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세리 호르돈 01 (환관 카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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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718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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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세리(稅吏) 호르돈

어느날 아침, 햇살이 은은한 분홍빛을 띠고 있는 실크커튼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가운대, 한 사나이가 커다란 침대에서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며 하품을 했다.

"하아...암."

무척이나 푹신푹신해보이는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던 남자는 뭔가 이상하다는듯이 오른팔을 뻗어 곁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세운 남자는 자신의 옆자리에 "그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 응?"

그 때 화려한 장식이 세겨진 문이 부드럽게 열리며, 한 여자가 은쟁반을 받처들고 천천히 방안으로 걸어들어오며 말했다.

"일어나셨어요?"

"응. 음 그런대 그건?"

"아침이에요."

"음? 설마 그거 당신이 직접 만든거야? 요리사들도 있고 하녀들도 있는데 참..."

남자가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하자 여인은 부끄러운듯 살며시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가끔은 이런것도 좋지 않을까 해서요..."

남자는 부드럽게 그녀에게 미소지으며 생각했다. 이렇게 착하고 좋은 여자에게 의문을 품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고... 무엇보다 그녀는 내가 선택한 나의 아내이지 않은가?

남자의 이름은 "호르돈 도르벤트"로 현재 레오니아 제국 세무부(稅務府) 부상(副相)의 직위에 있는 자였다.

그는 제국 동령에 위치한 "도르벤트"왕국 출신으로 일단은 왕가의 피가 흐르는 몸이었다. 하지만 그는 6살 때 한살 터울인 형 "마르돈"과 함께 고향 도르벤트에서 "흑족(黑族)"으로 제국에 불려와 흑족의 교육을 받으며 "흑궁(黑宮)"에서 자라났다.

황제의 피를 받은 "백족(白族)"들만큼은 아니지만 흑족들 역시 수많은 제약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으며, 흑족의 교육이란 배움의 측면도 있었지만 바로 제약, 어둡게 말하면 세뇌와도 같은 것이었다. 특히나 적장자인 형 마르돈은 도르벤트 왕국의 왕위계승자였기에 그에 대한 흑족으로서의 교육은 그야말로 철저한 것이었다.

형에비해서 비교적 자유로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호르돈은 다행히도 타고난성격(물론 어찌보면 그저 스스로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르지만)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그의 형 마르돈은 23살 때 흑족으로서 인정을 받아 흑궁밖으로 나가 귀향할 수 있게 될 즈음엔 이미 황제의 맹신자로서 완성되어 있었다.

이듬해에 호르돈도 흑족의 칭호를 얻고 흑궁밖으로 나갈수 있게 되었으나, 그는 고향 도르벤트로 돌아가지 않고 황도 "그레이트 레오니아"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물론 호르돈과 마르돈은 사고방식 자체는 완전히 정반대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우애 하나는 무척이나 돈독한 편이었다.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그의 형 마르돈이 왕위를 이어받아 왕이되어 다스리고 있는 도르벤트왕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귀향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고향 도르벤트 왕국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고작 6살의 어린 나이에 떠났으니 이젠 작은 추억조차도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았을 고향을 호르돈은 왜 그렇게 싫어했을까? 그것은 다름아니라 도르벤트 왕국이 전형적인 동부의 노예왕국이었기 때문이었다.

멸망한 "샤드란" 제국의 영역권이었던 제국 동부쪽에는 아직도 그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어 국민의 60~90%이상이 노예인 소위 노예왕국이 대다수였고, 도르벤트 왕국 역시 국민의 절대 다수가 노예인 나라였다. 물론 제국 내외 모든 세계에서 노예는 존재하고 있었고, 제국의 황도 그레이트 레오니아는 중앙대륙 최대의 노예 거래지이기도 했지만, 역시 동부의 노예왕국들과는 크게 달랐다.

호르돈이 고향, 아니 "노예"라는 것을 싫어하게 된 것은 서투른 박애주의라든지 인권과 같이 말랑한 이유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흑족이란 이름의 고귀한 노예였기 때문이었다.

흑족들의 고향(?)이자 학교인 흑궁에서는 언어, 역사, 예법, 문학과같은 기초학문에서 시작해, 검술, 병법, 수학, 승마와 같은 실용학문과 기술을 더하고, 마지막에는 마법이나 과학과같은 특수 학문이나 고급학문 고급기술을 가르쳤는데, 그중에서 호르돈이 선택한 것은 의학과 수학이었다.

이것은 아무래도 호르돈이 자신은 물론 인간들 모두가 존재하는 이유를 궁금해했던 것과, 정답이 존재하는 확실함을 추구하던 성격의 영향이 짙었다. 그리고 그는 의학과 수학을 배워나가며 그가 품은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음과 동시에 수많은 또 다른 의문을 품게되며 성장해나갔던 것이었다.

의학을 공부했던 그가 보기에 인간이란 능력차이는 있으되 본질적으로는 결국 똑같은 인간일뿐이었다. 솔직히 소위 절대신이라 불리는 황제라는 자 역시 본질적으로는 인간에 불과했으며, 방탕한 생활로 제국을 위기에 빠뜨려 "혼음황제(昏淫皇帝)"라는 악명으로 불렸던 전 황제 "루스타 레오노스"와 같은 자들은 절대신은 커녕 오히려 평범한 인간들만도 못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있었다.

호르돈은 황제가 황제일수 있고, 왕족이 왕이 되며, 노예의 자식이 노예가 되는 것은 겉보기엔 달라 보일지라도, 모두 그 자기가 지닌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이 타인들이 정해 놓은 틀이 박혀 타인이 만들어낸 궤도를 그대로 밟아가는 "노예"의 삶일 뿐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타인이 정한것 따위에 얽메이지 않고 자기 일신에 지닌 능력 그대로를 최대한 발휘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이자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물론 이런 생각은 호르돈 자신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을뿐 그 누구에게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본적도 없었고 할 생각 또한 없었다. 게다가 사실 그 자신도 마음속 어딘가 깊숙한곳에서는 이 생각이 얼마나 비현실적이며 모순되고 무의미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허나 본디 이상이란 결국 그런것이 아닐까?

그의 이상과 일치했었는지 어떤지 단언하긴 힘들겠지만, 호르돈은 자신이 좋아하던 수학에 상당한 재능을 보였고, 흑족의 칭호를 얻게 된후 제국 재무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무부로 이동한 후 점차 그 재능을 인정받게되어 "부상"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세무부상(稅務府相)"인 "라타나스 세자이로"가 일선업무에서 물러나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였던지라, 세무부의 2인자였던 호르돈이 사실상 레오니아 제국 세무부의 모든 실무를 도맡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일신에 지닌 능력을 훌륭하게 발휘하며, 그 능력에 걸맞은 위치와 대우를 받으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호르돈은 정성스럽게 은쟁반에 담긴 빵을 썰고 있는 아내 "알레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보았다.

"왜 그러세요?"

알레아는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남편을 의식하며 물어봤다.

"으으음 네 얼굴을 보니까 왠지 나는 행복하구나 싶어서 말이지."

남편의 말에 알레아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살짝 고개를 숙인체 말없이 빵을 썰었고, 호르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허리춤까지 내려온 밝은갈색의 머리칼과 에메랄드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운 초록빛 눈, 도톰한 핑크빛 입술과 두 볼에 살짝 피어난 홍조는 마치 십대 소녀의 그것과 같았다.

"사랑스러운 나의 참새."

호르돈은 허리를 숙여 한손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살짝 걷어내곤 볼에 키스해주며 속삭였다.

호르돈이 알레아를 처음봤을때 떠오른 것이 바로 "참새"였다.

과거에 세무에 관련된 현지 조사를 위해 서부에 방문했을 때, 마침 그곳에서는 수확제가 열리고 있었다. 꽤나 거대한 영지였던지라 영주성에서 열린 귀족들과 기사들만의 축제였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혼잡한 상황이었고, 거기에 영주라는 작자는 곁에 바짝 달라붙어 끝없이 아첨을 쏟아내고 있었다.

결국 견디다 못한 호르돈은 화장실을 핑계대고 잠시 귀빈석에서 벗어나는대 성공했으나, 하급귀족들과 기사들이 모여있는 아래층의 홀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는 거나하게 술에취한 기사들의 사이를 춤추듯이 누비며 술잔을 나르던 자그마한 단발머리 소녀를 보게 되었다.

연회의 일손을 돕고 있던 16살의 알레아는 가문의 문장도 가지지 못한 하급 기사의 딸이었는데, 누가 알아보지 않을까 구석에 숨기라도 하듯 앉아있던 호르돈에게 다가와 아무렇지도 않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칫하면 넘칠 정도로 맥주가 가득 담긴 잔을 건내주었다.

그리고 귀빈중의 귀빈이라 할 수 있는 호르돈을 알아보지도 못한채 마치 참새처럼 귀여운 목소리로 재잘되던 그녀에게 호르돈이 처음으로 했던 말은 "나는 아저씨가 아닌데?"였고, 그녀는 "저보다 12살이나 많으니까 아저씨 맞죠."라고 혓바닥을 내밀며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순수함과 자연스럽고 건강한 매력에 푸욱 빠진 호르돈은 이듬해 그녀와 결혼했다.

레오니아 제국은 "백족"과 "흑족"이라는 특수한 귀족계층의 존재는 물론, 권력구조 자체 또한 규벌(閨閥)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드는 국가이긴 했으나, 규벌이 완전히 존제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고, 그게 아니라해도 제국의 고관이 고작 하급기사의 딸과 결혼하는 것은 무척이나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가식으로 치장한 명예에 목을 메는 귀족, 거의 자기 몸무게 만큼의 황금으로 온몸을 처렁치렁 치장하며 행복에 빠지는 허영덩어리, 손발 하나 까딱 않하며 뿌리는 것 마저도 귀찮아 향수로 목욕을 하는 게으름덩어리들, 호르돈은 지금도 그런것들 따위와 결혼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나의 참새..."

귀여운 참새를 닮았던 단발머리 소녀는 이제 아이가 둘이나 딸린 어머니가 되어버렸지만, 또한 사내라면 그 누구라도 군침을 삼킬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볼륨있는 굴곡을 가진 농익은 여인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호르돈은 그녀의 농염한 자태를 보면 볼수록 욕망과 우울함이 범벅된 형용하기 힘든 혼란속으로 빠져들어가기만 할뿐이었다.

"..."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할수록 그것은 더 크고 강해져만 갈뿐, 이것은 억누르고 잊어버리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어떤 "답"을 구해 내야만 하는 것이다! 호르돈은 그렇게 생각하며 수술을 위하여 상처를 벌리듯 혼돈속을 비집으며 기억을 더듬어 나가기 시작했다.

어제 호르돈은 정말 오랜만에 가까스로 휴가를 내어 집에 돌아왔다. 고작 1박2일간의 짧은 휴가였지만, 세무부의 일인자인 "라타나스 세자이로"가 노환으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된지 근 2년이 다되어가는 동안, 호르돈은 사실상 제국 세무부의 총책임자의 역할까지 다 해내고 있었던지라, 한달에 두 세번 집에 잠시 들리는 것조차도 버거울 지경이었다. 그나마도 만약 호르돈이 황도내에 집을 마련하지 않고 황도외의 한적한 전원저택같은 것을 선택했었다면, 아마 한 달에 두 세번 정도 잠시 집에 돌아오는 것조차 어려웠을지도 몰랐다.

그는 이렇게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면서 아내와 딸들을 깜짝 놀래켜 줄 생각을 했다. 물론 아내가 보석따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알고는 있었지만, 그녀를 위해서 동방산 최고급 진주목걸이를 마련했고, 큰딸 "라샤"를 위해서는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최고급 드레스와 구두를, 그리고 작은딸 "리샤"를 위해서는 호르돈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커다란 곰인형을 준비했다.

아내와 딸들이 깜짝 놀라는 얼굴을 상상하며 시종들에게도 연락하지 않은체 집에 도착한 호르돈은, 아내와 딸을 찾아다니다가 욕실에서 흘러나오는 아내와 큰딸 "라샤"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호르돈은 단추하나 잠그는 일마저 하인이나 노예에게 시키는 것을 특권이오 고귀함으로 생각하는 귀족들 따위보다, 딸들을 손수 보살피고 씻겨주던 알레아의 수수하고도 자상한 모습과 자립심있게 커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휠씬 좋아했었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욕실을 향해 발을 옮겼다.

아내와 딸을 깜짝 놀래켜 주려는 생각이었긴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은근슬쩍 아내의 나신과 딸의 성장한 모습을 보고싶다는 음흉한 생각도 있었기에, 살금살금 욕실문을 향해 나가간 호르돈은 그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야 말았던 것이었다.

그곳에서는 뿌옇게 흩어지는 수증기 사이로 두 여인의 나신이 뒤엉켜 마치 두마리의 뱀처럼 꿈뜰거리는 가운대 살갗에 달라붙기라도 할 것처럼 끈적 끈적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어머니", "라샤"라는 이름이 아니었더라도 17년째 함께 살아왔던 가족이었기에 크게 원형을 그리며 흔들리고 있는 유방과 핑크빛유두, 흘러내린 연갈색 머리칼과 쭈욱 뻗어 매끈한 팔다리가 한눈에 자기의 아내 알레아의 것이란걸 알 수 있었고, 어머니에겐 한참 못미치지만 탐스럽게 부풀어올라 이젠 완연히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유방과, 늘씬한 엉덩이에서 종아리까지의 라인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랑스러운 얼굴은 틀림없이 자신의 큰딸 라샤의 것이란걸 알 수 있었다.

딸과 어머니는 마치 한몸이 된 암컷과 숫컷의 모양으로 뒤엉켜 서로를 애무하고 있었다. 16살이나된 라샤가 알레아의 젖꼭지를 빨아대는 모양은 아기가 어머니의 젖을먹는 모양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고, 알레아가 라샤의 균열을 쓰다듬는 모양 또한 어머니가 아기를 씻겨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알레아의 손가락이 라샤의 균열을 부드럽게 쓰다듬어가며 삽입되었고 라샤는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열띤 신음성을 내뱉으며 알레아의 몸에 달라붙으며 꿈뜰거렸고, 다시 라샤가 분홍빛 입술로 어머니의 유방을 거처 목을 쓰다듬고는 마침내 어머니의 입술에 이르러 혓바닥을 빨아대자 알레아는 작은 경련을 일으키며 몸부림쳤다.

언제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모녀의 향연은 호르돈이 훔쳐보기 시작한지 15분 쯤 지나 알레아의 춤추듯이 움직이는 손가락을 견뎌내지 못한 라샤가, 커다랗게 신음성을 내뱉으며 오줌을 지리고 쓰러지듯이 알레아의 품에 안기며 끝이나고 말았다.

그리고 온통 빨갛게 달아오른 몸과 그곳에 뭍은 애액을 닦아내는 아내와 딸의 모습을 보고서야 간신히 정신을 차린 호르돈은 그자리에서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그리고 현관으로 돌아온 호르돈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고는 애써 태연한 모습을 가장하며 평소와 별 다를것도 없는 모습의 아내와 두 딸을 맞이하며 깜짝선물을 주었다. 그것은 남편, 그리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방문과 선물에 기뻐하는 지극히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호르돈은 정말로 오랜만에 아내와 잠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아내는 언제나 그렇듯 순종적이고 정성어린 몸짓으로 그를 받아들여 주었지만, 마음속의 혼란이 몸의 혼란을 일으켰던 것이었을까? 호르돈의 남자는 쉽사리 세워지질 않았고, 알레아가 입술과 손으로 두 시간 가까이 정성을 들이고서야 간신히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고작 열번도 체 되지 않은 움직임 끝에 그는 허무하게 폭발하고 말았지만,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환하게 미소지으며 정성스레 뒷정리를 해주었던 것이었다.

알레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자 여기요."

호르돈은 딸기잼과 부드러운 치즈가 발린 빵조각을 내미는 알레아의 손길을 바라보며, 그건 아마도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알레아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순수한 아내였다. 하지만 그녀도 육신을 지닌 사람이었니 외로움을 타거나 욕구를 지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비록 일 때문이라고는 해도 결국 그녀, 그리고 가족을 이토록 외롭게 만든 자신이 잘못한것이 아닐까? 물론 그렇든 아니든 지금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쉽게 사라질것같지는 안았지만...

"어머!"

호르돈이 워낙 골몰히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라 우물거리고 있던 빵조각에서 커다란 조각 하나가 쪼개지며 침대위에 떨어지고야 말았다. 알레아는 흠칫하며 침대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던 호르돈의 무릎깨에 떨어진 빵조각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끝까지 손을 뻗어 빵조각을 줍지 못한체 우물쭈물거리고 있는 그녀의 손을 본 호르돈은 그제서야 자신의 남성이 잔뜩 곧추선체로 잠옷으로 텐트를 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밤 그녀가 그렇게도 애써서 간신히 세웠던 자신의 남성이 별 자극도 없이 이렇게 서 있는 모습에 미안함과 지독한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소녀처럼 두 볼을 빨갛게 물들인 순수한 아내의 모습이 왠지, 친딸의 소중한 곳 속으로 손가락을 쑤셔넣던 아내의 모습과 겹쳐보이고 있었다.

어제 만족시켜주지 못했으니까 아침에라도 만족시켜 주는게 좋지 않을까?

이렇게 아침부터 남편을 위해 식사를 차려온 착한 아내에게 대뜸 몸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아닐까?

과연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어제 밤처럼 또 열번도 못움직이면 어떻게 할까?

그녀는 이번에도 똑같이 무능한 나를 위해서 미소를 지어줄까?

그 미소는 정말 나를 위한 것일까?

어떤 것이 그녀의 전정한 모습일까?

호르돈의 머리속은 다시 혼돈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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