만, 매혹적인 엉덩이가 눈앞에 훤히 드러나게 되었다. 큰 편인 엉덩이를
움켜쥐고 거기에 혀를 뻗었다.
「아……하아아앙……」
 엉겁결에 소리가 새어나왔다. 카렌의 성감대는 엉덩이라고 오규스트는 확신했다.
 오규스트는 부드러운 엉덩이의 감촉을 마음껏 확인했다. 그리고 카렌은 다시 몸부림
치며 무릎을 세우고 허리를 약간 띄웠다. 노출된 균열에 오규스트가 손가락을 포개 열
었다.
「예쁜 빛깔이다. 거울로 본 적이 있나?」
 머리를 흔든다.
「정말로 예뻐. 「 나의 저기가 예쁘다는 말을 들어」라고 모두에게 자랑할 수 있겠
어.」
「……그런 말 하지 말아요……」
 부끄러운 느낌에 떨면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가락이 한번 스윽 어루만졌다.
「꺄아아아아!」
 첫 체험에 무심결에 기성을 질렀다.
 거기는 이미 충분히 젖어 있었다. 오규스트가 손가락을 높이 내걸자 따뜻한 실이 거
기에서 자라났다.
 카렌은 팔 다리를 굽히며 몸을 작게 모으려 했다. 그 행위가 허리 위치를 한층 더
높게 했다. 오규스트는 비순에 혀를 뻗었다.
「안 돼, 안 돼, 이상해져 버려!」
 카렌이 머리를 흔들었다. 이성이 끊어지려 한다는 걸 뚜렷이 알 수 있었다. 여자란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 걸까. 카렌에게선 이미 알몸이라고 하는 수치는 사라졌다.
 적당한 때라고 본 오규스트는. 페니스를 처녀막으로 지켜지고 있던 살 항아리에 침
입시켰다.
「아파, 뭐, 뭐?」
 지금까지의 감미로운 세계에서 돌연 귀환당한 카렌은 너무나도 아파서 얼굴을 찡그
렸다.
「부탁이에요, 부탁이에요, 아픈 건 그만 해줘요……」
 왕녀로서의 자존심을 벗어 던지고 카렌은 다만 애원할 뿐이었다.
 푹
 하는 둔한 소리가 카렌의 머릿속에서 울렸다.
「흐으으윽! 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카렌은 절규했다.
 오규스트는 삽입한 후, 잠시간 카렌의 첫 조임을 즐겼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으으윽, 아파요, 아파요, 이제 그만!」
 눈물이 밴 목소리로 카렌이 호소했다. 카렌의 손가락이 시트를 쥐어뜯고, 얼굴을 베
개에 묻고 이를 악물며 필사적으로 아픔을 견뎠다. 점차 오규스트의 삽입이 매끄러워
지기 시작하자, 흐느껴 우는 목소리에 달콤한 허덕임이 섞이기 시작했다.
「처음 치고는 좋은 결과다. 내 것에 잘 익숙해져 가는군」
 오규스트가 미소 지었다.
「예……예. 고, 고맙……습……니……다」
 허덕이면서도 오규스트에게 대답했다.
 오규스트는 카렌의 허리를 손으로 잡고 드디어 속도를 높여 간다. 카렌의 커다란 편
인 엉덩이에 오규스트의 허리가 격렬하게 부딪치고, 철썩 철썩 하는 소리가 방에 울렸
다.
 오규스트는 높은 흥분 속에, 마지막으로 카렌의 가슴으로 손을 뻗어 돌기를 뜯었다.
「아아앙……으으응……좋아 ……좋아요, 정말 좋아!」
 카렌의 절정의 목소리에 맞추어 오규스트는 정액을 깊이 토해냈다. 높게 들어 올려
진 채인 비순에서는, 정자에 섞여 흐르는 붉은 피로 젖은 연어색 핑크의 비순이 조명
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장례가 끝난 후의 교회에서 틸로즈는 홀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 등 뒤에 펠레
스가 다가왔다.
「여기에 계셨습니까. 언제까지나 슬퍼하고만 있으셔도 곤란합니다. 당신은 오늘부터
사리스의 황제이지 않습니까」
「……나에게 그 자격은 없어」
 그 소리는 약할 뿐이었다.
「로즈메리님께 용서받기를 바라신다면, 제대로 나라를 다스리고 나서입니다. 백성은
당신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니 한 사람도 돕지 못했는데, 백성이 뭐야……」
「당신은 일반 여성과는 다릅니다. 사람은 각각 주어진 계급에 따른 책임을 완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은 당신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그런 건……」
「그러면, 여기를 나가 가십시오. 그 대신 이름도 명예도 버려 주십시오. 그리고 멜로
즈님이 대신 즉위해 주실 겁니다.」
「그만 둬, 멜을 더러운 분쟁에 말려들게 하지 마」
「여러분들은 황족입니다. 그것도 국난의 시대의. 당신의 어리광은 한층 더 백성의 혼
란을 부르게 됩니다」
「……알았어. 카를 대제의 혈통을 이은 존재로서 이 시대에 나를 바칠게……. 그게
이 나라를 사랑한 언니에 대한 보상이 된다면」
「티르님이라면, 이해하실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 혼자야. 멜을 말려들게 하지 마」
「멜님도 역시 황족의 자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무슨 의미야?」
「로즈메리님께서 돌아가시고, 규스님과의 연결이 얇아져 있습니다. 이미 사리스는 좋
든 싫든 관계없이, 규스님 없이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몸을 바쳐야 한다는 건가?」
「……어제 밤, 사이아의 카렌님이 규스님을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우물쭈물 하고 있
어선……」
「입 다물어, 그 아이는 아직 어린애야」
「그렇습니다만, 생명을 구해 주신 은인이라고, 호의를 가지고 있으십니다」
「……그 아이만은……정치와는 관계 없이……행복하게 되어줬으면 싶어……」
 틸로즈는 평소의 늠름한 표정을 되찾고, 씩씩하게 나갔다.

 그 밤, 틸로즈도 오규스트의 방을 방문했다.
「멜만은 손을 대지 마」
「들어오자마자 무슨 말이야」
 오규스트는 돌연한 귀한 손님에 놀랐다. 그리고 안정하라며 찬물을 건넸다.
「카렌과 만났다고 하던데, 사이아를 부활시켜 주겠다고 말한 거야?」
 그 물을 입에 넣고, 한 박자 뒤에 힐문을 재개했다.
「아 말했어」
「바보 같은. 철면피가……」
「하지만 인연은 쌓을 수 있었지. 옛 부터 이렇게 해 평화를 찾아 왔던 거다. 어차피
어딘가로 출가할 테니까. 너 역시도 파르디아나 아카스로 출가할 예정 아니었나?」
「인연……그 때문에 언니는……」
 틸로즈는 살그머니 시선을 숙였다.
「알았어. 언니의 후계는 나야. 내가 인연이 될게. 그러니까 멜에게는 손을 대지 마」
「……알았어. 약속하지」
 오규스트는 의외라고 느꼈다. 그럼에도 재빨리 침대로 걷기 시작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본 적 있지 않나? 그러면 알 텐데」
 오규스트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다리를 연다.
 그 말에 틸로즈는 주홍색으로 뺨을 확 물들였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나는 엿보기 따윈 하지 않아」
「엿보기라고는 하지 않았는데?」
 필사적으로 숨기려 하는 의식이 굴욕적 상황에의 반응을 무디게 한다. 틸로즈는 들
은 대로 주저 없이 오규스트의 고간 앞에 무릎 꿇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깨닫고는 낭
패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 그것보다 빨리 해」
 노려보는 시선으로 오규스트를 올려봤다.
「하는 건 너다. 빨리 빨아봐」
 오규스트의 말에 후들후들 입술이 떨렸다.
――이런 남자에게……언니는……나도 참아 보겠어……
 천천히 얇은 입술을 가까이 했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보는 그것을 지금 입에 머금으려 하고 있다. 불결하다고 생각하
는 마음이 강하다. 하지만 그런 한편, 상황이 굴욕적이면 굴욕적인 만큼 틸로즈의 마
음은 왠지 편해졌다.
――……이러면 돼. 나에게는 차라리 이 편이 어울려……
 굴욕이 로즈메리에 대한 면죄부와 같다고까지 느꼈다.
 마음 속에 경험한 적 없는 폭풍우가 불고 거칠어지고 있다. 거부하는 마음과 받아들
이는 마음이 격렬하게 갈등한다. 그것을 들키지 않게 필사적으로 평정을 가장한다.
 그런 틸로즈의 마음을 끝까지 읽어내고 오규스트는 냉소했다.
 희미한 핑크색 입술에 첨단이 닿았다. 무심결에 신체가 파득 튀어 올랐다.
「왜 그러지?」
「시끄러우니 집중이 안 되잖아」
 오규스트는 크크크 하고 웃었다. 그리고 그 손이 틸로즈의 머리를 상냥하게 어루만
졌다.
 틸로즈는 크게 입을 열고 그 첨단 부분을 머금었다. 입속에 오규스트의 냄새가 충만
해 갔다. 수컷의 향기가 암컷의 본능을 흔든다. 그리고 혀끝으로 그 첨단을 핥았다.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 감은 눈이 시각을 차단하고 불필요하리만치 혀의 감촉과 후각
을 강하게 만들었다. 점차 뇌가 저리고 이성이 비틀렸다.
「더 깊게 머금어 봐」
 그 말을 솔직하게 따랐다.
 빈틈 없이 페니스에 혀를 뻗었다. 입 안에서 자꾸자꾸 커져 가는 그것을 느끼면서,
점차 오규스트의 포인트를 잡아내기 시작했다. 그 포인트를 자극했을 때에 딱딱함을
늘어나고 머리를 어루만지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상황에 익숙해지자 게임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를 자극하면, 봐, 재미있어……
 틸로즈는 천진난만하게 계속 빨았다.
 그 때 불의의 요의가 틸로즈를 덮쳤다.
「뭐, 뭐?」
「왜 그러지?」
「아무 것도 아니야」
「그렇다면 계속 하면 어떨까. 너무나 능숙해서 밤새도록 부탁하고 싶은데」
「에?」
 하찮은 농담이었지만 지금의 틸로즈에게는 충분했다.
「기다려……그 전에 화장실에 가게 해줘……」
「멋 없기는. 뭐 좋겠지. 그래 여기서 해」
「응?」
 오규스트는 그렇게 말한 후, 틸로즈의 등 뒤에서 손을 써 무릎 뒤를 잡고 안아 올렸
다. 그리고 창문으로 옮겼다.
「자 어서」
「말도 안돼……」
 역시 틸로즈는 날뛰었다. 하지만 오규스트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재차 이 남
자의 강함을 실감했다.
「그만 둬, 변태!」
「여흥이야」
 그렇게 말하며 오규스트의 손가락이 팬티 위를 어루만지자, 저항은 간단히 끊어져
버렸다.
 바깥의 시원한 밤바람이 가장 민감한 곳을 자극했다. 거기에 겁을 먹어 눈물이 넘쳐
날 것만 같았다.
「정원에 누가 있을지도 몰라?」
「싫어……, 뭐든지 할 테니까 그것만은 멈춰.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되면 난 살 수가
없어」
 틸로즈는 흐느껴 운다.
「안 돼」
 오규스트의 손가락이 요도구를 자극했다.
「안 ~ 돼」
 참지 못하고, 마침내 틸로즈는 정원에 쏟아내 버렸다. 황금빛 성수가 포물선을 그리
며 정원으로 흘러내려 갔다.
 급속히 온몸의 힘이 빠졌다. 그리고 틸로즈는 될 되로 되라는 상태가 되었다.
 침대에 쓰러트려저선 난폭하게 옷이 벗겨져 갔다.
 우선은 간신히 위를 향한 핑크색 작은 돌기를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온몸을 전부
남김  없이 핥았다. 카난의 샤워실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얼룩 하나 없는 매끄러운 피
부를 오규스트는 마음껏 즐겼다.
 마지막으로 다리를 열고 얼굴을 묻었다.
 두 개의 손가락으로 비순 주변을 음탕하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손가락 사이로 선명
한 색채를 띤 부드러운 살이 보인다. 거기로부터 음탕한 꿀이 축 늘어져 흐른다. 애무
를 반복하자 한층 더 색은 진해지고 꿀을 뚝뚝 토해냈다.
「응, 응응응응, 응응응」
 오규스트가 혀로 핥자, 작은 반응을 보인다. 그것이 오규스트는 불만이었다. 그리고
살그머니 귓속말을 했다. 틸로즈는 텅 빈 눈동자로 다만 끄덕였다.
 오규스트가 침대에 눕자, 틸로즈는 오규스트의 얼굴을 넘어 무릎으로 섰다. 그리고
비순을 왼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오른손은 탄력 있는 유방을 주물렀다.
「아, 아앗, 아-응」
 리듬을 맞추어 손가락이 비순을 어루만진다.
 오규스트는 그것을 올려다 봤다. 클리토리스가 알차게 포피를 찢고 머리를 쳐들고
있는 게 분명하게 보였다. 거기를 손가락으로 튕기자 뜨거운 꿀이 오규스트의 얼굴에
뚝 뚝 방울져 떨어졌다. 오규스트는 머리를 가볍게 들어 클리토리스에 달라붙었다.
「아, 하아-앙」
 틸로즈의 넓적다리에서 힘이 빠져 오규스트의 얼굴 위에 걸터앉아 버렸다. 오규스트
의 혀가 안쪽까지 진입해 그 부드러운 살을 흠뻑 젖게 핥았다.
「하아----응」
 틸로즈는 그 감미로운 쾌락에 무심결에 달콤한 허덕임과 함께 한 줄기 군침을 흘렸
다. 그리고 힘 없이 오규스트 위에 쓰러져 고간에 얼굴을 묻었다.
「이상하게 되어버려, 변해 버려……」
 반복해 반복해서 그렇게 말을 흘렸다.
 오규스트는 적절한 때다 싶어서, 자세를 바꾸어 틸로즈의 넓적다리를 겨드랑이에 끼
운 후 비순에 페니스를 묻었다. 틸로즈의 몸이 재주넘기 하듯 솟구쳤다.
「으으윽……아파!」
 오규스트는 가차 없이 스트로크를 때려 박았다. 입구에서 점막이 스칠 때에 짜릿 짜
릿 정수리까지 전기가 관통하고 쾌락의 예감이 튀었다.
「그, 그만해! 아, 아, 이제 무리야」
 틸로즈의 미모가 고통에 비틀리고 비통한 목소리로 호소한다.
「이 정도로 나약한 소리를 토해서야 어쩌려고」
 오규스트는 한층 더 안쪽으로 삽입을 계속했다.
 그리고 가장 깊은 곳의 벽까지 도달했을 때, 체념했는지 틸로즈의 저항이 약해진다.
온 몸을 긴장시키고 있던 강한 거절의 의사가 녹아갔다.
 오규스트는 회심의 미소를 띠우며 한층 더 격렬하게 반복 운동을 계속했다.
 점차 물기를 띠기 시작한 살항아리는 격렬한 수축을 보였다. 맑고 예쁜 비순은 좌우
로 크게 벌어졌고 그곳을 출입하는 페니스가 음탕한 꿀에 흠뻑 젖었다.
 오른손이 아름다운 유방을 주물럭거리고, 왼손이 잘록한 허리를 기어다녔다. 틸로즈
의 얼굴은 홍조를 띤 채 울음소리라고도 환성이라고도 할 수 없는 허덕임을 흘렸다.
 다리는 오규스트의 허리띠가 되고 팔은오규스트를 꽉 안았다. 스스로 키스를 요구하
며 입을 빨아들이고 혀를 얽었다. 일체감이 말이 필요 없는 만족감을 주고 몸의 중심
이 뜨겁게 팽창해 간다. 자신이 지금 만족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틸로즈도 검사로서 그 극한에 이른 남자에게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게다가
가장 어려웠을 때 가장 의지하고 있던 남자이다.
「아, 아, 아……」
 오규스트의 움직임에 맞추어 틸로즈는 짧은 소리를 계속 질렀다.
「아, 규스. 언니보다……좀더 좀더 사랑해줘……나……나……언니에게는 지지 않
아……」
 틸로즈는 생각치도 못한 말을 해버렸다. 관능으로 이성이 녹아가자 마음속 가장 깊
속한 곳에 잠들어 있던 감정이 드러났다. 아마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
하지 못할 것이다.
「아, 예뻐」
「나 언니보다……사랑받고 어……」
 틸로즈의 뇌리에 그 날의 로즈메리의 치태가 선명하게 되살아났고, 넘쳐나는 기쁨을
전하려고 연호하고 있던 말을 생각해 냈다.
「보지, 보지가 기분 좋아!」
 틸로즈는 흥분의 극에 달해 갔다.
 오규스트는 카난에서의 만남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난폭한 말로 언제나 반항하고
있던 오기 강한 여자가 지금 자신의 아래에서 허덕이고 있다. 만족감과 함께 사랑스러
움을 느꼈다.
 두 사람은 일체가 되어 지고의 경지에 도달했다. 열을 띠고 용솟음치는 것을 몸속에
받아  들이면서 틸로즈는 황홀의 표정을 지었다.

 다음날, 지존의 관을 머리 위에 받고 틸로즈는 제14대 사리스 황제가 되었다. 그녀
가 무인으로서 수많은 무훈을 올려왔다는 사실이 혼란에 허덕이는 백성들에게 강력한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카를 대제의 재래라며 환희로 맞이했다. 사리스의 영구적인 번
영을 그녀에게 맡겼다.


 ―1225년 5월 5일, 갈라타 탑 부근-
 틸로즈를 실은 마차가 갈라타 탑 오른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까,……입니까, 폐하」
 훌리오의 목소리가 틸로즈를 과거에서 귀환시켰다.
「응? 뭐?」
 틸로즈는 넘쳐서 떨어질 것 같던 물방울을 살그머니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파발마입니다. 또 전쟁입니까?」
 시선을 창 밖으로 향했다. 건설 러시 속 거리를 파말마가 달려갔다.
「그런가 보군요」
「돌아갈까요?」
「……그럴 필요는 없을 겁니다. 용무가 있다면 저쪽에서 뭔가 말해 올 거고. 돌아갑
시다」
 틸로즈는 다시 앉아, 다시 과거의 세계로 시점을 되돌렸다.

 ―발하라성-
 오규스트는 좌우에 크리스, 카렌, 발레리를 늘어놓고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 앞
에서 무관, 문관이 무사 귀환을 축하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정보 장관, 토네 루리코가 재빠르게 오규스트의 앞으로 나왔다.
「승상 각하, 파르디아왕 빌럼3세가 남동생인 로더베이크 백작에게 살해당했습니다」
 발레리는, 핫, 하고 짧은 비명을 질렀다. 유리잔이 마루에 떨어져 부서지는 소리가
거기에 이어졌다.
 오규스트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유리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
「제군, 연회는 지금까지다. 1시간 후 회의를 연다. 각자 취기를 깨고 출석하도록」
 일동을 바라본 후,
「해산」
 그렇게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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