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어쩌면 그것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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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5,898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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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돈주앙]이라는 제목과 깔끔하고 간단한 표지는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뭐지? 들어본적 없는데?’

표지에 성애문학의 걸작이라는 설명도 깨알처럼 있었지만 성애가 뭔지 잘 와닿지는 않았다.

어젯밤의 열띤 사정으로 아침도 거른채 실컷 늦잠을 잔 나는 일어나서 엄마가 출근전에 먹으라고 준비하신것 같은 잼과 식빵, 그리고 아침식사로 차려놓으신 멸치볶음, 콩자반, 김자반, 계란후라이와 쪽지를 보고 나는 밥을 조금 퍼서 먹고 대충 정리해버린다음 내 방으로 들어와 어젯밤 잠들기전 마주친 아빠책들 사이의 ‘돈주앙’이란 책을 꺼내들었다.

두 권으로 이뤄져 있었고, 아빠가 사온지 얼마 안된 듯, 아직 새 책에서 나는 냄새가 났다. 물론 아빠가 읽은 흔적은 있었기에 내가 표지를 접어도 읽은티는 나지 않겠거니 하면서 첫장을 향해 나아갔다.

돈주앙이라는 아이가 겪는 이야기, 그런데! 느낌이 심상치 않았다. 뭔가 내 또래의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들임엔 틀림이 없었는데, 읽을수록 야릿꼴릿한 느낌이 벅차오르듯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돈주앙은 거의 내 나이에 다다르자 자기가 사는 성, 그러니까 딱 와닿지는 않지만, 동화 속에 나오는 서양식 성 같은 곳에서 지내면서 성적인 유희를 깨우쳐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성적 호기심의 폭발과 충족은 베르트라는 여자아이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베르트는 작중 표현을 봐서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사촌이 아닐까 싶었다. 사촌 지간인 남매가 개구지게 놀면서 어느덧 성에 대해 깨우쳐가는 부분은 이미 내 또래가 가질 수 없는 엄청난 경험을 했던 나 조차 신기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다가왔다.

돈주앙은 어느덧 혼자서 오나니즘이라고 표현된 자위행위를 깨우친 다음 자기가 사는 성의 관리인 부인인 디얀 부인을, 그것도 임신한 유부녀를 반강제로 범하는 내용에 다랐는데, 나는 어젯밤 큰엄마, 큰아빠의 배려로 질펀하게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고추가 빳빳하게 일어서버려 통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내 나는 색다른 성적 흥분감과 발기로 인한 불편함으로 나는 바지를 벗어버리고 돈주앙에 빠져들었다.

돈주앙의 첫 여인인 디얀 부인을 떠올려본다. 뽀얀 피부, 우리 엄마의 두 배는 더 커다란 가슴, 그리고 곧 아이가 나올것 같은 크게 부른 배. 그리고 이내 나의 물건을 그녀의 질속에 삽입한 다음 질 속에 사정한다는 상상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큰엄마와의 관계 덕분에 더 실감나고 흥분되는 느낌이었다. 성애문학이라는 것이 결국 야한 소설이었구나라는 가벼운 깨달음과 함께, 아빠가 이런 책을 사오셨다고 생각하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돈주앙의 달콤한 첫 경험이 끝나고 더욱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드러났다. 하녀 우르슐은 글래머 미녀가 연상되었고, 우르슐의 동료 하녀인 바베트는 약간 마르고 음부의 털이 덥수룩한 곱슬머리 아가씨가 떠올랐다. 사촌누나 엘리스를 넘어서 마르그리트 부인까지 정복한 돈주앙은 걸리적 거릴 것이 없어보였다. 마치 나도 돈주앙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지도록 했다. 급기야, 하녀 우르슐, 사촌누나 엘리스, 그리고 마르그리트 부인까지 세 여인을 몇 번씩의 정사 끝에 임신시킨 돈주앙은 그녀들을 다른 남자들과 결혼하도록 종용하는 부분까지 나아갔다. 나는 돈주앙이 컬러백과에서 읽었던 뻐꾸기와 닮았단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비열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야릇하기도 했다.

‘나도 누군가를 임신시킨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근데, 뭔가 이상하다. 엘리스가 마르그리트 부인의 엄마라고 했는데, 엘리스가 사촌누나면, 마르그리트 부인의 정체는 뭐지? 돈주앙의 엄마랑 그렇게 친한 사이면, 설마, 그녀는 돈주앙의 이모였단 말인가!’

부분까지 이르르자 나는 궁금증이 밀려와 첫부분을 다시 헤쳐보았다.

마르그리트 부인에 대한 이미지는 처음에는 젊은 유부녀, 그러나 아마도 과부인것만 같았다. 그러나 사촌으로 묘사되는 베르트의 엄마인지는 표현된 부분을 본적이 없었고, 엘리스의 엄마인것은 나왔는데, 작 후반에 엘리스가 사촌누나라 했으니, 돈쥬앙에겐 마르그리트가 이모인게 맞을 것 같았다. 책에서는 시종일관 ‘이모’라는 호칭은 없었지만, 만약 그렇게 표현된다면, 이 책은 대놓고 사촌여동생, 사촌누나, 이모와 관계를 맺고 이모와 사촌누나를 임신시키는 초유의 근친상간을 저지른 것이 되니 일부러 모호하게 적은 것인가 싶었다. 아니면 번역한 사람이 일부러?

나는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돈주앙을 탐독했다. 그러나 뭔가 전개가 일관되지 않는것 같은 2부와 3부는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흥분대신 약간의 지루함마저 몰고 왔다.

나는 바지를 벗고 성난 고추를 손으로 어루만져 달래며 읽던 두권의 책을 덮고 시계를 바라봤다. 시곗바늘이 4를 향하고 있었다. 오후 네시! 나는 큰엄마를 보러가지도 않고 방에서 꼬박 야한 소설을 읽었는데, 뭔가 1부 말고는 남는게 없었다. 두 권 중에서 1권에 실린 1부 말고는 앞으로도 다시 읽을것 같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자각한 내 허기를 잼을 바른 식빵으로 대충 달랬다. 마르그리트 부인은 정체가 무엇이었을까? 과부? 이모? 베르트랑 엘리스는 친자매일까? 뭔가 대강 읽은 탓인지 대강 설명된 탓인지 헷깔리기는 했지만 내 마음대로 마르그리트 부인은 엄마의 여동생, 즉 이모라고 단정지었고 베르트와 엘리스는 그녀의 친딸로 규정해버렸다. 왜냐하면 더 자극적이니까.

실제로 나에게는 사촌누이도 있었고 작은이모도 계셨다. 괜히 대입해보니 나 물건이 정신없이 부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아닌가? 그런 강렬함쪽으로 이끌리듯, 돈주앙에 나온 등장인물도 그렇게 규정해버렸다. 나는 돈주앙 처럼 언젠가는 이모와도 사촌누나와도 사랑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진지하게 든 이유도 이 책을 읽은 때문이었다. 나는 뻐꾸기 처럼, 돈주앙이 그런것 처럼, 그럴 수 있을까?

다음날 밤, 낮동안 큰엄마댁에서 이런저런 잡다한 방학숙제를 하고 약간은 따분하게 보낸 후 해지기전 집으로 돌아와서 티비를 보기 시작했는데, 밤이 되고서도 엄마아빠는 들어오지 않으셨다. 시계를 보니 여덟시 십오분. 그때!

-띵동

나가보니 아빠가 들어오셨는데, 아빠는 들어오시며 나를 가볍게 안아주셨다. 그때 나는 맡아버렸다. 아빠에게서 큰엄마의 채취가 느껴진 것이다! 아빠는 오늘 아마도 퇴근길에 큰아빠 가게에 들러 큰엄마와 치료?를 하고 들어오신 것 같았다. 아빠는 저녁을 먹고 들어오셨다 했고, 저녁을 먹지 않은 나를 위해 아파트 상가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켜주셨다. 짜장면을 다 먹고 나자 시계는 아홉시를 가리켰다. 아빠는 씻고 나와 속옷차림으로 선풍기 바람을 쐬며 티비를 보셨고 나는 짜장면 그릇을 밖에 내놓고 양치질을 했다.

-띵동

엄마였다. 엄마의 반팔 브라우스에서는 엄마가 뿌리는 향수 말고, 여자것 같지가 않은 스킨이나 향수 냄새가 옅게 뿜어져나왔고 술냄새도 많이 났다. 그리고 엄마는 만취에 다다른 상태인지 눈빛이 게슴츠레했고 충혈되어있었는데, 구두를 벗는 몸짓과 숙인 상체의 브라우스 사이로 브레이지어와 가슴골이 보이자 나는 어지럼증까지 잠깐 느꼈다.

불현듯, 나는 엄마도 오늘 다른 남자 품에 있다 오신게 아닐까 하는 망상을 잠깐 했는데, 뭔가 기분이 찝찝하고 썩 좋지 않았다.

“오늘 회식이었어? 씻고 일찍 자자.”

아빠의 부축으로 엄마는 욕실 앞까지 갔는데, 아빠가 아무래도 엄마가 씻을 정도의 상태도 안된다고 판단하셨는지 안방으로 이끄셨다. 그때 엄마는 아빠의 팔을 뿌리치고 단추를 뜯어 어깨를 내보이며 욕실 안으로 들어가버리셨다. 나는 그 짧은 동안의 느낌, 두 분의 사이가 꽤 싸늘하게 느껴져 아빠한테 안녕히 주무시라고 인사하고는 내 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해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나는 두분의 목소리에 잠을 깨고 말았다. 말소리가 정확하게는 안들렸지만 내가 정신을 차린 후 들은 대화의 마지막 부분은 어느정도 또렷하게 들렸다.

“당신은 … 그래서, 내가 다른 남자하고 자고 들어와도 괜찮다는 거야?”

아빠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고, 소리치듯 말한 엄마는 얼마 있다가 집을 나가셨다. 출근하신 것이다. 아빠도 몇 분 후 문을 나서셨는데, 나는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그날 아침은 큰엄마도 물건떼러 가셔서 701호에 계시지 않는 날이었다. 나는 아무생각 없이 복도에서 저 먼 곳을 바라봤다.

그때, 우리 옆집 705호 아줌마가 여자아이 손을 잡고 나오셨다.

“안녕하세요?”

“아, 준규네? 보람아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나에게 어른을 보고 인사하는 냥, 배꼽을 잡고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보람이가 너무 귀여웠다.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는데, 보람이 엄마의 회색 반팔셔츠에 젖은 자국이 눈에 띄었다. 가슴, 정확히는 유두가 있는 곳이었다. 그 짧은 순간에도 내 시선을 의식하셨는지 보람이 엄마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부끄럽게 웃으셨다.

“남편 출근 시간이 늦어서. 호호호…”

부끄러운듯 웃는 아줌마 모습이 보람이 만큼 귀여웠다. 삼십대 초반의 그녀는 두달전에 또 딸을 낳았는데, 아직 젖을 물리는 중인가보다 싶었다. 보람이는 출근하는 아빠 차를 타고 어디를 가는 걸까?

-띠잉동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두 모녀는 내려가 버렸다. 나는 다시 몸을 돌렸는데, 몇분 후 엘리베이터가 올라와 멈추고는 허벅지가 드러나는 진파랑 원피스를 입은 엄마또래의 아줌마가 검은 샌들과 검게 칠한 발톱을 드러내며 걸어나왔다. 잘 마주친적 없는 709호 아줌마 같았다.

아줌마는 어젯밤의 엄마의 모습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렸다. 아침인데 무슨 술일까 하고 떠올리는데 아줌마의 위태로운 걸음 걸이에 나도 모르게 부축하려고 달려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술냄새가 확 풍겨왔다.

그러자 아줌마는 움찔거리며 아줌마 팔을 잡은 내 손을 잡아 던졌다. 그리고는 벽을 잡고 한 걸음씩 709호로 걸어간 다음 힘겹게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나는 기분도 약간 상하고 계속 복도에 있다가는 같은 층에 사는 사람 모두를 마주치겠다 싶어서 도로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돈주앙 1권을 꺼내서 우르슐과 정사를 나누는 부분을 탐독했다. 돈주앙이 우르슐에게 선체로 삽입하는 장면에서 나는 바지를 벗고 나도 모르게 세차게 내 물건을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는데, 문득 큰엄마가 떠올랐다.

“내가 뭘하는 거야 도대체?”

사정감이 치밀어 오를 즈음, 문득 큰엄마와의 약속이 떠올랐고, 내일 또는 모레 큰엄마가 입으로 내 열기를 식혀주실텐데 왜이러나 싶어서 손놀림을 멈추었다. 귀두의 요도구 끝에에서 뿌연 물방울이 조금 흘러내려 내 손을 적셨다.

나는 돈주앙에서 가장 자극적이었던 부분만 다시 추려 읽기 시작했다. 어느덧 안방을 비추던 빛이 어두워졌다 싶더니 글자가 눈에 가물거리는 느낌이 들었고…

“아니, 어떻게 이런걸 사올 수가 있어요? 여기, 이거 봐요. 이런 저질스러운 표현들 말이에요. 이런걸 준규방에 놓으니 이 사단이 난거잖아요.”

엄마의 성난 목소리, 며칠전 내가 추긍당했을때 듣던 그 목소리였다. 무거운 눈을 뜨니 밝은 형광등빛에 눈이 부셨고, 곧 시야에 엄마가 손에 책을 들고 아빠에게 쏘아붙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 책의 제목은… 다름아닌 ‘돈주앙’이었다.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채로, 읽다가 깜빡 잠든것 같은데, 깨어보니 엄마가 그 책을 들고 아빠에게 바가지를 긁는 모습이 보이니 무척 당황스러웠다.

“여보, 그게 아니고, 난 미라보다리 같은 문학 책인 줄 알고 산거야. 같은 작가잖아.”

엄마는 아빠의 해명을 들으시더니 표지를 잠깐 내려다보셨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들고 사나운 눈으로 다시 아빠를 바라보시는걸 보니 아빠의 해명이 실은 변명이 맞다라는 의미 같았다.

“여기에 성애문학이라고 써진거 안보였어요?”

“어? 어. 안보였어. 근데, 그게 무슨말인데?”

“어휴, 거짓말 하지 마요. 책 내용도 안훑어보고 표지도 안읽고 샀다는걸 믿으라는 거에요?

“나참, 작가만 보고 샀다니까. 이리 줘, 당장 버릴테니까.”

“… 후우…”

나는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하는 엄마 표정때문에 차마 잠에서 깬 티를 낼 수 없어서 실눈인 채로 상황만 살폈다. 숨소리 내기도 무척 신경쓰이는 시간이었다. 아빠는 대답없는 엄마의 손에서 돈주앙1권을 뺏더니 내 방으로 가서 뭔가를 꺼내어 밖으로 나가셨다. 2권도 마저 꺼내서 나가신 모양이었다. 나는 아빠 얼굴을, 또 엄마얼굴을 어떻게 보나 싶어서 다시 잠들고자 했다.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긴장된 마음이 잠들기는 커녕 깨어있는걸 들키지는 않을까 싶어서 겁이 날 정도였고 손에서는 식은땀이 난것 같았다.

‘양 백한마리, 백마리, 아흔아홉마리, 아흔 여덟마리…’

극약처방인지 개똥처방인지는 몰라도 나는 일단 다시 잠들고 싶어서 양을 거꾸로 셌다. 무념무상, 가장 하찮고 지루한 일이 뭔가 하며, 내 마음을 세상에서 가장 하찮고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되뇌이고 또 되뇌이며 양을 예순마리 정도까지 세었다.

‘예순두마리, 예순한마리, 예순마리, 쉰아홉마리…’

아침이 되어 출근하시는 아빠 뒤로 좇아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려는데, 아빠가 먼저 나를 돌아보시더니 웃으시며 물어보셨다.

“다시는 안그럴꺼지?”

나는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며, 내 의중이 쉽게 꿰뚫린듯 해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아빠는 머뭇거리는 나에게 손으로 머리르 쓰다듬으시며 엘리베이터 앞까지 가신다음 나와 눈높이를 맞추고 말씀하셨다.

“아빠가 엄마한테 어제 얼마나 쪽팔렸는지 아냐? 그리고 남자가 그런거 보고, 그런거 할 때엔 아무도 모르게 용의주도하게 해야지. 어제처럼 그러면 칠칠맞다는 소리 듣는거에요. 알겠어?”

“네. 아빠. 죄송해요.”

“괜찮아. 다음부터는 꼭 조심하고. 엄마가 우리 아들한테 기대가 많아서 더 그런걸로 크게 생각하고 걱정하는거니까, 그렇게 알고 오늘도 열심히 하자. 얼른 들어가.”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는 나를 먼저 몸을 돌려 등떠미셨다. 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풀린건 아니었지만 출근하는 아빠에게 더는 부담드리기 싫은 마음이 들어 떠밀린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누군가와 밀회를 할때에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할 때에는 꼭, 용의주도 해야겠구나..’

너무 당연한건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느새 열쇠를 안들고 학교에 갔다와서 겪게된 충격적인 사건, 너무도 황홀하고 달콤했던 그 사건이 떠오르게 되었다. 그 날, 내가 열쇠를 들고 나왔다면, 그 날, 날씨가 덥지 않았다면, 그 날, 701호의 문을 큰엄마가 닫아놓고 계셨다면, 그 날, 영식이가 발정이 덜해서 큰엄마에게 해달라고 조르지 않았다면. 그 여러 일들 중에 하나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렇다. 분명, 나는 지금도 점점 낡아가는 포르노 사진 몇장을 놓고, 학교 여선생님들을 떠올리며, 손으로 내 물건을 쥐고 앞뒤로 흔들고 있을 뿐이렸다. 그리고 매일같이 음란한 공상에 휩싸여 방학숙제는 고사하고 책한권 볼 시간에 이웃에 사는 여자들을 힐끔힐끔 보려고 수작부렸을 것이고, 언젠가는 709호 아줌마의 요사스러운 복장과 술냄새에 이끌려 발정이 잔뜩 난채로 어떤 사건이든 일어났을 지도 모른다. 아마 잘 풀렸다고 해봐야, 709호 아줌마의 음부에 내 물건을 밀어넣고 서로를 농밀하게 탐하는 일이 벌어졌겠지만, 그건 내 망상일 뿐이고… 하루 종일 글은 안보이고 쓸데없는 공상과 야한 망상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하루를 허비해버렸다. 나는 욕정으로 가득차서 사촌누나와 이모, 숙모, 학교 선생님 등을 상대로 나도 모르게 자꾸 그녀들을 범했고, 돈주앙을 읽은 후유증인지, 내가 그 주인공이 된냥, 그녀들을 나의 하렘으로 굴복시키는 달콤한 환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어느새, 마르그리트 부인은 우리 이모의 이미지와 겹쳐버렸고, 나는 이모의 옷을 벗기고 음부에 내 물건을 밀어 넣는데 거리낌 없었다.

다음날, 망상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는 결국 늦잠을 자버렸고 시계는 열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순간 나는 사타구니가 축축하다는 느낌이 들어 새벽에 몽정을 한게 아닌가 싶어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오늘 드디어 큰엄마가 내 폭발할것 같은 욕구를 달래주실텐데, 사흘간 꾸역꾸역 참던 욕정이 허무하게 팬티속에서 분출된거라면, 그것만큼 허무한 일은 근래에 없을 것이었다.

‘땀이구나…’

다행이었지만 밤새 무슨 꿈을 꾼건지 사타구니가 축축하고 정액은 아닌것 같았지만 끈적한 무언가가, 소위 겉물이라 부르는게 나온건지 귀두는 약간 끈적임도 있었다. 물론 밤꽃냄새는 없었다.

부랴부랴 정성들여 샤워하고 옷을 입고 701호로 가서 초인종을 누르는데, 반응이 없었다. 적막한 복도와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 더운 여름바람이 내 가슴을 급격하게 초조함으로 짓눌려가는 바람에 점점 짜증스럽게 느껴지고 있었다. 30초가 흐른걸까, 꽤 오래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다가 용기내어 한번 더 초인종을 눌렀다. 역시 당장 반응이 없었다.

‘큰엄마는 이미 나가신 것일까? 영식이도? 아니면 영식이와 큰엄마가 아무도 모르게 뭔가를? 에이 설마…’

이런저런 잡념이 들며 이만 돌아갈까 하는 순간 덜컥 문이 열리면서 큰엄마가 나오셨다.

“아들 왔나? 들온나.”

머리에 수건을 쓴 큰엄마를 보자 샤워 중이셔서 오래걸렸구나 싶었다. 그녀가 현관에서 몸을 돌려 안방쪽으로 가는 순간 바람이 밀려와 큰엄마의 살내음을 내 코로 싣고 왔다. 또한 그 바람은 큰엄마의 얇고 긴 주름치마를 펄럭여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레게 했다. 그러나 큰방에 들어가자 영식이가 보이지 않았는데, 나는 사흘간의 기다림이 물거품이 될까봐 노심초사를 막을 수 없었다.

“식이가 아까 전화받더만 친구집에 놀러갔다 오겠다꼬 나가삤다.”

“아..”

“우리 아들, 어제는 와 안왔노? 매일같이 오디마는.”

“어제 뭔가 정신이 없어서요. 책도 못보고 아무것도 못했어요.”

“와? 무신 걱정꺼리가 생깄더나?”

“아니에요. 그냥 잠깐 그런거 같아요.”

“맞나? 엄마가 알므는 안되는 기가? 알았다 마.”

큰엄마가 갑자기 새초롬한 표정이 되자 너무 귀엽고 예뻐보여서 나도 모르게 이실직고를 하는 멍청함을 발휘했다.

“하루 종일 큰엄마 보고 싶어서 아무것도 손에 안잡혔어요.”

“진짜가? 근데 와 안왔는데?”

놀란 표정에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눈에 웃음기를 머금은 큰엄마에게서 나는 해일처럼 밀려오는 색욕이 발동되고 있었다. 요염함, 그녀의 수수한 아름다움에서 이따금씩 번득이는 치명적인 매력.

“와서 큰엄마 보고 있으면, 저기, 그, 그냥, 심장이 터질것 같아서요.”

“깔깔깔~, 아들이 총각 다되삐맀다. 그체? 근데 우짭니꺼? 내는 임자 있는데예?”

되려 나를 놀리는 큰엄마가 밉지 않았지만 약간 위축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큰엄마는 예뻤다. 첫눈에 반할지 안반할 지는 남자들 취향따라 다르겠지만, 보고 있으면, 겪다보면, 그녀의 눈웃음과 베시시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 빨려들어갈것 같은 밤하늘과 그 곳에서 별들처럼 반짝거리는 눈동자. 난 어느새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엔 장난처럼 웃던 큰엄마가 빤히 바라보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더니 내 콧등에 살며시 뽀뽀해주셨다.

“근데, 가끔은 우리 서방님 맨키로 든든하기도 하고, 히얀하게 아들 같지는 않게 느껴진다 아입니꺼? 오늘 밀린 숙제 해주는 날이지예?”

큰엄마가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자꾸 높임말을 쓰자 나는 나도 모르게 내가 정말 큰아빠 같은 존재가 된건 아닌가 하고 근사한 기분이 들었다. 지켜주고 싶은 여자. 그러면서도 빠져들어 정복하고 싶은 여자. 큰엄마는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였다.

큰엄마는 현관 문을 잠그고 와서는 서있는 내 앞에 앉으시더니 내 바지와 팬티를 벗기고 이미 발기한 내 물건을 코에다가 가져다 대셨다. 그러더니 나를 올려다보며 예쁘게, 내 심장이 미어지도록 사랑스럽게 웃으시면서 입을 천천히 벌리더니 내 고추를 입속으로 쏙 집어넣으셨다. 순간 그녀의 혓바닥 돌기들이 내 귀두를 문지르는 느낌이 황홀하게 내 가슴을 두들기며 내 눈을 흐려지게 했다.

입속에 넣었다가 빼는 주기에 맞춰 오른손으로 내 물건을 앞뒤로 쓰다듬고, 왼손으로는 내 엉덩이와 호두를 부드럽게 주물러주셨다. 미끈하면서도 도돌도돌 거친 그녀의 혓바닥이 내 귀두와 표피를 마찰시키며 내 등을 자꾸만 전기에 감전된것 마냥 굽어지게 했다.

“아.. 으으… 사랑해요…”

나도 모르게 삐져나온 대사,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는 내가 돈주앙이 된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지만 내 두 손은 나도 모르게 큰엄마의 머리와 귀,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큰엄마는 내 물건을 입에서 잠깐 빼내시더니 나를 올려다보며 눈웃음 지어주시고 다시 내 물건을 삼키셨다. 귓불이 빨개진 채로. 그리고 나는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사정감을 억누르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큰엄마에게 말도 못한채 내 정낭에 가득 충전되어 있던 정액을 힘차게 뿜어내버렸다.

큰엄마는 내가 사정하는 동안 두 손으로 내 등과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숙련된 혀놀림으로 내 물건을 정복한 채로 정액을 모두 삼켜주셨다. 상쾌하고 감사하고 사랑스러웠다. 큰엄마의 배려는 내가 사정하고도 몇분동안 이어졌다. 그러다가 내 물건이 다시 그녀의 입안에서 힘을 되찾았을때 즈음,

“아들, 그카고 보이까네, 너거 엄마가 휴가를 할무이 댁으로 갔다 온다 카든데, 가평이 오데고?”

큰엄마는 내 물건을 쉬지 않고 부드럽게 오른손으로 앞뒤로 흔들어 주시면서 물어보셨다. 가평, 사회과부도에서 본 기억대로면, 가평은 서울과 춘천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큰엄마가 춘천의 위치를 아시는지 부터 여쭸다.

“춘천도 아직 모린다. 강릉은 오데 있는덴가 아는데 거랑은 머나?”

강릉은 서울에서 동쪽으로 끝까지 가야 나온다. 강릉과 서울 중간에 춘천, 그리고 서울과 춘천 사이에 가평. 큰엄마가 강릉을 아신다고 하니 그렇게 설명드리면 될듯했다.

“서울이랑 강릉 사이에 춘천이 있어요. 그리고 가평은 서울이랑 춘천 사이에 있구요.”

“아, 글나? 우리 아들 똑똑하네? 할무이댁 가믄 재밌더나?”

“네. 음, 근데 여기가 더 좋아요.”

“여어가 더 좋나? 머가 좋은데?”

“그냥.. 헤헤.. 큰엄마랑 같이 있어서요.”

큰엄마는 다른 말씀 없이 베시시 웃으시면서 흔드는 오른손에 약간 더 힘을 주셨다.

“내 때미 맞나?”

나는 대답대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출처모를 용기가 솟아서 손을 뻗어 큰엄마의 부드러운 가슴을 만졌다. 큰엄마는 미동하지 않았고 내 손가락이 그녀의 젖꼭지를 탐하자 곧 내 물건이 다시 따스하고 감미로운 느낌에 휩싸였다. 큰엄마의 가슴을 움켜쥐는 힘의 세기에 맞춰서 큰엄마도 내 고추를 빨아들이는 속도와 강도가 세졌다 약해지곤 했다. 나는 상체를 최대한 숙여 큰엄마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 내 코로 향긋한 샴푸향기와 큰엄마의 체취가 스며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귀와 볼을 잡고 어루만지며 그녀의 흡인력을 만끽했고 얼마 안가 나는 두번째 파국을 맞았다.

‘큰엄마, 정말 감사해요.’

돈주앙이 흠모한 마르그리트 부인과는 비교할 수 없이 상냥하고 아름다우며 우르슐보다 헌신적인 나의 이상형. 오늘도 그녀가 나를 품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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