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개조련사 로크란 04 (환관 카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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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427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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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관(宦官) 카이만

#02-04 : 개조련사 로크란

"너는 뭐라고 부르는게 좋을까?"

로크란은 까만피부의 여인에게 가까이 다가서며 말을 붙이곤, 슬그머니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아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또다시 우아하면서도 어딘가 살짝 귀여움이 뭍어나는 듯한 동작으로 그의 손을 빠져나가버렸다.

"성급한 사람은 싫어요..."

하지만 이렇게 살짝 튕겨대는 그녀의 행동은 오히려 더욱 로크란의 욕정에 더욱 세차게 불을 붙여댈 뿐이었다. 그는 입맛을 살짝 다시며 수줍은듯, 장난스러운듯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주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리에서 드문드문 비추어지는 불빛이 전부였던대에다가, 검은 후드를 완전히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있었던지라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갈색인지 회색인지 모를 까만 피부와, 이에 대조를 이루는 고양이같은 오렌지색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눈, 코, 입, 모두가 한대 어울려 그야말로 절색이라 표현할만한 미녀의 얼굴을 그리고 있었지만, 특히나 살짝 처진 눈매는 참을 수 없이 숫컷의 정복욕구를 자극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걷는 관능적인 걸음걸이가 뒤집어 쓴 후드위로 드러나는 육감적인 몸매라인을 폭발적으로 살려주고 있었다.

로크란은 빨리 저 계집의 몽뚱이를 깔아뭉게고, "앙앙"하며 울어대는 꼴을 보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예전에, 4년 전쯤 제국의 도시 "라이온포우(lion-paw)"에서 북쪽의 "포울런"왕국으로 향하던 중 로크란은 어떤 "탄느"족 아가씨와 만난적이 있었다.

물론 본명인지 어떤지는 의심스러웠지만 그녀의 이름은 "요라"였고, 무려 홀로 여행을 다니는 중이었다고 했다. 아무리 제국시민권자라 해도 여자 혼자, 그것도 노예시장에서 최고가로 거래되는 희귀품목인 "탄느"족이 홀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한 짓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굉장한 미인이었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 본인은 그런것에 신경도 안쓰인다는 듯한 모양이었지다. 다행이도 그녀의 목적지인 산골마을이 상단의 중간기점이기도 했기에 그녀는 잠시 상단과 함께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로크란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 매혹적인 여인을 한번 넘어뜨려보겠다고 마음먹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조금 과하게 튕겨보는것인지 아니면 아예 마음을 먹고 약을 올리려는 것인지, 그녀는 도무지 넘어올듯 넘어올듯하면서도 끝까지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산골마을에 도착하기 하루전 쯤, 로크란과 상단의 일행들은 어째서 그녀가 혼자서 여행을 다녀도 괜찮은지를 알게 되었다. 그들은 나무가 우거진 언덕부근에서 사나운 아울베어(owlbear) 두 마리를 앞세운 고블린도적때의 습격을 받게 되었는대, 왠만한 기사들 대 여섯이 힘을 합쳐도 상대하기 힘든 아울베어를 그녀 혼자서 가볍게 처치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엄청난 수준의 마나-블레이드(mana-blade)를 사용할 줄 아는 검사였던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로크란은 졸지에 유니콘에 올라타겠다고 버둥거린 당나귀가 되버린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더욱더 커져만 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산골마을에서 떠나기전 로크란의 도무지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파상공세를 받게된 요라는, 결국 그의 볼에 장난스러운 소녀처럼 키스를 해주며 말했다.

"당신같이 재미있는 남자, 정말 싫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집에 두고온 아들내미가 생각나서 안될것같아요."

물론 그녀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애매한점은 있긴 했었으나, 그것에 거절의 뜻이 담겨있다는것 한 가지는 분명했다.

술이 잔뜩 취해서 였을지, 아니면 그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지 살짝 도발적인 미소가 맺혀있는 까만 얼굴은 왠지 그 때 놓친 그녀를 생각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이번엔 놓치지 않을 것이었다.

* * *

로크란과 네 명의 여인들이 도착한 곳은 유흥가의 중심과는 살짝 떨어진 곳으로, 커다란 흰색 대리석 문패에 "실버 펄(silver pearl)"클럽이라는 은색 글씨가 유려하게 세겨진 저택이었다.

주변에 파티를 위한 정원에 수영장까지 딸린 고급클럽들이 드문 드문 보이는 것을 보니, 어쩌면 귀족전용 업소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애초에 안내를 하지도 않았을테니, 결국 쓸 때 없는 걱정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택의 홀에 들어서자 로크란은 적잖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 손님을 데려온 창녀에게 대하는 것 치고는 지나치게 정중한 주변의 반응도 그 이유가 되었지만, 그보다는 화려한 샹들리에의 불빛아래 비추어진 그녀의 모습 때문이었다.

"쉐도우?"

로브를 벗자 온전히 드러난 그녀의 얼굴은 더욱 아름다웠지만, 한 뼘정도 되는 뾰족하고 기다란 귀와, 마치 바위를 깎아 만든 석상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질적인 회색 살갗은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쉐도우"란 검은 엘프족 곧 "다크엘프"를 이르는 말이었다. 400여년전 패왕가레온의 중앙대륙 제패후 다크엘프들은 끝없이 불복종과 반란을 반복하다가, 결국 황제의 분노아래 거의 멸종에 가까운 상처을 받고 중앙대륙에서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그리고 약 150여년전 제국의 3대황제 "포레스트 2세"의 제위 때 다크엘프족에 대한 제재가 풀리게 되었지만, 아직도 제국과 다크엘프족간에는 뿌리깊은 불신과 원한이 엇갈려있는 관계였던지라, 제국의 도시나 황도내에서 다크엘프를 보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어머? 안 올라오실껀가요?"

마치 발정기에 들어 숫컷을 유혹하려는 암컷처럼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계단을 오르던 그녀가 그 매력적인 몸뚱이를 꼬아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로브를 벗어버리자 가슴과 엉덩이 사이의 그 육감적인 라인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있었다.

"아아... 그래 가야지."

로크란은 무의식적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작게 대답하곤 그녀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평소의 그였다면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이미 눈치채고 있었을지도 몰랐겠지만, 오늘 밤의 그는 이 모든 징후들을 놓치거나 무시해버리고만 있었다. 그것은 눈앞에 놓인 고깃덩이가 너무나 탐스러웠기 때문이었을까?

"애크 쟈르 카트! 흥! 감히 버러지같은 인간 따위가..."

그의 등뒤에서는 까만 소녀가 잡아먹을듯한 시선을 그의 등에 던지며 작게 내뱉듯 말했다. 물론 로브를 벗은 그녀 역시 뾰족한 귀와 회색빛 피부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녀의 이질적인 모습도, 그녀의 오만한 말도 로크란은 눈치채지 못했다.

몇 개의 계단을 걸어올라가자 커다랗고 둥근 방이 나왔다. 속이 비치는 얇은 검은천과 붉은천으로 감싼 등불들에서 세어나온 은은한 불빛이 방의 가운대에 놓여진 커다란 둥근침대를 비춰주고 있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뭔가 기묘하고 달짝지근한 향내를 풍기는 향이 피워져 있어서, 방에 들어서자 마자 코속으로 그 기묘한 향기가 끈적하게 스며들어왔다.

다크엘프 여인은 침대 옆에 놓여진 향로에 향가루를 뿌리며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로크란이 다가서며 그녀를 침대에 누이려 했지만, 그녀는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그의 손길을 가볍게 빠져나가며 말했다.

"어머... 급하기도 하셔라. 여자에겐 준비가 필요한 법이랍니다. 후훗."

그리고 그녀는 두 손을 치켜들더니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몸을 비꼬으며 옷을 벗어버렸다. 부드럽게 웨이브진 밝은 금발 사이로 아이보리색을 띤 유두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향로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살아움직이는 생물처럼 기이한 모습으로 그녀의 몸뚱이를 휘감고 있었다.

로크란은 침대위에 주저 앉은체 그녀가 귀여운 회색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욕실로 향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고급유곽의 여자들은 손님을 받기 전에 향수를 타거나, 꽃잎이나 약초를 띄운 물로 몸을 씻어 잡냄새를 지우고, 거기에 향을 피우거나 향수를 몸에 뿌려 좋은 향기를 더했다. 그리고 약초를 우려낸 물로 항문속을 두 번에서 세 번정도 깨끗하게 관장을 하는 것으로 준비를 마무리했다.

물론 이런것들은 거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었지만, 몸파는 여자 경험을 20년 가까이 쌓아온 로크란은 이미 이를 잘 알고 있었으므로 아랫도리에서 꿈뜰대는 욕정을 찍어누르며 침대에 몸을 뉘었다.

"후우욱."

깊게 숨을 들이쉬자, 향로에서 풍기는 달콤하고 기묘한 향기가 가슴속에 스며들어왔고, 침대의 사방에 드리워진 반투명한 실크천이 마치 허상처럼 흐릿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향로에서 피어난 하얀연기가 춤추듯이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몸이 공중에 반쯤 떠있는 것같은 무척이나 비현실적인 감각이 들고 있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뭔가 실낱같은 의문이 그의 머리속에서 고개를 들었으나, 그것은...

"우후훗. 많이 기다리셨지요?

...욕실의 장막을 걷으며 나타난 다크엘프의 매혹적인 자태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어머나!"

로크란은 그녀의 몸을 거칠게 침대위에 눕히고는 짐승처럼 그녀의 아이보리빛 유두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유두에서는 기묘한 맛이 나고 있었다.

"후욱! 후욱. 후욱."

"우후훗. 배가 많이 고팠나보네 우리 아가."

그녀가 부드럽게 그의 머리를 감싸안으며 속삭였다. 그의 침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젖이나오기라도 하는지, 로크란은 입안에 고인 것을 세차게 빨아마시며 한 손을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로 밀어넣었다.

"아아앙."

그녀는 살짝 다리를 벌려 그의 손을 받아 들여주었다. 그녀의 갈라진 곳은 입구에서부터 이미 흥건하게 젖어있었고, 그 속으로 손가락을 넣자 쫄깃하고 오돌도돌한 주름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녀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비벼대면서, 비부속에 쑤셔넣었던 손가락을 꺼내어 그 끝에 뭍어있던 다크엘프의 애액의 맛을 보았다. 그것은 마치 어떤 약초냄새처럼 기묘한 냄새와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음란한 맛이 나고 있었다.

"자아 나를 가져요. 내 안에 당신의 더러운 씨앗을 뿌려줘요. 나를 가져요! 아아앙!"

그녀는 두 팔로 각각의 허벅지를 깊게 끌어 안은체 다리를 확 벌리며 소리쳤다. 로크란의 몽롱한 시아속에서 그녀의 균열이 쫘악 갈라지며 분홍빛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로크란은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치며 거칠게 그녀의 비부속으로 자신의 분신을 쑤셔넣고선 미친듯이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범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 거칠게 부딪혀갈때마다 온몸에 마치 부드러운 진흙과도 같은 촉감이 느껴졌고, 그녀의 살갗이 녹아서 자신의 몸에 늘어붙고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정도였다.

"아아앙. 아아... 아아항. 좋아, 더 깊이. 아아앙. 하악!"

다크엘프 여인은 마치 뼈가 없는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며, 두 다리를 그의 허리에 휘어감은체 마치 먹이를 삼키려는 뱀처럼 꿈뜰거리며 요염하게 소리쳤다.

"허억! 허억! 허억! 크허억 그래. 싼다! 싼다! 후우욱!"

로크란이 연신 짐승처럼 거친숨을 내뱉으며 그녀에게 대답하듯 소리치자, 그녀는 그의 허리를 휘감은 다리에 힘을주어 그의 물건을 더욱 깊숙히 자신의 몸속으로 끌어들이며 소리쳤다.

"아아앙! 하앙! 싸줘요! 내 안에, 깊숙히, 내 안에 싸줘요! 하아아앙!"

"후욱! 후우욱 우우우우윽! 흐아악!"

로크란은 자신의 눈속에서 마치 환영처럼 흔들리는 다크엘프여인의 얼굴을 와락 끌어안으며 절정에 달했다. 미칠듯한 쾌감이 등뼈를 타고 흘러 뜨거운 액체가 되어 그녀의 몸속으로 방출되자, 다크엘프 여인은 그의 정액을 단 한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이 두 다리로 그의 몸을 최대한 끌어당겼다.

"하아아아앙!"

쾌락에 흠뻑젖어 있는듯한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그녀의 까만 몸이 움찔거리며 그의 분신을 조여왔고, 그는 마치 자신을 잡아 먹을듯이 빨아들이는 감촉에 환성을 질렀다.

"카하하하! 좋아 좋아!"

"하아아... 당신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네요. 우후훗."

까맣고 부드러운 손으로 그의 뺨을 쓰다듬으며 다크엘프 여인이 말하자, 로크란은 마치 사냥감을 물어 뜯으려는 육식동물과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에 대답했다.

"아니 아직 멀었어! 더! 더! 더 먹여주지! 크흐흐흣."

"어머?"

실컷 사정한 직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단한 그의 분신이 또다시 그녀의 몸속 깊숙히를 찔러대기 시작했고, 다크엘프 여인은 혓바닥으로 입술을 핥고는 탐욕스럽게 말했다.

"아아아... 그래 더 먹여줘요, 흘러 넘치도록 내 안에 싸봐요! 하아앙!"

두 남녀의 짐승의 울부짖음과 같은 신음소리가 또다시 침실속에서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 * *

"흐으으윽!"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이 여인의 몸속에 분출하고 있었다. 몽롱한 시아와 그보다 더 몽롱한 의식속에 맺힌 그녀의 얼굴은 마치 유령처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마치 허공속에서 휘적거리고 있는 것같은 팔 다리의 감각과는 달리, 자신의 분신을 휘감고 있는 끈적하고 뜨거운 그녀의 속살은 또 다시 그의 욕망을 강요하고 있었다.

"우후훗. 이제 끝?"

그녀는 기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희생물을 휘감은체 질식하기만을 기다리는 커다란 뱀의 그것과 같았다.

"아... 하... 아직... 그래... 아. 아... 아직..."

그는 휘청거리는 팔다리에 애써 힘을 넣으며 말했지만 이미 말하는 것 조차도 버거웠고, 간신히 유지하던 마지막 의식마저도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벨라. 그러다가 사람 잡겠다 얘. 아니면 정말로 잡아 먹기라도 하려고 그러는거야?"

그는 문득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얼굴은 분명히 자신의 배아래 깔려있는 다크엘프의 것이었다.

"우후후훗. 이미 먹을만큼 먹었어요. 이 남자 듣던것 이상으로 힘이 좋은대요?"

그의 아래 깔린 다크엘프가 요사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침대가에 선 다크엘프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이상한 상황이었음에도 의문을 품기 힘들만큼 그의 의식은 무너져 있었다.

"확실히 그런것같긴하네. 고작 몇 시간전에 우리 아이들을 둘이나 그모양으로 만들어놓고도 또 이런짓을 하다니, 정말 힘이 좋긴하네. 도대체 몇 번이나 한거야?"

침대곁에서 서서 그를 내려보던 다크엘프가 팔짱을 낀체 말하자, 그의 아래깔린 다크엘프가 씨익 웃으며 한 손을 쫙 펼쳤다가 다시 새끼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굽힌체로 남은 손가락 세개를 펼쳐보였다. 그것은 황도의 노예시장에서 노예를 거래할 때 사용되는 수신호였다.

"어머나. 여덟번? 세상에 아무리 환각향(幻覺香)에 벨라, 네 냄새에까지 중독되버렸다곤 하지만, 대단하네 정말..."

수신호를 간단하게 알아본듯 다크엘프 여인은 살짝 처진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는 재미있다는듯이 미소지으며 말하자, 침대에 누운 다크엘프 여인이 요염하게 미소지으며 대꾸했다.

"후후훗. 세이언니도 한 번 먹어볼레요? 맛있다니까요."

침대곁에 선 다크엘프 여인은 뭔가 살짝 우울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신을 잃어가는 남자의 등판을 쓰다듬고는 말했다.

"아아... 뭐 가끔씩은..."

"벨라!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거야!"

그때 갑작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다크엘프 소녀가 침실로 걸어 들어왔다.

"어머. 시피언니도 보고 있었어요?"

침대에 일어서 말하는 다크엘프 여인의 모습은 어느새 빨간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새하얀피부의 미녀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니 사실 원래부터 그녀의 모습은 그대로였었다. 단지 이젠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린체 쓰러진 사내, 로크란의 눈에만 다크엘프 여인의 모습으로 보였을뿐.

"시피라고 부르지마! 주제넘게!"

"아아아 참..."

다크엘프 소녀가 잡아먹을듯이 빨간머리 미녀에게 소리치자, 침대곁에 서있던 다크엘프여인은 어쩔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세이언니가 저런 더러운 짐승하고, 그딴 걸 할리가..."

다크엘프 여인이 불끈 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하는 다크엘프 소녀의 작은 몸을 끌어안고는, 깊게 키스를 하자 소녀의 몸에서 떨림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하여간 귀엽다니까."

다크엘프 자매의 모습을 바라보며 빨간머리 미녀는 요염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휴우, 그럼 이제 저녀석의 처리는 어떻게 할꺼야? 아무래도 그냥 종마로 쓰긴 아깝겠지?"

키스를 끝낸 다크엘프 여인이 빨간머리 미녀에게 물어보자, 그녀는 자신의 비부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사내의 정액을 한웅큼 긁어내어, 심호흡을 하듯이 그 냄새를 깊숙히 들여마시고는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요.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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