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모스코바 정사 - 가입축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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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596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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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정사


제 1화 우연한 만남

1992년 10월,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나는 내가 소속한 D여행사의 안내 깃발을 트렁크 사이에 꽂고 서 있었다.
안내 깃발을 보고 한 사람 두 사람,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늘 나와함께 모스크바로 여행을 떠날 사람은 모두 13명. 30대 초반에서 40
대 초반에 이르는 여성들이었다. 신문사 문화센터에서 주관한 모스크바 여행
단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여행이 처음인 사람들이었다.

소련연방이 독립국가연합으로 해체된 후 나의 러시아 방문은 벌써 세번째가
된다. 내 직업인 여행사 가이드의 일 때문이었다.

나로서는 이제 모스크바 방문에 낯설지 않았다. 사람들은 해외여행이 자유화
된 후에 외국으로 많이들 여행을 떠났으나 이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이 동
남아이거나 유럽쪽이었으며 러시아로의 여행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이 당시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되면서 높
은 인플레와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이 당시 서방의 신문들을 보면 러시아인들은 빵을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
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을 싣기도 하던 때였다. 그러나 내가 본 러시아는 높은
인플레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었지만 빵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나타나며 내게 인사를 해왔다. 모두들 밝은 모습들이
었다. 우리는 이미 지난주의 사전모임을 가졌었다.

대부분이 해외여행이 초행길인데다가 러시아를 여행한 사람들이 없어서 나
는 모스크바 여행에 따른 몇가지 준비물과 주의사항 등의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구면인 셈이었다.

드디어 13명이 약속시간에 맞추어 모두 집결하였다.

나는 우선 간단한 인사를 하였다.

-예, 한분도 빠짐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그럼 지
난번에 말씀하셨듯이 환전은 이 앞의 은행을 이용하시면 되고, 모스크바까지
는 모두 14시간이 걸립니다. 대한항공을 이용하게 되는데 중간에서 갈아타지
않아도 되니까 기내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분은 안계시죠?

나는 잠시 말을 끊고 사람들의 표정을 한번 살펴본뒤 다시 입을 열었다.

-모스크바에 도착하게 되면 우리는 곧바로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호텔

로 직행하여 오늘밤을 보낸후 내일부터 빡빡한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 하
나라도 더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모스크바 안내 책자를 가지고 계시는 분
은 기내에서라도 틈틈이 읽어두시면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
터 환전을 하시고 30분 후에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 곧바로 출국수속을 밟도
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여권을 꺼내들며 은행의 환전창구로 몰려갔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여행의 즐거움으로 가슴 설레이는 듯 들떠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차분해졌다. 13명의 여성 여행단의 안내를 맡은 나는 일일이 이들의
상태를 점검한 후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나는 깜박 잠이 들어 있었다. 누군가 나를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스튜어
디스가 점심메뉴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묻고 있었다. 나는 닭고기요리를
주문하였다.

식사가 끝나자 나는 화장실에 다녀오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옆자리
에는 젊은 여성이 무릎을 꼬고 앉아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실례 좀 하겠습니
다, 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고 통로로 빠져나왔다.

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비행기 뒷자리의 빈좌석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그 당
시만 해도 기내에서의 흡연이 비공식적으로는 허용되었었다. 나는 담배를 피
우다가 누군가가 내 옆자리에 앉으며 미소를 짓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내 조금전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그녀였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워물었다. 엉덩이에 쫙 끼이는 청바지에 상의에는 캐주얼 복장을
한 그녀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여행을 많이하는 사람같아 보였다. 어깨에까
지 닿는 생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묶은 그녀는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나는 이상하게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혼자이신가 보군요?
-?
그녀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러자 잠시후 그녀가 말했다. 의외로 그녀는
영어로 말했다.

-무슨 말인가? 나는 한국말을 모른다.
-아, 실례했다. 국적이 어딘가?

하고 나는 되물었다.

-일본이다.
-오우! 미안하다. 러시아에 가는 길인가?
-그렇다.
-초행인가?
-러시아 여행은 난생 처음이다.
-혼자 여행을 다니나?
-그렇다. 나는 원래 여행을 혼자 다닌다.

이렇게 그녀와 나 사이에 대화가 무르익기 시작했다. 이때 스튜어디스가 가
까이 다가와서, 죄송하지만 흡연을 좀 삼가해달라고 했다.

실내를 보니 기내 뒤쪽에 담배연기가 좌욱했다. 우리 두 사람뿐만이 아니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서너 명 더 있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러울 것같아서 나는 미안하다며 담배를 끄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일어서자 그녀도 자리로 돌아왔다.


자기 자리로 돌아온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녀에게, 지금 모스크바에 한국인 관광단을 이끌고 가며, 전 세계 34
개국을 돌아다녀본 여행사 가이드 5년차라고 내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도 자신의 소개를 잊지 않았다.
그녀는, 일본인으로서 여행에 미친 사람이며 직업은 프리랜서 사진작가이
고, 1년 정도 돈 벌면 그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다가 돈이 떨어지면 일본으
로 돌아와 돈을 벌어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곤 하는 자유주의자라며 자신을 소
개했다.

그녀는 이미 많은 나라를 여행하였던 듯 가보지 않은 나라에 대한 가슴 설
레임 같은 것은 없어보였다. 그녀의 이름은 나오코였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나이를 물어볼 수는 없었다. 언뜻 보기에 20대 후반으로 보였다.

-나오코?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이다.
나오코는 나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혹시 무라카미 하루키를 아는가?
-안다.
-그럼 그의 작품 '노르웨이의 숲'을 알고 있나?
-아, 그렇군. 그녀의 이름과 당신의 이름이 같다.

나는 반기며 크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나오코도 나의 반응에 기분이 좋은 듯 미소를 지었다.

나오코는 미소를 지을 때 양볼에 보조개가 깊게 패였는데, 매우 귀여우면서
도 섹시해보였다. 그녀의 눈빛은 사람을 강력히 빨아들이는 이상한 흡인력이
있었다.

나는 뒤에 그러한 눈빛을 가진 여성을 보면 이 여자는 틀림없이 색광일 것이
라고 지레짐작해버리는 좋지못한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나오
코 그녀 때문이었다.

그렇다.
나오코 그녀는 정말 대단한 색광이었다.

나는 서른 두해를 솔로로 살아오면서 적지 않은 여자와 섹스를 해보았지만
그녀만큼 대단한 여자를 만나보지는 못하였다. 한번 섹스에 몰두하면 그녀만
큼 열정적인 여자를 나는 보지 못하였다. 그녀는 사흘 뒤 나를 유혹했었다.



제 2화 클럽에서 강숙희가

비행기가 모스크바에 착륙하고 출국심사대를 빠져나오자 인투리스트의 미세
스 박이 기다리고 있었다. 러시아의 국영여행사인 인투리스트의 직원인 미세
스 박은 고려인(러시아의 한인들은 자신들을 고려인이라고 부른다) 3세로서
결혼을 한 여자였다.

러시아어와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어에도 능통한 미세스 박은 인투리스트에서
3명 밖에 없는 한국어전문 가이드로서 나와는 벌써 두번째 만나는 것이었다.

모스크바 현지 가이드를 맡게 될 그녀에게 이번 여행단은 모두 여성들로 이
루어져 있다고 내가 한국에서 전문을 보내자 많이 기대된다고 팩스를 보내왔
었다.

미세스 박과 나는 여행단을 이끌고 외국인들의 숙소인 코스모스 호텔에 도착
하였다. 미세스 박은 프론트에 접수를 하고 객실 배정이 모두 끝나자 자신
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내일 아침 8시 30분에 호텔에 버스를 대기시키겠
다며 즐거운 밤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객실은 2명이 함께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이 모두 13명이
라 한 여성은 혼자 독방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누구를 혼자 떨어
뜨려야 할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낯선 나라에 대한 두려움 탓
인지 대부분이 함께 방을 사용할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그때 올해 30세의
올드 미스인 진순희가 객실을 혼자 쓰겠다고 양보하였다.

객실 배정이 완료되자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자, 여러분들 피곤하시죠. 일단 객실로 올라가셔서 짐을 푸시고 좀 쉬셨다
가 한 시간 후에 이 자리에서 만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녁 식
사 후의 오늘의 일정은 자유시간입니다.

-환전은 어떻게 하는거죠?

-예, 환전은 1층 로비의 환전창구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현재 1달러에 약 29
0루블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수시로 루블의 가치가 변동하므로 매일매일 환
전하시는게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블랙머니는 바꾸지 마시기 바랍
니다. 우리가 머물 객실은 11층에 있습니다. 제가 키를 드릴테니 한분씩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나는 키를 모두 건네주고 내가 머물 객실로 올라왔다. 나는 유일한 남자였기
에 혼자 객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한시간뒤, 저녁 식사가 끝나자 여행객들은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달라
고 하였다. 나는 술을 마실 수 있는 지하 1층에 있는 카페와 로비에 있는 오
픈 바, 그리고 지하 2층에 있는 클럽을 소개해주었다. 그러면서 클럽에서는
스트립쇼도 보여준다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스트립쇼는 어느 정도이죠?

누군가가 내게 묻자 다른 사람들이 호호호, 벌써 본색을 드러내는군 드러내,
하며 웃었다. 나도 따라웃으며 사실대로 이야기해주었다.

-네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것만큼 벗을 겁니다.
-그럼 최선생이 우리를 좀 안내해주시구랴. 여러분 어때요?

-하하하 좋아 좋아요! 그러면 얼른 보고 싶은 걸.
하며 몇몇 여성들이 환호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쇼핑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빼고 모두 그곳으로 안내하였다.

클럽에 들어서자 현란한 사이키 조명 아래 귀를 찢는 듯한 음악이 들려왔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클럽은 미국의 액션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
는 엉성한 시설의 바와 같은 내부시설은 지난해에 이곳에 왔을 때와 여전했
다.

우리는 불규칙적으로 아무렇게나 어지럽히듯 놓여져 있는 빈자리에 앉았다.
나는 여성들이 마실 러시아 민속주와 보드카를 주문하였다.

무대에서는 방금 남자 가수가 노래를 끝내었고, 곧 이어 금발의 젊은 여자 가
수가 반나체 차림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러시아어로 노래를 부르기 시
작했다. 가사가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매우 열창을 하고 있는 듯했
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한 듯 열심히 술잔을 돌리고 있었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일상을 훌훌 벗어버리고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 먼 타국
으로 여행을 온 때문인지 모두들 홀가분해 보였다. 마치 자유인이 되기라도
한듯 그들은 새로운 문화에 대한 놀라움으로 흥분된 모습이 역력했다.

얼마나 떠들며 술을 마셨을까.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음악이 야릇해지기 시작했다. 잠시후 음악에 맞추어 금
발의 육감적인 몸매의 젊은 여성이 무대 앞으로 나왔다. 그녀는 마이크를 잡
고 애조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 점점 색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금발의 여성은 의상을 하나하나 벗어
갔다. 처음에 흥분과 기대로 휘파람을 불며 떠들썩하던 실내가 점점 조용해
지기 시작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적막하기조차 했다.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은 숨을 죽이고 무대를 바라보았다.

무대 위의 여자가 관객들을 사로잡기 시작한 것이다. 여자는 블라우스를 벗
고, 미니 스커트를 벗어내렸다. 그러자 여자의 몸에는 붉은 색 브라자와 한
손아귀에 다 들어갈 아주 작은 붉은색 팬티만 남았다. 여자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무대 위를 누볐다. 역시 붉은 조명이 여자의 움직임에 따라잡고
있었다.

여자는 다시 무대 중앙을 나와 자신의 가슴과 사타구니 사이에 손을 넣었다
뺐다 하며 눈빛이 색정을 갈구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여자는 다시 브
라자 위로 손을 올려 자신의 가슴을 주므르며 엉덩이를 흔들어갔다.

여자는 두 가랑이를 벌리고 바닥에 앉으며 연신 허리를 들어올렸다 내렸다
를 반복했다. 얼마후 여자는 브라자를 벗어버리고 무대 바닥에 엎드린 자세
로 두손을 짚은채 엉덩이를 아래로 내렸다 위로 올렸다, 옆으로 강하게 흔들
었다를 반복하였다. 섹스 행위시의 에로틱한 장면만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여자는 팬티를 벗어 객석으로 집어던졌다. 흑인
하나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 팬티를 받아 자신의 코에 갖다대며 하얀
이빨을 드러낸채 매우 좋아했다.


그 흑인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다른 한명의 흑인과 백인 두명이 따라 웃
으며 서로 팬티를 차지하려고 팔을 길게 내뻗었다. 그러나 팬티를 움켜쥔 흑
인은 자신의 전승품이라도 된듯 팬티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을 피하는 모
습이 어두운 조명아래 어렴풋이 보였다.

무대 위의 여자는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으며 사타구니 사이에 손가락을
넣어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여자는 눈을 가늘게 뜬채 혀로 위 아래의 입술을 모두 핥고 있었다. 여자의
눈빛은 이미 절정에 달한 듯한 표정이었으며, 손으로 자신의 검은 숲을 연신
쓰다듬고 있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순간이었다. 잠시후 흑인 남자가 무대
위로 뛰어올라와 여자를 안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숨을 죽인채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우리 일행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모두들 분
위기에 젖어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음악이 바뀌자 사람들은 무대로 나가 블
루스를 추기 시작하였다. 무대 조명은 더욱 어두워져서 객석에 앉아 있는 사
람들이 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우리 일행중의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함께 춤
을 추자는 것이리라. 나는 그녀가 누구인가를 보았다. 올해 서른 세살의 강
숙희 여사였다.

여행사 가이드로서 좋은 점이 있다면 여권을 만들어주면서 고객들의 나이나
직업 등과 같은 신상명세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사라고
하지만 강 숙희는 남편과 이혼하고 현재 명동에서 고급 의상실을 운영하고
있는 의상디자이너였다.

강숙희는 전남편과의 사이에 아이도 낳지 않고 살았으며, 결혼 9개월만에 성
격 차이로 이혼하였다는 이야기를 비행기에서 누군가가로부터 언뜻 들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20대 여성들의 갸날픈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그녀의 몸매는 20대 초반의 정상급 모델 수준이었다. 비행기에서 언뜻
보았지만 피부도 매우 고운 편이었다. 아마 직업이 의상디자이너이다 보니 부
유층 여성들만 상대를 하여 자연히 자신의 몸매에 유난히 신경을 썼을 것이
다.

여행사 가이드는 자기 직업에 충실하려면 국제적인 신사가 되어야 한다.
외국 여행을 할 경우에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상식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매너와 감각도 몸에 익히고 있
어야 하는 직업이다.

또한 때로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적당히 노래도 잘 부를 수 있어야 하고,
지금처럼 고객이 함께 춤추기를 요구할 경우 거절하지 않고 즐거운 표정으
로 매너있게 잘 응해줄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춤과 노래에도 어느 정도 일
가견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고객들의 요구와 기대에 잘 부응해야 헤어질 때 두둑한 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나의 동료들은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고객들에게
서 받는 팁이 훨씬 더 많아 젊은 나이에 고급승용차를 굴리는 이들도 있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워낙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보니 자연히 국제적
인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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