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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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6,490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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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이 핸드폰 동영상은 대략 20분여 정도 되었다. 보기를 마친 후 나는 일어서서 약간 뻐근해진 신체를 풀려고 활동을 했다. 이 때 엘리베이터 쪽에서 “띵” 하는 신호음이 나며 누구인가 이 곳에 내렸다.

한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장방형 얼굴에 입술은 얇았다. 약간 곱슬한 머리는 뒤쪽으로 빗어 넘기고 아주 세심하게 다듬은 것 같은 구렛나루는 길고 조밀했다. 그의 오관은 꽤 영준했다. 하지만 눈가의 농후한 눈주름이 그의 연령이 이미 적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짐작컨대 40세 좌우는 될 것 같았다. 그는 넓다란 리넨 셔츠와 작업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셔츠의 소맷부리와 바지 끝단을 모두 말아 올린 것으로 보아 예술적 기질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 쌍의 도화빛 눈이 줄곧 번득이고 입가가 비스듬히 약간 끌리고 있어 일종의 경박하고 이기적인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가 다가오길 기다려 깨달은 것은 그는 분명 나보다 머리 반 개 정도 작은데 이 시각 쌍방의 남자가 얼굴을 마주치자 약간 사치스런 큰 눈으로 마치 무슨 놈이냐는 듯이 훑어 보며 나를 노려봤다. 그가 입을 벌리자마자 말했다.

“또 소개할 필요없어. 나 당신네 물건 안산다니까. 당신 동료들에게도 이후 내 이곳에 더 이상 오지말라고 해. 정말 보안들은 뭐하기에 여기 올라오게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

보아하니 그는 나를 세일즈맨으로 여기는 듯 했다. 하긴 내가 오늘 입고 있는 것 하며 손에 가방을 들고 있는 것이 세일즈맨과 조금 비슷하긴 했다. 나는 얼굴에 웃음을 띠우며 말할 것을 준비한 후 꺼내 들었다.

“물을 것이 있는데요. 곽기 선생님, 백리원씨께서 이 곳에 사십니까? “

그는 내 말을 듣더니 약간 놀라며 말했다.

“내가 바로 곽기인데. 이 곳은 내 집이고 백리원도 여기 살지. 당신 무슨 일로 날 찾는거요? “

그가 자신이 바로 곽기라고 승인하는 것은 내게 의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자식은 백리원과 무슨 관계란 말인가? 내가 어딘가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단 말인가?

나는 공손하게 말했다.

“곽선생님! 백리원씨와는 무슨 사이이신지요? 뭐라고 호칭을 드려야 하죠? “

그는 약간 귀찮다는 듯 말했다.

“백리원은 내 아내요. 당신 도대체 내 아내를 찾는거요? 나를 찾는거요? “

그가 바로 백리원의 남편? 어째서 내 기억 속에는 이 사람에 관련된 단서가 하나도 없단 말인가? 철괴리도 백리원이 남편이 있다고 내게 이야기하지 않았었잖아. 아니지.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아들은 누가 낳은 것이겠어? 설마 이 사람이 바로 아이의 부친이란 말인가?

한 편으로 생각하며 나는 다른 한 편으로 사력을 다해 빠르게 속이기 좋은 구실을 궁리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신이 한 변호사 사무실의 변호사라고 가장했다. 이번에 한 명 국외 고객의 위탁을 받아 들여 그의 국내 친인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삼십년전 비즈니스로 출국을 해 연락이 끊겼는데 목전의 그는 이미 억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계승할 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내가 꾸며낸 이야기 속에서 백리원 만이 그의 유일한 질녀였다. 따라서 나는 이 모든 것을 검증하러 온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곽기 이 사람의 면상을 보고는 생각해낸 것이었다. 이 사람은 천성이 경박하고 또 재물에 대해 욕심이 많은 것 같았다. 금전적인 것을 이용하면 쉽게 속임수에 빠지리라 판단한 것이었다.

나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곽기는 매우 빠르게 내 말 속 내용에 빨려 들어왔다. 내게 재산의 금액과 그에 상관된 수속적인 일에 대해 간단히 물어보는 것이었다. 내가 우리 두 사람이 이미 문 앞에 너무 오래 서있다는 것을 암시하자 그는 비로서 반응을 보이며 나보고 집 안으로 들어가 상세히 이야기하자고 청하는 것이었다.

문에 들어선 후 나는 한 편으로 곽기의 귀찮은 질문에 좋은 이야기로 얼버무리며 다른 한 편으로는 이 집을 살펴 보았다.

이 집의 면적은 절대 작지 않았다. 어림잡아도 200 평방 이상이었다. 방 4개에 거실 3개의 구조인데 집안은 건물의 수준에 어울리는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옅은 색 위주로 되어 있는데 유황색의 벽에 유백색의 티크 가구로 배합이 되어 있었다. 인테리어 장식은 간결한 유럽식 스타일 위주였다. 창은 밝고 책상은 깨끗한 것이 주인이 중시하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식탁과 티테이블 위에는 청화자기로 된 꽃병이 놓여 있었고 안에는 하얀색의 백합이 꽂혀 있었다. 꽃잎 위로 아침 이슬 마냥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게다가 약간 나의 예상을 빗나가는 것이 집 안에는 이런 계층의 집 안에서 통상 볼 수 있는 홍주 술장이라든가 골동품 가구 등의 겉만 번지르르한 물건이 없고 벽 위 찬장에는 모두 곳곳에 유화가 걸려 있던지 놓여 있던지 하는 것이었다.

이들 유화의 내용은 주로 인물 위주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그림 속에는 모두 동일한 한 여인을 묘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화 속의 여인은 기본상으로 모두 측면이거나 원거리에 위치해 그녀의 정면 모습을 확실히 보기가 어려웠다. 그 중 TV 옆에 놓여진 120*80 폭의 그림이 나의 주의를 끌었다. 나는 이 집의 가격을 평가하는 구실을 삼아 TV 받침대로 다가가 곁눈질로 이 유화를 관찰했다.

이 그림의 배경은 푸른 하늘 푸른 물이었다. 화가의 필치는 아주 섬세했다. 오후의 맑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광선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물가를 활공하는 새 또한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림의 중앙에는 유럽식 긴 침대가 놓여 있었다. 색상과 양식 모두 이 방안의 가구와 동일한 스타일이었다. 침대 위에는 한 여인이 옆으로 누워 있었다. 여인은 등을 그림 쪽으로 대고 있었다. 먹구름과 같은 검은 머리가 뒤로 올려져 귀부인 스타일의 쪽을 지고 있었다. 길고 하얀 목덜미, 수려하니 작은 귓볼, 다만 측면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얼굴의 윤곽이었지만 이미 그녀의 미모를 나타내기에는 충분했다. 다시 한 겹 얇은 실크 밖에 걸치지 않은 속으로 깨끗한 수정과 같은 하얀 동체, 그녀의 한 팔은 침대의 팔걸이에 걸쳐 있었고 다른 팔은 길고 하얀 허벅지를 가볍게 매만지고 있었다. 그녀의 곡선은 대단히 완미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냘픈 어깨 아래로 한 줄의 긴 등 척추선이 풍만한 둔부로 뻗어 내리고 있었다. 비록 신체를 구부리고 접고있는 자태 였지만 허리 부위는 조금도 군살이 없었다. 백옥으로 빚은 듯한 육체가 성숙한 여성의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풍만함은 조금도 살이 찐 것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하늘이 빚은 옥석으로 만든 비파의 조용함 같은 것이었다.

이 여인은 절대적으로 극상품의 여인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윤곽이 다소 익숙하게 느껴졌다. 마치 어디에서인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나의 꿈속에서이던가 아니면 어떤 일반 기억에서인가? 그녀가 이 위치에서 출현한다면 그것은 분명 백리원일 것이었다. 나는 평가를 하는 듯 짐짓 곽기에게 물었다.

“곽선생님! 이 그림은 바로 귀 부인을 위해 만드셨나보죠? 어느 명가의 손에서 그려졌는지를 모르겠네요? 이런 그림은 요새 예술품 시장에서도 절대 인기가 있을텐데요. 가치가 천금이 나갈겁니다. “

곽기는 듣더니 기쁨에 눈썹 꼬리가 올라가며 기다리지 않고 답했다.

“이건 바로 내가 직접 그린거요. 명가라고까지는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조만간 머지않은 일이 될겁니다. “

“요즘 예술품 시장은 너무 경박해요. 수장가들 모두 눈이 졸부눈이죠. 그냥 케케묵은 대가들만 쫓아 다니고 그래요. 내 이 그림은 최소한 삼십 년은 기다려야 해요. 때가 되면 사람들이 이 것들의 가치를 발견할겁니다. “

곽기는 그의 작품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화제는 빠르게 그의 자기 창작에 대한 소개로 전환됐다. 때때로 예술품 풍조에 대한 평론에 대한 몇 마디가 뒤섞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권내의 모 도둑놈 같은 무리들이 다만 과거의 명가들만을 쫓음으로 미술권 안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진정 좋은 대작들이 (예를 들면 그의 작품) 소외되고 있다고 말 속에 매우 분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곽기의 터무니없는 과장에 입에서 나오는대로 적당히 대하는 한 편 그와 백리원이 나의 기억에 대해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헤아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 까지 그림 작품이 한 번씩 소개가 다했을 무렵 대문 쪽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전해져 왔다.

한 날씬하니 아름다운 신영이 현관 쪽에서 출현했다. 현관 옆에는 수납장이 하나 있는데 맨 아래 들여진 곳이 신발장이었다. 이 신영의 주인은 이 시각 구부린 채 길고 가느다란 발에서 흑색의 하이힐을 벗고 있었다. 그녀는 신상에 흑백의 마름모가 마구 섞여 있는 샤넬 브랜드의 점퍼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허리를 구부린 연유로 양쪽 둥그렇게 살찐 볼기짝의 풍만한 둔부가 나를 대하고 있었다. 스커트 끝자락이 들어 올려져 옥으로 빚은 기둥 같은 곧고 긴 다리가 노출되었다. 이 아름다운 다리의 주인은 하이힐 속에서 해방되어 나온 후 다시 한 쌍의 은색 비단으로 겉이 되어 있는 슬리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 후 몸을 들어올려 그녀의 시뇽 헤어 스타일을 한 머리를 들어 나 있는 쪽을 바라봤다.

내 눈 앞에는 화난 듯 웃는 듯한 아름다운 얼굴이 있었다. 그 긴 눈썹, 똑바른 옥으로 빚은 듯한 코, 청수한 양 입술, 약간 우울함을 지닌 듯한 아름다운 눈, 마치 내 수중에 있는 그 사진 속에서 온전히 밖으로 튀어나온 것만 같았다. 세월은 마치 그녀의 얼굴 위에서 걸음을 정지해버린 것만 같았다. 그 옥 같은 얼굴이 약간 풍요로워지고 그 말로는 표현 못할 눈 속의 우울한 기색이 더욱 짙어진 것을 제외하면 거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내가 무수히 꿈속에서 맴돌고, 무수히 사진 속에서 어루만지고, 무수히 절망 속에서 떠올렸던 여인이 나의 면전에 바로 서 있으니 나는 갑자기 말을 잊었다. 이 이전에는 그녀와 만나게 되는 모습을 천만번은 생각치 않았던가? 물어볼 말을 천만번은 더 준비하지 않았던가? 천만개의 열정과 충동의 마음을 불러 일으키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 순간 그 전부는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다만 그 아름다운 눈을 마주하고 응시할 뿐 신체를 마치 조종할 수 없는 것 마냥 몸이 굳어버렸다.

나와 얼굴을 마주한 이 미부인 역시 마치 꼼짝을 하지 못하는 듯 얼어 붙었다. 나를 본 후 그녀는 놀라움의 일성을 낸 후, 그런 후 나의 얼굴을 놓치지 않고 뚫어져라 쳐다봤다.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이 발 위로 떨어졌는데도 느끼지를 못했다.

“리원! 좋은 소식이 있는데 알아? 이 분 변호사가 막 이야기했는데 거액의 재산이 우리의 접수를 기다리고 있대. “

곽기는 맞으러 다가가며 쉴 새 없이 재잘재잘 내가 허구로 만든 이야기를 진술했다.

하지만 리원이라고 불리운 그 미부인은 그의 말을 들은 체 만체 단지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와 그녀의 봉긋한 유방이 나의 가슴팍에 닿고나서야 멈췄다. 그녀의 신상에서는 한 줄기 사향인 듯 아닌 듯 향인 듯 아닌 듯, 그것은 절대 향수가 생산하는 냄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여성 방향의 체향이 가져오는 것이었다. 이 냄새는 너무나 익숙했다. 나의 뇌속으로는 슬라이드와 같은 화면이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나의 키 큰 면전에 서자 늘씬한 백리원 역시 나보다 머리 하나가 작았다. 따라서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한 쌍의 섬세한 손을 내밀어 나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 흰 파와 같은 손가락은 길고 우아하게 아름다웠다. 가지런히 다듬은 손톱 위에는 은색의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고 불빛 아래 그 양 손은 하얀 것이 마치 투명한 것만 같아 피부 속으로 미세 혈관까지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순간 그 섬세한 손이 나의 얼굴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나의 입술에서 코로 다시 눈으로, 손바닥에서 전해져오는 온도를 통해 그녀가 지금 얼마나 내심 격동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한 덩어리의 화염이 나의 주위를 싼 것 같았다. 그녀의 호흡은 약간 급촉했다. 그 선홍의 물방울이 떨어질 듯한 아름다운 입술이 가볍게 열리며 한 줄기 마치 사향과 같은 향기가 나의 얼굴 위로 토해져 나의 심장 뛰는 속도를 가면 갈수록 빠르게 했다. 나의 뇌 속은 본래 수많은 군마가 상호 쟁탈하며 말싸움을 하며 시끄럽게 교전 중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그 독특한 체향을 맡은 후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들 인마들 또한 깃발을 내리고 북소리를 멈췄다. 원래 머리를 찢어 놓을 듯한 느낌 역시 점차 소실되어갔다.

그녀는 아주 오랫 동안 나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바라 보다가 갑자기 나를 껴안았다. 나는 일단의 따사로운 향옥 가운데 빠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키로는 단지 나의 견갑골을 안을 뿐이었다. 의복으로 감싸인 채 나는 뚜렷이 그녀의 봉긋하니 풍만한 유방이 나의 가슴 한가운데를 꼬옥 누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나의 어깨 위에 기댔다. 작은 입속에서 향기가 나의 목 위로 불어 나오고 있어 나로 하여금 마음을 아리게 했다.

그녀는 혼잣말 같이 중얼거렸다.

“석두, 나의 석두. 네가 마침내 내 곁으로 돌아온거야. “

그녀의 말은 나를 꿈결에서 깨어나게 했다. 나는 마치 무엇을 움켜잡으려는 듯이 그녀의 포옹을 고려하지 않고 양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받쳐 들며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석두가 누구죠? 누가 석두죠? 석두는 어찌된거죠? “

그녀의 아름다운 눈이 나를 응시했다. 눈빛 속이 마치 다른 하나의 국면으로 떠가는 것 같았다. 일종의 가볍고 느린 어투로 말을 했다.

“석두는 나의 애지중지 보물이야. 석두는 내 유일한 아들이야. 네가 바로 석두야. “

나의 마음은 마치 무엇인가에 명중된 듯 멈춰졌다. 뇌 속에는 무수한 화면이 번쩍였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그 사진이었다. 그 사진의 청춘 미모의 소부가 이미 눈 앞의 이 미염 고귀한 백리원과 함께 겹쳐지고 있었다. 그 수려한 어린아이는 나로 변했다. 나는 또 철괴리가 이야기한 말을 생각해냈다. 그가 당시에 나를 보던 눈빛, 그의 눈빛을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현재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는 무슨 이유로 내가 그를 농락한다고 여겼던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 역시 교활하게 나를 놀리며 고의로 이런 중요한 정보를 감춘 것이었다.

나는 한 자 한 자 입 밖으로 어투를 아주 엄숙히 하며 말했다.

“내가 석두라고요? 그럼 당신이 바로 나의 엄마, 그런가요? “

내가 엄마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 순간 백리원은 옴몸이 마치 녹아드는 것 같았다. 더욱 나의 품 안으로 파고들며 꼬옥 나를 안았다. 그녀의 얼굴을 나의 어깨 위에 잇대이며 경미하게 실룩이며 울었다. 약간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흥분한 듯 말했다.

“그래, 너는 바로 내 아들이야. 네가 바로 나의 보물 석두야. 내가 바로 네 엄마야. “

그녀 신상의 체향이 가면 갈수록 그윽해졌다. 그리고 나의 뇌 속은 마치 전기가 통한 것 같았다. 마치 컴퓨터 소프트웨어 상의 어떤 버그가 해제된 것처럼 약간 더욱 뚜렷한 화면이 점차 떠오르는 것이었다.

포대기 안에 누워 엄마의 젖을 빨던 나, 엄마가 내 눈을 바라보는 것이 그토록 온유하고 자애로웠다. 개구멍바지를 입고 도처를 어지럽게 뛰어 다니던 나, 엄마의 쫓아 다니면서 내게 밥을 먹여주던 손은 그토록 결연하고 유화스러웠다. 욕통 안에 누워 엄마에게 씻겨지던 나, 엄마의 동작은 그렇게 평온하고 따듯했다.

내 뇌속의 기억은 가면 갈수록 완전해갔다. 마치 뒤죽박죽 되었던 선이 풀려 정리된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나, 극도로 엄마를 연연해해 그녀의 신영이 보이지 않으면 바로 두려워했던, 일차로 엄마가 고의로 숨어버리자 나는 도처로 찾아다니다 엄마를 못찾자 놀라서 큰 소리로 울며 울부 짖었었다. 이 때 엄마가 연망히 숨어 있던 곳에서 뛰어 나와 나를 품 안에 꼬옥 끌어 안아 주었었다. 나의 머리에 입맞춤을 하며 나를 얼르던 모습, 엄마의 신상의 익숙한 체향을 맡자 나는 비로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엄마가 이렇게 또 나를 껴안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당년의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나는 이미 하늘을 떠받치고 땅에 우뚝 서있는 사내 대한이었다. 엄마는 겨우 내 어깨에 닿았다. 나는 살며시 그녀의 검은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천지간의 만물이 모두 이 시간 멈춰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음 속이 고요하고 평안했다. 나의 시선이 그녀의 시뇽 헤어 위 그 금색의 나비 형상의 헤어클립에 닿았다.

그 금색의 나비 형상은 백리원의 검은 머리 위에서 굉장히 눈에 띄였다. 그녀의 머리가 경미하게 흔들리자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나의 뇌 속에 갑자기 또 극통이 전해졌다. 뇌 속으로 무수한 화면이 번쩍였다. 시끌법적한 PC방, 몰래 훔쳐보는 어린 아이, 협소한 화장실, 불빛 아래 눈처럼 하얀 육체, 검은 색 하이힐, 발목에 걸려 있는 T자 팬티, 청춘기 남자 아이의 생식기, 두 남자 아이 사이에서 흔들리던 능숙한 육체, 이 금색의 나비가 몇 구의 육체 사이에서 펄펄 날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중에 다시 뒤섞이는 아이때 보았던 엄마의 신영, 주방 안에서 바쁘던 엄마, 식탁 앞의 세심한 엄마, 침상 앞의 온유한 엄마, 이번에 내 기억 속의 여인의 얼굴은 다시 공백이 아니었다. 매 얼굴은 모두 백리원의 얼굴이었다. 매 얼굴의 눈빛은 모두 똑같았다. 일종의 우울함을 지닌 채 무력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배경 속에는 아주 악독한 웃음 소리가 있었다. 여천의 그 오만방자하던 웃음, 또한 철괴리의 그 비웃음을 지닌 웃음, 또한 아주 많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웃음, 이들 웃음소리가 마치 침처럼 나의 귓속을 파고들어 매 침마다 모두 나의 머리에 극통을 안겨왔다. 그 웃음소리가 가면 갈수록 강렬해지는 것을 느낄수록 뇌 속에는 어릴 때 엄마의 화면은 가면 갈수록 작아져갔다. 한 무더기 눈처럼 하얀 육체, 길게 뻗은 아름다운 다리, 풍만하니 아름다운 둔부, 커다란 유방이 나의 뇌 속에 일편 일편 떠오르더니 각종각양의 요염한 자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나의 대뇌는 중압감을 견딜 수 없었다. 일진 현기증이 난 후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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