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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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25,196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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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갑작스런 기력약화로 입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전에도 손주를 키우기 위해 맘과 몸을 나이에
맞지 않게 쏟아부었다.
다른 집의 아이들이 부모의 보살핌에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에 대한 적의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가슴 한편으로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묵직하게 움크리고 가슴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고,
그럴수록 현수가 감당할 괴로움의 시간은 더욱 커져 갈 수 밖에 없었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시간이 풀어지는 계기도 아이러니 하게도 할머니였다.
길나긴 5년 남짓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이미 현수의 정신과 육체는 회복 불가능하게 황폐화된
시간이기도 했다. 그것은 엄마를 엄마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큰 죄인 줄은 알지만 그동안 악몽 같은 시간이 그걸 덮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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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정숙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뒤로
가면 낭떠리지 일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혼 직후 남편과 피땀으로 모은 돈으로 목욕탕을 차리고 5년간은 그런대로 잘 지내왔을 무렵,
맞은편에 커다란 찜질방이 들어왔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없는 돈을 끌어모아 인테리어를 다시 했지만,
늘어나는 것은 빚뿐이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커다란 찜질방 사장이 남편의 친구였다라는 점이었다.
목욕탕 초장기 남편과 동업을 하던 남편 친구였던 그 사람은 나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걸 눈치 챈 남편과 남편친구는 누가 말리지 않은 안 될만큼 큰 싸움을 했고, 남편친구는
그렇게 우리사이에서 떨어져나갔다.

하지만 당장 정숙은 절망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세상을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아들이
몸이 아프지만 당장 수술비가 없다라는 사실이었다.
돈이라 커다란 힘 앞에 정숙은 뼈를 깍는 절망을 하고 있었다.
아들이 삶을 위해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데 당장 돈이 없어 수술을 시킬 수 없다라는 절망감과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자식이 죽어가는 꼴을 두눈 뜨고 볼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 갈 곳이 없다라는 것을..... 하지만 당장 자기에게 돈을 빌려 줄수 있다라는 사람이
남편친구밖에 없다라는 사실에 더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았던 그 음흉한 눈빛에 한동안 얼마나 치를 떨었던가?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정숙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한번만 도와 주세요..그러면 ..무슨 일이든 할께요.. “
정숙은 머리를 조아리며 간절한 눈빛으로 남편의 친구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 후후.....역시 돈이 좋군... 나를 세상에서 가장
하잖은 인간으로 봤던 여자가..이제와서 돈을 빌려달라니..참..”
정숙은 음흉한 눈빛으로 자기 몸을 위,아래로 훑고 지나가는 남자를 보면서도 입조자 열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면 참아야만 했다.
“은혜는 잊지 않겠어요.. 평생을 걸고라도 갚을 께요..그러니 제발...”
“남편이 이 사실을 아나? “
정순은 입을 열지 못했고, 아주 재미있는 구경을 하는 사람처럼 보고 있는 남편친구는 입을 열었다.
“하긴..날 찾아왔다라는 사실을 알면 그 놈의 얼굴이 참 궁금해지는군..”
“....”
남편과는 원수 지간이 된 사람이었다. 여자를 한낱 자기의 욕정을 푸는 존재로보는 난봉꾼 그 자체였다.
특히 맘 먹은 여자가 있으면 무슨 수를 가리지 않고 그것을 쟁취하고 말았다.
 집요한 눈길과 집착을 남편에게 들켰을 때는 두 사람은 루비콘강을 건너고 말았다.
“도와준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나?”
“죽는 한이 있더라도...돈을 갚을 께요..”
“후후...난 그런 거 관심없어...알잖아..나는 정숙씨를 원해...”
“......”
정숙은 끈적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남편친구에게 당장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라는 것을 정숙은 알고 있었다.
“벗어.......”
정숙은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몸에서 옷이 하나씩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수치심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남편의 원수인 남자에게 자기 몸을 능욕을 당할 때는 머리속은
 온통 하나밖에 없는 아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인 정숙이 수술비가 어디에서 난 사실을 알자, 이를 악물며 삼켜내고 자신과
상의 한 번없이 원수같은 놈에게 자신의 아들 삶을 빗져 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정숙은 그런 남편을 보며 이를 악물고 참아내려고 했지만, 눈물을 흐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아내를 보던 남편은 만취의 상태로 집을 나갔고, 끝내는 다음날 차디찬 주검으로 정숙 앞에 나타났다.
 정숙은 아무 생각 할 수 가 없었다. 그저 멍한 사람처럼 아무 감정도 없었다.
남편의 주검앞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절망과 설움도 아니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처림..

아들이 퇴원할 때 그제서야 정숙은 눈물을 떨고 말았다. 자살로 인해 세상을 등진 남편을 원망했다.
시어머니의 모멸과 섬뜸한 눈빛은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을 잡아먹은 년이라는 것 때문에
 아들과 모자관계마저도 단절시키고 있는 죽은 남편의 존재감에 원망스러웠다.
죄의 대가를 선언하는 시어머니 욕설과 손찌검에도 두 번 다시는 아들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절망감에 몸부림 쳤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더 참을 수 없는 건 아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자신을 향하고 있는 분노와 증오의 눈빛이었다. 이제까지 아들을 키우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눈빛이었다.
시어머니 말을 믿고 남편이 엄마때문에 죽었다라는 사실을 분노감을 나에게 표출하고 있었다.
그런 아들의 눈을 보고서야 정숙은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정숙은 더이상 아들 곁에 있을 수 없었다.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뼈를 깍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한동안 정숙은 눈물과 고통으로 뒤엉킨 시간말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아들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야만 했다.

그나마 음식 솜씨가 있던 정숙과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나온 보험금으로 인해 조그만 식당을 차릴수가 있었다.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아들을 볼수 있는 곳은 학교밖에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틈만 나면 아들이 있는 학교로 찾아 갈 수 밖에 없었고, 아예 식당을 아들이 있는 학교 인근으로 옮기고 말았다.

다행이 아들은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을 다니고 있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정숙은 아들이 그렇게 대견스럽고 고마울 수가 없었다.
아들에게서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자식에게 그보다 더한 대접을 받는다 해도 아들에게 말 한마디 할 자격이 없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아들이 건강한 모습으로만 살아 준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라는 심정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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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이 다시 아들이 마주대할 수 있게 된것은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되었을 때였다. 
남편과 자신이 함께 살수 있는 집으로 다시 돌아온 5년간의 세월이 흘렀다.

계기는 시어머니의 죽음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시어머니가 대학병원에 입원했다는  막내고모로부터 듣게 되었다. 병원에서 본 시어머니의 모습은 핏기가 하나도 없는 말 그대로 숨만 붙어 있는 채였다.
 정숙은 가슴이 아파왔다.
아들의 돌보던 시어머니가 이상태가 되도록 알지 못했다는 것이 첫번째요.
그래도 며느리로써 시어머니가 이런 상태가 되도록 만든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 때문에 가슴이 아파왔다.

하지만 그런 정숙을 보는 시어머니의 눈빛만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날카로운 눈빛을 하면서도 자신을 바라보던 시어미니의 모습이 애처러웠다.
막내이모가 시어머니를 대신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 같아었요.. 보다시피 이제 더 이상 엄마가 현수를
보살 필 형편이 못돼요.. 이젠 현수문제는 언니가 알아서 해요.. 그래도 현수 엄마니까...

그래도 그나마 막내고모는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같은 여자로써 이해를 한다는 눈빛이었다.
솟구치는 눈물을 참지 못한 정숙은 이제 발걸음을 집으로 옮기고 있었다.
아들과 남편이 살아있던 공간이라는 사실하나 만으로 정숙은 설레고 있었다.
아들은 집에서 혼자 멀뚱히 앉아 있었다..
“현수야...아무래도...할머니가 ...그래서 하는 애기덴..이젠 엄마가 집에서...”

아들에게 말 몇마디 한다는 것 자체가 힘겨웠다. 미처 말을 맺기도 전에 엄마를 외면하는
아들은 이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엄마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그 후 아들은 철저한 무관심으로 엄마에 대한
자신의 뜻을 대신했다.
눈길 한번 주지 않는채 끝이 보이지 않는 무관심과 침묵 속에 아들의 그렇게 정숙과 담을 쌓고 있었다.

몇 년 사이에 자신보다 목 하나가 더 커버린 아들이었다.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정숙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몸매도 다부졌고 눈빛 또한 어렸을 때는 아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 아들에게서 5년간의 시간 보다 더 긴 이질감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정숙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었다.
집안 곳곳에는 남편의 흔적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정숙에게는 익숙한 아들의 체취가 배어있었다.
그 하나만으로 정숙에게는 가슴히 흥건히 적셔오는 행복이었다.
아들이 자신에게 어떤 모습을 보인다 해도 대수럽지 않았다.
아들과 한 공간에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숙은 살아있음의 확인해주고 있었다.

시어머니의 장례식때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기 아버지의 죽음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미처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힘겹게 울음을 참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는 안타까웠다.
그러나 그만큼 아들이 성숙해져 있다는 증거였다.

생각만큼 아들은 슬픔의 기색을 오래 가지 않았다. 탈상이 거의 끝나갈 무렵 아들은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듯 했다.
그러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들에게서는 분명 달라진 것 있었다. 그것은 정숙에 대한 태도였다.
무거운 침묵은 여전했지만 정숙를 보는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마치 남을 대하는 것처럼 무덤덤했던 눈에는 마주보면 섬뜩한 날이 서려 있었다.
날선 눈빛을 볼때마다 정숙의 가슴은 난도질 당했다.
그런 아픔속에서도 제대로 한 번 고통을 표현할 수도 없었다
. 평생 아들앞에서는 죄인일 수 밖에 없었다.

아들과 정면으로 마주한 채 입을 연 것은 탈상이 끝나고 일주일 뒤였다.
아침 밥상을 차려놓았지만 아들은 밥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학교 갈 생각도 잊었는지 자신의 방에서 꼼짝도 않고 있을 뿐이었다.
“현수야 밥 먹어야지..”
정숙의 말에도 아들은 방에서 숨소리 한 들리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정숙은 아들의 방에 들어가 볼 엄두도 내지 못헀다. 아들이 그만큼 어려웠다.
“밥도 안 먹고 학교 가니?”
못할 말이라도 하는 듯 정숙의 미약한 음성으로 아들에게 애기를 했다.
입을 다문채 예사롭지 않은 눈으로 정숙를 보며 말했다.
“저때문 아침 차릴 필요 없어요..앞으로 아침 먹고 학교 가는 일이 없을 거니까..”
“그게  무슨말이니?”
“그리고…저녁밥도 해 놓을 필요 없어요..어차피 밖에서 먹을 꺼니까..”

마치 책을 읽든 차분하면서도 분명한 아들의 음성이었다.
그런 음성이 정숙의 시린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내 방식으로 살 테니까..그렇게 아세요..엄마의 손길 없어도 얼마든지 살아 갈 수 있어요
..그러니 서로 서로 살아가는 거에 간섭 하지 말자구요..”
정숙은 차마 말을 할 수 가 없었다.자리에 서있는 것조차도 힘이 들었다.
 거세게 방망이질 하는 가슴을 부여 잡고 싶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한다면…엄마..와 함께 있는게 싫어요. “
아들은 덤덤히 말하면서도 정숙에게 주었던 차가운 눈길을 거두고 몸을 돌렸다.
“현..수야..”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정숙은 아들을 불렀지만 이미 아들은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고 있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정숙의 다리힘이 풀어지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정숙은 한동안 아들의 요구에 들어주어야 하나 생각했지만 이내 결론은 간단했다.
아니 그럴수밖에 없었다. 텅빈 집에 아들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아들이 무슨 말을 해도 아들이 어떤 눈으로 자신을 본다고 해도 그런 수는 없었다.
아들은 집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러나 정숙은 여전히 아침과 저녁상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은 식탁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정숙은 꼬박꼬박 상을 차려놓았다.
하지만 아들에게 이길 수는 없었다.
그러한 정숙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아들의 지갑에 돈을 넣어주는 일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들인 현수는 어머니에 대한 분노의 표출을 끝내지 않았다.
공부에 전념하지 않고 학교가 끝나면 대부분을 길거리에 뿌려가면서 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폭력과 음주가 뒤따랐다. 크고 작은 싸움이 일어나자 정숙은 학교에 불려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정숙은 그런 아들에게 질책의 말을 한적은 없었다.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자신에게는 없다고 생각했다.
.
 그날 아이는 보통 아이도 아니고 국회의원의 아들이었다.
 현수와 그 국회의원 아들이 싸움을 하게 되었고, 그 아이는 목과 다리에 깁브스를 한 중상을 입었던 것이었다.

이미 아들은 학교에서 문제아였고, 피해자인 학생의 아버지인 국회의원은 이 일을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라는 소리까지 들리자 정숙은 당장 학교를 찾아가 교무실에 무릎을 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를 다섯시간째 무릎을 꿇고 있었고,  피해자 아버진인 국회의원 앞에서도 다시 한동안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그런 정숙의 성이 효과를 받았는지 국회의원은 모든 일을 용서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 현수에게서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었다.
아니 오히려 어머니를 대하는 냉랭한 태도는 당장 폭발 할 것처럼 그 강도가 심해 졌다.
아들의 방에서는 술병들이 싸여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숙은 그래도 매일 아침과 저녁을 차렸고, 아침마다 고통에 젖어 있는 아들의 방을
정리하면서 묵묵히 기다리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 식당을 마치고 귀가한 정숙은 집안에서 울려퍼지는 여자의 신음소리부터 들어야 했다.
신음소리는 아들의 방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정숙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의 신음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들의 방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정숙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부터 조이고 있었다.
“아..흑..아..흑..아..좋아요…아..여보..아..당신…”
“흐흑…뭐야…아줌마…벌써부터…질질 싸기 시작한거야..”
“아흑..아..흑…나..미쳐…..더..깊이..들어와요…더..응..”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채 숨만 죽이고 있던 정숙은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거리낌 없이 흘러나오던 여자의신음소리가 더 높아 질수록 이런 불편한 상황을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근데 아줌마라니…정말…아들이…아가씨도 아니고.. 궁금해졌다.
 안에서 다시 여자 신음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나..몰라..나..몰라..미치겠어..”
“남편보다는 더 좋치..나랑 한다고 했잖아..”
“아..윽…아..여보…나..이거..주면 안돼..아흑..”
“안..돼..흑..맛있어…남편꺼보다..”
“아…윽…맛있어…이제..내꺼야..아흑..좀..더..빨리..아흑..”
아들과 여자과 하는 낯뜨거운 대화와 격하게 나오는 신음소리를 듣을 수 밖에 없었다.
‘아..윽…여보..오늘도…엄마..놀이할까..으응..”
“싫어…이..색꼴아..”
“아..윽…미치겠어…어때…아흑…맛있어…?

정숙은 듣지 말아야 할 신음소리를 들어는지 몰랐다. 정숙은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다.
그대로 숨이 막히는 것 만 같았다.
아들의 방에서 나오는 소리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아흑…여보..나..엄마도..아들..자지..가..너무..좋아…더..먹어줘..아흑..더..더..따..먹어줘..”
“아흑..오늘따라..왜..그래..”
“아흑..몰라..오늘 아들방에서 따 먹히니까…엄마..보지..가..미칠 것 같아..아흑..아흑..아들..아들..나..곧 될 것 같아..”
“흑…”
“말해줘…아흑..엄마보지..맛있지..?”
“헉..그래…맛있어…/”
“맨날..대..줄께…엄마보지…이제..아들한데만..아흑..대..줄께..하흐윽..”
“그래..이..화녕년아…”
“아..흑…그래..난..화녕년이야..아들한데..보지..아흑..대주는 화냥년..아흑..이제..끝이야..
하윽..이제..이름..불러줘…”
“정..숙아…정숙아..”

아들의 고성이 터져 나오는 가 했더니 이어 여자의 날카로운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안색이 하얗게 변해지는 것을 느끼며, 정숙은 그 자리에서 꼼짝 못하고 있다가 아들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설마 저 여자이름이 자신과 같은 이름이겠지 하는 생각 이 들었다.
“누구야..그..여자..는..:
어느순간 여자의 쉰 목소리가 나왔다.
“몰라도 돼…”
“설마..자기..나 말고 다른 여자 또 있어..?”
“터진 입이라고 함부로 놀리지 마..잊었어..넌…그저 내..물받이일뿐이야..”
“뭐…뭐라고..이….그래도 널 원망했지만…한편으로는 정을 느끼지 못해서 그렇겠니 했어..?”
“닥쳐…그딴 소리 하려면 당장 꺼저..”
“나쁜 자식..당장…동영상 지워..안 그러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널 콩밥을 먹힐 테니까..”
“걱정하지마..나도..이제..아줌마 몸에 관심 없어?”
“미친 새끼..”
여자의 째지는 듯한 소리에 이어 거칠게 문이 열렸다.
정숙은 어딘가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방에서 뛰쳐나온 자기 또래의 여자와
이미 눈이 마주친 후였다. 정숙의 마음 한편에서는 당장 아들의 방에서 나오는 여자의 머리끄탱이라도
잡아야 했지만,정숙은 큰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그녀의 눈길을 피하기 급급할 뿐이었다.
“설마..당신…저 벌러지 같은 놈이 엄마 되는 사람이에요..”
“네.....”
정숙의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저 여자에게 보통의 엄마였더라면 벌써 여자의 머리끄탱이를 잡고
사생결단 하는 심정을 가져야만 했다.
하지만 그저 저여자 앞에서는 한없이 자신이 초라하고 같은 여자로서 미안하기까지 했다.
“설마..당신..이름이..정숙은 아니겠죠?”
“네…어떻게..제..이름을…”
“후후…재미있어…후후..”

여자는 웃음을 흘리더니 이내 옷을 입으며 집을 나갔다. 여자가 나간 후에도 한동안 정숙은
 그자리에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하던 정숙은 반쯤 열린 아들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칙칙한 술 냄새와 방금전까지 남녀가 몸을 섞은 열기가 정숙의 얼굴 전면으로 몰려왔다.
“왜..그렇니..무슨 일이야?”
정숙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
“신경쓰지 말아요..별..일 아니니까?”
방 한폭반에 서 있던 아들은 속옷차림으로 심드렁히 말을 내뱉고 다시 본래 있던 침대에 덜썩 주저 앉았다.

이불 시트는 땀과 여자가 흐른 애액으로 범벅인 아들의 방으로부터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정숙을 향해 아들이 힐끗 고개를 돌렸다.
“별일 아니라고 했잖아요? 왜요? 밤늦게 집에까지 여자를 끌어들인 게 못마땅하세요?”
“그게 아니라..왜..하필이면..나이를 먹은 여자니..젊은 여자 나두고....”
정숙은 자기가 할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드늦게 알았다.
“왜요..? 나이를 먹어도 여자는 여자인게죠..나이든 여자도 그런대로 쓸만한 여자도 있거든요.
.그리고 엄마 입장에서 보면 그런 일이 별로 대수로운 일도 아니잖아요..안그래요?”

아들의 입가에서는 차가운 미소까지 스치고 있었지만,아들은 바닥에 있던 술병을 집어 들더니
병에 얼마쯤 남을 술을 단숨에 들이키며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후후..어릴때는 몰랐어요…화냥년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너…엄마한데..계속 이럴 꺼니..?’;
“엄마라…어머니..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이죠…그러나 나에게 어머니는
그저 아침 저녁으로 마주치는 그런 한 여자일 뿐이에요..애기 했잖아요..?”
“너..정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예요.. 그럼 편할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이제…어떡해 할건데..”
“근데..그러는 순간에도 …어떻게..하면 ..용서가 될까..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서.
.아버지를 죽게 만들고…할머니도 일찍 돌아가시게 만든…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식까지 버렸던
한정숙이라는 여자를 …어떻게…할까요..?”

정숙은 아들의 고통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줄 모랐다. 아니 어느정도 이해는 하고 있었다.
 아들은 자신에 대한 증오심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들이 침대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증오심이 가득한 눈빛과 끓는 듯한 분노를
삼키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무서웠다.
그건 술기운이 아니더라도 최근 들어 부쩍 심해지고 있는 아들의 또다른 모습이었다.
아들의 입에 나오는 술냄새와 거친숨이 몰아쉬고 있다는 것을 정숙은 느꼈다.
“늦었어..그만자..”
결국 그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의 말이 다 맞아기 때문이다.
 무연히 아들을 마주보던 정숙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 아들이 자신의 손목을 잡는 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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