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24/70] 한낮의 정사.(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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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98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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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1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옆집 여자가 기웃거리고 들어왔다.
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누라는 미장원에 갔고 아이들은 저희들 끼리 수영장에 놀라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주영희는 회사에 나간 모양이었다.

"계세요?"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함석챙을 때리는 빗소리에 나는 누가 대문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었다.
여자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옆집 여자였다.

"계세요?"

여자가 다시 불렀다.
이번엔 조금 큰 목소리였다.

"예."

나는 벌떡 일어섰다.

"계셨네요."

여자가 활짝 웃으며 얌전하게 인사를 했다.

"예. 애들 엄마는 미장원에 갔는데..."

나는 혼자 있어서 여자를 접대하기가 난처하여 머리를 긁었다.

"저...부탁 좀 드릴려고요."
"저에게요?"

"네."
"무슨 부탁이신데...?"

나는 어리둥절했다.
여자는 마누라를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온 모양이었다.

"세탁기를 좀 옮겨주십사 해서요. 여자 혼자 움직일 수가 없네요."

여자가 멋적은 표정으로 말했다.

"예에."
"죄송해요."

"아닙니다. 먼저 가세요. 곧 뒤따라 갈께요."
"그럼..."

여자가 고개를 숙여보이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옆집 여자는 혼자 살고 있었다.
세탁기처럼 무거운 가재도구를 옮기려면 남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혼자 사는 여자의 집에 들어간다는 것이 어쩐지 껄끄러웠다.

나는 여자가 대문 밖으로 나가자 담배부터 한 대 피워 물었다.

여자의 이름은 조혜경인데 나이는 서른 한 살이었다.
가평 어느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남자와 결혼을 하여 아이 둘까지 낳고 살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2년 전에 옆집으로 이사를 와서 살고 있었다.

마누라를 통해서 들은 얘기에 의하면 동네 남자와 눈이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남편이 그 남자를 칼로 찔러 죽여 지금은 교도소에 들어가 있었다.
여자는 동네에서 살 수가 없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온 것이다.

조혜경의 오빠가 이발소를 하여 그녀는 오빠 이발소에서 면도사 일을 하여 버는
수입으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살림은 궁색한 편이었다.

이따금 집에 놀러와서 마누라에게 신세 타령을 하고는 했는데 조만간 마누라에게
미장원 기술을 배울 예정이었다.
마누라도 조혜경을 좋아해서 둘은 목욕탕도 같이 가고 봄이면 관광도 같이 갔다.
죽이 잘 맞는 편이었다.

"어떻게 하다가 그 사람과 눈이 맞았어?"
"뭘 그런 걸 물어봐요?"

"궁금하니까 그렇지..."
"아저씨 계시는데 어떻게 얘기 해요?"

나는 안방에서 잠이 든척 하고 있었다.

"잠들었어."
"정말?"

"그래. 공장 일이 피곤해서 밥숟갈 놓으면 금방 떨어져."
"그렇게 일이 피곤해요?"

"원래 사람이 좀 골골해."
"바짝 마른 사람이 그건 쎄다고 하던데..."

조혜경이 깔깔대고 웃음을 터뜨렸다.

"토끼 거시기야."
"네?"

"토끼는 들어가자 마자 일을 치른대잖아? 그러니 내가 무슨 맛으로 살겠어?"
"어머머...아저씨 엄청 쎄게 생겼는데..."

"남의 남자 신경쓰지 말고 그 남자 만난 얘기나 해봐.
남편이 있는데 어떻게 하다가 동네 남자와 일을 저질렀어?"
"아이 참!"

"술 한 잔 줄까?"
"좋아요."

내가 방에서 자는 척하고 있자 두 여편네는 제 세상이라도 만난 듯이 웃고
떠들며 얘기꽃을 피웠다.

나는 속으로 빌어먹을 여편네들, 할 일이 없으면 발 딱고 잠이나 자지 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어...하고 욕설을 했으나 조혜경의 얘기가 궁금하여 꾹 참았다.

"어떻게 만났어?"

마누라도 외간 남자를 만난 얘기가 꽤나 굼금했던 모양이었다.
마누라가 조혜경을 계속해서 보채자 조혜경이 마지못한 듯 얘기를 털어 놓았다.

"처음엔 그냥 덤덤했어요..."
"덤덤해?"

"그냥 놀러와도 옆집 남자구나 뭐 그런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런데 그 남자가 나를 보는 눈이 점점 야릇해지더라구요."
"야릇해? 어떻게?"

"뭐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고...어쩌다가 길에서 마주치면 연희 엄마는
얼굴이 점점 예뻐지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그래서?"

"어느 날 선물상자를 하나 몰래 주대요."
"무슨 선물?"

"속옷이요."
"속옷?"

"네."
"어떤 거?"

"속옷이 속옷이지 어떤 거예요?"
"팬티?"

"네."
"어머, 야하다..."

"처음엔 남사스럽더라구요.
남의 남자한테 속옷 선물을 받았으니...돌려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입어나 보자 하는 생각도 들고..."

조혜경은 이동현(그 남자의 이름이 이동현이었다)이 선물한 속옷을 꺼내서
들여다보며 몇 번이나 망설였다.
세상에 왜 이런 것을 나에게 선물했을까, 무슨 남자가 남의 여자한테 속옷을
선물한담...
그러다가 조혜경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벌개 졌다.

'설마 나와...?'

조혜경은 그 생각을 하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쩌다가 이동현과 눈빛이 마주치면 그의 눈빛이 뜨겁게 얼굴에 날아와 박히는 것
같았고 자신의 몸을 샅샅이 더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날 밤의 일이었다.
남편이 조혜경에게 관계를 요구했다.
조혜경은 습관적으로 남편을 자신의 몸속에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이동현을 생각했다.

자신의 배 위에 올라와 헐떡거리며 사랑의 행위를 하는 사람이 남편이 아니라
이동현이었으면 싶었다.

어느 사이에 남편과의 행위가 무미건조해지고 있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만 해도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 처럼
여겨졌으나 이제는 이동현이 그녀의 가슴을 채우고 있었다.

조혜경은 이동현이 선물한 속옷을 입었다.
그것은 삼각형 속옷으로 보라색이었다.
색상도 그녀의 마음에 들었지만 실크 원단의 부드러운 착용감이 그녀를 황홀하게
했다.

조혜경은 이동현을 만나면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자꾸 보고 싶어졌고 남편이 징그러워졌다.

어느 날 남편이 외국 출장을 가게 되었다.
남편은 영농후계자여서 군의 지원을 받아서 일주일이나 일본 농업계를 시찰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가는 해외 여행이어서 남편은 들떠 있었고 조혜경은 남편이 없을 때
이동현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뻤다.

남편이 일본으로 떠난 첫날 밤 조혜경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동현과 관계를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밤새도록 엎치락뒤치락 했다.

이튿날 오후에 축사로 이동현이 슬그머니 찾아왔다.

"밤에 서울 갈래요?"
"서, 서울이요?"

조혜경이 사는 동네에서 서울은 차로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었다.

"읍내는 눈이 많아서..."

이동현이 슬그머니 주위를 살폈다.
축사 주위에는 마침 아무도 없었다.

"연희 엄마..."

이동현이 낮은 목소리로 조혜경을 불렀다.

"네?"

조혜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뛰었다.

"나는 연희 엄마가 좋아요."
"아이..."

"연희 엄마!"

이동현이 조혜경을 덥썩 안았다.
조혜경은 이동현의 품에 안기자 온 몸이 나른해져 왔다.
이동현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짓눌렀고 손 하나가 그녀의 궁둥이를 쓰다듬었다.

'아...'

조혜경은 온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이동현은 그녀의 입술에 제 입술을 문지르고 마구 둔부를 애무했다.
그러다가 치마자락 안으로 손을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고 은밀한 곳으로 침입해
왔다.

"아, 안돼요."

조혜경은 재뻘리 이동현에게서 몸을 빼냈다.

"연희 엄마."
"이러면 안돼요."

"연희 엄마!"
"누가 볼지도 몰라요. 여기는 동네예요."

"그럼 이따가 집앞으로 나와요. 9시에 차를 가지고 나올께요."
"네."

조혜경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이동현은 아쉬운 듯 그녀에게서 떨어져 돌아갔다.

조혜경은 재빨리 집으로 돌아왔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격렬하게 뛰었다.
안방에서 치마자락을 걷자 이미 속옷이 젖어 있었다.

'남의 남자인데...'

남편의 얼굴이 따올라왔다.
이동현과 자신이 그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알면 남편은 이동현과 자신을
죽이려고 할 것이다.

'내가 미쳤어...'

그녀는 자신을 질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입술을 짓누르던 이동현의 입술이 그리웠고
자신의 둔부를 쓰다듬던 이동현의 손길이 절절하게 생각났다.

조혜경은 8시50분이 되자 집앞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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