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21/70] 한낮의 정사.(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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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4,792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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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1

이 기록을 하다가 보니까 본의 아니게 남녀의 성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것도 매춘 여성들을 상대로 관계를 한 사실만을 기록하게 되었다.

사실 오 여사나 정 여사와의 일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매춘에 지나지 않았다.
독자들, 특히 남성 독자들이라면 살아가면서 이러한 매춘을 누구나 몇 번씩
경험했을 것이다.

나는 이 기회에 진기한 매춘에 대해서 한 가지 더 기록하고자 한다.
그것은 내가 결혼하기 몇 달 전의 일이었다.

나는 술을 마시고 동대문의 한 C급 호텔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그 호텔에는
외국인들, 특히 소련인들이 많이 투숙하고 있었다.
호텔 숙박요금도 저렴하지만 근처에 동대문시장이 있어서 소련인들은 옷가지 등을
싸게 사서 소련에 돌아가 몇배의 이익을 남기고 팔았다.
일명 보따리 장사라는 것이다.

부산 지역에도 러시아 보따리 장사가 많지만 동대문 시장 주변에도 이런 보따리
장사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호텔에는 외국인 매춘부들, 소위 인터걸들이 있었다.
그 무렵 소련은 공산주의가 붕괴되어 경제가 엉망이었고 여대생들이나 젊은
여자들이 한국에 관광비자로 왔다가 매춘을 하여 몇 백만원씩 벌어서 돌아가고는
했다.

내가 그 호텔에 간 것은 보너스를 탄 날이었다.
그래서 주머니가 두둑하여 술을 마시자 호텔에서 들어가 잠이나 자자고 다소간
무리를 했던 것이다.

"혼자세요?"

방으로 안내해 준 보이는 내가 혼자냐고 물었다.

"보면 모르나?"

나는 술김에 큰소리를 쳤다.

"그럼 여자 필요하지 않으세요?"
"여자? 필요하지 왜 안 필요해?"

"불러 드릴까요?"
"예뻐?"

"예쁜 여자 필요하세요?"

보이는 눈빛이 음침했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
"외국 여자는 어떠세요?"

"외국? 흑인은 싫어."

나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괴상한 흑인 여자를 생각하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나는 군대에 갔다 온 뒤에 2년 동안 외항선을 탄 일이 있었다.
자동차 정비공 외에 마땅한 기술이 없는 나는 단순 노무자로 외항선을 탔었다.

호주 국적선의 원양어선이었다.
고향 선배가 그 배에 타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배가 아프리카의 서쪽 작은
항구에 기항을 했고 선원들에게 이틀 동안의 상륙허가가 주어졌다.

나는 그 배에서 나처럼 단순 노무자로 배를 타고 있던 이름이 마이클이라는
스물 세 살짜리 흑인 동료를 따라 배에서 내렸다.

"헤이 여자와 자고 싶지 않아?"

마이클이 나에게 물었다.

"여자?"

나는 물론 여자와 자고 싶었다.
망망한 바다에서 2년 동안이나 여자의 살냄새를 맡지 못한 나는 치마만 둘렀어도
세상의 여자들이 천사처럼 보이고 있는 참이었다.

"내가 데리고 가지..."

그 나라는 매우 가난한 나라였다.
아프리카의 서쪽 소국(小國)이었는데 마을에 들어가자 가난한 아이들이 우리들을
따라오며 무어라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야자수와 비슷한 나무의 중간에 집들이 지어져 있었고 여자들이 그 곳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이클은 나를 어떤 집으로 데리고 갔다.

"이 마을이야. 이 마을에서는 돈을 주지 않아도 돼.
이 마을의 풍습중에 초야권(初夜權)이라는 것이 있는데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할 때 추장이나 귀한 손님이 신부와 먼저 자게 되어 있어"

마이클의 말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마이클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마을에는 결혼식이 진행중이었고 마을은 완연히 잔치 분위기였다.
남녀노소 아랫부분만 헝겁조각으로 가린 채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있었다.
우리도 음식을 대접 받았다.

추장인 듯 머리에 화려한 원색의 모자를 쓴 추장이 나를 가리키며 무어라고 하자
신랑신부가 나에게 와서 몇 번이나 절을 했다.

"자네가 신부와 자는 사람으로 선발되었어..."

마이클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때까지도 마이클이 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에게 떠밀려 어떤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혼자가 되자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집안에는 부드러운 천 같은 것이 깔려 있었고 간단한 술상 같은 것이 차려져
있었다.

잠시후 신부가 들어왔다.
신부는 못생긴 편이었다.
그 곳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못생긴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나 같이
추남에 추녀들이었다.
입술도 두툼하여 몬도가네 영화에 나오는 아프리카 원주민들 같았다.
게다가 지독한 냄새까지 풍겨서 나는 공연히 마이클을 따라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친절했고 음식은 맛이 좋았다.
특히 그 마을에서 소금과 후추가루만 뿌려서 구워 먹은 소고기는 일품이 었다.
나는 그날 소고기를 무척 많이 먹었고 술을 주는대로 마셨기 때문에 사실 상당히
취해 있었다.

나는 신부를 빤히 쳐다보았다.
신부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부드러운 천 위에 벌렁 누웠다.
술에 취한 탓인지 잠이 쏟아졌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무엇인가 부드러운 것이 나를 휘감는 듯한 기분에 눈을 뜨자 신부가 벌거벗은
나신으로 나에게 올라와서 입술로 나를 애무하고 있었다.

나는 소스라쳐 놀랐다.
신랑이 내가 신부와 이런 짓을 하는 것을 알면 입에 거품을 물고 때려 죽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이."

두툼한 입술로 내 가슴을 애무하던 신부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
신부는 온 몸이 숯검정칠을 한 것처럼 까맸다.

"하이..."

나는 얼떨결에 신부의 인사를 받았다.

"우리 마을의 풍습이라 어쩔 수 없어요.
난 영어를 할줄 알아요. 선교사에게 배웠어요. 이름은 데이지예요."

데이지가 낮게 속삭였다.
나는 외항선을 타는 바람에 간단한 영어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안돼."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데이지의 두툼한 입술과 냄새를 생각하자 소름이 오싹 끼쳤다.

"왜 안돼요?"
"그, 그냥..."

"당신이 거부하면 나는 부정한 여자로 낙인이 찍혀 마을에서 쫓겨나요.
당신과 궁합을 잘 맞춰야 완전한 여자로 인정을 받아 신랑과 살게 돼요.
초야권을 가진 남자가 도망을 가면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아요."

데이지가 눈을 부릎 뜨고 눈짓으로 침대 옆을 가리켰다.
침대 옆에는 놀랍게도 부엌칼이 하나 놓여 있었다.

"알았어요?"
"오케이."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데이지를 거부했다가는 칼에 찔려 죽을 수도 있었다.
나는 아프리카 흑인 여자에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좋았어."

데이지가 하얗게 웃었다.
온 몸이 새카만데도 치아만이 하얗다.

"대신 평생 잊지 못하도록 즐겁게 해주겠어요.
난 아주 부드러운 여자예요. 오늘 밤을 위해 어머니에게 자세히 배웠어요."

데이지는 말을 하면서 재빨리 하체를 밀착시켜 나를 자신의 몸속으로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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