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41)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6,934회 작성일 17-02-12 06:30

본문

 
 
 
 
제41장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디지?
 
너무 뜨겁다. 왜 이 곳이 이렇게 뜨겁지? 나의 전신이 마치 사나운 불길에 타고 있는 것 같았다. 혈관 속 액체가 모두 빠르게 밖으로 뿜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눈 앞에 이글거리는 맹렬히 타오르는 불꽃이 있었다. 설마 화신 축융이 전차를 몰고 인간세상으로 뛰어 들었단 말인가? 이 세계를 모두 시뻘겋게 태우고 있었다. 시커먼 어두운 밤을 빛으로 밝히는 것이 마치 세간이 소유한 음사한 악독(惡毒)을 모두 태워버릴 듯 했다.
 
눈 깜짝 할 사이 나는 갑자기 자신 신변의 열기가 모두 일시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뼈를 에는 듯한 한기 속에 빠져 들었다. 나의 사지는 모두 얼음같이 차가운 물 속에 잠겨 들었다. 코 입 속으로 짠맛의 바닷물 기운이 전해 들어왔다. 등 뒤의 일편 하늘로 치솟는 화광(火光)을 제외하고는 눈 앞의 일절 모든 것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나는 필사적으로 사지를 움직였다. 마치 한 마리 청새치처럼 검푸른 바다 속을 헤엄쳐갔다.
 
내가 물을 가르는 속도는 극히 빨랐다. 이것은 아빠가 어릴 때부터 나를 강으로 데려가 수영 연습을 시켜 준 것에 감사할 일이었다. 현재의 나는 물론 손발 또 신체가 모두 엄청 자라 있었다. 매 한 번의 동작으로 앞으로 아주 멀리 추진해 나갔다. 등 뒤의 화광은 나의 수영에 따라 점점 어둠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어렴풋이 그 방향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주변이 또 끝없는 암흑 속으로 빠져 들었다.
 
배후의 광선은 결국 소실되었다. 천궁 위에 몇 개의 반짝이는 별들을 제외하고 이 밤은 달빛 또한 어디로 숨은 것인지 몰랐다. 나의 상하좌우는 모두 일편 암흑이었다. 나는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헤엄을 쳐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나는 자신의 동작을 멈출 수 없었다. 이 얼음장 같은 바닷물 속에 있어 조금의 눈꼽만큼이라도 해이 했다가는 손발이 얼어붙을 수 있었다. 이 남색의 커다란 묘지 안에 묻혀버리는 것이었다.
 
바다가 흐르는 방향으로 얼마나 수영을 했는지 몰랐다. 눈 앞에 흑암은 전혀 변할 줄 몰랐다. 원래 아주 자신했던 체력이 점점 버티기 힘들어졌다. 나의 물을 가르는 동작은 이미 반 박자 느려져 있었다. 눈꺼풀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다. 입 안으로도 자연히 짠물을 몇 모금 들이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때 나의 귓가로 마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네가 바닷물 속에서 눈을 감게 되면 그럼 영원히 다시는 뜰 수 없어.
 
이 말이 마치 전류처럼 나의 뇌를 뚫고 지나갔다. 나는 즉시 이빨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한줄기 격렬한 아픔이 나에게 곧바로 정신이 들게 했다. 나는 서둘러 이미 반쯤 닫혀진 눈꺼풀을 추켜 올렸다. 그 힘을 빌어 속도를 빨리해 헤엄을 쳤다. 마음 속으로 암암리에 묵념을 했다.
 
“난 잘 수 없어. 난 여기서 쓰러질 수 없어. 난 나의 집으로 돌아가야 해. “
 
“집에는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엄마! 당신은 지금 잘 있나요? 왜 날 보러 안 오나요? 당신 무슨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요? 당신 그 사람들을 믿으면 안돼요. 반드시 내가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
 
나는 심중으로 묵묵히 되뇌이며 계속 필사적으로 앞을 향해 헤엄쳐갔다. 하늘은 더욱더 어두워졌다. 최종적으로 그 몇 개 별 조차 보이지 않았다. 해면 위로 차갑기 그지없는 한풍이 불기 시작했다. 나는 자신의 몸 아래 바닷물이 불안하게 출렁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일장 대폭풍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예시하고 있었다.
 
폭풍은 매우 빠르게 어김없이 등장했다. 내 평생 처음으로 보는 해양의 역량은 잔혹했다. 대해가 마치 희노가 무상한 폭군과 같이 그의 거대한 또 건장한 팔뚝을 내밀어 하나하나 깜짝 놀랄만한 격랑을 일으켰다. 마치 산악이 덮쳐오는 듯이 그 사이의 일절 생물은 갈기갈기 찢기고 부서지고 부수어뜨려져 잿더미로 변해갔다. 
 
거칠고 사나운 파도 속에서 인류의 역량은 얼마나 보잘 것 없고 무력한 것인가? 나는 다만 필사적으로 사지를 그으며 움직였다. 그 용솟음치며 엄습해오는 파도를 피하려 시도했다. 파도 속에서 수영하는 체력 소모는 평소에 비해 아주 컸다. 파도의 틈 속에 나는 전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형을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몇 번 작은 파도와 머리를 마주쳐 얼굴을 맞았는데 눈 앞이 아찔한 것이었다. 나는 이미 기력이 계속되지 못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죽을 힘을 다해 견뎠다.
 
“난 쓰러질 수 없어. 난 반드시 살아 나가야해. 난 아직 많은 일을 해야 돼. 내 신상에는 아직 한 사람의 중대한 부탁이 걸려 있어. 난 이렇게 포기할 수 없어. 난 쓰러질 수 없어. 그들이 어떻게 하든. “
 
내 눈 앞에 위(韋) 아저씨의 얼굴 그리고 아울러 그와 같이 병실에서 지낸 6년의 시간이 떠올랐다. 그가 어떻게 이 병자들의 섬 위 감옥 속에서 나를 구했는지, 또 어떻게 자신의 일신 능력을 전심을 다해 전수해줬는지. 그가 없었다면 나는 이렇게 크고 견실하게 자라지 못했을 것이었다. 환자 섬의 음식이 그렇게 열악했지만 그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나의 영양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강구했다. 그의 말로 전수하고 몸으로 직접 가르치는 중에 나는 그렇게 많은 인생 체험과 세상 물정의 규칙을 배운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지혜와 굳센 의지로 나를 위해 외계로 통하는 생로를 뚫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갇혔을 때 그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서 나를 위해 그 무너지는 대들보를 떠받쳤다. 나는 아직 이글거리는 화염 속에 우뚝 서있던 그의 최후의 모습을 기억한다. 비록 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타버렸지만 그는 허리를 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곧 무너지려는 대문을 마치 위풍당당한 천신처럼 받치고 있었다. 이 일막은 내 이 생애에 영원히 마음 속에 기억될 것이었다.
 
그가 불길 속에 삼켜지기 전 한 그 말들이 나의 귓가에 반복되고 있었다.
 
“빨리 가. 앞에 어떠한 곤란이 있어도 영원히 포기하면 안돼. “
 
“포기하면 안돼. 포기하면 안돼. 포기하면 안돼… “
 
나는 묵묵히 이 말들을 반복했다. 광풍 거대한 풍랑 속에서 버텨 나갔다. 하지만 풍랑은 결코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더욱더 광폭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손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은연중에 사지가 모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풍랑은 여전히 귀찮게 굴며 거리낌 없이 잔혹한 짓을 하고 있었다. 폭풍 속에서 마치 희미하게 기적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 소리는 내게 최후로 몇 푼의 기력을 주었다. 나는 점점 조종할 수 없는 손발을 부추겨서 그 방향으로 헤엄쳐 갔다. 바로 그때 더 높은 커다란 파도가 뒤에서 쫓아왔다. 나는 수면에 들어 올려졌다. 나는 마치 멀리서 하나의 길다란 흑영을 본 것 같았다. 이어서 족히 십층 높이의 커다란 파도가 일어났다. 대단한 기세로 밀려와 나를 짓눌렀다. 가슴 한가운데를 커다란 힘에 의해 두들겨 맞은 것 같았다. 눈 앞이 캄캄했다. 곧 바로 지각을 잃었다.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조준경을 통해 1,300미터 밖의 경물을 관찰했다. 두 개의 작은 산 협곡 발 아래로 호탕한 장강이 굽이 돌고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장강 하류의 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강기슭이 커다란 습지로 변하고 있었다. 높은 곳은 갈대밭으로 변해 조류들의 최적의 서식지가 되어 있었다. 갈대밭은 반은 수중에 침수되어 있었다. 맑고 투명한 수면 아래 그러나 깊이는 십 몇 미터나 되는 개펄이 보였다. 양 다리를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바로 빠져 나오기 힘든 진흙 속으로 빠지는 것이었다.
 
내 몸이 있는 곳은 습지 가운데 작은 암초였다. 강물의 침식작용이 세월이 더해 감에 따라 상면에 아주 많은 진흙과 모래를 퇴적시켜 놓았다. 푸른 풀과 이끼가 길게 자라 있어 나 한 사람과 아울러 저격총의 중량을 견딜 수 있는 것이었다. 이 곳은 내가 앞서 반 개월 전부터 반복적으로 현장을 답사해 고른 위치였다. 이 안은 가장 좋은 시야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또 안전 경호원들의 전장 정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일의 실수를 확보하기 위해 나는 일주일 전부터 이 곳에 잠복하고 있었다. 다행히 현재는 초여름이라 모기가 아직 자생을 시작 안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습지 속에서 풍찬노숙은 더욱 난이도가 커졌을 것이었다.
 
한 마리 작은 발 도요새가 내 위쪽 갈대밭 쪽에서 날아왔다. 그 놈은 아마 위장되어 있는 나를 습지 속의 수생 관목으로 여긴 모양이었다. 몇 번이나 탐색을 하더니 내 어깨 위에 앉는 것이었다. 이상할 것도 없는 것이 나의 신상의 의복은 초록색의 방수포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의복 위에는 한 겹 식물로 된 위장물이 있었다. 하늘은 물론이고 먼 곳에서 관찰해도 아주 식별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이 위장의 완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7일 동안 정상적인 밥을 먹을 수 없었다. 매일 세 번 고에너지 초코릿에 기대어 능력을 유지했다. 마시는 것도 아주 적은 물, 소변은 단지 엎드린 채 해결했다.
 
나는 자신의 왼발을 살짝 움직여 다른 쪽 한 발로 지탱하는 것으로 변환했다. 이 과정 중에 나의 상반신은 미동도 않는 것을 유지했다. 비록 조건이 이렇게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정신상태의 집중력을 유지했다. 남산도(南山島)에서의 6년의 시간 동안 나는 계속 자신의 체력 능력을 단련하는 것을 견지했다. 이후 다시 1년 이상의 극한능력시험을 또 받았다. 그래서 나는 각종 열악한 야외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순조롭게 나의 임무를 완성했다.
 
유일한 불편은 신상의 땀과 배설물 냄새였다. 자기 자신이 이 악취를 극력으로 참아야 할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물새들이 성가시게 했다. 이것은 내가 가장 걱정했던 하나의 의외 요소였다. 그것들은 저격총의 총대 위를 건드릴 수 있는데다가 비행로가 나의 시선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말할 나위 없었다. 다행히 내가 더 오래 기다릴 필요없이 조직이 제공한 정보에 따라 나의 이번 임무의 목표가 반시간 후에는 나의 조준경 내에 출현하는 것이었다.
 
그 작은 발 도요새는 내 어깨 위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마치 이 짧은 나무 가지 위에서 먹을 것을 찾는 것 같았다. 몇 번 신상의 깃털을 가다듬더니 날아가 버렸다. 떠나기 전에 그 놈은 축축한 새똥을 잊지 않았다. 나의 머리 양쪽에는 이미 적지 않은 말라 비틀어진 새똥이 쌓여 있었다. 이것은 이 며칠 내에 그들이 지속해 희롱한 결과였다. 나는 단지 그 놈들이 배설물을 나의 조준경 위에 쌀까 봐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항은 목전까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나는 SVD 총을 바짝 잡았다. 이 소련제 드라구노프 반자동 저격총은 정밀성과 정확도가 아주 특출난 것은 아니다. 또 무슨 인체공학이라고 까지 말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긴 총신과 목질의 개머리판을 편애했다. 아울러 소련제 무기 특유의 믿음성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의 1,300미터의 사정 거리였다. 이 거리에서는 나로 하여금 일급 무경들의 방비를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천 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수급을 취하는 데는 뛰어난 효과가 있었다.
 
이 SVD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놈은 이미 세 번의 암살 행동과 두 번의 팀플 협력을 완성하도록 도와주었다. 나와 그 놈 간에는 이미 일종의 독특한 정감이 건립되어 있었다. 그것은 1,225밀리의 긴 총신에 620밀리 보다 긴 총열을 가지고 있었다. 휴대하기에 용이한 물건은 아니었다. 이 살인기기를 지니고 이 습지에 들어오는데 적지 않은 심사를 쓴 것이었다. 이 시각 그 긴 수제총은 박스에 총신을 놓은 채 지탱하고 있었다. 당연히 위에는 한 겹 위장을 덮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이 SVD 총신 위에는 PSO-1 조준경이 장착되어 있었다. 4배의 대배율 조준 렌즈를 통해 나는 뚜렷이 그 장강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다리를 볼 수 있었다. 고속도로 다리 아래쪽에는 하나의 좁은 길이 작은 플랫폼으로 통해 있었다. 이 플랫폼은 이 습지와 마주하고 있고 중간에는 폭이 1,000 미터의 장강이었다. 그 곳은 이미 국내 탐조 애호가들이 모이는 유명한 장소가 되어 있었다. 한 눈에 다 들어오는 시야는 습지 조류의 활동을 관찰하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동시에 내 수중의 SVD가 제공하는 가장 좋은 각도였다.
 
이 강에 연접해 있는 고속도로는 평소 차량의 흐름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길 위에 차량의 그림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아주 명백히 고속도로가 이미 봉쇄되었 있는 것이었다. 다만 불면불휴의 강물만이 강기슭을 치는 소리, 이따금 전해오는 물새들이 우는 소리만이 전해지고 있었다. 정보에 따르면 시간은 이미 1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극도의 인내심과 집중력을 지켰다. 이런 종류의 급별 인물의 출행 시간은 편차가 3시간 이내인 것이 정상이었다. 가장 나쁜 결과는 역시 상대방이 이 번 행적을 취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상부의 정보원은 아주 믿을 만 했다. 이런 정황이 발생할 확률은 아주 적었다. 나는 이미 근 7일의 시간을 기다렸기에 한 시간 정도의 오차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오후 4시 10분 좌우, 휑뎅그렁한 고속도로 위에서 차량이 통행하는 소리가 들여왔다. 나는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목표가 이번에는 정말 오고 있었다.
 
그 좁은 길은 크지 않았다. 다만 두 대의 자동차가 드나들 정도였다. 먼저 세 대의 흑색 SUV가 앞쪽에서 길을 열며 한 대의 도요타 COASTER 중형버스를 고속도로에서 내려오도록 인도했다. 뒤쪽에 또 동일한 세 대의 흑색 SUV가 따랐다. 그 플랫폼의 면적은 한계가 있어 그 3대의 SUV가 멈춘 후 다만 도요타 COASTER 만을 받아들일 뿐 나머지 3대의 SUV는 그 좁은 길 위에 막혀 서있었다. 이들 차량들은 모두 전문적인 튜닝을 거쳐 타이어와 차체 유리 모두 강화를 거쳐 방탄 능력을 갖춘 것을 볼 수 있었다.
 
SUV가 멈춘 후 위에서 대량의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이 내렸다. 신체가 건장한 사나이들이었다. 그들의 머리는 한결 같이 깡그리 짧게 깎고 있었다. 얼굴에는 경계의 신정이 가득했다. 마치 사냥개처럼 사방을 휘둘러 보았다. 또 몇 사람은 녹색의 군용 망원경을 들고 장거리를 관찰했다. 이들이 출현할 때 나는 이미 팽팽하게 전신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호흡을 억제하고 신체를 미동도 않았다. 나는 자신의 위장에 아주 자신이 있었다. SVD의 총열은 일단의 갈대 속에 깊이 파묻혀 있었다. 게다가 주변의 새똥들이 엄폐를 해주고 있었다. 이 거리라면 상대방이 시력에 의지하여 나를 보기란 불가능했다.
 
저들 경호원들이 관찰을 완료한 후 도요타 COASTER의 차문이 느릿느릿 열렸다. 차 위에서 일군의 중년남자들이 내려왔다. 한 배가 산만하게 나온 키 작은 남자가 사람들에 의해 중간에 에워싸여 있었다. 보아하니 흔히 있는 지도자의 풍모였다. 이 사람은 대략 70세 좌우로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색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다. 번지르르한 올백 머리에 사각의 얼굴 위에는 통통한 살이 쪄 있었다. 변색된 무광택안경이 두터운 살집의 코 위에 걸려 있었다. 조준경을 통해 보이는 그 얼굴은 매우 엄숙했다. 눈빛 속에는 마치 몹시 피곤한 기색이 걸려 있었다. TV 속에서 늘 보아왔던 웃는 얼굴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나의 이번 행동의 목표 인물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목표는 차에서 내린 후 손발을 푸는 활동을 하며 신변의 사람들과 몇 마디 교담을 나누었다. 경호원 수중에서 흑녹색의 프랑스제 ZEISS 쌍발 7배 망원경을 건네 받아 숙련되게 망원경을 열어 습지 이쪽 편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내가 이곳에 이렇게 오래 힘들게 기다린 것은 이 사람의 출현을 위해서였다. 이것이 바로 가장 좋은 기회인가? 나는 숨을 죽이고 정신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자신의 호흡을 가장 균형 있게 조정했다. 원래 바짝 곤두섰던 근육을 점점 늘어뜨려갔다. 바로 자신을 잃어버리는 상태에 진입했다.
 
SVD의 조준경은 이미 목표의 머리 부위를 잡고 있었다. 목표의 키는 170좌우였다. 경내의 쾌속거리 환산표 상의 눈금은 숫자 “10” 위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에 따라 양자간의 거리가 1,000미터라는 것을 측정할 수 있었다. 이 거리 상에서 빚어지는 탄도의 편차는 아주 컸다. 다행히 이 강면은 비교적 평형했다. 큰 강풍도 없었다. 신변의 갈대 잎이 미미하게 흔들리는 소리를 통해 그리고 아울러 목표의 머리카락이 약간 몇 가닥 바람에 휘날리는 것으로 보아 목전의 풍속은 분명 3.3미터/초 좌우였다. SVD가 사용하는 것은 7.62미리 R탄이었다. (탄구 초속은 850 m/s) 이 거리와 풍속에서는 35센티의 편차를 낳을 수 있었다.
 
나는 신속하게 계산하여 각도를 수정했다. 저격총을 목표 머리의 우측 방향으로 위치를 조정했다. 일절 모든 것이 나의 통제 안에 있었다. 나는 분리식 안전장치를 떼냈다. 다음 단계는 다만 손안의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된다. 속도의 하강 아울러 풍속의 영향으로 인해 이 구리 재질의 살수는 왼쪽으로 이동해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최종적으로 나의 계산된 노선을 따라 목표의 이마 중심과 오른쪽 눈 사이의 위치에 들어갈 것이었다. 탄두의 생산된 역량은 목표의 두골(頭骨)을 관통할 수 있다. 앞으로 향하며 한 줄기 현란한 혈화를 분출할 것이었다. 그 것은 한 폭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림이 될 것이었다.
 
나는 심신을 가다듬고 호흡을 억제했다. 몸 바깥의 세계가 순간 정지한 것 같았다. 일절 모든 것이 원시의 고요로 회귀했다. 다만 자신의 들릴 듯 말 듯한 심박 소리뿐이었다. 나는 가볍게 눈을 닫으며 방아쇠를 당겼다.
 
탄두가 공기를 가르는 쉬잉하는 소리가 난 후 나는 양 눈을 떴다. 조준경 안의 목표는 이미 바닥에 쓰려져 있었다. 그 검은 양복의 경호원들은 이미 가장 빠른 속도로 원을 둘러쌌다. 그들 개개인은 총을 겨눈 자세로 사방을 살폈다. 이미 너무 늦었다. 그들은 마치 대적을 만난 듯 상호 전술 손동작을 하며 마치 끝 없는 개미처럼 맴돌았다. 완전히 습격해 온 지점이 어디인지 모르는 것이었다. 더욱이 이쪽의 내가 이미 철수 작업을 시작한 것을 모르는 것이었다.
 
한 명의 저격수로 말하자면 무슨 임무를 완성하는 것 보다 안전하게 철수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 저격 지점을 확정한 후 나는 이미 주도면밀하게 후퇴 준비를 해놨다. 목표 측이 뒤죽박죽이 된 시간 내에 나는 신상의 위장물과 그 방수 야전복을 벗었다. 저격총과 케이스를 함께 묶어 일단의 긴 막대기 모양의 물건을 만들었다. 그런 후 힘껏 수심이 깊은 곳으로 던졌다. 저격총과 총케이스의 중량에 따라 즉시 진흙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림자 조차 찾아 볼 수 없게 소실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때 내 신상은 텅 비었다. 다만 흑색의 상어가죽식 잠수복 만을 입고 있었다. 나는 수면을 향해 가볍게 누웠다. 양 발의 반탄력을 이용해 마치 미끄러운 미꾸라지처럼 수면을 헤엄쳐갔다. 머리 위로 먹이를 찾아 선회하는 물새들이 재잘재잘 울고 있는 것이 마치 내가 그들 생활을 어지럽히는 불청객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비쾌하게 갈대밭 속을 드나들었다. 10분 후 이 습지를 헤엄쳐 빠져 나왔다. 그 때 강기슭 그 편에서 이미 경찰 사이렌 소리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언덕에 오른 후 나는 갈대 숲에 은폐해 놨던 꾸러미를 찾아 위장복과 운동화를 꺼낸 후 신속하게 신상의 잠수복을 벗어 옷과 신발을 갈아 신었다. 나는 잠수복을 접어 한 덩어리로 말아 호주머니 안에 넣은 후 몸을 돌려 비쾌하게 옆쪽 산 속으로 뛰어갔다.
 
이 일대는 큰 산이 전혀 없었다. 단지 구릉이 밀포된 지역으로 습지로부터 가장 가까운 도로 역시 10키로 밖이었다. 내가 이곳을 찾을 때 산넘고 재를 넘어 온 것이었다. 이 시각 여전히 익숙한 노선을 따라 되돌아갔다. 산악의 울창한 수림과 야초들이 나의 가장 아름다운 엄호가 되어 주고 있었다.
 
1시간 후 나는 이미 2개의 작은 산을 넘고 있었다. 산 발밑에 지방 도로가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 전 나는 교통수단과 휴대물품들을 모두 길 옆 밭 사이 폐기된 배수로 내에 숨겨 두었었다. 다행히 일절 모든 것이 원래 그대로였다. 나는 반은 새거인 혼다 모터에 걸터 앉았다. 신상에는 낡은 회색 재킷과 초록색 고무 장화를 신었다. 보기에 마치 도시로 들어와 일하는 농민공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 옷과 신발은 내가 진짜 한 농민공의 수중에서 사들인 것이었다. 엔진을 발동한 후 나는 가속을 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운전중인 혼다 모터는 100키로의 속도로 이 지방 도로 위를 달렸다. 부딪쳐 오는 바람이 나의 뺨을 긁어 아프게 했다. 하지만 또 신상 의복의 그 고약한 냄새를 내쫒기도 하는 것이었다. 이 길에는 차량이 많지 않았다. 고속도로가 관통됨에 따라 대부분의 차량이 모두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한참을 달려 비로서 한 대의 낡은 버스가 천천히 기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의 혼다 모터는 아주 빠르게 이 버스를 추월했다. 그 놈을 멀리 내 몸 뒤로 떼어 버렸다.
 
반 시간을 달린 후 멀리 요금소 건축물이 나타났다. 나의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이 지방도로의 요금소는 이미 돈을 받는 것을 취소한지 아주 오래됐다. 하지만 현재 입구 앞에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고 칠팔 대의 경찰차들이 옆에 늘어 서 있었다. 이미 몇 대의 차들을 가로막고 검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극히 반응 빠르게 오토바이의 머리를 돌렸다. 깊 옆 풀숲 속으로 나있는 작은 길로 접어 들었다. 비록 경찰측의 시야에서 이탈을 했지만 나는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 했다. 저격이 발생한지 이미 2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강력부문이 분명 이미 검거행동에 들어갔을 것이었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정부의 군중에게 발동하는 어망식 검거 작전은 아주 효과가 높았다. 나의 현재 모습으로 돌진했다가는 난이도 계수가 너무나 컸다.
 
지방 도로 위에서 일성 음울한 클락션 소리가 전해져 왔다. 나는 마음 속으로 문득 염두를 굴렸다. 오토바이를 풀숲 안에 쓰러뜨린 후 앞서 입었던 잠수복과 위장복을 라이터로 불을 붙여 태웠다. 그런 후 몸을 돌려 지방 도로를 되돌아 뛰었다. 멀리서 내가 추월해 왔던 그 버스가 천천히 유유자적하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즉시 목을 움추리고 몸을 숙이며 손을 들어 불렀다. 버스는 내 앞에서 멈춰 섰다. 나는 본지 사투리로 욕을 해대며 기사에게 내 일정을 걸쳤다. 이야기가 잘되어 20원 차비를 낸 후 차에 올라탔다.
 
이 차 안의 승객은 많지 않았다. 아주 많은 농촌 마을을 지나기 때문에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사람은 많았다. 그래서 기사도 길에서 몇몇 주워 타는 관광객을 개의치 않았다. 차내 승객들의 옷차림을 보니 소도시의 변두리에서 늘 보는 유형이었다. 내가 일신에 입은 것은 향토미가 물씬 풍기는 옷이었다. 일주일 동안 깎지 않은 수염은 더부룩했다. 머리는 바람을 맞아 거칠기 그지 없었다. 겉보기에 차내의 승객과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나는 고의로 목을 움추리고 등을 굽히고 있었다. 내가 차에 오를 때 관심을 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걸어가 차 맨 끝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차는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 얼마 후 정지했다. 뒤 이어 몇 명의 제복을 입은 경찰이 올라와 개개인을 살피며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권총을 주의했다. 그들의 탐문은 아주 엄격했다. 신분증을 일일이 대조할 분만 아니라 승객들이 가지고 있는 가방과 휴대물품들을 일일이 꺼내어 늘어 놓았다. 나는 빈 손으로 차에 타서 이럴 필요는 없었다. 나를 탐문할 때 나는 일찍이 준비해 뒀던 신분증을 건넸다. 사진 속 얼굴은 수염을 기르고 있을 때였다. 주소는 부근의 한 마을이었다. 당연히 이것들은 모두 위조된 것이다. 하지만 신분증 그 자체는 진짜였다. 공안은 무슨 꼬투리를 찾지 못했다.
 
한 네모난 얼굴의 공안이 신분증과 나의 얼굴을 보고 또 봤다. 사투리를 사용해 꼼꼼히 나에게 어디에서 왔냐, 어디를 가느냐, 무슨 일로 가냐 등을 꼬치꼬치 물었다. 그의 신정 속에는 마치 의심이 드는 듯 했다. 내 짐작으로 자신의 키가 보통사람보다 큰 원인 때문인 것 같았다. 급히 병이 걸린 듯 몇 번 기침을 한 뒤 목을 더욱 움츠리며 사투리를 사용해 현성의 병원을 찾아가는 길이라 말했다. 가는 김에 일거리도 찾아볼 생각이라 했다.
 
나의 사투리는 아주 표준적이었다. 이 것은 상대방의 마지막 남은 한 자락 의심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기침을 해 마치 전염병이라도 걸린 듯이 했다. 그는 아주 기분이 나쁜 듯 했다. 약간 혐오하며 신분증을 내게 던졌다. 입을 내가 있는 방향에서 멀리 피하는 것이었다. 나는 바보같이 몸을 일으키며 감사하는 척 했다. 입안 에서 침이 사방으로 튀었다. 경찰들은 마치 역신이라도 만난 듯 물러섰다. 아주 빠르게 차 안에서 사라져갔다.
 
버스가 다시 느릿느릿 앞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요금소의 경찰차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움츠리고 있던 목이 약간 아파왔다. 약간의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 방면의 능력으로 마땅히 12시간이 지나지 않아 내가 버린 오토바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막 통과하며 검사한 경찰의 대조를 통해 조만간 의심되는 목표가 나의 신상으로 돌려질 것이었다. 그 몇 명의 경찰의 입을 통해 나의 신체 특징을 그려내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고 아주 빠르게 나의 스케치된 두상이 각종 TV, 신문과 거리 전단 등에 출현할 것이다. 비록 내가 현재 잠시 탐문을 벗어났지만 나에게 남겨진 시간은 이미 많지 않았다.
 
나는 시간을 서둘러야 한다. 버스가 현성에 도착하면 나는 회해시 부근으로 가는 교통수단을 찾아야 한다. 목전의 정부 방면의 부서를 통해 보면 그들의 수사범위는 일이 발생한 중심의 교통 요충지 및 산령 안이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내가 황량하고 인적이 없는 야외로 도망쳤다고 여기는 것이었다. 나는 반대로 다음 역을 천만 인구를 보유한 대도시로 선택했다. 다만 이 도시로 진입하면 나는 추적을 빠져나갈 방법이 있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창 밖에서 아주 우렁찬 기류 소리가 전해져 왔다. 나는 차창문을 통해 위를 바라봤다. 즉시 고개를 거두어 들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이미 헬리콥터를 동원해 공중을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또 약간 늦었다. 다시 두 시간만 있으면 날이 어두워질 것이었다. 일단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나의 위치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수색의 난이도는 점점 증강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현재 편안하게 차 안에 있었다. 헬리콥터로는 나를 찾을 방법이 없었다.
 
이 때 하늘 색은 이미 늦어 있었다. 버스는 산을 휘감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산길의 한 편은 암석의 산체를 뚫고 나온 곳이었다. 황혼 속에 그 칼날과 같은 산석들이 마치 금방이라도 낙하할 것만 같았다. 길의 다른 한편은 맨둥맨둥한 낭떠러지였다. 무슨 보호 난간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길은 분명 무슨 보수도 받지 않은 듯 했다. 노면이 울퉁불퉁한 것이 손상 된 것이 아주 고약했다. 버스는 덜컹덜컹 운전을 하고 있었다. 마치 술에 취한 사람이 육즁한 신체를 휘청이는 것 같았다. 몇 번이나 한쪽 편 타이어가 낭떠러지 길 어깨 위를 걸치며 차안의 승객들을 놀라게 했다.
 
하늘 위 헬리콥터는 한동안 선회하다 가버렸다. 예상하기에는 한 지점을 감시하러 간 모양이었다. 나는 버스 좌석에 기대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으려 했다. 갑자기 일진 급촉한 경적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뒷창을 통해 보니 백색에 남색 한 줄을 칠한 경찰차들이 비쾌하게 뒤에서 쫓아오고 있었다. 이 경찰차들 위에는 모두 경보등을 깜박거리고 있는 것이 기세가 흉흉한 모습이었다. 나의 뇌 속으로 무수한 가설들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그들이 이렇게 빨리 나를 발견한 것인가?
 
아냐, 불가능했다. 나의 위장은 아주 괜찮았다. 어떠한 꼬투리도 드러낸 것이 없었다. 그들은 분명 단지 새로운 임무가 있는 것이다. 혹은 길 건너편의 한 지점으로 가려는 것이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무슨 변화가 있나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이 때 이미 한 대의 차량이 아주 빠르게 다가왔다. 그것은 버스의 좌측으로 나란히 따라 붙었다. 여전히 끊임없이 경고등과 경적을 마치 무엇을 시의하듯 울려댔다. 이 버스의 기사는 짐작하기에 이런 상황을 처음 만난 것 같았다. 그는 창문을 열고 경찰차에 묻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끄러운 소리 속에서 근본적으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 나는 상황이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다. 막 몸을 일으켜 경찰차의 거동을 관찰하려 했다.
 
경찰차가 너무 가까이 붙자 버스는 더욱더 낭떠러지 쪽으로 치우쳤다. 근본적으로 아주 협소한 도로 옆을 오래도록 보수하지 않아 길가의 토석이 모두 약간 약화되어 있었다. 이 때 버스가 무슨 미끄러운 돌이라도 밟은 것 같았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며 분명히 밖으로 적지 않게 경사가 졌다. 갑자기 차 몸체가 한쪽으로 기울여졌다. 차 안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기사는 필사적으로 안쪽 방향으로 틀려고 했다. 힘을 기울일수록 차 몸체가 기울어지는 것이 빨랐다. 차의 중량이 완전히 한쪽으로 쏠렸다. 아주 빠르게 오른편 도로의 턱이 완전히 부서졌다. 그런 후 이 버스는 마치 납덩이처럼 낭떠러지 그 편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나는 무게중심을 잃은 상태가 된 것을 느꼈다. 문득 눈 앞의 하늘이 회전했다. 심장이 마치 큰 힘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괴로움에 구토가 치밀어 올랐다. 최후에 나의 눈 앞이 캄캄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고암! “
 
“고암, 깨어나. “
 
“고암, 넌 깨어날 수 있어. “
 
어렴풋한 중에 나는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목소리는 약간 익숙했다. 누가 날 부르는 거지?
 
나는 약간 힘들게 눈꺼풀을 치켜 떴다. 눈 앞이 일편 끝없이 새하얀 모양이었다. 선명하게 보이지가 않았다.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디지? 이 곳이 전설 속의 천당인가? 설마 내가 이미 죽은 건가?
 
“고암, 깨어나, 고암, 깨어나. “
 
그 목소리는 여전히 나의 이름을 부르며 귀찮게 굴었다.
 
나의 눈이 외계의 광선에 적응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망막 상에 투사된 정경은 아주 뚜렷하지 않았다. 나는 마치 한 병원의 병실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눈 앞에 한 흰 가운의 인영이 나에게 뭐라고 하고 있었다.
 
맞아. 나는 생각이 났다. 내가 기절하기 전 버스에 타고 있었지. 그 버스가 산계곡에서 뒤집혔어. 그 이후 나는 바로 지각을 잃었고. 이렇게 보니 나는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이전에 임무를 집행하던 중 사고가 난 것이었다. 경찰측이 나의 신분을 이미 발견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안돼. 나는 최대한 이 곳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
 
생각이 이에 이르자 나는 몸을 일으키려 했다. 막 손발을 들자 자신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양 손과 양 발 모두 이미 가죽띠에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마음 속으로 크게 놀랐다. 그들에게 이렇게 빨리 발각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게다가 나를 묶어 놓은 것이었다. 이러면 방법이 없지 않은가?
 
“고암, 움직이자 마. 아무 일 없어. 기다리면 내가 사람을 시켜 풀어줄게. “
 
그 목소리는 내가 아주 격동해 몸부림을 치자 옆에서 그만두게 말리는 것이었다.
 
나의 시력이 점차 정상으로 회복됐다. 눈 앞에 서있는 그 흰 가운을 입은 의사의 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마른 얼굴, 하얗게 물든 머리, 금테 안경 뒤의 예리한 눈빛 안으로 한 줄기 광열적인 번쩍임이 있었다. 나는 이 사람을 알아봤다. 그는 강화 교수였다. 나는 병원 병실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의 실험실 안에 있었다.
 
“고암, 감각은 어때? 뭐 생각나는 것이 있어? “
 
강화의 말투 속에는 넌지시 탐욕이 내비쳐 나로 하여금 기분이 좋지 않게 했다.
 
나의 뇌가 점차 맑아왔다. 원래 전면 경력의 그들 단락들은 꿈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 뇌 속의 진실한 기억이었다. 비록 나는 이미 깨어났지만 이들 기억들은 소실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살아있는 그림처럼 나의 뇌 속에 저장되어 있었다. 마치 컴퓨터의 메모리 같았다. 내가 금방이라도 전용해 쓸 수 있었다.
 
“그래요. 생각이 나네요. “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강화의 치료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원래 뇌 속에 자잘하니 심하게 흩어졌던 단락들이 이미 점점 모아지고 있었다. 특별히 그 유실 되었던 팔 년간의 일이 내 마음 속에 이미 대략의 윤곽이 그려지는 것이었다. 비록 약간 지엽적인 것들이 분명하지 않았지만 이 몇 년간 발생한 사람과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 눈에 선한 것이었다.
 
“너무 많은 일. 너무 많아요. 원래 내가 이 몇 년 동안 너무 많을 일을 했네요. “
 
자신의 순탄치 못한 신세를 떠올렸다. 아울러 큰 변화와 큰 화를 당한 것이었다. 나는 마음 속으로 약간 막연했다. 비록 자신 과정의 종적에 이미 심리적 준비를 했었지만 진정 발생한 그러한 일들은 더욱 잔혹한 현실이었다.
 
“하하하! “
 
강화는 앙천대소를 터뜨렸다. 뜻을 이루어 득의양양한 모습이었다. 그는 등에 양손을 대고 나의 면전에서 끊임없이 거닐었다. 손은 흥분한 듯 주먹을 휘둘렀다. 입 안으로는 불시에 이따금씩 사람을 송연하게 만드는 웃음소리를 발출 했다. 나는 처음으로 그렇게 냉정하고 과묵한 그가 이렇게 격동하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이런 치료법이 가능하다고 말했었지. 그들 케케묵은 영감탱이들은 근본적으로 나의 탁월한 식견을 이해 못한다니까. 무슨 개 같은 의학윤리위원회는 귀신한테나 가라 그래. 나 혼자서 정신치료학회의 역사를 다시 쓴 거야. 하하하! “
 
강화는 광소를 터뜨리며 양 손으로 분명치 않는 손동작을 했다. 그 의 양손은 허공 중의 점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치 공기 중에 존재하지하는 인물과 논쟁을 하는 듯 했다. 그 광적인 기운은 하나도 고급 교수 같지가 않고 마치 정신병자 같았다.
 
“고암! 자네 아나? 자네는 이미 역사를 창조했어. 아냐. 내가 창조한 역사지. 하지만 자네 역시 기록에 들어갈 거야. 자네는 바로 내 최고의 걸출한 작품이야. “
 
강화는 흥이 돋아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몸을 돌려 나의 양 손을 잡고 금테 안경 뒤로 양 눈은 흥분의 빛이 그지 없었다.
 
“우리는 바로 정신의학계의 대사건을 창조한 거야. 다만 우리는 이 치료방법을 성숙되게 정련하면 되는 거야. 논문을 써서 학술 간행물 상에 발표하면 분명 정신의학계의 일차 혁명을 불러 일으킬 거야. 그 때가 되면 노벨의학상은 내게 떼어놓은 당상이 되는 거지. 그러므로 자네는 반드시 나에게 협력 해야해. “
 
“당신이 무슨 상을 받든 당신 일이고 먼저 나의 손발을 풀어 줄 수 있나요? “
 
나는 그의 이러한 명리를 탐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이 사람은 비록 입으로 말하는 것은 겉모양은 번지르르 듣기 좋은 것이지만 실제상으로는 다만 환자를 실험용 하얀 생쥐로 여기는 것이었다. 그의 안중에는 다만 데이터와 실험결과만이 있을 뿐이었다. 환자의 건강은 마음 속에 있지 않았다. 또한 나 이전에 그가 이미 무수한 환자의 신상에 동일한 실험을 했는지도 몰랐다. 설령 그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더라도 나는 이런 실험의 성공율은 극히 낮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험 실패의 부작용은 아주 엄중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짐작컨대 완전 폐인이 되었을 것이었다.
 
“OK, 걱정 마. “
 
강화는 아주 기분 좋게 빨리 답했다. 막 손을 내밀어 가죽 고리의 단추에 가져가다 갑자기 그는 멈췄다. 금테 안경 뒤의 양 눈이 가늘게 실눈을 떴다. 무슨 생각에 잠긴 듯 한참 동안 나를 바라 보았다. 내가 다시 한 번 재촉하자 그는 손을 움직여 나의 묶은 것을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몸을 일으켜 뒤로 몇 걸음 후퇴했다. 나와 팔뚝 하나의 거리를 유지했다.
 
“이봐. 당신 뭐하는 거야? 빨리 날 풀어줘. 당신 치료는 모두 끝났잖아. “
 
내가 어찌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리라 생각했겠는가? 약간 화를 내며 외쳤다.
 
강화는 양손을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며 여유롭게 나를 향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고암. 흥분하지마. 너의 치료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어. “
 
“나는 너의 주치의사야. 너를 완전히 책임지기 위해 난 마땅히 얼마간의 시간 동안 널 계속 관찰 해야해. 내가 널 도와 기억을 완전히 회복 한 후 질의에 견딜 수 있는 통계수치의 견본을 형성하고 네가 평범한 사람의 생활로 돌아가느냐의 문제를 우리 다시 토론하자고. 자네 느끼기에는 어때? “
 
그는 완전히 내 입장을 생각하는 쪽으로 선 듯이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얼굴은 웃는 듯 마는 듯 이었다.
 
난 화를 내지 않고 반대로 웃었다. 자신 또 너무 부주위한 것이었다. 비록 계속 마음 속에서는 이 사람을 조심하라고 경고했지만 이 강화가 이렇게 비열 무치할 줄은 생각을 못한 것이었다. 그가 이렇게 명명백백히 나를 실험품으로 여겨 반복적으로 의학실험에 테스트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아주 비열한 소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후안무치한 소인을 나는 또 처음 보는 것이었다.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니미 씨발 놈아. 넌 나를 바보로 여기는 거야? 너 이건 나를 도약판으로 삼겠다는 것 아냐? 나의 몸을 밟고 출세를 하겠다? 네가 성공하면 명리와 재물을 얻고 실패하면 나 자신만 손해 보는 거고. 요컨대 이익은 모두 네 놈 혼자 다 먹겠다는 것 아냐? 넌 너를 누구로 여기는 거야? “
 
강화는 나의 말을 듣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조금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여전히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 말도 틀리지 않아. 난 네 신상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뽑을 생각이야. 결국 너와 같은 뛰어난 실험자는 찾기 어렵거든. 만일 다른 사람을 찾아 실험을 하다 무슨 착오라도 벌어지면 나의 학술 성과는 또 시간을 허비하게 되거든. 요컨대 만약을 대비해서 자네에게 몇 번의 고생을 더 끼치는 거지. “
 
강화의 무치는 나의 노화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만일 이 순간 내가 양손을 행동할 수 있었다면 일찍이 그의 돼지 목을 땄을 것이었다. 나는 양손 양발을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그 가죽 고리는 너무나 견고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쳤지만 쓸데없는 일이었다.
 
내가 의자에 묶여 꼼짝 못하는 모습을 보고 강화는 유유자적했다. 지배자의 모습이었다. 그는 의자를 끌어 나의 얼굴을 마주하고 다리를 꼬고 앉아 천천히 말했다.
 
“고암, 자네에게 쓸데 없는 힘 낭비 말라고 권하고 싶네. 이 의자는 자네가 벗어 날 수 없어. 남은 힘이야말로 나와 다음 실험을 하자고. “
 
나는 눈을 노려보며 얼굴에 흉악한 신색을 노출하며 띄엄 띄엄 말했다.
 
“넌 나를 당신 출세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꿈이나 꾸시지. “
 
강화는 조금도 아랑곳 하지 않고 웃었다.
 
“고암. 마땅히 꿈을 꾸는 것이 네가 해야할 일이야. 만일 내가 너에게 이 꿈의 경계를 조성하지 않았으면 네 엄마가 과거에 한 일을 알 수 있었을 것 같아? 네가 현재 조우한 모든 것을 누가 조성한 것인지 알 수 있었을 것 같아? 말하자면 너는 나에게 감사해야 해. 알겠어? “
 
“당신 무슨 말이야? 당신 일찍이 내 일을 알고 있었어? “
 
나는 마치 그의 말속에서 무엇인가를 알아 차린 것 같았다. 즉시 경계하며 물었다.
 
“당신 무엇을 알고 있는 거야? 왜 이전에 내게 이야기 안 했어? “
 
“하하, 내가 왜 너에게 이야기 해야해? 너에게 이야기해서 내게 무슨 이익이 있다고? “
 
강화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내 사실을 너에게 말해주지. 이들 모든 것은 네 엄마의 요구였어. 그녀가 처음 널 데려 왔을 때 암암리에 나에게 이야기 했어. 나에게 너에 대해 비밀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어. 어차피 이러는게 나에게 나쁜 점은 없었지. 게다가 나는 너에 대한 병에 아주 흥미가 돋았어. 만일 네가 기타 채널을 통해 기억을 취득한다면 그럼 나의 이 실험 역시 계속해 나갈 수 없는 것이었지. 그래서 나는 당시 네 엄마에게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 “
 
강화의 말은 나의 심중의 의혹을 다시 일으켰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왜 엄마는 이런 일절의 것을 나에게 숨기려 한 것일까? 어쩐지 자신 계속 느끼기에 엄마가 서술한 기억 속에 머무르는 것이었다. 그녀는 또 자기와 여강의 관계를 염려한 것인지 몰랐다. 하지만 나는 현재 한 가지는 명백히 알 수 있었다. 원래 그녀는 계속 강화와 내게 순조로운 기억 회복을 못하게 하도록 묵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심중에는 또 한 자락 환상이 남아 있었다. 나는 엄마가 나에게 그렇게 했으리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여전히 억지로 우겼다.
 
“당신 거짓말이야. 엄마가 그렇게 할 이유가 없잖아. 엄마는 계속 내 기억을 회복 시키려 도왔어. 그녀가 내게 불리한 일을 했을 리가 없어. “
 
“하하, 이렇게 몇 년이나 되었는데 너는 아직 이렇게 단순해. 너네 엄마가 왜 이런 일을 너에게 감추려 했는지 난 잘 몰라. 또 관심도 없고. “
 
강화는 약간 경시하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지만 당년 만일 그녀의 바람 난 일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면 너 역시 뒤의 결과를 저지르지 않았겠지. 정말 애석하지. 네 인생을 이렇게 한 때를 잃었으니. 게다가 또 가장 좋을 때의 그 한 때를. “
 
강화는 조롱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
 
나의 정서는 다시 그에 의해 도발되는데 성공했다. 사지가 고정된 채 기를 쓰고 몸부림을 쳤다. 그 의자가 흔들흔들 했다. 입으로는 더욱 거친 욕이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나 자신도 자신이 하는 욕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았다.
 
“말하자면 남의 탓을 할 수도 없어. 네 엄마같은 그런 미인은 본래 한 남자가 누릴 수 없는 것이야. 그녀가 현재 나이보다 나이를 더 먹는다 하더라도 신상의 그 풍류정취는, 크크, 정말 내가 보더라도 아름다워. 만일 당년에 내가 일찍이 그녀를 만났더라면, 흐흐… 애석해. 애석해. “
 
강화는 움직이지 않고 꼰 다리를 가볍게 흔들며 계속 말했다. 그의 그 얼굴 위 표정과 말하는 어조는 마치 내 기억 속의 그 악독한 인간들 같이 일종의 비열한 저질스런 의미를 담고 있었다.
 
나는 한 줄기 혈기가 윗머리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전신의 뼈마디가 오도독 오도독 소리가 어지러이 났다. 신상에 어디에선지 모르게 한 줄기 큰 힘이 부풀어 올랐다. 양 손을 바짝 조이며 위로 번쩍 들었다. 뜻밖에 손 위의 가죽 띠가 터져 버렸다. 다만 보니 산산조각난 소가죽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양손의 자유를 회복한 후 즉시 허리를 굽혀 다리의 버클을 풀었다. 그런 후 나를 오랫동안 수감했던 의자에서 뛰어 내렸다.
 
나의 이 일련의 동작은 극히 빨랐다. 강화는 내가 빠져나올 것을 완전 예측 못했던 터라 그 일순간 사람이 완전 멍하니 있었다. 뒤늦게 그가 반응을 해 실험실 밖으로 도망치려 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있었다. 나는 손을 내밀어 그의 인후를 잡았다. 한쪽 손만으로 그의 90키로에 달하는 몸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는 목을 내 손에 잡히자 호흡이 곤란했다. 신상의 혈액이 정상적으로 유동할 수 없었다. 목 이상의 모세혈관이 파열에 가까웠다. 피부가 붉은 것이 마치 술에 취한 사람 같았다. 원래 오관이 단정하던 얼굴 역시 추악하게 변했다. 다만 양 손으로 무력하게 나의 팔을 몇 번이나 잡으며 입으로는 숨을 내쉴 뿐 들여 마시지를 못했다. 눈으로 보니 내게 목졸려 죽을 것 같았다.
 
갑자기 어떤 물건이 나의 주의력을 끌었다. 강화의 흰 가운 목 부분이 활짝 열려 있어 안쪽의 하얀 와이셔츠와 양복의 일부분이 노출되어 있었다. 그 와이셔츠에 비스듬히 아래쪽으로 매어있는 심홍색의 넥타이. 이 넥타이가 마치 내 기억 속 모 일부분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어쩐지 계속 느끼기에 기억 속의 법정 위에서 그 증언을 하던 사람이 아주 익숙하다 했더니 금테 안경은 물론이고 또 와이셔츠에 양복 아울러 이 정교한 실크 넥타이, 머리가 더욱 하얘진 것을 제외하고 그 사람은 완전히 강화와 똑같았다.
 
생각이 이에 이르자 나는 손의 힘을 풀었다. 강화는 곧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이 숨을 쉴 수 있는 기회를 얻자 마치 한 마리 죽어가는 개처럼 헐떡헐떡 숨을 쉬며 한참을 꼼짝을 못하다 비로서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
 
그가 마치 초상집 개처럼 목을 주무르는 모습을 보고 나는 앞으로 다가가 그의 옷깃을 움켜 잡아 일으켜 그 의자 위에 내려 놓았다. 양 손을 찌를 듯이 하고 그의 눈 위를 누르며 꾸짖었다.
 
“넌 바로 당년 법정에서 증언을 한 그 사람이야. 누가 너에게 이렇게 하라고 했어? 사실만 말해. 조금이라도 속이면 난 네 눈알을 파버릴 테니. “
 
강화 얼굴의 안경은 앞서 이미 나에 의해 벗겨졌다. 한 쌍 근시의 눈동자는 죽어가는 생선 같이 뒤집어져 있었다.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이마 위로 늘어져 있었다. 이전의 기품은 하나도 남지않고 완전히 없어졌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몇 분 바라 보았다. 마치 나의 진실한 실력을 따져보는 것 같았다. 아주 빠르게 그는 나의 눈 안 살기에 굴복했다. 그는 목을 가다듬더니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기왕에 네가 모두 알아냈으니 나 역시 뭘 숨기겠나? 이 일은 내가 너에게 이야기해도 무방해. 넌 여강 이 사람을 알거야? 이 일은 모두 그가 안배한 것이야. “
 
“당신과 여강은 무슨 관계야? 당신이 그를 대신해 무엇을 한 거야? 전부 다 나에게 이야기 해. “
 
나는 손에 조금 힘을 주었다. 강화는 곧바로 겁결에 비명을 질렀다.
 
“나와 여강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 때 그는 아직 성공을 하지 못했었지. 나는 또 이 자식이 눈에 차지도 않았어. 우리 이 서클은 고위층의 범위야. 정재계에서 분량이 없는 인물은 들어 올 수 없어. 나중에 그와 가면 갈수록 잘 지내기 시작했어. 나는 비로서 점점 그와 접촉이 많아졌지. 천천히 어울리게 됐어. 당연히 단지 서로를 이용하는데 지나지 않는 관계였지. “
 
강화는 목청을 다듬었다.
 
‘당신네 그 서클은 뭘 하는데? 모두 누가 멤버야? “
 
나의 눈동자는 단단히 눈 앞의 강화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만 느끼기에 이 평소에 예지롭고 품위있는 얼굴이 교활하고 비열하기 그지 없었다. 이 사람은 철두철미한 기회주의자였다. 이 사람의 손 상하로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얼마나 많은 비밀이 있을지 몰랐다.
 
“그건 내가 말할 수 없어. 내가 만일 입밖에 낸다면 바로 죽을 사(死)자야. 네가 핍박해야 소용없어. 하지만 이 일은 너와 무관해. 나는 다만 나와 여강이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거야. 우리 사이 관계는 아주 간단해. 그가 나에게 요구를 하면 나는 그를 도와 일을 처리해주고 내가 일이 필요하면 그가 날 대신해 해결해줘. 그냥 이래. “
 
강화는 죽기 살기로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말했다.
 
“됐어. 당신 빨리 주제로 돌아가. “
 
나는 가지를 치고 싶지 않아 재촉했다.
 
“팔 년 전 여강이 갑자기 내게 전화를 했어. 나에게 말하기를 그가 마음에 드는 여인이 있는데 계속 손 에 넣을 방법이 없다는 거였어. 나에게 도와달라는 것이었지. “
 
강화는 나를 보고 계속 말했다.
 
“난 이전에 여강이 여인에 대해 이렇게 상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지라 약간 의아해했어. 하지만 또 답을 했지. 그에게 언제 그 여인을 데려 오라 했어. 나는 그녀에게 약간의 최면류의 심리암시를 줌으로써 그에게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하려했어. “
 
“여강이 그렇게 놀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 그런 후 그는 너의 사정을 이야기했어. 그의 뜻은 나보고 법정에서 증인을 서줄 수 없냐는 것이었어. 너를 정신분열증 환자로 진단해 달라는 것이었어. 너를 징역 대신 정신병원 감호치료를 받게. 이런 것이야 나에게는 자연히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 그래서 너를 그의 의사에 따라 한 거지. 그의 요구에 따라 남산도 그 곳을 추천까지 했지. “
 
강화는 기억을 되살렸다.
 
“그 남산도에서 내게 먹인 약도 당신의 안배에서 비롯된 것인가? “
 
나는 물었다.
 
“무슨 약? 나는 근본적으로 너에게 무슨 약을 처방한 적이 없어. 네가 정신병원에 도착해 자연 의사가 너에게 약을 처방했겠지. 내가 왜 너에게 무슨 약을 먹이겠어? “
 
강화의 얼굴 가득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니 그 역시 처음으로 이 일을 아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말 당신이 준 게 아냐? 그 약은 사람이 먹으면 발육이 느려지고, 지능이 쇠퇴하고 최종적으로 바보로 변하는 것 말야. “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절대 아냐. 내가 여강을 위해 자신을 구렁텅이에 빠뜨리겠어? 위증과 독을 쓰는 것은 근본적으로 급이 다른 범죄야. 나는 일을 하면서 절대 자신을 총구 앞에 드러내지는 않아. “
 
강화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사정 이야기를 깡그리 쏟아냈다.
 
“나는 다만 여강의 의사에 따라 너네 엄마에게 권고했어. 그녀에게 이런 처리 방법을 받아 들이라고. 너네 엄마는 근본적으로 너를 보내는 것에 항거했어. 하지만 여강이 그녀를 협박했어.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한 평생 감옥에 갇혀 있게 된다고. 정신병원에 네가 가 있으면 그가 방법을 강구해 널 최대한 빨리 나오게 한다고. 너네 엄마는 최후에 어쩔 수 없이 답을 했어. 당연히 나의 전문의로서의 형상이 비교적 설득력이 있었지. “
 
여기까지 말하자 강화는 아주 득의 자만하는 것이었다.
 
“이걸 먼저 이야기 해. 당신은 여강을 대신해 기타 일도 한 거야? 이를테면 우리 엄마에 대해 그… 당신이 말한 최면류의? “
 
나는 그 이야기는 제쳐놓고 다른 더욱 관심있는 화제를 물었다.
 
“네가 말한 그런 종류의 일은 절대 없었어. 네가 남산도에 간 후 유일하게 연락할 수 있는 채널은 나를 통하는 수 밖에 없었어. 그래서 네 엄마가 고정적으로 매달 나의 이곳에 세 번씩 찾아 왔어. 내 이곳에 와서 너의 회신과 또 가끔 그 편에서 보내주는 사진. 그녀는 다만 이런 것들을 통해 너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었어. 그래서 우리는 비로서 천천히 익숙해져 갔지. “
 
강화는 엄숙한 표정으로 바꾸며 정중하게 말했다.
 
“사실을 말하면, 휴… 너네 엄마는 정말 좋은 여인이야. 내가 알고 있는 여인들은 네 자리 수 이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이들 여인들은 가짜로 고결한 척 하든지 잘난 체 하는 것이고 실제상으로는 모두 팔리기만 기다리는 싸구려들이야. 아주 개방적으로 함부로 굴리든지 버스 마냥 누구든지 올라탈 수 있든지 말야. 단지 너네 엄마 만이 천생 일종의 풍류 기질을 가지고 있어. “
 
강화는 말을 하다 내가 마치 또 발작을 하려는 모습을 보더니 급히 손을 들어 제지하며 말했다.
 
“흥분하지 마. 이 풍류는 부정적 의미의 폄의어가 아냐. 그녀의 풍류는 그런 음란한 탕부와 같은 류가 아니야. 그녀의 말과 행동거지를 통해 보면 어쩌면 그렇게 모두 청백한 양가집 여인이야. 하지만 이면을 보면 또 남자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매력이 있어. 다만 슬쩍 눈빛만으로도 웃음을 지으면 나의 혼백을 달아나게 하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이 일절 모든 것이 천생 타고난 거야. 완전 반점도 일부러 지어서 하는 것이 아냐. 네가 말해봐. 이것이 천생 우물이 아니면 무엇이겠어? “
 
강화가 나의 엄마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조리가 있었다. 비록 그의 말을 아주 공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또 그에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나는 자신이 너네 엄마에게 염두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 하지만 강모 이 사람은 비록 재물과 꽃을 탐하기는 해도 공공연히 약탈하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아. 그래서 계속 이래로 아주 정상적으로 너네 엄마와 왕래를 했어. 하지만 그녀는 내 면전에서는 얼음과 옥처럼 맑고 깨끗한 여인이었어. 우리 두 사람은 비록 사이가 좋았지만 계속 아주 친한 남녀 친구 같은 종류였어. 궤도를 벗어날 기회가 없었어. “
 
강화는 최후로 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약간 여운이 남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된 것이야. 내가 말할 것은 모두 말했어. 진정 네가 처리할 배후는 여강이야. 너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