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21세기 방중청년(6) - 그녀와의 인연의 시작....아니다, 악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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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072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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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손은 거들뿐.
시작하겠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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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이 부드럽게 쇄골을 훑었다.
그런데 그 대상은 자신.
그리고는 뻗어나가서....
 
-착!
 
여자의 이마에 "철썩!"하고 달라붙더니
 
-스윽!
하고 턱까지 스트레이트로 내려온 것이였다.
 
그랬다.
 
그는, 그녀가 자신에게 흘린 아밀라아제 효소액을,
손으로 훑어서 끼얹었다.
그렇게 한동안 손은 그녀의 입에서 멈춰 있었다.
 
"읍-! 우읍-!!!!"
"드디어 깼나....."
 
다소 맹한 눈빛으로 일어난 그녀.
잠시동안 멍-하게 그야말로 멍때리고 있더니,
고개를 돌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숨을 못쉬겠는데, 자는게 이상하지 않은가요?"
그리고는 싸늘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그녀.
그는 시선이 어떻건 개의치 않고 그냥 담담히 대답했다.
 
"…적반하장이라는 용어를 아나?"
"뭘…잘못했다는 거죠?"
"이거!"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본 그녀.
T셔츠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젖었네요."
"…뭐에 젖었다고 생각하나."
"…물..일것같은데..."
추측을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대략의 상황을 눈치 챘는지 조금은 풀이 죽어있었다.
 
"뭐, 그럴수도."
"…?"
"물 맞겠죠. 그쪽 얼굴에 끼얹어 진게 물이 맞다면??"
 
화악!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러면서 눈꼬리는 살짝 올라간 것이 조금은 열받은 모양이였다.
그녀의 얼굴에서 분노, 부끄러움, 원망 등 복잡다난한 감정이 나타나고 사라졌다.
결국 최종적으로 고개를 푹- 숙인 그녀. 조용히 중얼거렸다.
"…쪼잔남. 뒷끝남."
"아아. 그럴지도."
"흥-!"
그녀는 고개를 휙- 돌렸다.
마치 다시는 쳐다도 보지 않겠다는 것처럼.
그러자 진짜 신경 끈 그.
다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살짝, 아주 사알~짝 고개를 돌린 그녀가 보았다.
"……."
그녀의 심경이 복잡해졌다.
 
그렇게, 한남자에게는 무덤덤하게,
한여자에게는 조금은 싱숭생숭한 밤이 지나갔다.
 
그렇게 날이 밝았다.
 
AM 8:50.
수강신청 10분 전.
그녀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뭐…들을거죠?"
그러자 그가 스윽- 고개를 돌리더니,
턱짓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그녀가 본 그곳에는 종이가 하나 있었다.
"이건…"
"수강편람. 들을걸 체크해놓았다. 하지만 그게 그쪽과 무슨 상관이지?"
"A대, 아닌가요?"
"…맞는데."
"혹시…화학과?"
"……넌, 누구냐."
"그럴거 없어요. OT온걸 봤으니까."
"…봤다고?"
 
그러고보니…
그녀는 지금껏 그를 계속 "인식"하고 있었다.
"왜 그걸 눈치채지 못했지?"
그가 심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3성의 성취로는 그가 무슨말을 하건 자동적으로 인식장애상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는 "혼돈?"이라고 중얼거린 혼잣말 마저 인식했다.
이 여자, 뭔가 있었다.
흥미가… 생겨버렸다.
 
"하긴 뭐. 잠버릇도 흥미롭긴 했으니까."
그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그의 속을 아는 지 모르는지 그녀가 말을 이었다.
 
"먼저 제 소개부터 하죠. 한상화라고 해요. 만나서...."
그러고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그녀.
"…만나서?"
"…뭐, 재밌네요. 후훗."
그녀가 살짝 웃었다.
남들이 보면 눈이 부실 광경이였지만, 그로서는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 딱히 좋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나쁘진 않았지만.
 
"내 이름은… 이다."
그렇게 간단히 (딸랑) 이름만 말하고 그는 자기소개를 끝냈다.
"그게, 뭐에요."
골났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녀.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 문제다."
"치-  말 안해주려고."
"…5분전에는 다 넣어놔야 되지 않나?"
"아차!"
틱틱틱틱틱틱.
그녀가 예비명단에 바쁘게 과목을 넣었다.
그걸 보고 있던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가 물었다.

"왜… 똑같지?"
"뭘…말하는 거죠?"
"과목말이다."
"같은 화학과잖아요."
"보통은… 전공과목을 넣지 나처럼 이렇게 교양으로 채우진 않는다. 내가 특이한거지. 너도 알텐데?"
"알죠."
"그런데 왜?"
그러자, 그녀가 그를 빠-안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쪽에…흥미가 생겨서? 후훗-"
"그런가?"
 
그는 문득 깨달았다.
그녀는, 같은과였다. 자신과 같은.
그리고…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었다.
무공을 익히며 얻은 육감이,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아니, 이미 그를 "인식"한 순간부터 무언가 있다고
볼수밖에 없었다.
 
"대학생활…생각보다 재미있을지도…."
그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다.
3월.
 
개강날이다.
 
첫 수업시간.
앞으로의 수업 개요만 간략히 이야기 하고 끝났다.
수업을 듣고 돌아가는 길.
 
물컹!
"응?"
뒤에 뭔가 달라붙었다.
사람으로 추정되는 그것.
그런데, 쿠션이 있다.
그것도…
"…D? E?"
"…D에요."
"그렇군…D의 이름을 가진…으응????"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가, 있었다. 한상화. 그녀가.
"D나 되었나? 보기보다 크군."
"…나름…그쪽도 대단하네요. 그렇게 뻔뻔하게 이야기하는걸 보면말이죠?"
"내가 그렇지. 좀."
 
쿡쿡
 
그녀는 웃더니 그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물었다.
"나 안 반가워요?"
"뭐, 조금은?"
"조금은?"
 
꽈악
 
그녀가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무리였다.
"…운동을 얼마나 했길래..."
"평상시만큼."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도무지가 근육이니 꼬집을 살이 집히질 않는다.
다음부턴 그냥 할퀴어야지…정도의 각오를 한 그녀가 그의 목을 두르더니 훌쩍 뛰었다.
 
"…뭐하는거야?"
"갑자기 다리가 아파서요. 업어주면…안되겠죠?"
그리고 웃기.
그냥 웃기.
무조건 웃기.
생글생글-
보통 미녀가 이러면 업어줄법도 한데, 그는 단호했다.
 
"안돼."
"역시나…."
그녀가 상심한 표정을 지었다.
"어쩔 수 없죠 뭐."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지 뭐."정도의 체념한 표정을 짓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그가 일갈했다.
"알았으면 좀 내려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실패했다.
그녀는 그의 등에 꼬옥-붙어있었기 때문.
"나는 안업어준다고 했는데 니가 왜 붙어있냐"라는 그의 질책에
그녀 왈- "나는 업힌게 아니라 그냥 매달려있을 뿐"이란다.
어이없어하던 그는 그냥 무시하기로 한 것.
 
그렇게 되어 하루종일 짐덩어리를 달고 돌아다니게 된 그.
사실 그는 중간에 헤어지게 될 줄 알았다.
아무리 그녀가 신청을 잘 했다 해도, 교양은 원래 사람이 밀리고,
보통 한두과목정도는 신청 실패로 다른 과목을 채우는 것이 보통이였으니까.
그 역시 무공을 익혀 단련된 빠른 순발력으로 겨우 올킬을 한 난이도 높은 퀘스트 아니던가!
 
그런데…
문제는 그녀 역시 무슨 노하우가 있었는지 수강신청 전승을 했다는 사실.
한마디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의 등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녀가 매달려있게 되었다.
 
그녀, 한상화는 신기함을 느끼는 중이였다.
보통 이런 닭살(커플로 오해하기 딱 좋은 포즈)돋는 행동을 하고 있으면 다들 쳐다보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건 뭐 투명인간급.
그녀가 생각하기에, 길가의 가로수도 이것보다는 주의를 끌었을 것이였다.
확실히 뭔가 있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때, 그녀는 솔직히 조금 놀랬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
그를 보았을 때, 자신의 할머니에게서 느껴지던 압박감 같은 것을 그녀는 느꼈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그러나 그래서 더욱 느낄 수 있는 그런 것.
그녀가 알기로 그런 경우의 수는 몇가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경우의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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