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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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5,778회 작성일 17-02-12 06:30

본문

 

 

 

 

제64장

 

시간이 마치 유수와 같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별안간 초여드레날이 며칠 지나갔다. 조산진의 관례에 따르면 이 해는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다. 농민들은 봄에 일장 비가 내린 후에야 비로서 일년의 노동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이미 같지 않았다. 그렇게 오래 동안 휴가를 보내는 보통의 옛 백성은 없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는 것이었다. 출근하는 사람들은 모두 출근을 시작했다. 진 안의 젊은 청년 처녀들은 분분히 그들의 그리워하는 고향을 떠났다. 부모의 사랑과 온정을 떠나 그 번화하고 또한 냉막한 도시로 뛰어 들어 그들의 미래를 위해 분투하는 것이었다.

 

이 얼마간의 시간 동안 함께 살게 되자 나와 백리원의 관계는 한 층 더 깊어졌다. 우리는 마치 한 쌍의 오래 서로 사랑해 온 부부와 같았다. 상호간에 서로 사랑하고 서로 보살폈다. 그녀의 그 경력들은 나로 하여금 마음을 아프게 하고 또한 쓰라리게 만들었다. 나로 하여금 한층 더 그녀를 아끼게 만들었다. 우리는 마치 정상적인 작은 가정처럼 생활을 했다. 백리원은 가사일, 요리, 음식, 방청소를 처리하고 나는 전기 설비, 무거운 짐 운반, 물건 사고 팔기, 우리 옛날 집의 냉난방기기 추가 구입, 담벽과 대들보 등의 수선, 침실의 실내 인테리어 등을 다시 했다.

 

그 침실은 우리가 앞전에 보았을 때에 비해 이미 모습이 크게 바뀌었다. 옛 옷장 안에는 백리원의 의복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진 안의 점포에서는 살만한 백리원의 눈에 드는 상품이 별로 없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 옷장은 완전히 수요를 만족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었다. 홍목으로 된 화장대와 채색무늬 공단이 된 둥근 걸상이 그 서탁 옆에 놓여 있었다. 백리원은 둥근 걸상에 앉아 그 밝은 큰 거울을 마주 보며 화장을 했다. 그 조각 문양이 상감된 나무 침상을 보자면 상면에는 이미 새로 산 가장 좋은 매트리스가 깔려 있었다. 당연히 내가 전문적으로 침상 다리를 견고히 강화를 해놨기 때문에 매일 밤 우리는 그 위에서 최대한 서로 뒤엉켜 결사코 즐거움을 나누었다.

 

백준생에 관한 것은 지금까지 아무도 그 시체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사망에 관한 자세한 사정은 모두 자연의 순환 속으로 파묻혀 가고 있었다. 이 사람은 마치 강바닥에 깊이 가라앉아 있는 그 시체처럼 다시는 아무도 그를 제기하지 않았다. 마치 그의 본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백씨 집안의 반응에 관해서는 백리원이 일부러 황앵을 찾아 한 번 이야기를 했다. 이후 우리는 개발구의 새 집에는 아주 적게 찾아갔다. 황앵이 일찍이 백준생을 위해 사정을 했었기 때문에 나의 그녀에 대한 소감은 크게 변했다. 나아가 백씨 집안에 관련된 모든 것에 반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백씨 집안의 기타인들의 반응을 보면 그들은 마치 이러한 국면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다만 남향 만이 이따금 옛날 집 이쪽으로 놀러 와 앉았다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한적한 그리고 편안한 시골생활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다. 한 낯선 전화가 새벽의 고요함을 깨뜨렸다.

 

나는 자리에서 손을 뻗어 전화를 받았다. 그 쪽에서 나에게 조금은 낯선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맑고 투명한 약간은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아주 온유했고 또한 우아했다.

 

나는 매여와 전화로 교담을 나눈 것이 아주 적었다. 평소 거의 양내진과 통화를 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막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심정이 약간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매여의 몇 마디 말은 나의 정서를 가시게 만들었다. 비록 매여가 전화 상으로 비교적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나는 듣고 그녀의 의사를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언급한 것은 내가 걱정하던 이름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양내진이 병에 걸렸다. 게다가 그녀는 계속 나를 보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다. 매여는 나보고 가능하면 그녀의 집으로 와 주기를 희망하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나자 백리원도 내가 시끄럽게 구는 바람에 깨어났다. 그녀는 어렴풋한 졸린 눈으로 나에게 물었다.

 

“누군데? 왜? “

 

나는 매여의 전화내용을 한바탕 말했다. 얼굴 위로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너 진아를 보러 갈 생각이야? “

 

백리원이 물었다.

 

예상 밖이었다. 백리원이 양내진의 이름에 대해 불만이 없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녀가 이전에 그 어린 꾸냥에 대해 표현했던 질투와 경쟁심 같은 것이 마치 허다하게 약해진 것 같았다.

 

“양씨 집안 꽤 가련해. 현재 두 여인만 남아 있으니 나 최대한 매이모를 도와줄 생각이야. “

 

나는 조심스러운 말투로 대답을 했다.

 

“당신 반대 안해? “

 

나는 백리원의 표정이 비교적 평화로운 것을 보고 빼앗듯 먼저 물었다.

 

“내가 뭘 반대해? 매여는 나와 교분이 마치 자매 같아. 내가 가만히 앉아 상관없는 척 좌시할 수 없어. “

 

백리원은 미미하게 웃었다. 그녀의 대답은 나의 예측을 벗어난 것이었다.

 

“정말? 나 이번에 가면 진아를 만나는걸 피할 수 없을 텐데. 당신 의견이 있지 않아? “

 

나는 반신반의하며 계속 물었다.

 

“바보, 네가 이렇게 날 대하는데 내가 또 어떻게 과도한 욕심을 부려? 다만 너 마음 속에 날 기억해. 너의 여자라는 걸 잊지 말고 기억해. 나는 그러면 만족해. “

 

백리원은 섬세한 손으로 가볍게 내 견실한 가슴 위를 받쳤다. 입으로는 온유하고 은근하게 말을 하는 것이 마치 한 아내가 남편에게 신신당부 하듯이 했다.

 

“당신 마음 놔. 그 누구라도 당신과 함께 언급조차 할 수 없으니. “

 

백리원의 자상함에 나는 대단히 감동했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안고 그 앵도 같은 입술에 키스를 했다. 보답으로 따라온 따듯하고 축축한 혀와 서로 뒤엉키며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비록 백리원이 입으로는 아주 너그럽게 표현을 했지만 행동상의 그녀는 내가 떠나는 것에 서서히 아쉬워했다. 우리는 조각 문양이 상감 된 나무 침상에서 이 며칠간 계속 해왔던 일을 마음껏 치뤘다. 내 체내의 정화를 완전히 모두 바닥날 때까지 한 번 또 한 번 그녀를 욕망의 정점으로 보냈다.

 

내가 문을 나설 때 백리원은 새하얗게 빛나는 백옥 같은 뺨에 운우 후의 발그레함을 실은 채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나는 사랑의 빛이 충만해서는 그녀의 윤이 나고 깨끗한 옥과 같은 이마 위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런 후 그녀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후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문을 나섰다.

 

부부관계에 연연한 원인으로 나의 차가 조산진에서 출발했을 때는 이미 오후 세 시였다. 나는 급하게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차를 현 도로 위 일반 도로로 달렸다. 폐기된 작은 저수지를 찾아 헝겊으로 포장한 물건을 던져 넣었다. 포장 속에는 백준생 신상에서 찾아냈던 핸드폰, 장신구 등의 물품이 들어 있었다. 또 중량을 증가 시키기 위해 돌멩이를 사용했다.

 

마무리 작업을 다 처리한 후 나는 차를 타고 돌아와 직접 고속도로를 타고 회해시로 갔다. 이번에는 2시간이 걸려 시로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차를 매택 문 앞에 정지했을 때 하늘 색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매택의 그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오씨 아줌마가 문 입구에 서서 나를 들어오게 인도했다. 발에 신은 가죽구두가 쌓인 눈을 밟는 뽀드득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매택의 청기와 위에는 두텁게 하얀 눈이 덮여 있었다. 몇 그루 매화 나무의 민둥민둥한 나뭇가지에 몇 송이 꽃봉오리가 걸려 있었다. 건축에 마치 한 층 하얀 서리가 둘러싸인 듯 했다. 온통 새하얀 적막하고 고요한 정경이었다. 이 큰 저택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마치 나 혼자인 듯 일종의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우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매여가 친히 문 입구에 서서 나를 맞이했다. 그녀는 구름 무늬의 암청색 실크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롱드레스의 둥근 네크라인 밑으로 희고 깨끗한 우아한 쇄골이 드러나 보였다. 옥 같은 발에는 한 쌍의 부드러운 누드톤 양가죽의 굽이 낮은 신발을 신고 있었다. 가지런한 복사뼈까지 내려진 롱드레스 아래로 살색 스타킹을 신고 있는 가냘픈 발등이 드러나 있었다. 칠흑 같은 단발을 비스듬히 귀 뒤로 빗어 넘긴 옥석과 같이 윤이 나고 새하얀 얼굴 위에는 담담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매이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나는 약간 난감한 가운데 주동적으로 인사를 했다. 설 전 우리의 그 교담은 약간 불유쾌했었다. 당연히 주 원인은 나 이쪽 방면에 있었다.

 

“새해 복 많이 받아, 고암. “

 

매여의 옥 같은 얼굴 위에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드러나 있었다.

 

“빨리 들어와. 밖은 추워. 문 밖에 서있지 말고. “

 

매여는 열정적으로 그리고 또 절제 있는 태도로 나를 불렀다. 그녀는 그 일에 조금의 응어리도 없는 것 같아 나로 하여금 마치 봄 바람을 받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또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 특별히 그녀의 롱드레스 안 고운 자태로 우아하게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의 원래 약간 입장이 난감하던 심정이 곧바로 마치 빙설이 녹아버린 것처럼 그림자 조차 없이 사라졌다.

 

매여는 나를 이끌고 삼층으로 올라갔다. 매끄러운 홍목 바닥 위를 밟으며 걸으니 옆 쪽 벽 위에는 쾌적한 산수화가 걸려 있었다. 꼭대기에 걸려 있는 비단 궁등의 빛이 연하고 부드럽게 그녀의 신상을 내리쬐고 있어 그 섬세한 몸매를 더욱 뚜렷이 얌전하고 곱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복도를 계속 걸어 동쪽의 한 방으로 갔다. 매여는 손을 들어 노크를 했다. 그런 후 문을 열고 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80 평방의 큰 방이었다. 저택의 고전적인 인테리어 스타일과는 뚜렷이 같지 않았다. 천장 가운데는 화려한 수정등이 켜져 있어 온화한 광선이 분홍 색조 위주의 실내를 뒤덮고 있었다. 벽에는 벚꽃 꽃잎 무늬의 벽지가 발라져 있었다. 유백색의 유럽식 가구 옆으로 각양각색의 헝겊인형이 쌓여 있었다. 방 가운데 수정이 장식된 진피 등받이가 된 유럽식 커다란 침상 위 더부룩한 분홍 이불 아래로 한 가냘픈 몸이 누워 있었다. 그녀는 브릿지를 넣은 담황색의 긴 머리카락을 이불 위로 흩뿌려 놓고 있었다. 마치 아기 인형 같은 정교한 작은 얼굴은 밖으로 노출하고 있었다. 지난 날 귀여웠던 작은 입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얼굴색은 창백한 것이 마치 하얀 종이와 같아 혈색이 전혀 없었다. 그 맑고 투명하게 밝았던 큰 눈은 긴 속눈썹 아래 가려져 있었다. 원래 활력이 적지 않던 짙은 눈썹은 미미하게 찡그려져 있어 마치 꿈속에서 아주 불편한 모양이었다.

 

위층으로 올라올 때 매여는 작은 소리로 양내진의 정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춘절 기간 동안 그들은 모두 집 안에만 있고 외출을 하지 않았다. 이 집 식구들은 올해 너무 많은 곤란과 좌절을 겪었다. 감옥에 갇힌 양소붕이 이 가정의 상공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전에 활발하고 활동적이던 양내진은 더 웃음을 잃어갔다. 그녀는 자기 부친에 대한 걱정에다 또 나와 거북하게 싸운 것이었다. 정서가 하락한데다 더해서 금년은 특별히 추운 날씨였다. 그녀는 신년부터 감기에 독하게 걸리더니 계속 지금까지 누워있는 것이었다.

 

“엄마. “

 

우리가 들어오는 동작이 그녀를 깨어나게 했다. 그 부채와 같은 속눈썹이 몇 번 깜박거리더니 그 미려한 커다란 눈이 떠졌다. 그녀는 모친이 침상 옆에 서있는 것을 보고 얼굴에 간신히 가련한 미소를 지었다.

 

매여는 자애가 충만한 모습으로 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소리로 말했다.

 

“깬 거야? 약은 먹었어? “

 

양내진은 비록 신체 허약했지만 모친 면전에서는 또 어린아기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다 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커다란 눈을 치뜨며 말했다.

 

“나 약 먹기 싫어. 그 약 먹으면 머리가 어지러워. 아주 답답해. “

 

매여는 약간 어쩔 도리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줄곧 현명하던 사람인 그녀도 딸 앞에서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더니 딸에게 말했다.

 

“진아, 누가 왔는지 봐봐. “

 

계속 옆에서 묵묵부답이던 나는 앞으로 나섰다. 가엾다는 표정으로 침상 위 그 연약한 어린 꾸냥을 바라봤다. 나는 최대한 온유한 말투를 사용해 말했다.

 

“진아, 나 왔어. “

 

양내진의 얼굴 위로 불가사의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녀의 앙 눈 사이로 놀라움, 원망 등이 떠올랐다. 작은 입이 가볍게 몇 번 떨더니 무슨 말을 하려 하다 다시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매여는 섬세한 손을 내 어깨 위에 두고는 가볍게 두드렸다. 이어서 청아한 향기가 내 귓가를 파고 들었다. 그녀는 내 귓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잘 좀 달래줘. 남자는 마땅히 좀 너그러워야 해. “

 

나는 고개를 끄덕여 알았다는 표시를 했다. 그녀는 손으로 잔을 침상 머리 테이블 위에 내려 놓으며 딸에게 말했다.

 

“약 먹는 것 잊지마. 착하지. “

 

말을 마치고 그녀는 몸을 돌려 문을 나가 우리 두 사람만 방에 남도록 했다.

 

방 안에는 나와 양내진 만이 남았다. 나는 이전처럼 대범하게 태연자약할 수 없었다. 마음 속으로 어떻게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몰랐다. 양내진은 나를 한참 바라보며 말이 없다가 나를 흘겨보더니 토라지듯 몸을 뒤집어 돌렸다. 하얀색 잠옷을 입은 등을 내 눈 앞에 늘어놓았다.

 

실내는 잠시간에 조용해졌다. 나는 약간 난감함에 코를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진아, 나… “

 

양내진은 답이 없었다. 나는 약간 어쩔 도리 없음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녀의 침상 옆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내밀어 그녀의 호리호리한 어깨 위에 얹으며 간절하게 말했다.

 

“미안해, 날 용서해 줄 수 있어? “

 

손 안의 그 호리호리한 어깨가 가볍게 떠는 것이 느껴졌다. 한참이 지난 후 양내진이 비로서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투 속에는 원망의 기운이 실려 있었다.

 

“너 어째서 지금에야 온 거야? “

 

“난… “

 

나는 다시 머리를 긁적였다.

 

“설에 엄마랑 고향에 돌아 갔었어. 그래서 오늘에야 네가 병이 난 걸 알았어. 왜 나한테 이야기 안 했어? “

 

“너는 우리 아빠 엄마도 아니잖아. 내가 뭐 하러 너에게 이야기를 해? “

 

양내진은 내게 책망하듯 한 마디 했다.

 

“나는 네 남자친구잖아. 당연히 나에게 이야기 해야지. 너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나의 의무야. “

 

나는 안면 가죽 두껍게 대답했다.

 

“흥! 네가 무슨 남자친구야? 어디 남자친구가 너처럼 이런대? “

 

양내진은 나의 수작에 꼬투리를 잡으며 노해서 부르짖었다.

 

“내가 잘못했어. 나에게 메울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을래? “

 

나는 최대한 태도를 낮췄다. 매여의 당부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 밑바닥에서도 어린 꾸냥에 대해 충분치 못했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너 이후에 수이모랑 그 모습은 어쩔건대? “

 

양내진의 질문은 아주 직접적이었다. 그녀는 과연 그 일을 마음에 두고 한 시도 잊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단호히 없어. 이후 나의 눈 안에는 단지 진아뿐이야. 기타 여인은 모두 나무야. 나 심지어 쳐다도 안 볼게. “

 

나는 고의로 기괴한 소리를 지르며 대답했다.

 

양내진은 내가 말하는 것을 흥미있게 보다가 참지 못하고 “푸훗” 하며 일성 웃음을 터뜨렸다. 그 작은 얼굴 위로 다시 광채가 피어났다. 마치 아침 이슬에 젖은 장미 같았다.

 

“하지만, 너 그렇게 말하면 그럼 우리 엄마가 나무가 되어버리는 것 아냐? 또 백이모는 어떻게 하고? 너 그녀들도 쳐다보지 않을 수 있어? “

 

양내진은 마치 어디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듯 말을 했다. 그녀의 천진한 모습에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거야 그 두 사람은 당연히 열외지. “

 

나는 히죽거리며 답을 했다. 마음 속으로 백리원이 만일 이 말을 들었다면 짐작컨대 질투에 또 소동을 피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계집애를 진작시키려면 홍홍거리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물론 양내진이건 백리원이건 간에 여인에 대해서는 감언이설이 항상 좋은 것이었다. 내가 대남자로서의 자부를 내려놓자 과연 양내진으로 하여금 슬픔에서 기쁨으로 돌려놓게 만드는 것이었다. 나와 한담을 나누는 가운데 그녀의 양 눈은 다시 활력을 회복했다. 얼굴의 웃음이 더욱더 찬란해졌다. 어린 꾸냥은 다시 나와 원래처럼 화해를 했다.

 

나는 어르며 그녀에게 약을 먹도록 했다. 그녀 이번에는 착하게 나의 말을 듣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를 침상에서 앉아 일으키고 베게 두 개를 그녀의 등 뒤에 받쳤다. 그런 후 직접 알약을 그녀의 입 안에 넣어 주었다. 양내진의 얼굴은 불그스름하니 부끄러움을 머금고 내 손의 약을 받아 먹었다. 그런 후 나는 온수를 그녀에게 먹였다.

 

그녀는 알약을 삼킨 후 한 쌍의 아름다운 눈에 은근한 정을 함유한 채 나를 바라봤다. 내가 막 뭐라고 말을 하려는데 그녀의 시선이 갑자기 내 몸 뒤를 보는 것이었다. 나는 자연히 고개를 돌려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매여가 언제 온 것인지 모르게 몸 뒤에 서있었다. 그녀는 양 눈에 사랑스러움이 충만해 우리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자애로운 모친이 자신의 딸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약간 부끄러워 일어섰다. 매여는 나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청아하고 수려한 눈동자 속에는 칭찬의 뜻이 충만했다. 그녀는 침상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손 안에는 한 접시의 따스한 향기가 사방으로 넘치는 붉은 대추 흑미죽이 들려 있었다. 온유하게 딸을 향해 말했다.

 

“약을 다 먹었으면 죽 좀 먹어. 너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 “

 

양내진은 모친 면전에서 다시 착한 딸의 본색으로 회귀했다. 그녀는 아주 순종적으로 작은 입을 벌려 조금씩 조금씩 모친이 떠주는 죽을 삼켰다. 한 편으로는 먹으며 한 편으로는 부끄러운 듯 몰래 나를 훔쳐봤다.

 

나는 매여의 실크 롱드레스를 입고 있는 고운 몸매를 바라봤다. 그녀의 소매가 걷어져 희고 깨끗한 가냘픈 손목이 드러나 있었다. 비취 팔찌를 차고 있는 하얀 섬세한 손으로 백자로 된 국숟가락으로 양내진에게 떠먹이고 있었다. 그녀의 동작과 눈빛은 모성이 충만했다. 또한 우아하고 조용한 여인의 맛이 충만했다. 이 각도에서 보고 있자니 나로 하여금 백리원을 떠올리게 했다. 어린 시절 아팠을 때를 생각하니 그녀 역시 이렇게 온유하게 나에게 약이며 죽을 떠먹였던 것이다.

 

이 두 여인은 사람을 놀래키는 미모를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인생궤적은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만일 백리원이 매여의 성장환경에 몸을 두었었다면 아마도 그녀의 처지는 매우 판이 했을 것이었다. 그렇게 많은 순탄치 못한 경력이 필요 없었을 것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 양내진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가정의 따듯함과 사랑을 누렷을 것이었다.

 

나는 약간 자조하며 자신을 향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사람은 자신의 출신을 선택할 자유가 없는 것이었다. 나는 온실 속 정성껏 길러낸 꽃송이가 아니었다. 나의 인생은 이렇게 많은 고난을 겪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연마는 최종적으로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나 때문인지 또는 매여 때문인지 아니 어쩌면 너무 오래 배가 고팠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양내진은 그 붉은 대추 흑미죽 한 그릇을 모두 깨끗이 먹었다. 매여의 손에 쥔 국숟가락이 멈춘 후 어린 꾸냥은 약간 부끄러운 듯 나를 향해 혀를 낼름거렸다. 매여가 예쁘다는 듯 그녀에게 이불을 잘 여며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정말 착하네. 너 잠시 쉬어. 다시 누워 자고 있어. “

 

“고암, 배가 고프지? 우리 아랫층으로 밥을 먹으로 내려가. “

 

매여는 몸을 일으키며 내게 말했다. 양내진을 보니 얼굴에 연연해하는 표정을 노출하자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딸을 안심시켰다.

 

“급할 필요 없어. 고암 급하게 안 갈 거야. 여기서 며칠 머무를 거야. “

 

“정말? “

 

매여의 눈 속 간청의 빛이 나로 하여금 거절할 방법이 없도록 만들었다. 나는 양내진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호응하며 말했다.

 

“응, 나 여기 있을 거야. 너 몸조리나 잘해. “

 

“응. “

 

양내진은 아주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매여는 온유하게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런 후 우리는 함께 이 동화 속 이야기 같은 방을 걸어나갔다.

 

나와 매여는 그 인테리어가 고아한 식당 안에서 같이 식사를 했다. 우리 두 사람은 커다란 탁자에 마주보며 앉았다. 비록 수정등이 실내를 밝게 비추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의 장엄한 얼굴 위로 한 겹 음영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탁자는 너무 컸다. 지난 번 양내진이 있을 때도 그렇게 느꼈었는데 현재 다만 우리 두 사람만이 남아 있으니 더욱 뚜렷하게 적막했다. 나는 갑자기 내가 오지 않았을 때 매여 혼자 커다란 원탁에 들어와 혼자 밥을 먹을 때 무슨 느낌이었을까를 생각했다.

 

만찬은 지난 날과 다름없이 담백하고 또 맛있었다. 매여는 먹는 것이 또 그렇게 적었다. 그녀는 식사를 하며 나에게 약간의 일을 이야기했다.

 

윌라 수가 그녀의 생부의 신변으로 돌아가 설을 보냈는데 노인이 사법부문이 양씨 사건에 저지른 짓에 아주 분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이미 은퇴해 이선으로 물러나 있어 정법계통 상에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윌라 수의 말투로 보아 이 사건의 난이도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배후에 고위층의 인물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목전의 정황이 대단히 복잡한 것이었다.

 

명절 후 출근 첫 날 화휘구 법원이 통지를 보내왔다. 양씨 사건을 다음 주 다시 법정 심문을 열겠다는 것이었다. 검찰원이 뜻밖에 갑자기 기습을 한 것이었다. 이런 형세로 보아 그들은 마치 승리의 확신을 거뭐진 것 같았다. 매여는 감히 태만할 수 없었다. 윌라 수 그쪽 선, 멀리 있는 샘물로 당장의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즉각 지난 번의 변호사단을 소집해 먼저번 법정상의 저격 상대방에 대해 준비했다.

 

만찬 후, 매여는 나를 이층의 객방에서 휴식하도록 안배했다. 나는 먼저 백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쪽의 정황을 이야기하고 자신 매택에서 며칠 머무를 것이라 이야기했다. 백리원은 아주 자상하게 나의 곤란한 처지를 이해했다. 우리 두 사람은 상호 친밀한 사적인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런 후 부지불각 중에 잠이 들었다.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 세수를 마친 후 나는 맑은 정신으로 위층으로 양내진을 보러 올라갔다. 그녀가 어제 휴식을 한 후 얼굴 색이 이미 아주 좋아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침상 변에 앉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씨 아줌마가 아침 식사를 올려 보내왔다. 나는 그녀를 어르며 좁쌀 호박죽 한 그릇을 떠먹게 했다. 그런 후 비로서 아래 층으로 내려왔다.

 

일층에 막 도착하자 매여가 이미 단정하게 차려 입은 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어떠한 파란에도 놀래지 않던 옥 같은 얼굴에 보기 힘든 조급한 기색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또 아주 예의있게 묻는 것이었다.

 

“고암, 한 가지 급한 일이 생겨 나가서 처리를 해야 하는데 날 좀 태워다 줄 수 있어? “

 

나는 그녀의 얼굴색이 평소와 다른 것을 보고 즉시 두 말 없이 허락했다. 식당에서 빵 두개를 집어 들고 입에 쑤셔 넣으며 달려 나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 매여는 아침 식사 조차 돌볼 겨를 없이 조수석에 앉아 바로 길을 나섰다.

 

한 시간 후 차는 광닝구 큰 도로 위 웅위한 건축군 안으로 들어섰다. 실탄을 찬 총을 든 초병 두 명이 대문 입구에 보초를 서고 있었다. 팻말에는 눈부신 글자로 “회해시 공안국” 이라 쓰여 있었다. 매여는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관례에 따라 심사를 받은 후 초병이 문을 열어 지나가도록 했다. 어째서 이 곳에 온 것일까? 나는 묻지 않았지만 매여에게 반드시 충분한 이유가 있으리라 믿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검색대를 통과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접 중간의 그 주건축물 18층으로 올라갔다. 제복을 입은 호리호리한 몸매의 여경이 우리를 길고 긴 통로로 인도해 말미에 위치한 암홍색의 대문을 열었다. 여경은 제자리에 서서 문 입구에서 초청을 하는 자세를 취했다. 매여는 그녀에게 미소로 예의를 취하고 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은 즉시 몸 뒤에서 닫혔다.

 

이 사무실은 대략 90평방 크기였다. 하지만 건물 바깥의 으리으리한 인테리어와 비교해 안쪽의 배치는 예상 밖으로 간단했다. 심지어 소박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왼쪽의 구식 책장에는 정연하게 서적이 가득 차 있었다. 오른쪽에는 몇 개의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중간의 사무용 책상은 이각의 큰 책상에 비해 좀 작았다. 위에는 정연하게 문서와 서류가 늘어져 있었다. 양 쪽으로 작은 국기와 당기가 문구 속에 꽂혀 있었다. 한 사십 대의 중년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영접했다.

 

그는 중간 정도의 몸매에 일신에는 몸에 딱 들어맞는 고급 경찰복을 입고 있었다. 어깨 위에는 올리브 가지 1개와 사각의 성화(星花) 2개가 걸려 있었다. 그는 머리를 짧게 깎고 있었고 마른 네모난 얼굴 위에는 일선 경찰 요원의 노련함이 실려 있었다. 양 쪽 눈동자 속에서는 아주 노숙한 신중함이 사출되어 나왔다. 눈가와 이마 위 주름으로 보아 그의 일이 수월치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양호한 기색은 그가 자신의 건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런 얼굴은 아주 영준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절대 못생긴 것은 아니었다. 첫 눈에 봐도 보통 이상의 고급간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신이 그와 몇 번 접촉하다 보면 이 사람이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조국장, 다시 보게 되니 아주 반가워. “

 

매여는 옥 같은 얼굴에 아주 적절한 미소를 띠우며 가볍게 오른 손을 내밀어 상대방과 악수를 했다.

 

“옛 친구. 또 구태여 날 비꼴 필요 있어? 모처럼만에 오느라 고생 많았어. “

 

경찰 복장의 남자는 입으로 하하 웃는 것이었다. 그와 매여는 아주 익숙한 모습 같았다. 한 편으로는 말을 하며 한 편으로는 우리를 소파로 데려가 앉게 했다.

 

앞 전에 매여가 나에게 언급하기를 이번에 찾아온 사람은 회해시 공안국의 부국장 조아민(曹亞民)이었다. 이 사람은 당년 매여와 중국공산당 간부학교의 동기였다. 정법계통에 같이 속한 가장 젊은 부처급 간부였다. 단지 매여는 결혼 후 학술 노선을 선택했고 조아민은 계속 벼슬길에 오른 것이었다. 그의 뛰어난 능력과 교육수준에 기대어 여러 차례 중용 발탁되어 이 위치에 이른 것이었다.

 

“너는 사람이 옛날 그대로네. 일급 경감이 또 이렇게 소박하니 말야. “

 

매여는 소파에 앉아 사방을 둘러보고는 감개하며 말했다.

 

“하하, 무슨 일급 이급이야. 난 다만 일개 보좌직에 지나지 않아. 좀 낮춘다고 뭐 나쁠 것 있어? “

 

조아민은 전혀 개의치 않고 답했다. 그는 직접 차를 달이기 시작했다. 손솜씨가 능숙한 것으로 보아 그가 늘 이 일을 직접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분은? “

 

조아민은 눈가에 웃음기를 머금고 나를 보며 물었다.

 

“여기는 우리 딸의 약혼자. 고암이라고 해. “

 

매여의 소개에 나는 약간 당황해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그녀가 이러는 것은 나와 진아의 관계를 밖에 선포하는 것인가?

 

“아! 사람이 보기에 아주 성숙해 보여. 좋아! “

 

조아민은 눈동자를 쾌속하게 추켜들며 나를 한 번 흘겼다. 눈빛 속 한 자락 의아해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또 전혀 개의치 않는 다는 듯 물었다.

 

“고암, 자네는 권법을 수련한 적이 있나? “

 

“네. 학교에 있을 때 격투 구락부에 참가를 해서 태권도를 좀 배웠습니다. “

 

나는 자연스러움을 가장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암암리에 놀라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보아하니 안목이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이었다.

 

조아민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묻지는 않았다. 그는 고개를 매여에게 돌리며 말했다.

 

“앞 전에 네 전화를 받은 후 나 네가 말한 그 일을 파헤쳐 봤어. 이게 비교적 까다로와서 쉽지가 않아. “

 

“네가 난처할 거라는 거 잘 알아. 하지만 일이 갑자기 터진데다가 사람의 자유와 명예가 관련되어 있어. 방법이 없었어. 옛 친구를 귀찮게 해 수고를 끼칠 수 밖에. “

 

매여는 마치 그가 이렇게 말하리라는 것을 예상했다는 듯 한 쌍의 맑고 투명한 봉목으로 조아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아민은 하하 웃음을 터뜨리고는 직접 매여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책상 옆으로 걸어가 전화를 들고 몇 마디를 말했다. 그런 후 다시 원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먼저 차를 마셔. 기다렸다 다시 이야기 하자고. “

 

이 때 차의 향이 이미 주전자 속을 살짝 넘치고 있었다. 조아민은 차주전자를 들고 청록색의 찻물을 나누어 우리 면전의 찻잔에 따랐다.

 

“내 이 찻잎은 아주 일반적이라 너 이 대재녀의 눈에 안찰까 두려워. 추태를 보이는 것 아냐? “

 

매여는 우아한 동작으로 찻잔을 들고 코에다 대고 가볍게 냄새를 맡았다. 얼굴 위로 마음에 든다는 신색을 노출했다.

 

“이것은 정종의 옹가산 서호 용정이네. 너 최근 들어 입맛이 가면 갈수록 담백해지나 봐? “

 

“휼륭해. 과연 휼륭해. “

 

조아민은 입으로 찬탄했다. 그가 매여를 바라보는 눈 속에 한 자락 섬광이 번쩍였다. 하지만 아주 빠르게 평정을 회복했다.

 

“앞서 몇 년 동안 나 시골에서 땅 갈고 있을 때 노사부를 찾아 지도를 받아 직접 대여섯번 땅을 갈아 비로서 처음으로 성공을 했어. 하지만 너의 옥 같은 입이 이렇게 알아봐주니 내 이번 고생이 쓸모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 “

 

조아민은 찻입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다.

 

“감당할 수 없어. “

 

매여는 섬세한 손을 흔들어 겸허의 표시를 했다.

 

“이 몇 년간 나 다도에 전념을 해서 약간 진전이 있다 할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감히 네 면전에서 으시댈 수 없으니. “

 

조아민이 자신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매여는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입가에 대고 가볍게 한 모금 훌쩍였다. 옥 같은 얼굴 위로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 일은 통 안한 모양이야. 과연 오늘 우리 입이 호강을 하네. “

 

“하하, 대재녀가 칭찬을 해주니 고마워. 보아하니 나는 은퇴한 이후에도 차로 생업을 삼으면 될 것 같아. “

 

조아민은 우리의 찻잔이 빈 것을 보고 주전자를 들고 가득 따랐다.

 

“너는 젊고 혈기왕성하고 출세가 아주 빠르니 잘 나가는 때인데 어째서 그런 말을 해? “

 

매녀는 약간 의아해하며 물었다.

 

“대재녀, 넌 너무 나를 치켜세워. “

 

조아민은 약간 자조하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얼굴 위 신색은 마치 말과 같이 무거웠다.

 

“사실, 작년에 나 수사 그 쪽은 벗어 던지고 현재는 내무와 순찰을 관할하고 있어. 하지만 조용히 받아들였어. “

 

나는 가면 갈수록 이 사람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얼굴에 줄곧 웃음을 걸고 말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은 부지불각 중에 그의 생각의 방향을 따라 가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조용함을 가장 좋아하지만 나무는 가만히 있고 싶어하지만 바람이 가만 두지 않는 법. 때로는 또 네가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거야. “

 

매여는 뜻 있는 말을 했다. 그녀의 봉목 속 눈빛은 아주 연하고 부드러웠다.

 

“그렇지만 또, 맹자께서 말하길 ‘모든 일이 하늘의 뜻이 아닌 것이 없으니 그 올바른 뜻을 순리대로 받아야한다’ 했어. 남아 있는 것은 다만 하늘의 뜻을 따를 뿐이야. “

 

조아민은 찻잔을 입가로 가져가 한 모금 가볍게 축이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이 말은 내 귓속으로 들려왔지만 완전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는 것이었다. 하지만 매여는 그의 말 속에 무엇인가 맡아낸 것처럼 아름다운 눈 속으로 무슨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

 

이 때, 문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조아민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와. “

 

앞 전의 그 여경관이 장중한 태도로 걸어들어왔다. 수중에 들고 잇던 종이 한 장을 조아민에게 건넸다. 그는 약간 살펴보더니 종이를 매여의 손에 넘겨 주었다. 그런 후 여경관에게 말했다.

 

“소설(小薛), 자네가 매교수님 좀 모셔다 드리게. 잘 가실 수 있도록. “

 

그는 앞전에 우리와 대화할 때는 말투가 사근사근했는데 이 때 수하에게 말하는 것은 대단히 위엄이 있었다. 그 여경관은 아주 진지하게 듣고는 양 다리를 한데 모으는 예절을 차린 후 몸을 돌려 문 입구로 걸어갔다.

 

매여는 볼일을 이미 다 본 것이었다. 일찍이 몸을 일으켜 미소를 지며 듣고 있었다. 이 때 손을 내밀어 조아민과 작별을 고했다. 상대방은 아주 예의 있게 우리를 계속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했다.

 

우리는 차를 몰고 회해시 공안국 대문을 빠져 나왔다. 소설이 경찰차 한 대를 몰고 앞에서 길을 인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임안구의 한 공안국에 진입했다. 소설의 인도하에 우리는 순조롭게 수속을 밟았다. 경찰 안쪽에서 의삼이 흐트러진 중년 남자를 데리고 나왔다. 뜻밖에도 오랜만에 보는 주율명이었다.

 

매여를 보자 주율명은 얼굴에 격동 그리고 송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말라붙은 입술을 움찔하며 무엇인가 말을 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매여가 손을 내저어 아무 말 할 필요 없다는 시의를 했다. 우리가 공안국을 걸어 나온 후 소설은 자신은 돌아가겠다는 보고를 했다. 매여는 그녀를 향해 감사의 표시를 했다. 그녀에게 조아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대신 전해달라고 했다.

 

매여가 가리키는 대로 나는 차를 부근의 한 조용한 사성급 호텔로 몰고갔다. 방을 하나 등기한 후 들어가 주율명은 한 쪽 엉덩이를 소파에 걸치고 앉아 내가 길에서 사온 햄버거를 물어 뜯었다.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이 마치 하루는 굶은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생수 한 병을 건넸다. 그는 마개를 따고 목구멍 안에 들이 부었다.

 

그의 신상의 양복은 헝클어진 것이 몹시 심했다. 왼쪽 소매는 찢어져 있었다. 하얀 와이셔츠는 구두 발자국이 몇 개 찍혀 있었다. 넥타이는 뒤얽혀 목을 감고 있었다. 양말을 신지 안은 맨발로 가죽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금테 안경 다리는 누가 폭력을 휘두른 것인지 부러져 있어 그로 하여금 먹으면서 한 편으로 안경을 매만지도록 만들었다.

 

매여는 그가 수중의 햄버거 두 개를 모두 먹은 것을 본 후 비로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입을 열었다.

 

“소주(小朱), 너 발생한 일을 이야기 해봐. “

 

주율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음식물을 먹자 약간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여전히 얼굴은 넋이 나가 있었다. 조금도 법정 위에서의 그 정의롭고 늠름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주율명의 말에 의하면 춘절이 막 지난 후 매여의 소식을 받고 그는 아주 빠르게 행장을 수습해 건너왔다. 그저께 저녁에 회해시에 도착한 후 그는 임안구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 쉴 틈도 없이 개정에 관한 사항들을 준비하며 내일 매택으로 가서 매여와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할 생각이었다.

 

밤 10시 전후로 누군가 객방의 초인종을 눌렀다. 주율명은 원래 손님이 잘못 누른 것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초인종은 계속 소리를 내며 조금도 멈출 기색이 없었다. 주율명은 생각이 엉망으로 꼬이자 화가 나서 문입구로 건너가 문을 열고 바라봤다. 뜻밖에도 한 명의 용모가 청순한 소녀였다. 소녀는 맨발이었고 신상에는 다만 목욕타울만을 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놀라 허둥대는 말투로 주율명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친구에게 속아서 호텔에 방을 잡았다는 것이었다. 자신 기회를 틈타 밖으로 도망나왔는데 지갑이며 신분증이며 하는 것들을 모두 버려두고 왔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주율명에게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런 후 전화로 집안 사람에게 전화를 해 그녀를 데리러 오게 한다는 것이었다.

 

주율명은 당시 큰 고려없이 이 소녀의 가련한 모습을 보고 측은함을 느껴 꾸냥을 방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소녀는 문을 들어서자 화장실로 피해 들어갔다. 그는 목욕가운을 들고 소녀에게 갈아 입히려고 할 생각이었다. 이 때 갑자기 문 입구에서 다시 급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재차 문을 열러갔다. 문이 난폭하게 밀어 젖혀지며 대여섯 명의 기골이 장대한 사내들이 뛰어 들어올 줄은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다.

 

주율명은 큰 소리로 경찰을 부르려 했다. 화장실 문이 열리며 소녀가 갑자기 뛰어 나왔다. 그녀는 신상을 두르고 있던 목욕타울을 내던지며 벌거벗은 몸을 노출하며 뛰어 건너와 그를 껴안았다. 입으로는 큰 소리로 살려달라는 소리를 했다. 주율명은 당시 멍하니 얼어 붙었다. 그는 소녀를 밀며 해명을 하려 했다. 하지만 그 소녀는 그를 가면 갈수록 꼬옥 끌어안는 것이었다.

 

이 때 그 사내들이 다가와 그들을 분리했다. 그 중 한 사람이 신분증을 꺼내 자신이 경찰이라고 밝혔다. 매춘음란행위 대단속중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신분을 탐문 수사 후 이 사람들은 주율명이 호텔 출장 성매매를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그에 대한 체포를 진행 하겠다는 것이었다. 주율명은 눈만 휘둥그렇게 뜨고 말문이 막혔다. 입으로 전력을 기울여 해명을 하려 했다. 하지만 그 소녀가 갑자기 얼굴이며 입이 변하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주율명이 전화로 서비스를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쌍방간에 가격과 내용을 약정한 후 경찰이 문에 들어서기 전 이미 일차 거래가 진행되었다는 등등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조리가 정연했다. 경찰 역시 즉시 쓰레기통을 뒤져 한 번 사용한 콘돔을 찾았다. 주율명은 이제서야 자신이 상대방이 파놓은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제와서 어쩌는 것은 소용이 없었다. 다만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대로 따라 갈 뿐이었다. 그리고 그 소녀는 이미 종적이 보이지 않았다. 이후 그는 구류소 안에 오늘 아침 매여가 보석해 빼올 때까지 갇혀 있었다.

 

이러한 경력을 말하고 나서 주율명은 머리를 손 속으로 깊이 파묻었다. 혹독하게 자신의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통스럽게 말했다.

 

“끝났어. 끝났어. 일절 모든게 끝났어. “

 

“나의 명예는 망가져 버렸어. 그들은 반드시 소식을 우리 집에 이야기했을 거야. 내 아들은 어쩌고 또 아내는. 난 완전히 망가졌어… “

 

이 일찍이 자신감 넘치던 혼자 사법계통에 대항하던 변호사가 현재는 낙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회한에 잠겨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검찰원 배후의 그 세력이 조종한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치밀하게 이 임검을 계획한 것이었다. 목적은 바로 성매수 죄명을 주율명의 머리에 씌우는 것이었다. 지울 수 없는 오명을 양씨 사건의 변호인단의 성원에게 뒤집어 쓰게 해 장외에서의 일련의 원인으로 변호인단의 능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국면상의 우세를 점하려는 것이었다.

 

매여는 손을 내밀어 주율명의 등을 가볍게 도닥이며 작은 소리로 위로하며 말했다.

 

“괜찮아. 소주, 자책할 필요 없어. “

 

“너의 품격은 내가 잘 알아. 너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냐. “

 

매여의 목소리는 일관되게 맑고 청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자락 보다 따스한 느낌이 있었다.

 

“집안 그 쪽은 걱정 마. 내가 네 아내에게 설명을 할거야. 그녀는 내내 나의 말을 잘 믿잖아. “

 

“그럼 제가 계속 남아 변호를 해도 될까요? “

 

매여의 말은 아주 큰 감화력이 있는 것 같았다. 주율명은 머리를 추켜 들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의 눈 속으로 자신감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있었다.

 

“소주, 네가 요사이 애써준 것에 감사해. 하지만 이 때 너는 이 곳에 남아 있으면 안돼. 그들은 분명 각종 수단으로 너희들에게 대처할 거야. 나 오늘은 널 한 번 구출할 수 있었지만 나중에는 이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 같아 두려워. “

 

매여는 가볍게 머리를 가로저었다.

 

“너를 고려해서, 너의 가정을 위해서, 나는 널 이 곳에 계속 남게 할 수 없어. “

 

매여의 옥 같은 얼굴 위로 엄숙한 신색이 출현했다. 그녀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사저, 난… 난 정말 쓸모가 없어. 당초 굳게 맹세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현재 이렇게 망쳐 버렸으니. “

 

주율명은 분명 매여에게 설복이 되었다. 그는 자신을 나무래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너 다시 이렇게 말하면 나 화낸다. 넌 이미 최선을 다 했어. 지난 번 법정에서의 발언은 완전히 교과서적인 본보기라고 할 수 있었어. 나 정말 너 때문에 우쭐함을 느꼈었어. “

 

매여는 그가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먼저 기분 나쁘다는 모습을 가장하고 그런 후 방향을 바꾸어 온유하게 위로했다.

 

“응, 알았어요. 나 말 들을게요. “

 

주율명은 감격이 충만해 연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너 어제 분명 잠을 못 잤지? 먼저 좀 휴식을 취해. 내가 내일 비행기 표를 예약해 놓았어. 하지만 널 배웅할 틈은 없을 거야. 너 자신 잘 챙기고. 알았지? “

 

매여는 떠나기 전 편지봉투 하나를 테이블 위에 내려 놓았다. 마치 자신의 친인에게 신신당부하듯 세심하게 일렀다.

 

“응, 사저! 또 폐만 끼쳤네. “

 

주율명은 대단히 감동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눈가가 이미 축축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나한테 뭘 예의를 차려? 하하. “

 

매여는 교태롭게 웃었다. 우리는 주율명과 손을 흔들며 작별을 했다. 그런 후 아래층으로 내려와 떠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참지 못하고 매여에게 마음 속 의문을 제출했다. 어째서 주율명에게 집으로 돌아가라 한 것인가? 그가 없이 어떻게 일장의 정변을 치른단 말인가?

 

오전 동안 일련의 분주히 뛰어다닌 일로 매여는 명백히 심정이 아주 안 좋았다. 그녀는 한 편으로 그 섬세한 손가락으로 차창을 가볍게 두드리며 한 편으로는 그 냉담한 말투를 이용해 대답했다.

 

“이것은 분명 안돼. 소주는 비록 정변 능력은 아주 강하지만 공소측은 분명 그를 돌파할 수 있는 공격을 해올 거야. 하나의 오점이라도 있는 변호사는 우리측의 구멍이야. 그는 뭇 화살의 표적이 될 거야. “

 

“다시 어두운 쪽으로 생각하면 그들은 분명히 이 사건을 이용할 거야. 소주의 변호사 사무실에 압력을 주고 변호사 협회도 이에 따라 그의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어. 그 때가 되면 그는 근본적으로 쓸모가 없게 돼. “

 

“따라서 그에게 돌아가 사태를 회피하게 하는 것이 나. 상대방도 주요 정력을 그의 신상에 놓지 않을테고. 이래야 그와 그의 가정으로 봐서 좋은 거지. “

 

매여의 말에 나는 잠자코 있었다. 상대방의 실력이 강대한 것은 예측 속에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더욱 공포스러운 것은 그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들의 계획에 한 번 또 한 번 정면에서 좌절했다. 한 번 또 한 번 보다 더 무치하고 악독한 그들의 공격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러한 반항이 효과나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 나는 갑자기 일진 말 못할 초조감을 느꼈다.

 

그리고 신변의 매여는 봉목으로 전방을 직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수척한 옥 같은 얼굴은 여전히 그렇게 냉정하고 평화로웠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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