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도시능향록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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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5,620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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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자욱한 욕실안 손옥려는 욕조 안에 누워 있었다. 뜨거운 물을 빌어 하루 종일 지친 몸을 풀어주고 있었다.

 

수배령이 이미 내려져 있었다. TV, 신문, 인터넷 그리고 전봇대까지 온 천지를 수배전단이 뒤덮었다. 삼백만원이라는 거금이 현상금으로 내걸렸다. 건국 이래 최고의 금액이었다.

 

양이동은 동남 연해지역의 흑도의 거두로 쓰여져 있었다. 남편을 죽인 것은 단지 작은 이야기거리였다. 저지른 악행이 산더미 같았다. 해방전의 일대 거두였던 유흑칠 조차도 그녀의 면전에서는 오체투지하며 머리를 숙이고 굴복할 것이라고 했다. 막룡은 양이동의 심복중의 심복으로 그녀를 위해 반대파를 뿌리 뽑기 위해 살인과 약탈을 서슴지 않는데 그 수단이 흉악무도하여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했다. 손옥려는 이 수배령에 회의를 느꼈다. 북경대 중문과의 모 교수의 손에 쓰여진 것이었다. 전편에 걸쳐 기세가 양양하니 거침없었다. 양이동과 막룡은 사회에 막대한 위해를 조성하니 말인 즉슨 마치 핵공격과 같은 타격을 준다는 것이었다. 팔십 먹은 할머니가 보더니 그들과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에 대한 소식은 실오라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손옥려는 이미 전담반에서 전출되었다. 그녀에게 잠시 쉬라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공안부 지휘로 넘어갔다. 목조건물에서 취득한 몇몇 증거물은 당일 북경에서 내려 온 사람이 가져갔다. 자신의 완벽했던 기록도 이로써 깨져버린 것이었다. 막룡을 생각하자 손옥려는 자신의 가슴을 의식적으로 바라봤다. 막룡과 맹렬히 격투중 그에게 가슴과 대퇴부를 움켜 잡혔었다. 당시는 긴박한 상황이라 주의를 못했지만 저녁에 자신의 젖 위로 퍼런 멍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은 비록 다 나은것이지만 막룡을 생각하자니 마치 다시 은은하게 통증이 오는 것 같았다. 그는 또 자신의 코를 희롱하기도 했었다. 손옥려는 이 며칠간 욕이 늘었다. 막룡을 향해 무수히 욕을 날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막룡이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뜻밖에 귀신도 모르게 그녀의 차를 카스시 까지 몰고 간 것이었다.

 

현재 카스시 그쪽에서는 샅샅이 그들을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손옥려는 막룡이 이미 그곳에서 천리는 밖으로 달아났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카스시 그쪽 경찰에서 손옥려의 손가방을 보내왔다. 막룡이 그녀의 차를 몰고 갔을 때 그 안에 있던 것이다. 안에는 그녀의 각종 신분증, 지갑, 핸드폰 등이 들어 있었다. 특히 이 손가방은 언니가 두 달치 월급을 써서 그녀에게 사서 보내준 것이었다.

 

사무실에서 간단히 살펴보았을 때 별다른 것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모두 있었다. 밖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손옥려는 마음 속이 안좋고 할 때는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에 푹 담그고 있는 것이었다. 받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핸드폰 벨이 끊기지 않고 계속 울려댔다. 큰 타울로 몸을 감싼 채 밖으로 나갔다.

 

누구야! “

 

손옥려는 좋지 않은 기색으로 물었다.

 

들고양이! 누구한테 화내는거야? “

 

막룡의 목소리였다. 손옥려는 핸드폰의 액정을 바라봤다. 상대방의 번호가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봐봤자야! 위성전화는 번호가 표시 안되니! “

 

우리는 위성을 추적해 네 위치를 알아낼 수 있어. “

 

하지만 넌 지금 집안이잖아. 내 추측이 맞는다면 막 목용중이었을텐데. “

 

손옥려는 무의식 중에 목욕타울을 다시 감쌌다. 주위를 살펴본다.

 

긴장 할 것 없어. 사람이 뜨거운 물 속에서 오분이 지나면 성조가 약간 변화가 발생하거든. 당연히 아주 드물지만 그것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거고. “

 

막룡의 목소리에서 한 줄기 득의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늦게 나한테 전화해 희희덕거리는건 무슨 목적이야? “

 

말을 좀 주의해줘. 나한테 말하는게 범인들 한테 하는 것 같아. “

 

그럼 아냐? 아직도 날 놀려! 저질! “

 

불현듯 막룡이 수갑에 채워진 그녀의 코를 비틀던 생각이 났다. 당시 동료들이 달려 왔을 때 그녀는 머리를 박고 죽고 싶기만 한 심정이었다.

 

화 풀어! 그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네 차를 타고 갈 수 밖에 없었어! “

 

너 여전히! “

 

너의 가방 좋던데. 네 월급으로 사기에는 꽤… “

 

그건 우리 언니가 내게 선물로 사준거야. “

 

손옥려는 황급히 해명했다.

 

네 옆에 서있는 사람, 너에 비하면 아름다운게 마치 설산같이 성결하고 고아한 여인이더군. “

 

손옥려는 황급히 지갑을 뒤집었다. 지갑 속에 가족 사진이 한 장 들어 있었다. 그가 분명 본 것이 틀림 없었다.

 

두 자매가 정말 뱁새와 봉황 같이 너무 차이가 나더군! “

 

손옥려는 이 때 이미 소파로 가서 앉고 있었다. 그녀는 이전에는 도망범과 이렇게 잡담을 나누고 있던 적이 없었다. 막룡이 도데체 무슨 말을 하려는건가 생각했다.

 

화내지마! 너도 대단하니까. 언니의 그늘 아래서 컸을텐데 심지가 놀랍게도 비뚤어지지 않았으니. 하긴 네 속을 보아하니 그토록 넓으니 당연히 네 속이 인정머리가 없는거겠지! “

 

막룡은 평시에 농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째서 이 들고양이 같은 여인에게 이렇게 희롱을 할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시덥잖은 말 그만둬. 넌 도망칠 수 없어! 지명수배가 됐으니 넌 분명 눈에 뛰게 될거야. “

 

괜찮아! 처음부터 알고 있었으니. 진작부터 그랬어야지. 전화 한 김에 묻는데 그 수배전단은 도데체 누가 쓴거야? “

 

문필이 어때서? 너 설마 보복하려고? “

 

문필을 보면 모순이 있긴 하지만 문학상을 받을만해. 하지만 우리 양사장님을 반금련과 같이 해놓다니 그건 너무 중상모략이야. 군중들이 오도를 할 수 있거든. “

 

겁이나나? 지금은 네가 자수해도 늦었어. 네가 죽인게 누구인지는 알아? “

 

네 말은 그 황씨 성을 가진 둘째 도련님을 말하는건가? “

 

잘 알고 있군! “

 

험담이 아니라! 너네 아버지도 그렇게 지위가 높을 줄은 생각치 못했어. TV에서 한 두 번 본 사람이 아니더군. 어쩐지 네가 그렇게 젊은 나이에 시형경대 대대장이 된게 이상한게 아니더군. “

 

우리 아빠 당년 경찰계의 모범이라고 불리셨었어. 사적인 정을 따지는 분이 아냐. 나의 위치에 신경 쓰시는 분도 아니고! “

 

손옥려는 약간 화가 났다.

 

내가 틀렸으면 미안해! 내가 말을 곱게 하는 놈이 아니라서! “

 

개 주둥아리! “

 

그래 그래! 한 번만 용서해줘! “

 

손옥려의 부친 손충문(孫忠文)은 최고검찰원에 집입하기 전에는 공안부 책임전국 중대형사 사건부의 부부장이었다.

 

그 분께 공을 세우실 기회를 드리고 싶은데 그 분이 이 일을 맡으시려나 모르겠네? “

 

무슨 기회? “

 

내가 네 가방 틈 안에다 작은 선물을 넣어놨거든. “

 

뭐라고? “

 

막룡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손옥려는 황급히 손가방을 가져와 안쪽에서 USB를 한 개 찾아냈다. 막룡은 당초 몇 개를 복제해 놨었다. 그것이 현재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었다. 손옥려는 컴퓨터를 켜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전에 가졌던 이 사건에 대한 모든 의혹의 답안이 들어 있었다. 이 물이 이렇게 깊을 줄은 미처 생각치 못한 일이었다. 그녀의 아버지 능력으로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을 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도덕과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다. 손옥려는 당장 내일 북경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막룡은 위성전화를 내려 놓고 양이동의 신색이 안 좋은 것을 발견했다.

 

두목! 왜요? “

 

지명수배령이 내려졌을 때 막룡과 양이동 모녀는 이미 타청지구에서 만나고 있었다. 장홍군의 사망소식에 모녀는 한동안 상심했다. 결국은 십 몇 년간을 같이 생활해온 아직은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이었다. 막룡은 적지 않은 공을 들여서야 그녀들의 울음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일찍이 그 둘째 도련님을 정리할 때 막룡은 중국에 더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날 그들은 국경을 넘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국경은 길게 늘어져 있어 잠입 하기에 용이했다. 지명 수배령 상의 양이동은 흑사회의 두목이라 칭해졌다. 막룡 또한 때로는 그녀를 두목이라 불렀다. 이미 카자흐스탄 경내에 진입한지 십 몇 키로였다. 양이동과 장혜방은 지쳐 죽을 지경이었다. 등에는 가방까지 메고 있었다. 한 황폐한 언덕 위에서 휴식을 취할 때 막룡은 손옥려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양이동은 보로퉁해진 눈으로 막룡을 노려봤다. 전화를 할 때 그녀는 옆에서 듣고 있었던 것이다.

 

여경찰에게 농담을 다 하다니, 전화 할 때 보니까 아주 얼굴이 환하시던데! “

 

막룡은 연망히 양이동의 트집에 해명을 했다.

 

용오빠! 전면에 차 한 대가 다가와! “

 

두 사람은 비로서 멈추었다. 막룡은 장혜방 수중의 망원경을 건네 받았다.

 

걱정마! 우리를 데리러 온거야. 내 이전의 오랜 친구! “

 

말을 하며 그쪽을 향해 손전등을 비추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앞으로 다가왔다. 한 명이 내리는데 마치 북극곰 같이 키가 크고 건장한 남자였다. 막룡은 다가가 잠시 그를 끌어 안았다. 러시아어로 몇 마디 친숙하게 교담을 나누는 것이었다. 양이동 모녀를 다가오게 했다.

 

이 쪽은 러시아주 카자흐스탄 군사기지 가노비치 대령, 나의 옛친구. “

 

막룡은 통역해서 그들을 한 동안 소개했다. 차를 탄 후 막룡은 작은 목소리로 양이동에게 잠시 그들이 알게된 경과를 말해줬다.  가노비치와는 이스라엘 보안연수 시가전때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일찍이 동부 아프리카에서 생사를 넘나들었다. 그 때 그는 아직 알파 특종대대에 속해 있었다.

 

장혜방이 다가왔다.

 

용오빠는 러시아어도 해? 끝내주는데! “

 

그 것 뿐이 아니지! 네가 듣기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아홉가지 외국어와 일곱 가지 사투리로 널 욕 할 수 있어! “

 

장혜방은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었다. 가노비치는 그들을 우르갈 군용 비행장으로 데리고 갔다. 이미 한대의 수송기가 그 곳에 기다리고 있었다.

 

막룡과 가노비치는 작별의 포옹을 했다. 그의 손에서 은회색의 상자 하나가 건네졌다. 십여 시간의 비행을 한 후에 수송기는 외몽고의 서비르트에 도착했다. 몽고 고원은 가을이 없어 막룡 그들 일행이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는 시베리아의 한풍이 몰려와 첫 눈이 내리고 있었다. 곧장 짐을 챙겨 여관으로 갔다.

 

비행기가 어떻게 여기로 올 수 있었지? “

 

장혜방이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러시아는 이 곳에 레이더 기지가 하나 있어. 비행기는 보급품을 운송하러 온거야. 우리는 히치하이킹을 한거지. “

 

러시아가 외몽고 레이더 기지에서 뭘 하는거야? “

 

주임무는 우리 나라 동북의 탄도 미사일을 감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거지. 일단 유사시에 그들의 요격 미사일 계통의 경보를 제공하는거야. 그들을 향한 우리의 발사 유도탄 진행에 대한 네비게이션이랑. “

 

그들은 좋은거야 나쁜거야! “

 

우리 나라도 신장 청해에 똑 같은 일을 하는 레이더 기지가 있어. 우리의 그 곳에 있는 탄도 마사일은 러시아만 조준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부분은 유럽쪽을 향해 있지. 사람은 가끔씩 서로의 목을 누르고 있어야 비로서 잠을 푹 잘 수 있거든! “

 

양이동은 여전히 즐겁지가 않은 듯 했다. 막룡은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직 화난거야? “

 

내가 뭐가 화났다고! ! 황가거의 아들을 죽였으니 이후에 어떡해야… “

 

막룡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녀의 이마 위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누나, 걱정마! 우리 오래 지나지 않아 돌아갈 수 있을거야. 고구(高俅)가 죽자 고아내(高衙)는 한 푼의 값어치도 없게 되었거든! “

 


[역주] 고구(高俅)는 북송 휘종 때의 관료로 수호전의 악역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수호전에서의 이야기는 고구의 양아들인 고아내(高衙內)가 임충의 처를 탐내며 상사병에 걸려 죽으려하자 고구가 임충을 모함하여 유배를 보내고 죽이려 하게되어 임충이 양산박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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