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아름다운 유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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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4,703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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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의 정신은 몽롱했다. 잠이 들었었는지, 잠이 들었다고 생각만
한 것인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정민이의 머리 속에는 온통 약국 아줌마
생각뿐이었다. 불빛 아래 꿈틀거리던 희멀건 엉덩이의 음란함, 상상도 못
해본 아줌마의 자세, 신음 소리---.
독서실에 가는 길에 정민이는 약국을 들렀다. 아저씨는 이미 출근하고
아줌마 혼자 약국을 지키고 있었다.
"박카스 한 병 주세요."
"독서실 가요? 공부 열심히 해요. 이번엔 꼭 들어 가야지."
"예-."
정민이는 약국 아줌마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심장을 지나가는 가느다란
떨림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아줌마가 어떻게--, 그렇게 야하게--, 내가 아줌마의 보지
를 보았는 데--.'
아니 보지는 보지 못했다. 엉덩이의 갈라진 곳, 보지가 있었을 자리인
그 엉덩이의 살틈을 들낙거리는 아저씨의 자지와 그녀의 젖가슴, 그녀의 통
통한 엉덩이를 보았을 뿐이다. 정민이는 아줌마의 보지를 보고 싶었다.

정민이는 독서실에 앉았으나 책을 읽을 수 없었다. 마음을 가다듬으려
노력하며 영어 단어를 반복해서 써보고, 좋아하는 수학의 미적분 문제를
풀어 보았지만 글씨는 제자리에서 맴돌았다. 만화집에 앉아 머리를 식히려
했지만 그림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밥 맛도 없고, 잠도 잘 오지 않
았다.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을 불러내 술도 마셔 보았으나 들어와 자리에
누우면 신경은 오히려 칼날처럼 날이 서 옆집 아줌마에게 귀를 기울였다.
아줌마의 우는 것 같은 신음소리가 들리는 날이면 정민이는 창문에 두 눈을
대고, 때로는 창문 아래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아줌마가 아저씨에게 해
준 것처럼 자지를 주물렀다. 아줌마와 아저씨가 일을 다 마치고 고요해진
다음에도 정민이는 쉬이 잠들지 못하고 또 한 번의 자위를 하며 몽유병 같
은 혼미한 시간을 해메고 있었다.

"삼춘, 어디 아퍼? 얼굴이 왜 그래? 잠 못 잤어?"
주인 아줌마가 정민이의 얼굴을 살피듯이 들여다보며 물어 왔다. 주인 아
줌마는 가구점을 하고 있는데 정민이는 아줌마를 <형수>라고 불렀다. 정민
이가 사는 시골 동네의 형님이 하는 가구점인데 형님은 건달처럼 생활하고
가구점은 거의 아줌마가 경영하고 있었다. 처음 주인 아줌마가 시집 왔을
때는 동네에 제일 예쁜 색시가 들어 왔다고 동네가 떠들석했고, 주인 아줌
마의 동네에서는 부잣집에 시집간다고 소문이 자자했었다고 한다. 정민이의
동네에서나 주인 아줌마의 동네에서나 입에 바르는 경탄과 뒤돌아선 시기심이
마을에 가득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행복하지 못했다. 가구점 형님은
부잣집 큰아들답게 곧 술과 여자에 빠져들었고 재산을 낭비했다. 무슨 요정
인가의 <송마담>이라는 여자에게 홀딱 빠져 있다고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이
미 비밀이 아니었다. 가구점에는 관심도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여섯
달 된 아들 하나가 있을 뿐이고 이미 서로의 관심은 멀어져 있었다. 이제
막 서른 살이 된 아줌마는 여섯 달 된 아들을 업고 가구점을 지키고 있
는 것이다.
"쉬어 가면서 공부해. 잠도 좀 자고--. 건강해야 공부도 잘 하지
-. 남자는 뭐니뭐니 해도 몸이 튼튼해야 돼."
아줌마는 안스럽다는 듯이 손등으로 가만히 정민이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
"박카스라도 하나 사 줄까?"
"아녜요. 가면서 제가 사 먹을께요."
정말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정민이는 생각하며 주인 아줌마의 얼굴을 다시
바라 보았다. 희고 깨끗한 피부와 가느다란 얼굴선이 그녀를 조금 가엾게
보이게 했다. 크고 맑은 눈이 정민이를 마주 바라보고 있었다.
정민이는 다시 약국에 들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리는 것이지만 그
래도 들어서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줌마만 있거나, 아저씨랑 함께
있거나 정민이는 약국 아줌마의 보지를 생각하고 그 생각하는 시간은 행복
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박카스 줄까?"
"아녜요. 원비 하나 줘 보세요."
냉장고에서 꺼낸 원비 드링크제의 서늘함과 쌉쏘롬한 맛이 정민의 식도를
지나갔다. 아줌마의 보지에서 나오는 물도 이렇게 먹어 볼 수 있다면--.
아줌마의 보지에서 흐르는 물---. 아줌마의 오줌도 받아 먹고 싶을 뿐
이었다.
예쁘고 깨끗해 보이는 젊은 아가씨가 들어 왔다. 드링크제와 간장약
한 알을 먹고 아가씨가 나가자 약국 아줌마가 아가씨의 뒷모습을 좇으며 말
했다.
"삼촌도 저런 아가씨 사귀어요. 참 깨끗하고 예쁘네. 날씬하기도 하
고."
아니요. 전 아줌마랑 사귀고 싶어요. 아줌마의 엉덩이와 아줌마의 보지
밑에 깔려서 아저씨처럼 저도 하고 싶어요. 정민이의 마음이 말하고 있었다
.
'아줌마의 보지를 눈 앞에 바라보고, 보지를 만져 보고, 보지를 빨
아 보고 싶어요. 내 자지를 아줌마 보지 속에 넣고 아줌마의 보지
맛을 느끼고 싶 어요. 다른 여잔 필요 없어요. 아줌마 보지 밑에
깔려 보고 싶어요.'
"삼촌, 여자 친구 있어요?"
약국 아줌마도 정민이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가구점 주인 아줌마가 <삼춘
>이라고 부르니까 약국집 아줌마도 <삼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약국 아
줌마는 스물 여덟 살이다. 아저씨는 서른이 넘었다고 하고 곧 세 살이 되
는 딸이 하나 있다. 아저씨가 쉬는 날에는 아저씨가 아이를 돌보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조제실에 만들어 둔 조그만 간이 침대나 좁은 약국의 손
님용 의자 위에서 놀고 또 잠이 든다.
"정아는 어디 있어요? 잠 들었어요?"
"조제실에서 자요. 잠이 덜 깼는가 계속 자네요."
"우리 정아 얼굴 좀 보고 가야지. 정아 좀 보고 갈께요."
"어머, 그러세요. 삼촌은 애들 참 좋아하는 것 같애요-이. 빨리
장가 가얄 라나 봐요."
아니요. 아줌마하고 살고 싶어요. 아줌마 보지 밑에 깔려서 아줌마 보지
냄새를 맡고 싶어요. 아줌마 보지만 있으면 돼요. 아줌마 보지를 보고
싶어요. 정민이는 조제실로 들어가며 생각으로 말했다. 정아는 귀엽고 예쁜
아이다. 가끔 약국에 놀러 올 때면 그 웃는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씩 안
아주기도 했었다. 정아를 안아주면 아줌마는 몹시 좋아하며 박카스와 비타민
제를 서비스하기도 했다.
"정아 자는 모습 예쁘네-에. 꽃잎이 잠든 것 같애."
"호호호-, 삼촌은 꼭 시인처럼 말하네. 삼촌 하는 것 보면 꼭 소
년 같애 요."
"그래요? 아줌마도 어렸을 때 이렇게 예뻤어요? 지금도 예쁘시지만-
-."
"호호-, 삼촌한테 예쁘단 소리 들으니까 좋네-. 진짜 나 예쁜 것
같애요?"
"예쁘시죠. 어린 제가 예쁘다고 말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조제실 입구에서 정민이를 바라보는 아줌마와 눈이 마주치자 정민이는 정아
가 딸처럼 생각되었다. 아줌마의 남편이 되어서 딸을 바라보는 것 같은 착
각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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