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캠퍼스 애정비사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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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825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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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애정비사26-30편

<제26화> 선영이 누나와 같이 자다 5

갑갑했다. 이미 분위기는 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희창이
의 의도대로 무르익
고 있었다.
좀 전까지, 서로 낯을 붉히는 사이였던 희창이와 선영이 누나
는 이제 어깨까지
쳐가며 히히덕거리고 있었다. 희창이가, 누나의 기분을 풀어
주겠다고 연신 화제
를 바꿔가며 웃겨대고 있었고, 가뜩이나 웃음이 많은 그녀는
어느새 경계심을 상
당히 풀고 있었다.
두잔, 세잔... 선영이 누나가 들이키는 술잔도 그에 따라 늘고
있었다. 이미 둘
이 볼짱 다본 사이여서일까. 겉으로 보기엔 마치 무슨 연인
사이끼리 술잔을 주
고받는 모습으로 보일 정도였다. 누나의 얼굴이 자꾸만 발그
레해져갔다.
"어머, 창희야... 왜 그러니? 누나 걱정 안해줘도 돼... 그 오
빠, 누나 다 정리
했어..."
이젠 거꾸로 그녀가 내 기분을 풀어주려 하고 있었다. 난 괜
히 머쓱해져 술잔을
들었다. 내가 여기서 뭘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영이 누나의 남
자친구도 그렇고, 그녀가 마시는 술의 문제도 그랬다.
"예, 아녀요..."
"그래, 그럼 원샷!"
숫제 선영이 누나가 내게 먼저 술을 권하고 있었다. 황당한
노릇이었다. 나야 아
직까지 주량에 안차는 양이지만, 그녀가 마신 술은 저 글라스
를 양주만으로 가득
채워도 얼추 한두잔은 나올 것이다. 이런... 저 누난 맥주
1000CC 만 마셔도 비
틀거리게 취하는데 - 나는 하는 수 없이 분위기를 맞추기 위
해 마주 술을 마시는
도리 밖에 없었다.
"저... 화장실 좀 갖다 올께요"
이번엔 내가 소변이 마려워져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서며
희창이에게 따라오라
는 의미의 눈짓을 보냈다. 그런데, 녀석이 다소 망설이는 눈
치였다. 얼레?
나는, 그 이유를 짐짓 지나치는 척하며 그들 쪽을 곁눈질하고
서야 알았다. 테이
블에 가리워져, 내쪽에서 보이지 않는 사이에 그곳에서는 관
자놀이에 맥박을 뛰
게 만드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 우리는, 내
가 선영이 누나의 맞
은 편에 앉았고, 희창이가 끼어들면서 녀석이 의자를 끌어다
놓고 나와 누나의 가
운데 모서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서 대충 나는 그들의 테이
블 아래쪽은 살필
수가 없었던 것인데, 나는 몸을 일으키며 그제서야 희창이가
주춤거리는 이유를
안 것이었다.
녀석은 날 위해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가만히 자기의 허벅지
위에 놓인 선영이
누나의 손을 치워내고 있었다. 이런, X할, 선영이 누나는 이
미 취기가 오르고 있
는 모양이었고 - 그 광경은 틀림없이 누나의 손이 희창이의
허벅지 사이를 더듬
고 있던 광경이 분명했다. 나는 순식간에 머리 속이 확 돌아
가는 느낌이 들었다.
희창이는 다소 멎쩍은 표정으로 나를 따라 화장실로 따라왔
다. 나는, 화장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또 녀석이 문을 닫자, 거칠게 희
창이 놈의 어깨를 벽
으로 밀어붙였다.
"어? 왜, 왜그래, 임마?"
나는 비록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노려보았
다.
"몰라서 물어, 새꺄?"
피식, 녀석은 웃음을 터뜨렸다.
"짜식, 누나가 나 더듬어서 그렇구나?"
이런 망할, 녀석은 내가 자기 밥에 눈독을 들인다는 경고로
착각하고 있었다.
"이런, 이짱, 잘 들어. 너나 저 누나랑 자고 싶으면 맘대로
해. 난 신경쓰지 않
겠어. 어쨌든 난, 저 누나랑 그러기 싫어. 알겠어?"
낮은 목소리로 내가 으르렁거렸음에도 불구하고, 희창이 녀석
은 조소섞인 웃음을
내게 던지고 있었다.
"좋아 좋아, 넌 내가 저 누나랑 또 그러고 싶어서 그런 줄 아
나본데, 그건 아냐.
그리고, 내가 오늘 널 위해 총대를 맨다고 했으면, 난 의리는
지켜. 와서 봐, 내
가 지금껏 너에게 한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인하라고? 그 말에 내 양미간이 찌푸러졌다. 그런 내 팔을
밀쳐내며, 희창이는
화장실의 문을 밀고 나갔다.
"잘봐. 너도 알 꺼야!"
안다고? 나는 재차 녀석을 다그치고 싶었으나, 마침 다른 테
이블의 손님이 화장
실 문을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희창이는 뒤돌아서며 다시 한
번 내게 눈을 찡끗
거렸다.
젠장, 볼일을 보면서도, 더럽게 된 기분을 돌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내가 테이
블로 돌아왔을 때, 다소 변동된 상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
다.
희창이는 여전히 싱글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내
가 앉았던 선영이
누나의 맞은 편에, 이번엔 그 녀석이 앉아 있었다. 녀석이 앉
았던 누나의 대각선
의자는 이번엔 나를 위해 비워져 있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선영이 누나가
이미 취했는지 테이블 위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또 한잔
의 술은, 이미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누나, 창희 왔어요"
희창이가 야릇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말하자, 마치 기다린 듯
선영이 누나가 고개
를 들었다.
"으응, 창희 왔구나, 얼른, 얼른 앉아..."
나는 그녀의 말투에서, 이미 누나가 상당히 취기가 올라있음
을 알 수 있었다. 그
리고 선영이 누나는, 나를 보자마자 발그레 홍조를 띤 얼굴로
환하게 웃음마저
띠고 있었다.
내가 다소 얼떨떨한 기분에 그녀의 옆에 앉자마자, 선영이 누
나는 한쪽 손을 뻗
어 내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 창희야... 니가 날 그렇게 걱정해주는 줄도 모르고... 미
안해, 누나가...
"
그녀의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은, 대번에 나를 불과 며칠
전, 그녀와 나만이
앉아있던 학생회실의 기분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 때... 이 누
나는 책상아래로
자기의 치마속을 훔쳐봤는지도 모르고, 부딪힌 내 뒤통수를
감싸안으며 쓰다듬어
주었었다. 봉긋한... 그녀의 가슴을 내 얼굴에 부벼주며.
지금 나는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있었다. 모성애... 그녀가
그날 보여준 그 모
습에 덧붙여, 나는 지금껏 누나에 대한 보호본능까지 합쳐져,
굉장히 자극적인
기분에 휩싸이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스스로 자기의 고개를
내 어깨에 기대고
있었다. 바로 내 곁에서 불과 몇센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녀의 입술이 따뜻
한 입김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미안해, 창희야... 누나 걱정하지마... 나 괜찮아, 너무 고맙다,
우리 창희...
이렇게 누나 신경써줘서..."
아아... 나는 저절로 눈이 감겨졌다. 선영이 누나... 그 예쁘고
가슴 설레는 인
상의 그녀가, 비록 취중이지만 내 어깨에 기대어 안기다니...
내 얼굴 아래에, 알듯 모를듯한 향기의 머리결이 출렁이고 있
었다. 그리고 내 팔
위엔, 선영이 누나의 스펀지같은 폭신한 젖가슴이 내리누르고
있었다. 왠지 모르
게 내 가슴도, 따라서 두근거리고 있었다.
"자, 자 창희야, 한잔 더!"
잠시 얼떨한 쾌감에 흥분되는 나를, 희창이의 목소리가 깨어
나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엉겁결에 감았던 눈을 뜨자, 희창이가 나만이 알아챌 수
있는 야릇한 미소
를 띄우며 건배를 제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채 잔을 들
기도 전에, 선영이
누나가 내 코앞에 술잔을 들이대고 있었다.
"어머, 근데 나 잔이 비었어... 창희야..."
젠장할... 나도 모를 기분이었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면서도, 난 어느새
양주병을 들어 선영이 누나의 글라스를 채우고 있었다. 그 때
였다.
컥컥... 나는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서로의 잔을 채우고,
다시 잔을 부딪히
려고 하는데, 내가 앉은 한쪽 허벅지의 중간쯤에, 부드러운
손길이 가볍게 치듯
이 얹혀졌기 때문이다. 나는 대번에 그것이 선영이 누나의 손
길임을 알 수 있었
다.
아마 나의 표정에 당황스러움이 나타났을 것이다. 잔을 때리
며 마주 보는 희창이
의 입가가 묘하게 당겨 올려지고 있었다 - 봐라, 내 말이 맞
지? - 녀석의 표정이
꼭 그런 모양이었다. 당혹한 내가 그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 이번
에는 또다른 촉촉히 젖은 눈길을 마주할 수 있었다.
선영이 누나였다. 여전히 나의 어깨에 뺨을 기댄채,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고 있
었다. 그리고 - 누나의 손바닥은 여전히 내 허벅지의 중간에
놓여져, 가볍게 오
무리고 있었다.
"컥, 컥..."
나는 마시던 술이 목구멍에 걸린 듯한 기분이었다.
"으응, 창희야, 괜찮아...?"
여전히 나를 신경쓰는 것은 선영이 누나였다. 그리고 그녀의
손은, 내가 사래라
도 들린 것으로 아는지, 내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
다.
"괘, 괜찮아요, 누, 누나..."
간신히, 나는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나는 더
황당한 느낌에 큰
숨을 훅, 들이 마셨다.
선영이 누나의 손길이, 내 등뒤에서 내려오며, 분명히 그 쪽
으로 오지 않을 코스
임에도 - 아주 우연인 듯 내 바지가랑이사이, 정확히는 사타
구니사이를 스치고
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때였다. 그녀가 들고 있던 잔이
툭, 하고 테이블 위
로 떨어졌다. 누나의 잔에 남아있던 얼음과 술 등이, 와르르,
테이블 아래로 쏟
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아닌 바로 내 바지의 지퍼 위였다.


<제27화> 내 사타구니를 더듬는 누나

"어머, 미안! 미안해, 창희야!"
정말, 그녀가 일부러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우연에 의한
것인지 알 수가 없
다. 그녀는 다만, 거의 잔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속도로 손을
움직였고, 그리고
그 움직인 방향은 바로 얼음과 술이 흘러내린 정확한 그 장
소였다.
그것은 거의 동시에 일어난 상황이라 보아도 옳았다. 선영이
누나의 손은 채 내
가 말릴 어쩔 틈도 없이, 내 바지가랑이, 사타구니 사이를 털
고 있었다. 숫제 고
개와 허리를 숙이고, 두 손을 다 사용해서, 그녀는 누가 보아
도 야릇할 동작으로
내 바지춤 - 나의 '그곳' 바로 위 - 를 털고, 닦고 있었다.
그녀가 정신 없는 틈을 타, 몰래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
에 들려왔다. 희창
이였다. 녀석의 능글맞은 표정은 '거봐라, 내가 뭐랬니?'로 바
뀌어, 내 당황하는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미안해, 창희야, 내가 왜이러지? 나 취했나봐, 미안, 미안
해..."
이미 취한 술기운에 호들갑을 떠는 선영이 누나는, 여전히 내
청바지의 바지 지
퍼 주위를 허리를 숙인 채 들여다보며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난 민망한 시선을
둘 데가 없었다. 차라리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행동을 막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
나 그 때 -
나는 더 적나라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시야에 들
어온 것은, 누나의
테이블 아래 치마였다. 그녀의 과장된 행동, 그것이 그녀의
하늘거리는 베이지색
치마에 던져준 효과는 지대했다. 그녀의 베이지색 - 아니 좀
더 짙어 회색에 가
까운 - 플레어 미니스커트에 던져준 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앉아서 내 허리춤에 엉거주춤 기울인 자세였기에, 얇은 치마,
그것은 당겨 올려
져 벌써 허벅지 3분의 2 그 이상이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
저번에 그녀의 치마
속을 우연찮게 들여다볼 때에 목격한 살색 팬티스타킹 대신
- 오늘 그녀가 입은
스타킹은, 밴드, 흔히 남자들이 거들스타킹으로 부르는, 바로
그것이었다. 허벅
지의 중간께에, 짙은 부분의 밴드가 보이는 그런 종류, 그리
고 흘러내림을 막기
위해, 그 밴드부분이 둥글게 말아져있는 스타킹... 그녀의 딸
려 올라간 치마 밑
의 허벅지 사이는, 그런 아찔한 광경까지 드러내고 있었던 것
이다.
손만 뻗으면, 그 부분을 만질 수 있다 - 난 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막
내 팔을 뻗는다면 그 아래에는 실제로 그 부분이 있었다. 반
쯤 끌어 올려진 치마
아래 엉거주춤 벌어진 허벅지사이, 그리고 내 바지 가랑이 사
이를 더듬는 선영이
누나의 손길... 내가 더 이상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어어, 어... 돼, 됐어요, 누나...!"
내가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반응은 그것 뿐이었다. 하지만 누
나는 한동안 계속 나
의 가랑이 사이에서 분주히 손을 움직였다. 옷만 없다면, 잔
뜩 흥분했을 내 물건
에 그녀의 손길이 이미 닿고도 남을 정도였다. 아니 거의 그
부위를 더듬고 있었
다. 난 혹시나, 그녀가 그런 민망한 부분을 알아챌까봐 최대
한 엉거주춤 허리를
빼 의자 속으로 디밀어야 했다.
"아유, 미안해... 나 원래 이러지 않는데..."
그제서야, 선영이 누나의 허리가 일으켜지며, 거의 내 사타구
니에 고개를 쳐박던
듯한 포즈가 원위치되었다. 동시에 스타킹 끝선까지 드러났던
허벅지가 다소 오
무려졌다. 그러나 나는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선영이 누나
의 한쪽 손이, 분명
히 뒷처리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허벅지사이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
문이다. 아아, 도대체 이 누나는 정말 알면서 이러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구는 것일까? 나는 흥분된 마당에 얼굴까지
너무나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엉겁결에 맞은 편의 희창이를 보니, 녀석은 뭔가
알듯 모를듯한 표
정으로 야릇한 미소로 내 얼굴과 선영이 누나의 얼굴을 쳐다
보고 있었다.
"이, 일어나요, 그, 그만 마셔요, 누나..."
너무나 당혹한 나는, 그녀의 내 바지춤에 놓인 팔을 붙들며
거의 애원하다시피
이 상황을 피하려고 했다. 이제 나마저 자제심이 무너지기 직
전이었다.
"아냐, 싫어... 잠깐, 술 남았는데..."
선영이 누나, 그녀가 취했다는 것은 분명했다. 돌아보며 간청
하는 눈동자가 초점
이 흐려져 이미 풀리고 있었다. 아예 그녀는 아쉬운듯 남은
술잔마저 홀짝이고
있었다.
"아뇨, 누, 누나... 나가요, 예...?"
억지로, 몸이 무거워진 누나의 한쪽 팔을 잡아 일으키려 했지
만, 그녀는 막무가
내였다.
"왜 이러니? 나 안 취했어, 괜찮단 말이야... 술, 술도 남았잖
아..."
그 때다. 갑자기 그녀는 미처 말릴 틈도 없이, 채워져 있던
희창이의 술잔을 들
고는 단숨에 비워버렸다.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선영이 누나와
나의 실랑이를 지
켜보던 희창이도 눈이 휘둥그래진 순간이었다. 그 잔 안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있던 희창이의 술이 스트레이트로 글라스의 절반 이상
남아 있었기 때문이
다.
"누, 누나!"
그러나 단지 그녀는 약간의 인상을 찡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목이 타는
느낌으로 한참 호흡을 가다듬더니, 한술 더 뜬 헤픈 웃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후훗, 봐, 창희야, 나 괜찮지? 괜찮지? 괜찮잖아..."
선영이 누나의 혀는 벌써 꼬이고 있었다. 미칠 노릇이었다.
이제서야 희창이도
그녀가 좀 과했다 싶은지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괜찮아... 나 안취했어. 취하면, 취하면 다 잊어 버릴꺼야! 그
오빠두, 모두
다..."
"그러니까, 창희야... 누나 술줘, 응?"
나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희창이를 바라보았다. 도움을 청
하는 표정이었다. 도
대체 어떡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 때였다. 희창이
녀석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나는 다시금 표정으로 물었지만, 녀석은 잠
자코 턱짓으로 술병
을 가리키더니 또 누나의 술잔을 가리켰다. 뭐라구? 또 술을
주란 말이야? 나는
휘둥그래졌지만, 희창이 놈은 단호한 표정이었다.
그래, 알겠다. 아예 술을 먹여 재우자는 거구나. 맞다. 희창이
때도 그랬다. 그
때야 녀석이 쫓아가 같이 여관방에 있었기 때문이지, 선영이
누나를 혼자 재우
면, 그리고 아무도 가까이 못하도록 막으면, 다시 누나는 불
상사를 일으키지 않
을 것 아닌가? 나는 입술을 깨물며 그녀의 잔을 채워 주었다.
그리고는, 마지막
내 의무인양 듬뿍 콜라를 더 부었다.
"고마워, 창희야, 창희... 정말 착해...!"
선영이 누나는 내가 술을 따르자 손뼉을 치며 마치 어린 아
이처럼 기뻐했다. 그
리고는 갑자기 몸을 기울이더니 고개를 내 코앞에 바싹 갖다
대었다. 나는 순간
적으로 그녀의 달아오른 얼굴이 눈 앞에 닥치자 어쩔 줄을
몰랐고, 그녀의 옅은
루즈가 칠해진 입술에서는 술향기가 풍겼다. 거의 입술만 내
밀어도 입맞춤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다. 그리고 그렇게 불쑥 얼굴을 들이민 채
로, 누나는 색기어
린 눈꼬리 웃음을 지으며 속삭였다.
"창희야, 나 밉지...? 그지?"
당황하여, 얼굴을 돌릴 꿈도 못꾸는 나는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
"아, 아니요... 누, 누나, 아니에요..."
"아니, 아니야... 창희, 누나가 미울거야..."
그녀는 코맹맹이 소리마저 내고 있었다. 너무나 가까운 거리
기에, 그 때까지도
차마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하던 내 시야에 그녀의 촉촉히
물기어린 눈동자가
들어왔다. 그녀의 작은 눈... 그 안은 눈물일지도 모르는 무언
가로 글썽이며 반
짝이고 있었다. 미치도록, 정말 미치도록 색스러운 눈동자였
다. 나는 입술이 파
르르하며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녀는 거의 맞은 편에 앉은
희창이에 대해선
잊어버린 눈치였다.
"창희야... 나 미워하지 마... 나 싫어, 창희가 미워하면..."
그러며 선영이 누나는 이제 숫제 내 가슴에 안기다시피하고
있었다. 그녀의 작은
어깨가 거의 다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너무나 야릇해진
이 상황에 놀라 멍
청히 희창이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녀석은 복잡한 표정으
로 내게 뭔가를 지시
하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무언가 용납하는 행동을 취하라는
표시 같았다.
아아... 누나, 누나... 나는 어쩔 수 없이 두 눈을 질끈 감고
그녀의 어깨 뒤로
팔을 둘렀다. 나, 난 이러면 안돼요, 누나... 그러나 나는 자그
마한 선영이 누나
의 어깨를 감싸 쥐고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수 밖에 없었다.
"거, 걱정 말아요, 누나... 내가 왜 누날 미워해요..."
그러자 그 때였다. 그녀의 더욱 놀라운 행동이 개시된 것은.
"미안해, 창희야... 하지만, 하지만 나 미워하지 마... 너마저 그
러진 마..."
내 가슴 속에서 혼잣말처럼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선영
이 누나가 안겨있는
동안, 그녀의 한 팔이 내 등뒤로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그리
고는 가볍께 내 허
리를 끌어 당기듯 안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팔은, 내 품 안
으로 감춰지며 나의
가슴팍을 더듬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아 - 아직까지 이것은 별반 놀라운 행동이 아닐 것이다. 그
러나 정말 내가 숨
이 멈출 정도로 놀란 것은, 그녀가 다음 말을 속삭이며 더욱
손길을 접근시켰기
때문이다.
"창희야, 나... 너한테 안기고 싶어... 나좀 꼬옥 안아줘... 응?"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길 - 내 허리에 감긴 한손, 그리고 내
가슴께에 놓여진
나머지 한손 - 이 움직이고 있었다. 선영이 누나의 그 손이
점점 아래쪽으로 내
려와 내 양쪽 엉덩이 사이를 어루만지고 있었고, 또다른 손은
어느샌가 내 셔츠
사이의 틈을 헤집고 들어와 과감히 내 맨살 가슴 위를 매끄
럽게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날 안아줘... 제발..."
내 어깨죽지에 더욱 자신의 얼굴을 밀착시켜 부벼대는 선영
이 누나는, 혀꼬부라
진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
스스로 내 한손을 올려 자기의 얼굴을 감싸 안게했다. 또한
동시에, 그녀를 감싸
쥐고 있던 어깨에 간 나의 손아래에서 야릇한 동작이 느껴지
고 있었다. 바로, 그
녀의 어깨가 살포시 움직이며 조금씩 팔을 들어올리고 있었
다. 이 몸짓의 의미는
무엇이냐!
황당하여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그 의미는 - 나, 나더러
누나의 겨드랑이 사
이, 그 폭신한 유방이 감춰진 곳으로 손을 넣어달라고?


<제28화> 내 엉덩이 사이를...

아마...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경험이 있으시다면 여러분은 아
실 것이다. 어깨를
안고 있는 여자의 겨드랑이가 벌어지면, 남자의 손이 어디에
위치하게 되는가를
- 도대체, 선영이 누나는 자기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
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술만 마시면 나오는 무의식적인 것일까?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수없이 마른 침을 목구멍 속으로 삼
켰다. 어떻게 하란 말
인가. 지금의 이 은밀한 동작에 대한 대응을, 막바로 희창이
에게 코치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선영이 누나의 손짓은 여전히 더듬거리며 계속되고 있었다.
나의 등 뒤로 들어온
한쪽 손바닥은 여전히 바지 위 내 엉덩이 부근을 배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
지 한 손바닥은 내 셔츠의 단추들 사이 벌어진 틈을 이용, 절
반 가까이나 침투하
여 나의 가슴팍을 애무하듯 매끄럽게 문지르고 있었다.
"미안해 창희야... 누난, 누난 누가 날 미워하는 게 싫어..."
그러면서도, 마치 추운 사람이 품 안을 파고들 듯, 그녀는 점
점 더 내게 밀착하
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꿈틀대듯이, 은근히 어깨춤과 겨드랑
이를 들척대며 내 동
작을 재촉하고 있었다. 너무나 당혹하고 난감한 이 순간에,
나는 시선마저 들 수
없어 다른 이들의 얼굴조차 살필 수가 없었다.
"창희, 착한 창희... 난 너무 슬퍼... 제발... 너마저 날 싫어하
면..."
아아... 난 누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녜요... 희창이만 없었다면,
난 그렇게 이야
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말들은 혀끝에서 맴돌 뿐이지,
결코 입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했다. 싫어한다... 분명히 그런 것은 아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나
는 선영이 누나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속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술기운일지는 몰라도, 현재로서는 그녀가 원하는 행동을 해줄
도리외엔 방도가
없었다. 내가 뭔가 그녀에게 친밀한 표현 - 그것치고는 분명
도를 지나친 것이지
만 - 을 보이지 않는다면, 선영이 누나는 내가 자기를 싫어하
는 줄, 아니 미워하
는 줄 알 것이다. 난 그런 오해와 실망을 누나에게 안길 수는
없었다.
가만히, 그녀가 재촉하는 곳으로, 그녀의 갸날픈 팔과 겨드랑
이 사이로, 나는 내
손길을 전진시킬 수밖에 없었다. 마치, 따뜻한 이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 것 같
았다. 너무나 부드럽고, 푹신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이었다. 나는 내 손
바닥과 손등이 어디에 닿고 있는 것인지, 처음에는 얼떨떨한
기분에 분간할 수도
없었다.
그곳,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는 상상 외로 너무나 따뜻했다.
그리고 포근했다.
"창희야..."
선영이 누나는 아직도 작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찾으며 속삭
이고 있었다. 듣기에
는 거의 잠들 듯이 잦아든 목소리였지만, 분명 그녀가 맛이
간 상태는 아니었다.
왜냐고? 내 손아귀가 그녀의 겨드랑이에 끼워지자마자, 그녀
는 눈치채지 못하게
어깨를 오무려 필경 내 손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꼭 붙들었
기 때문이다.
내 손바닥에 금방, 물컹, 하는 촉감이 전해져 왔다. 절반쯤 내
손끝에 닿고 있는
누나 유방의 감촉이었다. 선영이 누나... 난 가볍게 아랫입술
을 깨물었다. 나는
중대한 결심을 해야만 했다. 내 손가락들은 아직도 뻣뻣이 긴
장한 채로 힘이 들
어가 있었는데, 마치 그것을 알고 있기라도한 듯이, 그녀는
작게 겨드랑이를 마
찰시키며 자신의 그 사이로 들어온 내 손바닥의 다음 동작을
자극하고 있었던 것
이다.
"누, 누나..."
나 역시도 대답없을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내게는 한
가지 해답 밖에 없
었다. 이 가여운 누나를 위해, 나는 원하는 것을 들어주어야
만 했다. 나의 손아
귀는 어느새 풀어졌다. 다시 한번 눈을 질끈 감고, 나는 가볍
게 손바닥을 오무려
그 안에 들어온 부분을 살포시 쥐듯이 눌렀다.
인간의 신체 중에 가장 촉감이 발달된 곳은 어디일까. 잘은
모르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분명 손가락과 손일 것이다. 그런 살며시 쥔 내 손아
귀 안에, 그녀의 젖
가슴이 들어와 있었다. 학생회실에서 내 얼굴에 비벼졌던 그
곳, 좀전까지 내 한
쪽 팔뚝에 닿아있던 그곳, 그 선영이 누나의 유방이 한없이
부드러운 감촉으로
내 손 안에 들어와 있었다.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그녀의 풍만한 곳이 바로 내 손 안
에 쥐어져있는 것이
다. 매끄럽고, 너무나 부드러운 그 감촉... 내 본능은 어느새,
그녀의 봉긋한 젖
가슴을 가득 쥐고 살며시 주무르고 있었다.
그것은 푸른 색 니트와, 안에는 비록 얇은 천이지만 브래지어
안에 감춰졌을 텐
데도, 너무나 생생하게 촉감을 전하고 있었다. 그 한쪽 귀퉁
이를 내 손바닥이 닿
고 있는 것일 뿐인데도, 나는 그 모두를 보지 않고도 그려낼
수 있을 것만 같았
다.
"창희야... 고마워..."
뭐가 고맙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선영이 누나는 계속해
서 중얼거렸다. 내
손바닥의 위력이 그것이었을까. 다행히도 그녀의 나를 찾던
애타는 목소리는 차
츰 가라앉고 있었다. 무언가, 자기 젖가슴에 남자의 손길이
닿있다는 것이 그녀
에게 안도감을 주는 모양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여전히 내 한쪽 손
바닥으로 누나의 푹
신한 유방을 감싸쥔 채였지만, 나는 비로소 고개를 들어 희창
이 쪽의 눈치를 살
필 수가 있었다.
녀석은 지금 선영이 누나와 나의 상황이 어떤지를 아는지 모
르는지, 비웃는 듯한
야릇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헛기침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
나 화장실로 사라졌
다. 아마도 자리를 피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어휴, 이걸 어쩌지
? 그를 뒤쫓아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상의를 하고 싶었
지만, 나의 자세는 마
치 매달린 그녀에게 꼭 붙들린 꼴이었다.
"후우..."
한숨을 쉬며 술잔을 드는데, 아마 그때까지도 선영이 누나는
완전히 의식이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의 한쪽 가슴을 본의 아니게 움켜쥐고, 남은 다른 쪽 손
으로 다시 술을 채우
고 있는데, 고개를 숙여 내 가슴에 파묻힌 그녀가 눈을 감은
채로 다시 속삭였
다.
"나, 나도 줘... 목말라..."
"모, 목 마르세요? 그, 그럼 물 드릴까요?"
내가 고개를 돌려 웨이터를 부르려고 하자, 그러나 그녀는 내
가슴팍에서 완강하
게 고개를 저었다.
"아냐, 싫어... 창희, 니 껄 줘..."
술을? 게다가 이건 내가 마시고 있던 잔인데! 그러나 그녀의
결심은 확고부동한
모양이었다. 망설이고 있는 내게 여전히 누나는 내 잔에 담긴
술을 달라고 조르
고 있었다. 어쩌지... 지금도 많이 취했는데, 더군다나 내 잔은
콜라 따위를 탄
것도 아니었다. 이걸 더마시면 완전히 취할지도 모르는 일인
데.
하지만 어쩔 수 없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했다. 나
는 하는 수 없이 내
잔을 들어 그녀의 입가에 대주었다. 내 품에 안긴 선영이 누
나는 조금 고개만을
돌려 술을 입가에 댔다. 마치 내가 누나에게 젖을 먹이고 있
는 듯한 자세였다.
꼴깍거리며, 양주를 목구멍으로 넘기는 그녀의 떨림이 그대로
내 가슴팍을 타고
전해져 왔다.
"아아... 기분 좋다... 창희, 너랑 있으니까..."
그리고 그 때, 그녀가 입에 대었던 술잔을 내려놓는 찰라에 -
나는 등 뒤, 엉덩
이 아래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너무 놀라 순간적으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선영이 누나의 손길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내 엉덩
이 뒤편에 머물러 있
었는데, 어느새 그 뒤쪽 허리띠 벨트 안으로 더듬고 들어오고
있었다 - 의자에
앉았기에, 내 허리뒤춤은, 당겨져 웃옷과 바지 사이에 공간을
만들고 있었고, 갑
자기 그 좁은 틈 사이로 그녀의 손이 뒤쪽으로 침투해 들이
밀어지고 있었던 것이
다.
나는 하마터면, 누나가 마시다 남긴 술을 들이키다가 다시 뿜
어낼 뻔 하였다. 그
곳, 누나의 손이 들어서고 있는 곳은 바지춤 안에 간신히 사
각팬티 하나만을 걸
치고 있던 내 허리 아래의 바로 엉덩이 윗부근이었다. 더군다
나 - 정말 까무러칠
일이었다 - 그녀는 잠시 더듬더니, 나의 팬티 끝선 안으로 손
가락을 집어넣고 있
었던 것이다. 거긴 정확히, 내 엉덩이 사이의 갈라진 틈, 그
맨살인데!
"창희 살결 너무 매끄럽다... 느낌이 좋아..."
우와와, 나는 엄청난 그녀의 동작에 입이 딱 벌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무리
술기운이라고 해도, 마치 치한처럼 상대방을 더듬는 여자, 난
술집여자들을 빼놓
고는 아직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내 엉덩이 살이 부
드럽다니...!
조금만 선영이 누나의 손길이 미끄러져 들어오면, 푹신한 의
자 탓에, 쉽사리 그
녀의 손가락들은 그 아래쪽까지 파고 들 수 있을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 나로서도 너무나 부끄러운 - 거의 매일 샤워할 때나 화장
실 외에는 남에게 드
러내지 않는, 그런 부분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은밀하
고, 생각에 따라서는
추한 부분을 이 누나의 손이 더듬는다니, 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면, 정말로 그녀의 손길은 뒤쪽으로해서
나의 엉덩이 사이
깊숙한 곳까지 쑤셔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그
녀의 행동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내가 농락당하는 기분이었다. 도저히 나의 자존
심도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 그만해요, 누나!"
나는 순식간에 그녀의 품 안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젖가
슴을 매만지고 있던
손을 빼고, 벌떡, 의자에서 일어났다. 내 바지 안과 셔츠 속을
더듬던 누나의 손
길도 금방 갈 곳을 잃고 빠져 나왔다. 약간은 나도 내 행동에
놀란 것이 사실이
지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도리가 없을 것 같았다.
"우, 우리 나가요, 그, 그만 마셔요, 누나!"
의외의 내 행동에, 선영이 누나도 놀랐던 모양이다. 그녀는
술취한 눈으로 아쉬
운듯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창희야, 왜그래... 가지 마, 응?"


<제29화> 여관으로 누나을 끌고 오다

"왜 그래, 응? 무슨 일이야?"
마침 다행이었다. 자리를 비켰던 희창이가, 막 돌아와 섰다.
"희창아, 창희가, 창희가 날 미워하나 봐... 날 두고 가려고
해..."
무슨 상황인지 흘끗, 붉어진 내 얼굴을 흘겨본 녀석은 대충
짐작을 한 모양이었
다.
"나, 난 그저, 이, 이제 나가자고..."
엉뚱하게 말을 더듬는 나였는데, 희창이는 상황파악이 된 듯,
내 대신 선영이 누
나의 팔을 붙들었다.
"자, 누나, 우리 나가요, 예?"
"싫어, 창희가 날 싫어한단 말이야... 아직 술, 술..."
그녀는 아직도 술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테이블 위에
올려진 술병은, 이
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봐요... 다 마셨어요, 그리고, 창희는 누나 싫어하지 않아요...
오늘 계속 누나
곁에 있을 꺼에요"
물론, 누나를 달래려고 한 말이겠지만,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었다. 이후에
도 내가 계속 누나 곁에 있을 거라고? 나는 머리 속이 띵하
고 울리는 것 같았다.
내가 어쩔 줄을 몰라하는 새 희창이가 다시 부축해 일으키자,
그제서야 누나는
마지못해 일어났다. 그리고 간신히 그녀를 일으키는 와중에,
눈치채지 못하게 희
창이가 곁으로 다가오더니 말 없이 내 손에 돈을 쥐어 주었
다. 어어... 그러나
녀석은 대답없이 한쪽 손가락을 입에 댔다. 조용히 하라는 표
시다. 이미, 원래의
안주값과 맥주를 선영이 누나가 산다고 하여도, 벌써 그녀가
지불할 한도는 넘어
선 것이 분명했다.
"야, 왜그래, 나 안취했어..."
"예 예, 알아요 누나! 누나 안취했어..."
이제는 혀마저 꼬여 횡설수설하는 선영이 누나를, 희창이는
잠자코 부축해 일으
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까페 문을 열고 나가는 사이, 나
는 희창이와 내가
낸 돈을 합쳐 잠자코 계산을 마치고 나와야했다.
내가 술값을 내고 나오자, 까페의 계단 아래서는 더욱 가관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제서야, 탄산음료와 함께 겁없이 마셔댄 누나의 술
기운이 올라오는 것
일까.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한복판에서, 그녀는 털썩 주저
앉아 있었고 그 몇계
단 아래에서 희창이는 난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처구니 없는 내가, 녀석을 계단아래로 끌고 내려왔다.
"너, 너 이짱, 어쩔 셈이야?"
풋, 희창이는 내 얼굴을 마주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
렸다.
"푸핫, 몰라서 묻니, 새꺄?"
나는 다소 당황하여 머뭇거렸다. 계단 위를 올려다보니, 통로
벽에 고개를 기댄
채 선영이 누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흥분시키는
민망한 광경이 올려다 보이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무릎을 세우고 쪼그려 앉은 선영이 누나였으니,
그녀의 치마자락이
보듬어질 생각도 못한 채 아래쪽으로 벌어져, 적나라한 모습
의 치마속이 훤히 보
이고 있었다. 게다가 나와 희창이의 위치가 계단 아래였으니,
우리는 그녀의 치
마속을 훤히 올려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실수 중이
라고 해도, 내 눈이
여자 화장실의 좌변기 바닥에 붙어있지 않을 이상, 그런 짜릿
한 광경은 두번 다
시 못볼 것이었다.
아까 잠깐 테이블 아래로 보인 밴드스타킹이 통통한 허벅지
뒤편 중간에 말려져
있었고, 그 오무려진 허벅지 사이 아래로, 시원하게 노출된
선영이 누나의 은밀
한 부위 - 엉덩이 사이를 가린 천조각, 얇은 팬티 - 가 그대
로 노출되어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오늘 그녀가 치마속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비로소 볼 수 있었
다. 다소 어두운 까페 계단의 불빛이었지만, 그녀의 팬티는
분명, 흰 색은 아니
었다. 얼핏 보기에 그것은 치마보다 다소 진한 회색의 색깔있
는 것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이 꿀꺽 삼켜지는 것을 느꼈다. 잠
시 넋이 나간 듯 계
단 위를 올려다 보다가, 나는 민망해져 고개를 돌려 희창이를
보았다. 녀석은 능
글맞게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그 광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저, 저 누나 많이 취한 것 같은데...?"
"그럼 임마, 저 양주 반병 정도는 혼자 마신 것 같은데... 나
랑 잘 때보다도 아
마 더 마셨을껄..."
"그럼 어, 어쩌려구?"
"걱정마. 이 형님이 다 알아서 해줄테니"

희창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당하게 계단을 올라가 선영
이 누나를 부축해 안
아 올렸다. 그리고는 계단을 내려와 앞장을 섰다. 바깥바람을
쐬서일까. 선영이
누나는 거의 주체를 못하고 비틀거렸다. 우리가 바로 그 앞에
서 떠들었는데도,
차마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야, 이, 이짱!"
"따라와, 짜샤"
그녀의 어깨동무를 한 채, 녀석은 씩씩하게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선영이 누
나의 발걸음은 갈짓자로 비척거렸지만, 희창이는 용케 중심을
잡고 걷고 있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거지 반 끌려가다시피 희창이를 따르고 있
었다.
아아, 나는 이 얼토당토 않은 상황에 어쩔 수 없이 그의 뒤꽁
무니를 쫓는 수밖에
없었다. 힘이 남는지, 희창이 놈은 누나의 어깨를 부축한 채
로도 다행히 쓰러지
지 않고 골목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으응, 어디 가는 거야..."
그 때서야 잠깐 정신을 차렸는지, 앞에 선 선영이 누나가 다
행히 정신을 차린 모
양이었다. 나는 내가 큰 죄라도 짓는 양 조마조마하게 그들쪽
을 바라보았다. 그
러나, 잠시 멈추어 선 희창이가, 그녀의 귓가에 고개를 숙이
더니 속삭이며 뭐라
고 얘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 당황할 뿐이었다. 하지만 선영이
누나는, 희창이의
귀엣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뭐지? 둘이서 뭐라고
얘기하는 거야? 그
러나 내 눈에 보인 것은, 여전히 어깨를 희창이에게 맡긴 채
로, 선영이 누나가
녀석에게 힘없이 끄덕거리는 모습이 보였을 뿐이다. 뭔가에,
동의하는 눈치였다.
씩, 웃으며 뒤를 돌아본 희창이가 눈을 깜박였다. 무슨 싸인
인지 몰라도, 뭐 다
잘됐다 - 이런 눈치였다. 그리고, 선영이 누나가 풀어진 눈길
로 흘끗, 뒤에 선
나를 갈구하는 시선으로 돌아다 보았다. 내가 거기에 있는 것
을 확인하는 것 같
았다. 답답했다. 도대체 뭘 어쩌려는 것이지?
그런데, 막 희창이가 골목길을 돌아선 곳은, 다름아닌 술집
뒷골목의 여관거리였
다.
"야, 야! 희창!"
하지만 내가 말릴 새도 없이, 선영이 누나와 녀석은 스스럼없
이 문을 밀고 들어
서고 있었다. 이미 얘기가 다 된 듯 들어선 그 곳은, 마치 정
육점을 연상케하는
분홍색 불빛이 현관을 비추고 있는 한 여관의 정문이었다. 재
빨리 난 그들을 말
리기 위해서 후닥닥, 그 뒤를 쫓아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안
돼...!
"어이, 학생, 우리는 혼숙 안받아요"
그러나 다급하게, 여관 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어처구니 없
게도 내가 마주친
것은 잠이 덜 깬 듯한 인상의 주인아줌마였다.
"예, 예?"
내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선영이 누나와 희창이는 이미 복도
끝까지 가있었다.
귀찮은 듯한 목소리로 여관 주인 아주머니는 내 팔뚝을 붙잡
고 있었다.
"우린 혼숙 안된다구. 쉬려면 방 두개 잡고, 한쪽에 가서 놀
든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아주머니가 - 그렇지만 어차피 돈
은 내가 전부 갖고 있
었다. 주인의 목소리는 짜증나는 듯 이어지고 있었다.
"학생 친구들 방이 102호고, 자 여기 103호"
엉겁결에 어쩔 수 없이 돈을 꺼내야하는 나에게, 주인 아줌마
가 코앞에 흔들며
건네주는 것은 나란히 붙은 방 두개의 열쇠였다. 진작에 문은
열려져 있는지, 누
나와 희창이는 복도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황급히 나는, 돈을
치르고 열쇠를 건
네받자마자 후다닥, 선영이 누나와 희창이가 들어간 방을 향
해 쫓아갔다.
그러나, 이런 제기... 그러나 어느새 그들이 들어간 방문은 잠
겨져 있었다.
쿵쿵쿵 - 방문을 두들겨야 했다. 그래야 옳았다. 허나 나는,
그 굳게 닫혀진 여
관방 방문 앞에서 졸지에 모든 용기를 잃고 말았다.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운다고 뭐가 어찌 될 것인가. 어차피
내가 아니어도 이
렇게 될지도 모르는 것을 - 나는 가까스로 이성을 찾아야만
했다. 분루를 삼키고
돌아서는 내 시야 앞에, 또 하나의 열쇠가 꽂히는 옆방 방문
이 들어왔다. 그래,
침착하자. 흥분할 필요는 없어. 나는 혼자 방에 들어서면서,
최대한 자제력을 발
휘하기 위해 애썼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여관방을 전전해본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
었지만, 이렇게 혼
자 잠을 자기 위해 들어와본 것은 처음이었다. 뭘 해야할지
막막했다. 엉거주춤,
침대에 걸터앉은 나는, 시선마저 둘 곳이 없어 깨끗이 정리된
여관방 안을 두리
번거렸다.
가만히 앉아서, 마치 모든 가지와 날개가 꺾인 기분이었다.
그런데, 비참함인지 어처구니 없음인지, 어금니를 물며 분노
를 느끼는 와중에도,
내 오관 중에 유일하게 작동할 수 있는 부분은 있었다.
원래가 이런 변두리의 여관방은, 벽들이 얇기 마련이다 - 그
리고 그런 벽 사이로
들려오는 것은, 저멀리 동굴 안에서 들려오는 것같이 야릇한
군데군데의 소리였
다.
교성, 신음소리, 말소리... 그런 것들이 뒤섞여 여관방의 옆층,
윗층, 사방에서
희미하게 울려오고 있었다.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이미 이 여
관의 많은 방들이
손님들로 가득 찼는지, 그런 정사의 소음은 벽을 타고 아슬아
슬하게 이곳저곳에
서 전해지고 있었다. 젠장, 저 인간들은 도대체 누구야, 아직
열두시도 안됐는데
?
아는 사람은 안다. 포르노테잎처럼 연기도 아니고, 실제 상황
이 전해주는 적나라
한 사운드가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하는가... 그런 남녀의 기
성과 교성 한가운데
에서 덩그러니 앉아있는 내 자신은, 차라리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자지러
지는 여자의 비명소리, 헐떡거리는 남녀의 숨소리...
그럴 때, 문가에서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제30화> 여관방, 누나와의 섹스

"누, 누구세요...!"
엉겁결에 몸을 발딱 일으키는데, 들려온 목소리는 아까의 여
관주인이었다.
"어이, 학생... 혼잔거 같은데... 아가씨 들여보내 줘...?"
환장할 기분이었다. 아가씨라니... 주인아줌마는 내가 무슨 짓
거리를 하기 위해
들어온 줄 아는 모양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 아녜요! 저, 저 필요 없어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도, 아주머니는 물러설 기색 없이
복도에서 맞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왜그래, 학생, 보아하니 아까 아가씨, 그쪽 파트너는 아닌 것
같은데...?"
미칠 노릇이었다. 어째서, 왜, 내가 이런 오해를 받아야 하는
가. 내가 다시 한마
디를 쏘아붙이려 하는데, 갑자기 의외로 방문이 철컥, 삐거덕,
하더니 열리고 있
었다. 나는 황급한 상황에 앉아있던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
으켰다.
"뭐, 뭐에요!"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방안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희창이였
다.
"나야, 새꺄. 뭘 그렇게 놀래?"
순간적으로, 후우 - 하는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녀석은
멀쩡한 모습으로,
한손에 비닐봉지를 달랑거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푸훗, 왜, 나보다 아가씨가 낫냐?"
어이없는 희창이의 말에, 나도 다소 계면쩍어졌지만, 금방 불
같은 적개심이 일어
났다. 이 자식 - 이 자식이 날 이곳까지 끌고온 것이다. 내가
흥분하고 있음을
알아챘는지, 희창이는 잠자코 주저앉아 비닐봉지에서 주섬주
섬 뭔가를 꺼냈다.
간단한 씹을거리와, 캔맥주 서너개였다.
"야 야, 그래 알아, 임마. 무슨 말 할건지... 그래, 미안하다. 내
가 맘대로 굴어
서"
맘대로 굴었다고? 나는 희창이의 턱이라도 한방 갈기고 싶은
심정을 가까스로 참
았다. 그러나 녀석은 아무 말없이 칙, 캔 뚜껑을 따더니 혼자
들이키기 시작했
다. 나는 부들거리는 주먹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너... 어떻게 한 거야? 선영이 누나"
난 지금도 여지껏 들려오는 옆방들의 소음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혹시... 저
신음소리들 중의 하나가 이 녀석과 선영이 누나의 것은 아녔
을까 - 저 희미하게
헐떡이는 여자의 교성들... 혹시나 저 중에 내가 선영이 누나
의 가쁜 신음소리를
들은 것은...? 그러나 대답 대신 희창이 놈이 들려주는 것은
시원하게 목젖으로
맥주를 넘기는 소리 뿐이었다.
"캬아... 걱정 마, 새꺄. 난 아무 짓 안했어"
"아무 짓 안했다구?"
재깍 튀어 나오는 내 반응에 나도 놀랐다. 내가... 이렇게까지
촉각을 곤두세우
고 있었나.
"그래, 임마. 침대에 눕혀준 것 빼고는... 니가 신경 쓸 짓 아
무 것도 안했다구"
이건 또 무언가. 정말인가? 이 자식이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
았다는 것은.
"믿지 못하겠으면, 가서 확인해봐. 열쇠 여기 있으니까"
나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희창이와 선영이 누나
가 단 둘이 있었다
면 모르되, 차마 내 눈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볼 수
없었다.
"정... 말이겠지...?"
"어이구, 얌마, 넌 이제 내 말도 못믿냐?"
그건 그렇다. 내가 이 녀석의 말을 못 믿을 이유는 없었다.
최소한, 우리끼리는
여자를 두고 거짓말한 적은 없으니까. 그러나 희창이가 잇는
얘기는 나로서도 전
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아까... 여기까지 온건, 나 때문이 아냐"
너 때문이 아니라니? 희창이는 잠자코 다마신 캔맥주를 방구
석으로 던지고 있었
다. 그래, 그럴 수는 있겠지. 이 놈은, 자칭 '날 위해' 그랬으
니까 - 하지만 녀
석의 대답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어. 선영이 누나가"
"기, 기다리다니... 뭘? 아니, 누구?"
희창이는 귀찮은 듯, 남은 맥주캔을 따며 지나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군 누구야, 너지"
나, 창희? 이건 또 무슨 얘기야? 어이가 없는 내 표정을 흘끔
보며, 희창이는 쿡
쿡거렸다.
"놀라기는... 선영이 누나도 알아, 너 여기까지 온걸..."
"아까 누나한테 물어봤어. 오늘 집에 들어갈 꺼냐구. 아니라
고 하길래, 난 가니
까, 너랑 같이 있게 될거라고, 그렇게 말했어"
나는 황당한 녀석의 이야기에 머리속이 아뜩해지는 느낌이었
다. 도대체 이 놈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그러나 희창이는 벌컥거리던 캔
맥주를 든 채로 벌
렁, 침대 위로 드러 누워버렸다.
"너, 너, 뭐, 뭐라고 했어, 방금?"
"그리고, 그 누나도 좋다고... 동의했구. 싫다... 리바이벌 안해.
어쨌든 가봐.
아직 안자고 있을테니"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었다. 분명 그녀가 이 여관방에 같이
들어온 것은 이 녀
석과 함께가 아닌가. 그럼 아까 길가에서 둘이 얘기한 것이
그것이란 말인가? 자
식이 날 놀리려구 -
"놀리는 것 아냐. 분명히 말했어. 선영이 누나가 너랑 같이
있고 싶다구"
지금껏 마신 술이, 한꺼번에 머리속에서 깨는 느낌이었다. 꿀
꺽, 마른 침 넘어가
는 소리가 이 여관방안에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저, 정말이야? 누, 누나가 나랑 같이 있고 싶다구?"
"그래, 새꺄, 좀 믿어라. 내가 다시 물어 봤단 말이야. 그래서
그 누나가 직접
말했다.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그럼 안되겠냐구. 됐냐?"
띠잉... 나는 너무나 황당한 희창이의 말에 갈피를 잡을 수 없
었다.
"얼른 가봐. 선영 선배 술 깨면 맘 바뀔지도 몰라. 난 여기서
잠이나 잘께"
희창이는, 마시던 맥주마저 내팽개친 채, 그냥 침대 위에서
큰 대자로 활개치고
있었다. 난 정말로 난감했다. 어, 어떡해야 하지? 구원의 심정
으로 녀석을 돌아
봤지만, 희창이는 아예 눈까지 감고 있었다.
아아... 내가 어쩌는 것이 옳을까. 종잡을 수 없는 망설임이
요동치고 있었다.
그 순간에, 방바닥에 던져진 옆방 열쇠가 눈에 들어왔다. 선
영이, 선영이 누나가
있는 방의 열쇠였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녀석이 말하는 것이 정말일까? 아
까 선영이 누나는 가
까이서 떠드는 우리 얘기도 듣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었다.
그런 비몽사몽 간의
그녀가, 날 알아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 모든 의구심의 유일한 열쇠는, 저 방 열쇠처럼, 단
한가지 밖에 없었
다.
그래, 가자. 가보자. 가면 알꺼야.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꼭
그런 상황이 일어
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녀는... 그것 때문만에 날 원한 것은
아닐꺼야. 술이 깼
다면, 그냥 조용히 - 그렇게 얘기만 하는 걸 원할지도 몰라.
진자 그저 내가 곁
에 있는 걸 원할지만도.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이 희창이 놈
앞에서 내 자존심을
굽히고 꼬리를 내릴 수는 없지...
그래, 사나이답게 부딪혀 보는 거야. 이후의 일은, 거기서 생
각하자. 희창이는,
이런 내 결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평하게 자빠져 있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난, 열쇠를 집어들고 가만히 몸을 일으켜 방문을 나섰다. 등
뒤로, 훤히 내 마음
을 아는 듯 희창이의 푸념석인 격려가 들렸다.
"잘해봐. 새꺄"
그런 녀석이 얄미웠지만, 그렇다고 사내녀석이 용기없는 모습
을 보일 수도 없었
다. 크게 쉼호흡을 하며 똑똑, 선영이 누나가 안에 있다는 방
에서, 나는 예의상
노크를 했다. 하지만, 의외로 방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잠들었나?
그런 걸까? 가만히 문손잡이를 비틀어보니, 문은 예상 외로
열려 있었다.
빼꼼히 열려진 방안은, 어둑어둑하게 전등이 모두 꺼져 있었
다. 어째야하지? 등
뒤로 문을 잠그며, 어둠에 익숙해지려고 잠시 나는 머뭇거렸
다. 그래, 잠든 모양
이야 - 누나를 부르려다 망설이고 있던 나는, 그럴 바엔 그냥
방문을 잠그고 돌
아가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 뒤돌아서려는 그 때,
등 뒤에서 선영이 누
나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희야... 나 싫어하지 마... 누난 너랑 같이있고 싶어, 누나
미워하지 마..."
이게, 이게 무슨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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