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잔트베르크의 여인촌 후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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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229회 작성일 17-02-10 10:55

본문

 

 
 
 
 

      제6장 추억의 정화사

 

 

    「빨리……!」

 

     토리와 프티는 몸을 낮추고, 돌담의 그늘에서 청당의 문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어두운 입구에서 두 명을 맞이한 검은 옷의 크리스타가, 아직 잠에서 덜깬 멍한 얼굴인 채로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두 사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아침 일찍……」

    「그제나가 마을 밖의 남자들을 데려왔어」

    「……그제나? 가, 남자들을?」

 

     크리스타는 검은 후드에 감싸인 은발의 머리를 희미하게 기울였다. 아직 위기감이 솟아오르지 않는 기색이다. 토리는 더욱 설명한다.

 

    「꽤 여럿이다. 아마, 난폭한 용병들이야. 살기를 띠고, 피오니정을 둘러싸려고 했어」

    「그래서?」

    「그래서, 나는 프티를 지켜서 여기에 데려온거야!」

    「안겔슨 부인은?」

 

     토리는 입을 닫았다. 그 대신, 프티가 필사적인 어조로 말했다.

 

    「나오씨가 그 사람들의 상대를 해 준다고, 말했어요. 저런, 저렇게 많은 남자를 본건, 저 처음이라서, 정말 무섭고 무서워서……」

    「두고 왔어?」

    「그치만 나오씨가 그렇게 하라고」

    「……보고 올께」

 

     토리는 배가 큰 프티를 크리스타 앞에 밀어내자, 몸을 돌려 밖에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크리스타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기다려. 가지 않아도 괜찮아. 그 사람이 상대를 한다고 했다면, 맡겨도 괜찮아」

    「……그 사람도, 나의 아이를」

    「그러니까야. 남자는 임신한 여자를 상대하려고는 하지 않아」

    「……」

 

     토리는 망설였지만, 결국 문에서 손을 떼었다. 크리스타를 응시한다. ――은청의 눈동자를 가지는, 아름답지만 무표정한 아가씨의 얼굴을.

 

    「어째서 그렇게 잘라 말할 수 있는거야?」

    「남자에 대해서라면 잘 알고 있는걸」

 

     크리스타는 자연스럽게 얼굴을 돌렸다. 청당의 안쪽을 가리킨다.

 

    「아침, 아직이지. 뭔가 내올 테니까, 배를 채워. ……이야기는 그 후에 하자」

 

     그렇게 말하고, 검은 그림자와 같이 하늘하늘 걸어갔다.

     청당의 복도에 사람이 없어진다. 두 명의 좌우에는 검고 높은 벽이 우뚝 솟아있어서 어슴푸레하다. 높은 창에 비치는 아침해가 다른 세계의 빛 같다. 약기름의 씁쓸한 향기가 희미하게 피어올라, 근처를 무덤보다도 근엄하게 아주 조용하게 만들고 있다.

 

    「토리님……?」

 

     프티가 불안한 듯이 얼굴을 본다.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다. 청당과 그 정화사 아가씨는, 마을사람들의 복잡한 감정을 받고 있다. 죽음을 맡는 자로서의 두려움. 탄생을 맡는 자로서의 존경. 그리고――생명을 맡는 자로서의 정욕을, 이다.

     프티는 둔한 아가씨지만, 그런데도 크리스타가 휘감는 속세와 떨어진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 거겠지. 확실히 그녀에게는 단순한 그늘이 아니라, 힘을 가지는 도사나 술자 특유의 기색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을 신경쓰고 있을 때는 아니다.

     달칵, 하고 작은 소리가 나며 전방의 문이 열렸다. 희고 가는 손이 나타나, 팔랑팔랑 부른다. 그것을 보고 토리는 말한다.

 

    「……가자. 그녀가 말하는 대로다, 우선은 배를 채우지 않으면」

 

     프티를 재촉하면서도, 토리는 전방의 흰 손에 어딘가 기분 나쁜 것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죽은 자의 손같다.

 

 

     크리스타·카라쿰은, 자신의 월경혈보다 먼저 정액을 보았다.

     벌써 10년 가까이 옛날 일이지만, 그 때의 일은 극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 봐. 크리스타, 잘 보는거야……」

 

     김이 가득 찬 단천(cascade)의 방에서, 무릎 꿇은 크리스타의 눈앞에 남자의 양근이 들이대어졌다. 그것은 거무스름하고 시들어 있었고, 조금 머리를 쳐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큭……」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그 기관이 너무나 추악해서, 어린 크리스타는 얼어붙은 것처럼 되었다. 그런 크리스타를 보고, 양근의 소유자인 남자가 달콤하게 말했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좋아, 크리스타. 이것은 소중하고도 소중한 것이니까……」

 

     그렇게 말한 것은 머크 노인이었다. 현무암으로 된 검은 의자에 전라로 앉아서, 과시하듯이 가랑이를 열고 있다. 그 당시그는 아직, 표면적으로는 씨내리로서 인정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제 마을 여자 누구도 봐주지 않게 되어 있어서, 먼 바다의 등불과 같이 몸에 남은 야비한 정욕을 처리하러 청당을 방문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연로했다고는 해도, 작은 크리스타가 보기엔 두배는 몸이 큰 어른이었다. 그 남자가 거칠어진 검버섯이 떠오른 배를 드러내고, 시들어 비틀어진 음모 안에서 야무지지 못한 물건을 과시하고 있는 모습에는, 공포와 혐오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망설이는 크리스타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났다.

 

    「손을 뻗어라. 뻗는게다, 크리스타」

    「어, 어머님……」

 

     크리스타는 일그러진 얼굴로 뒤돌아 본다. 거기에는 키가 큰 검은 옷의 여자가 서있다. 에르기나·카라쿰. 정화사로서 오랫동안 청당에서 일하고, 갓난아기인 크리스타를 마을에서 받아들여서 길러온 여자다.

     어머님이라고 부르도록 교육받았다. 하지만 어머니 같은건 물론 아니었다. 이 여자는 마을에 빼놓을 수 없는 정화사의 후계로서 크리스타를 가르쳐 왔을 뿐인 것이었다. 애정 따윈 좀처럼 보이지 않고, 이 때는 특히 엄했다.

 

    「『정화사는, 남자의 뿌리에서 넘치는 것을 짜내서, 부정한 염을 없애는 것』이 일이야. 요구받으면, 답하지 않으면 안되는게다. ――빨리!」

 

     후드 아래의 연로한 얼굴에 험한 표정을 띄운다. 질타의 다음에 오는 것은 채찍질이라고 정해져 있었다. 크리스타는 참고 끄덕였다.

 

    「아, 네……!」  

 

     그렇게 해서, 떨리는 손으로 남자의 양근에 닿았다.

     늪 지대의 연체동물같은 기분나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주뼛주뼛 쥐자, 움찔 떨렸다. 눈에 스며드는 것 같은 시큼한 악취가 났다.

 

    「히……히이……」

 

     크리스타는 무심코 눈을 감는다. 그러자, 그것이 보인다는 듯이 뒤에서 에르기나가 말했다.

 

    「눈을 뜨거라. 확실히 보는게다. 기억하는 게야」

    「그……그치만……」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잘 보거라, 얼굴이 나왔지?」

 

     살짝 눈을 뜨자, 양근의 끝을 길게 가린 포피에서 새빨간 머리 부분이 느릿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간신히 끄덕이자 에르기나가 어깨를 잡았다.

 

    「거기가 남자가 느끼는 곳이다. 집거라……집는거야!」

    「네, 네에……」

    「그래, 그렇게. 조물조물해보거라……무언가 나왔지? 그것을 바르거라……힘을 넣지 마! 그래……빙글빙글……그렇게 해서 비비거라. 천천히, 천천히……점점 빠르게……그렇지」

    「힉……우우……」

 

     눈초리에 눈물을 머금으면서, 말하는 대로 크리스타는 그것을 훑어 냈다. 그러자 푹신푹신해서 정체도 확실하지 않았던 것이, 어딘지 모르게 심지를 가지고 부풀어올라 왔다. 자그마한 크리스타의 손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크기가 된다.

     머크가 깊은 숨을 내쉬고, 끈적거리는 듯한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그렇다……능숙하구나, 크리스타……좀 더, 좀 더 문지르는거야……」

 

     남자는 손을 내려서, 크리스타의 손가락째로 양근을 꽉 쥐었다. 크리스타가 「으익……!?」라고 무서워 소름끼쳐 하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강한 힘으로 앞뒤로 움직였다.

 

    「오오, 오오, 작고 귀여운 손가락이다……처음이지? 응, 처음인 거지?」

    「그래, 이 아이는 지금까지 남자를 본 적도 없어」

    「너에게는 묻지 않았어! 늙은이는 입다물어라!」

    「뭘 잘난척 하시나. 젊었을 무렵엔 핥게 해달라고까지 말했던 주제에!」

    「시끄러워, 그런 건 말이다, 훨씬 옛날 일이다……」

 

     에르기나와 욕설을 주고 받으면서, 머크는 자신의 추악한 것과 크리스타의 어린 얼굴의 대비를 확인하듯이 한층 얼굴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응, 크리스타……어떤 느낌이냐?」

    「큭……우우……」

    「울 일이 아니야, 아무것도 아프거나 괴로운 일은 안하니까……응, 어떠냐? 딱딱하니?」

 

     크리스타는 흐느껴 울면서, 양손을 사용해도 가리지 못할 살의 봉을 응시하며, 마지못해 대답했다.

 

    「부들부들하고……길고……」

    「따뜻하지?」

    「네……네에……그리, 고……」

    「그리고? 응? 그리고 뭐냐?」

 

     크리스타는 입을 닫는다. 그것을 말하면 혼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머크는 무언가를 헤아린 것 같아서, 꾹 허리를 앞으로 밀어냈다. 포피 사이에 모여 있던 악취가 화악 코에 다가와서, 크리스타는 무심코 이를 악물고 얼굴을 돌렸다.

 

    「우웃……!」

    「히히히, 냄새인가! 냄새가 나냐, 이것이. 어떠냐?」

    「냄새가 납……니다……!」

    「좋아, 말하면 된다. 그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뭐든지 말하는게 좋아……」 

 

     울 듯한 얼굴로, 크리스타는 남자를 올려보았다. 그림자가 진 남자의 얼굴은, 낮에 밖에서 보는 것과는 딴사람 같은 사악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 의미조차도 모르는 채, 크리스타는 딱딱한 손놀림으로 문지르기를 계속했다. 남자는 끊임없이 「딱딱하냐? 딱딱하냐?」라고 물었다. 크리스타는 계속 끄덕였지만, 사실은 조금도 딱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양근은 뱀과 같이 야무지지 못하게 끈적끈적 늘어날 뿐으로, 문지르기는 힘들고 기분 나쁨만이 끝없이 높아졌다.

     그러던 중 남자가 입을 닫고, 「우옷……오옷……」하고 눈감고 신음하기 시작했다. 손을 멈추자, 「계속하거라!」하고 날카롭게 꾸중들었다. 당황해서 움직임을 재개하자, 머지않아, 「우오오오……」하고 남자가 한층 더 괴로운 듯한 소리를 흘렸다. 손안의 것이, 실룩실룩 약하게 꿈틀거렸다.

     ㅤㅍㅠㄱ, 하고 끝에서 희미하게 흰색이 도는 물방울이 얼굴을 내밀었다. 크리스타는 영문도 모르고 문지르기를 계속한다. 그러자 남자가 쉰 목소리로, 「천천히……!」라고 속삭였다. 크리스타는 손의 움직임을 느슨하게 했다.

     그대로 느릿느릿 계속하자, 이윽고 남자는 「……후하앗!」하고 숨을 토해내며 몸을 뒤로 젖혔다. 양근이 순식간에 사그러들어 갔다.

     손 안에서 빠져 버려서, 크리스타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망설였다. 남자는 현무암 의자에 기댄 채로, 헉헉 하고 어깨로 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자 에르기나가 비웃듯이 말했다.

 

    「벌써 끝인겐가, 씨내리」

    「시끄러워……제, 제대로, 나올게 나왔잖은가……!」

 

     머크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켜서, 크리스타의 가는 손목을 잡고, 손가락 끝을 얼굴 앞에 밀어붙였다.

 

    「봐라, 보는거야. 알겠냐?」

    「에……?」

    「이것이 애기의 씨다. 갓난아기의 근본이 되는, 소중한 즙이다」

 

     미끈거리는 손가락 일부에 흰 것이 붙어 있었다. 비릿한 때 냄새가 나서, 크리스타는 반사적으로 숨을 멈추었다. 그러자, 더럽고 끈적하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그것을, 머크는 손가락째로 크리스타의 얼굴에 밀어붙였다.

     끈적끈적한 것이 뺨에 붙어서, 크리스타는 오싹했다. 갑작스럽게 머크가 팔을 쥐고 크리스타의 몸을 끌어당겨서, 흑의에 덮인 배에 손을 대었다.

 

    「이것을 부어줬다. 여자의 배에 부어서, 씨를 뿌려준거다! 알겠냐, 크리스타? 나는 이걸로 밥을 먹고 있었어!」

    「싫어……놔줘요오……!」

    「모두 기뻐했어. 여자들은 모두 울면서 기뻐했었어! 하하하! 크리스타, 너도 크면 부어줄 테니까!」

 

     자기 뱃속에, 이런 무서운 것을 퍼붓는다? 크리스타는 본능적인 공포와 불쾌감에 빠져서 떨었다.

 

    「싫어……그만둬, 부탁해……! 그거, 붓지 마……!」

    「싫은가? 그런가 싫은거냐! 귀엽구나아, 크리스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만둬」

 

    허약하게 발버둥치는 크리스타를, 에르기나가 팔을 뻗어 뺏었다.

 

    「이 아이는 다음의 정화사야. 씨받이 따위 시킬까보냐! 그런 짓 하기만 해봐라, 네 시체는 산짐승에게 먹여줄 테니까!」

    「잘도 지껄이는군, 그때까지 네가 살아있겠냐! 아하하하!」

 

     에르기나의 팔 안에서 부들부들 새끼 고양이같이 떨면서, 크리스타는 절망을 느끼고 있었다.

     그 후 2년 정도가 지나고, 머크의 말은 반만 적중했다. 크리스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아가씨가 되는 것보다 빨리, 에르기나가 병에 걸려 죽었던 것이다.

     장의와 계승 의식이 거행되고, 크리스타는 이마에 금 서클릿을 붙이고 마을의 정화사가 되었다.

     잔트베르크에도 연로한 의사가 있기는 했지만, 그는 중대한 병이나 상처가 있을 때밖에 보지 않았다. 그 이외에 몸이 안좋다든가, 비로 옛 상처가 쑤신다든가, 추위로 관절이 아프다든가, 저주나 복통에 걸렸을 때 등에는, 마을사람은 청당에 의지하는게 관습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쯤엔 이제 마을에는 남자로서 쓸만한 남자는 한명도 없었다. 혹시 머크가 흘린 때냄새나는 정액이 최후의 한 방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래서 모두가 탈속해서 점잖아졌는가 하면, 물론 그렇지는 않았다. 오히려 좁은 마을에서는 울분을 발산하지 못하고, 그늘에 틀어박혔다. 그런 남자들이, 청당의 존재를 배출구로 했다. 젊다기보다도 아직 어린아이 정도도 되지 않는 여자애였던 크리스타가, 마을사람의 망념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대부분은 비오는 날이었다. 청당의 문이 두들겨지고 크리스타가 그것을 열면, 노인 가운데 누군가가, 여자들의 눈을 피하듯이 들어왔다. 음식이나 과자를 가져오는 노인도 있었지만, 맨손으로 잘난듯한 얼굴로 오는 자가 많았다. 그들은 입구에 열쇠를 잠그고, 즐길 시간이다, 라는 듯이 히죽거리는 얼굴로 말했다.

 

    「여어, 크리스타……. 아무래도 어제 밤부터 허리가 아파서 말이다아. 한번, 해주지 않겠나……?」

 

     크리스타는 말없이 끄덕였다. 그런 규칙이었다.

     단천의 방에 안내하고, 함께 들어갔다. 상대는 곧바로 옷을 벗든지, 그렇지 않으면 크리스타에게 도움을 받아 벗었다. 어느 쪽이라고 해도, 전라가 되면 기쁜 듯이 크리스타에게 과시했다. 아직 은발이 어깨에 닿지 않을 정도로 어렸던 크리스타는, 그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져서 뺨을 붉히고 얼굴을 돌렸다.

     그런 혐오의 태도가 노인들을 기쁘게 하고 있었지만, 그런 일은 한참 뒤에까지 몰랐다.

     앙상한 몸이나 느슨해진 몸을, 노인은 마루에 깔린 천 위에 눕혔다. 크리스타는 그 곁에 무릎을 꿇고 우선 기름을 발라 갔다. 알몸인 상대와 달리, 무릎 아래까지 푹 덮는 흑의는 몸에 걸친 채 그대로다. 하지만, 그것은 거의 몸을 지키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상대에게 닿기 시작하면 상대도 크리스타를 만졌다.

 

    「헤헤, 크리스타……사랑스럽구나아……헤헤……」

 

     엎드린 크리스타의 흰 팔에, 겨드랑이에, 가슴에. 노인들은 촉수를 가지는 마물처럼 손을 스며들게 해왔다.

 

    「벤트씨, 손……」

 

     투박한 손의 감촉에 크리스타가 곤혹스럽게 눈을 향하면, 상대는 뻔뻔스럽게 대답했다.

 

    「오오, 미안……주물러지는 것이 기분 좋아서, 무심코 손이 올라가버려……」

 

     노골적인 거짓말이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거절할 수는 없었다. 노인들은 「상태가 나빠서」 오는 것이다. 손이 멋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직 제대로 자라지 않은 크리스타의 딱딱한 몸을 만지는 것도, 「무심코 참을 수 없어서」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관습이었다.

     게다가, 비록 상대가 노인이라도, 훨씬 몸이 큰 남자였다. 화나게 하면 무엇을 당할지 모른다――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크리스타의 저항심을 억누르고 있었다.

 

    「이야, 기분 좋다……크리스타는 정말로 잘하는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노인들은 흑의 아래의 크리스타의 몸을, 끊임없이 어루만졌다.

     만져지는 것도 무서웠지만, 크리스타는 그것보다 무서운 행위를 계속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기름을 바르고 팔이나 다리를 주물러준 후에는, 노인들은 마침내라는 듯이 한층 더 망신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어떤 자는 머크와 같이 현무암 의자에 앉아 가랑이를 벌렸다. 어떤 자는 엎드려서 추악한 엉덩이를 과시했다.

 

    「헤헤……크리스타, 부탁한다……」

 

     야비한 그들의 모습이 눈동자에 비치면, 크리스타는 눈을 감고 싶어진다. 크게 외치며 도망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용서되지 않는다――그러니까, 떨리는 손으로 비누를 잡아서, 다가갔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부끄러운 곳을 깨끗하게 해갔다.

     바싹 오그라든 양근을, 주름에 파묻힌 거무칙칙한 고환을, 거기에 털이 북슬북슬한 엉덩이의 골짜기를, 거품을 내어서 어루만지고 문지른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피부의 감촉이나 쉰 냄새 같은 것들 하나 하나가, 크리스타를 괴롭혔다. 겉으로 보이게 괴로워하지는 않았지만, 마음 속은 도망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런 감정은 그러나, 숨겼다고 생각해도 역시 나타나 버리고 있었다. 단정한 얼굴이 굳어지고, 작은 입술이 뒤틀리고, 손가락은 혐오에 망설였다. 그런 어색한 기색을, 노인들은 남김없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뻐하고 있었다.

 

    「미안, 미안하구나, 크리스타……히히, 이히히히」

 

     말라 시들어버린 몸이나 혹은 탄력없이 출렁거리는 몸이, 눈을 돌리고 싶어질 만큼 노골적으로 움찔움찔 흔들리고, 경련한다. 가끔씩 확 눈앞에 들이대거나 미끄러져 넘어진 척 해서 안아오거나조차 했다. 크리스타는 몇번이나, 소리내서 간원했다.

 

    「가만히 있어요, 부탁이니까, 움직이지 말아요……」

    「오오, 미안, 미안하구나」

 

     말하면서도, 더욱더 노인들은 망신스런 모습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그런 치태 끝에, 상대는 가장 추접스러운 행위에 이르렀다.

 

    「이, 이제 참을 수 없다, 크리스타, 좀 더 이쪽에……」

 

     그것을 들으면, 크리스타는 몸속까지 떨릴 듯한 혐오에 습격당하면서도 몸을 가까이 했다. 그렇게 되면 그렇게 하도록, 이라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양모가 죽기 전에 크리스타에게 전하고 간 것이었다. 정화사의 여러 가지 의무를 에르기나는 크리스타에게 떠맡기고 갔고, 마을사람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만둘 수도 없었다.

     혐오에 사로잡힌 크리스타가 이를 악물면서 얼굴을 가까이 대면, 노인들은 말과 함께 허리를 내밀었다.

 

    「자, 간다아아……」

 

     의자에 앉은 상대의 사타구니에서, 혹은 엎드린 상대의 배에서, 주룩주룩 미지근한 액체가 쏟아진다. 그것이 크리스타의 머리에서 떨어졌다. 은빛 머리카락과 하얀 얼굴을, 이상한 냄새를 내는 흐름이 줄줄 더럽혀 가는 것이었다.

 

    「우……큭……」

 

     크리스타는 호흡을 멈추고 주먹을 꽉 쥐며 참는다. 노인이 숨을 거칠게 쉬며 외친다.

 

    「어떠냐, 크리스타, 어떠냐! 뜨겁냐, 향긋하냐아!」

    「뜨겁……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긴 노인의 그것은, 크리스타에게 있어 영원에 가까운 고통이었다.

     그것이 끝났다고 느낀 순간, 도망치듯이 몸을 떼고 단천에 기어들어갔다. 통으로 뜨거운 물을 퍼올려 머리부터 몇번이나 뒤집어쓴다. 노인들은 그것을 말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족스럽게 지켜보는 것이 보통이었다.

 

    「우후후후, 싫은가, 싫겠지, 크리스타. 더러워져버렸으니, 냄새가 배어버렸으니이」

    「핫, 하앗, 하앗, 하앗 ……!」

 

     후하하하, 하고 바위벽에 울리는 웃음소리가 퍼부어지면서, 크리스타는 닫고 있던 입을 열어서 크게 숨을 쉬는 것이었다.

    「정화사는, 남자의 뿌리에서 넘치는 것을 짜내서, 부정한 염을 없애는 것」――정화사의 의무라 함은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짜는가」까지는 구전되어 있지 않았다. 이 관습이 생겼을 때는―― 아직 골짜기에 남자가 많이 있었을 무렵이겠지만――일부러 명시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악용되고 있었다. 이 규칙을 방패로, 정액을 만들 수 없게 된 노인들은 자신의 더러운 오줌으로 무구한 크리스타를 능욕하며 기쁨을 얻는 것이었다.

     자르는 사람이 없어진 크리스타의 은발은, 점점 자라서 어깨를 지나서 흘러내렸다. 키가 크고 살이 붙고, 이윽고 월경을 알았다. 매일 아름다워지는 크리스타의 모습은, 시들어가는 노인들을 자극해서 거의 밤마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들을 끌어당겼다. 흑의에 숨겨진 피부는 누구에게도 보이는 일이 없었지만, 그 부푼 유방이나 둥그스름한 엉덩이는 온 마을 남자들의 손에 알려져 있었다.

     그런 크리스타를, 마을 여자들은 메마른 시선으로 멀리서 둘러싸고 보고 있었다.

     여자들에게 있어 젊고 아름답고 남자를 끌어당기는 크리스타는 질투의 대상이었지만, 동시에 더러운 역할을 맡고 있는 제물이기도 했다. 초조하거나 썩은 남자들이 크리스타를 배출구로 하고 있는 덕분에, 잔트베르크에서는 다툼이나 싸움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크리스타의 청당에는, 항상 음식이나 자질구레한 일용품이 보내졌다. 그것은 공경해서 멀리하기 위해서 바쳐지는, 올바른 의미에서의 공물이며, 대부분의 경우 친밀함이나 위로가 담긴 것은 아니었다. 그 중에는 예외도 있었지만――나오는 그 쪽이었다――크리스타에게 있어서는, 누구의 어떤 물건이라도 같은 것이었다. 남자들의 성욕과 같이, 여자들의 공물도 떠맡겨져서 의무적으로 받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윽고 슬슬 죽는 사람이 나왔다. 수명을 다하거나 사고를 당한 노인들이 죽었던 것이다. 관습대로 크리스타는 유체를 받아들여서 단천에서 씻고, 뒤의 무덤에 묻었다. 에르기나가 나오의 쌍둥이 딸을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마을에서 갓난아기는 태어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크리스타도 아기를 목욕시킨 적은 없었지만――그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체에 접한 것으로 훌륭하게 정화사로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밝힌 것이 되어서, 크리스타의 입장은 거의 완성되었다. 마을사람들은 크리스타를 우상이라고 인정해서 확실히 거리를 취했다.

     청당의 창에서는 마을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많은 여자들이 가축을 쫓고, 밭을 갈고, 짐을 옮기고 있었다. 크리스타는 그 생업의 밖에 있었다. 보호자도 친구도 없는 청당에서, 날마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며, 방문하는 남자들 앞에 몸을 바쳤다.

     그런,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매일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라고 알게 되자, 크리스타는 표정을 잃어갔다. 남자들을 다루는 기술이 늘어가는 것과 반비례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만 오로지, 헛되이 아름다워져 갔다.

     그런 매일 끝에, 17세를 맞이했다. 그 며칠 후, 무덤을 보러 들어간 뒤의 숲에서, 누더기같은 모습으로 쓰러져 있던 한명의 소년을 찾아냈던 것이었다.

 

 

 

역시 깁니다. 저걸 어디서 자를 수 있겠습니까^^; 억지로 자르자면야 못자를 것도 없지만…

크리스타, 불쌍한 아이예요. 뭐 이제 토리가 구원해주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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